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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원의 파수견 예시 마을 : 믿음의 아이들

포도원의 개_믿음의 아이들

제가 만든 포도원의 파수견 마을 중 하나인 울프스플레인 교구입니다.

단편 플레이에서 자주 돌렸고, 그때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곤 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이전에 만들었던 마을들을 다듬어서 올리겠습니다!

 

 

 

캐릭터의 생사에 대한 생각

지난 토요일에는 포도원의 개들 (Dogs in the Vineyard) 플레이를 하면서 참가자로서 맡은 주인공이 죽는다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악마에 씌운 주민이 제 파수견 게이브리얼 허커비에게 총을 쏘는 도전을 하자 주사위 5개로 받았을 때였죠. 그렇게 하면 5d10 피해를 굴리게 되고, 피해 규칙상 가장 높은 두 주사위의 합이 16 이상이면 중태, 20이면 즉사이므로 상당히 위험한 선택이었죠.

마스터: 게이브에게 다시 산탄총을 내쏩니다. “타아아앙!!”
마스터: 6,6 빼기
게이브: 바닥에 구르다가 총이 어깨에 맞자
게이브: 억눌린 비명소리가 들리고, 피가 튑니다
게이브: “이런 망할..!”
게이브: 3, 4, 2, 2, 1 빼기

매튜: “게이브!!”
매튜: (그것도 피하지 못하냐 한심하다!! -> 한심한 동생 주사위 추가)

사실 한심하긴 한 게, 저 상황에서 주사위를 더 끌어오는 서술을 할 수도 있었는데 제가 안 하고 그냥 있는 주사위로 받아서 무지막지한 피해를 굴리게 된 거였거든요. 아직 끌어올 수 있는 주사위가 꽤 있었고 총격으로 상승도 할 수 있었으므로 피해 안 입고 막으려면 못 막을 건 없었는데 굳이, 피해를 입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판정 장면의 긴박감. 바로 코앞에서 총을 쏘는 상황에서 주사위 끌어오는 RP를 하면 그 급박한 혼란이 덜 드러날 것 같았고, 또 총이 나온 김에는 누군가는(!) 좀 다쳐야 총격의 극적 의미가 더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일행 중 가장 어리고 경험이 없는 (아마도 이번이 첫 임무?) 게이브가 가장 적합할 것 같았고요.

둘째, 캐릭터 자체의 극적 의미. 모범생인 형과는 달리 게이브는 위에서 보다시피 불량하고 거친 성격입니다. (태몽에 천사가 나와서 이름이 게이브리얼 마이클인데, 애 꼴을 보니 그 천사는 사실 루시퍼였다는 게 중론(..)) 제일 파수견답지 못한 게이브가 임무 중 다치거나 죽는다면 게이브의 자신의 이야기도 더 극적 의미를 띨 테고, 형 매튜의 감정선도 자극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위와 같은 생각은 어느 정도 들어맞기는 했습니다. 총에 맞은 게이브가 피를 뚝뚝 흘리면서도 악마를 몰아내 파수견다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고, 형인 매튜는 죽어가는 동생을 필사적으로 살려내는 장면을 연출했죠. 두 사람의 감동적인(?) 우애의 현장도 엿볼 수 있었고요.

마스터: 매튜가 포기하지 않고 세차게 뺨을 때리자, 곧 게이브가 부스스 눈을 뜹니다.
매튜: 한방 더 때립니다. “얼간아!”
게이브: “으으..” 피를 흘려 극도로 약해진 채..
게이브: “이 자식.. 때리지..마..”

다만, 참가자로서 플레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주인공이 저렇게 되자 부작용이 있긴 했습니다. (사실 규칙상 꼭 게이브가 누워있어야 하는 건 아닌데, 부상의 심각성이라든지 하는 앞뒤 서술상 그게 자연스러웠죠.) 서술권이 사라진 이상 남은 것은 잡담권뿐이라 남은 세션 동안은 온갖 실없는 소리 하며 구경하는 걸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물론 그것도 제 선택이었으니까 불만은 없었습니다. 부상 여부와 정도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는 점도 그 선택에 도움이 되었고요. 그래도 제일 극적이라고 생각한 선택이 극에 직접 참여하고 영향을 미치는 수단을 박탈했다는 점에서 극적 요소로서의 등장인물과 참가 수단으로서의 등장인물 사이에 생길 수 있는 긴장관계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또 진행자로서 제가 참가자들에게 종종 느끼는 불만, 즉 주인공들이 ‘몸을 사린다’는 불만을 참가자 입장에서 조명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분명 주인공을 아끼지 않아서 좋은 극적 결과를 낼 때도 있지만, 그 대가는 적어도 한동안은 플레이에서 빠지는 것이니까요. 이것이 조작할 말이 하나밖에 없는 참가자의 어려움이기도 하겠지요.

주인공 몸을 더 사리게 되는 이유는 주인공을 함부로 죽이거나 다치게 하는 것이 이기적인 플레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은 참가자의 자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체 일행, 나아가서느 전체 플레이의 자원이기도 하니까요. 예를 들어 위에 게이브의 부상은 제가 생각하기에 재미있기는 했지만 플레이 시간과 초점을 한동안 제 캐릭터에게 집중시키는 결과가 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행이 하나 줄어드는 것도 남은 일행에게는 큰 애로사항이 될 수도 있죠. 전투력이 감소한다거나, 필요한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진다거나. 포도원의 개들은 덜하지만 예를 들어 D&D나 겁스라면 문제가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즉 이미 혼잣몸이 아니라는 사실도(?!) 주인공 몸을 더욱 사릴 만한 이유가 되겠죠.

