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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염의 신부 소개글

“젊은 새색시가 추악한 권력가인 푸른 수염의 사내에게 시집갑니다. 그는 신부에게 집을 탐험하라고 말해줍니다. 하지만 하나의 방만은 금지했지요. 결국 신부는 호기심을 못 이겨 그 방문을 열고야 맙니다. 그리고 살해당한 이전 신부들이 끔찍하게 전시된 모습을 발견합니다.”

게임 소개

푸른 수염의 신부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옛날이야기 ‘푸른수염’을 기반으로 한 3~5인용 수사 호러 테이블탑 RPG입니다. 여러분은 남편이 떠난 사이, 호기심에 이끌려 저택을 탐험하는 새 신부입니다. 여러분은 저택의 방과 방을 돌아다니면서 방마다 서린 악몽 같은 기억을 체험하고, 남편의 비밀을 파헤쳐야 합니다. 그리고 최후의 방 앞에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푸른수염을 끝까지 믿는 신실한 신부인지? 아니면 그를 거부하는 부정한 신부가 되어서 집을 뛰쳐나올지, 아니면 호기심에 못 이겨 마지막 방에 들어간 다음 다른 아내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할지? 모두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세션이 끝나면, 이 저택에는 여러분이 직접 만든 아름답고 비극적인 이야기가 남을 것입니다.

하나의 신부, 여러 마음의 목소리. “자매”

그런데, 신부는 한 명인데 어떻게 3~5인용 플레이가 될까요? 플레이어들은 한 명의 신부를 다같이 플레이합니다. 여러분은 각각 신부의 다양한 측면인 “자매”를 플레이합니다. 각 자매는 서로 다른 능력과 주특기를 가지지요. 여러분은 함께 의논을 해서 신부의 행동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듯이, 결국 사람은 여러 가지 마음의 목소리 중에서 무언가를 선택해 따라야 할 것입니다. 푸른 수염의 신부에서는 이런 역할을 주 인격이 맡습니다. 주 인격은 신부 중 “제어권”을 상징하는 반지를 가지는데, 반지를 가진 주 인격은 신부가 어떤 행동을 할지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물론 주 인격은 게임 중에 자주 바뀝니다. 현재 주 인격이 머리를 식히고 싶거나, 피해를 너무 많이 받아서 쉬고 싶거나, 아니면 다른 자매의 특수 행동 때문에 강제로 다른 자매에게 반지를 넘기거나… 이런 식이지요.

게임에 등장하는 자매는…

마녀: 여성만의 비밀스러운 마법을 기쁨으로 삼습니다. 교활하고 힘을 갈구하는 동시에 직관적이고 용감합니다. 두려움 없이 암흑을 받아들이고, 탐구하고, 위험을 감수하지만, 심연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잡아먹힐 수도 있습니다.

숫기: 격렬하고 거친 성정입니다. 문제가 벌어지면 누구보다도 더 정면으로 부딪히거나 폭력을 행사할 자매이지요. 강인한 숫기는 독선적이고 잔인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자매들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강하고, 그들이 다치지 않게 지켜주려고 뭐든 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다른 자매들을 이끌어줘야 한다고 생각되면 끼어듭니다. 자매들이 어머니의 도움을 받고 싶은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의지가 굳고 남을 돌보려는 마음이 강하지만, 권위를 거역하면 어두운 모습이 드러납니다.

요부: 거침없는 육욕의 소유자라는 인상을 주고 싶어합니다. 관능적이고, 주의 깊으며, 사냥 본능도 있죠.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벌여서 신부를 곤란한 지경에 빠뜨리는 일도 빈번합니다.

작은아기: 순수하고 느긋합니다. 뭘 몰라서 대개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그만큼 순진해서 상황을 모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천진한 마음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꼬이기 때문에 이러한 강점이 최대의 약점이기도 합니다.

방 단위의 플레이

캐릭터를 만들었으면, 플레이를 할 시간입니다.

푸른 수염의 신부는 각 장면이 하나의 방으로 나타납니다. 신부는 매 방에 들어가서 그 방에서 옛 신부와 남편에 관한 끔찍한 과거에 접하고, 그 방에 있는 괴물과 악귀, 유령, 사람들과 부딪힙니다.

모든 방은 여성을 억합하는 각종 요소(신체, 모성, 종교, 성)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이 주제를 이용해 신부를 괴롭히고 상처줍니다. 예를 들어 신체가 주제인 방은 신부를 완벽하게 만들겠다고 강제로 수술을 할 테고, 모성을 주제로 하는 방은 학대나 체벌, 책임감 등을 이용해 신부를 괴롭힐 것입니다. 종교의 방에서는 종교적인 정숙함이나 그 반대인 신성모독이나 문란함을 내세울테고, 성은 여성의 성을 중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것입니다.

이런 방에서 신부는 상처를 받고, 힘든 선택을 하고, 역경을 극복한 다음에 이 방에서 있었던 일의 진실을 정합니다. 진실은 보통 이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고, 그래서 신랑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라는 결론입니다. 신부는 남편의 결백을 밝히고 “신의의 징표”를 얻거나, 남편의 잘못을 발견해서 “부정의 징표”를 얻을 것입니다. 방의 진실은 미리 정해진 게 아니라, 플레이어들의 선택에 따라 정해집니다. 플레이어들이 논의를 한 다음, 현재 반지를 가진 신부의 인격이 최종 진실을 정합니다.

물론 때로는 진실을 외면한 채 방에서 도망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겠지요. 게임의 결말에 도달하려면 진실을 밝혀야 하니까요.

게임의 결말: 마지막 방 앞에서.

신부가 신실의 징표, 또는 부정의 징표 세 개를 채우는 순간, 신부는 마지막 문 앞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최후의 결정을 내려야 하지요. 징표에 따라 남편을 믿거나, 부정하고 도망칠 건가요? 아니면 호기심에 못 이겨 원작 동화처럼 마지막 방에 들어갈 것인가요?

남편을 믿기로 선택한 신부는 남편에게 복종하고, 어두운 기억을 어떻게든 견디면서 오래오래 행복한 삶을 삽니다.

부정한 신부는 남편에게서 도망친 다음, 저택에서 겪은 악몽을 마음 속 한 켠에 간직하면서 남은 삶을 살아갑니다.

방에 들어간 신부는 대가를 치르지요. 그리고 저택에서 봐 왔던 다른 신부의 망령들처럼, 이 저택의 악몽이 되어 다음 신부가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때로는 마지막 방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부서질 수도 있지요. 이 경우도 저택을 벗어나지 못하고 망령이 됩니다.

그래서, 왜 이런 걸 플레이하나요?

마지막으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왜 굳이 이런 끔찍한 호러 게임을 플레이하나요? 게임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호러 이야기는 악몽과 오랜 두려움에서 태어납니다. 우리 마음 깊이 숨은 어둠에서 길어 올린 내용이지요. 푸른수염의 신부는 대낮에 기를 펴지 못하는 어둡고 음습한 상상에 힘을 싣고 싹틔워서 꽃피웁니다. 여러분은 내면의 어둠을 소리 내 말할 수 있게 되고, 어쩌면 여러분이 펼친 상상에, 그리고 친구들이 보여주는 상상에 스스로 놀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을 펼치다 보면, 한편으로는 소름 끼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자유로워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마저 겁을 먹을 정도라면 탁자에 둘러앉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죠?

