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소개와 감상

[Let’s Read] 미쓰라스 (5장)

5장: 경제와 물품

5장은 미쓰라스 RPG의 경제 시스템과 물품을 다룹니다.

미쓰라스에서는 기본적으로 은화(SP)를 화폐 기준으로 사용합니다. 은화 한 닢은 한 사람이 하루의 의식주를 겨우 해결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은화 1닢은 동화 10닢이며, 은화 10닢은 금화 1닢입니다. 일부 문화권에서는 돈 대신 가축을 부의 기준으로 치기도 합니다.

사회적 직업과 생활비

캐릭터가 사용하는 생활비는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노예가 하루에 은화 1닢으로 살아간다면, 귀족은 하루에 은화 50닢을 씁니다. 따라서 지위를 높이려면 그만한 돈을 생활비에 투자해야 합니다.

캐릭터가 모험을 나가지 않을 때에는 일상 생활을 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그 동안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직업에 걸맞는 돈을 법니다. 물론 때로는 좀 더 벌 수도 있고, 좀 더 잃을 수도 있습니다.

물물교환과 흥정

어떤 문화권에서는 돈 대신 물물교환을 하기도 합니다. 물물교환을 하려면 우선 관습/문화 판정에 성공을 해서 상대방의 관습이나 의도를 파악한 다음, 영향력이나 장사 판정으로 겨루기 대결을 펼쳐 이겨야 합니다.

흥정의 경우는 고객과 상인 사이의 통찰 겨루기를 먼저 한 다음, 장사 vs 장사, 또는 장사 vs 의지력으로 겨루기 판정을 해서 성공 단계 차이만큼 가격이 변합니다.

물품

각 물품은 가격, 내구력, 방호점, 하중 점수 중 하나 이상의 수치로 나타냅니다. 물품의 종류는 갑옷과 방어구부터 의복, 음식, 가축, 장비, 무기, 탈것 등까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특히 갑옷은 갑옷 종류와 방호점, 신체 부위별 가격, 갑옷 페널티(각종 행동에 지장을 주는 수치), 등장 시대, 갑옷 재질 등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자세하게 소개했습니다. 무거운 갑옷일수록 여러 행동에 지장을 주며, 전투에서 우선권이 느려집니다.

무기의 경우, 앞에서 설명한 수치와 함께 해당 무기로 주는 피해, 무기 크기와 길이, 무기로 줄 수 있는 특수 효과, 무기의 고유 특성 등이 같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장비 제작과 품질

5장 마지막 부분은 장비를 만들고 수리할 때 어떤 기능과 도구가 필요한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물품의 품질을 더욱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며 향상 효과는 무엇인지 소개합니다.

 

 

5장 소개는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은 본격적인 게임 규칙입니다.

 

[Let’s Read] 미쓰라스 (4장)

4장: 기능

4장은 앞 장에서 간략하게 설명했던 기능의 목록과 판정 규칙을 설명합니다.

미쓰라스는 100면체 규칙을 사용하는 만큼, 100면체를 굴려 기능 실력 이하로 결과가 나오면 판정이 성공합니다. 만약 기능 실력의 1/10 이하로 나오면(예. 노래 실력이 60인데, 판정 결과가 6 이하가 나오면) 대성공이며, 99와 00은 대실패입니다(실력이 100 이상인 기능은 00만 대실패입니다).

기능은 해당 기능을 사용해서 무언가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법할 때(특히 실패할 때), 실패 결과가 위험할 때 판정을 합니다. 충분한 시간과 도구가 있고, 판정 결과가 딱히 재미도 없다면 자동 성공으로 칩니다.

판정 난이도는 매우 쉬움(기능 수정치: 해당 기능을 두 배로 계산)부터 불가능에 가까움(해당 기능을 1/10으로 계산함)까지 있습니다. 그 이상 어렵다면 판정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옵션 규칙으로, 기능 수치에 관계 없이 난이도에 따라 일정한 수정치를 주는 방식(+40%~-80%)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4장에서는 일반 기능과 전문 기능을 자세히 풀어 소개합니다. 각 기능에는 기능별 세부 규칙과 대성공시, 실패시, 대실패시 어떤 결과가 따르는지 추가 설명이 있습니다. 대성공/대실패는 보통 극적인 결과가 벌어지며, 이후 판정에서 난이도가 바뀝니다.

일반 기능 목록: 운동, 소형 보트, 육체 노동, 숨기기, 관습, 춤, 속임수, 운전, 내구력, 회피, 응급 처치, 영향력, 통찰력, 지역 지식, 지리, 모국어, 지각력, 승마, 노래, 은신, 수영, 맨손 전투, 의지력

전문 기능 목록: 연기, 곡예, 예술, 정령술, 관료, 장사, 예의범절, 공예, 문화, 신앙, 변장, 공학, 강신술, 일반 마법, 도박, 치료, 주문, 언어, 읽고 쓰기, 자물쇠 따기, 전승, 기계, 명상, 악기, 신비학, 길찾기, 연설, 대형 선박, 유혹, 주문 변형, 손재주, 거리 지식, 생존술, 교육, 추적, 몰입경 등이 있습니다. (일부 기능 이름은 좀 불만스럽지만 일단 급히 번역했습니다)

전문 기능 중에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마법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해당 마법 장에서 설명합니다.

