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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pect : Establishing Facts and Compelling

I was asked the same question by players who are new to Fate: “What mechanical effect do aspects have besides earning or spending Fate Point?” In Fate Core and FAE, there is a good answer: The aspects are true and established fact in the game. Then some players asked me next question. “Then why do you compel aspects(especially situation aspects) if you get already their effect?”

 

Here is my answer : Aspects are true and fact, obviously. You can burn yourself if you rush into the “On fire!” zone naturally, or you can’t use your weapon while you are “Disarmed” without spending fate point or rolling dice.

 

Then when do aspects need to be compelled? When the new stories evolve from the aspects. If you compel “On fire!” aspect, there will be not only a fire: there will be a child who is trapped in a room on fire, or the exit will be blocked by fire. If you compel “Disarmed” aspect, not only you can’t use the weapon, but also have a problem with it : Your weapon will be thrown off a cliff, or snatched by an enemy.

 

So, aspects(especially situation aspect) are equivalence of other RPG’s condition, or tag, modifier, etc. but it will make a new story when you compel them.

(You can check other’s comments in here.)

면모 : 사실 설정과 역발현

페이트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흔히 “‘면모는 운명점을 사용하고 버는 용도 외에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해왔고, 페이트 코어와 기동형 페이트에서는 ‘면모는 발현이나 역발현을 하지 않더라도 면모 자체가 사실이라는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면모가 그 자체로 효과가 있는데 역발현은 왜 하는가?” 라는 질문을 할 수 있겠죠. 다음은 제 생각입니다.

분명히 면모는 그 자체로 사실입니다. “불바다” 속으로 뛰어 들면 당연히 피해를 입겠지요. “무장해제”를 당하는 동안은 무기를 쓸 수 없습니다. 주사위를 굴리지 않더라도, 운명점을 쓰지 않더라도 이 효과는 발동합니다. 면모는 캐릭터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거나(“장교”면모가 있으니까 경비병에게 방해받지 않겠지요), 막거나(“철조망” 면모가 있으니까 저 쪽에 갈 수 없겠지요), 판정을 유발합니다(“불바다” 면모가 있으니까 운동 판정으로 지나가는 데 실패하면 피해를 입습니다).

그럼 언제 역발현은 언제 하는가? 저는 “면모 때문에 단순한 효과 이상으로 골치 아픈 이야기가 새로 파생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불이 난 건물에서 면모를 발동하면? 단순히 불이 난 것만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불 저편에 사랑하는 사람이 갇혀 있거나, 출입구에 불똥이 떨어져 입구가 가로막힐지도 모르지요. 무장해제된 총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거나, 떨어진 무기가 오발이 나서 동료를 맞출지도 모릅니다. 즉, 면모(특히 상황 면모) 그 자체는 다른 RPG의 ‘수정치’나 ‘컨디션’, ‘태그’ ‘장애물’ 등의 역할을 하지만, 역발현하는 순간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상황 면모 / 캐릭터 면모 활용하기

페이트는 규칙의 많은 부분을 면모 활용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물을 던져 상대방의 움직임을 묶은 다음, 삼지창으로 찌른다. 상대방은 애써서 그물을 잘라 빠져나가려고 한다.” 라는 장면을 전통 RPG로 구현한다면, ‘포박’ 규칙과 ‘물건 파괴’ 규칙을 각각 설명해야 합니다. 물론 그물이 주는 효과와 데이터도 필요하지요. 그러나 페이트에서는 기회 만들기 액션으로 면모를 붙이고, 극복 액션으로 면모를 제거하는 기본 규칙만 알면 됩니다. 마스터는 그물이라는 면모가 붙은 캐릭터의 이동 및 행동에 적당히 제약을 주면 그만이지요. 페이트는 “이야기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테이블 안에서 이루어지는 합의”를 믿고, 상당수의 복잡한 규칙을 면모 관련 규칙 하나로 뭉뚱그렸습니다.

따라서, 이 면모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페이트는 무척 밍밍한 규칙입니다. 면모의 기본적인 활용은 판정에 +2의 보너스를 주거나 주사위를 다시 굴리는 방법이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지요! 면모는 이야기 속 현실입니다. 한번 등장한 면모는 면모 발현, 면모 역발현에 관계없이 플레이상 현실로 존재하고, 실제 플레이에 도움이나 제약을 줍니다. “날개” 면모가 있으면 하늘을 날 수 있고, “수갑에 묶임” 면모가 있으면 손을 쓸 수 없습니다. 던전월드(링크)를 아시는 분이라면 무기나 물건에 붙은 태그를 생각해 보세요. ‘파괴적’(장비) 태그는 수치상으로는 아무 의미도 없지만, “피해를 주는 방식이 파괴적이어서, 맞은 사람이나 물건은 으깨지거나 찢어집니다.” 라는 설명이 있습니다. 예전 제 캐릭터는 파괴적인 공격을 맞고 팔 하나를 잃고, 신전에서 치료 마법으로 팔을 붙일 때까지 방패를 장비하지 못했습니다! 바로 이런 부분이 이야기 속 현실이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예시지요.

페이트의 면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마스터와 플레이어는 장면과 캐릭터에 붙은 면모가 실제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도록 다양한 방법을 써야 합니다. 페이트 코어 시스템 p.202, “난이도에는 이유가 있어야”와 p.218 “환경적 위험요소”를 참조하세요!

 

면모를 실제 플레이에 활용하는 예시를 몇 가지만 들어보겠습니다. 페이트의 면모 활용은 정해진 세부 사항이 없는 만큼, 이 예시는 다른 마스터의 면모 활용 사례라고 참조만 하세요.

 

“저 흡혈귀의 몸에 기름병을 던질게요. 철수야, 그 다음이 네 차례지? 횃불을 던져!”

→ 기회 만들기로 “기름 뒤집어씌우기” 면모와 “불 붙이기” 면모를 상대에게 붙이는 시도입니다. 흡혈귀는 ‘운동능력’(페이트 코어)이나 ‘날쌔게’(기동형 페이트)로 피하려고 시도하겠지만, 실패해서 불이 붙은 흡혈귀는 어떻게 될까요? 명백하게 규정한 규칙은 없지만, 불이 붙은 흡혈귀는 피해를 당하는 게 자연스럽겠죠. 저라면 불길의 ‘화상’ 실력을 대단함(+4) 으로 잡고 매 차례 흡혈귀를 공격하게 할겁니다. 흡혈귀는 ‘체력’이나 ‘강하게’ 로 방어를 하면서, 자신의 차례 때 극복 액션으로 불을 끄려고 하겠죠. 역시 난이도는 +4 정도로 할겁니다.소화기를 사용한다면 +2 정도로 낮출 수도 있겠지요.