기억하세요! 새집에 도착한 젊은 여성, 신부의 운명을 정하는 주체는 바로 여러분과 친구들입니다. 이 여성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읽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신부 대신 결정을 내리면서 여러분은 이야기의 관객과 작가 역할을 모두 하게 됩니다. 펼쳐지는 공포를 지켜보면서 동시에 반응하지요.

푸른수염의 신부 플레이는 기억에 남는 경험입니다. 모두 함께 어둠 속에서 속삭이면서, 무섭고 불확실한 순간이 오면 주사위를 굴리며 다 같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어떤 영화나 괴담과도 비교할 수 없죠.”

크래시 카트 소개

근미래 디스토피아/사이버펑크 배경의 작품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활극을 펼친 주인공이 정신을 잃은 후 눈을 떠보니 어느 병원 침대 위에서 붕대를 칭칭 감고 있더라… 같은 전개는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들을 후송하는 구급대원들의 활약이 더 흥미진진할 수도 있지요.

(구급기 ‘로미호 78호’)

갈렌 피저의 크래시 카트(링크)는 21세기 말 초거대 스프롤인 캘리포니아 광역대도시 연합, 일명 ‘캘엑시스’을 무대로 한 근미래 구급대원 RPG입니다. PC들은 민간 구급 서비스 회사 “크래시 카트 HQ”의 직원들로, 매일 밤 교대근무마다 긴급출동에 나서 위기에 빠진 고객을 구출해 지정한 장소까지 안전하게 후송합니다. 원문의 설명을 빌리자면 “여러분은 특별히 사이버하지도 않고 펑크하지도 않은, 그저 별탈 없이 근무 시간을 버티려 노력하는 평범한 노동자”입니다.

(게임의 참고자료 중 하나인 조 코넬리 원작, 마틴 스콜세지 감독 <비상근무>.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평범한 구급대원들의 평범하지 않은 구조 활동

구급대원들은 늘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하루하루 펼쳐지는 근무 현장은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매 출동마다 구급대원들은 시속 300km로 비행하는 구급기를 타고 건물 사이를 위태위태하게 날아 몇 분 내로 구조신호 위치로 도착해야 합니다. 무사히 도착해도 끝이 아닙니다. 착륙 현장에는 각종 골칫거리가 가득합니다. 구급대원들은 고객을 노리는 갱단이나 킬러들과(혹은 경쟁사 구급대원들과) 충돌할 수도 있고, 고객이 갇힌 불타는 빌딩 속으로 달려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고객이 크게 다쳤다면 현장에서 수술을 집도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착륙을 마음 편히 할 수 있으면 차라리 낫습니다. 착륙하기도 전에 지대공 미사일의 환영인사를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고객을 태운 다음에도 추적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진땀을 빼거나, 한참 위험한 상황에 느닷없이 연락해와 이런저런 계약상 허점을 물고 늘어지는 고객의 변호사를 상대하며 진땀을 뺄 수도 있습니다. 행여나 구조 과정에서 구급기가 크게 망가지기라도 한다면 격납고 정비원들과 법무팀, 높으신 분들의 곱지 않은 눈총을 견뎌야 할 것입니다.

대다수 직원들은 삼 주 안에 번아웃 증후군에 빠집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이미 몇 달도 전에 그 경지를 지났습니다. 여러분은 돈도, 직업 안정성도 아닌 훨씬 더 큰 무언가를 좇아 일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평범한 사람이 이토록 크나큰 위험을 짊어질까요? 플레이를 통해 알아봐야 합니다. 이 과정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어둠 속의 칼날과 레이디 블랙버드가 결합하면

크래시 카트는 존 하퍼의 ‘어둠 속의 칼날’과 ‘레이디 블랙버드’를 참고해서 만든 RPG입니다. 우선 크래시 카트는 ‘포지드 인 더 다크’. 즉 어둠 속의 칼날 자매작임을 표방하고 있으며, 플레이 구조와 판정 방식을 따왔습니다. 매 근무(매 세션)마다 캐릭터들은 긴급 출동을 나서고, 고객을 구출한 다음 격납고로 복귀합니다. 복귀한 다음에는 막간 활동으로 휴식과 개인활동을 한 다음, 다음 근무에 다시 출동에 나가는 플레이를 반복합니다. 판정 방식 역시 몇 가지 차이점은 있지만 어둠 속의 칼날처럼 처지와 효과를 정한 다음 결과를 알아보는 방식입니다. 다만 크래시 카트에서는 판정을 주사위 대신 플레잉 카드로 하며, 카드 뽑기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게임 규칙에 활용합니다. 이 부분은 잠시 후에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레이디 블랙버드(링크) 역시 크래시 카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블랙버드 공녀와 그 일행이 밀수선 올빼미 호를 타고 정략결혼을 피해 도망치다가 순양함 비탄의 손 호에 잡혔다’라는 초기 상황과 캐릭터가 주어진 레이디 블랙버드와 마찬가지로, 크래시 카트 역시 기본 설정이 어느 정도 정해진 네 명의 캐릭터가 (새로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구급기 로미오 78호를 타고 활약하는 RPG입니다.

플레잉 카드로 보여주는 팍팍한 직장인의 삶,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수면 시간

앞에서 언급했지만, 다른 어둠칼 자매작들과 다른 크래시 카트의 가장 큰 특징은 주사위 대신 플레잉 카드를 판정에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크래시 카트의 카드는 성공과 실패를 나타내는 판정 수단이자, 캐릭터들의 점점 마모되는 의지와 체력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우선 캐릭터들은 판정을 할 때 카드를 뽑습니다. 붉은색 카드만 나오면 실패, 검은색 숫자 카드가 나오면 부분 성공, 검은색 인물 카드(잭, 퀸, 킹)가 나오면 성공, 검은색 인물 카드가 여러 개 나오면 대성공, 이런 식입니다. 이렇게 쓴 카드는 다시 섞는 대신 그냥 버립니다. 즉, 초반 상황이 쉬우면 나중에는 점점 상황이 어려워지는 반면, 초반에 각종 실패에 시달리면 이후 판정에서 극적인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한 버린 카드는 세션이 끝나기 전까지는 카드 더미로 돌아가지 않으며, 특정한 조건이 발동되어야 다시 카드 더미에 섞입니다: 조커가 나오거나, 아니면 캐릭터들이 잠을 자거나.

조커를 뽑으면 상황이 악화됩니다. 픽션 속에서는 무언가 골칫거리가 발생하며, 지금까지 사용한 붉은색 카드(실패 카드)만 전부 카드 더미로 다시 섞입니다. 즉 판정에서 실패할 확률이 훨씬 커집니다.

