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흑: 정혼자를 기다리는 록산나의 마음은 그러나 편할 수 없었으니, 왕이 죽은 후 섭정을 맡고 있는 제르문트가 자신의 야심을 위하여 그녀와 시베르트의 정혼을 해제하였기 때문이다.바위: 잠깐! 탐욕은 화를 부른다. '정혼녀 록산나 글리테렌' 면모가 있는 운명 주제를 소진한다.
-> 탐욕은 화를 부른다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구나')는 방금 내놓은 것과 규모나 효과가 다른 서술을 내놓으라는 뜻이며, 요구하는 측에서는 인물의 주제 (직위, 운명, 축복, 능력) 중 하나를 소진해야 합니다. 각 주제는 초기화할 때까지 바위가 한 번, 암흑이 한 번씩 소진할 수 있습니다.
모루, 화로: 주제 소진을 인정한다.
-> 주제 소진이 적합한 지는 모루와 화로 (보름달과 그믐달) 둘이서 인정해야 합니다.
암흑: 쳇. 그렇다면... 섭정 제르문트는 아이자른 가문을 반역으로 몰았으며, 록산나를 겁박하여 미끼로 시베르트를 안심시키고 체포하려고 전사를 잠복시키고 있었다.모루, 화로: 종전과 다른 서술이라고 인정한다.바위: 그렇게 되었다.
-> 상대방의 서술을 받아들이고 서술 교섭을 끝내려면 '그렇게 되었다”로 마무리하면 됩니다. 이후에는 다시 자유 RP로 돌아가죠.
바위: 그때 군중 사이에서 다시 돌이 날아오자 벨레판은 벽력같이 소리를 지르며 도끼를 돌이 날아온 방향으로 날린다!암흑: 도끼는 벨레판의 아버지 토르벤에게 적중한다.바위: (으악!)화로: (얼쑤!)모루: (으익)바위: 탐욕은 화를 부른다! 살육의 도끼 면모가 있는 축복 주제 소진.모루, 화로: 인정한다.암흑: 벨레판은 무의식중에 도끼를 연인 에르타의 남편 미칼에게 날렸고,암흑: 에르타가 미칼을 감싸고 대신 등에 도끼를 맞는다.화로: (인정!)화로: 에르타가 애처롭게 미칼을 잠시 쳐다본후, 떨리는 눈동자로 벨레판을 바라본다-> 화로는 정서적인 관계에 있는 주변인물을 담당합니다.바위: 뿐만 아니라 에르타는 심한 부상을 입되 죽지는 않아야 한다. '망자 군단의 전사' 면모를 근거로 직위 주제 소진.-> '뿐만 아니라'는 (원래는 '그리고 또한') 교섭 상대의 서술을 받아들이고 여기에 추가를 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네 뜻이 그렇다면' ('그러나 그러려면')과 같지만, 주제 소진을 요구하고 뒤에 올 수 있는 답변이 제한적입니다. (순서도 참조. '네 뜻이 그렇다면'에는 6개의 답변 가능, '뿐만 아니라' 뒤에는 4개의 답변이 가능합니다.) 여기서도 주제 적합성은 모루, 화로가 인증하는데 분량 관계로 생략하겠습니다.암흑: 뿐만 아니라 에르타는 부상으로 반신 불수가 되어야 한다. '암흑은 우리 안에 있다' 면모가 있는 운명 주제 소진.바위: 탐욕은 화를 부른다. 적합한 주제가 없으므로 남은 주제 2개 다 소진.-> 적합한 주제가 없으면 주제를 2개 소진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바위는 주제를 모두 소진했으며, 주제를 초기화할 때까지 주제 소진을 요구하는 교섭어 ('탐욕은 화를 부른다'와 '뿐만 아니라')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고자가 되었어 엉엉위에 에르타 안 죽는다는 부분을 암흑이 뒤집지 못하게 뿐만 아니라를 사용했는데, 제 꾀에 제가 넘어갔군요.암흑: 에르타는 벨레판이 자신을 미워하게 되었다고 착각하게 된다.바위: 일은 그렇게 되었다.-> 더 망하기 전에 끝내야지... 시베르트 차례가 돌아오면 복수해줄 테다ㅠㅠㅠ
진행자 위시송군이 이미 글을 썼듯, 연초부터 한 마계인천 드레스덴 파일 RPG 캠페인이 얼마 전에 끝났습니다. 도시를 양분한 뱀파이어와 타락천사라는 두 초자연 세력 사이에서 어느쪽 편도 들지 못하고 '이놈도 저놈도 싫어!'를 외치며 어떻게든 도시를 구해보려고 달린 끝에 달콤씁쓸한 해피엔딩을 맞았지요.
위군도 얘기했듯 이번 캠페인의 참가자분들은 상당히 대담한 RP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담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진행자가 우리에게 쉽지 않은 도전을 제시해주어서 가능했던 일이지요. 가족을 선택할 것인가, 악의 세력과 싸울 것인가? 더 많은 사람을 살리려고 한 사람을 죽일 것인가? 신념을 위해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는가? 도시의 번영과 정의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이러한 극명한 선택상황 앞에서 참가자들은 선택을 피하거나 돌아가는 길을 찾으려고 하지 않고 정면돌파했습니다. 훈님의 캐릭터인 화염술사 제임스는 얼굴에 끔찍한 흉터를 입어가며 괴물과 싸워 이겼고, 나중에는 동료의 목숨을 구하려고 살인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강해지는 힘의 유혹에 넘어가 결국 캠페인 종결 후 인천 대화재를 일으킨다는 뒷이야기가..;ㅁ; 전혀 거리낌 없이 인물을 망가뜨리는 훈님의 투혼(?)에는 참 감명을 받았었죠.
키님의 캐릭터인 사이코메트리 능력자 주연은 신비한 힘을 부여해주는 반지의 속삭임을 따르면서 마이 푸레셔스 점점 도덕적 회색지대로 빠져들고 결국 임무의 성공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지경에 이르릅니다. 키님 역시 인물을 보호하려고 하지 않고 어둠에 빠져드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 훌륭한 RP를 보여주셨습니다.
이전 겁스 캠페인 PC를 재활용한 제 인물 리이는 살인을 하지는 않았지만 댄스클럽 조명을 햇빛으로 바꾸는 주문으로 인천의 뱀파이어를 대부분 몰살시켰고, 그 결과 뱀파이어 세력을 치명적으로 약화시키기는 했지만 대신 타락천사들에게 힘을 실어주었고, 뱀파이어들 회사와 거래를 트고 있던 가족의 가세는 많이 기울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너 죽고 나 죽자의 묘미인가...) 무엇보다 그 보복으로 오빠가 뱀파이어들에게 감염당해 피를 갈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이 이러한 극명한 선택과 대가를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마스터인 위시송군이 그러한 상황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어느 선택도 녹록하지 않은 대가가 따르도록 하고, 선택의 극적 의미를 부각함으로써 '선택'이라는 RPG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진행이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런 성과에는 인물의 극적 키워드를 시트에 적어놓고 규칙상 효과를 부여한 드레스덴 RPG라는 규칙도 한 몫 했지요.
결국 이번 캠페인에서 배운 것은 RPG에서는 진행자와 참가자 모두 재지 말고, 빼지 말고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재밌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생이야 신중해야겠지만, 허구적인 인물은 이런거 저런거 따지지 말고 적극 망가뜨리는 것이 RPG의 묘미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더 큰 즐거움을 위하여...
게임성 외에 또 다른 특징이라면 RPG라는 놀이는 반드시 서사적인 틀 속에서 진행이 된다는 것입니다. 보드게임이나 퍼즐게임 등은 서사 없는 놀이가 가능하지만, RPG는 그렇지 않습니다. 좋은 이야기를 만들려는 목적으로 플레이를 하든, 아니면 이야기는 괴물을 잡고 보물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부산물일 뿐이든 뭔가 이야기가 있습니다. 결국 RPG는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놀이인 셈입니다.
서사성이 RPG의 또 다른 특징인 만큼 이야기가 훌륭하면 그만큼 RPG의 만족감도 높아지고, 좋은 이야기를 목표로 노력하면 그만큼 최적 경험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처음에 최적 경험, 혹은 플로우를 다루면서 말했듯 플로우란 정해진 목표를 향해 노력을 하면서 집중감과 몰입감, 그리고 행복감이 드는 경험입니다. 따라서 달성하려는 목표가 무엇인지 모르고서는 플로우가 있을 수 없지요.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먼저 좋은 이야기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살펴보고 다음 글부터 각 요소를 달성하는 방법을 논하겠습니다.
