Category Archives: 추억의 옛 캠페인

함께하고 헤어진다는 의미: 패스파인더와 룬로드의 부흥

Rise of the Runelords 표지어쩌다가 모두가 나답지 않다고 하는 만남을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어쩌면 ‘나답다’는 테두리 그 자체에 저항하고 싶었을 지도 모르겠어요. 변화가 필요했을 지도 모르죠.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은 누구에게나 바람처럼 찾아오고는 하니까요.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그분들에게, 그 공기에 이끌렸던 것 같아요. 함께하는 시간과 공유하는 즐거움에 대한 그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 그리고 만남을 바라는 정중한 부탁의 말씀. 이분들이라면 함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도 그 결정에 후회는 없어요.

지인들은 누구나 얼마나 가겠느냐고 했지요. 그 ‘나다움’이라는 기대치를 깨보려고 의욕적으로 시작했고, 또 그만큼 좋은 시간도 많았어요. 함께하는 시간의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는 분들의 재치와 실력에는 정말이지 감탄했고, 저를 칭찬해주시고 챙겨주실 때마다 뛸듯이 기뻤답니다.

언제부터 무리가 생긴 걸까요. 결국 나다움의 울타리는 너무나 견고한 것이었는지, 함께하는 시간들 속에 ‘나’와 ‘실제’의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주문이나 경험치, 물품처럼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가 저에게는 먼 일 같기만 했고, 저의 관심사는 그 시간 속에서는 현실이 되기 어려워 보였죠.
모두 걱정해 주시고, 대화와 노력과 고민이 따랐지만, 그 끝에 저는 결국 초심의 의욕을 잃어갔어요. 만나는 시간에도 아무 말 없이 멍하니 지켜보는 시간이 늘면서 참으로 죄송스러운 마음이었답니다. 좀 더 노력했더라면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이 옳은 길이었을까요?
고민 끝에 어느 추웠던 날, 모니터 위에 외롭게 빛나는 채팅창에서 저는 결국 결별을 고하고 말았답니다. 누구도 바라는 결과는 아니었지만, 이대로 계속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던 거에요. 서운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또 미련이 남는다 해도 서로 더 좋은 인연을 만나 이어가기를 바라는 저의 마음은 모두를 위한 것이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마지막 만남에서 여전히 저는 할말이 많지 않았지만, 헤어지기로 하자 처음에 저를 매혹시켰던 그분들의 열정은 더더욱 돋보였답니다. 이별을 물리고 다시 함께하고 싶을 정도로요. 하지만 다시 시작하더라도 같은 일의 반복임을 알고 있었기에 참았지요. 마치 당긴 고무줄처럼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마음의 습관일 뿐이었으니까요.
우리는 모든 일에 승자와 패자를 나누기를 좋아하지요. 끝까지 함께하는 것만이 진리이고, 어떤 이유로든 마지막까지 가지 못한 만남은 실수였거나, 잘못이었거나, 시행착오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흘러간 인연의 빛깔과 눈부심을 바로 보지 않는다면, 그 역시 당신과 나의 일부라고 소중히 품지 않는다면 그건 살아온 시간을 뭉텅이째 잘라내는 참혹한 처사가 아닐까요? 이별로 끝난 만남은 실패나 패배가 아니라 그 역시 인연이라고 저는 당당히 말하고 싶어요.
그래서 우리 함께한 시간들은 다른 어떤 색깔보다 ‘고마움’의 고운 빛으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함께해 주어서, 소중한 시간을 우리의 만남에 써주어서, 그 많은 배려와 웃음과 대화에 감사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 갈망의 모습이란 어떤 것인지 가르쳐 주어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답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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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년만에 나타나서 이상한 글 남깁니다 ㅋㅋ Big Stick Carrier 팀의 패스파인더 캠페인 ‘룬로드의 부흥 (Rise of the Runelords)’에 오래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재밌는 세션도 많았고 많은 걸 배웠습니다. 맵툴도 처음으로 제대로 써보았고, 다들 대단한 마스터와 플레이어셔서 아주 즐거웠습니다. 제가 헤맬 때에 참을성 있게 챙겨주시고, 작은 일에도 칭찬해주셔서 더욱 감사했고요. 스토리도 탄탄하고 방대해서 공식 시나리오의 힘을 느꼈달까요. 결국 저하고는 잘 안 맞았지만, 패스파인더를 통해 이어지는 D&D의 생명력과 재미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늘 즐거운 RPG 라이프 되시길!

캠페인 종결자: 몸을 사리지 않는 당신이 아름답다

진행자 위시송군이 이미 글을 썼듯, 연초부터 한 마계인천 드레스덴 파일 RPG 캠페인이 얼마 전에 끝났습니다. 도시를 양분한 뱀파이어와 타락천사라는 두 초자연 세력 사이에서 어느쪽 편도 들지 못하고 ‘이놈도 저놈도 싫어!’를 외치며 어떻게든 도시를 구해보려고 달린 끝에 달콤씁쓸한 해피엔딩을 맞았지요.

위군도 얘기했듯 이번 캠페인의 참가자분들은 상당히 대담한 RP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담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진행자가 우리에게 쉽지 않은 도전을 제시해주어서 가능했던 일이지요. 가족을 선택할 것인가, 악의 세력과 싸울 것인가? 더 많은 사람을 살리려고 한 사람을 죽일 것인가? 신념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는가? 도시의 번영과 정의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이러한 극명한 선택상황 앞에서 참가자들은 선택을 피하거나 돌아가는 길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정면돌파했습니다. 훈님의 캐릭터인 화염술사 제임스는 얼굴에 끔찍한 흉터를 입어가며 괴물과 싸워 이겼고, 나중에는 동료의 목숨을 구하려고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강해지는 힘의 유혹에 넘어가 결국 캠페인 종결 후 인천 대화재를 일으킨다는 뒷이야기가..;ㅁ; 전혀 거리낌 없이 인물을 망가뜨리는 훈님의 투혼(?)에는 참 감명을 받았었죠.

키님의 캐릭터인 사이코메트리 능력자 주연은 신비한 힘을 부여해주는 반지의 속삭임을 따르면서 마이 푸레셔스 점점 도덕적 회색지대로 빠져들고 결국 임무의 성공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지경에 이르릅니다. 키님 역시 인물을 보호하려고 하지 않고 어둠에 빠져드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훌륭한 RP를 보여주셨습니다.

이전 겁스 캠페인 PC를 재활용한 제 인물 리이는 살인을 하지는 않았지만 댄스클럽 조명을 햇빛으로 바꾸는 주문으로 인천의 뱀파이어를 대부분 몰살시켰고, 그 결과 뱀파이어 세력을 치명적으로 약화시키기는 했지만 대신 타락천사들에게 힘을 실어주었고, 뱀파이어들 회사와 거래를 트고 있던 가족의 가세는 많이 기울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너 죽고 나 죽자의 묘미인가…) 무엇보다 그 보복으로 오빠가 뱀파이어들에게 감염당해 피를 갈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이러한 극명한 선택과 대가를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마스터인 위시송군이 그러한 상황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선택도 녹록하지 않은 대가가 따르도록 하고, 선택의 극적 의미를 부각함으로써 ‘선택’이라는 RPG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진행이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런 성과에는 인물의 극적 키워드를 시트에 적어놓고 규칙상 효과를 부여한 드레스덴 RPG라는 규칙도 한 몫 했지요.

결국 이번 캠페인에서 배운 것은 RPG에서는 진행자와 참가자 모두 재지 말고, 빼지 말고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재밌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생이야 신중해야겠지만, 허구적인 인물은 이런거 저런거 따지지 말고 적극 망가뜨리는 것이 RPG의 묘미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더 큰 즐거움을 위하여…

보물을 찾아서 4화 – 황금매의 비상

일곱 하늘 모험기 (Swashbucklers of the Seven Skies)는 하늘에 뜬 공중섬 사이를 비공선이 오가는 창공, 일곱 하늘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활극 이야기입니다. 일곱 하늘 캠페인인 ‘보물을 찾아서'(주:멋대로 가제를 붙였습니다. 이건 나중에 변경할지도요. 사실 4화인지도 잘 모르겠[퍽퍽])에 어제 처음 참가한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TRPG로 한 것이라 기억을 더듬어 씁니다.