검은색 카드(성공 카드)를 카드 더미로 다시 섞으려면 막간 동안 조금이나마 눈을 붙여야 합니다. 그러면 버린 검은색 카드 일부가 카드 더미로 되돌아 갑니다. 쪽잠을 자겠다고 선언한 캐릭터는 그 막간 동안 스트레스 해소도, 자기 개발도, 치료도, 그 외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매 막간마다 플레이어들은 잠을 잘지 말지 항상 고민해야겠지요. 끊임없이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서글픔을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캐릭터들의 결말, 두 장의 편지

이토록 고생하며 구조 현장으로 달려가는 캐릭터들은 도대체 무슨 미래를 꿈꿀까요? 플레이어들은 매 세션이 끝날 때마다 두 장의 편지 중 하나를 선택해 한 줄을 채웁니다. 하나는 자신이 미처 구하지 못한 고객의 가족에게 쓰는 위문 편지이고, 다른 하나는 본사에서 제안한 임원직을 승낙하는 편지입니다. 어느 쪽 편지를 채울지는 플레이어 자유지만, 편지 중 하나가 완성되면 플레이어는 그 편지를 보내고 구급대원을 그만둘지, 아니면 편지를 묻어두고 계속 팀원들과 활동을 할지 선택해야 합니다. 두 편지가 모두 완성되면 어느 쪽 편지를 보낼지 선택해야 합니다. 이제 캐릭터의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마지막으로

크래시 카트는 세상을 흔드는 영웅 대신,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부품처럼 일하다가 사라지는 개인을 플레이하는 작은 RPG입니다. 캐릭터들이 아무리 열심히 날고 뛰더라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캐릭터들이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캐릭터 자신의 미래와 이번 출동에서 구할 환자의 목숨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하루 출동을 나서서 난관을 극복하고, 누군가를 구하고, 격납고에 돌아와 편지를 쓰다 보면 영웅담만큼이나 흥미진진하고 풍성한 이야기가 완성되겠지요. 크래시 카트는 바로 그런 RPG입니다.

철의 맹세, 아이언스원(Ironsworn)

이전 마스토돈에 올렸던 아이언스원 읽기 타래를 옮깁니다.

며칠에 걸쳐서 룰북을 보고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이라 약간 횡설수설하는 감이 없진 않습니다!

철의 맹세, 아이언스원(Ironsworn) 읽기 타래입니다.

아이언스원은 AWE를 기반으로 만든 로우 판타지 RPG로, 플레이어들은 강철의 땅을 떠도는 모험자들입니다. 재미있게도, 아이언스원은 혼자 또는 마스터 없이 플레이어들끼리 진행하는 방식도 지원합니다.

목차

1. 기본 규칙: 게임 규칙입니다.

2. 캐릭터 만들기: 플레이북 대신 각종 자산으로 캐릭터를 나타냅니다. 자산은 캐릭터 배경이나 기능, 특성 등입니다.

3. 각종 무브: 여러 상황에서 발동하는 무브들을 소개합니다. 모험, 대인관계, 전투, 고통받는 상황, 퀘스트, 운명 등등 다양한 분야가 있네요.

4. 세계: 명확한 공식 설정 대신 각종 지형과 캐릭터들이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을 나열했습니다.

5. 적과 조우: 마주칠 수 있는 괴물과 동물들 설명입니다.

6. 신탁: 혼자 플레이하거나 마스터 없이 플레이할 때, 마스터를 대신해 플레이어들에게 질문의 답을 해 줄 ‘신탁’ 규칙을 소개합니다.

7. 게임 플레이: 각종 조언과 플레이 원칙, 게임 원리를 더 자세히 설명합니다.

1장: 기본 규칙

아이언스원은 솔로 플레이, 마스터 없는 협력 플레이, 일반적인 마스터-플레이어 방식 플레이를 지원합니다.

기본 세계 설명을 보면, 거친 신천지를 탐험해 나가는 북유럽풍 로우 판타지 느낌이 드네요. 이 부분은 4장을 봐야 더 알 것 같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맹세가 무척 중요한데, 철로 된 물건에 대고 맹세를 한다고 하네요. 각 캐릭터는 처음에 하나씩 맹세를 하고, 플레이 중에도 맹세를 하는데, 맹세를 만들고 수행하는 것 자체가 플레이의 원동력처럼 보입니다.

판정 방식은 d10과 d6을 동시에 사용하는데, 우선 d6을 굴린 다음, 결과에 자기 능력치와 수정치를 더한 결과를 ‘액션 수치’로 삼습니다. 그다음 난관 주사위로 d10 두개를 굴리는데, 액션 수치가 난관 주사위 중 하나보다 높으면 약한 성공, 두개보다 높으면 강한 성공으로 칩니다. 만약 난관 주사위 숫자가 둘 다 같을 경우, 돌발상황이 일어나 이야기에 변화가 생깁니다.

추진력(Momentum)

추진력은 캐릭터가 얼마나 기세가 좋은지 나타냅니다. 추진력은 -6부터 10까지 있는데, 몇몇 무브에 따라, 또는 픽션 속 상황에 따라 추진력이 늘거나 줍니다.

플레이어는 판정이 실패할 때, 추진력을 다시 초기화하는 대가로 추진력보다 낮은 난관 주사위를 성공으로 바꿉니다. 추진력이 7이고 난관 주사위가 5와 8이면 약한 성공으로 바꾸는 식이지요.

만약 추진력이 음수면, 액션 주사위 숫자가 추진력 절대값과 같게 나올 경우 주사위 결과를 0으로 바꿉니다.

진전 칸(Progress Track)

총 10칸으로 된 진전 칸은 캐릭터가 목표 달성(전투, 퀘스트 등)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나타냅니다. 플레이 중 캐릭터가 목표와 관련된 일을 할수록 칸을 채웁니다.

플레이어 스스로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할 때, 난관 주사위를 굴려 현재 진전 결과와 비교합니다. 진전 결과가 더 높으면 성공입니다(약한 성공/강한 성공으로 나뉩니다).

피해(Harm)

피해는 상처나 피로 등을 나타냅니다. 전투 중 적에게 피해를 준다면, 진전 칸을 채우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캐릭터가 피해를 받을 경우, 건강에서 뺍니다. 건강이 0이 되면 피해 견디기 액션을 해서 죽거나 장애를 얻을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트레스(Stress)

스트레스는 정신적  부담과 트라우마입니다. 피해와 유사한 규칙을 사용하지만, 스트레스는 PC만 가지고 있습니다. NPC에게 겁을 주거나 정신적 압박을 가할 때는 별도의 무브를 사용합니다.

그 외에는 자산이나 신탁은 무엇인지 등을 다루고 있는데, 이 부분은 캐릭터 장과 신탁 장에서 설명하겠습니다.

2장: 캐릭터 숨기기

PC들은 용맹과 지성, 결의를 갖춘 용사들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철의 맹세’를 수행하는 자들이지요.

PC들은 ‘용을 죽이겠다’, ‘동생을 찾겠다’ 같은 맹세를 하고 이를 수행하는 퀘스트에 나서면서 명성을 쌓고 사람들과 인연을 맺습니다. 훗날 PC들이 여정을 끝내고 은퇴할 때, 지금까지 쌓은 인연에 따라 결말을 맞이합니다.

캐릭터 데이터

캐릭터 데이터는 능력치, 건강, 정신력, 물자, 추진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대략 어떤 내용인지 알겠지요? 추진력은 앞에서 설명했고요.

다른 AWE와 달리, 아이언스원에서는 플레이북 대신 자산으로 캐릭터를 차별화합니다. 자산은 캐릭터의 배경이나 특수한 능력, 특성으로, 판정에 도움을 주거나 특수한 무브를 제공합니다. 플레이어들은 플레이 중 새 자산을 얻거나 기존 자산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들은 저주나 장애 등 각종 나쁜 상태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상태는 영구하게 남기도 합니다.

