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의 그림자 32화 – 넬반 (1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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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이번 화는 주로 계획으로 지나갔습니다. 센은 테이프를 분석하다가 암호화된 것을 발견하고, 그 때문에 작업이 느려진 동안 제다이 일행은 불완전한 테이프로 트리노의 개입을 증명할 방법을 논의합니다. 일단 테이프에는 트리노의 이름을 언급한 일은 없었으니까요. 잠시 논의하던 그들은 포로로 잡힌 제이 톨란을 찾아가서 족칩니다.(?) 결국 재판을 받을 때 좋은 증언을 해줄 것이며 시스가 도와줄 리 없으니 스스로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자락스의 설득에 넘어간 제이는 트리노의 이름이 나온 대화를 엿들은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린라노아가 전에 받아온 회계기록에서 웨렌 고르토가 입법철이 아닌 지금 아우터 림, 그중 근처 행성인 라체르타에 있다는 것을 추측한 제다이들은 이제 증거를 더 강화하려고 웨렌 고르토를 함정으로 유도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려고 그들은 린라노아와 로어틸리아가 제이를 데리고 궤도 봉쇄를 돌파한 후 제이가 웨렌에게 연락을 넣고, 로어틸리아가 피나틸리아 행세를 해서 테이프를 미끼로 웨렌 고르토를 끌어낸 후 린라노아가 단투인 회합장에 연락해서 웨렌 고르토와 테이프를 넘기기로 합니다.

감상

귀찮아서 테이프 내용을 완성하지 않은 걸 나름 세션에 엮어넣었습니다. (..) 더 귀찮으면 이번에 원본 테이프를 아예 유실시켜서 영영 미완으로 둘 지도요. 남은 건 주로 주인공 일행 때문에 D씨랑 W씨가 짜증내는 얘기랑 의회 내 암투에 대한 암시, 둘 사이가 점점 나빠지는 얘기 정도이니까요.

이번에도 판정과 상관없이 내용상 게임성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한 화였습니다. 합리적인 선택에 무게를 주고 주인공 일행이 스스로 계획을 짜는 데 필요한 정보를 주려고 했죠. 예를 들어 린라노아가 내려받은 회계 기록을 활용한다든지 (그 기록은 아마 나중에도 쓸모가 있을 겁니다), 주인공이 추론할 만한 내용을 알려준다든지요. 후자는 특히 ‘누구누구에게 떠오른다’라는 식으로 해서  참가자 간 논의가 너무 길어지는 것을 막고 극중 논의를 유발하는 효과를 내려고 했습니다.

추론이나 기억 같은 건 지식 판정으로 해결하기도 합니다만, 포도원의 개들에는 그런 규칙이 없다는 면도 있고, 개인적으로 지식 판정은 별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판정이라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 상황이 아니면 별 필요가 없다는 면에서 (d20 계열의 take 10이나 take 20 규칙이 그런 걸 잘 해결한 예죠) 특별히 다급하지 않으면 판정 없이 알려주거나, 아니면 지식 등급에 따라 다른 수준의 지식을 알려주는 길잡이로 삼거나 하는 편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나마도 진행자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귀찮고 오히려 지식 판정은 정보를 창조하는 판정으로 사용하는 편이 더 재밌지 않나 합니다. 세기의 혼 (Spirit of the Century)의 지식 계열 규칙이 그런 쪽이고, 비슷한 원리로 화륜전설 (The Burning Wheel)의 인맥 규칙이 일종의 NPC 창조 규칙으로 작용하죠. 이야기가 훨씬 역동적으로 되고 주인공의 제어권이 커진다는 점에 그런 규칙의 효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얘기가 좀 샜군요. 32화에서 감정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은 로어틸리아의 미묘한 변화였습니다. 로어틸리아 웃으면 너무 무서워요..(…) 피나틸리아를 흉내내는 틸에 대한 제이와 특히 아를란의 반응을 RP하는 게 개인적으로 정말 재밌었습니다. 두 자매 사이에 복잡하게 얽힌 감정과 정체성의 문제와 점점 불안정해지는 아를란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다음 주에는 자락스가 넬반에 남고 이방인님이 제이를 맡아서 플레이하실 예정입니다. (그리고 보니 자락스가 넬반에 남겠다는 결정에는 아를란이 로어틸리아에게서 잠시 떨어져 있는 게 좋겠다는 판단도 있었다면 재밌지 않을까요. 잠도 자야 하고(?))  인물이 반드시 참가자 인물과 진행자 인물로 나뉘지 않고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도 재밌군요. 다음 플레이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4 thoughts on “공화국의 그림자 32화 – 넬반 (11부)

  1. 소년H

    포도원에서야 지식 판정은 불필요하죠. 체크란 게 대체로 주 갈등 장면이니 아무래도..다만 저렇게 알려주는 건 ‘유도’가 되기 쉽다는 것도.

    그런데 틸 웃는 게 왜 무서운가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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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그렇죠, 판정의 지향이 있으니 지식 판정은 잘 어울리지 않죠. (‘성공하느냐?’가 아니라 ‘성공하려고 얼마나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는가?’ 하는 문제니까..) 어차피 지식 판정이 있어도 진행자가 알려주는 정보는 유도성이 짙지만, 판정을 참가자가 주도적으로 한다는 면은 있군요. 그런 의미에서 진행자가 일방적으로 알려주기보다는 참가자 요청으로 알려준다든지, 지식 판정이 정보 창조 판정이 된다든지 하는 게 더 참가자 주도성을 살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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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카스트

    지식 판정은 일장일단이 있죠. 지금까지 경험해본 포도원의 개들은 지식 판정과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구요.

    틸 웃는 것은 매우 무섭습니다.

    p.s.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저는 금번 일신상의 사정으로…가 아니라 토요일 저녁에 일이 생겨서 이번 플레이를 불참하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가능하면 해 드리도록 하고, 자금은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못 드리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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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틸 웃는 건 무섭죠..(..) 피나틸리아를 닮아간다는 면도 있고, 왠지 웃는 틸은 못할 짓이 없을 것 같달까요.

      예, 그럼 다음주에 뵙죠..가 아니라, 다음주하고 다다음주 플레이는 기말 관계로 쉬어야 할 것 같고 그 다음에는 연말이라 다들 스케쥴을 맞춰봐야겠네요. 어쩌면 내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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