 

“거대한 날개가 있는데, 좁은 통로에서 쉽게 움직일 수 있겠어요?”

→ ‘거대한 날개’라는 캐릭터 면모가 있는 캐릭터는 좁은 통로에서 곤란을 겪습니다(아마 상황 면모로 “좁은 통로”가 있겠지요). 아마 뛰어가서 적을 공격하려고 해도 좁은 통로 속에서 날개가 거치적거리는 바람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겠죠. 이 경우 마스터는 “거대한 날개를 가진 캐릭터는 좁은 통로에서 공격하려고 할 때, 공격에서 최소 +3 이상은 나와야 한다.” 라고 선언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방어자가 거대한 날개 면모를 발동하면, 공격 난이도가 +5가 되겠지요.

 

“밑에 있는 좀비들이 깔리도록 거대한 샹들리에를 쏴서 떨어뜨리겠어요!”

→ 멋지군요! 샹들리에를 떨어뜨려서 한 구역의 적들 모두를 공격한다면 플레이어가 제안하는 “면모의 역발현”을 응용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느리고 둔해 빠진 좀비라면 캐릭터는 샹들리에를 떨어뜨리는 것만으로도(난이도는 +2 정도로 하고 싶습니다) 좀비들을 모두 공격할 수 있을 겁니다. 만약 좀비들이 잽싸다면 운동능력으로 대항하겠지요. 그래서 캐릭터가 성공한다면? 그 밑에 있던 모든 좀비들은 성공 차이+ 샹들리에의 무게 때문에 얻는 추가 피해를 입습니다.

만약 ‘거대한 덩치’라는 캐릭터 면모가 있는 괴물 좀비라면 이 정도 공격으로는 피해를 입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는 캐릭터의 선언이 공격이 아닌 기회 만들기 액션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다만 “샹들리에에 깔리다” 라는 상황면모가 붙어 샹들리에를 치우기 전에는 이동을 못 하거나, 공격이나 방어에 페널티를 입을 수는 있습니다.

 

“저 녀석의 등 뒤로 돌아와 손을 꺾은 다음, 수갑을 채우겠습니다.”

→ 기회 만들기로 시도해보겠다고요? 대담한 발상입니다. 화끈한 마스터라면 한 번에 허락할 수도 있겠지만, 저라면 “먼저 붙잡아서 제압한 다음 수갑 채우기를 시도하세요.” 라고 제안할 겁니다. 기회 만들기를 두 번 시도하라는 거지요. 상대는 운동능력으로 저항하겠죠?

하지만 이런 힘든 시도를 뚫고 성공한다면, 당연히 그만한 보상은 있어야겠죠. “등 뒤로 수갑이 묶임” 면모가 붙은 캐릭터는 일단 손으로 하는 모든 행동이 불가능할 겁니다. 대표적으로 무기 사용이나 주먹 휘두르기 등이 있겠죠. 게다가 등 뒤로 손이 묶였으니, 방어 역시 매우 힘들겠죠? “등 뒤로 수갑이 묶임” 면모가 있는 이 캐릭터를 칠 때는 캐릭터의 운동능력 실력이나 난이도 +2 중 낮은 쪽을 넘기면 공격이 명중한다.” 정도의 제한은 어떨까요? 달리기도 힘들 테니 “전력으로 질주할 때는 난이도 +3 이상이 나와야 성공한다.” 정도의 제한을 붙이고요. 또한, 수갑을 푸는 시도는 아주 힘든 일이기 때문에 난이도를 +4 이상으로 줄 겁니다. 물론 묶인 캐릭터가 ‘유연한 관절’ 같은 면모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입니다…

 

“저 녀석의 손목을 베어버리겠어요! 물론 손에 들고 있는 검은 떨어뜨리겠지요?”

→ 물론 좋은 시도지만, 때로는 면모가 만능이 아니라는 점도 기억하세요. ‘잘린 손’, ‘외눈’ 같은 영구적인 변화는 기회 만들기로 붙일 수 있는 상황 면모로는 너무 큽니다. 영구적인 변화는 극단적 타격이나 갈등 패배의 결과로 남겨두세요. 다만 기회 만들기 시도로 ‘손목 치기’ 같은 상황 면모를 붙인다면 무장 해제 정도는 가능하겠죠. 무장이 해제된 캐릭터가 무기를 주우려면, 극복 액션을 하느라 한 차례를 소모해야 합니다(극복 난이도는 상황에 따라 다를 겁니다. 만약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난이도가 낮거나 자동 성공도 가능할 테고, 적이 눈 앞에 있는 상황에서 무기를 주우려면 겨루기로 굴려야겠죠).

꺄악! 나도 플레이를 한다!