주의할 것은 RPG가 이야기를 만드는 놀이라고 해서 반드시 이야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둘 필요는 없으며, 또 그래야만 좋은 놀이인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RPG의 이야기란 그저 신나는 놀이를 하면서 (게임성), 혹은 아는 사람들과 즐겁게 어울리면서 (사회성) 부차적으로 생기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를 얼마나 강조할지, 그리고 얼마나 시간과 노력을 쏟을지는 각 팀이 결정할 몫입니다. 다만 이야기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로 한다면 더욱 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은 분명 있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좋은 이야기란 워낙에 다양하므로 외적으로 보이는 특징, 예를 들어 장르나 배경을 가리켜 이것이 있으면 좋은 이야기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톨킨의 '반지의 제왕'이 좋은 이야기라고 해서 엘프와 마왕이 나오면 좋은 이야기인 것은 아니며, 영화 '가타카'가 좋은 이야기라고 해서 미래 디스토피아가 다 훌륭한 작품인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좋은 이야기라면 공유하는 몇 가지 특징이 있기는 합니다. 겉가죽은 연애물이든 추리물이든 동화이든, 모든 좋은 이야기의 속살에는 다음과 같은 본질이 있습니다.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제가 그동안 보고 생각한 것을 나름 소화하고 정리한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진실성. 좋은 이야기란 무엇보다 진실한 허구, 즉 진실한 거짓말입니다. 비록 하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지만 그 속에 있는 인물과 사건 등이 삶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진실을 보여주고 있지요. 이것이 좋은 이야기의 본질 중 으뜸입니다. 인물을 어떻게 하고 사건을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도 결국에는 '진실한가?' 하는 단일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자연스럽고 진정성이 있는가, 삶에 대한 어떤 진실을 보여주는가, 이것이 좋은 이야기의 최종적이며 또한 유일한 시금석입니다. 나머지는 좋은 이야기는 진실해야 한다는 이 원칙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뿐입니다.
두 번째, 좋은 이야기에는 풍부한 배경세계가 있습니다. SF나 가상역사, 판타지처럼 우리가 사는 세계와는 전혀 다르거나 역사물처럼 우리 세계의 과거를 다루는 이야기도 배경세계가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허구도 독자적인 배경과 문화가 있습니다. 21세기 한국의 고등학교나 중산층 가정, 혹은 21세기 한국 사회 전체도 이야기가 벌어지는 세계이며, 각자 법칙과 갈등, 문화가 있는 소우주를 이룹니다.
한편 배경세계가 풍부하다는 것은 설정자료가 많다는 것이 아니라 그 세계에 의미있는 갈등의 실마리가 있으며, 인물 및 인물 사이의 관계를 통해 그 세계 특유의 문화와 규범이 드러난다는 뜻입니다. 배경 때문에 생기는 차이점과 공통점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로 볼 수 있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역시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됩니다. 삶의 진실이 햇빛이라면 배경과 그 문화는 그 빛을 다양한 색채로 변주하는 프리즘입니다.
세 번째, 좋은 이야기에는 좋은 인물성, 특히 좋은 주인공이 있습니다. 좋은 인물이란 결국 이야기에 드러나는 삶의 진실을 사람을 통해 표현하여 흥미와 공감을 끌어내는 장치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주인공, RPG에서는 PC는 실현할 수 있는 욕구를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변하고 성장해가는 인물이지요. 이러한 인물과 그들 간의 관계는 좋은 이야기의 원동력이 되며, 깊은 감정적 경험을 이끌어냅니다.
네 번째, 좋은 이야기에는 이야기의 경험을 고조시키는 이야기 구조가 있습니다. 모든 의미있는 이야기의 핵심에는 일상 - 일상에서의 일탈 - 새로운 평형 달성이라는 구조가 있습니다. (이 점에서는 조셉 캠벨의 영웅의 여정을 따릅니다.) 그것을 기승전결, 발단-전개-절정-결말 하는 식으로 나누어볼 수도 있지만, 더 본질적인 것은 주인공들이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위험한 미지의 영역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그렇게 성장하고 변함으로써 한층 층위가 높은 새로운 안정성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세계를 구하러 모험을 떠나는 얘기이든, 학교를 옮기는 전학생 얘기이든,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하기 시작하는 이야기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모든 좋은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각자의 삶이라는 전투를 치르며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삶의 지혜, 그 진실의 일면이라는 전리품을 탈취하려고 몸부림칩니다. 진실을 위한 싸움에서 크게 승리할 수록 결말이 행복한 이야기이겠고, 의미 있는 배움을 얻지 못하거나 이를 위한 대가가 너무 크다면 비극적인 이야기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삶을 더 깊이 깨닫고, 더욱 의미있는 존재를 누리려는 투쟁은 마찬가지입니다. 이야기의 구조는 이를 반영해야 합니다.
다섯 번째, 좋은 이야기에는 의미있는 갈등과 선택이 있습니다. 내적 갈등이든 외적 갈등이든 인물은 의미가 있는 갈등에 마주해 뭔가 선택을 해야 하며, 이 선택에도 크든 작든 의미가 따라야 합니다. 갈등과 선택은 위의 모든 요소를 통합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배경세계와 인물은 다양한 갈등을 만들어내며, 갈등의 발생과 해결은 배경과 인물,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삶의 진실에 비추어 진정성이 있고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또한 갈등상황에서 인물이 하는 선택에 따라 인물성은 더욱 깊이가 생기고 변화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상황과 선택은 미지의 상황에서 새로운 의미를, 새로운 평형을 만들어가려는 인물의 투쟁을 반영하며 이를 통해 삶의 어떤 진실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여섯 번째, RPG의 좋은 이야기는 소설이나 연극과는 다른 RPG만의 특징이 있습니다. 이야기가 어떻게 되는지 정하는 규칙이 있다는 점, 그리고 함께 즉석에서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그렇지요. 따라서 RPG의 다른 두 요소인 게임성과 사회성과의 관계, 그리고 즉흥성과 계획성의 관계 등을 살펴보면서 RPG인의 서사적 능력 논의를 마칠 계획입니다.
이렇게 좋은 이야기의 요소를 논하는 여섯 편의 글을 열어봅니다. 아는 것이 짧아 쓰기까지 많은 고민과 변경을 거친 끝에 결국 생각보다 길어지게 되었군요. 어려운 얘기인 만큼 많이 부족할 텐데 격려와 질책, 지적과 질문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특히 이 서론에서 잡고 있는 구성을 변경하려면 나머지 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하는 것이 좋으니까 의구심이나 반론, 보충할 점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적극적으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RPG와 최적 경험 시리즈>
1. 최적 경험을 위하여
(1) 최적 경험과 플로우
(2) 플로우의 조건
(3) RPG와 플로우
2. RPG인의 능력
(1) 게임적 능력
(2) 서사적 능력
A. 좋은 이야기란 무엇인가
B. 진실성
C. 배경세계
D. 인물성
E. 이야기 구조
F. 갈등과 의미있는 선택<
G. RPG 특유의 서사성
(3) 사회적 능력
(4) 팀의 능력
3. 도전을 수준에 맞추어가기
(1) 게임적 도전
(2) 서사적 도전
(3) 사회적 도전
4. RPG의 목적성과 피드백
(1) 팀 단위에서의 목적 설정
(2) 팀원 간 목적의 일치와 긴장
(3) 등장인물 간 목적의 일치와 긴장
(4) 피드백으로 목적 합치성 평가하기
5. 집중과 몰입
(1) 집중을 위한 조건
(2) 집중을 위한 마음가짐
(3) 집중을 위한 환경
(4) 결어
심도 있는 글의 수준을 오히려 떨어뜨리는거 같지만... 생각이 난거니 적긴해야겠지. 4명이 차를 탔다. 신기하게도 4명 모두에게 핸들이 달려있었다. Q1. 여기서 발생한 문제 중 가장 별 문제 아

네이놈 고등학생이 머리가 그게 뭐냐!

단어 선택이 그럴 수 밖엔 없는걸 알고 있지만, 요즘 종종 고전적<->협의형의 구도를 자주 보게 되는것 같아서 '협의형'플레이라는 단어 자체가 달갑지 않을 정도입니다. 고전적 플레이는 협의를 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주고,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들도 종종 보이더군요. 애초에 협의가 없는 플레이가 가능이나 한지 잘 모르겠지만요.
딴말이 좀 길었습니다. 위 구도 대로라면 분산형인 플레이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쪽으로 유도를 해보려고 한적이 있었는데 잘 안되더라구요. 시건방진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제가 느낀건, 마스터의 능력 보다는 플레이어 개개인의 능력과 참여 유무가 플레이 방식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거였습니다. 진행자를 하기 싫은 사람도 진행자를 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많았으니까요.
이것 저것 시도나 고민을 해봤는데, 결국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마스터링 방식은 요즘 비디오 게임계에 큰 획을 긋고 있는 오픈월드형 RPG식의 진행이 되더군요. 고전적 마스터링을 하는 사람들은 RPG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해서 현대에 거의 완성을 보고 있는 오픈월드 게임들을 한번쯤 즐겨 보는것도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저도 사실 비슷한 생각입니다. 그래서 고전적 진행을 현실적인 형태라기보다는 이념형이라고 한 것이기도 하고요. 다만 현실적이지는 않다고 해도 '협의 없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내놓는 마스터가 되어야 한다'는 규범성 내지 강박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또 한편으로는 이 글의 분류 기준은 서술권 집중과 분산이니 협의형이 현실적으로 집중형과 분산형 사이의 중간 형태라는 생각입니다.
