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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PL 전자회랑: 여명과 석양의 도시 부록

여명과 석양의 도시 그림자료에는 대체로 역사에 큰 신경 안 쓰고 대항해시대 그림을 사용합니다만… 인물들 모습을 현실 역사에 견주어 시각적으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요.

약 20년 후의 아미르:

백면서생 종교학자다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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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년 후 성공한 하비브:

수석법학사 무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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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산드로스와 에우로시온:

시대가 한 5세기 앞서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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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의 기사들:

역시 시대는 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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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후의 하쉬르:

터키 귀족 (지팡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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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후의 플로리앙:

터키 자유민 (추정으로는 비투르크계 터키인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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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마일 파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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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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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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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흐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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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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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재밌군요(…)

당신의 두뇌를 접수한다: 뉴욕 공공도서관 전자회랑

Story Games에서 옛~날에 보았던 링크인데, 문득 생각이 나서 다시 찾아보았다가 다시 그 마의 수렁에 빠지고야 말았습니다.

NYPL Digital Gallery

자연사, 역사, 지리 등에 관련한 온갖 그림과 사진 자료를 모아놓은 곳입니다. 시각적 자료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에 정신 놓고 시간 보내기 딱 좋지요. 터키 자료만 백 장 넘게 내려받은 것 같습니다. 혼자 폐인 되기는 억울해서 올려둡니다.

한국사에 대한 재밌는 글들

이번 달 말 일일플레이 준비하면서 자유시 참변 자료를 찾다가 한국사에 관한 재밌는 글들이 있는 블로그를 발견하여 올려둡니다.

신들의 황혼 (한국사 분류)
덕분에 자유시 참변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고, 다른 글들도 시간을 두고 읽어보고 싶네요.
아울러 일제시대 및 항일운동에 대한 좋은 자료 (책, 영화, 웹사이트 등) 아시는 것 있으면 알려주세요~

여명과 석양의 도시 – 초기 자료와 구상

새로 시작할 이름만 바꾼 콘스탄티노플 배경 캠페인은 일단 ‘여명과 석양의 도시’라고 부르겠습니다. (줄이면 녀석도 (??)) 유럽에서 보면 동쪽, 아시아에서 보면 서쪽에 있는, 두 대륙 사이의 도시라는 점에서 붙여본 이름입니다. 한편 원래 역사에서 오스만 제국의 정복은 쇠락기의 콘스탄티노플이 저무는 동시에 새로 떠오르는 계기였다는 점도 있고요. 캠페인 상에서는 누구에게 넘어갈지 모르겠습니다만, 전쟁의 결과가 어떻든 끝과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 되겠지요.

일단 우리의 영원한 호프 위키피디아에 이렇게나 좋은 지도가 있군요! (열광) 전쟁의 배경은 콘스탄티노플만이 아닌 만큼 주변 지역도 중요하겠지만요. 오스만 정복군은 콘스탄티노플을 공략하기 전에 주변 지역을 먼저 점령해서 보급과 교통을 끊어놓은 만큼 콘스탄티노플 외곽은 2부의 중요한 각축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은 자료가 있으면 사용하고, 없거나 마음에 안 들면 만들어내면 되겠지요.
역사서로는 존 줄리어스 노리치의 비잔티움 연대기가 평도 좋고 푸짐해 보이네요. 읽는 게 필수는 아니지만 저는 빌려서 읽어볼 생각입니다. 역시 역사물이 아닌 역사 판타지물을 하는 것이니만큼 반드시 실제 역사에 충실할 필요는 없고, 재밌어 보이는 부분만 취하도록 하죠. 어쨌든 우리 캠페인 배경은 절대 비잔티움이 아니라 사란티움이므로 역사적 정확성을 논해도 무의미한 겁니다. (당당)
역사 (판타지) 소설로는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던 가이 게이브리얼 케이의 사란티움 모자이크 시리즈에서 이름을 많이 따올 것 같습니다. 전 이 책 못 구하겠어서 책값의 6배에 달하는 배송료 내고 헌책으로 샀습니다..ㅠ_ㅠ 케이는 좋아하는 작가기도 하고요. 일일히 다 이름을 바꾸려고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하니 주요 역사적 인물이나 국가명 정도만 살짝씩 바꿔도 무난하겠죠.
또 유용한 자료나 다른 제안 있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렇게 큰 캠페인을 수 개월 내에 끝내려면 준비가 중요하니 지금부터 슬슬 얘기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일요일 아침을 위한 제안 – 역사 판타지

승한군, 석한군, 아군하고 6월부터 함께할 캠페인에 대한 한 가지 제안입니다.