참여자

진행자: 위시송/승한군
럭키듀크: 영운님
시어도어: 뢴트겐님
아일리스: 타나토스냥 (오늘 불참)
카디르: 로키

지난 이야기

빚에 쫓기는 사기꾼 럭키듀크, 바라씨 제국 군인 출신인 시어도어, 귀족가에서 가출한 아가씨 아일리스 세 사람은 해적선장인 크로우 선장이 거두어주어 해적이 되었습니다. 크로우 선장이 배신으로 죽은 후에 이들은 선장의 유지를 받들어 불의 하늘에 있는 보물로 가는 열쇠, 황금나침반을 모읍니다. 아일리스가 뛰쳐나온 세인트 가문에서 황금나침반의 한 조각을 찾는 열쇠인 황금매를 보관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일리스는 본가에 갔다가 가족에게 유폐당하고, 듀크와 시어도어는 사흘 뒤 있을 축제에서 아일리스를 구출하고 황금매를 탈취할 궁리를 합니다.

두 줄 요약

일행은 아일리스를 구출하고 황금매를 얻어서 (정확히는 듀크가 황금매에 쫓겨서) 아일리스네 집에 막대한 재산피해를 입힌 후 황금나침반을 찾아 룰루랄라 여행을 계속합니다 끗-

긴 요약

듀크와 시어도어는 아일리스의 친구 아비야(맞나?)에게 아일리스와 황금매에 대해 묻던 중, 세인트 가문의 고용인이며 아비야의 지인인 카디르와 마주칩니다. 아비야는 카디르를 반갑게 맞아주며 콜둔(주:다양한 마법 재능을 익힌 마법사)인 그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하지요. 마침 불의 하늘(주:일곱 하늘의 중심에 있는 불의 하늘은 거대한 불기둥으로, 뜨거워서 항공이 거의 불가능합니다)에 들어갈 길을 찾고 있던 카디르는 일행과 목적이 같기도 했으므로 일행을 도와주기로 합니다. (게다가 아름다운 아일리스 아가씨를 위해서라면!)

사흘 후 축제에서 시어도어는 바라씨(주:일곱 하늘의 공중섬 중 가장 큰 섬에 위치한 제국) 귀족인 숙적 안드로니쿠스와 결투를 벌이며 시선을 끌고, 듀크는 입심으로 결투를 중계(?)하고 카디르는 마법으로 갑자기 비를 내리게 하며 혼란을 유발합니다. 그들의 계획을 이미 알고 있던 세인트 가문에서는 경비들을 시켜 공격해 오고, 세 사람은 결투를 벌입니다.

경비들을 뿌리치며 듀크는 황금매를 향해 몸을 날리는데, 뜻밖에도 매는 살아움직이면서 듀크를 따르기 시작합니다. 경비들이 매를 잡고 듀크를 잡으려고 우왕좌왕하는 동안 시어도어는 안드로니쿠스에게 부상을 입힌 후 아일리스를 데리고 탈출하고, 카디르가 불타는 검으로 추적을 물리치면서 듀크와 카디르는 다른 길로 도망칩니다. 황금매는 아무리 떼어내려고 해도 열심히 듀크를 따르지요.

일행은 모두 해적선 크로우 윙에서 합류해 급히 출항하지만, 세인트 가문 가주인 아일리스의 아버지는 배를 보내 끈질기게 추격합니다. 이때 시어도어의 지시 하에 크로우 윙은 추적선을 대포로 포격하고, 듀크가 키를 잡아 바람의 흐름을 타고, 카디르가 상대 배의 돛을 마법으로 태운 결과 추적선을 침몰시키지요. 황금매를 탈취하고 비공선까지 침몰시켜 가문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아일리스는 복잡미묘한 표정(…)

듀크가 매의 이름을 말하자 황금매는 날아가고, 매를 따라간 크로우 윙 선원들은 거대한 공중부유숲에서 황금나침반 조각을 파냅니다. 카디르는 시어도어와 안드로니쿠스는 다시 만날 것이며 그때 둘 중 하나가 죽는다는 (뻔한) 예언을 하지요. 그는 일행과 계속 함께하기로 하고, 크로우 윙은 황금나침반을 찾아 항공을 계속합니다.

감상

일곱 하늘 모험기는 처음이지만, 첫인상이 꽤 괜찮았습니다. 간단하면서도 전술적 선택과 자원관리와 같은 게임적 재미가 있는 규칙이더군요. 판정과 극주사위 소모를 통해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참가자가 극주사위를 써서 서술권을 일부 행사하는 규칙이 활용도가 높고 플레이를 다채롭게 이끌었다고 봅니다. 황금매가 살아움직인 것 자체가 영운님이 극주사위를 소모해서 서술하신 것이었고요. 그런 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한 승한군의 임기응변도 좋더군요.

아쉬운 점이었다면 판정을 넘어 다양한 표현을 하고 싶어도 극주사위가 좀 모자란 느낌이었습니다. 멋진 RP, 진행자에게 발상 제공 등을 하면 극주사위를 받게 되어있는데, 진행자가 진행하느라 바빠서 (그리고 어제는 좀 피곤해서) 잊어버린 것 같습니다. 제가 단점을 등장시키지 못한 것도 극주사위 기근의 한 이유였겠고요. 극주사위를 많이 받고 많이 쓰는 플레이가 되면 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서 플레이기록 쓰는 것도 극주사위감이라능!)

캠페인 중도 승차는 복잡할 수도 있는 과정입니다만, 카디르는 나름 잘 안착한 것 같군요. 독자적인 활약이라기보다는 보조적인 역할을 했지만, 상황에 중도합류한 만큼 그게 더 자연스러운 면도 있죠. 또한, 이 인물의 중점으로 잡은 콜둔 능력을 다양하게 쓸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날씨 마법, 불 뿜기, 동물 변신, 불의 벽, 예언 등등) 한편 규칙을 대충 알지만 익숙하지는 않아서 보너스를 받을 곳에 받지 못한 일이 몇 번 있더군요. 성공이었는데 실패라고 해버렸다든지… 역시 알아야 뭔가 챙겨먹는다는 각오하에 일곱 하늘 책을 처음부터 보고 있습니다.

재밌는 플레이 함깨해주신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다음주에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뵈면 좋겠습니다!

카린 슈라이버

물고기님이 진행하시는 단기용 과거의 그늘 캐릭터, 노처녀 서기이자 학자 카린 슈라이버입니다.

카린 슈라이버

1. 특성치
-체력: 2 □□
-본능: 4 □□□□
-이성(10XP): 7 □□□□□□□

2. 기능
-1순위(20XP)
내재적 기능 – 견디기(특수) 1 / 반응(본능) 2 / 운동신경(체력) 0 / 정신력(이성) 5
야외 기능 – 동물 다루기(본능) 3 / 맞추기(체력) 0 / 생존술(이성) 5 / 오르기(체력) 0

-2순위(10XP)
제작 기능 – 감정(본능) 0 / 공업(체력) 0 / 수공예(이성) 0 / 정밀 공예(이성) 3
사회적 기능 – 경제력(특수) 0 / 사교(이성) 0 / 지배력(이성) 0 / 친화력(본능) 3
종교적 기능 – 기도(체력) 0 / 사람보는 눈(이성) 2 / 상담(이성) 0 / 연설(본능) 0

-3순위
전투 기능 – 근접전투(체력) 0 / 싸움(본능) 0 / 응급처치(이성) 2 / 전술(이성) 0
위법적 기능 – 거리의 법칙(이성) 0 / 기척 죽이기(본능) 0 / 도둑질(본능) 0 / 속임수(이성) 0
예술적 기능 – 만들기(본능) 0 / 빌붙기(본능) 0 / 음악(본능) 0 / 이야기(이성) 1

3. 특수 능력
-약초의 비밀: 약초에 대해 방대한 지식을 쌓은 카린은 약초를 여러가지 용도로 다룰 수 있습니다. 생존술의 성공정도만큼 지정하는 행동에 파티가 전부 사용할 수 있는 보너스 다이스가 생깁니다. (비용: 이성 2)

-별이 들려주는 이야기(10XP): 뛰어난 천문학자이기도 한 카린은 별에 대해서라면 모르는 게 없습니다. 별과 관련된 모든 판정에 한개의 보너스 다이스를 받습니다. (비용: 없음)

-알파베타의 비밀(4XP): 카린은 옛 언어인 알파베타를 읽을 수 있습니다. (비용: 없음)

-개 언어의 비밀(4XP): 개들의 언어를 말할 수 있습니다. (비용: 없음)

-원주민 언어의 비밀(2XP): 두가지 원주민 언어를 말할 수 있습니다. (비용: 없음)

4. 열쇠
-지식의 열쇠: 지식의 추구는 카린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학술적 지식을 획득하면 1XP, 그 분야에 새로운 기여를 하면 2XP, 큰 위험을 무릅쓰고 지식을 획득하면 5XP를 얻습니다. (삭제조건: 새로운 지식을 얻을 기회를 포기합니다.)

