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해보고 싶은 것들

17세기 극장 대모험 – 현재의 계획

현재 17세기 극장 대모험 캠페인에서 방영할 1기의 5화는 다음과 같은 계획을 대충 잡아보고 있습니다.

일단 드뇌브 가문이 마르고를 떠나보낸 아이젠 구호여행은 하인ㅤㅉㅔㄹ의 프라흐티히에 내린 후 아이젠을 반시계 방향으로, 즉 하인ㅤㅉㅔㄹ – 피쉴러 – 하일그룬트 – 푀젠 – 비셰 – 지거 영지 순서로 돌아서 지거 영지의 슈테르케에서 출항, 다시 교역강을 따라 몽테뉴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어디까지나 ‘예정’일 뿐 이대로 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지만…)

이 여행계획은 PD에게 꽤 편리한데, 전쟁의 피해가 비교적 덜한 지역에서 더한 지역으로 움직이면서 프로의 심각성을 점진적으로 높여갈 뿐 아니라, 각 주인공의 주제의식 순서를 대체로 맞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동 순서에 따라 현재 대강의 기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1화 – 세상은 무대로다

하인ㅤㅉㅔㄹ 영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게오르그 하인ㅤㅉㅔㄹ에 대해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제목의 이유를 알 수 있죠. 일단은 주인공들이 서로 만남으로써 가상의 무대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도 맞고, 또 다소 코믹한 분위기로 끌어가기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화면 존재감 3짜리 주인공이 없으니 가벼운 분위기로 가는 편이 좋을듯.

2화 – 검은 십자가의 그림자 속에서

배경은 피쉴레어. 여전히 화면 존재감 3은 없지만, 모험과 미스터리를 즐기는 가벼운 기분을 유지하면서 조금은 더 분위기가 어두워질 시점인듯. 전쟁의 실제 참상에서는 좀 떨어진 상태로 30년 전쟁을 일으킨 종교갈등을 생각해볼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3화 – 눈먼 드라켄의 비극

배경은 푀젠. 사실 3화에서는 레닉스가 화면 존재감 3인데, 야데르와 순서를 바꾸는 건 어떨까 고민중입니다. 푀젠 같은 경우 아이젠에서도 가장 상무 전통이 강하다는 점에서 레닉스에게도 어울리지만 한편 이곳의 영주 파우너 푀젠이 제어력을 잃는 걸 못 견뎌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야데르의 고민에 더 어울리는 것도 같거든요. 3화를 비셰, 4화를 푀젠으로 할 수도 있겠군요. 왜 되돌아가는지 이유를 만들어야 하겠지만…

또 야데르의 부차적인 주제의식이라면 이익이 되지 않는 일에는 움직이지 않는다든가 마르고와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을텐데, 자기 영지의 이익을 위해 전쟁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푀젠 영지의 상황에 대해서 그가 어떻게 생각할지, 또 푀젠 영주에 대한 헨드릭 브란트의 막무가내식 구애를 보며 자신과 마르고의 아슬아슬한 관계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4화 – 권세 가진 자 절망할지라

배경은 비셰. 역시 레닉스에게도, 야데르에게도 어울릴 수 있는 곳이지만, 현재는 레닉스 쪽으로 좀더 기울고 있기 때문에 더욱 레닉스와 야데르의 순서를 바꾸도록 부탁할까 생각중입니다. 비셰 영주는 현재 광기에 빠져 있기 때문에 의사인 야데르가 관련될 수도 있겠고, 또 자기 행동에 대한 모든 제어력을 잃은 영주의 병세는 야데르의 주제의식에도 부합할 수 있겠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이젠에서 가장 비참한 비셰의 상황이 레닉스의 ‘미숙’이라는 주제의식을 더 효과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비교적 편안하게 살아온 레닉스로서는 도저히 이 상황에 대응할 준비가 되지 않았을 테니까요. 더불어 비셰의 경비대 ‘포효하는 드라켄’의 대원들은 거의 다 드렉셀 사용자라는 면에서 애당초 드렉셀 때문에 아이젠으로 건너온 레닉스에게 더 어울릴지도요.