지구가 하나의 국가였다면 그 수도는 콘스탄티노플일 것이다.
–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지금까지 나온 일요일 아침 세기의 혼 (Spirit of the Century) 캠페인 제안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었죠.

– 신나는 낭만 활극물 (로키)
– 대하 서사물 분위기 (석한)
– 다문화적 분위기 (승한)
– 15세기 이스탄불은 어떨까염 (아군)
– 휘번뜩! (로키)

군주의 권좌, 대륙의 다리, 바다의 연인, 열강의 전장, 만민의 우상, 아름답고 잔혹한 그대 비잔티움, 그대 콘스탄티노플, 그대 이스탄불이여!

위 모든 제안을 합치는 방법으로 이스탄불 배경으로 일요일 아침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특히 도시의 주인이 바뀌는 격동기를 중심으로 말이죠.

다만, 역사물 그대로 하면 아무래도 실제 역사에 대한 부담이 있으므로 살짝 벗어나서 매우 비슷하기는 하지만 이름은 다른 역사 판타지로 가면 어떨까 합니다.

구체적으로 제안한다면 판타지 작가 가이 게이브리얼 케이가 비잔티움을 본딴 도시, 사란티움으로 가는 건 어떨까요. 풍부한 역사적 자료는 활용할 수 있지만 자유도는 극대화하도록 말이지요.

사란티움 모자이크 시리즈 외에도 ‘알-라산의 사자들’과 ‘태양의 마지막 빛’의 배경인 케이의 역사 판타지 세계에는 태양신 쟈드를 숭배하는 쟈드교 (유럽 문명·기독교 모티프), 별을 숭배하는 아샤르교 (이슴람교·중동 모티프), 두 달을 숭배하는 킨다스교 (유대교 모티프) 세 문명과 종교가 공존합니다. 때로 협력하고, 때로 서로 정복하고 전쟁하면서 말이죠. 그 외에도 다양한 국가와 도시 국가가 세력권을 이루고 있지요.

비잔티움 역사에서 특히 흥미가 가는 두 시기라면 첫째는 13세기 초에 4차 십자군 원정대가 예루살렘 정복한다더니 엉뚱하게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고 약탈한 사건입니다. 라틴 제국을 세워 비잔티움을 60년이 채 못 되는 시기 동안 다스렸다가 비잔티움 망명 귀족 라스카리스 가문에 결국 멸망했죠.

둘째는 역시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 투르크 제국에 넘어가 이스탄불이 된 15세기 중반입니다. 샤리아 법에 따라 세 번 항복을 권고하는 술탄 메흐메드 앞에 중과부적인 것을 알면서 끝까지 거부하다 죽어간 콘스탄틴 황제, 48일 동안의 치열한 수륙 공방전, 술탄이 직접 설계했다는 공성 병기, 불타는 비잔티움의 전함! (와와) 결국 술탄은 함락된 콘스탄티노플에 당당히 입성해 이스탄불이라 명명했고, 오스만 제국의 지배는 이스탄불에 새로운 번영의 시대를 열었죠.

역사적으로는 말이 안 되지만 역사 판타지인 만큼 이 두 가지를 하나로 합치면 어떨까 해요. 구체적인 제안이라면…

세 참가자의 주요 주인공은 각각 다른 세력권 출신입니다. 예를 들자면 서방 쟈드교 사제 기사, 사란티움의 동방 쟈드교 귀족, 나흐만 제국 아샤르교 상인의 아들, 그 외에 킨다스 교도 의사라든가, 중앙 대륙의 기마부족 용병이라든가… 셋 모두 동등한 위치에서 대립하기를 원한다면 동·서방 쟈드교나 아샤르교 세 주요 세력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좋겠고, 그렇지 않고 어느 한 주요 세력에 붙어도 좋다면 소수민족 출신도 좋습니다. 만약 세 참가자 중 하나가 소수민족을 고른다면 서방 쟈드교 쪽은 빠지고 사란티움과 아샤르교 제국 (나흐만 제국?)만의 대립으로 해도 되겠지요.