4장 후반에는 각종 판정 상황을 설명합니다.

  1. 재시도: 일부 상황에서 기능 판정을 재시도할 수 있지만, 보통 난이도가 한 단계 상승합니다.
  2. 강화: 때로는 다른 기능이 해당 판정에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추적을 할 때 해당 지리를 잘 안다든지), 이때는 도움 되는 기능의 대성공 확률을 판정에 보너스로 줍니다.
  3. 기능 한계: 때로는 다른 보조 기능의 실력 부족이 해당 판정에 방해가 될 때도 있습니다. (외국어로 교섭을 하는 등), 이때는 보조 기능이 판정 기능보다 수치가 낮을 경우, 낮은 쪽을 실력으로 간주해서 판정을 합니다.
  4. 겨루기: 캐릭터들이 서로 실력을 겨룰 때는 성공의 단계가 높은 쪽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 (대성공 vs 성공 처럼), 양쪽 다 성공 단계가 똑같을 때는 주사위 결과가 더 높은 쪽이 이깁니다. 전투 같은 때에는 서로 성공의 단계만 비교해서 단계 차이에 따라 승자에게 혜택이 돌아갑니다(양쪽 다 실패를 했을 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어느 한쪽의 실력이 100을 넘는다면, 해당 실력을 100으로 깎은 다음(상대방의 실력도 그만큼 깎습니다) 겨루기 판정을 합니다.
  5. 집단 판정: 여러 명이 힘을 합쳐서 판정을 할 때는 실력이 가장 높은 사람(한 명만 성공해도 될 때), 또는 실력이 가장 낮은 사람(한 명이라도 실패하면 안 될 때)이 판정합니다. 만약 집단 내 구성원의 실력 격차가 중요하게 여겨질 때는 판정을 해서 판정 결과보다 실력 수치가 같거나 높은 사람은 성공, 낮은 사람은 실패로 칠 수도 있고, 집단의 평균 실력을 성공 확률로 가정해서 그만큼의 사람이 성공했다고 선언할 수도 있습니다.

4장의 마지막 부분은 각 기술의 기본 수치를 요약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는 캐릭터의 열정 대상에 따라 정해지는 열정 수치를 표로 보여줍니다.

[Let’s Read] 미쓰라스 (3장)

3장: 경력

문화권과 공동체를 선택한 다음에는 캐릭터 자신의 경력을 선택합니다. 경력은 캐릭터가 살아오면서 택한 직업과 받은 훈련 등을 의미합니다. 경력은 총 24가지가 있으며, 캐릭터의 출신 문화권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집니다.

(첩자, 연금술사, 동물 조련사, 기녀, 가신, 장인, 연예인, 농부, 어부, 목자, 사냥꾼, 상인, 광부, 도인, 관리, 의사, 성직자, 선원, 학자, 정찰대원, 무당, 마법사, 도둑, 전사)

각 경력에는 해당 경력에 어울리는 일반 기능과 전문 기능이 있습니다. 캐릭터는 이 중 일반 기능과 자신이 선택한 전문 기능에 기능 점수 100점을 배분합니다. (최대 15점)

  • 나이 옵션룰: 캐릭터는 일반적으로 성인이지만, 나이를 다르게 해서 좀 더 어리거나 좀 더 늙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는 나이에 따라 추가로 얻는 기능 점수와 특정 기능에 배분할 수 있는 최대 기능 점수가 달라지며, 늙은 캐릭터는 노화에 따른 능력치 쇠퇴 여부를 판정해야 합니다.

경력을 선택하고 기능 점수까지 배분했다면, 마지막으로 기능 점수 150점을 추가로 얻습니다. 이 점수는 지금까지 캐릭터가 익힌 일반 기능과 전투 스타일, 전문 기능에 배분할 수 있으며, 추가로 캐릭터가 취미 삼아 배운 새로운 전문 기술이나 전투 스타일에 새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시작 장비를 선택할 때입니다. 캐릭터는 자신의 출신에 따라서 돈과 옷, 무기, 갑옷, 이동 수단 등을 얻습니다.

시작 장비 설명 다음에는 미쓰라스에서 배울 수 있는 마법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미쓰라스에서는 다섯 가지 마법이 있습니다. 명칭은 번역하지 않고 원문을 그대로 쓰겠습니다.

Folk Magic: 마법이 널리 퍼진 곳에서 일반인들이나 잡다한 마법사들이 배우는 마법입니다. Folk Magic은 자연 세계와 감정을 기반으로 해서 사용합니다. 효과는 다른 마법에 비해 미미하지만 그래도 유용합니다.

Animism: 정령과 다른 초자연적인 생물을 소환하고 조종하는 마법입니다. 술사는 정령과 교섭을 하거나 정령을 노예로 부려서 그 능력을 사용하며, 정령을 이용하기 위해 강력한 금기사항을 준수하고 정령과 맺은 계약을 이행해야 합니다.