플레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어언 얼마만의 진행 (마스터링) 아닌 참가 (플레이)인지 막 눈물이 앞을 가리는군요(…) 규칙도, 배경세계도 재미있어 보이는 캠페인이어서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처럼 주로 진행만 하다가 참가를 하는 사람은 종종 엄청나게 의욕과 기대에 찹니다. 그리고 실제로 참가는 재미있고 부담도 안 되는 활동이고, 본업(?)인 진행에도 새로운 활력을 주지요. 참가자 관점을 잊고 있다가 실제로 참가를 해보면 참가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면 재밌는지 훨씬 잘 와닿거든요.
그러나 동시에 그 엄청난 의욕과 기대 때문에 실수를 하기도 쉽습니다. 저도 그런 실수를 한 기억이 많이 있지요. 실제로 진행과 참가는 다른 점이 많아서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진행자의 버릇이 나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점을 기억하면 오랜만에 하는 참가를 더욱 즐거운 경험으로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1. 혼자 너무 나서지 않는다
진행을 해본 참가자는 적극적으로 플레이하는 일이 많습니다. 능동성이 몸에 배어서겠죠. 이건 일반적으로 당연히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특히 오랜만에 플레이할 때는 플레이한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좋고 의욕이 넘쳐서 심하게 설치는 일이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플레이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한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도 활약할 기회를 주어야 하므로 혼자 다 도맡아하는 건 곤란하지요.
적극성이 지나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면 자신이 너무 설칠 때 신호를 달라고 다른 참여자들에게 미리 부탁해 놓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어떤 일에서든 지나친 것은 좋지 않으니까요. 물론 지나치지 않는 한도에서 참가자의 적극성을 잘 살리면 모두 함께 즐거울 것입니다. 그것은 진행을 해본 참가자의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2. 조연과 주연을 번갈아 한다
위 1번 과는 어쩌면 이율배반적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진행자는 종종 주역보다는 보조역을 맡는 데에 익숙합니다. 진행자로서 맡는 조연 (NPC)은 주인공에게 도전을 제시하고, 적대시하고, 협동하는 역할을 맡지 그 자신이 극적 중심이 되지는 않으니까요. 조연도 당연히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무게중심은 주인공 (PC)에게 쏠려 있습니다.
이렇듯 남을 돋보이게 하려고 움직이는 데에 익숙한 진행자가 참가를 할 때에는 역시 제버릇을 남 못 주고 계속 주인공을 조연처럼 돌리는 일이 있습니다. 내가 맡은 인물을 활약시키는 궁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 인물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을 궁리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렇게 적절히 조연을 맡아주는 참가자는 참 환영받는 존재입니다만, 그 정도가 지나친 나머지 주연을 맡을 줄을 모를 정도가 되면 문제입니다. 번갈아 주목을 받으면서 다른 참가자들에게서 부담도 덜어주고 더욱 입체적인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이 각 참가자의 역할이니까요. 따라서 참가자는 조연 못지않게 주역 또한 맡을 수 있어야 하고, 주목받는 것이 익숙하지 않더라도 이것이 참가자로서의 역할이라는 자각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느끼면 필요에 따라 대화하고 조절해가며 익숙해져야겠지요.
3. 진행이 아닌 참가를 한다
진행을 많이 맡다가 참가를 할 때 제 경험상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진행자에게 지나치게 훈수를 두는 것입니다. 플레이한다고 좋아하다가도 막상 플레이에 들어가면 진행에 대한 감이 생생하고 재밌게 하고 싶은 의욕은 넘치다 보니 자꾸 진행상의 사항들이 눈에 들어오는 거죠. 그래서 여기서는 이야기를 이렇게 끌어가는 게 어떻겠느냐, 그 규칙은 그게 아닌 것 같다 하는 식으로 진행자에게 자꾸 참견을 하는 일도 있습니다. (제 얘기 절대 아니라능! 흑흑)
물론 진행자에 대한 충고가 나쁘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좋은 진행자라면 참가자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귀기울일 테니까요. 문제는 참가자가 진행을 아예 빼앗으려는 정도로 심하게 참견할 때입니다. 충고인지 참견인지는 때로 구분이 애매합니다만, 몇 가지 고려사항을 지키면 진행자를 곤란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진행 경험을 살린 좋은 제안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1. 흐름을 고려해서 얘기한다
참견이 아닌 충고를 하려면 맥락이 매우 중요합니다. 같은 얘기도 얘기하는 시점에 따라 성격이 많이 달라지게 마련이지요. 세션이나 장면 시작 전, 혹은 진행자도 막막해서 흐름이 늘어지는 시점에 하는 조언은 진행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같은 얘기라도 한창 흐름이 급박한 상황에 얘기하면 진행자는 훨씬 힘이 듭니다. 이제 어느 정도 진행 내용에 대해 결정을 내리고 순간순간 진행해가기도 바쁜데 여기에 더해 참가자가 전혀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면 진행자로서는 정신이 하나도 없겠죠.
따라서 시작 전이나 흐름이 저조한 상태일 때 그야말로 돕는 말로서 조언을 하는 것은 좋지만, 진행자가 이미 내린 결정에 대해 중간에 토를 다는 것은 보통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겠습니다. 불만이 있다면 장면이나 세션이 끝난 후에 얘기하는 것이 좋겠지요.
3.2. 진행자가 말할 차례를 가로채지 않는다
제가 가끔 실수한 부분입니다만, 진행자가 질문에 답하거나 서술을 하려는데 끼어들듯 제안을 하는 것은 무례할 뿐만 아니라 진행자가 자기 기능을 다 못하게 하는 행동입니다. 뭔가 할 얘기가 있을 때는 진행자가 질문에 대한 답을 끝낸 후에 보충한다든지, 서술을 한 후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을 질문한다든지 하는 것이 좋지, 진행자가 말을 할 때 끼어드는 것은 여러모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입니다.
3.3. 명령이나 질책보다는 질문과 논의를 한다
마지막으로, 참견이 아닌 충고를 하려면 말하는 의도 자체가 중요합니다. ‘이렇게이렇게 해라’라거나 ‘왜 그렇게 했느냐’ 하는 식의 발언은 진행자를 당황하게 하기 쉽고, 참가자가 진행자 역할에 침범하는 결과가 되기 쉽습니다. 진행상 규칙 적용이나 서술, 조연 RP 등을 어떻게 할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참가자가 아닌 진행자이므로 진행자에게 명령을 내리거나 진행상 결정에 대해 질책하는 것은 참가자와 진행자의 역할 구분을 불분명하게 합니다.
이것은 진행자가 참가자가 뭔가 우월한 위치에 있거나 상관이라서 참가자가 분수를 지켜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진행자와 참가자 역할을 구분하는 것은 그 구분에 기능적 의미가 있으니까 하는 것인데 (실제로 진행자와 참가자 구분이 없는 규칙도 꽤 있죠), 그 구분을 자의적으로 부정하면 역할구분에 따른 이점을 버리는 결과가 되므로 구분과 그에 따른 이점을 유지하자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찬가지로 진행자도 참가자 영역에 대해 명령을 내리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만, 글의 초점상 여기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물론 침범이 아닌 제안과 조언은 매우 긍정적이지요.
진행자의 역할을 침범하지 않고 역할 수행을 도와주는 제안을 하려면 먼저 질문하고 다음 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질문을 통해서 진행자의 의도나 어려움을 파악한 뒤 진행자와 참가자 자신의 의도를 실현할 수 있도록, 혹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얘기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 주인공의 배경이 전혀 나오지 않아서 플레이가 심심하다면 한 가지 방법은 ‘내가 열심히 쓴 배경은 왜이렇게 안 나와요? 다음번에는 좀 등장시켜요.’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말은 진행자가 주인공 배경을 쉽게 등장시킬 수 있는데 등장시키지 않고 있다거나, 그러기를 잊었다거나, 적당한 때에 등장시킬 기회를 찾고 있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서 하는 말입니다. 사실 진행자가 어떤 의도가 있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는 물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지요.
그래서 진행자의 사정이나 관점을 알아보려면 먼저 질문을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요즘 들어 제 주인공 뒷배경은 전혀 등장 안한 것 같은데, 혹시 등장시킬 계획이 있으세요? 저 그거 열심히 썼는데…’ 하는 식으로 말이지요. 성실한 진행자라면 현재 진행 부분하고 방향성이 좀 달라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든지, 언제쯤 등장시킬 계획이라든지 하는 대답을 하겠지요. 그러면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하거나 소재를 더 재밌게 활용할 수 있을까 같이 얘기해보면 됩니다. 진행자에게 명령하거나 대립하지 않고, 진행자의 사정을 파악하고 같이 협력해서 좋은 플레이를 만들어가면 인간관계도 플레이도 한결 부드럽지요.
이상과 같이 오랫동안 진행만 했다가 참가를 할 때 고려할 만한 사항을 몇 가지 적어보았습니다. 적극성이 도를 넘지 않도록 하고, 주연도 적당히 맡으면서 진행자에게 지나치게 참견하지 않을 수 있다면 오랜만의 설레는 참가는 후회가 아닌 기쁨으로 남을 것입니다.

