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모 : 사실 설정과 역발현

페이트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흔히 “‘면모는 운명점을 사용하고 버는 용도 외에 실제로 어떤 효과가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해왔고, 페이트 코어와 기동형 페이트에서는 ‘면모는 발현이나 역발현을 하지 않더라도 면모 자체가 사실이라는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면모가 그 자체로 효과가 있는데 역발현은 왜 하는가?” 라는 질문을 할 수 있겠죠. 다음은 제 생각입니다.

분명히 면모는 그 자체로 사실입니다. “불바다” 속으로 뛰어 들면 당연히 피해를 입겠지요. “무장해제”를 당하는 동안은 무기를 쓸 수 없습니다. 주사위를 굴리지 않더라도, 운명점을 쓰지 않더라도 이 효과는 발동합니다. 면모는 캐릭터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거나(“장교”면모가 있으니까 경비병에게 방해받지 않겠지요), 막거나(“철조망” 면모가 있으니까 저 쪽에 갈 수 없겠지요), 판정을 유발합니다(“불바다” 면모가 있으니까 운동 판정으로 지나가는 데 실패하면 피해를 입습니다).

그럼 언제 역발현은 언제 하는가? 저는 “면모 때문에 단순한 효과 이상으로 골치 아픈 이야기가 새로 파생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불이 난 건물에서 면모를 발동하면? 단순히 불이 난 것만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불 저편에 사랑하는 사람이 갇혀 있거나, 출입구에 불똥이 떨어져 입구가 가로막힐지도 모르지요. 무장해제된 총은 절벽 아래로 떨어지거나, 떨어진 무기가 오발이 나서 동료를 맞출지도 모릅니다. 즉, 면모(특히 상황 면모) 그 자체는 다른 RPG의 ‘수정치’나 ‘컨디션’, ‘태그’ ‘장애물’ 등의 역할을 하지만, 역발현하는 순간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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