3장: 무브

AWE의 꽃인 ‘무브'(혹은 액션)를 다룬 장입니다. 아이언스원은 무브의 수가 무척 많은데, 크게 보면 여섯 종류로 나눕니다.

1. 모험: 세계를 탐험하고, 상황을 조사하고, 위험에 맞설 때 사용합니다. (위험 맞서기, 우위 잡기, 치료, 보급, 정보 수집, 기타 등등…)

2. 관계: 픽션 속 세계 및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할 때 사용합니다(설득, 체류, 결투, 인연 맺기, 기타 등등…). 캐릭터의 은퇴 판정 역시 관계 액션에 포함됩니다.

3. 전투: 무기를 들고 적과 싸울 때 사용합니다. 특히 아이언스원에서는 전투 중 누가 기세를 잡았는지를 보여주는 ‘주도권(Initiative)’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주도권을 잡으면 전투에 좀 더 유리한 무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누가 주도권을 잡았는지는 전투 중 판정 결과에 따라 오갑니다.

픽션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따라, 플레이어는 전투 중에도 다른 종류의 무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4. 고통: 캐릭터가 픽션 속 행동 결과로, 혹은 주사위 결과 때문에 곤경이나 피해를 겪을 때 사용합니다.

5. 퀘스트: 캐릭터가 맹세를 하고, 중요한 단계에 이르고, 마침내 맹세를 성취하거나 포기할 때 사용합니다.

6. 운명: 솔로 플레이나 GM 없는 플레이에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까 궁금할 때 사용합니다. 플레이어들은 궁금한 부분을 질문을 하고, 운명 무브들을 사용해서 대답을 얻습니다. 다시 말해, 운명 무브는 GM 역할을 대신 합니다. 좀 더 자세한 세부사항들을 정할 때는 6장의 ‘신탁’ 부분에 있는 무작위 표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4장: 세계

아이언스원은 어느 북쪽 바다에 위치한 커다란 반도 ‘아이언랜드’를 무대로 합니다. 아이언랜드에 사는 사람들은 두 세대 전, 고향에서 커다란 재앙을 겪고 이 곳으로 쫓겨나 정착한 이들입니다. 겨울은 길고, 토지는 척박합니다.

이번 장에서는

1) 아이언랜드를 아홉 개의 구역으로 나눈 다음 각 구역의 지리/날씨/거주민/생물 특성을 설명하며,

2) 여행 규칙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3) 떠나온 고향, 공동체의 모습, 정치 체계, 종교와 신비, 괴물에 관한 서로 다른 정보를 소개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어떤 정보가 진실인지를 정해 이 세계의 기본 내용을 확정합니다.

AWE 자매작들이 그렇듯, 아이언스원 역시 배경 부분은 뼈대만 제공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플레이를 하면서 직접 채워야 합니다.

5장: 적과 조우

5장에서는 PC들이 마주칠 아이언랜드의 NPC들을 소개합니다. 이번 장은 D&D의 ‘몬스터 메뉴얼’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이언랜드에서 마주칠 수 있는 상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인간

2) 첫번째 존재(인간 이전에 이 곳에서 살아온 타 종족)

3) 동물

4) 괴수

5) 초자연적 공포

각 NPC들은 던전월드와 비슷하게 각자 특징과 욕구, 전투 전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각자 위험 등급이 있는데, 위험 등급이 높을수록 이기기도 어렵습니다. 1장에서 소개한 진전 칸이 바로 여기서 쓰이는데, 강한 상대일수록 칸을 채우기가 어렵습니다. 판정 실패시 치르는 대가도 커지고요.

대충 이런 식입니다.

귀찮음 등급: PC들의 공격이 성공하면, 진전 칸을 3칸씩 채웁니다. 피해를 받을 경우, PC들은 1점씩 피해를 받습니다.

신화적 등급: PC들의 공격이 성공하면, 진전 칸을 1/3칸씩 채웁니다. 피해를 받을 경우, PC들은 5점씩 피해를 받습니다.

6장: 신탁

신탁은 솔로 플레이나 마스터 없는 플레이에서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사용하는 규칙입니다. 룰북 왈, “신탁은 GM 시뮬레이터가 아니다. 대신, 여러분의 창의적인 해석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라고 합니다.

신탁 규칙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질문을 한다

2) 주사위를 굴리고 표 결과를 본다.

3) 현재 상황에 맞게,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대로 결과를 해석한다.

GM 역시 신탁을 마스터링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신탁은 19가지 표로 구성되어 있어서,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관련 표를 굴리면 됩니다.

표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행동

2) 테마

위 두 가지는 새로운 사건이나 발견 등을 만들 때 함께 굴려서 조합합니다.

3) 지역

4) 장소

5) 바다 및 해안가 장소

6) 장소 특성

7) 정착지 이름

8) 캐릭터 이름

9) 정착지 문제

10) 캐릭터 직업/역할

11) 캐릭터 목표

12) 캐릭터 특성

13) 캐릭터 이름

14) 엘프 이름

15) 그 외 이종족 이름

16) NPC의 전투시 행동

17) 마법 부작용

18) 주요한 플롯 변화

19) 적의 등급

7장: 게임 플레이 파헤치기

좀 설렁설렁했지만 결국 마지막 장이네요. 7장은 지금까지 설명한 규칙을 바탕으로, 어떻게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지 자세히 설명합니다. 마스터 및 플레이어 가이드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번 장에서는 우선 캠페인을 어떻게 시작할지 설명합니다. 캠페인은 다음 단계대로 준비합니다.

1) 캐릭터 만들기

2) 세계의 세부사항 확정하기(선택지 중 ‘진실’을 고릅니다)

3) 캐릭터의 인연 정하기

4) 캐릭터의 기본적인 목표와 동기 정하기

5) 캐릭터가 처음 접할 문제 정하기

6) 장면 준비하기

7) 이 문제를 캐릭터의 첫번째 퀘스트로 만들기 (맹세하기 무브)

각 단계마다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며, 또 어떤 규칙을 사용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하네요. 정말 쉽고 친절합니다.

이번 장은 길고 내용도 다양합니다. 며칠에 걸쳐서 읽겠습니다.

캠페인 시작 조언 다음으로는, 룰과 픽션 사이의 상호 작용을 자세히 분석합니다.

AWE 답게, 아이언스원 역시 픽션에서 시작해서, 룰로 결과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다시 픽션에 반영하는 방식의 플레이를 지향합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아래 사이클을 반복하는 과정입니다.

1) 상황과 플레이어의 의도를 픽션 속에서 구현한다.

2) 무브 중 하나를 선택하고, 주사위로 결과를 본다.

3) 결과를 현재 상황에 반영한다.

플레이어가 고려할 사항:

현재 픽션 속 상황을 보고 이를 룰로 나타내세요. 플레이어가 고려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련이 얼마나 위험한가?

– 어떤 무브를 쓸 수 있고 어떤 무브를 쓸 수 없는가?

– 판정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는가?

마스터가 없는 플레이에서는 불확실한 문제가 생기면 신탁을 굴려 결과를 보고 플레이어들이 논의해서 마음의 드는 결과로 정합니다.