주인공(PC) 만들기

옛날 글이지만 Asdee님의 글 RPG의 캐릭터: 시트, 캐릭터, 플레이어와 함께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 엮습니다. 그 글에서 나온 논의의 세 가지 층에 맞추어 생각해 보면 이 글은 참가자 욕구에서 시작해 (플레이어) 인물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물의 독자적인 생명력이 나오고 (캐릭터), 여기에 규칙상의 수치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 얽힌 (시트) 구성이 되겠군요. 덧붙여서 인물의 방향성이 산만하거나, 앞뒤가 안 맞거나, 심심해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질적 고려도 들어가고요.

인물은 RPG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대개의 이야기는 인물 군상과 그들간의 갈등에서 나오지요. 그중에서 특히 주인공(PC)은 이야기의 주체이자 참가자가 RPG에 참여할 게임적, 감정적 수단으로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합니다.

어떤 규칙책이든 주인공의 제작법을 설명하고 있지만, 규칙 외에 극적으로도 효과적인 인물을 만드는 것은 규칙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어떤 인물이 참가자와 진행자 모두 다루고 쉽고, 앞뒤가 맞으며, 능력도 짜임새 있게 넣고 성장시킬 수 있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각자 자신의 경험이나 취향에 기반한 해답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인물 설정의 중심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인물이든 캠페인이든 아니면 다른 발상이든 한두 문장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은 지나치게 복잡한 것이 보통입니다. 아니면 스스로 그 중심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개념을 좀 더 명확화해야 할 것입니다.

이 한 문장 요약의 출처는 여러 가지일 수 있습니다. 구현해보고 싶은 어떤 이미지에서 추출한 것이라든지, 좋아하는 게임이나 소설 속 인물에게 따온다든지. 어쨌든 한 문장으로 요약한 설정은 예를 들면 ‘목장에서 자라난 순수한 소녀’라든지 ‘아무도 믿지 못하는 고아 출신의 비정한 도둑’ 하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겠죠.

이렇게 요약한 내용이 마음에 드는지 충분히 생각해 보고, 다른 참여자들과 함께 제작하는 중이라면 어떤 식으로 주인공들이 아귀가 맞거나 갈등할지 토의합니다. 예를 들어 목장에서 자란 순수한 소녀와 고아 출신 도둑은 서로 가치관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사뭇 달라 보이므로 충돌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서로 배경이 판이하게 다르므로 서로 능력과 약점을 보완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소녀가 아무나 덥썩 믿으려고 한다면 도둑 쪽이 ‘야 이 촌X아!’ 하면서 경고해줄 수도 있고, 반면 도둑이 믿어야 할 사람도 못 믿어서 문제가 생긴다면 소녀 쪽이 잔소리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문장 요약에 충분히 만족하면 여기에 살을 붙이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우선 필요한 것은 설정의 확장. 목장에서 자라났다면, 어디에 있는 목장? 기후는 어떤 곳? 인심은 어떤 곳? 목장의 경제사정은 어땠으며, 그것이 소녀의 가족과 소녀 자신에게 미친 영향은? 등등. 또 도둑 쪽은 어떻게 고아가 되었는지? 고아가 되고서는 어떻게 먹고 살았는지? 어떤 분위기의 도시에서 자라났는가? 하는 식으로 질문을 통해 설정을 더욱 구체화하고 다듬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개별 설정을 규칙으로 어떻게 구현할지 메모하면 더욱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겠죠.

이 확장 단계에서는 자칫 설정이 중구난방이 되기 쉬운 만큼 위의 한문장 요약이 초점 역할을 합니다. 즉, 원래의 중심 설정에 비추어 이것이 과연 필요한 설정인지 판단해 보며 가지치기를 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뒷골목에서 자라던 도둑이 대마법사의 눈에 띄어서 제자가 된다는 설정도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면 원래의 설정과는 꽤 달라지게 됩니다. 그게 이 인물을 통해서 표현하려는 바와 일치하는지, 너무 지저분하게 설정이 늘어나서 설정의 색채를 흐리지는 않을지 고려할 때 사용하는 도구가 위의 한 문장 요약입니다. 처음에 도둑으로 생각했는데, 마법사로 바꿀 것인가? 아니면 마법사이면서 도둑? 둘 다일 필요가 있을까? 아예 설정을 고칠까? 등등.

마찬가지로 한 문장 요약은 몇 가지 가능한 설정 중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데도 유용합니다.목장에서 자란 소녀가 어느날 떠돌이 검술사범이 집에 묵어가는 동안 그에게 검술을 배웠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양떼를 위협하는 짐승들을 쫓아내려고 돌팔매질을 잘하게 되었다는 게 원래의 한 문장 요약에 좀더 어울릴 테니까요.