-친절의 열쇠(10XP): 모두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힘 닿는 데까지 돕는 것은 카린의 신조 중 하나입니다. 하던 일을 제쳐두고 남에게 친절을 베풀면 1XP, 자신에게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면 2XP,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친절을 베풀면 5XP를 받습니다. (삭제조건: 말이나 행동으로 타인을 해칩니다.)

5. 장비
-망원경과 각도계: 천문학과 관련해 정신력 판정을 할 때 +2
-채집도구: 약초를 다루는 생존술 판정을 할 때 +2
-각종 서적: 정신력 판정에 +1

6. 기타
-선물 다이스 □□□
-경험치: 0XP

카린 슈라이버

슈라이버라는 성에서 알 수 있듯 서기 가문 출신입니다. 드 브와-길베르 가문이 꽤나 그럴듯했던 시절부터 대를 이어 충성스런 서기로 지내왔죠. 드 브와-길베르의 몰락 이후에도 마치 나쁜 습관처럼 함께하는 두 집안… 잡초투성이에 닭과 돼지가 뛰어다니는 마당도, 더이상 아무것도 나지 않는 돌투성이 밭도 이전같지 않지만 드 브와-길베르 곁에 참을성 많고 성실한 슈라이버가 있는 것만은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박하지만 교양있는 시골 신사였던 아버지 카를 슈라이버는 몸이 약했던 아내 엘리자베트가 딸 하나 남기고 죽은 후 딸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가르치는 것에서 기쁨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오랜 폣병으로 사망한지 여러 해가 지난 지금도 카린은 지식을 쌓고 지식을 통해 남을 도움으로써 부모님의 추억을 기리려고 애씁니다. 뽑아도 뽑아도 잡초가 우거지는 부모님의 무덤처럼, 많은 노력에 비해 이 낙후된 지역에는 큰 성과가 보이지 않습니다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당연한듯 서기 자리를 이어받았고, 남작을 보좌하는 틈틈이 (사실 보좌할 것 자체도 많지 않지만요) 별을 관찰한다거나, 약초를 연구하고 캐어서 병원에 갖다준다거나, 쓰러져가는 학교에서 최선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친다거나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면서도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오늘은 한편으로 슬프기도 하지만, 그만큼 더 노력할 이유기도 하죠.

언젠가 썼던 논문이 외부로 흘러나가면서 도시의 대학에서 초청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만, 한참 고민하던 카린은 결국 제의를 거절하는 답장을 썼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묘가 있는, 나서 자란 마을을 떠나기가 싫은 것도 있었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남작에 대한 정, 또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많다는 점도 있었지만…무엇보다 카린은 두려웠던 겁니다. 이 작고 정겨운 세상을 떠난다는 것이. 크게 좋지도 않지만 크게 나쁘지도 않으니까요, 지금은, 여기는. 크게 행복하지 않아도 크게 불행하지도 않고…그렇게 건조하고 평온한 일상 이상을 바랄 수가 없게 된 것일지도요.

천문대의 브라이언 박사와 메모라빌리아의 수도승들과 친하게 지내며, 동부 삼림에 약초를 찾으러 갔다가 몬스터에게 공격당했을 때 구출해준 엑시 경비대장에게 조금은 가슴 두근거리는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서른이 돼가는 노처녀에게 적절한 감정이 아니라고 자신을 달래면서도요. 세바스티앙의 형 가이우스와 연인이었었지만 결국 가이우스는 아무 말도 없이 마을을 떠났다가 실종돼 버렸고…카린은 그저 참을성 있게 조용히 받아들였습니다. 가슴아픈 일이 있으면 언제나 그랬듯이. 그리고 아무말 없이 더더욱 마음에 단단한 껍질을 둘러쳤지요. 이 정도로도 나쁘지 않아. 이 정도면 충분해…그렇게 되뇌이며.

세바스티앙 남작과는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소꿉친구의 정과 함께 연민 또한 느끼고 있습니다. 비뚤어진 어린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차마 버리지는 못한달까요. 마치 이 작고 낙후된 마을을 버리지 못하듯이.

동그란 얼굴에 유난히 커다란 눈, 작은 코와 꼭 다문 조그만 입이 실제 나이보다 다소 어리고 순진한 인상을 주는 카린은 여자치고 큰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입니다.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짓고 있으면 부엉이 같다고 놀림받기도 하지요. 옷은 실용적인 트위드 쟈켓과 블라우스, 롱스커트와 발목까지 오는 부츠를 선호하며 (숲속 탐사에 좋습..), 두드러지게 아름다운 유일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긴 검은 머리는 보통 방해가 안되게 핀으로 올려 고정시켜 둡니다. 손끝에는 언제나 잉크가 배어 있고, 늘 따라다니는 낡은 양피지 냄새는 향수 대신이지요.

결혼하자는 남자가 없었던 건 아닌데 공부하고 일하느라 바쁘다던가 하는 등의 이유로 혼담이 실제 성립한 적은 없습니다. 몇명의 연인도 있었지만, 열렬히 사랑했다기보다는 반쯤은 권태, 반쯤은 우정이라는 느낌이 강했고 헤어질 때도 아무 미련이 없었습니다. 가슴아픈 사랑과 이별은 가이우스로 끝을 냈달까요.

성격은 대체로 조용하고, 참을성 많으며, 건조하지만 때로 욱하면 놀랄 정도로 냉소적인 발언을 내뱉기도 합니다. 성질이 없는 게 아니라 참는 것이죠, 한마디로. 잘못 건드리면 무서워질 수도 있는 아가씨.

마하트 프리야나 – Primetime Adventures판

(가상의 TV 드라마를 만드는 역할놀이 ‘안방극장 대모험’은 각 주인공의 고민과 갈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큰 줄기를 엮어가는 진행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화면 존재감의 균형을 맞추어서 주인공들이 돌아가면서 프로의 중심이 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그 화에서 얼마나 화면 존재감–극적 중요성–이 큰지에 따라 판정에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마하트 프리야나 (Primetime Adventures)

-컨셉: 히로너스의 성기사가 된 헥스터의 전 암흑기사
-고민: 신앙에 대한 갈등
-능력: 쌍도끼를 휘두르는 전사 □□□
-능력: 히로너스의 권능 □□□
-인맥: 프라사드 카일라쉬 □□□
-개인세트: 신전에서 기도하기

비고

상당히 간단한 시트군요. 고민과 인간관계, 내적 갈등이 중심이 되는… 시트라기보다는 컨셉의 나열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능력과 인맥은 체크표시를 해서 판정에 추가 주사위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따라서 사용 횟수는 각각 한 화에 세번으로 제한됩니다. 이 규칙에 대한 예외가 개인 세트로, 주인공이 자기 개인 세트에서 장면을 가지면 체크표시가 지워집니다. 개인 세트의 조건은 주인공에게 의미있으며 깊이있는 심리표현을 유도하는 장소, 혹은 행동. 물리적인 장소일 수도 있고, 기억일 수도 있고, 습관일 수도 있습니다. (습관은 왠만한 게 아니면 조건에 안 맞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캐릭터의 경우는 신전에서 기도하면서 성기사로서의 권능을 충전(?)할 수도 있겠고, 싸움을 위한 결의를 다질 수도 있겠죠.

마하트 프리야나 – Earthdawn판

(“AD&D와 크툴루의 부름이 만나다” “이유있는 던젼” 등으로도 불리는 어스돈은 다른 차원에서 온 공포의 존재들의 공격에서 회복중인 문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째서 세계 각지에 보물이 가득한 지하동굴이 있는지, 어째서 포악한 괴물이 지상과 지하를 어슬렁거리는지, 어째서 모험을 거듭할수록 모험자가 강해지는지, 어째서 모험자는 확고한 직종으로 나뉘는지, 마법은 어떻게 작용하는지 등등 D&D의 상투적인 장치들을 세계관 자체적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D&D보다 좋아하는 규칙과 세계관입니다.)