캠페인은 크게 1, 2, 3부로 나눕니다. 1부에서는 세 주인공이 평화로운 사란티움의 다문화적 분위기 속에서 친구가 됩니다. 그러면서 일행으로서 모험과 음모를 함께 헤쳐가지요. 그 와중에도 사란티움을 둘러싼 주변 세력의 알력은 점점 심해집니다.

2부에서는 세 주인공은 각자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의무를 저버리지 못하고 운명과 역사의 흐름에 휩쓸려 흩어집니다. 이미 적이 되었을 수도 있고, 다시 만나서 술 한 잔 하자고 기약했을 수도 있을 테고요. 여기서 세력 구도에 따라 주인공 중 두 명 정도는 같은 편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1부의 일행이 갈라진 상태에서 두 혹은 세 진영을 번갈아 진행하게 되므로 모두 각 진영에 속한 보조 주인공을 만듭니다. (1부의 조연을 가져다 써도 되겠고요.)

예를 들어 주인공이 A, B, C라면 A가 속한 진영 이야기를 진행할 때는 B와 C의 참가자는 A의 친구, 친척, 부하 등인 A1과 A2를 맡습니다. 마찬가지로 B 진영 이야기 때는 C와 A의 참가자는 B1, B2를 맡겠지요. 둘 이상이 같은 편이 된다면 그에 맞추어서 하면 되고요. 만약 세 사람이 다 같은 진영에 들어가게 된다면 보조 주인공은 필요없을 수도 있겠고, 아니면 같은 편이라도 서로 다른 곳에서 활약한다면 보조 주인공을 활용하게 되겠죠.

3부에서는 2부에서 점점 높아진  갈등이 폭발해 마침내 사란티움을 두고 전투가 일어납니다. 참가자가 서로 다른 편으로 갈라졌다면 참가자끼리 대규모전을 벌이고, 모두 같은 편이 되었다면 진행자에 대항해서 싸웁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자 선호.) 전자 쪽이라면 친구였던 주인공들이 전장에서 마주쳐서 싸울 수도 있겠고, 대면하지는 않은 채 치밀한 두뇌싸움을 벌일 수도 있겠지요. (칼로 대화가 아니라 군대로 대화?) 원한이 깊어갈 수도 있겠고, 전쟁 와중에도 서로 심정적으로는 이해할 수도 있겠고요.

대규모전도 규칙을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세기의 혼으로 군대를 만들어서 하면 어떨까도 생각합니다. (이전에 구상했던 군사물의 연장선이겠군요.) 임무에 성공하면 ‘보급이 끊겼다’ 면모를 상대에게 부여한다든지, ‘새로운 공성병기’ 면모를 자기 군대에 부여한다든지요. 그리고 사령관의 명령과 실제 그 명령을 수행하는 모습 사이에 줌인과 줌아웃을 반복해서 입체감을 살리고… 물론 주인공의 행동도 대규모전 판정에 영향이 있겠죠. 대규모전 규칙은 1부 때부터 소규모로 꾸준히 실험하면서 완성해가도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란티움의 거취가 결정이 나면서 이야기를 끝맺고, 마지막 에필로그로 캠페인을 끝내면 되겠지요. 전체 길이는 석한군 제안대로 3~4개월 정도로 해서 각 부를 1개월 내지 5주 정도로 끝내면 될 것 같습니다.

세 분은 의견이나 제안 주시기 바랍니다. 이건 제가 생각하기에 대규모 활극/역사/서사물을 하기에 좋은 구조이지만, 같은 구도를 다른 시간적, 공간적 배경으로 옮겨도 얼마든지 되겠고요. 아아, 이렇게 써놓는 것만으로도 전 잔뜩 기대가 되네요.