이렇게 확장을 하고, 그 확장한 설정에서 유추해서 또 내용을 만들고, 이 모든 설정의 필요성을 한 문장 요약에 비추어 판단하고 나면 왠만큼 자세하면서도 방향성이 있는 설정이 생겼을 것입니다. 여기쯤에서는 다시 판단을 해야 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한가, 아니면 아직 좀 심심한가?

이 판단을 할 필요가 있는 이유는 방향성이 확실한 설정은 일관성과 개성은 있지만 평면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사람이란 굉장히 복잡다단하기 마련이라 한 가지 면모만 존재하는 일은 거의 없거든요. 아무리 아무도 믿지 못하는 도둑도 정말로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만 똘똘 뭉쳐있다면 숨막힐 수 있고, 아무리 순진한 시골 처녀도 이슬만 먹고 산다는 듯 청정하기만 하면 인물이라기보다는 캐리커쳐가 됩니다.

그래서 위의 설정 확장 과정을 통해 좀더 다양한 질감을 끌어내는 것이지만, 때로는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불충분하다고 느낄 때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이 한 문장 요약과 오히려 반대인 설정을 추가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우리의 도둑은 사람을 잘 믿지 못하지만 자기 구역에서 구걸하는 눈먼 노파는 믿는다든지, 우리의 목장 아가씨는 마냥 순진해 보이지만 사실은 도시로 도망갈 자금을 모으려고 장에서 가축 판 돈을 아버지 몰래 떼어먹고 있다든지. 이와 같이 한문장 요약에 반대되는 설정을 추가하면 인물에게 의외성과 다면성, 그리고 흥미로운 갈등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도 아직 인물이 완전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면 인물의 방향성과 일치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반대되지도 않는 설정을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자칫 인물의 방향성이 산만해지기 쉬우니 많이 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추가하면 설정을 더욱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죠. 왠만해서는 위의 설정 확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설정을 만들고 나면 최종 점검을 합니다. 우선 앞뒤가 안 맞는 데는 없는지 봅니다. 위의 설정 확장 과정을 논리적으로 했다면 크게 어긋나는 부분은 없겠지만, 부분을 볼 때와 전체를 볼 때의 관점은 또 다르니까요. 목장에서 억척스럽게 일하며 자라난 아가씨가 집안일은 전혀 할줄 모르고 피아노와 하프는 기가 막히게 연주한다면 뭔가 수정이나 설명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이 인물이 규칙과 캠페인의 성격에 비추어 효과적인지도 중요한 점검 내용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이미 설정의 한 문장 요약에서 대부분 파악할 수 있지만, 점검 단계에서 또 한번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캠페인에 꼭 필요한 능력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거나, 전혀 필요없는 능력만 많이 배운 설정이라거나 하면 수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인물에게 목적 내지는 바람이 있는지도 검사합니다. 보통 목적은 설정 내용에서 자연스럽게 나오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설정과 캠페인을 감안해 단기 목표 한 가지와 장기 목표 한 가지 정도를 넣는 것이 무난하다고 봅니다. 주인공들의 목적은 진행자가 캠페인을 전개하는데 중요한 참고사항 중 하나이며, 참가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도구이기도 하니까요.

이 목적이 캠페인에 어울리며 다른 주인공들의 목적과 어느정도 조화하는지도 확인합니다. ‘평생 아무 위험도 없이 평온하게 늙어가고 싶다’는 것이 유일한 목표이자 열망인 주인공은 대개의 캠페인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물론 이는 인류 공통의 소망이기도 하지만, 위험과 죽음을 피하고 싶은 마음을 극복할 만큼 큰 바람이 없는 인물은 보통 모험을 하지 않으니까요. ‘반지의 제왕’의 예를 들자면 빌보와 프로도는 둘다 소박하고 먹기 좋아하는 호빗이었지만 빌보는 그동안 억누르고 있던 모험욕에 이끌려 위험한 여행을 떠났고, 프로도는 자기 신변과 중간계에 대한 위협 때문에 여행을 떠났듯이요.

주인공의 목적은 서로 어느 정도 공존 가능한 것이 좋지만, 충돌 역시 극적 갈등을 유발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주인공들이 서로 적일 수밖에 없는 목적을 설정하는 것은 꽤나 특이한 캠페인이 아닌 이상 바람직하지 못할 것입니다. 충돌하는 목적을 처리하는 한 가지 방법은 ‘어느 시점까지는’ 협력해야 하거나 협력할 수 있는 목적을 설정한 뒤, 그 목적들이 더이상 상호 공존할 수 없는 시점을 캠페인의 종결 내지 절정부로 만드는 정도겠죠. 예를 들어 A와 B는 모국을 외적에게서 되찾고자 협력하지만, 일단 이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왕당파인 A는 왕실을 부흥시키려 하고 공화파인 B는 선거를 통해 민주정을 확립하려고 하고 있다든지 하는 식.

모든 설정을 마치면 이 설정을 규칙으로 구현해서 시트로 옮기면 됩니다. 게슈탈트적 제작이라면 설정을 구획화만 해서 거의 그대로 시트로 옮길 테고, 분석적 제작이라면 조금 더 해석이 필요할 것입니다.(주:게슈탈트적 제작과 분석적 제작 참조) 시트 기입 단계에서도 한 문장 요약을 참조해서 방향성에 맞는지 확인하고, 또 설정과도 어울리는지 확인하면서 하면 더욱 좋겠지요. 전술적 효율성을 확보하면서 설정이 달라질 수도 있는 등 (‘돌팔매질은 너무 피해가 안나오는걸. 아버지가 퇴역 군인이라 딸한테 검술도 좀 가르쳤다는 건 어떨까?’), 설정과 시트 기입은 서로 다양하게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이상 적은 것은 주인공을 제작할 때 대체로 제가 거치는 과정을 풀어서 쓴 것일 뿐, 실제로 이 일련의 과정들은 동시에 일어날 수도 있고 생략되거나 순서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개인의 취향이나 캠페인의 필요에 따라 주인공 제작법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먼저 시트부터 시작한 후 그에 맞는 설정을 만들기도 할 테고, 캠페인의 내용을 먼저 정한 뒤 이에 맞는 설정을 짤 수도 있는 등 방법은 다양합니다. 여기 나온 것은 수많은 접근 중 하나일 뿐이지요. 어쨌든 흥미로운 주인공을 만드는 한 가지 방법일 수는 있습니다.