5화 – 폐허에 핀 장미

배경은 지거 영지. 이곳을 티르피츠의 출신지로 생각하고 있는데, 괜찮을지 모르겠군요. 일단 지거 영지에 위치한 슈테르케에서 티르피츠가 사관학교를 나왔으니…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은 지거 영주의 초토화 작전으로 파괴된 지거 영지의 모습은 자신의 인간성에 의구심을 가진 티르피츠의 주제의식과도 연관될 수 있겠죠. 더불어 이 시점까지 티르피츠를 집요하게 괴롭혀 왔을 까스띠예 여인네의 원한을 크게 터뜨리기도 좋은 곳. 화면 존재감 3-2-2의 상당히 시끌시끌한 최종화가 될 것 같습니다. 경우에 따라선 1~2회 연장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이상이 현재까지의 여행 계획입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선 이 사람들이 프라이부르그로 갈지, 몬다비로 갈지 전 모릅니..(먼산) 이 여행이 외면적인 것 뿐만 아니라 내면적인 것이기를, 그래서 주인공은 물론이고 PD와 참가자들도 끝났을 때 뭔가 한두가지는 남는 것이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물론 제안이나 비판은 언제든지 대환영입니다~

17세기 극장 대모험 – 몇가지 수정규칙

17세기 극장 대모험과 관련해서 안방극장 대모험의 규칙에 몇가지 수정을 하겠습니다. 의견 말씀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 2 세션 = 1화

본래의 규칙에서는 한 회의 놀이가 프로의 한 화이지만, ORPG는 TRPG보다 느리기 때문에 두번의 놀이를 한번의 방영으로 치려고 합니다.

2. 추가 관객풀 규칙

안방극장 대모험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경험치가 없는 규칙이고, 가장 가까운 개념이 팬레터입니다. 개인적으로 놀이 외의 노력에 따른 경험치 포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규칙을 사용할까 합니다.

한 화가 끝나고 남은 예산은 원칙적으로 버려지지만, 일단 기록해 두고 있다가 참가자가 캠페인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할 때마다 남은 예산을 하나씩 추가 관객풀로 전환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그림 그리기, 자료 찾기, 놀이기록 정리, 번역, PD에게 발상 제공 등이 그 예입니다. 이 추가 관객풀은 참가자들끼리 의논해서 서로 팬레터로 분배해 주십시오.

17세기 극장 대모험!

드디어 저질렀습니다! 7번째 바다의 세계 테아(Theah)를 배경으로 안방극장 대모험 규칙을 적용한 17세기 극장 대모험 캠페인! (기우님의 옛 팀 이름을 표절..) PD는 로키, 참가자들은 삭풍님, 제노시아님, orches님입니다.

테아를 배경으로 한 안방극장 대모험 캠페인은 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활극 자체가 꽤 텔레비전 형식에 어울리는 장르라고 생각하고 있고, 테아 같은 경우 제가 RPG 세계관 중 가장 속속들이 알고 있는 세계인지라 진행하기도 괜찮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제 사정으로 시간을 몇번이나 바꾸다가, 취소한다고도 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진행하게 된 첫 세션 (1화 1부)은 개인적으로는 무척 즐거웠습니다. 판돈이나 서술권, 장면신청 등의 개념을을 참가자 분들이 상당히 빨리 이해하셨기 때문에 규칙상으로도 크게 어려운 것은 없었고, 모든 주인공들의 성격이 잘 드러나고 사건도 흥미롭게 진행돼서 아주 재밌었습니다. 특히 하이랜드 귀족 레닉스 맥도널드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아이젠 용병 티르피츠 오펜하이머를 물먹이는 대목은 솔직히 꽤나 악질적이었는데도 웃겨 죽는줄 알았다죠..(…) 철없는 도련님 레닉스와 성실하면서도 불운한 티르피츠의 대조가 한편 코믹하기도, 한편 안쓰럽기도 한 장면이었습니다. 야데르의 능구렁이 행동과 마르고와의 장면들도 맘에 들었고요. 멋진 연기와 극적 감각을 보여주신 제노님, 삭풍님, 오체스님께 감탄할 뿐.

아쉬운 점이었다면 판정이 어떤 대목에선 과다했고, 어떤 대목에선 너무 없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삭풍님이 판정을 너무 많이 하신 것 같고 제노님은 티르피츠를 사직시키는 중요한 부분에서도 판정 없이 지나갔다는 건 PD의 불찰. 화면 존재감이 가장 높았던 제노님의 레닉스가 가장 뜨는 건 어떻게 보면 적당한 결과였지만, 판정의 불균형은 없어야 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2 세션마다 하나의 화를 끝내서 총 10회 (5화) 하고 나면 일단 1기는 끝날 것 같습니다. 연장방영은 그 이후 결정할 일이죠. 다음번의 1화 2부도 기대되는군요.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페이를 다녀오다 – 현실세계 배경 역할놀이에 대한 단상

조금 전에는 페이를 다녀왔습니다. 뭔 소리냐고요? 페이(Paix, 평화) 시는 7번째 바다 배경세계인 테아의 최강대국, 몽테뉴에 주재하는 외국 대사들이 거주하며 일하는 곳입니다. 제가 다녀온 곳은 지구 최강대국인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대사관 거리입니..(퍽)