Mysticism: 정신과 신체를 완벽하게 제어해 신기한 힘을 발휘하는 마법입니다. Mysticism의 마법은 자기 자신을 근원으로 하며, 명상과 수련을 통해 힘을 갈고 닥습니다.

Sorcery: 주문으로 우주의 규칙을 뒤틀어서 효과를 발휘하는 마법입니다. 강력하고 유연한 마법이지만 다른 마법을 구사하는 마법사들에게 좋지 않은 눈길을 받습니다.

Theism: 신을 섬기고 그 대가로 힘을 부여받는 마법입니다. 강력한 마법이지만 자신이 믿는 신에게 항상 신실해야 하며 그 대가를 바쳐야 합니다.

선택 규칙으로, 캐릭터들은 특정한 신념이나 마법, 신앙 등을 따르는 결사나 모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캐릭터는 새로운 기능이나 마법을 배울 수 있고, 소속 단체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지만, 그 만큼 집단에 충성을 바쳐야 합니다.

 

3장 마지막에는 1~3장에서 설명한 캐릭터 만들기 과정이 요약되어 있습니다.

[Let’s Read] 미쓰라스 (2장)

2장: 문화와 공동체

수정: 지난 1장에서 캐릭터의 능력치를 75점 분배라고 소개했는데, 그냥 주사위를 굴리는 방식도 있었네요. 주사위를 굴린다면 3d6을 굴려 원하는 능력치에 배치하거나 굴린 순서대로 정합니다. 단, 크기와 지능은 2d6+6입니다.

문화와 공동체 장에서는 캐릭터가 자라난 문화권과 공동체를 다루면서, 캐릭터가 모험에 나서기 전까지 어떤 기능을 익히고, 어떤 열정을 가졌으며, 누구와 함께 살았는지, 무슨 일을 겪었는지를 다룹니다.

미쓰라스의 캐릭터는 네 가지 문화권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각 문화권마다 추가로 배울 수 있는 일반 기능과 전투 스타일, 전문 기능(세 가지 선택), 열정(선택 규칙입니다), 초기 소유금이 달라집니다. 개인적으로는 문명인을 제외하면 모두 야인으로 뭉뚱그려 묶어도 되지 않나 싶지만, 무언가 나눈 이유가 있겠지요.

야인: 문명의 변방에서 부족을 이루면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문명인: 도시에서 법의 지배를 받으며 높은 문화 수준을 누리는 사람들입니다.

유목민: 정착하지 않은 채 떠돌아 다니면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원시인: 동굴 등지에서 문명을 거부하고 자연과 가깝게 사는 사람들입니다.

문화를 선택한 캐릭터는 기능 점수 100점을 해당 문화에서 제공하는 일반 기능과 전투 스타일, 전문 기능에 배분합니다(최소 5점, 최대 15점). 각 기능은 기본적으로 근력+민첩성이나 카리스마x2처럼 기본 수치를 지니며, 기능 점수를 배분하면 그만큼 늘어납니다. 전문 기술은 배운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문 기술인 예술은 파워+카리스마인데, 파워가 10이고 카리스마가 15인 사람이 예술에 기능 점수를 10점 분배하면 10+15+10=35가 됩니다. 예술을 선택하지 않은 캐릭터는 25가 아니라 아예 예술을 배우지 않은 것으로 간주합니다.)

기술을 배분한 다음에는 캐릭터가 자라나면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선택 규칙), 사회적 지위는 어떤지(100면체 판정을 해서 높게 나올수록 높은 신분이며, 돈도 많이 가지고 시작합니다.), 가족은 있는지, 동료나 맞수, 적이 있는지를 정합니다.

마지막으로는 열정 규칙을 소개하는데, 캐릭터는 특정한 신념을 따르거나, 누군가에게 충성을 바치는 식으로 열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열정은 관련 판정에 보너스를 주거나, 특정 상황에서 기능 대신 판정하는 식으로 사용합니다.

[Let’s Read] 미쓰라스 (1장)

트위터에서 공언한 대로, 미쓰라스(Mythras) RPG 들여다보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미쓰라스?

미쓰라스는 디자인 메커니즘(The Design Mechanism)에서 만든 100면체 기반의 판타지 RPG입니다. 아실 분들은 알겠지만 원래 미쓰라스는 유서깊은 RPG인 룬퀘스트(Runequest) 시리즈의 하나로, ‘룬퀘스트 6’ 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지요. 하지만 어떠한 이유인지 더 이상 룬퀘스트가 아니라, ‘미쓰라스’라는 새로운 이름을 달고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룬퀘스트’ RPG는 해당 브랜드의 원 판권업체인 카오지움이 만들고 있습니다.

하여튼, 오늘은 미쓰라스 1장을 읽고 소개하겠습니다(총 16장). 규칙이 궁금하신 분들은 무료로 나온 간략판인 Mythras Imperative을 참조하세요.

(링크:http://www.drivethrurpg.com/product/185299/Mythras-Imperative?term=mythras+imperative++&test_epoch=0)

 

1장: 캐릭터

1장은 캐릭터 만들기의 첫 과정을 소개합니다.

