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카페에서 시트 찾기 귀찮아 링크를 이곳에 겁니다.
Category Archives: 내가 하던 놀이
[마우스가드/후기] 질주의 기억

함께하고 헤어진다는 의미: 패스파인더와 룬로드의 부흥

지인들은 누구나 얼마나 가겠느냐고 했지요. 그 ‘나다움’이라는 기대치를 깨보려고 의욕적으로 시작했고, 또 그만큼 좋은 시간도 많았어요. 함께하는 시간의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는 분들의 재치와 실력에는 정말이지 감탄했고, 저를 칭찬해주시고 챙겨주실 때마다 뛸듯이 기뻤답니다.
아이젠가르드 전기 3화

아이젠가르드 전기 2화

나만 싱글이네
아이젠가르드 전기 1화

암흑: 정혼자를 기다리는 록산나의 마음은 그러나 편할 수 없었으니, 왕이 죽은 후 섭정을 맡고 있는 제르문트가 자신의 야심을 위하여 그녀와 시베르트의 정혼을 해제하였기 때문이다.바위: 잠깐! 탐욕은 화를 부른다. ‘정혼녀 록산나 글리테렌’ 면모가 있는 운명 주제를 소진한다.
-> 탐욕은 화를 부른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구나’)는 방금 내놓은 것과 규모나 효과가 다른 서술을 내놓으라는 뜻이며, 요구하는 측에서는 인물의 주제 (직위, 운명, 축복, 능력) 중 하나를 소진해야 합니다. 각 주제는 초기화할 때까지 바위가 한 번, 암흑이 한 번씩 소진할 수 있습니다.
모루, 화로: 주제 소진을 인정한다.
-> 주제 소진이 적합한 지는 모루와 화로 (보름달과 그믐달) 둘이서 인정해야 합니다.
암흑: 쳇. 그렇다면… 섭정 제르문트는 아이자른 가문을 반역으로 몰았으며, 록산나를 겁박하여 미끼로 시베르트를 안심시키고 체포하려고 전사를 잠복시키고 있었다.모루, 화로: 종전과 다른 서술이라고 인정한다.바위: 그렇게 되었다.
-> 상대방의 서술을 받아들이고 서술 교섭을 끝내려면 ‘그렇게 되었다”로 마무리하면 됩니다. 이후에는 다시 자유 RP로 돌아가죠.
바위: 그때 군중 사이에서 다시 돌이 날아오자 벨레판은 벽력같이 소리를 지르며 도끼를 돌이 날아온 방향으로 날린다!암흑: 도끼는 벨레판의 아버지 토르벤에게 적중한다.바위: (으악!)화로: (얼쑤!)모루: (으익)바위: 탐욕은 화를 부른다! 살육의 도끼 면모가 있는 축복 주제 소진.모루, 화로: 인정한다.암흑: 벨레판은 무의식중에 도끼를 연인 에르타의 남편 미칼에게 날렸고,암흑: 에르타가 미칼을 감싸고 대신 등에 도끼를 맞는다.화로: (인정!)화로: 에르타가 애처롭게 미칼을 잠시 쳐다본후, 떨리는 눈동자로 벨레판을 바라본다-> 화로는 정서적인 관계에 있는 주변인물을 담당합니다.바위: 뿐만 아니라 에르타는 심한 부상을 입되 죽지는 않아야 한다. ‘망자 군단의 전사’ 면모를 근거로 직위 주제 소진.-> ‘뿐만 아니라’는 (원래는 ‘그리고 또한’) 교섭 상대의 서술을 받아들이고 여기에 추가를 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네 뜻이 그렇다면’ (‘그러나 그러려면’)과 같지만, 주제 소진을 요구하고 뒤에 올 수 있는 답변이 제한적입니다. (순서도 참조. ‘네 뜻이 그렇다면’에는 6개의 답변 가능, ‘뿐만 아니라’ 뒤에는 4개의 답변이 가능합니다.) 여기서도 주제 적합성은 모루, 화로가 인증하는데 분량 관계로 생략하겠습니다.암흑: 뿐만 아니라 에르타는 부상으로 반신 불수가 되어야 한다. ‘암흑은 우리 안에 있다’ 면모가 있는 운명 주제 소진.바위: 탐욕은 화를 부른다. 적합한 주제가 없으므로 남은 주제 2개 다 소진.-> 적합한 주제가 없으면 주제를 2개 소진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바위는 주제를 모두 소진했으며, 주제를 초기화할 때까지 주제 소진을 요구하는 교섭어 (‘탐욕은 화를 부른다’와 ‘뿐만 아니라’)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고자가 되었어 엉엉위에 에르타 안 죽는다는 부분을 암흑이 뒤집지 못하게 뿐만 아니라를 사용했는데, 제 꾀에 제가 넘어갔군요.암흑: 에르타는 벨레판이 자신을 미워하게 되었다고 착각하게 된다.바위: 일은 그렇게 되었다.-> 더 망하기 전에 끝내야지… 시베르트 차례가 돌아오면 복수해줄 테다ㅠㅠㅠ
캠페인 종결자: 몸을 사리지 않는 당신이 아름답다