그쪽 길은 주로 제 3세계 대사관 구역인지 포르투갈, 인도네시아, 터키, 라트비아, 룩셈부르그, 멕시코, 이집트, 그리스, 에스토니아 대사관 등을 보았습니다. 대부분 오래된 집들을 개조해서 쓰는 것처럼 보였고, 각 대사관 앞에는 작은 정원도 있더군요. 개중에는 꽤 잘 꾸민 정원도 있었고, 이집트 대사관 앞에는 흐드러지게 핀 노란 장미가 인상깊었습니다.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미국 국기를 같이 건 곳도 보였고, 더러는 UN기를 같이 걸어놓은 곳도 있었습니다. 한국 대사관은 뒤퐁 서클에서 Q 가 쪽을 향해 매사츄세츠 가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셰리단 서클에 있었습니다. 정원이랄 게 거의 없더군요. 좀 잘해놓지 그게 뭡니…(퍽)

대사관 외에 그 근방에서 재밌게 구경한 것이라면 체코슬로바키아 첫 대통령 토마스 마사릭의 동상, 또 건너편 거리에는 마하트마 간디 동상이… 셰리단 서클에는 무슨 기마상이 있었는데, 내일 다시 갈 때 자세히 봐야겠습니다. (나중에 자세히 봐도 별거 없군요. 그냥 말탄 콧수염 아저씨 동상이고, 받침대에는 ‘셰 리 단’ 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씌여있을 뿐…)

또 대사관 거리의 뒤퐁 서클 쪽 초입에는 ‘위스틴 대사관로 (Westin Embassy Row)’라는 호텔이 있더군요. 정문 옆쪽에는 ‘무도회장’이라고 된 입구가 있던데, 아마 주말이나 무슨 일이 있을 때면 저곳으로 대사들과 대사관 직원들이 화려하게 빼입고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 그런 화려하면서도 긴장되는 파티를 RPG로 해도 정말 재밌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뒤퐁 지하철역의 코네티컷가 출구쪽은 가는 길이 어찌나 가파르고 긴지, 한 500m는 넘을 것 같은 에스컬레이터가 저 위에 조그맣게 보이는 하늘을 향해 까마득하게 올라갑니다. (이대 지하철도 많이 들락날락했지만 상대가 안됩니…) 아예 계단이 없고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둘, 내려가는 게 하나. 저 에스컬레이터 작동 안되면 아마 올라가는데 체력판정 몇번은 들어갈 것 같더군요.

코네티컷가 출구에서 나와보니 신체 멀쩡한 어린 놈들(아마 16~17)이 행인에게 돈을 청하고, 주변에는 스타벅스, 벤&제리, 뒤퐁 공원 등이 있고…

뒤퐁 공원은 가운데에 조각상 분수대가 있는 원형 공원으로, 수많은 새들이 풀밭에서 뭔가 열심히 주워 먹고 사람이 바로 근처까지 와도 신경을 안 쓰더군요. 도심 한가운데 있는 공원이라는 한계 때문에 썩 한가롭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잘 꾸며놓은…

뒤퐁 공원을 원형으로 감싼 도로인 뒤퐁 서클은 뉴 햄프셔, 매사츄세츠, 코네티컷 3개의 가로가 교차하는 지점이라 DC 교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죠. (갑자기 관광가이드 모드?) 아마 말로만 듣던 로터리 방식의 도로인 것 같습니다. 신호등 없이 원형 도로에 진입하는 차량 쪽에게 양보하는…

뭐 대충 저런 동네입니다. 이것저것 모험의 여지가 무지 많아보이는 곳. 지하철 입구에서 모금하는 녀석을 적당히 달래고 을러서 정보 얻어내고, 대사관 앞 장미를 손질하는 정원사와 얘기를 나누고, 간디 동상 뒤에 암살자가 숨어있어도 재밌을 것 같은 곳. (마지막 부분은 단순한 악취미일지도…<-) 뒤퐁 공원의 비둘기들이 떼죽음을 당한 게 중요한 단서가 된다거나, 지하철 출구로 도망치는 악당들을 잡기 위해 급히 에스컬레이터를 작동시킨다거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죠.

따지고 보면 현실세계만한 발상의 보물창고도 없습니다만 (게다가 모든 자료는 이미 준비되어 있다! <-), RPG로 정작 하려고 하면 가장 답답한 게 ‘잘 모르는데’ 하고 겁부터 지레 먹게 된다는 점일까요. 매사추세츠 가에 쭉 이웃하고 있는 대사관들만 해도, 재밌는 발상은 수십가지쯤 떠올라도 일단 주인공들이 그리스 대사관으로 들이닥치면 진행자가 그 내부 구조를 알 리가 없죠. 가상세계가 배경이라면 청산유수처럼 만들어낼 내용들을 배경이 현실이라는 이유만으로 창작욕이 위축되는 면이 현실세계를 배경으로 한 역할놀이의 어려움인 것 같습니다.

