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원의 파수견 예시 마을 : 두 아내

이전에 소개했던 ‘믿음의 아이들’과 함께 제가 자주 써먹었던 포도원의 파수견용 마을인 ‘두 아내’ 입니다. 팟캐스트 <탁상예능> 34~36화에서도 소개했지요! (링크)

두 아내는 믿음의 아이들보다 좀 더 무겁고 심각한 주제를 다뤘으니, 성인분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포도원의 파수견_두 아내

 

 

크툴루의 자취용 사교 집단 : 구원의 빛 교단

Torche-Vivante

 

by Robin Laws

 

크툴루의 자취용 사교 집단 (원문은 여기에서)

인간이 최초의 불꽃을 바라보면서 숭배하는 감정이 생긴 이래, 기존 종교 내부에서는 크투가를 비밀리에 섬기는 사교 집단이 형성되어 젊고 열렬한 신자들을 유혹해 불꽃의 희생물로 바치곤 했습니다.

오늘날 서구 사회에서는 이러한 사교의 모습이 “구원의 빛 교단”으로 나타납니다.

프랑스의 기사이자 신비주의자, 그리고 연쇄살인마인 질 드 레가 사랑하는 전우 잔 다르크가 화형된 다음 세운 이 교단은 잔 다르크의 화형 장면을 사악하게 모방하여 의식으로 다시 구성했습니다. 질 드레가 1440년 교수형을 당한 후에도 교단은 살아남아서 가톨릭의 가면을 쓰고 명맥을 이었습니다. 교단은 메릴랜드 주가 설립된 직후 미국으로 건너와 식민지 내에서 드문 가톨릭교도들의 피난처 중 한 곳으로 정착했습니다. 이곳에서 교단의 지도자는 자신들의 신성모독적인 의식이 사람들에게 좀 더 널리 받아들여지게 하도록 성공회 교단으로 위장했다가, 현재는 수상쩍은 개신교 종파 중 하나로 모습을 보입니다.

1930년대에, 조사원들은 가톨릭이나 개신교 내에 숨은 사교 집단의 지부를 발견할 것입니다. 일부는 선량한 신도들 사이에 숨어있고, 다른 지부는 전원이 모두 사교도일 것입니다.

교단의 지도자들은 종종 고결하고 존경받는 성직자들 밑에서 일하는 평신도로 가장하여 사춘기 전의 아이들에게 종교적인 광신을 심어주면서 핵심 의식을 준비합니다. 비록 내성적이고, 똑똑하며, 인정 받기 원하는 소녀들을 찾는 편이 더 성공 확률이 높지만, 교단은 감수성 예민한 소년들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지도자들은 희생양들에게 기도와 찬송가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의식에 적합한 사람이 되도록 준비시킵니다. 이 기도와 찬송가는 그 지역의 언어로 전통적인 종교적 정서를 담은 내용이지만, 동시에 인간이 탄생하기 전의 언어가 섞여 있어서 암송하는 이를 크투가에게 속박시킵니다. 사교도들은 이 광기 어린 예배에 희생양들을 2~3년 정도 노출시킨 다음, 결국 희생양 자신이 저절로 불꽃에 휩싸이는 마지막 의식을 가르칩니다. 별들이 제자리를 찾을 때 불꽃은 크투가의 미약한 현신으로 변모하며, 사교도들은 이 현신을 속박하려 시도합니다.

의식이 마지막 절정에 치닫기 전, 희생양이 된 아이들은 때때로 자신과 크투가 사이에서 점점 연결고리가 강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정신이 변질된 아이들은 교단의 지도권을 얻습니다. 최소한 희생의 날까지는 말입니다. 그 외의 경우 교단의 지도권은 최근 자신의 자식을 우주의 불꽃에 바친 부모가 얻습니다. 지부 내에서는 최근 아이들을 바친 부모들과 신선한 희생양들을 바쳐 출세하려는 야심가들 사이에서 경쟁이 벌어지며, 이 때문에 때로 지부가 분열되거나 외부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분포 : 매우 드물고 여기저기 흩어졌지만, 전 세계에 퍼졌습니다. 해당 지역의 주요 종교에 맞춰 겉모습을 바꿉니다.