다음은 게임의 핵심인 ‘퀘스트’를 플레이하는 법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아이언스원에서, 캐릭터는 다음과 같이 퀘스트를 진행합니다.

1) 퀘스트 시작(맹세).

2) 캐릭터가 할 일과 마주칠 시련을 정한 다음, 이를 플레이.

3) 극복했다면, “이정표 도착” 무브에 따라 퀘스트 진전 칸을 일정량 채움.

4) 이야기에 어울리게 2번과 3번을  반복.

5) 픽션 속에서 퀘스트를 성취했다 싶으면, 진전 칸을 기준으로 ‘맹세 성취’ 무브를 판정함.

6) 판정에 따라 퀘스트의 최종 결과를 정함.

아이언스원은 위 구조를 반복하면서 이야기를 만드는 게임입니다. 물론 캐릭터는 게임 중 부차적인 퀘스트를 하거나, 서로 연관없는 퀘스트를 동시에 진행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 처할 것입니다. 이러한 이야기 구조 역시 자세히 다룹니다.

이 퀘스트 구조 설명 부분은 아이언스원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네요. 아이언스원을 플레이하는 분은 이 부분을 꼭 정독하세요.

그 다음은 AWE 게임에서 감초처럼 등장하는 플레이 원칙을 설명합니다.

아이언스원에서 가장 핵심적인 원칙은 다음 세 가지입니다.

1) 맹세를 하고, 그 맹세가 성취되는지 깨지는지 지켜보기

2) 가혹한 땅에서 활약하는 영웅적인 캐릭터를 그리기

3) 픽션에서 시작해서 픽션으로 끝내기

그 밖의 원칙으로는 1) GM 없이 협동 플레이를 할 때 2) 솔로 플레이를 할 때 3) GM이 플레이를 관장할 때 지켜야 할 원칙을 각각 소개합니다.

나머지 부분은 추천 플레이어 수(1~4명), 단편 플레이 할 때 팁, PVP 상황 해결법, 기타 추가 규칙, 아이언스원 개조 방법, 플레이 예시 등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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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스원 룰북 읽기가 끝났네요. 정말 독특하고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특히 게임의 핵심인 퀘스트를 진행하고 해결하는 방식이 무척 인상깊네요. 언젠가 솔로 플레이나 협동 플레이로 꼭 해보고 싶습니다.

무림지심(Heart of Wulin) – 무협 멜로드라마 AWE RPG

구입처: https://www.drivethrurpg.com/product/365014/Hearts-of-Wulin

사마천의 <자객열전> 이래, 자신이 믿는 바를 구현하기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바치는 협객들에 대한 동경은 늘 사람들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이후 20세기에 이르러 이들을 낭만화한 무협물이 등장했습니다. 김용, 고룡 등 무협작가들의 손에서 그려진 무협소설에서 비범한 무술 실력을 자랑하는 무사들은 무림, 혹은 강호라고 불리는 독자적인 사회 속에서 자신들만의 정의를 추구하며 은과 원을 쌓습니다. 이 와중에서 극적으로 과장된(그래서 재미있는) 각종 드라마가 펼쳐지지요. 단 한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세상 모두와 대적한다든지, 사소한 원한이 강호를 피바다로 물들인다든지, 누군가를 위해 평생 끔찍한 고통을 감수한다든지…

이러한 무협물은 서양에서도 인기를 얻어 여러 무협 RPG들이 등장했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무림인들의 초인적 능력’을 어떻게 게임적으로 나타내는지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무림지심은 무림인들의 은원에서 만들어지는 드라마를 다루는 작품입니다. 서문에서도 “무림지심은 중국의 장편 무협 멜로드라마를 모방하는 RPG 게임입니다”라고 소개합니다.

내용 구성

무림지심의 구성은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1. 무협물이란?
  2. 캐릭터 만들기
  3. 기본 무브
  4. 플레이북
  5. 갈등과 인연을 다루는 자세한 규칙
  6. 게임 마스터링 가이드
  7. 하위 장르(궁중극, 선협물) 다루는 방법
  8. 무협의 역사적 배경과 각종 대체 배경.
  9. 무협물 전투 묘사 가이드
  10. 각종 참고자료

위 내용을 보면 전통적인 RPG에서 나올 자료(무술 능력, 혹은 기본 배경 세계와 NPC)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림지심은 AWE RPG답게 ‘이 장르의 이야기를 어떻게 연출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다룹니다.

게임은 어떻게 돌아가는가?

무림지심의 플레이 원동력은 다음 규칙에서 발생합니다.

  1. 삼각관계: <아포칼립스 월드>와 마찬가지로, 무림지심에서 각 PC는 다른 두 캐릭터(PC든 NPC든)와 관계를 맺습니다. 이 중 하나는 로맨틱한 관계이고, 다른 하나는 일반적인 관계입니다(무성애 캐릭터는 일반적인 관계 두 개). 이 세 명 사이에서는 무언가 갈등이 있어야 합니다. (“나는 A와 B사이에서 선택할 수 없어.” “나는 A를 좋아해. 하지만 사부 B는 A를 믿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해.” “A는 내 생명의 은인이야. 하지만 내 친구 B는 A에게 부모를 잃었어.”)
  2. 내적 갈등: PC가 자기가 맺은 관계, 또는 개인 문제 때문에 내적인 고통에 시달릴 때, ‘내적 갈등’ 무브가 발동됩니다. 결과에 따라 PC는 상황을 잘 넘어갈 수도 있고, 도망치거나 피해를 받을 수도 있고,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3. 인연 점수: PC들은 플레이를 하면서 여러 사람과 인연 점수를 얻거나 잃습니다. 이 인연 점수로는 상대에게 영향을 주거나, 피해를 치료하는 등의 일을 할 수 있습니다.
  4. 대결: 당연하지만 무림지심은 무협물입니다. 싸움 규칙이 있어야겠지요. 특이하게도 승패는 두 사람의 “격(Scale)”의 차이에 따라서 미리 정해집니다. 주사위는 대결을 하는 동안 캐릭터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알려줍니다.

즉 PC들은 자신들이 맺은 인연에 따라서 고통을 받고,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칼을 맞대거나 설득을 하며, 이 와중에 관계가 변하거나 인연을 쌓고 잃어버리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묻노니, 정이란 무엇이길래 생사를 가늠하게 하는가?”

무림지심을 가장 잘 드러내는 말이 있다면, 당나라 시인 원호문의 ‘안구사’에 나온 위 구절입니다.  <신조협려>의 캐치프레이즈이자, 무협물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문구이지요. 무림지심의 무림인들은 자신의 은원과 감정 때문에 각종 사건을 겪고, 변화해 나갑니다. 그 와중에 관계는 변화하고 감정도 달라지겠지만 이 굴레는 계속됩니다. <아포칼립스 월드>나 <몬스터하트> 같은 기타 AWE RPG와는 다르게, 무림지심에서는 금분세수를 선언하고 은퇴할 수 없습니다. 강호의 은원에서 벗어날 방법은 절대 없으니까요.

불경한 땅(Unholy Land) 소개

 

이전에 모 RPG 게시판에 올렸던 소개글을 옮겨 적습니다.