어차피 아무리 흥미로운 곳이라도 속속들이 알기는 불가능하고, 결국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할 수 있는만큼 자료를 모은 뒤 나머지는 현실에 구애받지 않고 만들어내는 것이겠지만요. 뒤퐁 서클 주변이나 대사관 동네 같은 경우 관광이나 홍보 책자에서도 자료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여러모로, 부담이 아닌 재미로 다가오는 현실 배경 역할놀이는 제게 큰 과제이자 도전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매사츄세츠가 2000번지에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현실 속의 페이 시에서부터 말이죠.

7번째 바다 캠페인 발상 – The Razors

이런 7번째 바다 캠페인도 재밌지 않을까 하고 란님과 나눈 이야기입니다.

검객 길드 자료집에 보면 The Razors라는 규율 집행부대가 나옵니다. 이들은 전원 한가지 이상 유파의 대가로서, 길드의 규율을 어긴 검객을 추적하는 것이 임무입니다. 그 외에 검객이 일반 범법을 저지른 경우 당국을 도와 레이저가 나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포로로 잡아서 가까운 길드 본부로 데려갈 수도 있겠고, 가장 중범죄자–다른 검객에 대해 의뢰를 받아들여 살해한 검객–의 경우는 즉결일 수도 있겠죠. 검객잡는 검객이라는 발상이 재밌고, 또 잘만 하면 손에 땀을 쥐는 전투도 가능하겠죠.

제가 돌린다면 주인공 설정은 100HP + 운명 배열 + 한개 검술유파의 대가 + (길드 회원권). 길드 회원권은 유파가 길드 공인 유파가 아닐 경우입니다. 다만 라스무센은 불가합니다. 주어진 HP로 따로 산다면 몰라도… 사용 자료집은 국가 자료집과 (주로 벤델, 몽테뉴, 까스띠예, 보다체, 아발론, 어쩌면 해적국가) 검객길드 자료집, 그리고 노블리스 오블리제. 검객으로서의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특성치는 56HP나 64HP 등 모두 같은 양의 총 HP만을 사용하게 하고 경험치로 성장시키는 것은 아예 봉쇄해 버릴 생각입니다.

또 전에 했던 생각처럼 경험치는 배경에서만 나오게 하고, 나쁜 날씨의 잭 강점이 있을 경우 그 강점 때문에 생기는 4점짜리 배경 외의 배경은 운명 배열에서 나온 것도 없앱니다. 운명 배열에서 나쁜 날씨의 잭 강점이 나오고 본인이 원하지 않을 경우 그 카드에 한해 다시 뽑게 합니다. 배경 중 적어도 한가지는 주인공이 레이저를 하고 있는 이유에 연관시킵니다. 예를 들어 ‘빚’ 배경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잃어버린 사랑’은 애인이 규율을 어기고 도망치던 검객에게 살해당해서, ‘원한’ 배경은 원수를 찾아내기 위해서, ‘의무’ 배경은 길드 간부에게 신세를 져서..등등.

검객 낵을 사용하기보다는 줄창 때리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원 규칙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강철의 수수께끼 규칙을 응용해서, 같은 동작(낵)을 연속해서 여러번 사용하면 상대방이 예측하기 쉬워져서 점점 명중 벌점이 생긴다고 할 생각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특성치가 높아도 비검객은 불리한…조금만 칼을 섞어보면 공격이 빤히 보이는 게지요..<-) 대신 같은 낵이라도 지난번의 사용과 다른 예측불허의 요소를 넣으면–샹들리에에 매달려 타잔처럼 흔들리며 공격한다거나–벌점을 없앱니다.

부위공격(Called shot) 등 높이기를 강제하는 행동을 택하면 (스스로 높이기는 해당없음) 높이기 갯수만큼 극주사위를 받습니다. 연기 포상 극주사위는 참가자끼리 줄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해 볼 생각입니다. 안방극장 대모험 비슷하게 진행자가 그 장면에 사용한 극주사위마다 참가자가 다른 참가자에게 팬레터 극주사위를 줄 수 있는 풀이 생긴다거나요. 진행자의 극주사위는 각 화마다 초기화되고, 그 갯수는 각 참가자의 가장 낮은 배경의 합과 같다거나… 그리고 참가자가 사용한 극주사위는 원칙적으로 진행자에게 가지 않으며, 극주사위를 남겨도 경험치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극주사위를 굴려서 터지면 그 극주사위는 진행자의 극주사위에 추가됩니다. (극주사위만 따로 굴리거나 맨 끝 주사위를 극주사위로 간주)

이런 캠페인의 어려운 점이라면 히어로들이 모두 특정 신분에 속해있기 때문에 선택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 즉 레이저를 그만두는 선택이 어려워진다는 점이죠. 지금 생각으로는 그럴 경우 같은 HP와 XP로 새로운 주인공을 만들게 할까 합니다.