분산형 플레이는 확실히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죠. 전통적으로 진행자의 것이었던 권한을 참가자가 나누어 가질 용의가 있는지, 참가자가 자신의 결정권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지, 그리고 물론 참가자에게 참여 의욕과 실력이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하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분산형 플레이를 할 때면 진행자와 참가자의 권한을 명문화한 규칙, 소위 인디 RPG를 선호합니다. 누구에게 이만큼의 권한이 있다고 못박아놓지 않은 상태에서는 제가 참가자인 입장에서도 마음놓고 '진행자 영역'을 '침범'하기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책에 있는 규칙이든 참여자끼리의 합의이든, 권한은 명문으로 분배해야 하는 것 같아요. 자신이 할 일이라고 생각해야 참여 욕구뿐만 아니라 주인 의식과 책임 의식도 생기거든요. 내가 안하면 마스터가 하겠지, 내지는 내가 하면 마스터 마음에 안 들 거야 하고 생각하는 환경에서는 분산형 플레이를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해요. 내가 안하면 아무도 안한다, 그리고 내가 해도 된다고 생각해야 움직이게 되죠.
오픈월드도 꽤 재밌는 생각이네요. 이번에 시작하려는 캠페인에도 오픈월드 개념을 일부 도입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RPG와 CRPG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건 참 재밌는 현상인 것 같아요 ㅎㅎ
저는 확실히 고전적인 마스터에 속하는군요. 경험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협의에 의한 게임의 진행은 뭔가 소꿉장난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긴장감이 없더라구요. 이야기를 꾸며나가는 것보다는 제시된 장애물을 극복해서 목표를 달성하는 마초스러운 방식을 더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모든 플레이어가 과연 참여를 원하는가?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는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좋지만, 제가 경험했던 플레이어의 상당수는 이야기에 참여한다는 면에서는 좀 소극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룰의 선택에 따른 부분이나 플레이어 자신의 숙련도에 의한 문제도 있겠지만 대체로 DM이 규칙이나 하우스 룰을 통해서 개입의 여지를 만들어도 활용하는데 그다지 의욕이 없는 경우가 많았지요. 자료가 부족한 편견에 가깝겠지만 남자 분들의 경우 이야기의 꾸밈이나 캐릭터의 갈등 관계 등에는 큰 관심이 없는 인원이 많은 것 같았습니다.
분산형의 경우에는 제가 이런 쪽으로는 게임을 전혀 해본적이 없는 것 같군요. 떠오르는 건 원스 어폰 어 타임 정도의 보드게임 뿐이네요. 그렇지만 참여자의 역량에 따라 게임의 질이 크게 달라질 것 같군요. 단지 룰에 대한 숙련 뿐 아니라, 플레이어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의 정도에 따라서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아요. 로키님의 리플레이들을 재미있게 읽었지만 실제로 내가 저렇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을까하고 생각해보면 그렇게는 못할 거 같다고 생각되었던 것처럼, 누구나 좋은 게임을 할 있는 놀이방식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아직 낯선 방식에 대한 단순한 두려움일수도 있겠지만요.
제시한 장애물을 극복해서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플레이 방식이지요. 이런 취향에는 이런 방식이 잘 어울린다는 명제는 (말씀하신 예로, 제시된 장애물을 극복해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좋아하는 취향에는 고전형 플레이가 어울린다) 이론 정립이나 토론의 대상이 되지만, 어떤 방식이 객관적으로 낫다 (예를 들어, 분산형 플레이는 고전형보다 우월하다)는 건 이론도 토론도 뭐도 아닌 억지일 뿐이지요. 말씀대로 모든 사람이 폭넓은 참여를 원하는 것도 아니고, 한 사람에게도 여러 가지 취향이 있죠. 그런 수많은 취향과 욕구를 채워줄 다양한 규칙과 플레이 방식이 있어서 RPG는 더욱 멋진 취미인 것 같습니다.^^
참가자 실력 하시니까 마침 생각나는 게, 제가 어저께 바로 그런 분산형 규칙인 안방극장 대모험 플레이를 했는데 참가자 분들은 RPG 초보셨어요. 그런데 후기에도 썼듯 굉장히 재미있는 플레이가 나와서 케찰님이 하신 말씀과 겹치네요. RPG처럼 사람이 중심이 되는 놀이에는 실력과 상관없이 누구나 재밌는 룰이란 없다고 생각해요. 모든 참여자가 성장해가고 실력을 키워가야 재밌는 것이 RPG의 어려움이자 묘미이죠. 어제 플레이도 참가자분들이 방송의 구성이라든지 장르 문학에 조예가 깊으셨고, 극적 전개와 완급 감각이 뛰어나셨던 그 실력 때문에 어제 플레이는 재밌었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분산형 플레이는 실력이 필요하다는 케찰님 말씀에는 공감합니다. 어떤 플레이든 마찬가지이지만, 참가자 각각이 기존 고전형보다 권한이 큰 분산형 플레이는 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동시에, 좋은 규칙과 좋은 놀이 방식은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던 창의성을 끌어내며, 참여자 사이에 상승작용을 일으켜 강점을 빛내주고 결점을 보완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즉, 혼자 하는 것이 아니므로 부담을 덜 느껴도 되지 않을까요? 나한테 생각이 안 떠오르면 옆사람에게 아이디어가 있을 지도 모르고, 막히면 누군가가 돌아갈 기발한 방법을 제시하기도 하니까요. 길게 썼지만 결국 결론이라면 "실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에게는 자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이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러한 능력을 끌어내는 규칙과 방법론에 관심이 큰 것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어쩌면 이 블로그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고요.
실버/ 그렇죠. 합의 없는 플레이가 어딨겠습니까[..]
케찰코아틀/ 저도 긴박감이 없는 합의형 플레이는 영 취향에 안맞더군요.
다 짜고 하면 의외성이 떨어지는데 무슨 재미로 하냐는 플레이어도 있었고 말이죠.
그 플레이는 분명 플레이 전에 당일에 신청하고 싶은 장면을,
또는 플레이 후에 다음 플레이 때 신청하고 싶은 장면을
팀원들의 합의에 의해서 선택한 플레이였습니다.
요즘 세션에서 자주 이야기 되는 그런 형식의 초기단계였죠.
합의 자체는 필수불가결입니만,
언제 합의할 것인가, 어떻게 합의할 것인가와 같은 요소를
획일화된 방법론을 대세로 밀면서 제한하는 것처럼
보이는게 좀 씁쓸하더군요.
적어도 세션에서는 아무도 그에 대한 지적을 안하는 것 같았거든요.
외부인[이라 쓰고 로키님이라 읽음]의 지적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가지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만
뭐 이건 제 기분탓일 수도 있겠죠.
덧. RPG 동네 투어[..]
조금만 더 이야기해보자면,
플레이하기 전에 장면을 합의하고
캐릭터의 배경을 설정하면서 세계관과 융화시키고
플레이 끝나면 '다음에 뭘 할까?' 이야기하고...
이게 정말로 고전형/분산형/협의형과 같은 진행방식의 구분과
반드시 묶어서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인지를 먼저 고려해봤으면 합니다.
객체지향적으로 한 번 생각해봅시다. (...?)
사과라는 객체는 과일이라는 좀더 넓고 추상적인 개념의 객체에 포함됩니다.
좀 간단하게 줄이자면 부모자식관계죠.
먹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사과와 귤이라는 두 객체를 놓고 봅시다.
둘은 과일이라는 같은 부모객체를 가졌지만 서로 다른 형태입니다.
둘은 부모객체를 통해서 공통점을 가지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연관성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운송이라는 주제에서, 기차라는 객체와 레일이라는 객체의 관계는 어떨까요?
기차는 운송수단이라는 부모 객체에 포함되지만, 레일은 아닙니다.
레일은 기차가 움직이기 위해서 필요한,
기차와 레일을 합칠 수 있는 객체 '철도'의 부분 요소입니다.
레일은 철도를 연상시키지만, 그렇다고 그 자신이 기차와 같은 운송수단은 아닙니다.
하지만 레일은 철도에 포함된 부분요소로서 기차가 움직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전기기로서 TV와 리모컨의 관계를 봅시다.
TV는 방송을 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TV를 보는데 리모컨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TV도 리모컨도 가전기기라는 부모객체를 가질 수 있지만 리모컨은 TV의 필수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TV를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하기 위한, TV의 내부구조와는 별도로
외부로 노출된 인터페이스일 뿐이고 TV 또한 리모컨으로부터 독립적입니다.
..여기까지 지루한 이야기 보신다고 수고하셨습니다[..]
겁스, D20, 페이트와 같은 룰은 사과나 귤과 같은 것입니다.
무슨 규칙을 사용하든지 그건 팀의 기호에 관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합의라는 것은 RPG를 구성하는 추상적인 객체중에 하나입니다.
큰 의미에서의 합의는 레일처럼 뺄래야 뺄 수 없는 RPG의 구성요소입니다.
하지만 도식화되고 '합의에 의한 플레이'를 규정하는 것은
리모컨과 같은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편의성을 위해서 만드는것이죠.
합의에 의한 플레이와 같은 방법론 없이도, 오래된 팀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팀들은 이미 그것과 유사한 다른 방법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전에 실버님이 모유저분의 댓글에 화를 내셨던 것 처럼,
모두가 합의에 의한 플레이가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그런 의도도 없다고 생각하고요.
