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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염의 신부 소개글

“젊은 새색시가 추악한 권력가인 푸른 수염의 사내에게 시집갑니다. 그는 신부에게 집을 탐험하라고 말해줍니다. 하지만 하나의 방만은 금지했지요. 결국 신부는 호기심을 못 이겨 그 방문을 열고야 맙니다. 그리고 살해당한 이전 신부들이 끔찍하게 전시된 모습을 발견합니다.”

게임 소개

푸른 수염의 신부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옛날이야기 ‘푸른수염’을 기반으로 한 3~5인용 수사 호러 테이블탑 RPG입니다. 여러분은 남편이 떠난 사이, 호기심에 이끌려 저택을 탐험하는 새 신부입니다. 여러분은 저택의 방과 방을 돌아다니면서 방마다 서린 악몽 같은 기억을 체험하고, 남편의 비밀을 파헤쳐야 합니다. 그리고 최후의 방 앞에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푸른수염을 끝까지 믿는 신실한 신부인지? 아니면 그를 거부하는 부정한 신부가 되어서 집을 뛰쳐나올지, 아니면 호기심에 못 이겨 마지막 방에 들어간 다음 다른 아내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할지? 모두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세션이 끝나면, 이 저택에는 여러분이 직접 만든 아름답고 비극적인 이야기가 남을 것입니다.

하나의 신부, 여러 마음의 목소리. “자매”

그런데, 신부는 한 명인데 어떻게 3~5인용 플레이가 될까요? 플레이어들은 한 명의 신부를 다같이 플레이합니다. 여러분은 각각 신부의 다양한 측면인 “자매”를 플레이합니다. 각 자매는 서로 다른 능력과 주특기를 가지지요. 여러분은 함께 의논을 해서 신부의 행동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듯이, 결국 사람은 여러 가지 마음의 목소리 중에서 무언가를 선택해 따라야 할 것입니다. 푸른 수염의 신부에서는 이런 역할을 주 인격이 맡습니다. 주 인격은 신부 중 “제어권”을 상징하는 반지를 가지는데, 반지를 가진 주 인격은 신부가 어떤 행동을 할지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물론 주 인격은 게임 중에 자주 바뀝니다. 현재 주 인격이 머리를 식히고 싶거나, 피해를 너무 많이 받아서 쉬고 싶거나, 아니면 다른 자매의 특수 행동 때문에 강제로 다른 자매에게 반지를 넘기거나… 이런 식이지요.

게임에 등장하는 자매는…

마녀: 여성만의 비밀스러운 마법을 기쁨으로 삼습니다. 교활하고 힘을 갈구하는 동시에 직관적이고 용감합니다. 두려움 없이 암흑을 받아들이고, 탐구하고, 위험을 감수하지만, 심연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잡아먹힐 수도 있습니다.

숫기: 격렬하고 거친 성정입니다. 문제가 벌어지면 누구보다도 더 정면으로 부딪히거나 폭력을 행사할 자매이지요. 강인한 숫기는 독선적이고 잔인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자매들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강하고, 그들이 다치지 않게 지켜주려고 뭐든 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다른 자매들을 이끌어줘야 한다고 생각되면 끼어듭니다. 자매들이 어머니의 도움을 받고 싶은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의지가 굳고 남을 돌보려는 마음이 강하지만, 권위를 거역하면 어두운 모습이 드러납니다.

요부: 거침없는 육욕의 소유자라는 인상을 주고 싶어합니다. 관능적이고, 주의 깊으며, 사냥 본능도 있죠.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벌여서 신부를 곤란한 지경에 빠뜨리는 일도 빈번합니다.

작은아기: 순수하고 느긋합니다. 뭘 몰라서 대개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그만큼 순진해서 상황을 모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천진한 마음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꼬이기 때문에 이러한 강점이 최대의 약점이기도 합니다.

방 단위의 플레이

캐릭터를 만들었으면, 플레이를 할 시간입니다.

