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과 석양의 도시 – 서장 2편

서장 1편에 이어 어제는 플로리앙과 라이산드로스가 나오는 서장 2부를 진행했습니다. 역시 대부분은 본편 소설 2편 ‘왕녀를 위하여’에 나오는 사건을 RP한 것이고, 가장 처음인 라이산드로스와 에이레네의 장면은 소설보다 이전 얘기입니다.

장면 1: 성 미카엘 축일
10대의 라이산드로스가 한창 기대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망가져 지내던 당시, 성 미카엘 축일에도 아침부터 술집에 처박혀 있는 그를 친구 동생인 에이레네가 직접 찾으러 옵니다. 에이레네는 성 테레지아 성당으로 와서 가족과 함께 미사를 드릴 것을 종용하지만, 라이산드로스는 그들이 자신을 기다리는 건지 사란티움의 구세주를 기다리는 건지 모르겠다며 축일에 보고 싶은 사람은 이미 봤으니 가라고 합니다. 그러나 에이레네가 라이가 일어나지 않으면 자신도 가지 않는다고 하자 결국 라이산드로스는 포기하고 축일 행사에 참석하러 에이레네와 같이 나옵니다.
이 장면의 다른 제목이라면 ‘에이레네, 라이를 조련하다’겠죠(…) 두 사람의 성격과 결혼하기 전 관계를 엿볼 수 있어서 재밌었고 (한 마디로 조련사와 곰), 사회 갈등 판정을 직접 해보는 튜토리얼 성격도 있었습니다.
장면 2: 루블라스에 내리는 비
소설 2편 중 루블라스 평원에서 포위당한 채 거점을 방어하는 플로리앙은 자신의 지휘 하에 죽은 부하들에 대해 고통스러워합니다. 파노니아의 마리사 왕녀는 그런 그에게 찾아와 자신도 죄책감을 느낀다고 토로하고, 그들의 시신 앞에 기도를 드려도 될까 묻자 플로리앙은 슬픔과 고뇌가 폭발해서 한 마디로 뗑깡을 부립니다. (…) 그런 그를 위로하려고 마리사 왕녀가 안아주자 두 사람은 그 접촉에 동요를 느낍니다.
이 장면에서는 마리사 왕녀라는 인물이 전보다 한결 감이 잘 와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쟁 상황에 대한 플로리앙의 고뇌가 공감이 가는 한편 자기 아픔만 생각하는 이기심도 엿보여서 더욱 입체적인 모습이었죠.
장면 3: 왕녀를 위하여
루블라스에서 초죽음이 되어 사흘만에 달려온 전령 마이론 덕에 수도 루키아노플에서는 왕녀의 위기를 알게 되고, 라이산드로스는 테레지아 성당 광장으로 달려가 왕녀를 구하러 당장 달려갈 시민들을 모집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라이산드로스의 지도력에 힘입어, 그리고 라이산드로스의 죽마고우 니키아스가 보급 등 행적적인 부분을 철저히 지원해준 덕분에 3일만에 루블라스로 달려가지요.
2번째 장면 이후의 새벽에 루블라스에서 용병들이 막 거점을 빼앗기려던 찰나, 라이산드로스의 기마대가 달려와 적을 협공하자 결국 적은 후퇴합니다. 라이산드로스와 플로리앙은 서로 인사하고, 왕녀는 두 사람과 하쉬르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시신과 짐을 수습한 일행은 동쪽의 루키아노플로 향합니다.
판정 규칙을 사용할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어차피 어떻게 되는지는 알고 있었고 인물 모습을 드러내는 게 주요 목적이었으므로 이대로도 충분히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라이산드로스와 플로리앙의 만남, 라이산드로스가 시민들을 모으는 모습이 특히 재밌었습니다.
장면 4: 개선, 개선의 밤
루키아노플로 무사히 돌아온 일행을 황제는 친히 맞아주고, 라이산드로스에게는 보검 제피리온을 하사합니다. 라이산드로스가 황제 앞에서 롱기누스 용병단의 공을 치하하자 지켜보는 플로리앙은 꽤 놀라지요. 어차피 승리의 세 축이었던 롱기누스 용병단, 라이산드로스와 기수들, 그리고 니키아스의 행정력 중 대중에 각광받은 것은 두 번째뿐이지만요. 왕녀의 도착을 축하하며 도시에서는 축제가 벌어집니다.
그날 밤, 하쉬르와 플로리앙은 왕녀의 시녀 네야를 통해 왕녀의 소환을 받습니다. 그들은 각자 네야와 선택에 대해 대화를 나누지요. 플로리앙은 왕녀에게 마음이 있으면서도 네야에게 자꾸 빠져듭니다. 하쉬르와 플로리앙은 각자 왕녀에게 감사 선물을 받고, 플로리앙은 왕녀님 덕분에 끝까지 싸울 수 있었다며 어장관리 크리를 날립니다.(?)
좀 진행이 느린 장면이기는 했지만 인물을 드러낸다는 면에서는 괜찮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네야, 그리고 요약에는 나오지 않은 플로리앙의 부관 브라기 RP가 참 재밌었어요. 다만 하쉬르가 겉돈다는 이방인님의 지적이 있어서 하쉬르와 좀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나흐만 첩자 아리칸을 만들었고, 또 아리칸 설정에 필받고 하쉬르가 좀 더 활약할 필요를 역설하는 석한군 제안으로 1부 캠페인을 두 가지 이야기로 나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것은 별문에 쓰도록 하죠.
참가자분들이 RP도 잘하실 뿐 아니라 서로 배려도 너무 잘하시고, 역사책 보고 조사도 하시는 등 급 성실하셔서 제가 참가자복이 참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로 참여하신 석한군과 이방인님, 그리고 주로 관전하신 오체스님과 아군 모두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2 thoughts on “여명과 석양의 도시 – 서장 2편

  1. lhovamp

    리플 정리하시느라 수고 많으시었습니다 ㅋㅋ

    …드디어 그림자 전쟁이 뜨는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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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rches

    저번 공화국의 그림자 때도 그랬지만, 호흡도 잘 맞으시고 배려도 잘하시고 관전하는 사람 맘 녹이는 법을 너무 잘 아시는 시스로드들이시옵니다. 조련사 에이레네도 재미있었고, 브라기랑 대화할 때 플로리앙의 생각에도 동조했고, 공식적으로는 라인과 기사단에게 모든 공이 돌아갔을 거라고 생각하는 제가 있었고, 하쉬르 – 네야 – 플로리앙 – 마리사 – 황제 5각관계가 일어날 조짐을 보고 뿜기도 했지요. 보면서 햄볶했어요.

    추신 – 아흑, 리플보니 관전이 아니라 정말 민폐였군요. 왜 저렇게 자주 튕긴 건지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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