마하트 프리야나 (Earthdawn)

수양: 기마 전사
종족: 인간

특성치

민첩: 13 -> 6 (1D10)
힘: 16 -> 7 (1D12)
끈기: 12 -> 5 (1D8)
분별: 10 -> 5 (1D8)
의지: 10 -> 5 (1D8)
매력: 16 -> 7 (1D12)

카르마: 10 (D8)

환산 특성치

신체 방어도: 6
정신 방어도: 1

회피도: 7
마법방어: 6
사회방어: 9

우선권: 5 (1D8)

전력/전투이동: 60/30m
운반/기중력: 165/310lb

사망/부상/무의식: 34/9/26
회복 판정/주사위: 2/1D8

종족 능력: 융통성 0

재능

기마전사 1서클:

근접무기 2 – 8 (2D6)
돌진 2 – 9 (D8 + D6)
동물 친화 1 – 8 (2D6)
마상곡예 1 – 6 (1D10)
카르마 의식 1
회피 1 – 7 (1D12)

기능

공예 기능: 룬 새기기 1
언어 기능: 인간 공통어, 드워프어, 드워프어 읽기/쓰기 1
지식 기능: 동물 지식 1, 열정(Passion) 지식 1

장비

재산 – 은화 7 동화 2
총 무게 – 62 파운드 32온스

장창: 피해 4, 무게 4, 크기 4(양손)
단검 두자루: 피해 2, 무게 24온스, 크기 1(한손)
굳힌 가죽 갑옷: 방어 5, 무게 20, 우선권 -1
버클러: 방어 +1, 무게 5, (부수기 17)
여행자 옷: 가죽부츠, 웃옷, 혁대, 브리치, 외투
승마부츠
가죽장갑
1주일분 말린 식량: 무게 8
여행자 장비(배낭, 침낭, 부싯돌, 횃불, 물주머니, 큰 자루) + 천막: 무게 25
기름: 무게 8온스

민하트(군마)

민첩: 6
힘: 7
끈기: 8
분별: 3
의지: 4
매력: 4

비고

바르세이브(어스돈 배경세계)에는 종교조직이 없는지라 사제나 성기사가 없네요. 가장 가까운 걸로 기마 전사를 골랐습니다. 1서클부터 말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 ㅋㅋ

직종 규칙의 좋은 점을 모처럼 느꼈습니다. 어스돈은 다양한 기능(여기선 재능)을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그걸 수양(직종)별로 무리짓고 있기 때문에 어떤 재능을 선택할까 고민할 필요 없이 인물에 맞게 한가지 수양을 고르면 되거든요. 그렇게 하면 재능도 딸려오고…

어스돈에서 재능과 기능의 차이라면 재능은 마법에 의해 발동되기 때문에 성장이 빠른 반면, 기능은 순전히 노력과 시간으로 익히기 때문에 훨씬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는 점입니다. 모험자도 공예, 언어, 지식 기능은 가지고 시작합니다.

공예 기능 같은 경우 이차원의 호러(Horror)에 잠식당한 사람은 심미적인 창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대재앙 당시 알아차린 바르세이브인들이 누구든지 한가지씩 공예 기술을 배우기 시작한데서 기인합니다. 수를 놓는다든가, 나무깎기를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언어 기능으로는 모든 모험자가 자기 종족의 공통어와 바르세이브 공통어인 드워프 말하기와 읽기 쓰기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지식으로는 바르세이브에서 신에 가장 가까운 열정에 대한 지식을 넣어서 그나마 종교적인 성향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정말 종교적 색채가 적은 세계더군요, 바르세이브는.

인물이 성기사가 아닌 기마 전사라는 사실은 특성치에도 어느정도 변화를 가져오더군요. 어스돈과 AD&D는 둘다 최대치 18의 특성치를 사용하지만 똑같이 사용하기가 힘든 게, 서로 전혀 다른 판정 규칙을 사용하거든요. 또한 기마 전사는 힘과 매력 중시 외에는 성기사와 요구 조건도 달라서 어느정도 변형을 가해야 했습니다. 규칙상의 차이점 때문에 인물 스탯이 이것저것 변한다는 점이 재밌군요.

또하나, 전투 도끼의 값이 시작 자금보다 높아서 결국은 장창 사용자가 되었습니다. 이미지 변하는 소리가..(…) 여행장비와 의류 같은 경우 세트로 살 수 있어서 편한…

혼자놀기 – 브리탄(Brithan)을 꺾자!

의뢰 때문에 뿔달린 곰 비슷하게 생긴 거대한 괴물 브리탄의 영토에 들어선 프리야. 브리탄은 뒷발로 일어서며 소리를 지릅니다. 여기서 재빨리 지식 판정. 동물 지식을 가진 가진 프리야는 분별 + 1로 1d10을 굴리고, 성공수 3에 6이 나와서 3 차이, 좋은 성공이 나옵니다. 관련된 지식으로 판정했을 경우 좋은 성공이 나오면 정보를 알 수 있으므로 프리야는 브리탄이 자기 영토에 들어온 생물에게 1:1 결투를 신청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결투의 경우 한번의 부상을 입히면 브리탄은 항복한다는 것을 기억해 냅니다.창을 들어서 결투를 받아들인다는 것을 표시한 프리야는 전투태세로 들어갑니다.

브리탄과 프리야의 우선권 단계는 둘다 5. 따라서 1D8을 굴립니다. 브리탄이 4, 프리야가 1이 나와서 브리탄이 먼저 행동. 브리탄은 거대한 발톱을 휘둘러 공격해 옵니다. 1D12를 굴려서 12! 이것은 프리야의 회피도인 7을 넘으므로 프리야는 조금 무리하면서 피해를 1 받고 행동이 들지 않는 재능인 회피를 굴립니다. 1D12에서 1이 나와서 (대)실패. 브리탄은 피해를 굴립니다. 1D12 + 1D10을 굴려서 12. 여기서 프리야의 갑옷과 방패 때문에 6을 뺍니다. 피해 6.

이어서 들어오는 브리탄의 이빨 공격. D12 + D10에서 4가 나오므로 프리야는 말고삐를 조금 당기며 여유있게 피합니다.

다음 프리야의 행동. 프리야는 말을 돌려 60m를 달려가 멈춥니다. 적이 도망가는 것이라고 생각한 브리탄은 승리의 포효를 내지르지만, 프리야는 다시 말머리를 돌리며 브리탄을 마주하지요. 라운드 끝. 프리야의 피해는 7, 부상 0.

다음 라운드 시작. 브리탄은 우선권 4, 프리야는 9. 프리야가 먼저 행동합니다. 프리야는 우선권을 낮추어 3의 우선권을 선언하고, 행동 난이도에 +2를 받습니다. 브리탄은 포효하며 조심스럽게 35m를 다가옵니다. 프리야는 창을 내리면서 말에 박차를 가해 브리탄을 향해 돌진합니다. (15m 질주)

다음 라운드. 브리탄은 우선권 12, 프리야는 8. 브리탄은 달려오는 프리야를 주의깊게 지켜보며 우선권을 7로 낮춥니다. 프리야는 돌진으로 D8 + D6을 굴려 7이 나오고, 브리탄의 어깨에 창을 명중시킵니다. 그리고 그 충격에 버티기 위해 브리탄의 끈기 단계를 목표수로 힘을 굴립니다. 브리탄의 끈기는 7, 1D12에서 1이 나와서 실패. 프리야는 말에서 떨어져 땅을 구르며 5단계의 낙상을 입습니다. 1D8에서 7이 나와서 피해는 1, 총 8. 돌진 피해는 평소 피해 + 말의 힘이 더해지므로 18단계 피해로 1D12 + 1D20 피해를 굴리고, 결과는 13. 브리탄은 방어도를 제해서 8의 피해를 입습니다.

다음 브리탄의 행동. 브리탄은 땅에 뒹구는 프리야를 발톱으로 찍어누르려고 합니다. 프리야는 쓰러져서 -3이므로 회피도는 4, 거기에 브리탄이 스스로 우선권을 낮추었으므로 난이도가 +2 올라가서 6. 브리탄은 1D12에서 3이 나와서 실패.

안심하기는 일러서, 다음에는 이빨 공격이! D10 + D6에서 11이 나옵니다. 피해는 D20 + D10으로 무려 27. 6을 뺀다 해도 21. 부상 한도를 넘으므로 프리야는 피해 +21에 부상을 +1 입습니다. 이것은 무의식 한도인 26을 넘으므로 프리야는 정신을 잃습니다. (더헉) 브리탄은 과연 프리야를 살려줄 것인가!

