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티즌 – 섹스와 사회를 다룬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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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티즌(Courtesan)은 17세기 말~20세기 초의 영국 화류계를 다룬 RPG입니다. 플레이어들은 각각 Courtesan, 즉 고급 기녀(혹은 기생, 매춘부 등등 부르고 싶은 대로)가 되어서 활동합니다. 당연히 성인용 RPG이지만, 내용은 무척 알차네요. 제작자는 역덕, 페미니스트, 성노동자,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처럼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 윤리학자, 그리고 변태(!)들에게 이 게임을 권합니다.

그래서 내용을 훑어보면…

코티즌은 이 당시 기녀의 삶을 롤플레잉하는 RPG입니다. 각 기녀는 출신에 따라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각각 장점과 약점이 있습니다. 플레이에 들어가면 기녀는 1. 여러 가지 방식으로 후견인을 만나고 2. 만나기 시작한 후견인을 어떤 수단으로든(대화로든, 춤으로든, 몸으로든) 만족시키며 3. 라이벌 기녀들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공격하고 4. 친구들을 돕습니다.

플레이 방식은 안방극장 대모험이나 시노비가미처럼 플레이어들이 돌아가면서 장면을 여는 방식인데,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장면마다 위의 네 가지 일 중 하나를 하고(각각의 일마다 세부적인 항목이 별도로 있습니다) 적당한 능력치로 판정합니다. 성공하면 명성이나 부 같은 경제적, 사회적 자산을 쌓으며 든든한 후견인도 얻습니다. 물론 실패하면 그에 따른 페널티도 있고요.

플레이어들이 돌아가면서 두 번씩 장면을 연 다음 GM이 조종하는 GMPC인 Landlady(창관을 관리하는 마담입니다)가 장면을 열면 한 라운드가 끝나고, 일곱 번째 라운드 마지막에는 사이프리안 볼, 즉 기녀들의 무도회가 열리면서 한 시즌, 대략 1년의 이야기가 끝납니다. 플레이도 여기서 일단 끝나지요.

플레이가 끝난 다음에는 지금까지 번 자산을 투자해 능력을 올리거나, 자서전을 쓰거나, 왕실에 연을 대거나, 보기 싫은 사람을 몰락시키거나, 거물들을 설득해 법안을 세우는 등 여러 활동을 합니다. 그리고 판정 결과에 따라 어쩌면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을지도 모릅니다(물론 아이를 낳고 기르는 규칙도 있습니다. 심지어 대리모 같은 규칙도요!).

코티즌은 상당히 가혹한 게임입니다. 기녀들은 출산 중에 죽을 수도 있고, 혹은 모든 자원이 바닥나 죽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아이가 죽어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지요. 다행히 운이 좋으면 아이의 아버지와 결혼해서 화류계에서 손을 씻고 나갈 수도 있습니다. 추가 규칙을 적용하면 더욱 가혹합니다. 후견인의 성난 아내가 공격하거나, 각종 질병에 걸리거나, 약물에 중독되는 등의 문제가 PC들을 기다립니다.

비록 엄-청 취향을 탈 수밖에 없는 소재의 RPG이지만,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해보면 무척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자료집인 Courtesans: The Weird and the Wonderful 에서는 섹시 뱀파이어와 판타지, SF 배경으로 플레이하는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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