연결 고리 : 어느 이혼한 부모 하나가 조사원들에게 와서 자신의 아이가 양부모에게 맡겨진 이래 눈빛이 멍해지고 종교적인 광신에 빠졌다고 되었다고 걱정스럽게 이야기합니다.

사교도의 대응 : 사교도들은 의식에 바칠 마지막 후보자에게 쏟아야 할 시간을 낭비하지 않은 채로 정체가 들통나는 것을 피하려 합니다. 이들은 존경 받는 시민이라는 겉모습을 이용해 수사를 방해하며, PC들이 끔찍한 진실에 너무 가까이 접근하면 마지막 수단으로 주도면밀하고 흔적이 남지 않는 폭력을 사용합니다.

포도원의 파수견 예시 마을 : 믿음의 아이들

포도원의 개_믿음의 아이들

제가 만든 포도원의 파수견 마을 중 하나인 울프스플레인 교구입니다.

단편 플레이에서 자주 돌렸고, 그때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곤 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이전에 만들었던 마을들을 다듬어서 올리겠습니다!

 

 

 

스프롤(Sprawl) : 섀도우런(-마법)의 AWE 버전 사이버펑크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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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PDF로 출시된 사이버펑크 RPG인 스프롤(링크)을 죽 훑어봤습니다. 

스프롤은 사이버펑크물, 그 중에서도 불법적인 의뢰를 수행하면서 거대 기업과 대립하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집중한 RPG입니다. 제목에서 말했듯 아포칼립스 월드 엔진(AWE)를 사용하고요. 모든 규칙이 이런 이야기를 만드는데 집중되어 있네요.

1. 플레이북

스프롤에서는 사이버펑크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캐릭터 유형들이 등장합니다.

  • Driver : 각종 차량과 드론을 조종합니다.
  • Fixer : 각종 연줄과 친구들, 부하들을 동원해 임무에 필요한 정보와 자원을 얻습니다.
  • Hacker : 컴퓨터 네트워크의 전문가입니다. 당연히 해킹 규칙도 별도로 있습니다(그렇다고 아주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 Hunter : 거리를 떠돌면서 각종 정보를 모으고, 원하는 것을 찾습니다.
  • Infiltrator : 변장과 침투의 전문가입니다.
  • Killer : 전투와 암살의 전문가입니다.
  • Pusher : 자신의 신념과 이상을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고 독려합니다. 록커나 사이비교주, 활동가 등등을 생각하면 됩니다.
  • Reporter : 언론의 힘으로 정보를 파헤치는 기자와 저널리스트입니다.
  • Soldier : 현장에서 팀을 이끌고 작전을 수립하는 행동대장입니다.
  • Tech : 각종 장비를 마개조하고 물자를 지원하는 기술자입니다.

당연히 플레이어들이 어떤 종류의 캐릭터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도 달라집니다. 드라이버가 있다면 빠른 차량 추격전과 드론 전투가 등장할 것이고, 해커가 있다면 반드시 매트릭스에서 벌이는 전투가 등장할 것입니다.

 

2. 기업 만들기

스프롤은 AWE RPG답게, 배경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 어떤 기업들이 등장하는지 다같이 정합니다. 이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기업도 이 단계에서 정하는데, 각 기업마다 ‘카운트다운 시계’가 있어 PC들이 해당 기업에 맞서 적대적인 행동을 할 때 이 시계가 조금씩 진행됩니다. 시계가 00:00까지 진행되면 해당 기업과 목숨을 걸고 맞서 싸우든가, 돈과 명성의 손실을 감수하고 당분간 잠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PC들이 하는 임무는 언제나 기업의 분노를 사는 일입니다.

 

3. 정형화된 임무 구성

스프롤의 임무는 아래와 같이 여섯 단계로 구성됩니다.