결론: 뿔달린 곰을 우습게 보지 말자..;ㅁ; 그나마 규칙책 첫부분을 읽은지 오래돼서 깜박 잊고 넘어갔지만, 주사위 터지는 (최고값이 나오면 다시 굴리는) 규칙까지 적용했으면 주인공 죽었습..(…) 지금 생각해 보니 10점이나 있는 카르마 점수는 왜 안썼을까요..(…)

비고: 좀 복잡하긴 하지만 (특히 단계마다 굴리는 주사위 찾느라고 정신없었죠) 전술적 선택사항도 꽤 있고 괜찮은 전투 규칙인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D&D계보다는 훨씬 마음에 드는군요. (비록 졌지만..흑흑.) 언젠가 한번쯤 3~4회 정도의 단기 캠페인을 돌리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마하트 프리야나 – FATE판

페이트(FATE)

마하트 프리야나 (FATE)

면모
-히로너스의 성기사 □ □
-헥스터의 뉘우친 암흑 기사 □
-옛 연인 프라사드 카일라쉬 □
-냉혹한 전술가 □
-신앙에 대한 갈등 □ □

내재적 부속
-악으로부터의 보호 □

공유 부속 (카일라쉬)
-옛 연인 □
-정리하지 못한 애증의 감정 □

기능
-대단하다: 양손 무기사용
-좋다: 전술, 교섭
-괜찮다: 위협, 말타기, 신학, 수색
-보통: 언어(문자해독), 수영, 사냥, 주의력, 기만, 유혹, 추적

비고

과연 AD&D나 던전에서는 배경란에 들어갈 과거나 내적 갈등이 페이트에서는 시트의 중심이 되는군요. 페이트는 오랜만에 꺼내보는데 인물 제작해 보니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부드럽게 되네요. 아마도 컨셉이 확고해서 더더욱… 예전에는 그렇게 어려웠던 기능 목록도 한 5분만에 짜고, 기능 피라밋도 순식간에 계산되고… 왠지 지금 돌리면 이전보다 훨씬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퍽)

히로너스의 성기사 면모 같은 경우 크게 전투기능에 도움되는 방향과 악 탐지, 치유와 같은 특수능력 사용 방향이 가능할 것 같네요. 어떤 면모든 GM과 플레이어가 범위를 미리 합의해야 하겠죠. 악으로부터 보호 같은 경우는 늘 활성 상태의 능력이니 부속 규칙으로 처리했고요.

또한 ‘히로너스의 성기사’와 ‘옛 연인 카일라쉬’ 같은 경우 서로 충돌하는 면모라는 점에서 내적 갈등을 연출하기 괜찮은 것 같습니다. “히로너스의 성기사 면모 강제발동! 히로너스의 성기사는 헥스터 배격이 의무이죠. 아, 그리고 옛 연인 카일라쉬 면모 강제발동. 아무리 암흑기사라지만 어떻게 사랑하던 사람과 싸울 수 있겠어요?” -> 결국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됩..(…)

옛 연인에 대한 감정을 따르면 2 페이트 포인트 소모하고 1 페이트 포인트 받으니까 페이트 포인트 1 손실, 히로너스 성기사로서의 의무감을 따르면 2 페이트 포인트 받고 1 페이트 포인트 소모하니 결과적으로 +1. 결국 페이트 포인트의 손익을 따져서 헤어진 남자친구 따위는 슥삭이라던가..(퍽) 이럴 경우 ‘옛 연인’ 면모는 지우고 ‘신앙에 대한 갈등’ 면모를 한단계 높일 수 있겠죠. 그리고 나중에 ‘히로너스의 성기사’ 면모와 ‘신앙에 대한 갈등’ 면모가 충돌할 일이 있으면 이번에는 ‘신앙에 대한 갈등’ 면모를 따르는 게 더 포인트 효율이 높아지는 겁니다..+_+ 면모 규칙의 묘미!

아니면 플레이어가 제 3의 길을 찾아내야겠죠. 예를 들어 ‘악에서 돌아서라고 설득합니다’ 식으로 가면 히로너스 성기사의 의무에도 어긋나지 않고 연인에 대한 감정에도 따르니 +3 페이트 포인트라는 쾌거를 이룩할 수 있을지도요. 내적 갈등과 인간관계 자체를 규칙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확실히 매력적인 규칙 같습니다, 페이트는.

마하트 프리야나 – Donjon판

이전부터 해보고 싶은 짓이었는데, 같은 인물을 여러가지 규칙으로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어떤 차이가 드러날지 꽤 흥미가 가는군요. 시트와 간단한 놀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던전(Donjon)

(클린턴 R. 닉슨 作. 실험성(인디) 규친책 중 어떻게 보면 D&D와 가장 가까운 것으로, 진행자 뿐만 아니라 참가자도 성공수에 따라 서술권을 가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D&D와 거의 동일한 6개 특성치 범위는 1부터 6,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주요 능력과 보조 능력이 인물의 주요 구성요소입니다.)

마하트 프리야나

레벨: 1
직업: 성기사

특성치: 힘 5 건강 4 기민 3 지능 2 분별 2 사회성 5
HP: 4

물품: 5
재산: 3

환상과 혼란 내성: 4
독과 변신 내성: 4

주요 능력: 무기 다루기 3
보조 능력: 말타기(비전투 한정) 1, 치유능력(하루 한번), 악 탐지(반경 18m) 2, 악으로부터 보호(반경 3m) 1

비고: 성기사의 높은 내성을 표현하기 위해 내성을 1레벨 최대치(레벨 + 3)까지 올렸더니 보조 능력에 좀 덜 가는군요, 점수가. 나름대로 성기사 능력을 던전으로 치환해 보았습니다. D&D 능력에 걸린 제한과 보조능력의 제약이 대체로 맞아떨어지는군요. 1레벨 성기사의 치유는 마법주문 체계와 다르므로 던전에서도 마법어를 사용하는 마법 능력으로 하지 않고 그 자체를 보조능력으로 했습니다. 던전도 D&D와 마찬가지로 레벨 규칙을 사용하기 때문에 레벨을 높이면서 성기사 능력을 더 붙일 수 있겠죠. D&D의 1레벨 성기사보다는 좀더 센 것도 같습니다.

놀이의 예 1: 장비를 구입하자!

[DM] 프리야는 대장장이집에 와서 무기를 구경하고 있습니다. 계산대 뒤에는 방금 작업실에서 나온듯한 모습의 건장한 사내가 두꺼운 가죽 앞치마에 온통 검댕투성이가 된채 서있군요.
[프리야] “좋은 전투도끼 있습니까?”
[DM] 대장장이는 말없이 벽에 주욱 걸려있는 도끼들을 가리킵니다.
[프리야] “한자루 주세요. 5골드면 될까요?”
[DM] “10골드.”
[프리야] “그건 솔직히 너무 비싼데요. 6골드 어떨까요.”
[DM] “8골드 밑으로는 한푼도 안되오.”
[프리야] “7골드요.”
[프리야] 재산 주사위 3개 걸겠습니다.
[프리야] 8d20 (18,17,14,13,11,4,4,1)
[DM] 6d20 (13,8,5,4,4,4)
[DM] “좋소.”
[DM] 프리야는 훌륭한 전투도끼를 꼬나들고 무기점에서 나옵니다.

비고: 이게 진행하기가 살짝 어색한게, 흥정이라고 하기에는 재산 주사위를 많이 걸수록 성공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결국 이 장면에서 프리야 같은 경우 빈털털이가 되고 말았답니다..;ㅁ; 사교성(+ 관련 능력) 굴림에서 성공하면 재산 주사위를 덜 걸어도 된다거나 하는 수정규칙도 생각해볼만 한 것 같군요.