또한 여기서 다룬 방법은 주인공(PC)에 대한 것이지 조연(NPC)에 대한 것은 아닙니다. 조연과 주인공을 만드는 방법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조연 제작에 대해서는 기회가 난다면 차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RPG 팀 구하기

RPG는 여럿이서 하는 놀이이기 때문에 팀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RPG 경력과 인맥이 어느정도 쌓이면 플레이 기회를 찾는 것보다는 플레이를 줄이는데 더 고민하게 되지만, 특히 ORPG 쪽은 처음 접하면 함께할 사람들을 찾는 것부터가 막막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제 경험도 그랬었고…

세상 일이 다 그렇듯이 RPG 팀을 구하는데도 ‘이 방법이라면 반드시!’ 라는 보장 같은 게 없습니다. 그저 사람들의 경험으로 봐서 성공률이 높아 보이는 방법이 있을 뿐이죠. 또한 각자의 경험이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제 경험에 비추어 ORPG 중심으로 조언하자면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 구회글 올리기

그다지 확률이 높은 방법은 아니고 스스로 시도해 본 적은 없지만, 다이스&챗 (Dice&Chat)에 구회글을 올려두는 것도 시도해볼만한 방법입니다. 구회글은 구체적일 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취향, 시간대, 경험 등. 다른 구회글과 차별될만한 특색이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예를 들어 스타트렉 시리즈와 영화를 다 봤을 정도로 스타트렉을 좋아한다면 스타트렉 캠페인, 혹은 스타트렉을 참고하는 캠페인을 하는 진행자에게는 눈이 번쩍 띌만한 얘기겠죠. 여성분이라면 성별을 적는 것은 흥미도를 비약적으로 높여줍니..(퍽) 뭐, 반드시 좋은 일일지는 차치한다면요..^^;;

2. 구인글 주목하기

훨씬 확률이 높은 방법으로는 구인글이 올라왔을 때 지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반드시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몇가지 징후를 보면 이곳이 오래 플레이할만한 팀인지 짐작은 할 수 있습니다.

– 참가자 선별 방법: 단순 선착순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참가자를 선택하는지 보는 것도 한 기준입니다. 완전히 선착순으로 선택하는 것은 운이 좋다면 잘 될 수도 있지만 문제 있는 참가자를 가려내거나 팀원끼리 잘 맞는 팀을 모집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팀 유지가 그만큼 힘들어집니다.

– 약속에 대한 철저함: 참여자들, 특히 진행자가 팀 회의나 플레이에 연락없이 빠지거나 연락이 있더라도 너무 자주 빠진다면 장기 플레이 유지에는 적신호입니다. 플레이를 계속하기 힘든 사정이 있거나 시간에 대해 철저하지 못하다는 징후이니까요.

그 외에도 여러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팀의 명시적 혹은 암묵적 규율이 잘 지켜지는지, 의사소통이 활발한지 등등. 어차피 완벽한 팀은 없는만큼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둘 필요는 없고, 결국에는 ‘이 팀과 함께 해서 재미있느냐’의 여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인 것 같습니다.

3. 진행하기

스스로 진행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ORPG에는 워낙에 진행자가 부족하기 때문에 팀을 구하는데는 거의 확실한 방법이지만, 초심자에게는 가장 부담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어느정도 플레이 경험이 쌓이기 전에는 하기 힘든 선택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는 눈 질끈 감고 무조건 들이대면 안될 것 없다고 생각하지만요. (무책임 조언)

진행을 처음 시작하는 것은 사실 크게 두려워할만한 일은 아닙니다. 아무리 초보라도 어지간해서는 욕먹기가 힘든 게, 참가자들이란 의외로 쉽게 만족한다는 게 이 업계 최고의 비밀이기 때문입..(퍽) 진행자가 참가자들보다 더 노력과 시간을 많이 들이는 건 누구나 알고 있고, 100% 대만족은 아니더라도 왠만하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거든요. 게다가 RPG 참가의 재미는 가상의 인물을 통한 대리경험인 만큼, 그러한 경험의 의미를 송두리째 박탈당하지 않는 이상 참가자들은 재미있어 할 겁니다.

그러니 팀을 구하기가 어렵고 뭔가 캠페인 발상이 머릿속에 꿈틀거리고 있다면 진행을 해보는 것도 매우 좋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처음부터 장기 캠페인을 하기가 부담된다면 단편이나 단기 캠페인부터 시작해서 차분히 경험을 쌓아가는 것도 좋고요. 무엇보다 진행을 시작하면 팀 구하기의 성배와도 같은 인맥 쌓기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더욱 권장하는 바입니다.

4. 인맥을 통한 구회

사실 아는 사람을 통해 팀을 구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이 글이 필요없습니다. 인맥을 통해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참가 제의 중에서 고르는 게 주가 되고, 글 첫머리에서 언급했듯 나중에는 플레이를 줄이는 쪽으로 더 생각하게 되죠. RPG에서의 구인과 구회는 절대적으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음 맞는 사람들과 알게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다른 조언들도 궁극적으로는 인맥을 쌓기 위한 수단이지만, 여기서는 이에 덧붙여 좋은 인맥을 만드는 방법에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참여한 플레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슨 거창한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 시간을 잘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것 같은 기본적인 얘기입니다. 실력있는 참가자를 보면 진행자나 다른 참가자, 관전자, 플레이 기록 구독자 중 누구든지 ‘알고 지낼만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거든요. 더 나아가서 ‘이번에 내가 하는 캠페인에 혹시 관심 있으려나?’ 라는 생각도 할 수 있고요.

취향이 맞고 함께 RPG하면 즐거울 것 같은 사람이 보이면 적극적으로 얘기해 보고 연락처를 주고받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쪽이야 그냥 온라인 사회생활의 일반론이므로 자세히 얘기할 건 없겠죠. 예의를 지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인 것도 모르는 분이 있다면 슬픈 일이죠. (이론적으로는 다들 아는데 실제 적용이 안되는 경우도 꽤 봐서…)

결과적으로 RPG 팀을 구하고 장기적으로 즐기는 것은 인간관계의 질에 좌우되고, 이 점은 그냥 사회생활의 일반 원칙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크게 할 얘기는 없습니다. 또 사회생활의 일반 원칙이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 인맥은 자연스럽게 쌓이게 되어 있기도 하죠. 결국 RPG 팀을 구하는 것은 약간의 의지와 참을성만 있다면 결국은 되게 돼있다는 낙관적이지만 맥빠진 결론이..(…) 다만 그 과정을 좀더 가속화시키기 위해 생각해 볼만한 점들, 그리고 기존 팀이 해체되었거나 아는 사람 중에서 팀을 구할 수 없는 경우에 도움이 될까 하여 적어보았습니다.