네덜란드는 왠지 멋지다

네이버 TRPG 카페 일일 플레이 인물을 짜던 와중에 네덜란드인 이름을 설정하느라 관련 위키피디아 기사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네덜란드인은 멋지다는 걸 느껴버렸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1811년 프랑스에 정복당할 때까지 네덜란드에서 성씨는 의무사항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때 성씨를 등록하라고 지시받았는데, 이건 임시적일 거라고 생각한 많은 네덜란드인이 장난으로 등록한 일도 많다네요. 예를 들어:
De Keizer (더 케이제어): 황제. “이름은?” “나는 (나폴레옹) 황제다!” “나 서기 안할래..ㅠ_ㅠ”
Rotmensen (로트멘센): 썩은 인간들
Poepjes (푸폐스): X. 음 그러니까, 대변.
Piest (피스트): 소변본다. (…)
Naaktgeboren (나크트허보렌): 알몸으로 태어났다
Zeldenthuis (젤덴터이스): 집에 잘 없다
발음은 더 잘 아는 분이 고쳐주시고… 플레이 배경은 17세기인지라 인물 이름 뒤에는 성 대신 아버지 이름을 땄습니다만, 위의 장난스러운 성씨 등록은 정복자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이기도 했겠죠. 그러면서도 해학과 재치를 잊지 않았던 면모가 엿보여서 재밌습니다. 오늘날까지 저 성씨들이 남아있다면 물론 후손들을 위해 묵념을.

Homo Lupus Redux – 디안느와 디안느

얼마 전에 Canis SapiensHomo Lupus라는 글에서 늑대의 경우에 빗대어 여성이 다른 여성의 자녀를 입양하는 정치적 동기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프랑스 역사 속에서 그런 사례를 발견한 게 있어서 적어봅니다.

요즘 레오니 프리다의 카테리나 데 메디치 전기를 읽고 있는데 (이후 편의를 위해 프랑스식으로 카트린이라고 부르겠습니다), 당연히 카트린 얘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그녀의 남편 앙리의 정부, 그리고 카트린의 육촌 언니기도 했던 디안느 드 프와티에이죠. 카트린이 몇년 동안의 결혼생활에도 임신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앙리는 필리파 두치라는 이탈리아 여성과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이후 필리파는 임신해서 딸을 낳았지요.

이 다음부터가 재밌는데, 앙리가 혼외에서 낳은 이 딸의 이름은 ‘디안느’가 되었습니다. 이것은 당시 이미 앙리의 정부였던 디안느 드 프와티에의 이름을 딴 것일 확률이 높지요. 또한 필리파는 평생동안 많은 연금을 받으며 수녀원으로 들어갔고, 대신 그녀가 낳은 딸 디안느 드 프랑스는 디안느 드 프와티에가 키우게 되었습니다. 디안느에게는 사별한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성년의 딸이 있었으므로 어린 디안느를 키우기에 적격자로 판단되었지요. 왕세자비와의 혈연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고요.

이것은 디안느 드 프와티에에게 상당한 정치적 이익이었습니다. 앙리의 아이 이름에 자기 이름을 따게 하고 그 아이를 스스로 키움으로써 젊은 왕세자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 디안느 드 프랑스는 왕세자 부부 슬하에 자식이 없는 원인이 앙리가 아닌 카트린이라는 산 증거였으므로 경쟁자인 왕세자비에게 한방 먹이는 결과도 되었고요. 한마디로 앙리의 아이를 맡음으로써 “앙리는 내꺼!” 를 기정사실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심지어는 어린 디안느를 디안느 드 프와티에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정도니까요. 앙리보다 열아홉살 연상이었던 디안느가 그 나이에 출산을 했을 가능성은 희박한데도 말입니다.

여러모로 디안느 드 프와티에와 디안느 드 프랑스의 이야기는 어머니라는 지위가 가지는 정치적 이점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우 연인의 서녀를 맡아줌으로써 그가 자신에게 갖는 신뢰를 과시하고, 미래를 위해 그 서녀에게도 어머니로서 미리 정을 붙여두는 것이겠죠. 나중에 디안느가 앙리와 카트린 사이에 태어난 자녀의 교육에도 큰 영향을 행사했다는 사실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카트린으로서는 이가 안 갈릴래야 안 갈릴 수가 없었다는 것도…(…)

여담으로, 여섯살짜리 앙리가 카를로스 5세 신성 로마제국 황제의 볼모가 되기 위해 떠날 때, 일찍 어머니를 여읜 앙리에게 당시 스물 다섯의 디안느 드 프와티에가 작별의 입맞춤을 했다고 하죠. 여기서 우리는 키워서 잡아먹기의 전형을 볼 수 있습니..(퍽)

다마스커스 검, 주철, 시바의 여왕

An Insufficiently Advanced Technology (영문, 유료구독 한정)