불경한 땅(Unholy Land)는 역사적 사건에 판타지 요소를 끼얹은 OSR 샌드박스 시나리오입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두고 이스라엘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건들이죠. 물론 성지(Holy Land)를 뒤튼 제목입니다. 현재 드라이브쓰루에서 PWYW로 판매/공개했습니다. (링크)

성경을 본 분들은 알겠지만,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면서 별이 뜨고, 헤롯 왕은 “유다에 새 왕이 태어날 것이다.” 라는 예언자의 말을 듣고 병사들을 보내 근래에 태어난 아이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에서는 판타지적인 내용을 좀 더 추가해서 “히브리의 신 야훼가 자신의 아바타인 예수를 세상에 보내는데 거대한 힘을 쏟아서, 그 여파로 이 세상과 다른 차원과의 경계가 약해지는 바람에 각종 괴물들이 심연에서 기어올라오고, 악마들이 차원의 장막을 뚫고 이 세상으로 침입하려 한다.” 라는 내용이 추가되었습니다.

시나리오 내용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헥스형 지도에서 갖가지 사건들이 무작위로 벌어지는 식입니다. 우선 캠페인 전체 분위기를 소개한 다음, 각종 괴물들과 충돌, 보물, 예루살렘이나 마을에서 들을 수 있는 여러 소문, 주요한 만남 등을 열거합니다.

플레이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PC들이 각 칸으로 들어갈 때마다 주사위를 굴려 6이 나오면 무작위 몬스터(사람이나 동물, 공룡, 악마, 괴물, 언데드)가 등장하고, 예루살렘이나 마을로 들어가면 이런저런 소문을 듣거나 기이한 사건과 조우합니다. 그 와중에 PC들은 잡다한 도둑이나 점쟁이 등에서부터 예수의 피를 노리는 흡혈귀, 시간이동을 해 온 티라노사우르스, 해안가에서 사람들을 공격하는 딥 원 같은 초자연적 존재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아이들을 죽이려는 헤롯 왕의 병사들도 있습니다. 물론 도움이 될 지도 모르는 사건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사-마법사-암살자로 구성된 동방박사와 만난다든가…

PC들이 베들레헴에 들어가 예수와 마리아, 요셉을 발견하면 위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됩니다. 헤롯 왕은 거대한 언데드 군단을 풀어놓고(람세스 대왕이 이끄는 부대입니다!), 별이 있는 곳으로 군대를 이끌도록 유도합니다. PC들은 열심히 도망갈 수도 있고, 이스라엘의 호국영령인 마카베오를 깨워서 이를 막을 수도 있습니다.

불경한 땅은 샌드박스 시나리오치고 양이 작고 읽기가 편합니다. 비록 제가 크리스찬이긴 하지만(…)  이 시나리오에서는 성경에 나온 사건 외의 인위적인 전개는 별로 들어가지 않고 상황만 던진 채로 PC들이 알아서 처리하라는 식이라서 맘 상하지 않고 봤습니다.

사족이지만, 불경한 땅에는 마리아와 요셉은 물론 그리고 아기 예수의 데이터도 있습니다(…)

예수 – AC 10(무력함), HD 1/2 (1HP), #AT 0, D n/a

보호의 아우라 – 누구든 예수를 공격하려면 주문-2 극복판정을 해서 실패하면 그 라운드에 공격 못합니다.

“히브리의 신 야훼의 물리적 아바타지만 지상에 현현하는데 막대한 양의 신성한 마나를 써서, 아이를 지킬 힘이 거의 없습니다.”

종말의 폐허(Ruins of Doom): 던전 탐사를 위한 아곤 플레이세트.

 

 

고대의 예언에 따르면, 고대의 끔찍하고 으스스한 괴물들이 깨어나 인간들을 공격하면서 세상의 종말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 개월 전, 괴물들이 나타났습니다. 왕국은 혼란에 휩싸였고, 언제나 그렇듯 신들은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는 법이니, 두 번째 예언에 따르면 멸망의 날이 오기 전, 충분한 금과 보석을 가지고 천국의 문을 두들기는 자들은 종말을 피해 진홍빛 땅으로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왕국 전역의 모험가들은 사활을 걸고 괴물들이 도사리는 던전과 폐허를 탐사하여 보물을 캐내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이들을 던전 탐사자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종말의 폐허’(Ruins of Doom)는 ‘아곤’의 파라곤 시스템을 사용하는 플레이세트입니다(플레이를 하려면 아곤 룰북이 필요합니다). PC들은 던전 탐사자가 되어 각종 위험이 득시글거리는 던전을 탐사하여 종말의 날이 오기 전까지 최대한 많은 보물을 손에 넣어야 합니다. ‘다키스트 던전’이나 ‘디아블로’를 참조하면 대략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습니다.

종말의 폐허는 섬과 섬을 떠돌아다니며 문제를 해결하는 아곤과 마찬가지로 던전과 던전을 돌아다니면서 보물을 모으는 플레이 방식을 취합니다. 구조적인 차이를 보면…

  • 아곤이 항해를 거쳐 섬에서 모험을 하고 휴식을 취한다면, 종말의 폐허에서는 원정을 떠나 던전을 탐사하고, 마을로 돌아와 몸과 마음과 장비를 재충전합니다.
  • 던전 탐사 도중, 캐릭터들은 캠프를 치고 잠깐 동안 쉴 수 있습니다. 교우 단계도 이 때 이루어집니다.
  • 아곤에서는 영웅들이 신들을 만족시켜서 천계의 보고에 별자리를 채운 다음,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종말의 폐허에서는 던전 탐사자들이 던전을 정복했든 실패했든 무조건 주사위를 굴려 일정 수 이상이 나오면 종말 시계를 전진시킵니다. 종말 시계가 다 차면 종말이 옵니다. 종말이 왔을 때, 캐릭터들이 보물을 얼마나 모았는가 따라 낙원에 갈 수도, 혹은 처참한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주요 규칙 차이를 보면…

  • 별호 주사위 대신 직업(전사, 도적, 주술사) 주사위를 사용합니다.
  • 이름 주사위 대신 레벨 주사위를 얻습니다.
  • 파토스 대신 특성치 저항을 사용합니다(통찰, 체력, 의지).
  • 캐릭터들은 피해와 함께 각종 상태를 얻습니다. 상태는 캐릭터가 던전 안에서 겪는 각종 안 좋은 상황으로, 조금만 쉬면 회복하는 단기 상태부터(배고픔, 목마름…), 영영 고칠 수 없는 영구적 상태(절름발이, 눈 멈, 귀 멈…)까지 있습니다. 상태는 진노 규칙 대신 사용합니다.
  • 위업 대신 장비를 얻으며, 필요한 상황에 사용해서 우위 주사위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장비는 던전 탐사가 끝난 다음 금전을 써서 재충전해야 합니다.
  • 기념품 대신 마법 물품을 얻습니다. 마법 물품은 구입할 수 없으며, 오직 던전을 완전히 정복한 후에 얻을 수 있습니다.
  • 캐릭터들은 원초적 마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마법을 사용할 때마다 레벨 주사위를 굴려서, 높으면 높을수록 유익한 효과가 발동합니다. 낮으면 불리한 효과가 발동합니다.