전 현재도 진행중인 합의에 의한 플레이의 정리가 여러 유저들을 위해서
방법론을 정립해 널리 알리자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처럼 오로지 합의에 의한 플레이가 대세인 것마냥 이야기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는 리모컨과 TV의 관계를 기차와 레일의 관계인듯 이야기하는
풍조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비판을 암묵적으로 터부시하는 듯해 보이는 분위기는
그 주제가 뭐가 되든 바람직하지는 않겠지요.
생각해볼 만한 점이긴 한데, 서술권의 집중과 분산을 다룬 글이니만큼 고전형과 분산형 사이에 현실적인 중간 형태로 협의형을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협의와 서술권은 다른 범주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놀이 속의 요소 (인물, 배경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는 유사한 기능을 한다고 보거든요. 합의에 의한 플레이는 물론 많은 방법론 중 하나이죠. 전혀 절대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데는 저도 동의하고, 그걸 정립한 분조차도 남들에게 강요할 생각은 아니실 거에요. 특정 방법론을 사용하든 하지 않든, 플레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발전해가는 데 의의가 있겠죠.^^


한 가지 덧붙이고 싶습니다. '전체는 그 부속물들의 합 이상이다' 던가요. 모든 게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대상을 단순한 구성물들의 합집합으로 보면 뭔가를 빠뜨리는 거라고 봅니다. 구성요소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특성 또한 고려해야겠지요.
전 종합적이라서 RPG를 사랑하기도 하지만, RPG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느낌때문에 아직까지도 이 게임을 붙잡고 있습니다. WoW가 주는 전투적 재미때문에 WoW를 하기도 하지만, RPG에서의 전투는 또 사뭇 다릅니다. 그래선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서플리먼트를 파고, 사소한 내용 하나때문에 싸우고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또, 전 소설을 쓰고, 읽기도 즐기지만, 줄거리가 개연성이 없고 때로는 완전히 맛이 가 있을지라도, RPG를 할 때, 그리고 끝난 후 리플레이를 읽을 때는 재밌다고 느낍니다. 저와 플레이했던 사람들 또한 각자의 기호성에 조금씩 차이가 있었으나, RPG는 RPG대로 따로 좋아했습니다.
요약하자면, RPG는 분명 종합적인 게임이고, 그에 따른 다양한 기호의 사람을 만족시켜줄 수 있으나, RPG 자체가 가지는 매력 또한 분명히 있다는 겁니다. 교향곡을 듣는 사람이 각각의 악기 소리 모두가 마음에 들어서 듣는 게 아니듯이, 이들 요소가 만들어내는 화음에 끌리는 사람이 더 많지 않나 싶습니다.
조금만 더 발전시키자면, 굳이 많은 취미를 즐기는 습성이 없더라도, 즉 저 중 하나나 두 개에 대해서만 기호성을 즐기는 사람도, 충분히 RPG에 매혹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본문 중에서 간접적이나마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느껴지기는 했으나, 할 일도 없고(군인입니다), 언젠가는 로키님과 생각을 나눠보고도 싶어서 이렇게 좋은 글에 첨언해봅니다. 얹짢으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나도 합의는 초기 설정까지만 생각하고 그 다음은 주사위운과 RP와 분위기에 맞춰 가야 한다고 믿고 있어. 미리 만들어진 결과에 맞춰 나가는 건 분명히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RPG에 있어서 '규칙'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어져버린다고 생각돼. 룰의 존재의의 중 하나가 "불확실한 상황을 최대한 합리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 거기에서 불확실성이라는 걸 제거하면 룰에 의거한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지 않는가... 하는 게 내 주장.
전통적인 마스터/플레이어 구도에서는, "참가자가 주인공을 통해 영향을 줄 수 있는 서술권 범위"가 늘 보장되는 것이 아니다...는게 문제인 것 같아요.
마스터는 얼마든지 "도저히 이기지 못할 승부"나 "쉽게 이길 승부"를 꾸밀 수 있으니까요. 사실 전투의 결과는.. 플레이어가 어떻게 전술을 쓰느냐 보다, 얼마만큼의 적이 나오느냐에 좌우되는게 아닐까란 생각도 듭니다. 극점수 같은 규칙이 없다면, 플레이어의 전술로 승패를 가름하는 건 쉽지 않은 듯도... 아마 승부가 아슬아슬한 상황에서만 의미가 있겠죠.
이렇게 보면, 아예 "전투를 하느냐 마느냐"라는 선택이 차라리 의미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그 선택 역시도 상황에 많이 좌우되고요. 도저히 저항불가능한 상황을 내놓아버릴 수도 있으니...
여하튼, 참가자의 의미있는 선택이 보장되어야 한다는게 대전제일 듯 싶네요. 마스터의 독단을 막기 위한 '합의'라고 해도, 그 '합의' 때문에 플레이 내에서 선택이 무의미해지면 곤란하니까요.
원칙적으로 참가자가 영향을 줄 수 있는 서술권 범위인데 진행자의 무리한 진행으로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면 (대체로 진행자가 이리저리 길을 막는 게 보이는 정도) 그것은 참가자 선택의 의미라는, 말씀하신 대전제를 침해한 것이겠지요. 그건 더 이상 규칙이나 플레이 내 합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진행자가 그런 유혹에 빠지지 않게 진행자 규율 내지는 서술 분산형 규칙을 좋아하기는 합니다만) 플레이에 대한 기대와 욕구의 조화 문제로 넘어가지 않을까 합니다.
결국 합의를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합의가 반드시 진짜 합의는 아니라는 점 같아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몰라서, 혹은 반대하기 미안해서 남들 의견에 그냥 따라가는 일도 많고요. 그걸 좀 더 끌어내는 방식으로 서술권 규율 규칙을 선호하기는 합니다만, 근본적으로는 역시 욕구와 기대 문제겠지요. 그게 RPG의 진짜 어려움인 것 같기도 하고요.
생각해보면,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도 어떤 식으로 싸움이 진행되어 어떻게 패배에 이르는가...를 그려내기 위해 진행해볼 수도 있을 거 같네요. 그 과정에서 취하는 행동과 그로 말미암은 결과가 반영된다면 더욱 의미있겠죠.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흥미로운 주제가 나와서 갑자기 튀어나와 보았습니다; 현재 저희 팀도 합의형 플레이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저희 팀에서는 내용을 진행하는 씬과 전투씬이 상당히 나뉘어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각 씬별로 주역이 되는 캐릭터가 있고 그 캐릭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씬이 진행되고 그 과정에 전투는 거의 개입되지 않아요. 내용적으로 전투가 들어간다고 해도 플레이어의 서술연출로 지나가는 경우도 꽤 있고요. 대신 다른 씬들이 도는 것 처럼 전투를 위한 씬이 할당되어 있다는 느낌이지요. 따라서 합의는 위의 장면형 씬들에만 적용되고 전투에는 거의 적용되지 않더군요. 이건 저희 팀의 스타일이라기 보다도 일본쪽의 룰들이 씬별로 내용을 진행할 것을 보조해 주고 있는 탓이 크다고 생각합니다만. 도쿄노바 같은 경우는 씬 플레이어가 지정되면 그 플레이어가 어떤 씬을 연출할것인지를 정하기도 하고요...합의는 룰외의 영역에서 진행된다고 생각했기 떄문에 의외로 룰의 영향을 심하게 받아서 놀란 부분이기도 합니다.(쓰다 보니 본제와 조금 다른 이야기가 된 듯 싶군요; 죄송;)
글 쓰는 건 딱히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지만,
혼자 있을 때 하고 끝나면 손을 씻도록.
- 로버트 하인라인 (Robert Heinlein)
내 꿈을 그대 발 밑에 펼치었으니
내 꿈을 딛은 그대, 조심해서 딛어주오.
- W.B.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
보라, 우리는 꿈의 재료일지니
작은 삶은 잠과 함께 끝나는도다.
- 셰익스피어의 '폭풍' 4막 1장 中
옳은 말씀이라고 생각해요 ^^ 최근 들어서 시트를 작성하는.. 하다못해 간략하게라도 적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단순히 적어놓은 것을 떠나서 '플레이어의 성향은 어떠한가, 캐릭터를 만드는 데 영향을 준 요소는 무엇인가' 등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같거든요. (덧붙여서, 제 캐릭들은 천사형이 아닙니둥 ;ㅅ;)
제 로망은 키보다 더 큰 칼을 휘두르는 무인인 것입니다! (응?) 구체적으로는 담요맨 퇴치의 용사라던가 (...)
확실히 "플레이가 잘 안되면 그걸로 끝나지 않고 감정이 상하기 쉽다" 라는 부분이 공감이 되네요. 그런 점에서 테스트 플레이를 해 보고 투표를 한다던가 하는 방식은 좋을 것 같고, 또 제 경우 제가 주도적으로 팀을 짤 때는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들에 한정해서 모으고 있지요.
위의 "취향"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로키님은 왠지 어느 정도 관록이 있는 인물로서, 속이 깊고, 겉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능구렁이형 인물을 좋아하시는 것 같이 보입니다.