  1. 의뢰 받기 :  계약 조건이나 난이도가 정해집니다.
  2. 정보 수집 : 본격적인 작전에 들어가기 전에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장비를 획득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얻은 정보와 장비는 작전 실행 단계에서 유용하게 쓰이지만, 이 단계에서 실패를 많이 할수록(카운트다운 시계가 많이 진행될수록) 작전 실행 단계가 어려워지고, PC들의 정체가 기업에 노출됩니다.
  3. 작전 실행 : 작전을 수행하는 단계입니다. 임무의 성공과 실패가 정해집니다. 이 역시 카운트다운 시계 규칙을 사용해서 시계가 00:00까지 가면 임무가 실패합니다.
  4. 보수 지급 : 보수가 얼마나 두둑한지, 함정은 없는지 등등이 정해집니다.
  5. 기업의 앙갚음 : 앞서 진행한 단계에서 PC들의 정체가 지나치게 밝혀지면 기업의 보복이 들어옵니다.
  6. 싸울 것인가 숨을 것인가? : 기업이 숨통을 죄여올 때, 맞서 싸울지 숨을지 정해야 합니다.

 

4. 장비

스프롤은 사이버펑크 RPG답게 장비 규칙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물론 섀도우런처럼 엄청나게 빽빽한 수치가 있지는 않지만, 이야기 속에서 캐릭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얼마나 피해를 입힐 수 있는지, 어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지 등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5. 매트릭스

사이버펑크이니만큼 매트릭스, 즉 사이버스페이스를 이용한 해킹과 액션 규칙도 당연히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해커가 본격적으로 활동한다면 유용하게 쓸 수 있겠네요. 물론 그냥 돈 주고 해커를 고용하는 걸로 끝낼 수도 있습니다.

 

6. 그래서…

앞서 말했듯, 스프롤은 “프리랜서들이 익명의 의뢰인에게 임무를 받아 불법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플레이”에 특화된 RPG입니다. 물론 다른 종류의 이야기로 개조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상당히 많은 부분을 뜯어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보는 사람에 따라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저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던전월드가 D&D를 AWE로 재해석했다면 스프롤은 섀도우런을 판타지 부분만 빼고 AWE로 재해석한 느낌인데, 이후 나올 추가 서플리먼트인 “Touched”는 이 세계에 마법적인 현상이 강림해서 각종 이종족이 탄생하고 마법이 등장하는 미래 세계를 플레이할 수 있는 규칙을 소개한다고 합니다(…). 섀도우런을 해보고 싶었지만 너무 빡빡한 규칙에 절망했던 분들은 스프롤로 즐겨도 좋을 것 같네요.

캐릭터의 이야기는 플레이로 생명력을 얻습니다.

며칠 전 주말의 괴물(Monster of the Week) 단편 OR을 했는데, 캐릭터의 배경은 실제로 플레이에 등장해야 생동감을 얻는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마스터링을 해 주신 머스터드젤리님과 같이 플레이해 주신 호경님, 퐁당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단편은 타천사들과 싸우는 플레이였는데, 제 캐릭터는 우연히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얻어서 목숨의 위협을 받는 음모론 덕후였습니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타천사들에게 성물을 탈취당하고 동료들을 잃어서 복수를 꿈꾸는 수녀와, 세상에 닥칠 위험을 예견한 마녀였죠.

셋 중에서 제 캐릭터가 가장 초자연적 요소와는 거리가 먼 일반인에 가까웠지만, 실제 플레이 동안에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무척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첫 장면에서 제 캐릭터의 배경 이야기가 플레이로 생명을 얻은 덕분입니다.