몇가지 있을 수 있는 갈등들이라면…

– 지위높은 표적: 히어로들이 쫓는 검객은 지위나 돈이 있는 사람이라 추적을 포기하라는 압박을 받습니다. (그게 죠반니 빌라노바라면 저같으면 웃스라 동쪽 끝으로 도망갑니다..;; 그 인간이 도륙한 레이저의 신체부위가 아직도 가끔 길드 본부에 배송되어 오죠..(…))

– 누명: 히어로 중 한명 이상이 길드법을 어겼다고 누명을 썼습니다. 이제는 또다른 레이저대가 히어로들을 쫓아옵니다. 누명이 아니라 사실이라면 더욱 곤란한 일.

– 사연있는 범법자: 길드법을 어긴 검객을 압송해 가고 있는데, 그 사람이 왜 그랬는지 들어보니 사정이 꽤나 딱합니다.

– 좁은 세상: 길드법을 어긴 검객은 알고 보니 어렸을 때 소식이 끊어진 형! (…)

– 아는 사람: 범법 검객 혹은 범죄자는 히어로가 아는 사람이며, 히어로는 왜 그랬는지 알고 있습니다. 어쩌면 히어로를 위해 한 일일지도 모르죠.

– 할일은 많고 시간은 없다: 검객을 추적중인데 히어로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길드가 밉보일 수 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 아는 사람일 수도 있고, 단지 사정이 딱한 사람일 수도.

– 뭉쳐야 산다: 히어로들은 추적하고 있던 검객과 협력해야 생존할 수 있는 상황에 빠졌습니다.

– 길드내 알력: 길드 내의 권력다툼이 심해지면서 길드 내에서 쉴새없이 편이 갈리고 상부에서 명령은 내려오는데, 문제는 이게 진짜 범법 검객인지 단순히 정적을 제거하려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예흔 번역/개조 1차 완료

일단 검황 세계관의 공개부분인 1부 번역을 마쳤습니다. (2부는 진행자 전용.) 그 과정에서 예흔으로 탈바꿈시키고 이것저것 개조를 하긴 했지만요..ㅋㅋ 또 각 부족 영무기에 대한 설정은 대폭 줄여서 달랑 이름만 나온다죠..(…) 아직 세부설정과 보완작업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뼈대는 갖추었군요.

한 시나리오, 두 규칙

문득 규칙에 의해 놀이의 내용이 어떻게 달라지나 보기 위해 한가지 시나리오를 두가지 다른 규칙으로 돌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나중에 실제 플레이 보고서를 통해 규칙에 의해 어떤 식으로 차이가 생겼나 서로 비교해 보는 거죠. 진행자도 참가자도 같은 편이 비교에는 좋을지도 모르지만, 두 번중 한번은 두번째 돌리는 거라 지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규칙의 차이에 따라 확률이라든가 의사결정에 고려할 사항 등이 어떻게 달려졌나 생각해 보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본격 법조공포물 ‘파트너와 함께’

주인님과 함께 (My Life with Master) 규칙을 배경만 바꿔서 법무법인의 사악한 파트너와 그의 명령에 따라 부정직한 법조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불쌍한 1년차 변호사들의 얘기를 그린 캠페인을 문득 해보고 싶군요..캬캬.

1. 파트너 – 법무법인에서 다년간의 부정행위를 통해 단단히 다져진 사악함을 자랑하는 변호사. 어쩌면 새내기 변호사들의 미래 모습일지도 모르죠. 파트너의 특성치는 ‘공포’로, 그가 부하 변호사들에게 행사하는 권력과 심리적 강제를 나타냅니다. 5 이상은 상당히 강력한 파트너를 뜻하며(이쯤 되면 정치적으로도 막강한…), 3 이하는 비교적 덜 사악하고 강력한 파트너입니다.

2. 변호사 – 법무법인에 들어온지 채 1년이 되지 않은, 법무법인 생태계의 밑바닥을 기는 존재들. 수치로는 인간 이상과 인간 이하, 자기혐오, 무력감, 그리고 인간성이 있습니다.

인간 이상은 변호사가 보통 사람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한가지 능력입니다. 모두 특정한 제한이 따릅니다. 예를 들어…

* 1시간에 서류를 100장 이상 처리할 수 있으나 비오는 날에는 그렇지 못하다.