대부분의 다른 RPG와 마찬가지로 미쓰라스는 플레이어가 캐릭터 한 명을 맡아서 플레이합니다. 플레이어들은 백전노장 전사, 젊고 순진한 마법사, 사나운 야인 사냥꾼 같은 캐릭터 컨셉을 잡은 다음, 먼저 캐릭터의 수치적인 요소인 능력치를 정합니다(참고: 미쓰라스에서는 기본적으로 PC가 인간임을 상정합니다).

능력치는 캐릭터가 타고난 신체적, 정신적 능력과 자질입니다. 능력치의 종류로는…

힘(STR): 신체의 힘입니다.

건강(CON): 신체의 건강함과 튼튼함의 정도입니다.

크기(SIZ): 신체의 크기입니다.

민첩성(DEX): 속도와 반사신경, 균형감각입니다.

지능(INT): 지적 능력입니다.

파워(POW): 영혼, 정신력, 의지, 마력의 정도입니다.

카리스마(CHA): 매력이나 존재감, 외모 등을 나타냅니다.

각 능력치는 75점의 점수를 분배해서 결정하며, 정해진 능력치에 따라 각종 특성도 영향을 받습니다.

특성은…

행동 점수: 캐릭터가 각 전투 라운드마다 움직일 수 있는 행동 횟수입니다. (민첩성과 지능에 영향을 받습니다)

피해 수정: 캐릭터가 무기로 줄 수 있는 피해의 수정치입니다. (힘과 크기에 영향을 받습니다)

경험치 수정: 캐릭터가 경험치를 얻을 때 추가로(혹은 덜) 받는 경험치입니다. (카리스마에 영향을 받습니다)

회복 속도: 신체의 치유 속도입니다. (건강에 영향을 받습니다)

키와 몸무게: 말 그대로 키와 몸무게입니다. (크기에 영향을 받습니다)

생명점: 캐릭터의 생명 점수입니다. 미쓰라스에서는 각 신체 부위별로 점수가 달라집니다. (건강과 크기에 영향을 받습니다)

우선권 보너스: 전투에서 먼저 행동하는 순서입니다. (지능과 민첩성에 영향을 받습니다)

행운 점수: 판정을 다시 하고, 피해를 줄이고, 특정한 상황에 이점을 주는 등 캐릭터에게 행운을 주는 점수입니다 (파워에 영향을 받습니다)

마력 점수: 마법을 사용할 때 소비하는 점수입니다. (파워에 영향을 받습니다)

이동력: 전투 라운드에서 자신의 차례 때 움직일 수 있는 이동거리입니다. 인간은 기본으로 6미터입니다.

 

기능은 캐릭터가 갖춘 기술과 특기입니다. 관련 능력치와 분배한 기술 점수에 따라 정해집니다. 기술은 일반 기술과 전투 스타일, 전문 기술로 분류됩니다.

일반 기능: 모든 캐릭터가 기본적으로 갖춘 기본적인 기능입니다. (운동, 주먹싸움, 속임수, 모국어, 승마, 노래 등등)

전투 스타일: 캐릭터가 어떤 무기로 어떻게 싸우는지, 실력은 얼마나 되는지 나타냅니다. 전투 기능은 모두 여기에 포함됩니다.

전문 기능: 1장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해당 분야를 배우고 익힌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공예, 장사, 치료, 생존술, 항해술, 악기 등등)

 

1장은 여기까지.

갓바운드, 반신반인 영웅을 플레이하는 RPG

한때 강대한 제국이 있었습니다.

제국은 강대한 힘과 마법으로 주변 나라를 복속시켜 마침내 세상을 통일했고, 더 나아가 자신들의 정의를 증명받기 위해, 그리고 인류가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 천상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제국의 마법사와 군인들은 천사의 군세를 무찌르고 천상을 정복하여 마침내 조물주의 옥좌에 도착했지만, 옥좌는 비어 있었습니다.

인간들은 신이 자신들을 버렸다고, 혹은 신 같은 것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슬퍼하고 분노했지만 이내 서로 옥좌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들의 이념을 형상화한 인공 신을 만들어 내전을 벌였고, 세상은 산산조각이 나 기나긴 암흑의 시대에 들어갔습니다.

천 년 동안 계속된 전쟁 속에서 인공 신들이 하나둘씩 파괴되며 이들이 지녔던 천상의 에너지는 세계 곳곳으로 흘러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인간 사이에서 신의 힘을 얻은 반신(半神)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이 바로 갓바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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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바운드?

<갓바운드(Godbound)>는 폐허가 된 세계에서 신의 힘에 눈뜬 영웅, 즉 갓바운드가 되어 세상을 구하는(혹은 파괴하는) RPG입니다. 갓바운드는 보통 인간으로는 상상도 못할 권능을 행사하면서 이 세상을 활보하는 괴물들을 무찌르고, 폭군의 압정에 신음하는 나라를 구하며, 더 나아가 복수심에 불타는 천사들과 여전히 서로 전쟁을 벌이는 인공 신들, 존재 너머의 무리들과 맞서 싸우면서 세상을 구합니다.

OSR(“올드 스쿨 르네상스”), 고전 D&D의 새로운 부활.