파라곤 시스템으로 어떻게 자유로운 던전 탐사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해서 제작자에게 물어보니, “기본적인 파라곤 시스템은 ‘GM이 장면을 드러냄→자유 플레이→GM은 장면을 대결로 몰아가는 핵심 질문을 함→대결을 통해 다음 장면으로 넘어감’ 방식으로 플레이가 흐른다. GM은 대결 전 자유 플레이 단계를 원하는 만큼 확장해서 플레이어들이 던전 탐사를 하게 할 수 있다. 비밀문을 찾으면 적과 대치하는 방법도 달라질 것이고, 중간중간 보물 상자를 얻어 우위 주사위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라고 답변을 주었습니다.

종말의 폐허는 무척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스킨을 바꾸고 게임 규칙에 조금 변형을 가하니, 전혀 새로운 느낌의 게임이 만들어졌습니다. 꼭 한 번 해보고 싶네요.

구입처: https://matteosciutteri.itch.io/ruins-of-doom

화이트핵(Whitehack) 3판을 훑어봤습니다.

 

 

최근 세번째 판본이 나온 OSR RPG, 화이트핵을 훑어봤습니다. 화이트핵은 고전 D&D를 모방한 여러 복고풍 RPG와 마찬가지로, 예전 D&D 모험들을 쉽게 돌릴 수 있도록 만든 작품입니다. 다른 OSR과 구분되는 화이트핵만의 큰 특징을 본다면…

세 종류의 캐릭터, 다양한 소속: 화이트핵에서는 날랜 캐릭터(Deft), 힘 센 캐릭터(Strong), 현명한 캐릭터(Wise)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날랜 캐릭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고(판정 이점), 성장이 빠르며, 기습공격에 능합니다. 힘 센 캐릭터는 잘 싸우고 튼튼합니다. 현명한 캐릭터는 마법을 씁니다. 캐릭터를 좀 더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규칙은 ‘소속(Group)’입니다. 화이트핵의 캐릭터들은 ‘엘프’ ‘레인저’ ‘수도승’ ‘남궁세가’처럼 자기 종족이나 직업, 가문 등 명확한 정체성을 정합니다. 모험 중 판정을 할 때 이 소속을 활용할 기회가 있다면(예를 들어 레인저 캐릭터가 자연에서 길을 찾을 때) 판정에 이점을 받습니다.

자유로운 형태의 마법: 화이트핵의 마법은 기존 D&D와 다르게 형태가 훨씬 자유롭습니다. 마법사는 ‘염동력’, ‘언데드 추방’, ‘통로의 악마 패트록’처럼 효과를 명시한 ‘기적’을 레벨에 따라 얻습니다. 이 기적을 사용하려면, 마법사는 자신의 HP를 소모해야 합니다. 원하는 결과가 명시한 효과와 거리가 멀고, 더 강력할수록 HP 소모량도 많아집니다(마법을 만들고, 사용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원래 D&D의 마법을 화이트핵식으로 사용하는 방법 역시 소개되어 있습니다)

“경매” 방식의 대결 판정: 화이트핵은 기본적으로 d20을 굴려 능력치(3~18) 이하를 굴리면 판정에 성공하는 규칙이지만, 추격전이나 장기 시합 같은 길고 복잡한 대결의 경우 “경매” 방식으로 대결을 합니다. 대결에 임하는 참가자들은 각자 d6을 몰래 굴린 다음, 각자 자기가 걸고 싶은 숫자를 번갈아 부릅니다(얼마나 걸지는 자기 마음입니다). 경매는 더 높은 숫자가 나오지 않을 때 끝납니다. 그 다음, 가장 높게 부른 사람부터 d20 판정을 합니다. 판정을 할 때는 자신이 부른 숫자보다 높게 나오되, 자기 능력치+몰래 굴린 숫자 이하로 나와야 성공합니다. (예를 들어 추격전을 할 때 민첩성 14인 사람이 d6을 굴려서 4가 나왔고, 경매 숫자로 7을 불렀으면, 주사위를 굴려 7보다 높게 나오되, 14+4=18 이하로 나와야 판정에 성공합니다. 경매에서 높게 부른 사람이 주사위 판정에 성공하면, 낮게 부른 사람은 자동으로 패배합니다. 만약 높게 굴린 사람이 주사위 판정에 실패하면, 낮게 부른 사람은 자동으로 이깁니다.

명중 굴림: 전투의 명중 굴림 역시 경매 방식과 비슷합니다. 공격자는 d20을 굴려 판정 결과가 자신의 공격 능력치(AV) 이하로 나오되, 상대방의 장갑치보다 높게 나와야 공격에 성공합니다. 다행스럽게도 기존 D20 자매작의 규칙을 더 선호하는 분들을 위해 AC가 높을수록/낮을수록 좋은 전통적인 방식도 수록했습니다.

그 밖의 다른 부분들은 좋은 OSR RPG가 그러하듯, 게임을 더 재미있게 꾸며주는 추가규칙과 조언, 보물과 몬스터 자료, 각종 표들입니다. 무척 알찬 게임이네요.

 

 

새 계약 작품: 서걱대는 모래 소리(A Rasp of Sand)


아주 오래전, 여러분 조상들은 녹음이 무성한 어느 대륙의 해안에서 큰 산맥 사이 계곡을 덮고 있던, 저지대의 어느 젊은 숲 근처에 마을을 세웠습니다.

조상들은 땅과 바다의 정령들에게 새로운 마을을 위한 깨끗한 수원(水源)을 달라고 빌었습니다. 정령들은 물과 식량이 풍족한, 마을을 짓기 좋은 다른 장소들을 환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조상들은 이 숲에 훌륭한 목재가 나고, 산에는 값진 광석이 채굴되며, 바다에는 물고기가 무성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장소를 정착지로 택했지요. 조상들은 정령들에게 계속 간청했으나, 정령들은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상들은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가장 강력한 정령인 ‘깊은 곳의 여왕’은 자신의 왕관을 사원에 두었는데, 이 왕관에는 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조상들은 이 사원이 바다를 내려다보는 높은 산의 꼭대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원을 찾아 왕관을 훔쳤지요. 깊은 곳의 여왕은 여러분 조상들의 오만함에 마음이 상했으나, 창의적이고 똑똑한 인간 아이들을 사랑했기에 왕관을 가져가도록 허락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왕관을 사용했을 때, 여왕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조상들은 큰 호수를 만들었습니다. 불행히도, 솟아나온 물은 자연스럽게 낮은 장소로 흘렀습니다. 깊은 곳의 여왕의 바다 안개와 산의 정령 ‘엘콘트라’의 풍부한 산의 광물 사이에서 태어난 그 숲으로 말입니다. 조상들은 숲을 물에 가라앉혔고, ‘녹색 왕자’라고 불리던 젊은 숲의 정령 역시 빠져 죽었습니다. 어머니인 깊은 곳의 여왕은 분노와 슬픔에 가득 차 인류에게 징벌을 내리기로 맹세했습니다.

그리하여 비가 계속, 계속, 수년간 계속 내렸습니다. 조상들이 물에 휩쓸린 원래 마을을 버리고 근처 산꼭대기로 터전을 옮길 때까지 비는 계속 내렸습니다. 이제 그 산은 여러분이 지금 사는 섬이 되었고, 수평선 너머 여왕의 사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사원으로 가 왕관을 돌려주거나, 돌려주려 애쓰다가 죽을 것입니다. 어떻게 되든, 희생이 치러질 때마다 비는 25년간 지상을 삼키지 않기 때문에, 남은 인류는 이 물이 차오르는 땅에서 언제까지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 채 남은 몇몇 섬에서 근근이 생존할 것입니다.