* 누구라도 설득할 수 있을만큼 뛰어난 말솜씨를 가졌지만 좋아하는 이성이 한 방에 있으면 그렇지 못하다.

* 어떤 글이라도 한번만 보면 완벽하게 기억할 수 있지만 누군가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으면 기억은 머리속에 증발해 버린다.

인간 이하는 변호사가 남들보다 훨씬 못하는 것, 혹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인간 이상과 마찬가지로 한가지의 제한이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 가능하겠죠.

* 받은 월급을 전부 경마에 거는 도박중독자. 하지만 저녁약속이 있으면 그렇지 않다.

* 여러사람 앞에서 얘기를 하려면 완전히 얼어버리지만 누군가가 따뜻하게 웃어주면 진정한다.

* 뭐든지 잊어버리는 심각한 건망증의 소유자. 하지만 챙겨주는 사람이 있으면 괜찮다.

자기혐오는 변호사가 자신을 얼마나 부도덕하고 부정직한 존재로 생각하느냐를 표시합니다. 자신의 인간성에 대해 포기하면 할수록 악행은 한결 쉬워지지요.

무력감은 변호사가 심적으로, 신체적으로 지쳐서 자포자기한 정도를 나타냅니다.

인간성은 변호사의 도덕성과 인간다운 마음을 나타냅니다. 이것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사람과의 진정한 인간적 교감을 통해서 뿐입니다.

3. 사람 – 주인님..아니 파트너와 변호사들 외의 사람으로, 법무법인 내부 사람이든 외부 사람이든 파트너와 변호사들에게 악행을 당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입니다. 가족, 고객, 동료, 지인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들이 가진 특성치는 이성으로, 파트너의 공포에 대항하는 상식과 도덕성을 나타냅니다.

사람이 변호사에게 당할 수 있는 악행은 크게 강제속임수로 나누어집니다. 강제는 변호사의 지위를 이용해 사람을 겁주거나 강요하는 것으로,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소송을 질질 끌어서 철저하게 괴롭혀 주겠다’거나 ‘아무도 모르게 당신을 유죄로 만들어 버리겠다’ 등이 포함됩니다. 속임수는 사람이 모르게 하는 악행으로, 거짓말, 증거은닉, 누명 등입니다.

결말

특정 조건이 충족된 상태에서 변호사 중 하나가 파트너의 명령을 성공적으로 거부하면 파트너의 파멸이 시작됩니다. 이 형태는 소송이든, 언론에 공개하는 것이든, 법무법인의 다른 파트너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하는 것이든, 쥐도새도 모르게 죽여버리는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파트너가 파멸한 후 주인공 변호사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결말들이 가능합니다.

* 포기 – 몸과 마음이 지쳐서 더이상 변호사일을 할 수 없게 된 변호사는 자포자기합니다.

* 살해/파멸 – 변호사 자신도 살해당하거나 파멸당합니다.

* 자살/자기파괴 – 변호사는 자살합니다. 혹은 중독이나 범죄 등 철저한 자기파괴로 빠져듭니다.

* 행복 – 변호사는 인간성과 행복을 찾습니다.

* 파트너 – 변호사 자신이 새로운 공포의 파트너가 됩니다.

* 계속 – 강하고 비인간적인 권위에 심리적으로 의존하게 된 변호사는 자신이 섬길 수 있는 다른 사악한 파트너를 찾습니다.

※ ‘파트너와 함께’는 패러디이며 변호사나 법무법인, 파트너들에 대한 명예훼손의 의도는 없습니다. 그리고 과장된 부분이 꽤 많죠..ㅋㅋ 언젠가 한번 돌려보고 싶긴 하군요, 이 캠페인..(퍽)

RPG – 하고픈 일들

RPG와 관련해 하고 싶은 일들(주로 쓰고픈 글들)입니다. 앞으로 종종 수정될듯. 어째 지우는 항목보다 늘어나는 항목이 많지 않을까 하는 무시무시한 생각이..(…)

  • GNS – 어째서 역할놀이를 하는가
    -말도 말고 탈도 많은 GNS 모델에 대한 개인적 이해.