최근 서양 RPG계는 실험적인 규칙을 내세운 ‘스토리 게임’ 못지 않게 1970~80년대 RPG 규칙의 영향을 받은 신복고풍 RPG, 즉 OSR(“Old School Renaissance”)풍 RPG들의 비중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OSR 디자이너들은 과거 RPG의 특징인 간결한 규칙과 상상력을 중시하는 플레이를 강조하면서, 특히 고전 D&D의 분위기를 되살리려는 노력을 많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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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책들은 한국의 옛 RPG 팬이라면 한 번 정도는 보았을 “고전 D&D”, 즉 D&D BECMI입니다. BECMI는 Basic, Expert, Companion, Master, Immortals의 약자입니다. 우리 나라에는 Master까지 나왔지요.)

<갓바운드> 역시 OSR풍 RPG 중 하나입니다. 제작자 케빈 크라우포드는 OSR 디자이너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으며, <갓바운드> 외에도 <사일런트 레기온>(러브크래프트풍 호러), <스타즈 윗아웃 넘버>(SF) 등 다방면의 RPG를 OSR풍 규칙으로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갓바운드는 고전 D&D 팬들에게 익숙한 요소(여섯 가지 능력치, 레벨, 낮을수록 좋은 방어도, 극복 판정, 사기 판정 등)를 많이 갖추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개성적인 면모를 많이 갖추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적인 캐릭터를 플레이하기 위해서

설정부터 거창한 만큼, 갓바운드들은 강력한 신적 존재입니다. 갓 힘에 눈뜬 초보 갓바운드라 할지라도 평범한 인간 십여 명 정도는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으며, 갓바운드들이 힘을 합치면 강력한 왕국도 쉽게 무너뜨립니다. 오직 갓바운드와 동급인 천상의 존재들과 괴수들, 그리고 인간 중 정말로 뛰어난 일부 영웅만이(수많은 부하들을 이끌고 치밀한 준비를 해서) 갓바운드를 상대할 수 있습니다. <갓바운드>는 이러한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몇 가지 특수한 규칙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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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피해 규칙의 변화입니다. 갓바운드와 다른 적들은 피해를 받을 때 적용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갓바운드는 피해를 받을 때 생명점이 깎이지만, 다른 적들은 피해 주사위의 결과에 따라 HD(히트 다이스, 적들의 레벨)가 깎입니다. 갓바운드의 피해 계산법은 보통 피해 주사위의 결과에 따라 일정량의 피해를 받는 방식인데, 예를 들어 갓바운드가 인간에게 대형 검(1d10)을 휘둘렀을 때 피해 주사위의 결과가 1 이하면 HD에 0점, 2~5면 1점, 6~9면 2점, 10+이면 4점 피해를 줍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HD가 1~2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보통 일격에 죽지요. 또한 남은 피해는 주변 적에게 들어가기 때문에 한 방에 두세 명씩 쓰러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게다가 갓바운드는 주변에 신성력을 자동으로 행사하므로, 갓바운드의 레벨보다 기존 HD가 같거나 낮은 적들은 라운드마다 일정량의 피해를 입습니다. 그래서 여러 졸개들이 달려들어도 몇 라운드 후면 모두 쓰러질 수 밖에 없지요.

두 번째는 ‘창조의 언어’입니다. 모든 갓바운드는 천상의 힘인 창조의 언어를 지닙니다. 창조의 언어는 활, 명령, 죽음, 속임수, 불, 생명, 지식, 바다, 하늘, 검, 마법 등 다양한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갓바운드는 자신의 영역을 이용해 기적을 일으키고 전투 중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순간 이동, 초인적인 속도, 물리 공격에 무적, 부활시키기 등등…).

세 번째는 영향력과 지배력 점수입니다. 갓바운드는 레벨이 오르면서 영향력과 지배력 점수를 얻으며, 이 점수들을 이용해 세상에 축복이나 저주를 내리고, 신들의 무기를 만드는 등 막강한 권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샌드박스 플레이를 권장하는 RPG

<갓바운드>의 또 다른 특징은 높은 자유도를 보장하는 샌드박스 플레이의 권장입니다. <갓바운드>는 특정한 이야기의 줄거리를 만들지 않은채, PC들이 주도해서 사건을 이끌도록 권장합니다. 이를 위해 <갓바운드>에는 GM이 PC들의 행동에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몇 가지 기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여러가지 세력과 이들의 특징, 지도자, 문제점 등을 만드는 표를 준비했습니다. 특히 추가 자료집인 <식스틴 소로우즈>는 PC들이 마주칠 각종 문제를 즉석에서 만드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갓바운드 뿐만 아니라 다른 RPG에서도 무척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갓바운드>는 올해 접한 RPG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만큼 무척 뛰어난 게임입니다. 가능하다면 판권을 얻어 한국에도 소개하고 싶네요. 그렇지 못하더라도 꼭 플레이해보고 싶은 RPG입니다.

p.s : 

갓바운드는 무료판이 공개되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 보세요. 각종 추가규칙이 빠진 것을 제외하면 유료판과 완전히 똑같습니다!

http://www.drivethrurpg.com/product/185959/Godbound-A-Game-of-Divine-Heroes-Free-Edition

스프롤(Sprawl) : 섀도우런(-마법)의 AWE 버전 사이버펑크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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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PDF로 출시된 사이버펑크 RPG인 스프롤(링크)을 죽 훑어봤습니다. 