놀이의 예 2: 2레벨 코볼트와의 사투

[DM] 지하통로는 어둡고 적막하군요. 저 멀리 어딘가에서 똑-똑- 하고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프리야] 주변에 사악한 것이 없나 잠시 멈춰서서 집중합니다.
[DM] 6d20(15,14,11,9,3,1)
[프리야] 4d20(9,9,7,5)
>>DM 승리, 성공수 3
[DM] 서술 두가지. 코볼트 한마리가 습격! 나머지 한개 성공수는 첫 공격에 추가 주사위로.
[프리야]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걸음을 옮기는 순간, 코볼트 한마리가 꽥꽥 소리를 지르며 바위 뒤에서 튀어나옵니다. 미처 존재를 감지하지 못한 프리야는 당황하면서 도끼를 손에 듭니다.
[DM] 우선권
[DM] 5d20(19,14,14,10,6)
[프리야] 3d20(7,4,2)
[DM] 20, 19. 거리는 근접. 코볼트는 캬악 고함을 치면서 짧은 검을 휘둘러 옵니다!
[DM] 7d20 (14,13,11,5,5,3,1)
[프리야] 3d20 (19,13,13)
>>프리야 승리, 성공수 1
[DM] 그러나 프리야의 귓가를 아슬아슬하게 스쳐가는 검!
[DM] 18, 17, 16, 15, 14. 코볼트는 몸의 균형을 잡으면서 검을 올려벱니다.
[DM] 7d20 (20,18,11,11,10,6,6)
[프리야] 도끼를 들어 막습니다. 행동 하나 지웁니다. (2짜리)
[프리야] 6d20 (18,15,13,7,7,3?)
>> DM 승리, 성공수 1
[DM] 성공수는 피해굴림에 추가 주사위로.
[DM] 6d20 (13,11,6,5,2,1)
[프리야] 4d20 (19,17,14,6)
>> 프리야 승리, 성공수 3
[DM] 하지만 프리야는 이를 악물고 버티는군요.
[DM] 여전히 14. 소리질러서 겁주기 능력 사용.
[DM] 4d20 (19,18,13,4)
[프리야] 6d20 (18,18,13,12,4,1)
>> DM 승리, 성공수 1
[DM] 코볼트가 지르는 기괴한 소리에 프리야는 뼛속까지 떨리는 공포를 경험합니다. 다음번 행동에 코볼트 추가 주사위.
[DM] 13, 12, 11, 10. 그리고 또다시 파고드는 코볼트의 공격!
[DM] 8d20 (19,17,11,10,8,3,2,2)
[프리야] 행동 또하나(4짜리) 가져와서 맞받아칩니다.
[프리야] 6d20 (19,19,13,10,2,1)
>> 프리야 승리, 성공수 2
[프리야] 피해 추가 주사위로 사용
[프리야] 10d20 (20,20,17,16,15,14,13,11,8,4)
[DM] 4d20 (15,12,8,5)
>> 프리야 승리, 성공수 4
[프리야] 서술 하나, 다리의 힘줄을 베어버립니다. 기민 점수 깎으려고~♡ (이런 게 성기사냐)
[프리야] 나머지 3개의 성공수로는 기민성 깎기
[DM] 프리야의 매서운 일격은 코볼트의 다리 힘줄을 정확히 끊고…코볼트는 심연에서 울려나오는 것 같은 끔찍한 소리를 지르는군요. 버티고 서긴 하지만 더이상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채 코볼트는 증오에 가득한 눈으로 프리야를 쳐다봅니다.
[DM] 9, 8, 7.
[프리야] 도끼로 코볼트의 머리를 내리칩니다.
[프리야] 6d20 (19,19,18,12,8,4)
[DM] 마지막 행동(6짜리) 소모, 맞받아치기.
[DM] 4d20 (20,18,17,8)
>> DM 승리, 성공수 1
[DM] 성공수는 피해 보너스로.
[DM] 6d20 (15,15,12,12,10,1)
[프리야] 4d20 (20,13,8,2)
>> 프리야 승리, 성공수 1
[DM] 코볼트는 빠르게 맞받아치지만, 역시 프리야의 멧집은 이겨내지 못하고!
[DM] 이번 라운드에는 더이상 아무도 행동이 없군요. 1라운드 끝.
[DM] 코볼트는 심하게 절룩거리면서 등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

비고: 역시 2레벨 적은 살짝 버겁군요. 다양한 능력의 활용성은 괜찮은 편인 것 같습니다.

마하트 프리야나

(시트는 이렇게만 하면 되려나요..AD&D 시트는 처음이라..;;)

마하트 프리야나

직업: 성기사
종족: 인간
가치관: LG

AC: 5
HP: 10
Thac0: 20
명중수정: +2
피해수정: +3
공격횟수: 5/2

힘 16+1 민첩 11 건강 12 지능 9 지혜 13 매력 17

특수능력
-양손에 무기들고 제한없이 싸움
-반경 18m 내의 악 탐지
-저항굴림 +2
-질병면역
-하루에 한번 레벨*2 생명점 치료
-3m 반경 악으로부터의 보호

기술
-무기 기술: 전투도끼 2, 바스타드검 2
-일반 기술: 읽기/쓰기, 길짐승 타기(지혜+3), 사냥(지혜-1)

소지금: 3gp

장비(67):
체인 메일(40) (AC 5)
타바드
전투도끼 두자루(7 * 2) (크기 M/S, 타입 S, 피해 1d8)
외투
부츠
브리치
허리띠
장갑
튜닉
건조식량 1주일분
배낭(2)
허리띠 주머니(1)
비누
횃불 5자루(5)
숫돌(1)
물주머니(1)
담요(3)

과거

히로너스의 성기사인 마하트 프리야나(애칭 프리야)는 몇년 전만 해도 히로너스의 형제신이자 숙적 헥스터의 암흑 기사 마하트 바야였습니다. 그녀의 아버지 마하트 이카티 역시 헥스터를 섬기는 암흑 기사였는데, 딸에게 전사의 자질이 보이자 신전에 바쳤지요. 헥스터의 사제와 기사에게만 둘러싸여 자라난 바야는 어려서부터 냉혹과 비정함밖에 모르고 자랐습니다.

그러다가 암흑 기사장 자리를 둘러싸고 기사들간 세력다툼이 일어나자 바야는 아버지와 반대편에 서게 되었고, 신전을 피로 물들인 전투에서 아버지를 살해했습니다. 사실 경험과 실력은 아버지가 위였지만 다 이기고서는 치명타를 가하는 것을 망설였던 것이지요. 바야는 서슴잖고 그 틈을 파고들었고, 그녀가 지지한 편이 결국 승리해서 기사단장을 세우게 됩니다. 승리를 축하하는 연회에서 그녀는 벽에 내걸린 아버지의 머리를 향해 축배를 들며 자신은 결코 인간적인 정에 이끌려 빈틈을 보이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이후 그녀는 신전에서 개입하는 지역적 분쟁에 소규모의 병력을 이끌고 나가게 되면서 그 맹세를 그대로 지킵니다. 병사들의 사기진작과 포상을 위해 점령지 약탈로 몇날 며칠밤의 생지옥을 연출하는가 하면, 본보기와 공포 분위기 조성용으로 마을 전체를 학살한다거나 하는 잔혹한 명령을 서슴잖고 내리는 그녀는 적뿐만 아니라 부하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빨리 이기는 편이 오히려 인명손실도 적다는 이유를 태연하게 대면서요. (실은 역사상 대개의 전쟁은 이런 식이었기 때문에 우리 세계에 대고 보면 특출난 건 아닙니다만..ㅋㅋ) 아마 유일하게 인간적인 모습을 보인 상대는 연인이었던 프라사드 카일라쉬. 동료 암흑 기사인 그와는 깊은 교감을 나누었고, 또 정치적으로 확고한 동맹이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롭고 교단에서도 능력을 인정받던 중, 바야는 히로너스의 성기사들과의 격전 끝에 포로로 잡히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가혹한 처우를 예상했으나 뜻밖에도 히로너스 교단에서는 그녀를 정중하고 인도적으로 대했고, 그녀는 혼란에 빠져버렸습니다.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면서 어째서 나를 이렇게 후하게 대접하냐고 따지듯 묻는 그녀에게 히로너스의 성기사인 필론 형제는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라고 대답합니다. 포로를 괴롭히면 당장은 그게 정의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결국은 우리 자신의 영혼을 상처입히고 더럽히는 결과일 뿐이라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명예와 정의에 대한 가르침을 들은 바야는 평생 지켜왔던 신념이 흔들리는 것을 느낍니다. 더불어서 처음으로 죄책감을 느끼게 되면서, 밤마다 악몽 속에서 자신에게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식은땀에 젖어 깨어나는 일이 반복됩니다.

포로로 잡힌지 약 일주일 후 헥스터의 암흑 기사들이 포로 구출을 위해 히로너스 신전으로 들이닥칩니다. 당연히 인도적인 이유와는 거리가 멀었고,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와 히로너스 신전에 쳐들어갈 구실이라는 이유가 더 컸지만요. 갇힌 방에서 이끌려 마당으로 나온 그녀의 눈에 비친 것은 며칠 전 자신의 의문에 답해주었던 필론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진 모습. 그녀는 혼전으로 뛰어들어 성기사가 떨어뜨린 전투 도끼를 집어들고 쓰러진 필론 형제를 지킴으로써 자신을 포함한 모두를 놀라게 합니다. 그리고 접전 한가운데서 카일라쉬와 마주치게 되지요.