뱀프님은 같이 많이 플레이 안해봐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지적인 책사형 인물이 로망이 아니신가 해요. 그리고 컨셉상으로는 종종 동양적인 분위기나 배경을 살리는 쪽 같고요. 뱀프님은 머리가 나쁜 캐릭터를 잡기가 좀 어려우시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능구렁이형 인물은 특히 진행자로서 조연으로 돌릴 때 꽤 하지만, 제 진짜 노ㅁ.. 아니 로망은 자기 감정과 욕구를 주체 못하고 그 결과를 주변과 세계에 강렬하게 표출하는 인물 같아요. 강한 내적 동기로 움직이기에 선이나 악으로 쉽게 나눌 수 없고, 장점과 단점 모두 극명한... 그리고 인간적 허점이 많은 만큼 실수도 저지르고 잘못도 하지만 의도 자체는 나쁘지 않은 아주 인간적인 인물을 좋아하죠.
그 기본 줄기에서 나오는 구체적인 표현은 비교적 다양해서, 도쿄의 달 때 우메하처럼 내면의 고민과 열정을 감춘 능구렁이형 인물도 있고,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설치는 불량아도 있고, 살짝 맛이 간 외관 아래 나름 충실한 정의관과 진지한 고민을 감춘 양아치 무당(..)도 있었죠. 공통점이라면 말씀대로 표현하는 것보다 속사정이 많고, 또 하나같이 대가 세다는 점 정도인 듯하네요.
나쁜 악당들을 물고문하고, 전기고문하고, 장작불에 집어넣는 정의로운 히어로가 되고 싶어요!
(반 정도는 사실!)
로키님이 포스팅하신 것처럼 플레이를 겪다보면 (의도적이던 의도치않던)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불쑥 나오는 경우가 많은 듯 해요. 뭐니뭐니해도 가장 눈물날 때는, 주사위의 자비로운 의지가 불러오는.. ;ㅅ;
추신. 언더월드.. 전 국장님이 여성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노시아 님께서 '남자잖아요' 라고 말씀해주실 때 '나 혼자 여성이라고 생각한 거야아!!' 하고 충격받았었습니둥 ;ㅍ;
그러고보니 예전에 승한님과 무한경비대 플레이를 할 때, 4번의 경우가 특히 두드러졌던 기억이 납니다. 제 캐릭터는, 첫 화에선 그야말로 "조무래기" 에게 칼을 맞고 쓰러졌고, 두번째 화에선 해당 화의 보스를 한 턴에 무력화시켰지요. (...)
이래서 다이스신을 믿어야 하는 겁니다.
다른 RPG를 많이 진행해 봤다면 진행자이든, 제작자이든 한 사람의 상상에 맞추어 일관성 있는 세계를 만들어가는 데 익숙할 것입니다. 개들은 그런 식으로 플레이하게 만든 게임이 아닙니다. 개들을 플레이할 때면 각 참가자의 상상력을 적극적으로 모아서 공통 현실로 만듦으로써 일관된 세계를 만들어갑니다.
아... 그때의 그 이야기군요.
말씀하신 맥락에서 덧붙이자면... 가상현실표현을 중심으로 한 룰에서 극적 욕구를 다룰 때의 그 '논의 과정을 개념화'하는 것이 전에 한참 이야기하던 '합의에 의한 플레이' 이야기로 연결되는 거겠군요. 상용룰의 대세(?)인 가상현실 중심룰의 바탕에서 참가자 전원의 극적욕구를 다루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인 셈이겠네요.
보통은 가상현실룰은 극적 역할 룰에 비해서 다루는 양도 많고 복잡한 편이기에 '룰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양적으로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한명한명의 극적 욕구를 섞고 종합하고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참가자들의 동의를 받아야하는데...그 동의를 위한 필요조건이 가상현실 룰의 이해와 준수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거겠네요. 가상현실은 참가자 전원이 엇비슷하게나마 이해하고 있는 그 시스템이 그리는 세계의 '내적법칙'을 다루고 있으니까요.
즉 가상현실룰을 중심으로 하는 모델에서는 극적 욕구에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개연성'을 가상현실룰을 통해서 갖추면, 더 그럴듯해보여서 극적욕구를 인정받고 관철되기가 더 용이해지고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쉬워진다는 의미가 됩니다.
합의에 의한 플레이 말씀은 좋은 정리 같네요. 극을 형성하는 과정을 순수하게 팀내 의사결정 구조에만 (진행자가 주도적으로 결정하는 구조이든 전원 합의하는 구조이든) 맡겨두지 않고 규칙이 개입하는 데 따른 효과는 이전에도 했던 토의였고 앞으로도 논의할 수 있는 내용이 되겠죠.
가상현실 중심 규칙에서 극적 욕구의 반영에 규칙 지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극적 욕구의 반영이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가상현실 중심 규칙이 닿지 않는 영역 아닐까요?
예를 들어 주인공 중 하나가 배경상 왕의 서자여서 왕과 대면하는 장면을 하고 싶다면, 극을 다루는 규칙이 없는 상황에서는 참가자가 진행자에게 제안하거나 진행자가 알아서 긁어주는 (?) 방법을 취할 것입니다. 극을 직접 다루는 규칙이 있다면 참가자가 직접 서술한다거나 장면을 신청하는 방법 등을 택할 수 있겠죠.
일단 왕을 만난 후에 자신을 인정하라고 설득할 수 있을지 같은 건 판정에 달렸겠지만, 이때 판정에 대한 지식은 왕을 설득하는 확률을 높이는 전술적인 의미 외에는 극적 욕구 충족과 특별히 관련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극적 욕구의 반영에 가상현실 규칙에 대한 지식이 어떤 식으로 중요한지는 약간 이해를 못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생각하시는 예는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른 것 같아서, 괜찮으시다면 부연설명 부탁드립니다.
으흠... 아마도 제가 생각하기엔, 극적욕구를 지원해주는 룰은 그러한 욕구를 내는 형식의 틀과 결정권, 의사결정과정을 규정해주고 있지만, 가상규칙룰은 그러한 욕구가 '말이 되어' 보이는 걸 돕는 역할을 하기에 분류하신 두가지 범주의 룰이 욕구의 충족과 타인의 동의를 얻어내기 위한 접근 방향이 다른 것 같습니다.
본문의 예를 빈다면 가상규칙룰은 맨주먹으로 장군이 3만대군을 죽이는 그 '과정과 내적 법칙'을 물리적/장르적 룰의 작동으로서 설명해줘서, 다른 사람이 '그런 억지가 어디있냐'라는 말에 미리 대답을 해주는 셈이겠네요. 그렇게 개연성을 줌으로서 3만 대군을 맨주먹으로 죽이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게 하여 죽이고 싶다는 극적 욕구를 타인이 좀더 쉽게 동의하게 해주고, 또한 그 수준에서 장군의 플레이어가 3만 대군을 죽일수는 있지만 100만 대군은 죽이는 건 말이 안된다는 것도 가르쳐 주는 것이겠죠. (그외에 논의의 맥락과는 좀 다르지만, 3만대군을 죽이는 '그림'을 룰의 반자동적 작동으로서 플레이어가 좀 덜 신경써도 묘사해주는 역할도 하는 것 같네요)
가상규칙룰이 극적요소를 지원하는 룰에 비추어 상대적으로 이런 역할을 수행하는 거라면, 그 3만 대군을 죽이는 물리적/장르적 법칙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법칙을 알수록 자신의 더 '다양한' 욕구를 타인에게 더욱 설득력있고 개연성있게 보여줘서 동의를 얻기 쉽다는 의미에서 '양적인 지식'을 언급했습니다. (물론 이건 가상규칙 중심의 모델에서의 이야기 입니다. 의사 결정과정을 다루는 극적욕구쪽의 룰과는 다른 위상의 이야기죠.)
가상규칙룰에서는 참가자 모두가 이미 그 시스템의 규칙을 읽어둠으로서 상대적으로 더 엇비슷하게 그 세계관의 물리법칙이나 장르법칙을 이해하게 됩니다. ("겁스는 리얼해") 때문에 그 시시콜콜한 규칙들 속에서 허용되고 허용되지 않는 범위에 대한 '이해의 교집합'을 조금이라도 "더" 넓힌 상태에서 그 속에서 극적 욕구를 반영한 선언을 하면 합의를 하기 쉬워진다는 의미겠네요.
이 역시 잡음이 종종 나오는 걸로 봐선 더 쉽게한다는 것뿐이지 완벽한건 아니죠. 그렇기에 룰의 작동 바깥의 이야기를 중요시하는 합의에 의한 플레이가 그걸 보충하는 것이구요. ('니 캐릭터 장군은 3만 대군을 맨주먹으로 죽일 수는 있지만, 그거 별로 전체 스토리에는 좋지 않은 것 같아', '그런가?' 가상규칙을 준수해온 과정이 3만 대군을 죽일 정당성은 어느정도선에서 부여했기에 굳이 원한다면 자신의 의견을 좀더 설득력있게 밀려고 시도할 수도 있지만,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의 욕구만을 경쟁적이고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는게 플레이의 목적은 아니니까요. 이런 면에서 지원과 견제를 동반하는 ... 본문에서 언급하신 바와 같이 두가지 성질의 룰은 상호보완적 관계겠죠.)