스프롤은 사이버펑크물, 그 중에서도 불법적인 의뢰를 수행하면서 거대 기업과 대립하는 이야기를 만드는데 집중한 RPG입니다. 제목에서 말했듯 아포칼립스 월드 엔진(AWE)를 사용하고요. 모든 규칙이 이런 이야기를 만드는데 집중되어 있네요.

1. 플레이북

스프롤에서는 사이버펑크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캐릭터 유형들이 등장합니다.

  • Driver : 각종 차량과 드론을 조종합니다.
  • Fixer : 각종 연줄과 친구들, 부하들을 동원해 임무에 필요한 정보와 자원을 얻습니다.
  • Hacker : 컴퓨터 네트워크의 전문가입니다. 당연히 해킹 규칙도 별도로 있습니다(그렇다고 아주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 Hunter : 거리를 떠돌면서 각종 정보를 모으고, 원하는 것을 찾습니다.
  • Infiltrator : 변장과 침투의 전문가입니다.
  • Killer : 전투와 암살의 전문가입니다.
  • Pusher : 자신의 신념과 이상을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고 독려합니다. 록커나 사이비교주, 활동가 등등을 생각하면 됩니다.
  • Reporter : 언론의 힘으로 정보를 파헤치는 기자와 저널리스트입니다.
  • Soldier : 현장에서 팀을 이끌고 작전을 수립하는 행동대장입니다.
  • Tech : 각종 장비를 마개조하고 물자를 지원하는 기술자입니다.

당연히 플레이어들이 어떤 종류의 캐릭터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도 달라집니다. 드라이버가 있다면 빠른 차량 추격전과 드론 전투가 등장할 것이고, 해커가 있다면 반드시 매트릭스에서 벌이는 전투가 등장할 것입니다.

 

2. 기업 만들기

스프롤은 AWE RPG답게, 배경 세계가 어떤 모습인지, 어떤 기업들이 등장하는지 다같이 정합니다. 이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기업도 이 단계에서 정하는데, 각 기업마다 ‘카운트다운 시계’가 있어 PC들이 해당 기업에 맞서 적대적인 행동을 할 때 이 시계가 조금씩 진행됩니다. 시계가 00:00까지 진행되면 해당 기업과 목숨을 걸고 맞서 싸우든가, 돈과 명성의 손실을 감수하고 당분간 잠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PC들이 하는 임무는 언제나 기업의 분노를 사는 일입니다.

 

3. 정형화된 임무 구성

스프롤의 임무는 아래와 같이 여섯 단계로 구성됩니다.

  1. 의뢰 받기 :  계약 조건이나 난이도가 정해집니다.
  2. 정보 수집 : 본격적인 작전에 들어가기 전에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장비를 획득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얻은 정보와 장비는 작전 실행 단계에서 유용하게 쓰이지만, 이 단계에서 실패를 많이 할수록(카운트다운 시계가 많이 진행될수록) 작전 실행 단계가 어려워지고, PC들의 정체가 기업에 노출됩니다.
  3. 작전 실행 : 작전을 수행하는 단계입니다. 임무의 성공과 실패가 정해집니다. 이 역시 카운트다운 시계 규칙을 사용해서 시계가 00:00까지 가면 임무가 실패합니다.
  4. 보수 지급 : 보수가 얼마나 두둑한지, 함정은 없는지 등등이 정해집니다.
  5. 기업의 앙갚음 : 앞서 진행한 단계에서 PC들의 정체가 지나치게 밝혀지면 기업의 보복이 들어옵니다.
  6. 싸울 것인가 숨을 것인가? : 기업이 숨통을 죄여올 때, 맞서 싸울지 숨을지 정해야 합니다.

 

4. 장비

스프롤은 사이버펑크 RPG답게 장비 규칙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물론 섀도우런처럼 엄청나게 빽빽한 수치가 있지는 않지만, 이야기 속에서 캐릭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얼마나 피해를 입힐 수 있는지, 어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지 등을 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5. 매트릭스

사이버펑크이니만큼 매트릭스, 즉 사이버스페이스를 이용한 해킹과 액션 규칙도 당연히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해커가 본격적으로 활동한다면 유용하게 쓸 수 있겠네요. 물론 그냥 돈 주고 해커를 고용하는 걸로 끝낼 수도 있습니다.

 

6. 그래서…

앞서 말했듯, 스프롤은 “프리랜서들이 익명의 의뢰인에게 임무를 받아 불법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플레이”에 특화된 RPG입니다. 물론 다른 종류의 이야기로 개조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상당히 많은 부분을 뜯어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보는 사람에 따라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저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던전월드가 D&D를 AWE로 재해석했다면 스프롤은 섀도우런을 판타지 부분만 빼고 AWE로 재해석한 느낌인데, 이후 나올 추가 서플리먼트인 “Touched”는 이 세계에 마법적인 현상이 강림해서 각종 이종족이 탄생하고 마법이 등장하는 미래 세계를 플레이할 수 있는 규칙을 소개한다고 합니다(…). 섀도우런을 해보고 싶었지만 너무 빡빡한 규칙에 절망했던 분들은 스프롤로 즐겨도 좋을 것 같네요.