이야기와 놀이의 새 계약 작품, 서걱대는 모래 소리(A Rasp of Sand)를 소개합니다.

 

서걱대는 모래 소리?

서걱대는 모래 소리는 과거 조상들이 지은 죄 때문에 한 세대마다 희생을 치르는 가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네이브 RPG 기반의 어드벤처입니다. 수많은 희생이 있은 다음, 처음으로 여러분의 가문들은 여러 계승자를 함께 보내 사원 깊은 곳에 머무는 여왕에게 왕관을 돌려주고 죄를 씻으려 합니다. 비록 이번에는 실패하더라도, 분명 다음 세대의 계승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대를 이어 반복하는 로그라이트풍 어드벤처

여러분은 각자 특정 가문의 계승자가 되어 다 함께 깊은 곳의 여왕이 거주하는 사원으로 떠납니다. 모험 중 누군가가 죽으면 희생이 완료되면서 그 세대의 모험은 끝납니다. 나머지 PC들은 은퇴하여 마을로 돌아가고, 다음 세대의 계승자들이 선대의 경험과 지식을 조금씩 물려받아 다시 사원으로 들어갑니다.

 

플레이어들의 숙련을 요구하는, 매번 변화하는 던전

로그라이트를 표방하는 어드벤처답게, 여왕의 사원은 세대마다 매번 모습이 바뀌고 새로운 사건들과 괴물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던전의 패턴을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결국 수많은 위험을 돌파하고 깊은 곳의 여왕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네이브용 OSR 어드벤처

서걱대는 모래 소리는 이야기와 놀이에서 공개한 RPG인 네이브를 위한 어드벤처로, 이 어드벤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와 물품, 마법, 괴물들을 모두 수록했습니다. 여러분은 네이브만 가지고도 완벽하게 서걱대는 모래 소리를 즐길 수 있으며, 원한다면 울타리 너머, 또 다른 모험으로블랙 핵처럼 국내에 번역된 다른 OSR 자매작으로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언제 나오나요?

빠르면 올해, 늦으면 내년에 나옵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낼지, 그냥 낼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가마솥(Stewpot): 은퇴한 모험가들이 주점을 세우고, 마을에 정착해가는 이야기.

‘가마솥(Stewpot)’은 마스터 없는 스토리 게임 RPG로, 플레이어들은 은퇴한 다음 마을에 정착해 함께 주점을 꾸리는 전직 모험가들을 플레이합니다. 이 게임은 ‘모바일 프레임 제로: 파이어브랜드’의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 파이어브랜드는 빈센트 베이커가 만든 훌륭한 RPG이지만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국내에 나온 작품 중 가마솥과 가장 비슷한 느낌을 주는 RPG를 들자면 ‘여왕을 위하여’ 네요(여왕을 위하여는 카드를 뽑으면서 그 질문에 답하고 서사를 쌓다가 마지막 질문에 답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돌아가면서 책에 소개된 십여 개의 미니게임 중 하나를 선택한 다음, PC들의 이야기를 만듭니다. 때로는 플레이어 중 일부가 NPC를 맡아서 플레이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각 미니게임은 “축제날”, “낯선 손님과의 로맨스” “근무시간이 끝난 후”처럼 특정한 상황을 선택한 다음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롤플레이를 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때로는 주사위 굴림이나 카드 뽑기 같은 무작위 요소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승패 요소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훈훈하게 끝납니다. 이 게임의 목적은 평화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거니까요.

초라하게 시작했던 주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멋진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PC들 역시 조금씩 모험가의 때를 벗고 평화로운 삶에 익숙해집니다. 주점에는 요리/분위기/서비스 수치가 있는데, 플레이하면서 점점 증가합니다. 또한, PC들은 처음에 모험가 경력을 세 가지씩 가지고 시작하는데, 미니게임을 하면서 점차 이 경력들을 마을 경력으로 전환합니다. 주점 수치나 PC들의 경력은 일부 미니게임에서 판정 기준/롤플레잉 기준으로 사용합니다. 모든 PC가 자기 모험가 경력을 전부 마을 경력으로 바꾸면 게임이 끝납니다.

가마솥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다른 모험 RPG 캠페인을 마친 다음 그 플레이어들을 데리고 에필로그 식으로 플레이하면 각별한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무척 마음에 드는 게임입니다.

p.s: 다만, 책 제목에 나온 ‘주점 시뮬레이션’이라는 말에 속지 마세요. 이 게임은 이야기를 만드는 스토리 게임이지, 주점의 운영을 현실적으로 구현한 시뮬레이터가 아닙니다.

링크: https://noroadhome.itch.io/stewpot-tales-from-a-fantasy-tavern

 

어둠 속에 나 홀로(Alone in the Darkness) 간단 소개

‘어둠 속에 나 홀로(Alone in the Darkness, 이하 AitD)’는 ‘어둠 속의 칼날’을 GM 없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든 자료집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미씩 RPG와 마찬가지로 GM 역할을 대체하는 ‘GM 에뮬레이터’ 규칙 설명서이지요. 현재 드라이브쓰루 RPG에서 판매 중입니다. (링크)

솔로 플레이를 할 때, 플레이어는 캐릭터가 무슨 행동을 할지, 무슨 말을 할지 상상하면서 플레이를 진행합니다. 그러다가 GM에게 물어볼 일이 생기면 (“혹시 여기 경비병이 있지 않나?” “바즈소 바즈는 벌집한테 무슨 선물을 주었을까?”) GM 에뮬레이터에게 질문을 합니다.

플레이어는 캐릭터한테 유리할 질문을 할 수도 있고, 불리한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혼자서 하는 플레이이고, TRPG에서는 승리도 패배도 없으니, 자유롭게 물어보세요.

AitD의 GM 에뮬레이터는 두 가지 방식으로 돌아갑니다.

  1. 예/아니요 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 플레이어는 해당 질문의 가능성을 스스로 판단한 다음, 가능성이 높을수록 주사위를 많이 굴립니다. 그 중 가장 높게 나온 주사위 수를 봅니다. 결과값이 높을수록 YES에 가깝고, 결과값이 낮을수록 NO에 가깝습니다.
  2. 예/아니요 로 대답하기에 너무 복잡한 질문: d666을 두 번 굴린 다음, 주사위 결과에 따라 나온 아이콘(종, 바퀴, 가마솥, 돈, 성 등등…) 두 개를 서로 조합해서 질문과 가장 어울리는 결과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돈”과 “관” 이라면 “돈을 내고 암살 청부를 했다.” 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AitD의 내용 대부분은 위 규칙을 설명하는 데 쓰이며, 나머지는 솔로 플레이를 할 때 NPC의 반응 판정, 건수 등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설명합니다.

 

그래서…

가격도 저렴해서 한 번 호기심으로 사 봤는데 괜찮네요. 특히 아이콘 부분을 해당 작품에 맞게 수정한다면 다른 RPG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지 꽤 오래 됐는데, AitD로 솔로 플레이나 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