진행자 위시송군이 이미 글을 썼듯, 연초부터 한 마계인천 드레스덴 파일 RPG 캠페인이 얼마 전에 끝났습니다. 도시를 양분한 뱀파이어와 타락천사라는 두 초자연 세력 사이에서 어느쪽 편도 들지 못하고 ‘이놈도 저놈도 싫어!’를 외치며 어떻게든 도시를 구해보려고 달린 끝에 달콤씁쓸한 해피엔딩을 맞았지요.
위군도 얘기했듯 이번 캠페인의 참가자분들은 상당히 대담한 RP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담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진행자가 우리에게 쉽지 않은 도전을 제시해주어서 가능했던 일이지요. 가족을 선택할 것인가, 악의 세력과 싸울 것인가? 더 많은 사람을 살리려고 한 사람을 죽일 것인가? 신념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는가? 도시의 번영과 정의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이러한 극명한 선택상황 앞에서 참가자들은 선택을 피하거나 돌아가는 길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정면돌파했습니다. 훈님의 캐릭터인 화염술사 제임스는 얼굴에 끔찍한 흉터를 입어가며 괴물과 싸워 이겼고, 나중에는 동료의 목숨을 구하려고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강해지는 힘의 유혹에 넘어가 결국 캠페인 종결 후 인천 대화재를 일으킨다는 뒷이야기가..;ㅁ; 전혀 거리낌 없이 인물을 망가뜨리는 훈님의 투혼(?)에는 참 감명을 받았었죠.
키님의 캐릭터인 사이코메트리 능력자 주연은 신비한 힘을 부여해주는 반지의 속삭임을 따르면서 마이 푸레셔스 점점 도덕적 회색지대로 빠져들고 결국 임무의 성공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지경에 이르릅니다. 키님 역시 인물을 보호하려고 하지 않고 어둠에 빠져드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훌륭한 RP를 보여주셨습니다.
이전 겁스 캠페인 PC를 재활용한 제 인물 리이는 살인을 하지는 않았지만 댄스클럽 조명을 햇빛으로 바꾸는 주문으로 인천의 뱀파이어를 대부분 몰살시켰고, 그 결과 뱀파이어 세력을 치명적으로 약화시키기는 했지만 대신 타락천사들에게 힘을 실어주었고, 뱀파이어들 회사와 거래를 트고 있던 가족의 가세는 많이 기울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너 죽고 나 죽자의 묘미인가…) 무엇보다 그 보복으로 오빠가 뱀파이어들에게 감염당해 피를 갈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이러한 극명한 선택과 대가를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마스터인 위시송군이 그러한 상황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선택도 녹록하지 않은 대가가 따르도록 하고, 선택의 극적 의미를 부각함으로써 ‘선택’이라는 RPG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진행이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런 성과에는 인물의 극적 키워드를 시트에 적어놓고 규칙상 효과를 부여한 드레스덴 RPG라는 규칙도 한 몫 했지요.
결국 이번 캠페인에서 배운 것은 RPG에서는 진행자와 참가자 모두 재지 말고, 빼지 말고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재밌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생이야 신중해야겠지만, 허구적인 인물은 이런거 저런거 따지지 말고 적극 망가뜨리는 것이 RPG의 묘미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더 큰 즐거움을 위하여…
서울 캠페인 5화: 의심
서울 캠페인 외전: 변상 계약
서울 캠페인 4화: 설명/외전: 습격
10월 24일 본편을 바탕으로 외전 회상을 한 액자식 플레이입니다. 로그 제공해주신 삭풍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