다시 정리하면, '가상규칙의 양적인 지식 이야기' 는 가상 현실룰들의 작동이 욕구의 동의와 합의의 '설득력'의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꺼낸 이야기 입니다. 물론 그 설득력을 마치 절대적 권한처럼 오해하는 건 잘못된 플레이겠죠. 상황과 장면의 종류는 많고 그 면면에 사용되는 가상현실룰들은 각자 그상황 그 장면 그캐릭터의 설득력이 되니까 다양한 상황을 위해서는 다양한 룰이 필요해집니다.
뭐 가상현실룰이 고작 이 용도 밖에 없다면야 너무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룰 자체가 가진 상황 묘사력이라는 또다른 큰 '장기'가 있기에 그 많은 분량을 참아줄만하고... 더 나아가 익히는 것자체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쪽을 더 선호하겠죠.
사실은 후자가 이미 예전부터 알려져있던 장기이고... 전자가 참가자 전원(마스터포함)의 욕구반영을 중요시하게 되면서 발견된 용도겠네요.
호.. 그런 효용도 있군요. 가상현실 역시 극의 요소라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네요. 확실히 가상현실 표현 규칙이 없는 룰북은 양이 적고 배우기 쉬운 점은 좋지만 가상현실의 법칙이나 논리에 대해 심각한 의견 차이가 생긴다면 해소할 원칙이 '합의'나 '최종결정권자의 결정' 외에는 없긴 해요. 마치 극적 요소를 직접 조작하는 규칙이 없을 때 극적 방향에 대한 의견 차이를 해소하는 방법이 합의나 진행자의 결정인 것과 비슷하게요. 저는 지금까지는 가상현실 법칙에 대해서 심각한 의견 차이를 겪은 적은 없지만, 캠페인이 길고 참여자 사이에 공감이 적을 수록 많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겠죠.
아주 자세한 가상현실 규칙과 그런 규칙의 부재 사이에 있는 방법으로 '장르적 현실' 규정이라든지 '우리 플레이에 어울리는 현실' 규정 같은 게 있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활극 플레이에는 온갖 곡예와 공중 돌기와 스턴트가 어울리지만, 역사 배경의 2차대전 플레이에는 어울리지 않는 식으로요. 3만 대군을 맨주먹으로 죽이는 게 어울리는 플레이는 거의 익절티드 정도고.. 그런 식으로 장르 혹은 분위기에 맞게 물리 법칙의 범위를 정하는 규정을 만들어 둔다면 나중에 합의하는 시간을 절약하고 공감대를 확보해 두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RPG의 시뮬레이션성 때문에 작은 좌절을 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어차피 이길 거 플레이 시간만 길어진다면서 맘속으로 투덜거렸었지요. (나중에 마스터에게 물어보니 졌을 때의 분기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규칙과 확률과 도전이 중요하다면 보드게임이나 워게임을 하면 되지 왜 dnd를 할까라는 기분이 들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곧 생각을 바꿔서, 주사위의 스릴에 마음을 맡기니 즐거워지더군요. 이겨야 한다는 압박이나 시나리오를 진행해야 한다는 압박이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거 같습니다.
확실히 실패도 성공만큼 재미있으면 즐거울 거 같습니다.
실패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즐기는 룰은 재미있어보여요. 역시 택틱물은 실수나 실패를 즐기기에는 압박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 거 같습니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라는 말이 갑자기 와닿는 군요. 간단한 이야기 지어내면서 맞춰가기 보다, 케릭터 스탯을 짜는 일이 더 부담없을 때도 있으니 어렵습니다.
확실히 자신이 바라는 바와 맞는 룰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네요. 뭐라 해도 룰은 가지고 노는 것이니까요. 스토리텔링 쪽도 굉장히 재미있어 보입니다^^ 여유가 생기면 꼭 겪어보고 싶군요.
늦깎이 오알러입니다.
로키 님의 블로그를 보고 여러 가지로 배우는 중인데요, 갈등판정 관련 개념을 보고 "이거다" 싶어서 카페에 소개하는 중에 로키 님의 포스팅 주소도 퍼갔습니다.
자비를 베푸사 늦게나마 허락을 부탁드립니다.

국가의 건설 관계도
균형의 문제일 것 같아요. 저만해도 드라마틱을 추구할때랑, 전형성을 추구할 때랑 둘다 각각 따로 애써본 적이 있는데, 안뻔할땐 상대가 상황 적응이 힘들고, 뻔해지면 본인이 재미없어져서 의욕이 떨어져서 ('내가 지금 뭐하는 건지...') 캠패인 펑크가 나더군요. 게다가... 시나리오가 뻔해지면 리액션도 '기대했던 대로'만 나오는 경향이 더 강해지더군요 -_-;;;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혼자서 눈금조절하며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 입니다. 내가 뻔해지든 안뻔해지든 다른 사람들이 뻔해봤자 재미없고, 내가 뻔해도 다른 사람이 안뻔하면 재미있기도 하더군요. 각자 본인들도 자기가 뻔해지면 스스로 금방 질리고, 남이 신선하면 재미있고... 뻔하게해서 같이 앉아 있는 날 재미없게 하지 말라~며 서로 간섭을 막 해야할 것 같더군요.
서설이 길었는데... 제 생각에는 공감 안되는 참신함 만큼이나 공감되는 진부함은 좋지 않습니다. 마스터라는 단일 개체가 혼자 꾸미고 뭔가 조절하며 결과 예측까지 하는 건 한계가 있는듯.
댓글을 보고 원문에 오해의 여지가 있는 것 같아 좀 더 보충했습니다.
조금 더 부연하자면, 제가 생각하기에 뻔해지기와 극적 전개는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극적 감동을 추구하려고 뻔해지자는 주장이죠. 기대한 대로 반응이 나오는 의미에서 뻔한 게 아니라, '참가자가 생각하기에' 뻔한 것은 '진행자가 생각하기에' 뻔한 것과는 다른 일이 많고 (그래서 참가자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다는 진행의 제1 원칙이 나오는 거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말씀하시는 상호 간섭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극대화하자는 뜻입니다.
서로의 인식의 차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로군요.(뭔가 거창합니다.)
저는 전에 참신함이나 신기함, 기괴함을 위해서는 진부함을 미리 깔아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상식의 일치를 중심으로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쉽게 진행하자고 만들어놓은 진부한 문제가 문제를 일으키면 진행자도 힘들거 같습니다. 안풀려서 속상한 것은 참가자도 마찬가지 일거 같습니다. 적어도 퍼즐 부분에서는 공통된 진부함 만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상대방의 진부함에 익숙해지는 것도 문제될지도 모르겠습니다.
Rrr...// 예, 그렇게 생각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ddowan// 서로 생각과 취향이 다르다는 점은 말씀대로 집단 서술의 장애물이 아닌 도전이자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해요. 퍼즐에서도 진행자에게 뻔한 것만 정답이 되지 않고 다양한 해결책, 즉 참가자에게 뻔한 것도 상식 내에서 인정한다면 훨씬 재밌어지지 않을까요?
말씀대로 각자의 상식이랄까, 진부함이랄까 하는 게 적어도 서로 용인할 수 있는 범위 내에는 있어야 같이 플레이하기가 좋은 것 같아요. 그게 참여자끼리 서로 맞는다는 진짜 의미일지도 모르죠.
나쁜 말이라는거는 진짜 아예 대판 싸우고 다시는 안볼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한 한국사회에서는 사람앞에서 대놓고 할수가 없는것이라. 자기를 욕하는( ? ) 소리를 들을 기회가 한국사회에선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제 앞에서 저에 대해서 대놓고 비판을 해주는 사람을 믿는 편입니다. 내 앞에서 당당하게 나를 욕하고 비판해 줄수 있는 사람이라면 뒤에서 욕을 하고 다녀도 '걔는 원래 날 싫어하는 놈이다' 라고 별충격 없이 넘어갈수 있으며, 앞에선 욕해주고 내가 없을때 남들 앞에선 날 칭찬해준다면 그거야말로 더 이상 바랄게 없는 경우기 때문이죠.
이런 '피하고 싶은 RPG참가자 유형' 에 대해서 여기와서 글을 볼때마다 과연 나는 어떤 유형에 속하며 다른 참가자들은 혹시 나를 싫어하거나 별로 안좋아하면서도 그냥 그냥 참고 가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심히 고민하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RPG입문때 이상한놈(...) 에게 걸려 된통 혼이 난 이후에는 그냥 맘맞는 사람들끼리 계속해서 수년간 거의 매일 하다시피 해서 RPG를 즐겨왔고... 다챗에서 구인광고를 보고 처음으로 여기 플레이에 합류해 '패거리' 이외의 사람들과 처음 접했으니 실제로 다른 플레이어들과 손발을 맞춰본 경험이라고 해봐야 제로에 가깝군요.
혼자서 장연설을 늘어놓는걸 즐기는거 말고 저의 다른 문제점은 뭘까요(...) 혹시라도 다른사람들이 싫어하면서도 참고 있는 또다른 문제점 같은건 없는걸까요(...)
몹시도 궁금해지는것입니다(.......)
저는 욕할 것 있으면 면전에서 하는 편이죠. 지적 안 들으셨으면 (적어도 제 관점에서는)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하셔도 돼요. 이방인님은 가장 실력 있다고 생각하는 참가자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적극적인 거야 원칙적으로 RPG에서는 미덕이고, 분명하고 중심적인 갈등을 제시하니까 진행자로서는 편하죠.
