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 나이로비 기획: 규칙과 설정, 인물

어제는 트랜스휴먼 스페이스 (Transhuman Space) 배경으로 안방극장 대모험 (Primetime Adventures) 규칙을 사용해서 진행할 캠페인에 대해 기획하고 논의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배경은 우주 엘리베이터를 건설하는 올림푸스 계획이 한창 진행 중인 케냐 나이로비이고, PD는 Wishsong군, 참가자는 벨제르가님, 세인님, 그리고 저입니다.

기획 세션 중 처음은 PD가 안방극장 대모험 규칙을 설명했고, 다음은 THS 설정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이 있었으며, 마지막으로는 하고 싶은 플레이와 인물에 대해 토의했습니다. 안방극장은 이전에도 해본 규칙이지만 기획 세션 전 오후에 다시 보니 제가 그동안 잘못 적용해온 부분이 한두 군데 있더라고요. 이번 캠페인에는 올바르게 적용할 수 있겠지요.
THS 배경에 대한 것은 사실 저는 좀 경계를 했었습니다. 안방극장 대모험은 배경을 포함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모든 참여자의 열정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면에서 배경을 이미 정한 안방극장 대모험 시즌은 참가자의 감정적 투자가 덜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럴 위험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전원이 이미 배경을 보고 참가를 결정하기도 했고, 또 인물 설정을 잡으면서 다들 흥미도가 올라가는 느낌이어서 좀 안심이 되었습니다. 배경 결정에 직접 참여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인물이라는 필터를 통해서 배경 중 재미있는 부분을 선택하고 캠페인의 초점을 정하는 과정에는 다들 참여할 수 있었으니까요. 계속 그 흥미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지요.
이러한 논의 과정을 거쳐서 나온 인물의, 그리고 캠페인 자체의 초점은 역시 나이로비의 우주 엘리베이터 프로젝트가 될 것 같습니다. 엘리베이터 건설에 반대하며 아버지와 대립하는 제인, 건설 작업에 참여한 엔지니어 프로비던스, 그리고 보안기기를 책임진 티엔이 맞닿는 접점은 역시 나이로비에, 그리고 THS 세계 자체에 들끓는 급격한 변화를 잘 상징하는 올림푸스 프로젝트이겠지요.
이런 플레이를 하다 보면 자칫 우주여행이나 로봇 같은 외적 장치에 현혹되어 인간관계와 인물 내적 갈등을 도외시할 위험이 있는데, 이 점에서 안방극장 대모험이라는 규칙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각 인물의 고민 (Issue)을 통해 의미있는 내적 갈등을 생각해볼 수밖에 없게 되고, 화면 비중 배정을 통해서 한 시즌 동안 그 고민이 어떤 극적 흐름을 탈지 정하게 되니까요. 이와같이 규칙은 플레이의 초점을 더욱 뚜렷하게 잡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다음 세션에는 능력, 인맥, 개인무대, 그리고 비중 배정 등 인물을 마저 만들고 시간이 된다면 시범 방영 (파일럿)도 하게 될 것 같군요. 세 주인공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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