손을 내밀며 함께 돌아가자는 카일라쉬에게 그녀는 돌아갈 수가 없다고 대답합니다. 더이상 이전과 같이 살아갈 수가 없다고… 그리고 오히려 카일라쉬에게 남으라고 간청하지만, 카일라쉬는 이렇게 약해진 네가 경멸스럽다며 공격해 옵니다. 격렬한 전투 끝에 간신히 그를 제압한 바야는 카일라쉬의 목에 도끼의 날을 대고…한순간 망설입니다. 그 틈을 타 카일라쉬는 벗어나고, 신전에 지원군이 도착하면서 다른 암흑 기사들과 함께 후퇴하지요.

필론은 결국 부상이 너무 심해서 목숨을 잃고, 며칠간 말없이 감방에 있던 프리야는 성기사단장과의 면담을 청합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으며 히로너스의 성기사가 되고 싶다고 하죠. 갑자기 히로너스에 대한 신앙이 생긴 것이 아니라 헥스터를 더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히로너스를 섬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따로 매달릴 곳이 없어서… 논란 끝에 그녀는 결국 성기사단에 받아들여지고, 마하트 바야(위대한 힘)라는 이름을 버리고 마하트 프리야나(위대하고 소중한)라는 이름을 새로 받습니다. 성을 바꾸지 않은 것은 아버지를 기억하기 위해서…자신의 죄를, 그리고 자비심을 이해할 수 있었던 한 순간을 기억에 새기기 위해서입니다.

성격

히로너스를 믿는다기보다는 헥스터에게서, 정확히는 헥스터를 섬기던 예전의 자기 모습에서 도망쳐 히로너스의 성기사가 된 프리야는 자신의 신앙이나 정의에 전혀 자신이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어려서부터 ‘양육’이라기보다는 ‘훈련’만을 받아온 그녀는 기본적으로 옳고 그름을 파악할 능력을 키울 능력을 기르지 못한 인간입니다. 주변에서 시키는대로, 기대하는대로만 행동해 왔을 뿐… 그 척박한 정신적 토양에서 자신의 예전 행동에 대한 혐오감이라도 생겼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겠죠.

어쨌든 기대치대로 행동하는 것 하나는 잘하기 때문에 정의와 명예의 성기사 역을 그럴듯하게 하긴 합니다. 또 히로너스의 성기사답게 굴수록 예전의 자기 모습과는 멀어지기 때문에 더욱 열심입니다. 하지만 히로너스의 엄격한 도덕률을 얼마나 내면화했는지는 미지수.

기본적으로 충동적이고 불같은 성격은 성기사로서 또다른 장애물입니다. 카일라쉬에 대한 감정을 정리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는 점도… 헥스터와 히로너스의 신도는 서로를 배격하는 것이 의무이기 때문에 마주칠 경우 싸움은 피할 수 없을 것이고, 다시 마주칠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지 프리야는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를 죽일 수 있을지, 아니면 자신이 죽임을 당할지, 그를 보고도 자신의 불안정한 신앙이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 불안이 커져서 히로너스에게 기도하느라 무릎을 꿇으면 아무런 기도문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단지 절박한 마음 뿐. 이 불확실한 우주 속에서 붙들 수 있는 단 한가지에 매달리며, 어둠에 침식당한 어제와 알 수 없는 내일 사이에 불확실하게 흔들리는 오늘을 버텨내기 위해.

외모

거의 6척에 달하는 큰 키에 지진이 나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이 견고한 체격, 엄격한 눈빛과 꾹 다문 입매에서 일단 위압감이 팍팍. 그러면서도 여성스럽고 유연한 몸에서는 부드러움과 폭발적인 힘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트롤베이브다! 퍽) 곱슬거리는 검은 머리는 턱 정도 길이의 단발머리로 유지하고 있고, 피부는 적갈색. 보통 완전무장 상태로 돌아다니는데, 은빛 미늘 갑옷 겉에는 히로너스의 은빛 번개가 그려진 푸른 타바드를 입고 있으며, 필론이 쓰던 전투도끼 두자루를 등에 메고 다닙니다. 가죽 건틀렛을 끼고 가죽 부츠를 신습니다. 평상복도 한벌 챙겨서 다니는데, 소박한 푸른 튜닉과 회색 브리치입니다. 추울 때면 외투를 걸칩니다.

로스카르 시트 초안

로스카르(Loskar Gi’e’tan’kisr’tetznic) 시트 초안입니다.

캠페인: 플레인스케이프
규칙: 과거의 그늘 1판

종족: 티플링
클래스: 바드
성향: 혼돈 중립

1. 특성치 (10XP)
-체력: 2 □□
-본능: 7 □□□□□□□
-이성: 4 □□□□

2. 기능
-1순위(20XP)
내재적 기능 – 견디기(특수) 2 / 반응(본능) 3 / 운동신경(체력) 2 / 정신력(이성) 0
예술적 기능 – 만들기(본능) 0 / 빌붙기(본능) 3 / 음악(본능) 5 / 이야기(이성) 1

-2순위(0XP)
위법적 기능 – 거리의 법칙(이성) 0 / 기척 죽이기(본능) 0 / 도둑질(본능) 2 / 속임수(이성) 2
사회적 기능 – 경제력(특수) 0 / 사교(이성) 0 / 지배력(이성) 0 / 친화력(본능) 2
종교적 기능 – 기도(체력) 0 / 사람보는 눈(이성) 0 / 상담(이성) 0 / 연설(본능) 0

-3순위(0XP)
야외 기능 – 동물 다루기(본능) 0 / 맞추기(체력) 2 / 생존술(이성) 0 / 오르기(체력) 1
전투 기능 – 근접전투(체력) 0 / 싸움(본능) 0 / 응급처치(이성) 0 / 전술(이성) 0
제작 기능 – 감정(본능) 0 / 공업(체력) 0 / 수공예(이성) 0 / 정밀 공예(이성) 0

3. 특수 능력(10XP)
-자웅변신: 기본적으로 남자이지만 원하는대로 신체적으로 완전한 남자 혹은 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어느쪽이든 변화할 때마다 능력 비용이 듭니다. (비용: 본능 2)

-응원의 비밀: 센세이트 특유의 예민한 감각과 눈치가 돋보이는 로스카르는 노래공연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청중의 분위기를 끌어가는 능력이 있습니다. 사교 모임에서, 혹은 거리와 같이 사람이 모인 곳에서 공연하면 음악판정의 성공정도만큼 PC들에게 특정 목적을 위한 보너스 다이스가 생깁니다. (목적은 미리 정해야 하는) 물론 음악이 어울릴만한 자리여야 사용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능력 사용이 불가능하거나 음악판정에 페널티 다이스를 받습니다. (비용: 이성 1)

4. 열쇠(10XP)
-감각의 열쇠: 센세이트인 로스카르는 끊임없이 새로운 감각이나 경험을 음미하는 것이 삶의 보람입니다. 술, 음식, 토론, 사람, 소리, 장소, 광경, 감정… 이와 같이 새로운 경험을 의도적이고 의식적으로 찾아내어서 음미하면 1XP, 불편이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그렇게 하면 2XP,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협을 감수한다면 (“저 마그마, 진짜 뜨거운 걸까?”) 5XP를 받습니다. 삭제조건: 새로운 경험을 거부합니다.

-혼돈의 열쇠: 모든 종류의 정체와 질서는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로스카르에게 그런 상황들을 한바탕 휘저어 놓는 건 삶의 또다른 재미랄까요. (뭐 누구의 아바타인지 생각하면 더더욱..ㅡㅡ;;) 엉뚱한 돌발행동으로 상황을 급변하게 만들면 1XP,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혼란을 유도하면 3XP를 받습니다. 삭제조건: 스스로 혼란을 막습니다.

5. 장비

6. 기타
-선물 주사위 □□□
-경험치: 0XP

외모: 정체불명의 잡탕 티플링. 보통의 인간 남자보다 (여자일 때는 평균적인 인간 여자보다) 키가 작고 선이 가는 체격입니다. 붉은 기가 군데군데 섞인 새까만 머리는 정성스럽게 컬을 만들어 어깨까지 늘어뜨리고 있고, 소매가 풍성한 화려한 저고리와 그와 같은 색의 바지를 즐겨입습니다. 옷단의 무늬와 저고리 띠 무늬는 서로 같아야 한다는 둥, 옷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 돈많은 애인들이 그동안 선물한 옷도 꽤 되고 해서 수입에 비해 잘 차려입고 다닙니다. 바드로서의 밥줄인 ‘깡깡이’가 든 나무 케이스를 늘 메고 다닙니다.

