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의 그림자 20화 – 단투인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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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이 한 행동의 이유를 묻는 단투인 회합 마스터들에게 자락스와 로어틸리아는 센을 이끄는 정체불명의 힘이 있다고 설명하고, 그동안은 늘 결과가 좋아서 그 힘의 본질에 대해 자세히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을 시인합니다. 아를란은 넬반에서 자신도 비슷한 상태의 넬바니안에게 공격당한 이야기를 합니다.[footnote]피흘리는 땅 2부 (3) ‘후퇴’ 참조[/footnote] 자락스와 로어틸리아도 센의 힘을 제어하는 열쇠는 넬반에 있고 그를 넬반으로 데려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합니다.

사실 이 시점까지만 해도 센이 일행으로 계속 유지되는 건 거의 확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일행은 의식을 되찾은 센을 만나러 구금실로 내려갑니다. 뜻밖에도 센은 무슨 일이 있는지 전해듣고도 태연하게 자신은 잘 모르겠다며, 자신도 이해해야 하니 그 무고하다는 정착민들을 보게 난민 야영지로 데려다 달라고 요구합니다.

여기서부터 슬슬 일행 파탄 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 이래서야 자락스와 로어틸리아가 센을 신뢰할래야 신뢰할 수가 없으니… 아카스트님은 센이 혼란스러워하는 RP를 시도하셨다고 했지만, 잘 (전혀(…)) 전달되지 않은 점이 아쉬웠습니다.

자락스와 로어틸리아는 어처구니없어하면서도 마스터들에게 자기들이 책임지겠다고 보증하고 난민 야영지로 센을 데리고 나갑니다. 그곳에서 센은 인도자의 눈을 통해 인도자가 정착민과 난민들을 공격한 이유를 알게 됩니다. 인도자가 보기에는 그들도 똑같이 대지를 수탈하는 자, 게다가 그들이 이곳에 있는 것이 넬반을 착취하고 인도자의 아이들을 탄압하는 신토넥스의 배를 불리고 있었던 것이죠.

그는 이 점을 설명하며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누구도 무고하지 않지만 공격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고 합니다. 자락스와 로어틸리아는 그것은 제다이가 할 말이 아니라고 답하고, 특히 자락스는 센에게 제다이이기를 포기했다며 혹독하게 질책합니다.

여기서 굉장히 긴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캠페인의 대전제는 ‘제다이’ 일행이 공화국을 돌아다니는 이야기인데, 더는 제다이라고 보기 어려워진 센이 과연 주인공 일행으로 남을 수 있느냐… 센이 제다이에 등을 돌리고 넬반에서 만나서 어쩔 수 없이 협력하자는 좋은 의견도 나왔지만, 역시 일행으로 행동할 근거가 적고 아카스트님이 센을 일행으로 유지하는 데 특별한 관심이 없어 보이셔서 결국 마지막 한 번 참가자 선택에 맡기고 거기서부터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회합장으로 돌아가려는데 다시 인도자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인도자의 부름에 따라 센은 탈출합니다. 자신 대신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한 두 동료를 버리고, 자신이 지겠다고 한 공격의 책임도 피한 채. 두 제다이는 그를 붙잡지 못하고, 자락스는 난민 야영장을 지키러, 로어틸리아는 마스터들에게 보고하러 각각 돌아갑니다.

네, 결국은 이렇게 참가자의 선택으로 결론이 나왔습니다. 미리 생각한 전개가 있었더라면 이렇게 모든 것을 참가자 선택의 자유에 맡기긴 어려웠을 거라는 점에서 더욱 재밌더군요. 어떻게 보면 인도자가 갑자기 너무 악의 화신(?)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게 인간의 도덕률이나 이성과는 동떨어진 존재라는 점은 처음부터 강조했으니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당당)

무엇보다 센은 그동안 적당히 결과가 좋았으니 어느 쪽도 선택하거나 부정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양쪽을 어중간하게 가지려고 했었죠. 지난 3화 동안의 사건은 그의 중심 갈등을 극명하게 부각시키면서 그런 근본적인 무리가 심하게 드러난 표출이기도 합니다. 사실 설정부터가 주인공으로 허가해서는 안 되었을 성격이었다는 생각도 드는데, 그 점은 제 실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참가자가 원하는 것은 웬만하면 적당히 조정하면서 허용하는 걸 원칙으로 해왔지만, 앞으로는 좀 더 엄격해져야 할지도요.

결국, 이쪽 아니면 저쪽이라는 결정적인 선택 상황에서 센이 어느 쪽이든 선택한 것은 중요한 성장이었다고 봅니다. 다만, 그 선택이 다른 참여자의 재미와 양립할 수 없는 방향이었고, 그래서 인물을 주인공으로서 은퇴시키기로 함께 결정했을 뿐이죠. 어쨌든 아무것도 버리지 않으려고 하고 아무것도 아쉬운 게 없다는 듯 태연자약하던 센은 사실 제일 감흥이 안 오는 주인공이기도 했는데, 드디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도망치면서 파다완 머리를 묶은 띠를 잘라내어 버리는 센은 전에 없이 인간적으로 와 닿더군요.

센이 인도자가 이끄는 대로 도망치는 동안 자락스는 야영장의 방어 태세를 정비하고, 다시 센을 만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아를란의 물음에 자신이 지킬 것, 지킬 사람들만 생각하면 길은 저절로 보인다고 답합니다.

한편, 단투인 회합장의 마스터는 로어틸리아에게 센의 이번 행동과 탈출로 공의회는 넬반에서 손을 뗄 것이며, 센을 막지 못한 두 제다이의 귀환을 명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넬반으로 갈 생각이라면 어떤 공적 신분이나 보장도 없이 들어가야 할 것이라는 뜻이죠. 마스터 반다르의 언질대로 로어틸리아는 넬반 임무를 계속하려고, 그리고 역시 넬반으로 향할 센을 체포하려고 공의회의 귀환 명령이 오기 전에 넬반으로 잠입할 뜻을 굳힙니다.

이런 식으로 관계와 사태가 돌이킬 수 없이 변해버리는 거 완전 좋아합니다. >_< 동료가 적이 되고, 제다이가 공의회에 등을 돌리고, 미래는 불투명해지고…

마무리 부분에서 뚜렷한 장면 구분 없이 세 개의 장면을 연속 진행한 것은 저로서는 처음 해보는 방식인데, 극적인 대목에서 급박하게 흘러가는 상황을 표현하고 자유롭게 의미 연결을 만들어가는 효과가 있는 것 같더군요. (좀 막장 느낌도 나고 (?)) 주인공들은 각각 다른 공간에 있어도 참가자들은 차례를 기다릴 필요 없이 계속 RP를 하면 된다는 점에서 갈라진 일행을 처리하는 한 방법이기도 하고요. 다시 사용할 일이 있다면 또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참을성 있게 함께해주신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 주에는 아카스트님의 새 주인공도 합류해서 우리의 제다이들이 어떤 이야기로 로키를 모두를 즐겁게 해줄지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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