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캠페인 외전: 변상 계약

요약
웨어울프 환경보호 운동가인 알레한드로 페데리코와 이전에 그와 아마존 삼림 개발을 두고 적대했던 몰락 귀족 뱀파이어 프리스카 레 이스케에나르 보랑은 외국계 SN (Supernatural)이 자주 드나드는 이태원 주점 바 에볼루션에서 마주칩니다. 둘은 말다툼을 하다가 이내 치고받으며 78년산 샤토 라피트 병을 포함해 주점을 박살내 버리고, 주인장 서이화는 그들을 간신히 진정시키지요. 이화는 두 사람에게 변상을 위해 노력봉사를 하겠다는 계약을 받아내고, 두 사람은 두고 보자고 으르렁거리며 헤어집니다.
감상
정규 플레이어 두 분만 오셔서, 아무래도 플레이어 두 명으로 본편 진행하기는 좀 썰렁하다고 판단해서 (결국 이 다음 주에는 두 명으로 본편 진행합니다만) 본편에서 조금 벗어난 외전을 했습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본편보다 외전이 훨 낫군요(..) 논의해 가면서 하는 즉흥적인 진행이 제 취향에 좀 더 맞는다는 점도 있고, 프리스카와 알레한드로가 초점이 뚜렷하고 개성이 강한 인물이라 장면이 그만큼 재밌었던 점도 작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장면의 귀결에 대해 뚜렷한 생각이 없었는데, 기물을 파손해서 변상에 코꿰이는 게 어떻겠느냐는 좋은 의견을 삭풍님이 제시해 주셨고, 이방인님이 특1등급 와인인 78년산 샤토 라피트를 깨버렸다는 멋진 애드립을 하셔서 재미있는 플레이가 되었습니다.
정식으로 인물을 만들 시간은 없어서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면모와 기능을 채워넣게 했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첫 판정이 인물의 능력치를 너무 좌우하는 문제가 있군요. 게다가 두 참가자가 경쟁하는 구도라 더욱 경쟁적으로 군비증강(..)을 한 것 같습니다. 덕분에 둘다 희대의 전투괴물이 되어버린… 일이 꼬여서 본편의 주인공 일행과 맞붙기라도 하면 아~주 재밌겠네요. (휘파람) 이 플레이는 전투 규칙을 연습한다는 의미도 있었는데, 와인 랙을 넘어뜨린다든지 잔을 깬다든지 하면서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전투 자체는 참가자들이 별로 바라지 않은 이능배틀이기는 했지만, 가끔 먼치킨이 되어보는 것도 재밌죠.
알레한드로와 프리스카 두 사람은 개발과 보존이라는, 처음에 캠페인 설정하면서 생각했던 화두 중 하나를 대변하는 대립항이기도 해서 본편 캠페인에도 충분히 역할을 할 것 같네요. 얼결에 등장시킨 아이템 로보의 이빨도 본편 중에 써먹을 수 있을지도요. 좋은 조연도 건지고 플레이도 재밌었던,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세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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