다른 캐릭터의 배경 이야기는 ’그런 일이 있었다’ 정도로 언급이 되는 수준이었고, 플레이어가 직접 언급을 해야 플레이에 드러났지만,  제 캐릭터는 첫 장면에서 그 단서 때문에 친구들을 잃고, 목숨의 위험을 받았습니다. 또한 플레이의 상당 시간을 잃어버린 단서를 되찾기 위한 모험에 할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욱 생생하게 친구들을 잃은 슬픔이나 복수심, 천사들에 대한 두려움 같은 롤플레이가 더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WOD에는 처음 플레이를 시작하는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이해하기 위해 플레이어와 스토리텔러가 일대일로 서막(Prelude) 장면을 가집니다. 사실 WOD를 제대로 해보지 못해서 그 중요성을 지금까지는 잘 몰랐는데, 이번에 왜 서막 장면을 플레이해야 하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플레이에 직접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의 배경이나 과거는 자세하게 만들 필요도, 지나치게 많이 만들 필요도 없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RPG에서 각종 배경과 설정은 식재료입니다. 플레이는 요리하고 먹는 과정입니다. 맛있는 음식은 식재료를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만들어집니다. 또한 식재료의 양이 많으면 쉽게 요리를 만들 수 있지만, 음식은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합니다. 그 이상 준비는 낭비일 뿐입니다.

안전한 플레이를 위해. X-카드를 사용해 보세요!

RPG 플레이를 하는 중 심기가 불편해지는 경험은 누구든지 한 두 번씩 느껴봤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 자신이 믿는 신념이나 신앙을 크게 조롱하는 내용이 나왔을 때.
  • 불편할 정도의 과도한 성적, 폭력 묘사가 나왔을 때
  • 이전에 겪은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소재가 나왔을 때
  • 전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거나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내용이 나왔을 때.

당연히 저도 겪어봤고, 이 때문에 플레이를 망친 적도 있습니다.

존 스타브로폴로스는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X-카드”라는 규칙을 제안했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플레이 중 심기가 불편한 내용이 나오면 누구든지 인덱스 카드에 X자를 그은 다음 들어 올리거나, 테이블 중앙의 X자 카드를 툭 칩니다. 그럼 마스터든 플레이어든 다 같이 의논해서 해당 내용을 수정합니다.” 라는 내용입니다. 내용이 무척 재미있어서 간단하게 개념을 소개해봅니다.

 

어떻게 쓰는가? (조금 자세하게 풀자면)

우선 플레이를 진행하는 사람은 플레이를 시작하기 전에 아래처럼 이야기합니다.

“도움이 좀 필요해요. 다같이 재미있게 즐기는 플레이를 하려면 여러분 도움이 필요합니다. 플레이 중 어떤 이유로든지 마음이 불편해지면 (인덱스 카드에 X자를 긋습니다) 이렇게 들어 올려주세요. (X자 카드를 테이블 한 가운데에 놓고) 이렇게 카드를 가볍게 툭 쳐도 됩니다. 왜 카드를 사용했는지는 설명할 필요 없어요. 이유는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카드를 들어올리거나 치면, 해당 내용을 수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문제가 있다면 누구든지 잠시 플레이 중지를 요청한 다음에 개인적으로 이야기해주세요. 좀 우습게 들리겠지만 X-카드 규칙을 사용하면 다 같이 재미있는 게임을 할 수 있어요. 게다가 보통 저도 이 카드를 많이 써요. 여러분 전부한테서 저를 지키려고요! 모두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그 다음에는 평상시처럼 플레이하다가, 불편한 내용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X-카드를 사용하세요. 어떤 내용이 X-카드를 받았는지 모르겠다면 카드를 사용한 사람에게 몰래 물어보세요. 그리고 X-카드는 개인적으로 불편한 내용에만 사용해야 하며, 다른 이유로(다른 사람을 놀리기 위해, 게임의 내용을 되돌리기 위해 등등) 사용하지는 마세요. 그리고 X-카드를 쓰면 된다는 이유로 쓸데없이 내용을 막장으로 만들지 마세요.

시간이 나면 전문을 번역해보고 싶네요. 무척 괜찮아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찾아보세요 : http://tinyurl.com/x-card-rpg

코티즌 – 섹스와 사회를 다룬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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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티즌(Courtesan)은 17세기 말~20세기 초의 영국 화류계를 다룬 RPG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각각 Courtesan, 즉 고급 기녀(혹은 기생, 매춘부 등등 부르고 싶은 대로)가 되어서 활동합니다. 당연히 성인용 RPG이지만, 내용은 무척 알차네요. 제작자는 역덕, 페미니스트, 성노동자,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처럼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 윤리학자, 그리고 변태(!)들에게 이 게임을 권합니다.