안전한 플레이를 위해. X-카드를 사용해 보세요!

RPG 플레이를 하는 중 심기가 불편해지는 경험은 누구든지 한 두 번씩 느껴봤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 자신이 믿는 신념이나 신앙을 크게 조롱하는 내용이 나왔을 때.
  • 불편할 정도의 과도한 성적, 폭력 묘사가 나왔을 때
  • 이전에 겪은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소재가 나왔을 때
  • 전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거나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내용이 나왔을 때.

당연히 저도 겪어봤고, 이 때문에 플레이를 망친 적도 있습니다.

존 스타브로폴로스는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X-카드”라는 규칙을 제안했습니다.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플레이 중 심기가 불편한 내용이 나오면 누구든지 인덱스 카드에 X자를 그은 다음 들어 올리거나, 테이블 중앙의 X자 카드를 툭 칩니다. 그럼 마스터든 플레이어든 다 같이 의논해서 해당 내용을 수정합니다.” 라는 내용입니다. 내용이 무척 재미있어서 간단하게 개념을 소개해봅니다.

 

어떻게 쓰는가? (조금 자세하게 풀자면)

우선 플레이를 진행하는 사람은 플레이를 시작하기 전에 아래처럼 이야기합니다.

“도움이 좀 필요해요. 다같이 재미있게 즐기는 플레이를 하려면 여러분 도움이 필요합니다. 플레이 중 어떤 이유로든지 마음이 불편해지면 (인덱스 카드에 X자를 긋습니다) 이렇게 들어 올려주세요. (X자 카드를 테이블 한 가운데에 놓고) 이렇게 카드를 가볍게 툭 쳐도 됩니다. 왜 카드를 사용했는지는 설명할 필요 없어요. 이유는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카드를 들어올리거나 치면, 해당 내용을 수정하기만 하면 됩니다. 문제가 있다면 누구든지 잠시 플레이 중지를 요청한 다음에 개인적으로 이야기해주세요. 좀 우습게 들리겠지만 X-카드 규칙을 사용하면 다 같이 재미있는 게임을 할 수 있어요. 게다가 보통 저도 이 카드를 많이 써요. 여러분 전부한테서 저를 지키려고요! 모두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그 다음에는 평상시처럼 플레이하다가, 불편한 내용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X-카드를 사용하세요. 어떤 내용이 X-카드를 받았는지 모르겠다면 카드를 사용한 사람에게 몰래 물어보세요. 그리고 X-카드는 개인적으로 불편한 내용에만 사용해야 하며, 다른 이유로(다른 사람을 놀리기 위해, 게임의 내용을 되돌리기 위해 등등) 사용하지는 마세요. 그리고 X-카드를 쓰면 된다는 이유로 쓸데없이 내용을 막장으로 만들지 마세요.

시간이 나면 전문을 번역해보고 싶네요. 무척 괜찮아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찾아보세요 : http://tinyurl.com/x-card-rpg

코티즌 – 섹스와 사회를 다룬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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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티즌(Courtesan)은 17세기 말~20세기 초의 영국 화류계를 다룬 RPG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각각 Courtesan, 즉 고급 기녀(혹은 기생, 매춘부 등등 부르고 싶은 대로)가 되어서 활동합니다. 당연히 성인용 RPG이지만, 내용은 무척 알차네요. 제작자는 역덕, 페미니스트, 성노동자,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처럼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 윤리학자, 그리고 변태(!)들에게 이 게임을 권합니다.

그래서 내용을 훑어보면…

코티즌은 이 당시 기녀의 삶을 롤플레잉하는 RPG입니다. 각 기녀는 출신에 따라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각각 장점과 약점이 있습니다. 플레이에 들어가면 기녀는 1. 여러 가지 방식으로 후견인을 만나고 2. 만나기 시작한 후견인을 어떤 수단으로든(대화로든, 춤으로든, 몸으로든) 만족시키며 3. 라이벌 기녀들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공격하고 4. 친구들을 돕습니다.

플레이 방식은 안방극장 대모험이나 시노비가미처럼 플레이어들이 돌아가면서 장면을 여는 방식인데,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장면마다 위의 네 가지 일 중 하나를 하고(각각의 일마다 세부적인 항목이 별도로 있습니다) 적당한 능력치로 판정합니다. 성공하면 명성이나 부 같은 경제적, 사회적 자산을 쌓으며 든든한 후견인도 얻습니다. 물론 실패하면 그에 따른 페널티도 있고요.

플레이어들이 돌아가면서 두 번씩 장면을 연 다음 GM이 조종하는 GMPC인 Landlady(창관을 관리하는 마담입니다)가 장면을 열면 한 라운드가 끝나고, 일곱 번째 라운드 마지막에는 사이프리안 볼, 즉 기녀들의 무도회가 열리면서 한 시즌, 대략 1년의 이야기가 끝납니다. 플레이도 여기서 일단 끝나지요.