푸른 수염의 신부는 각 장면이 하나의 방으로 나타납니다. 신부는 매 방에 들어가서 그 방에서 옛 신부와 남편에 관한 끔찍한 과거에 접하고, 그 방에 있는 괴물과 악귀, 유령, 사람들과 부딪힙니다.

모든 방은 여성을 억합하는 각종 요소(신체, 모성, 종교, 성)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이 주제를 이용해 신부를 괴롭히고 상처줍니다. 예를 들어 신체가 주제인 방은 신부를 완벽하게 만들겠다고 강제로 수술을 할 테고, 모성을 주제로 하는 방은 학대나 체벌, 책임감 등을 이용해 신부를 괴롭힐 것입니다. 종교의 방에서는 종교적인 정숙함이나 그 반대인 신성모독이나 문란함을 내세울테고, 성은 여성의 성을 중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것입니다.

이런 방에서 신부는 상처를 받고, 힘든 선택을 하고, 역경을 극복한 다음에 이 방에서 있었던 일의 진실을 정합니다. 진실은 보통 이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고, 그래서 신랑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라는 결론입니다. 신부는 남편의 결백을 밝히고 “신의의 징표”를 얻거나, 남편의 잘못을 발견해서 “부정의 징표”를 얻을 것입니다. 방의 진실은 미리 정해진 게 아니라, 플레이어들의 선택에 따라 정해집니다. 플레이어들이 논의를 한 다음, 현재 반지를 가진 신부의 인격이 최종 진실을 정합니다.

물론 때로는 진실을 외면한 채 방에서 도망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겠지요. 게임의 결말에 도달하려면 진실을 밝혀야 하니까요.

게임의 결말: 마지막 방 앞에서.

신부가 신실의 징표, 또는 부정의 징표 세 개를 채우는 순간, 신부는 마지막 문 앞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최후의 결정을 내려야 하지요. 징표에 따라 남편을 믿거나, 부정하고 도망칠 건가요? 아니면 호기심에 못 이겨 원작 동화처럼 마지막 방에 들어갈 것인가요?

남편을 믿기로 선택한 신부는 남편에게 복종하고, 어두운 기억을 어떻게든 견디면서 오래오래 행복한 삶을 삽니다.

부정한 신부는 남편에게서 도망친 다음, 저택에서 겪은 악몽을 마음 속 한 켠에 간직하면서 남은 삶을 살아갑니다.

방에 들어간 신부는 대가를 치르지요. 그리고 저택에서 봐 왔던 다른 신부의 망령들처럼, 이 저택의 악몽이 되어 다음 신부가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때로는 마지막 방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부서질 수도 있지요. 이 경우도 저택을 벗어나지 못하고 망령이 됩니다.

그래서, 왜 이런 걸 플레이하나요?

마지막으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왜 굳이 이런 끔찍한 호러 게임을 플레이하나요? 게임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호러 이야기는 악몽과 오랜 두려움에서 태어납니다. 우리 마음 깊이 숨은 어둠에서 길어 올린 내용이지요. 푸른수염의 신부는 대낮에 기를 펴지 못하는 어둡고 음습한 상상에 힘을 싣고 싹틔워서 꽃피웁니다. 여러분은 내면의 어둠을 소리 내 말할 수 있게 되고, 어쩌면 여러분이 펼친 상상에, 그리고 친구들이 보여주는 상상에 스스로 놀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을 펼치다 보면, 한편으로는 소름 끼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자유로워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마저 겁을 먹을 정도라면 탁자에 둘러앉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죠?

기억하세요! 새집에 도착한 젊은 여성, 신부의 운명을 정하는 주체는 바로 여러분과 친구들입니다. 이 여성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읽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신부 대신 결정을 내리면서 여러분은 이야기의 관객과 작가 역할을 모두 하게 됩니다. 펼쳐지는 공포를 지켜보면서 동시에 반응하지요.

푸른수염의 신부 플레이는 기억에 남는 경험입니다. 모두 함께 어둠 속에서 속삭이면서, 무섭고 불확실한 순간이 오면 주사위를 굴리며 다 같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어떤 영화나 괴담과도 비교할 수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