  • 역동적인 공동 상상 공간으로서의 던젼(Donjon)
    -클린턴 R. 닉슨의 규칙책 ‘던전’ 비평
  • 두 사람, 세번의 만남, 한번의 사랑 – Breaking the Ice
    -에밀리 케어 보스의 연애 역할놀이 Breaking the Ice 비평
  • 죄와 심판, 폭력에 대한 짧은 서사시 – 포도원의 개들
    -빈센트 베이커의 규칙책 ‘포도원의 개들(Dogs in the Vineyard)’ 비평
  • 당분과다성 낭만 판타지 – 블루 로즈
    -그린 로닌의 규칙책 ‘블루 로즈(Blue Rose)’ 비평

  • 감염성 공포 – 원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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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 역할놀이의 허와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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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할놀이와 외설에 대하여
    -역할놀이 속의 섹스

  • 경량 규칙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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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PG 옛 공화국의 기사단에서 느낀 RPG의 고전, 던젼 탐험과 모험의 무한한 가능성

  • 인터뷰 대상: 스톰트루퍼님
    -다이스&챗 제작자이며 다챗 커뮤니티 홈지기이신 스톰님 인터뷰

  • 인터뷰 대상: 김성일님
    -겁스 제품 번역 작업을 맡고 계시고 세션 사이트에서 활발하고 활동하고 계신 김성일님 인터뷰

  • 인터뷰 대상: 제노시아님
    -음모물과 가상세계 창조의 대가 제노시아님 인터뷰

우슈 스워시버클링

테아에서 놀기 좋은 룰들을 생각해보고 있는데, 역시 해먹은 게 인디룰이고 장르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활극인지라 우슈가 눈에 밟히는군요. 6점 분배로 만들어본 우슈 스워시버클링 히어로입니다.

세리즈 뒤브와

칼보다 매서운 말솜씨 (5)
레이피어의 현란한 번쩍거림 (4)
샤루즈의 지붕 위를 바람처럼 달리기 (3)
아버지의 엄격한 눈빛 앞에서는 꼼짝도 못한다 (1)

플레이 예를 생각해 본다면…

– 샤루즈 궁정에서의 재담 겨루기

마르탱: “아니 마드므와젤. 오늘은 더더욱 눈부시군요. 마드므와젤 같은 미녀는 역시 화장이니 옷이니 유행에 휩쓸리지 않아도 아름다우십니다. 비록 석달쯤 유행에 뒤처졌어도 말입니다.” 허리숙여 손에 키스하고 깔보는 눈빛을 보냅니다.

세리즈: 품위있게 웃으며 말합니다. “어머, 무슈, 과찬이세요.”

세리즈: “소문이 자자한 여성분들과 어울리시면서도 이 궁정에 얼굴을 내밀 수 있는 무슈 마르탱에 비하면 부족할 따름입니다.”

마르탱: 지나가는 쟁반에서 와인잔을 두잔 들어 셰리즈에게 하나 건네며 잔을 들어보입니다.

마르탱: “자 그럼 마드므와젤, 건배해 볼까요. 아, 그…누구시더라. 매정하게도 아름다우신 마드므와젤 뒤브와를 버리고 다른 여성분을 쫓아간 잘생긴 군인! 물론 지금쯤 그런 실연의 아픔은 모두 회복하셨겠지요?”

세리즈: 역시 잔을 들어보입니다. “어머나~ 무슈야말로 마담 랑티에의 분노한 남편분에게 옷도 제대로 못 입으신채 쫓기시던 아픈 기억은 잊으셨으리라 믿어요. 그때 피스톨에 맞으신…아하하, 둔치는 이제 괜찮으신지요.”

마르탱: 능숙하게 받아넘깁니다. “물론입니다. 마드므와젤을 다시 뵐 날을 기대하며 이를 악물고 회복했지요. 자, 그럼 건배할까요? 브레즈 대위와 약혼녀를 위하여.”

세리즈: “예, 무슈.” 잔을 마르탱의 잔에 가볍게 부딪칩니다. “무슈와 마담 랑티에의 행복을 위하여.”

마르탱: (샤루즈 궁정의 재담꾼(4))

세리즈: (칼보다 매서운 말솜씨(5))

마르탱: 3d6 ( 3 2 5 ) -> 성공 2개

세리즈: 3d6 ( 5 1 2 ) -> 성공 3개

GM: 마르탱은 간신히 웃으며 뻣뻣하게 목례해 보이고 재빨리 멀어져가는군요. 몽테뉴 궁정인답게 아무도 티를 내는 사람은 없지만, 세리즈 주변 손님들의 은근한 눈빛과 눈치는 그녀에게 승부의 결과를 확신시켜 줍니다. 조용히 홀짝이는 와인에서는 승리의 맛이 납니다.

참고로 이건 제가 생각하는 우슈 하우스룰을 적용한 것입니다. 우선 전투원들은 서로 행동을 번갈아가며 취합니다. 그래야 행동 묘사가 서로 동떨어지지 않고 서로에게 자연스러운 극적 대응을 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방어 주사위와 공격 주사위를 나누지 않고 무조건 성공수가 많은 쪽이 이기는 쪽이 속도감 있는 진행이 될 것 같습니다.