플레이가 끝난 다음에는 지금까지 번 자산을 투자해 능력을 올리거나, 자서전을 쓰거나, 왕실에 연을 대거나, 보기 싫은 사람을 몰락시키거나, 거물들을 설득해 법안을 세우는 등 여러 활동을 합니다. 그리고 판정 결과에 따라 어쩌면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을지도 모릅니다(물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규칙도 있습니다. 심지어 대리모 같은 규칙도요!).

코티즌은 상당히 가혹한 게임입니다. 기녀들은 출산 중에 죽을 수도 있고, 혹은 모든 자원이 바닥나 죽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아이가 죽어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지요. 다행히 운이 좋으면 아이의 아버지와 결혼해서 화류계에서 손을 씻고 나갈 수도 있습니다. 추가 규칙을 적용하면 더욱 가혹합니다. 후견인의 성난 아내가 공격하거나, 각종 질병에 걸리거나, 약물에 중독되는 등의 문제가 PC들을 기다립니다.

비록 엄-청 취향을 탈 수밖에 없는 소재의 RPG이지만,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해보면 무척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자료집인 Courtesans: The Weird and the Wonderful 에서는 섹시 뱀파이어와 판타지, SF 배경으로 플레이하는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퀼 – 편지 쓰는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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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 Quill : A Letter-Writing Roleplaying Game for a Single Player)은 스콧 멀트하우스가 만든 1인용 RPG입니다. 제목 그대로 플레이어는 깃털펜으로 유명인사에게 편지를 쓰는 인물이 됩니다.

어떻게 플레이하느냐고요? 편지를 쓰면 됩니다. 물론 게임 규칙에 따라서 말입니다.

퀼에서는 세 가지 능력을 판정에 사용합니다.

필체(Penmanship) : 글씨를 얼마나 아름답게 쓰는가?

문장력(Language) : 단어를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가?

감정(Heart) : 문장에 얼마나 마음을 잘 담는가?

판정 방식은 6면체 주사위를 굴려 주사위 중 하나라도 5~6이 나오면 성공인데, 능력치가 Poor면 주사위 하나, Average면 두 개, Good이면 세 개를 굴립니다.

플레이어가 선택하는 캐릭터는 각각 Good, Average, Poor 능력치를 하나씩 가집니다. 수도승은 필체는 좋지만 감정을 전달하는 데 약하고, 기사는 감정 전달을 잘하지만 문장력이 떨어지는 식이지요.

또한 플레이어는 영감, 화려함, 감정 증폭 등 기술 중 하나를 선택해서 플레이 중 한 번 선택한 판정에 주사위 하나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퀼에는 몇 가지 시나리오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각 시나리오는 편지를 왜 쓰는지 상황을 소개하고, 해당 시나리오에서의 특수 규칙, 그리고 해당 시나리오에서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단어로 나누어 집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상황 : 좌의정의 셋째 자제가 장원 급제를 해서, 여러분은 좌의정에게 축하 편지를 씁니다.

특수 규칙 : 신중하게 써야 합니다. 문장력 판정은 항 상 두 번 굴려서 무조건 나중 결과를 써야 합니다.

필수 단어 : (천박한 단어 / 고상한 단어)

개똥이 / 어르신의 자제분

발정 난 녀석 / 영웅호색

몽둥이가 약이군요 / 사랑의 매로 품행을 바로잡으셨군요.

열공해서 / 학문에 정진하여

출셋길 / 등용문

기타 등등.

 

게임 기본 규칙

1. 다섯 문단으로 씁니다.

2. 문단을 끝낼 때마다 필체 판정해서 성공하면 1점을 받습니다.

3. 각 문단에는 필수 단어가 하나씩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필수 단어를 사용할 때마다 문장력 판정. 성공하면 고상한 단어를 사용해서 1점. 실패하면 천박한 단어 사용해서 0점을 받습니다.

4. 필수 단어에 미사여구를 덧붙이려면(똑똑한, 아름다운, 붉게 물든, 열심히….) 문장력 판정을 하기 전에 감정 판정을 먼저 합니다. 감정 판정에 성공하면 미사여구를 덧붙일 수 있습니다. 만약 문장력 판정에도 성공해서 고상한 단어에 미사여구를 사용하면 2점을 받지만(영민하신 어르신의 자제분), 문장력 판정에 실패해서 천박한 단어에 미사여구가 붙으면(영민한 개똥이) 불쾌감을 주어서 오히려 -1점을 받습니다.

5. 플레이어는 편지를 다 쓴 후 종합 점수를 계산합니다.

5점 이하 : 상대는 편지를 읽고 심한 모욕을 느낍니다. 아마 플레이어에게 해를 입힐 것입니다.

5~7점 : 상대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입니다.

8~10점 : 상대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11점 이상 : 상대는 편지에 감명을 받고, 여러분에게 큰 호의를 베풉니다.

위 시나리오에서는 5점 이하라면 아마 좌의정이 무척 화를 내면서 여러분에게 해코지를 할 테고, 11점 이상이면 여러분에게 무언가 큰 선물을 하겠지요.

이런 게임입니다. 사실 위 규칙만 안다면 직접 이야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상세한 규칙과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편하게 한국어로 보고 싶다면, 인디 RPG 번들을 지원해 주세요! ㅎㅎ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