그래서 내용을 훑어보면…

코티즌은 이 당시 기녀의 삶을 롤플레잉하는 RPG입니다. 각 기녀는 출신에 따라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각각 장점과 약점이 있습니다. 플레이에 들어가면 기녀는 1. 여러 가지 방식으로 후견인을 만나고 2. 만나기 시작한 후견인을 어떤 수단으로든(대화로든, 춤으로든, 몸으로든) 만족시키며 3. 라이벌 기녀들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공격하고 4. 친구들을 돕습니다.

플레이 방식은 안방극장 대모험이나 시노비가미처럼 플레이어들이 돌아가면서 장면을 여는 방식인데,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장면마다 위의 네 가지 일 중 하나를 하고(각각의 일마다 세부적인 항목이 별도로 있습니다) 적당한 능력치로 판정합니다. 성공하면 명성이나 부 같은 경제적, 사회적 자산을 쌓으며 든든한 후견인도 얻습니다. 물론 실패하면 그에 따른 페널티도 있고요.

플레이어들이 돌아가면서 두 번씩 장면을 연 다음 GM이 조종하는 GMPC인 Landlady(창관을 관리하는 마담입니다)가 장면을 열면 한 라운드가 끝나고, 일곱 번째 라운드 마지막에는 사이프리안 볼, 즉 기녀들의 무도회가 열리면서 한 시즌, 대략 1년의 이야기가 끝납니다. 플레이도 여기서 일단 끝나지요.

플레이가 끝난 다음에는 지금까지 번 자산을 투자해 능력을 올리거나, 자서전을 쓰거나, 왕실에 연을 대거나, 보기 싫은 사람을 몰락시키거나, 거물들을 설득해 법안을 세우는 등 여러 활동을 합니다. 그리고 판정 결과에 따라 어쩌면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을지도 모릅니다(물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규칙도 있습니다. 심지어 대리모 같은 규칙도요!).

코티즌은 상당히 가혹한 게임입니다. 기녀들은 출산 중에 죽을 수도 있고, 혹은 모든 자원이 바닥나 죽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아이가 죽어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지요. 다행히 운이 좋으면 아이의 아버지와 결혼해서 화류계에서 손을 씻고 나갈 수도 있습니다. 추가 규칙을 적용하면 더욱 가혹합니다. 후견인의 성난 아내가 공격하거나, 각종 질병에 걸리거나, 약물에 중독되는 등의 문제가 PC들을 기다립니다.

비록 엄-청 취향을 탈 수밖에 없는 소재의 RPG이지만,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해보면 무척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자료집인 Courtesans: The Weird and the Wonderful 에서는 섹시 뱀파이어와 판타지, SF 배경으로 플레이하는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퀼 – 편지 쓰는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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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 Quill : A Letter-Writing Roleplaying Game for a Single Player)은 스콧 멀트하우스가 만든 1인용 RPG입니다. 제목 그대로 플레이어는 깃털펜으로 유명인사에게 편지를 쓰는 인물이 됩니다.

어떻게 플레이하느냐고요? 편지를 쓰면 됩니다. 물론 게임 규칙에 따라서 말입니다.

퀼에서는 세 가지 능력을 판정에 사용합니다.

필체(Penmanship) : 글씨를 얼마나 아름답게 쓰는가?

문장력(Language) : 단어를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가?

감정(Heart) : 문장에 얼마나 마음을 잘 담는가?

판정 방식은 6면체 주사위를 굴려 주사위 중 하나라도 5~6이 나오면 성공인데, 능력치가 Poor면 주사위 하나, Average면 두 개, Good이면 세 개를 굴립니다.

플레이어가 선택하는 캐릭터는 각각 Good, Average, Poor 능력치를 하나씩 가집니다. 수도승은 필체는 좋지만 감정을 전달하는 데 약하고, 기사는 감정 전달을 잘하지만 문장력이 떨어지는 식이지요.