또다른 히어로의 예라면…

앙트완 리에르

100m 거리에서 다람쥐 눈알을 맞추는 총솜씨 (5)
“나의 명예는 나의 생명. 몽테뉴 총사의 긍지는 나의 전부다!” (4)
총검을 들고 붉게 물든 전장을 누비는 르와 에 렌느 검객 (3)
모두는 하나을 위하여, 하나는 모두를 위하여! (1)

– 저격수 앙트완

GM: 햇살이 앙트완의 눈앞에 눈부십니다. 모자에 깃털을 꽂은 사내, 앙트완의 목표물은 그 밝은 빛 속에 존재마저 점멸하는듯 하군요.

앙트완: 왼손으로 모자를 눌러써 햇빛을 가리면서 오른손으로 조준을 더욱 정확히 합니다. 가늠쇠 사이에 잡힌 적의 모습에 무섭도록 집중하며, 자신의 모든 존재와 모든 의미를 쏟아붓습니다.

GM: 앙트완의 세계는 심장박동과 깃털 꽂은 모자 두가지로 좁혀집니다. 그때 표적이 나무 밑으로 지나가는군요.
앙트완: “Merde!” 작은 소리로 욕설을 내뱉으며 조금씩 조금씩 조준을 옮깁니다. 까스띠예인이 나무 밑으로 지날 궤적을 추적하며…

GM: …그리고 까스띠예인은 다시 한번 열린 하늘 아래 나타납니다. 하지만 앙트완의 존재를 눈치라도 챈 것일까요. 그의 말은 이제 길 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현재 위치에서 조준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납니다.

앙트완: 침착하게 자리를 옮겨 지붕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포복자세로 이동합니다. 다시한번 시야에 잡히자 최대한 자세를 낮게 유지한채 다시한번 조준합니다. 손의 떨림은 없습니다. 호흡조차 없습니다. 다만 자신과 표적이 존재할 뿐.

GM: 사냥꾼과 사냥감, 두가지로 좁혀진 우주 속에서 표적은 계속해서 말을 달립니다. 또다시 나무 사이로 모습이 사라지는군요. 다시 한번 나타났을 때는 이 위치에서는 사정거리 밖일 것입니다.

앙트완: 상관없다고 되뇌이며 눈을 부릅뜨고 상대의 궤적을 예상합니다. 아버지를 따라 사냥을 나서던 추운 겨울 아침의 기억, 추위에 얼어붙던 손과 허연 입김, 그리고 가늠쇠에 잡히던 사슴의 모습. 그 감촉을 그대로 느낀채, 아니 다시한번 오르 산간지대 숲의 얼음장 같은 겨울 속에서 첫 사냥의 흥분에 떨던 그 열여섯살 시골 소년이 된채 두개의 심장박동 사이의 짧은 정적 속에 방아쇠를 당깁니다.

GM: 묘사 좋습니다. 행동 하나 더 드리죠.

GM: (비교적 어려운 사격이니 기준치 4)

앙트완: (사격솜씨 5)

GM: 4d6 ( 4 1 5 2 ) -> 성공 3개

앙트완: 5d6 ( 4 1 1 2 1 ) -> 성공 5개

GM: 한낮의 평온을 가르는 총성, 자지러지는 말의 비명소리, 그리고 그에 묻혀버린 외마디 비명과 낙마의 소음. 곧이어 혼비백산한채 도망가는 말발굽 소리가 멀어지고, 나무 사이로 보이는 땅에는 선혈이 흥건하게 번집니다. 그 모습은 열여섯때 처음 잡았던 사슴의 피가 눈 위로 선명하게 흐르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임무를 제대로 수행했다는, 기쁨 없는 만족감에 앙트완은 충만합니다. 죽은 사람에게 악의는 없었습니다. 주어진 의무대로 했을 뿐.

여기도 하우스룰 떡칠 정신에 투철한..(…) 단독 판정 역시 대결 판정처럼 진행하고, 목표달성의 어려움을 마치 적의 행동처럼 취급한 다음 난이도에 따라 기준 특성치를 정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히어로의 행동묘사가 아주 좋을 경우 행동묘사를 추가로 쳐주고, 심심하거나 재미없는 때우기식 묘사인 경우 행동묘사를 하나쯤 덜 세는 방안도요.

결과적으로 우슈 7번째 바다는 해볼만한 것 같지만, 역시 발상전환을 요구하는 인디룰의 어려움과 함께 묘사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플레이어에게 지우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다양한 행동을 기술이나 난이도의 제한 없이 화려하게 묘사하고, 그 묘사가 곧 성공 가능성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활극의 지향에는 맞는다고 생각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