자락스 설정 초기에는 앞뒤가 안 맞는 설정도 있었지만 그거야 지적을 잘 받아들이시니까 문제 없고, 또 굳이 아쉬운 점이라면 어떤 인물이든 비슷하게 열혈스럽게 표현하시고 여성 캐릭터를 하시는 걸 본 일이 없다는 정도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저하고 잘 맞는 참가자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잘 보고 갑니다. 아래 주소(개인 이글루)로 링크해 두었습니다. 원하지 않으시면 얘기해 주세요 (트랙백 하는 방법을 잘 모릅니다...)
http://mattathi11.egloos.com/1756755
로키: "서로의 방에 몰래 숨어들어서 밤늦게까지 얘기하면서 놀곤 했어요."
로키: 쟈네이딘은 그립다는듯 미소짓는군요.
로키: "나이트 로어틸리아도 그런 친구가 있으셨나요?"
로어틸리아: "...아뇨."
- 공화국의 그림자 18화 중
사실 성인용, 아니 성인형 인물을 다루는 플레이어는 허점을 내보내지 않는다고 봐야죠. 그러니까 인물의 허점이란 것 역시 '자신이 가지고 놀 것'으로 보냐 안 보냐의 문제랄까요. (그러니 성인형이겠지만 (..))
저 같은경우 양념반 후라이드반 식으로 소년형 반 성인형 반... 이라고 해야 할까요(...) 생각해둔 캐릭터 이미지에서 '망가지거나 고민하거나 실패해도 되는' 부분이 있고, '적어도 이 부분만은 양보할수 없다!' 라고 미리 혼자 못을 박아둔 이미지같은게 있기도 하죠(...)
전자의 경우 어떤 상황이 발생해 어떤 바보같은 일이 벌어지더라도 그걸 즐기며 재미있게 플레이를 하는 한편, 절대로 무너지지 말아야할 이미지가 무너졌다거나, 절대로 죽지 말아야 할 관련 NPC가 진짜 납득할수 없는 방법으로 허망하게 죽어 자빠지거나 한다면 더이상 의욕을 못 느끼고 그냥 ㅈㅈ 치고 손털고 일어나는 그런 멍청한짓을 하기도 합니다(...)
자기 PC에 부분 감정이입 한다고 할수 있을려나요(...)
이거 쓰고보니 바보같군요(...)
뭐 '인간적 허점을 보인다'는 것과 '무능하고 찌질하다'는 서로 전혀 다른 문제니까요. 인물의 능력이 뛰어난 것 자체는 멋지죠. 거기에 옥의 티 식으로 인간적 고민과 허점이 있으면 정말 열광하게 된다는 얘기일 뿐. 아를란처럼 가끔 뭘 잘하면 티의 옥이 되어버리는 수준은 주인공에게는 곤란한 일이죠.
주인공의 그 '옥'이 살아나는 꼴을 절대 못 보고 막 무능하게 만들면서 즐기는 진행자도 분명히 있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바로 절대 상종하지 말아야 할 악성 소년형 진행자라고 봅니다. 글에서 진행자와 참가자를 포괄한 '참여자'라는 용어를 쓴 것도 그래서이죠. 주인공의 능력과 색채가 살아나는 데 대해 묘하게 상대적 박탈감이랄까, 경쟁감이랄까 느끼면서 견제하는 유형이 제가 생각하는 소년형 진행자입니다. (진행자와 참가자를 가리지 않고 소년형 참여자는 전반적으로 샘이 많고 경쟁적인 특징을 보입니다.) 그리고 대체로 이런 사람들 보면 아끼는 조연은 확연히 소년형..(..)
어쨌든 당연히 성인형 인물에게도 중심 이미지랄까,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은 있지요. 직접 얘기하신 적은 없지만 배경이나 시트에서 보인 신호로 추정하자면 자락스의 '옥'은 강한 전투력과 포스력, '티'는 다크포스와 루바트 오르가나인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판정에서 져도 잘 살려줄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4화에서 자락스와 센의 대련이겠죠. 전투력이 중심인 자락스가 기술자인 센에게 라이트세이버로 지는 상황이었지만 그걸 '다크포스를 쓰면 이길 수 있었다' 하는 식으로 끌어가서 자락스가 무능해지는 대신 그가 중요한 내적 갈등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니까요.
비슷한 이유로 저는 명중 판정을 싫어합니다..(..) 좀 느슨한 판정이면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서술할 에누리가 있는데, 명중 판정에서 실패하면 '영웅적이고 뛰어난' 인물의 '영웅적인' 헛손질밖에 나오는 서술이 없거든요. 결국 실패하면 꼴만 우스워진다는 점에서 당연히 판정 실패보다 성공이 재미있을 수밖에 없고, 판정에 실패해서 재미없어질 여지가 있다면 판정을 안하니만 못하니까요.
소년형/성인형/소녀형 이라... 이해도 쉽고 멋진 표현이네요^^;
음. 좀 사족인지 모르겠지만... NPC는 좀더 단순한 편도 좋지 않나 라는 생각도 요즘 해요. NPC 설정에 종종 버닝하곤 했는데, 플레이어들이 관심이 없다면 NPC의 고뇌 같은 걸 부각시키려는 건 무의미하단 걸 깨달았습니다. (-_-); 예전에도 이야기하셨지만,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PC들이니까요.
감사합니다. ^^ 예, 확실히 자세한 조연 설정은 참가자 흥미 없이는 무의미하죠. 하지만, 주인공 배경에 나온 조연이라면 참가자 흥미가 급상승한다는 게 꽁수이기도 합니..(..) 주인공과 관련이 깊으면 그 조연을 부각시키는 건 (지나치지만 않으면) 주인공을 더욱 주인공답게 만들어주니까요.
그 외에 대개의 조연은 말씀대로 좀 단순하고 전형성이 있어도 좋은 것 같습니다. 깊이있는 배경과 설정, 갈등은 주인공과 몇몇 조연으로 한정하고요. 강조점이 너무 많으면 아무것도 강조하는 효과가 없으니까요.
RPG에 대한 접근 방법의 차이가 결국 인물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요?
'또다른 현실을 살고,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새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욕구는 보통 성인형 인물을, '이 구리구리한 현실에서 도피하고, 밝고 꺄삐한 환타지를 즐기고 싶다'는 욕구는 소년형이나 소녀형 인물을 만들게 되는 것은 아닌지. 어느 한 쪽이 옳고 다른 쪽은 그르다고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건 이 다양한 인물들을 모두 한 배경세계와 이야기 속에 아울러서 캠페인을 무사히 진행시키고 엔딩을 보는 것이겠지요. 그 다음은 맞는 사람들, 맞는 캐릭터들끼리만 어울려 게임을 즐기는 것이겠고요.
개인적으로 TRPG로 시작했지만 TRPG싫어합니다(...) 때려 죽인다고 해도 제가 지금 OR에서 하는 대사들을 TRPG에서 같은 느낌으로 연기할 자신따위 없어요(...) 남자 마스터의 여자 연기랄지, 남자 플레이어의 여자 연기랄지(...) 전혀 집중하거나 몰입할수가 없죠. 뭐 TR은 TR나름대로 즐기는 사람들이 있고, 장점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전혀 몰입하는게 불가능한 TR은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그... 육성으로 대사 하는게 그렇게 쉬운건 아니라니까요(...)
성큼이// 호, 그런 활용도 있군요. 곰오디오나 윈앰프로 하는 음악방송에 비해 잡음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방인// 예, 확실히 무겁거나 깊이 있는 감정 표현을 하기는 좀 그렇죠..(..) 상상의 여지가 훨씬 제한이 많은 점도 그렇고요. 육성 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TRPG는 ORPG에 비해 가벼운 분위기로 가기가 쉬운 것 같고, 전화를 이용한 RPG도 비슷하지 않을까 해요.
불량중년// 언제나 걸리는 건 기술적 문제긴 하지만, 폭넓게 구현할 수 있다면 좀 더 입체적인 플레이가 되겠죠.
생각해 보면 플레이 자체는 채팅으로 하고 음성 링크는 열어둔 채 부연설명이라든가, 짧은 지시 같은 부분은 말로 하면 플레이 속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말하자면 채팅창은 플레이 채널, 전화는 잡담 채널 식으로요. 플레이하다 보면 잡담하느라 가는 시간도 꽤 있고, 짧은 말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도 ('아, 그건 그 얘기가 아니라 이 뜻이에요') 타자로 치려면 오래 걸리니까요.
진야의 방문자// 역시 닭살스럽거나 진중한 내용은 좀 기각이죠? ㅋㅋ 그래도 가볍고 코믹한 내용이나 감정적으로 건조한 일상물은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전에 했던 캣 플레이 같은 경우 주인공들이 전부 고양이인 동화적인 느낌의 플레이였는데, 그런 경우는 육성으로 플레이해도 재밌었을 것 같아요.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냥~' 하면서 말이죠. 포도원의 제다이처럼 극적인 건 정말 어색해서 웃다가 끝나겠죠..(..)