또한 플레이어는 영감, 화려함, 감정 증폭 등 기술 중 하나를 선택해서 플레이 중 한 번 선택한 판정에 주사위 하나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퀼에는 몇 가지 시나리오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각 시나리오는 편지를 왜 쓰는지 상황을 소개하고, 해당 시나리오에서의 특수 규칙, 그리고 해당 시나리오에서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단어로 나누어 집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상황 : 좌의정의 셋째 자제가 장원 급제를 해서, 여러분은 좌의정에게 축하 편지를 씁니다.

특수 규칙 : 신중하게 써야 합니다. 문장력 판정은 항 상 두 번 굴려서 무조건 나중 결과를 써야 합니다.

필수 단어 : (천박한 단어 / 고상한 단어)

개똥이 / 어르신의 자제분

발정 난 녀석 / 영웅호색

몽둥이가 약이군요 / 사랑의 매로 품행을 바로잡으셨군요.

열공해서 / 학문에 정진하여

출셋길 / 등용문

기타 등등.

 

게임 기본 규칙

1. 다섯 문단으로 씁니다.

2. 문단을 끝낼 때마다 필체 판정해서 성공하면 1점을 받습니다.

3. 각 문단에는 필수 단어가 하나씩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필수 단어를 사용할 때마다 문장력 판정. 성공하면 고상한 단어를 사용해서 1점. 실패하면 천박한 단어 사용해서 0점을 받습니다.

4. 필수 단어에 미사여구를 덧붙이려면(똑똑한, 아름다운, 붉게 물든, 열심히….) 문장력 판정을 하기 전에 감정 판정을 먼저 합니다. 감정 판정에 성공하면 미사여구를 덧붙일 수 있습니다. 만약 문장력 판정에도 성공해서 고상한 단어에 미사여구를 사용하면 2점을 받지만(영민하신 어르신의 자제분), 문장력 판정에 실패해서 천박한 단어에 미사여구가 붙으면(영민한 개똥이) 불쾌감을 주어서 오히려 -1점을 받습니다.

5. 플레이어는 편지를 다 쓴 후 종합 점수를 계산합니다.

5점 이하 : 상대는 편지를 읽고 심한 모욕을 느낍니다. 아마 플레이어에게 해를 입힐 것입니다.

5~7점 : 상대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입니다.

8~10점 : 상대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11점 이상 : 상대는 편지에 감명을 받고, 여러분에게 큰 호의를 베풉니다.

위 시나리오에서는 5점 이하라면 아마 좌의정이 무척 화를 내면서 여러분에게 해코지를 할 테고, 11점 이상이면 여러분에게 무언가 큰 선물을 하겠지요.

이런 게임입니다. 사실 위 규칙만 안다면 직접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상세한 규칙과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편하게 한국어로 보고 싶다면, 인디 RPG 번들을 지원해 주세요! ㅎㅎ (링크)

dirover님이 쓰신 안방극장 대모험 체험기.

이번 1월 31일에 실시한 인디RPG번들 체험 이벤트에서 같은 테이블에 앉아 안방극장 대모험을 플레이해 주신 dirover님의 리뷰입니다.

그냥 댓글로 남겨두기에는 아까워서 허락을 받고 여기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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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 쓸만한 곳이 없어서 여기에 후기를 씁니다.

저는 사전플레이 이벤트에서 위시송 님이 마스터링하시는 안방극장 대모험을 했습니다. 플레이어는 저 포함 세 분이었고, 처음에 소재나 장르, 등장인물, 방송시간대, 심의기준, 주연의 시즌 내 비중 등과 함께 플레이어가 맡을 주연 배우를 정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굉장히 TV드라마를 만드는 극작가와 PD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 다음 파일럿 플레이를 합니다. 이 플레이는 단순히 1화를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작성한 설정들과 캐릭터 및 이야기가 부합하는지, 그리고 참가자들이 원하는 것(장르적 재미나 연출 등)은 어떤 것인지를 맞추기 위한 플레이입니다.