세계관 설정시 낮은 TL에서 실제 역사보다 앞선 기술을 설정하는 방법들. 특히 주철과 쇠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주철의 녹는점은 1540도. 유럽에서는 TL 3과 4 사이에야 도달했지만 중국과 중앙 아프리카에서는 통풍이 원활한 용광로 설계로 (온도를 높이고 철에 탄소를 더 많이 흡수시키니 일석이조) TL 2에서 쇠를 다룰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더불어 유명한 다마스커스 검을 인도에서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언급하네요. 좋은 쇠는 탄소 함량 1~1.5% 정도인데, 탄소 함량 2% 이상부터는 지나치게 단단해서 부서지기 쉽고 다루기 어렵지만 대신 녹는점이 1150도로 떨어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이정도면 TL 2에서 얼마든지 도달할 수 있는 온도이죠. 그래서 인도에서는 철광석과 석탄을 아주 잘게 부수어 섞어서 도가니에 넣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철의 탄소함량을 강제로 높여서 녹는점을 낮추었고, 이 도가니에서 나온 ‘우츠’라는 물질을 다마스커스 칼의 재료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마 저열에서 장시간 가열해서 다시 탄소 함량을 1%대로 낮추었겠죠.) 문제는 이런 식으로는 아주 소규모 생산밖에는 할 수 없었다는 점. 철광석을 아주아주 잘게 부수어야 했을 뿐만 아니라 ‘우츠’ 내에 생긴 미세한 결정을 없애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고 합니다. 왜 다마스커스 검이 그렇게 귀했는지 기술적인 면에서 보니 재밌군요.

Our Lady of Weirdness: The Queen of Sheba (영문, 유료구독 한정)

이것저것 말이 많은 시바의 여왕에 대한 기사. 유대교와 이슬람교 전통에서는 빌키스, 발키스, 에디오피아에서는 마케다 여왕, 연금술의 그믐달, 릴리스의 후손 등으로 불린 그녀의 역사속 위치를 생각해 보는 글입니다.

시바의 우선적인 후보는 에디오피아와 교역이 활발했던, 홍해 건너 지금의 예멘 지역에 있던 사바. 발달한 관개 농업으로 풍요로웠던 곳으로 유향의 교역 중심지였고, 인도와 무역풍을 타고 향신료와 보석 교역을 했다고 하는군요. 옛 수도 마립에는 달의 신전 마하람 빌키스가 서있고… 여왕이 다스렸던 기록은 없지만 왕이 궁전 밖으로 나가지 않는 터부가 기록된 바 있으니 사바의 왕 야크루말릭이 왕비를 외교사절로 보냈을 가능성도 제기할만 하다는군요.

하지만 아라비아의 황금 광산, 그리고 이스라엘에 좀더 가깝고 많은 유명한 여왕이 다스린 사막 교역의 요지 미디안과 팔미라도 배제할 수 없는 후보. 그 외에 바알벡,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 터키 남동부의 사비안… 요세푸스에 따르면 시바의 여왕은 ‘이집트와 에디오피아의 여왕’이었다는데, 기왕 아프리카로 온 김에는 나이지리아의 에레도 유적에는 ‘비리키수 숭보’ 즉 시바의 여왕의 묘가 있다고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주장한다는군요..ㅋㅋ

그 외에 연금술적 의미로도 해석되는 시바의 여왕은 베일을 쓴 여왕, 납에 숨은 빛나는 비둘기, 히브리 달력의 셰바트, 아람의 달의 여신 셰이바…남풍이자 피어오르는 새벽.

그도 아니면 릴리스의 표식인 염소 다리를 가진 악마, 어둠의 여신 아스타르테, 욕정의 화신. 여왕의 다리는 수천년에 걸쳐 회자되어온 얘기로, 에디오피아 전설에서는 용의 피에 발을 담가서 흉터가 생겼다고 하죠. 중세 유럽때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거위 다리가 되어버렸고… (이렇게 되면 샤를르마뉴의 어머니인 발이 큰 베르타, 그리고 죽은자의 여왕 베르크타와 연관된다는군요.)

결국에 남는 말은 한때 연금술사였다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마지막 명상, 솔로몬의 아가서와 시바 여왕에 대한 헌사 오로라. “나는 다스리며 또한 다스릴 것이며, 나를 은밀히 또 교묘히 또 부단히 찾는 자들에게 나의 왕국은 끝나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