적극적인 참가자의 문제

RPG는 무엇인가를 ‘하는’ 놀이인만큼 참가자가 적극적인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하지만 오늘 한 언더월드 3기 21화 플레이에서 시하야님의 관전 후 지적을 듣고, 때로는 적극적인 태도의 참가자가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확히는 적극성에 편중이 생겼을 때나 과도할 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요.

적극성의 편중과 과도함이 유발할 수 있는 문제는 두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번째, 일부 참가자만 적극적일 경우 소극적 참가자를 더 소극적으로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둘째, 지나치게 대사량이 많을 경우 특히 ORPG에서는 진행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첫번째, 소극적인 참가자의 소극화 가중. 이것은 적극성의 편중에 의해 일어나는 문제입니다. 사실 모든 참가자가 똑같이 적극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서 재미를 느낄테고, 어떤 사람은 지켜보면서 간간히만 얘기해도 재미를 느낄지 모르니까요. 예전에 참가자 유형에 대한 글에서 언급했듯, 참가자의 욕구에 따라서는 적극성을 지나치게 유도하는 것은 오히려 그 참가자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것을 문제삼는 이유는, 한두명의 참가자가 너무 적극적이면 나머지 참가자들 (특히 원래 소극적이었다면)은 자신들이 행동할 이유나 기회를 발견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가 뭔가 상황을 제시해도 ‘저 참가자가 반응하겠지, 뭐’라고 생각하고 가만 있는다거나, 다른 참가자가 열심히 말하는 통에 개입할 틈이 없다거나요.

게다가 이러한 과정은 악순환이 되기 쉽습니다. 적극적 참가자는 좀 가만 있으려 해도 다른 참가자들의 반응이 없으면 ‘앗, 큰일났다! 내가 어떻게든 해야!’ 하고 나서게 되고, 그러면 또 소극적 참가자들은 ‘음…이번에도 내가 나설 필요는 없겠네?’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상황이 심해지면 결국 플레이는 적극적 참가자들만 계속 반응하고 행동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리고 말지요. 이 현상이 심해지면 예전에 다루었던 편애와도 맞닿을 수 있다고 봅니다.

두번째로, TRPG에서도 어느정도 그렇겠지만 특히 ORPG에서는 진행자의 ‘버퍼링’ 문제가 있습니다. 타자로 치다 보면 정보량을 처리하는데 시간이 더 걸리고, 치는 동안에도 참가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이미 상황이 변해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참가자들의 질문이나 선언이 많으면 진행자가 처리해야 할 분량은 더 늘어나고, 그 결과 진행은 느려집니다. 이것은 적극성이 지나치거나 시간적으로 집중되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활발한 선언과 질문 자체를 문제라고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RPG는 참가자의 선택과 판단 위에 성립하며, 이들 요소를 부정하는 것은 취미로서의 RPG를 부정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참가자로부터 들어오는 정보가 한꺼번에 몰리면 진행자로서는 처리에 지연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참가자의 입력을 어느정도 분산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때로 적극적인 참가자는 그 사실을 잊고 진행자에게 너무 빨리, 많은 대응거리를 주어서 본의아니게 진행을 지연시키기도 합니다.

이렇게 문제를 제기해 보았지만, 특정한 상황 (편중됨, 혹은 과도함)에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해서 적극적 참가 자체를 문제라고 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적극적 참가는 전개를 예상 외의 방향으로 이끌고, 게임내의 결과를 통해 진행자와 다른 참가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 긍정적인 면이 훨씬 많으니까요. 이러한 이점을 취하면서 문제의 소지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째, 적극적 참가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로, 참가의 적극성을 다른 참가자들에게 돌리는 것이 한가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주인공에게 주목을 끄는 것도 좋지만 다른 일행에게도 주목이 돌아가도록 신경쓰는 것이죠. 다른 주인공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사건을 다른 주인공과 연관짓거나 (‘그리고 보니 그 용의자 갑돌씨하고 동향 사람이네?’), 다른 주인공의 대사나 행등에 적극 대응하는 식으로 말이죠. 가장 능동적인 참가자들은 진행자 경력 또한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이러한 역할에 적합하다고 봅니다.

둘째, 진행자가 할 수 있는 일로는 무대 조명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이 있습니다. 시하야님이 얘기하신 건데, ORPG에서는 ‘이번 장면은 을순이 처리해 주세요’ 하는 식으로 상당히 구체적인 지정도 좋아 보입니다. 이렇게 하면 일종의 대화권 설정 의미도 있기 때문에 대사의 양과 흐름 또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안방극장 대모험 (Primetime Adventures) 같은 경우는 화면 존재감과 장면 신청 규칙을 통해 무대 조명 분배를 규칙 자체적으로 지원하고 있기도 합니다.

셋째, 역시 적극적 참가자가 할 수 있는 일로 가장 쉬우면서 동시에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바로 조금 기다리는 것입니다. 진행자가 한참 장면 첫머리 묘사를 치고 있을 때 아무리 떠오르는 질문이 많아도 다 칠 때까지 기다리는 것, 또 어떤 대사에 다른 참가자들이 바로 대답하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진행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다른 참가자들의 적극성을 유도하는 것 외에도, 조금 기다리는 것을 습관화하면 훨씬 다듬어진 대사와 선언이 나온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참가자의 적극성이 편중되거나 과도할 때 유발할 수 있는 문제와 그 대안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참가자의 적극성은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것이라고 봅니다. RPG는 뭔가를 ‘하는’ 게임이니까요. 하지만 RPG는 동시에 뭔가를 ‘같이 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보다 대사량이 월등히 많은 참가자라면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RPG를 모두와 함께 하고 있는가, 아니면 혼자서만 하고 있는가.

플레이어의 실력이란?

GM의 실력은 자주 논의되는 문제이지만 플레이어의 실력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재미있는 세션을 진행하는 GM과 그렇지 않은 GM이 있듯이, 분명히 GM과 다른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봐도 반겨지는 플레이어가 있고 꺼려지는 플레이어가 있습니다. 그 차이를 생각해 보죠.