저도 따지자면TR에서 시작한 건데..(물론 TR 한 게 OR보다 훨씬 적지만..1/4에서 1/5 정도?)
이 두 개는 장르 내지는 아예 다른 놀이라 느껴지던데요. 비교하자면 가까운 경우 무협과 판타지 쯤 될 수 있고(...이건 웃기는 비유고 구연동화와 TV드라마가 더 가깝겠네요.) 먼 경우 극장영화와 소설?
전화로만 이용하면 티알과는 또 다르겠죠. 이른바 바디 랭귀지..라는 게 있고. 흔히 농담으로 나오는 게 '채팅창에서 우와 큰일이네요 하고 호들갑 떨면서 코후비고 있는' 뭐 이런 식의 이야기니(...) 화상 채팅이면 음...동영상 채팅이라 하더라도 후각이 모자라서? (...)
근데 전 티알에서 닭살돋는 연기가 그리 문제되지 않는다고 보는게..일단 저번에 로키님에게 말했듯이 연기와 RP는 비슷한 면이 있지만 약간 다르기도 하고, 뭐 저도 간드러진 여자 연기 TR 하다가 스스로 부끄러워 한 적이 있긴 하지만.. 그럭저럭 해본 적도 있고.. 뭣보다 말입니다. 닭살이 돋고, 폼을 내고(이른바 열혈 연기) 이런 건 스스로 대사를 외치면서 해야 의미가 있는 거지 오알에서 낄낄대며 그냥 타이핑으로 하는 것보다 진국 아니겠습니까..
어쩐지 덧글로 오알과 티알 이야기가 되어 버렸는데, 근데 로키님 답변 보다가 든 생각 하나. 반대로 전화로는 플레이를 하고 채팅 채널로는 잡담을 하는 것도 가능하겠네요. 특히 PC들간의 대화가 많은 캠페인같은 거라면요..
다시한번, 덧붙여서. (이전에 세션에서 제 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신 성일님의 말씀에 대한 답변이 될 수도 있겠군요.) 사실 로키님이 '역동적 긴장'이라는 용어로 제가 생각하는 ..
네 달씩이나, 확실히 포도원의 제다이 플레이도 안심할 때는 아니군요.
RPG를 하기 힘든 것은 여러 사람이 동시에 3~4시간 (그리고 가끔 그 이상)을 내야 한다는 점도 있지만 역시 일주일에 3~4시간을 낸다는 자체도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취미생활의 일종이 아닐까 하는데 저런 시간을 항상 낸다는 것도 쉬운 일인 것만은 아니죠.
비동시성 플레이-동시성 플레이의 일면만 각각 보아온 저로서는 동시성 플레이가 비동시성 플레이로 전향되었을 때의 변화가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군요. 물론 플레이어의 경험에 따라 꽤나 다른 플레이가 되겠지만요.
뭐 포도원의 제다이는 지금처럼 유지할 생각입니다. 캠페인 두개를 하기가 힘든 거지 방학중에 하나를 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으니까요.
글쎄요, 일주일에 뭉텅이로 3~4시간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을지 몰라도 일주일에 짬짬이 3~4시간마저도 낼 수 없다면 그 취미는 별로 우선순위가 높지 않은 활동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비동시성 플레이의 매력은 자투리 시간의 활용이라고 보이니까요.
저도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궁금하군요. 방학이 끝나고 나서는 어떤 글을 올리게 될지 말이죠. '아무도 글 안올려서 흐지부지 되다니 너무해..ㅠㅠ'만은 아니길..(..)
포스팅을 읽고 제가 순간 생각했던 비정기성 플레이의 문제점은.. 블로그나 위키나 (rrs를 사용하지 않고 어쩌다가 가끔 들어간다고 가정할 때) 업데이트(..)가 되었는지 확인할 길이 거의 없다는데 있달까요.. 그리고 세 사람이 만든 떡밥은 의의로 범위가 컸습니.. [시길의 한 당파를 말아먹은 세 pc들!] 이니까요.
ps. 가볍게 스타트를 끊자! (물론 연구자금이나 권위도와는 좀 상관없을지도 모릅니.. 제목에 낚이시면 아니되십니..) 라는 마음으로 위키 페이지를 작성하면서 뻘뻘대었습니.. [웃음]
<P>마스터링은 하면 할수록 는다고는 하는데,</P> <P>역시 이런 이론도 챙겨야 한다.</P>
마스터링만 줄기차게 하다보니 가끔 플레이어를 할 기회가 떨어졌을때 너무 기뻐서 왕왕 저런 "과도하게 적극적인" 참가자가 됬던 기억이 있습니다. ;;;
말씀하신 방법들 역시 진행자의 재량으로서 절제가 가능한 부분들이고, 역시 RPG플레이 현장(?)에서는 마스터와 플레이어의 직접적인 의사조율이 가능하다는 RPG의 기본 성격상... 그냥 대상이 되는 플레이어에게 "비중이 좀 지나치게 너 중심으로 돌아가는 면이 있는데, 그걸 다른 사람들의 개성도 같이 띄워주는 방향으로도 표현해봐"라고 직접 조율하는 것도 나쁘지 않더군요.
즉 제 경험상으로는 말씀하신 "첫째"가 가장 즉효성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기본 예의만 있다면 다같이 재미있게 즐기는 방향으로 노력하는 선의는 누구에게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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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올리신 글 잘 봤읍니다. 저는 D&D스러운 게임 정서를 Club&Coin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http://qws2.egloos.com/2651193).
규칙이야 아물며 어떠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D&D스러운 게임의 정서는 Club(전투력), Coin(자원)에 근간을 두고 있다고 봅니다. D&D로 스토리텔링시스템처럼 할 수야 있겠지만, 결국 위 두 요소가 없으면 D&D로서 정체성이 흐려진다고 봅니다.
그나마 딱 저것만 존재했던 시기라면 거기에 서사요소를 배합하기 쉬운데, 3.0 이후 시기로 와서 구축(Construct) 욕구가 D&D에 등장하면서 아마도 로키님스러운 사람들이 D&D에 더 적응하기 힘들어지지 않았는가하고 생각합니다. 가장 강하고(Club) 가장 효율적인 장비(Coin)를 통해 육성, 즉 구축(Construct)에 맛을 들이게 된 것 같습니다. 무슨 조건을 만족하면 무슨 특기(Feat)를 얻고, 무슨 재료와 돈을 얼만큼 써서 장비를 사는 걸로 시트를 채우는 거죠.
저도 방금까진 제대로 못 했지만, 이번 로키님 글을 보고 위와 같은 생각이 정리가 됐습니다. 남한테는 그리 좋지 않은 일인데, 그걸로 요상한 깨달음을 나열하니 뭔가 죄송함이 앞서네요(위에 나온 구축을 새로 떠올리면서 FATE의 방계 중의 방계인 운명의 실타래에 혐오감을 가진게 설명이 되더랍니다--).
이런 걸 타파해보려고 페이트나 히어로퀘스트, 인디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데, 영 생각만큼 결과물(좋은 번역)이 안 나오네요--(그전에 플레이나 많이 해봐야하기도 하고-0-).
Club & Coin, 그리고 3.0이후로 Construction이라, 정말 정확한 요약이네요 ㅋㅋ 스토리가 얼마나 깊이가 있든지간에 D&D라는 룰을 제대로 살릴려면 그렇게 가야 하는 것 같아요. 특히 그 육성 부분에서 '설정'과 '효율' 사이를 선택하게 되면서 (물론 잘하시는 분들은 둘다 살리겠지만) 로키스럽게 룰에 헤매는 사람은 우왕좌왕하기 쉬워진 것도 같고요.
생각이 정리가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ㅎㅎ 덕분에 저도 정리가 되네요. 늘 활발한 번역활동 존경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번역 많이 하셨으니 이제 플레이도 많이 하셔야죠?^^
목욜날 그런 이야기하시고 이런 글 올라와서 중간까진 깜짝 놀랐습니다.
어차피 영원한 인연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 짧은 인연이라고 특별히 나쁜 인연인 것은 아니죠. 짧아서 아쉬운 인연은 있겠지만 (저랑 로키님 인연? (...))
훗훗 낚시글(...) 하긴 모든 인연은 언젠가는 끝나는 법이죠. 우리는 오래 이어가요! (꽉)
흑흑 로키님의 빈 자리는 쉽게 채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아마 D20류는 아니게 되겠지요 ㅋㅋ
오늘 저녁에 레이디블랙버드 피날레도 기대합니다.
저 나중 가서 완전 불성실했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다니 감사..ㅠㅠ 오늘 (벌써 오늘!) 블랙버드 엔딩도 멋지구리하게 보고 다음 기회를 노려보죠 +_+
안녕하세요. 지나가다가 그냥 봤네요.
같은 고민을 하고 비슷한 시기에 열심히 pathfinder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좀 아쉽네요.
그렇지 않아도 사멸 직전인 RPG인 하나가 사라지는건 정말 아쉬운 일이죠. 이후에 같이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려나요? ㅎㅎㅎ
아, 저 RPG 계속 해요!^^ 그저 패스파인더를 안할 뿐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서사 중심의 경량 규칙이 맞더라고요. 패스파인더 즐겁게 하시면 좋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