매끈한 피부는 금속성의 금빛 광택이 있어서 기묘한 느낌이고, 양쪽 관자놀이 뒤편에서는 짧은 뿔이 머리카락 사이로 삐져나와 앞을 향해 휘어 있습니다. 가느스름하게 째진 눈은 눈동자 없이 전체가 영롱한 붉은빛이어서 상당히 눈에 띕니다. 그리고 작고 낮은 코, 큼직하고 표정이 풍부한 입, 두드러진 광대뼈와 뾰족한 턱. 어딘지 불균형하면서도 귀엽고 호감가는 느낌입니다. 이런 외모는 본인의 표현대로라면 몇대에 걸쳐 ‘욕망이나 충동이나 단순한 외로움 때문에 난잡하게 얽힌’ 인간과 마족과 반마족 혈통의 산물입니다.

아끼는 또다른 물건은 센세이트 문장이 새겨진 펜던트. 펜던트를 목에 걸 수 있는 가느다란 사슬 부분은 고리마다 다른 재질과 형태로 되어 있으며(금, 은, 구리, 쇠, 철, 돌, 가운데를 뚫은 조그마한 준보석, 머리카락을 꼬아서 만든 것처럼 보이는데 끊어지거나 잘리지 않는 고리, 벌레가 꼬리를 문채 화석화된 것, 아주 미세한 사슬로 만든 고리 등등), 둥근 형태의 펜던트 역시 여러가지 재질이 서로 녹아들거나 들어붙어 있습니다(몇가지 준보석과 색색의 돌, 진동석, 몇가지 금속, 향신료가 엉긴 덩어리, 진기한 목재, 다른 플레인의 새 날갯죽지 깃털 등등). 센세이트답게 펜던트는 오감을 모두 자극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시각적으로는 다양한 재료가 서로 어울리는 알록달록한 색상과 기기묘묘한 조형미, 청각적으로는 펜던트에 들어간 진동석이 주위의 소리에 반응하면서 다른 재료까지 울려 상황과 환경에 따라 변하는 낮은 진동음, 촉각적으로는 다양한 재질의 감촉과 환경에 반응해 달라지는 온도, 후각과 미각적으로는 사향과 향신료, 꽃향기 등이 섞인 은은하고 독특한 향기가 있습니다. 모든 센세이트 네이머가 이런 펜던트를 가진 것은 아니고, 센세이트 가입 당시 기록석에 특히 강렬한 경험을 기록한 상으로 받은 것입니다.

배경: 거리에 버려진 수많은 티플링 아이 중 하나. 블리커 카발이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한 열살 때까지 컸지만 단순히 재미가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리로 뛰쳐나와 하수구와 길거리에서 다른 아이들과 무리를 지어 살며 어린 들짐승처럼 자라났습니다. 그러다가 열두살 즈음, 거리를 헤매던 술주정뱅이 걸인 바드를 만나게 되었고 친해져서 결국 노래와 악기연주를 배우고 스승님의 깡깡이까지 물려받았습니다. 뭐 정확히는 악기에 대해선 아무 얘기 없다가 어느날 아침 가보니 스승님이 술병 하나 끌어안고 죽어 있던 거지만. 제자인데 설마 악기 정도 안 물려주랴 하고 제멋대로 결론 내리고 들고 나온 녀석..(…) 그때부터 바드로서 활동하기 시작했고, 센세이트가 되고 나서는 적어도 굶을 일은 없어졌지요. 그리고 끊임없이 매 순간순간을 깊이 맛보고 즐기며 살아가고 있으니 좋은 삶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비교적 평범한 녀석에 대해 가장 흥미로운 점은 본인도 모르는 사실, 즉 이스가르드에서 추방당한 로키의 아바타라는 점일 것입니다. 카르세리에 갇힌 이 거인족에게 가장 괴로운 것은 패배의 굴욕도, 맹독의 고문도 아닌 ‘너무 따분하다는 사실’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이 재간꾼은 혼의 일부를 막 잉태되고 있던 태아에게 씌우는데 성공했고, 이후 그 존재를 통해 그동안 박탈당했던 모든 감각들을 느끼고 있습니다. 본인은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로키의 특기였던 자웅 변화 말고는 아무 능력도 없는 무능하기 짝이 없는 아바타인지라 신적 존재를 불허하는 시길의 법망도 교묘히 빠져나온 것 같고요.

로스카르가 하필이면 센세이트가 된 점, 엉뚱하고 다소 불안정한 성격, 그리고 그 밑에 있는 차갑고 건조한 관조자의 모습 등 어디까지가 로스카르의 본래 모습이고 어디까지가 로키의 영향인지 석연치 않은 점도 많지만, 어차피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겁니다. 어차피 이스가르드의 파멸 때까지 로키는 지루한 실업자 신세이고,그 어느 것에도 개입할 생각 없이 단지 너무나 오랫동안 떠나있었던 삶의 거대한 향연을 즐기고 싶을 뿐이니까요.

성격: 드로우 친구인 아이화’디아즈와 처음 만난 얘기를 하는 쪽이 이해가 빠를 겁니다. 작은 주점에 들른 아이화’디아즈는 분명히 남자녀석인 티플링 바드가 연주를 하며 연신 자신을 보고 윙크하고 웃어주자 조금 당황했지만, 어차피 별별 일이 다 있는 시길인지라 놀랄 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바드 녀석이 멋대로 건너편 자리에 앉아 자신에게 작업걸기 시작하자 남자에게 취미 없다고 정중히 얘기하는 걸로 끝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바드가 ‘여자도 되는데.’ 한마디와 함께 눈앞에서 여자로 변하기 시작하자 더이상 견디지 못하고 술값을 내려놓고 도주했던 것입니다! 등뒤로는 깔깔거리며 박장대소를 하는 ‘여자’ 목소리가 참으로 오랫동안 따라왔다는군요.

재수없는 사건으로 돌려버리면 끝일 수도 있었겠지만, 문제는 또다시 그 바드와 길거리에서 떠억하니 마주쳤을 때였습니다. 한마디로 거.머.리. 이름을 듣고는 제멋대로 ‘아이화’로 줄여버리더니만 직업이니 당파니 출신지니 꼬치꼬치 캐묻는 티플링 그림자를 진종일 달고 다닌 끝에… 기묘하게도 아이화’디아즈에게는 친구가 생겨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짜증나게 굴고 정신머리라고는 하나도 없지만… (이름을 물어보자 ‘백합의 왕자’에서 시작해 ‘노래하는 백조’ ‘쌍현의 시인’ ‘시길의 종달새’ 등등 본명 빼고 다 나왔다고 합니다..ㅡㅡ;;) 비록 민박 알아보라니까 하늘을 가리키고, 지붕은 안된다니까 손잡고 사창가로 안내하는 녀석이긴 해도, 그의 잃어버린 사랑 이야기에 함께 슬퍼하고 되돌아갈 수 없는 길에 대한 회한을 함께 나눌 수 있었던, 그런 친구.

뭐, 이쯤 되면 짐작하고도 남겠지만 우선 장난기가 아주 많습니다. 때로는 심할 정도로… 또한 센세이트다운 건지 본인다운 건지, 모든 종류의 욕구표현과 충족에 있어 죄책감이나 수치심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천진하달까요. 중성적인 데가 있어서 그런지 어린애 같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다정다감하긴 한데 어디까지가 진심이고 어디까지가 공연일까 좀 미묘한 데가 있기도 한…

또 자웅변화가 가능한 신체의 호르몬 균형에 문제가 있는지,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성격은 불안정합니다. 몇시간 동안이나 심각한 철학 토론을 하다가 돌아서서는 순식간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그냥 가버린다든지, 한동안 떠벌떠벌거리며 신나게 잘 놀다가 갑자기 착 가라앉은 기분이 되어 냉소적인 대사만 툭툭 던진다든지… 그러면서도 한편 주변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고 싶다는 욕구는 거의 필사적이고, 육체관계를 감정적 문제 해결의 지름길처럼 생각하는 면이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그 예쁜 눈과 맑은 목소리와 호쾌한 웃음소리 뒤에 진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가장 문제일지도. 내면의 공허를 감추기 위해 외부적 쾌락에 빠져버리는 센세이트의 함정… 거기서 빠져나오기 위해 로스카르는 참 많은 개인적인 노력을 하고 많이 변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건 아마도 가장 두려워했기에 가장 값진 모험일지도요. 그 길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쓰다 정말 두서없는 글이 돼버렸군요..ㅡㅡ;;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