게임 외적인 문제에서 보자면, 모든 참가자에게 공통되는 것이지만 실력있는 플레이어는 시간을 잘 지킵니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이죠. 아무리 플레이에 들어가면 날고 긴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시간을 맞추지 않으면 플레이를 시작할 수조차 없습니다. 또한 실력있는 플레이어는 늦거나 결석할 때 반드시 미리 통보를 합니다. 안 그러면 GM도 다른 플레이어들도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리며 시간을 낭비할 테니까요. 아니면 그 플레이어는 아예 포기하고 진행할 테고, 그러다 보면 점점 겉돌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건 전혀 못해도 시간만 지키면 일단 반은 된 겁니다. 플레이에 문제가 있으면 차차 교정해 가면 되지만, 지속적으로 안 나타나는 분은 도저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거든요.

또한 플레이어의 실력에는 팀원과의 의사소통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과 모든 팀원이 즐겁기 위해서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시도하고 유도하는 것은 좋은 플레이어의 덕목 중 하나입니다. 이건 플레이 내에서도 마찬가지이고, 캐릭터 메이킹에서도 적용됩니다. 자신의 PC가 다른 PC와 함께 움직일만한 이유를 전혀 부여하지 않는 건 캐메에서 의사소통이 없었다는 뜻이죠. 특히 비사회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놓고서는 ‘이놈은 원래 이런 놈이예요.’ 하면서 다른 PC와의 상호작용을 거부하는 경우도 봤는데, 매우 좋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게 멋인가요? ;; 제가 보기엔 전혀 아닌데…) 그렇다면 비사회적이라도 억지로라도 다른 PC와 상호작용을 할 이유를 만들든지 해야죠. 물론 GM의 책임이 큰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한 분위기 파악도 의사소통의 중요한 일부입니다. 세계관의 분위기, 파티의 분위기, 플레이의 분위기… 다른 팀원들과 똑같이 맞추라는 게 아니라, 개성있는 부분은 있어도 지나치게 이질적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와 연관해서 실력있는 플레이어는 자신과 타인의 재미를 조화시킵니다. 다른 플레이어가 재밌으라고 계속 자신의 재미를 계속 양보한다면 좋은 플레이어라고 할 수 없죠. 자신이 재밌지 않으면 플레이는 시간낭비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자신이 재미있자고 다른 플레이어의 재미를 희생하는 것도 좋은 플레이어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보통 문제되는 건 후자 쪽이지만…) 플레이는 자신이 즐거운 동시에 모두가 재미있기 위한 것이고, 다른 참가자들의 즐거움에 의해 자신의 즐거움이 배가되는 것이니까요. 플레이 중에 말도 안되는 해코지를 해놓고 혼자 재밌어한다거나, 혼자 튀려고 계속 파티에서 떨어져서는 GM이 자신 쪽만 진행하라고 강요한다거나 하는 행동은 절대 다른 참가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합니다.

역시 이와 연관된 문제로 좋은 플레이어는 주연과 조연의 역할을 둘다 잘합니다. 자신이 현재 가장 튀는 위치에 있든, 아니면 잠시 다른 PC를 보조하는 역할을 맡았든지 간에 주연과 조연으로서 가장 알맞은 플레이를 하는 플레이어는 어디가서나 환영을 받지요. 끊임없이 자신이 주인공이려고 하거나, 아니면 자신에게 주의가 쏠리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것은 둘다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PC 1이 어려서 헤어진 자신의 형과 적으로 맞서게 되었다고 합시다. (촌스런 설정..이지만..ㅡㅡ;;) 적어도 한 장면, 길게는 여러 세션간 PC 1은 주인공일 수밖에 없습니다. 동료와 혈육 사이에서 고민하는 그의 내적 갈등과 힘든 선택에 마주한 극적 상황에 무대조명을 비춰주는 것이죠. 이런 때 PC가 아무런 반응도 없다면 GM으로선 정말이지 김새는 일일 것입니다. 물론 자신은 괜찮다고 하거나 의도적으로 자신에게서 주의를 돌리려는 행동은 감정적으로 곤란할 때 흔히 나타나는 반응이고, 이런 것은 좋은 연기에 해당되죠.

이렇게 PC 1이 잠시 주인공이 되면 나머지 PC들은 자연스럽게 조연이 되어 PC를 위로하고, 정신 차리라고 꾸짖고, 때로는 가만히 지켜보는 등 당분간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PC 1에게 돋보일 기회를 주고 캐릭터 연기의 폭을 넓히는 방법이겠죠. (게다가 저는 조연이 재밌던데..ㅋㅋ) 문제가 되는 건 다른 PC에게 관심이 가는 걸 절대 참을 수 없는 플레이어입니다. PC 1이 괴로워하는 걸 PC 2가 열심히 위로하는데 갑자기 PC 3이 주의를 끌려고 돌출행동을 한다면 좋게 보일 리가 없죠. 위에서 말했듯이 플레이어의 실력은 자신의 재미와 타인의 재미를 조화시키는 것입니다.

또한 좋은 플레이어는 적극적인 플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한 돌출행동을 하는 적극성이 아니라, 플레이에 있어서 능동적이고 (반드시 캐릭터가 능동적인 건 아니지만) 선택을 두려워하지 않는 적극성이야말로 RPG라는 매체에 맞는 태도 아닐까요.

이 외에도 추가적인 요소라면 자신의 선택을 능동적으로 하면서도 GM의 의도를 어느정도 파악해 준다든가, 다른 플레이어의 적극성을 유도한다든가 하는 것이 있겠지만, 위의 요소들만 갖추어도 이미 차고 넘칠 정도이기 때문에..^^

잠시 푸념을 해보자면, 즉플이나 미니캠페인을 하고 싶어도 이미 검증된 실력의 팀원들이 아니면 함께하기가 꺼려지는 게 요즘 심정입니다. 미니캠페인과 즉플 경험을 말하자면, 첫 세션만 하고 아무 연락도 없이 다시는 안 나타나는 분, 전혀 플레이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가는 분, 지나치게 잦은 잡담으로 흐름을 깨는 분… 요즘 즉플이 많이 줄었다고 느껴진다면 이런 것도 한 요인 아닐까요. (저만 그럴지도..ㅡㅡ;;) 많은 RPG인이 더더욱 실력이 늘어서 즉플을 열기가 두렵지 않은 다챗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