플레이 자체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1에서 4막까지 한 막에 각 플레이어가 장면을 하나씩 연출하는 식으로 돌아갑니다. 각 장면은 플레이어가 주연배우가 되어 캐릭터의 목적 달성을 위한 플롯 장면을 할 것인지, 캐릭터의 갈등에 초점을 두는 캐릭터 장면을 할 것인지를 선택하고 장면을 연출합니다. 이 룰의 마스터는 PD로서, PD는 이러한 장면의 배경 및 등장인물들을 연출하고 롤플레잉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여기서 의견을 낼 수는 있으나 최종적인 결정은 PD가 합니다. 이 또한 드라마를 제작하는 룰다운 면이 있습니다.

각 장면을 진행하면서 PD는 최대한 갈등이나 대립 상황을 유도하고 판정을 하게끔 합니다. 판정은 트럼프와 유사한 카드를 PD와 장면 플레이어가 갖고 서로 숫자나 색을 비교하여 합니다. 이 때 PD는 예산을 써서 카드를 더 받을 수 있고(판정을 어렵게 하여 더 극적으로), 플레이어는 캐릭터의 능력이나 연줄, 팬레터 등을 사용하여 카드를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때 다른 플레이어도 팬레터 등을 지원해줄 수 있습니다. 카드가 많은 쪽이 판정에 이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파일럿 플레이는 일정의 합의만을 전제로 진행되기 때문에 서로의 기대가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번 플레이에서는 인물 간 갈등에 초점을 두느냐, 사건의 해결에 초점을 두느냐 하는 부분, 장르적인 면 전부 기대가 달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밌는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서로의 기대를 막 중간 중간에 조율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것을 원하는지, 이러한 소재는 괜찮은지 등. 결국엔 플레이를 해나가다보면 많은 점을 합의하고 일치시킬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파일럿 플레이는 그야말로 시즌제 드라마의 파일럿 에피소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피아스코의 배경세트를 직접 만든 것과 같이 앞으로의 중장편 시즌의 밑거름이 됩니다. 참가자들은 이 파일럿 세션을 1화로 정할 수도 있고,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더욱 조율하여 다시 1화를 플레이하기로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쪽이든 이후 중장편 플레이는 더욱 재밌어질 것입니다.

최신의 서사 위주 룰들은 안방극장 대모험처럼 파일럿 플레이 같이 세션 하나를 통해 합의를 보진 않고, 게임 외적으로 해결한 후 플레이에 돌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룰들은 그런 장치를 아예 깔고 들어가서 단편에서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피아스코가 있습니다.

그러나 파일럿 세션은 플레이이기 때문에 이것에 들인 시간만큼 더욱 많은 점들을 깊이 있게 합의하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충분히 조율된 참가자들끼리 중장편의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순히 단편으로서는 파일럿 플레이 자체가 본격적인 플레이를 들어가기 위한 사전 합의 단계이다보니 만족스럽게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룰에서 의도하는 바이고 불만족스럽게 되어도 그게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그 자체를 단편 플레이로 삼는다 하면 극적인 재미와 완결성을 동시에 챙기기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저는 다른 참가자와 기대가 다르다보니 계속 작가적 시점으로 이야기를 고민해야해서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물론 이는 파일럿 플레이 이후에는 해결이 됩니다만, 이 룰을 통해 파일럿을 단편으로서 재밌게 즐기기 위해서는 PD의 지침이나 조율이 상당히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식 시즌제 드라마를 거의 완벽하게 구현하는 정말 멋진 룰입니다. 중장편 플레이에 최적화되어 있고, 참가자들의 기대가 일치하면 멋진 드라마 한 편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에 대한 재미도 충분히 보장하는 룰입니다. 시즌을 설정하고 진행하는 방법이나 예산, 팬레터 등의 요소들은 참가자들이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극작가이자 배우임라는 느낌을 확실히 줍니다.

다른 분들도 즐겨보셨으면 좋겠네요. 실물과 카드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