이런 점이 문제가 된다면 대체 인물 제공 등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개연성 등을 생각하면 완전하지 못한 해결책인 때가 많고, 무엇보다 제가 느낀 역설은 객관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제 취향 때문이기도 하니까요.

왜  그런가 하면 참가자의 유일한 직접적 참여 수단이 주인공인 건 그만큼 그 주인공에 몰입하고 집중하라는 구조적 배려일 텐데 저는 특정 인물에게 몰입하거나 애착을 갖는 걸 잘 못하거든요. 개별 인물의 행동과 내면은 전체 이야기의 일부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서 참가보다는 진행, 내지는 진행자 없는 규칙의 참가자 역을 선호하는 것 같고요.

결국 취향과 상황에 따라 서술권의 적정 범위도 달라지는 것 같고, 그런 제각각의 욕구를 충족해줄 수 있을 만큼 서술권의 종류와 범위를 여러 가지 조합으로 제공하는 다양성이 이 취미의 매력이기도 하겠죠. 물론 지금 제 상황처럼 직접 서술권이 전혀 없는 관객 입장도 재미있어서 이래저래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꽤 오랜만에 참가를 해보니 이렇게 플레이를 또 다른 각도로 볼 수 있어서 좋군요.

포도원의 개들 스크립트

1087965360.ini

포도원의 개들 (Dogs in the Vineyard) 플레이에 사용할 주사위 굴림과 결과 관리용 IRC 스크립트입니다. 스크립트 제공은 제가 하니 설치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확히는, 참가자분들은 다운은 받더라도 플레이중에는 켜지 말아 주세요. 주사위 결과가 중첩돼 버릴테니…)

3/26/07: 제가 덜렁거려서 이것저것 불편해서 주사위 내역 관리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사용법은 2.5 부분을 봐주시길.

사용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참가자들은 기본 기능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1. 기본 기능

1.1. 주사위 굴리기

주사위의 크기와 그 내역을 치기만 하면 됩니다. 첫 단어는 주사위, 둘째 단어부터는 내역입니다. 이런 식으로 순서가 고정된 명령문은 굴림 명령문 뿐입니다.

1d6 낮고 편안한 목소리

8d6 신체 + 의지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와 같이 하면 주사위 결과가 나오고, 굴린 사람 이름별로 그 결과가 쭉 저장됩니다.

1.2. 자기 주사위 결과 보기

지금까지 나온 자기 주사위 결과를 보려면 ‘결과‘ ‘주사위‘ ‘다이스‘ 혹은 ‘굴림‘ 중 한가지 말과 함께 ‘보기‘라는 말을 쳐주면 됩니다. 즉

결과보기

혹은

주사위 보기

하는 식이죠.

‘보이기’나 ‘보여주기’도 되는 등 ‘보’와 ‘기’가 나오기만 하면 됩니다.

다이스 보여주기

라든지요.

1.3. 남의 주사위 결과 보기

주인공(PC)이든 조연(NPC)이든 타인의 결과 또한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결과를 보고 싶은 인물의 정확한 이름네모 괄호 ([와 ]) 뾰족한 괄호 (<와 >) 사이에 묶어 1.2 에 나온 것과 같은 명령문 어디엔가 넣어주세요. 예를 들어

결과 보기 <덩치큰 시스>

라든지

<마스터 사두르>의 주사위 보이기

하는 식입니다.[footnote]2007년 1월 29일
조연 이름 표시를 사각괄호 대신 뾰족괄호로 고쳤습니다. 혹시 사각괄호 방식이 더 좋다고 느끼시는 분은
스크립트 파일을 열어서 $chr(60)을 모두 [으로, $chr(62)를 모두 ]으로 자동치환하시면 사각괄호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footnote]

1.4. 결과에서 주사위 빼기

주사위 결과의 목록에서 주사위 결과를 지우는 기능입니다. ‘뻐기‘라는 명령과 지우고 싶은 숫자를 지정해주면 됩니다. 예를 들어

1, 4, 5, 8 빼기

빼버리기 1 4 5 그리고 8을

하는 식으로 말이죠. 결과 중 없는 수라면 없다는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면 결과에서 그 수를 빼줍니다. 두자릿수까지만 인식이 됩니다.

1.5. 결과에 숫자 넣기

주사위 결과 목록에 숫자를 넣는 기능입니다. 실수로 숫자를 지웠다거나 남에게 주사위를 받았을 때 쓸 수 있습니다. ‘넣기‘라는 명령과 넣고 싶은 숫자를 지정해주면 됩니다.

3, 6, 10 넣기

넣어주기 3 6과 10을

하는 식입니다. 역시 두자릿수까지만 인식됩니다.

1.6. 결과 초기화하기

한꺼번에 많은 숫자를 지워야 한다면 초기화가 더 쉬울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초기화‘라는 말이 들어간 명령문을 쳐주면 됩니다.

초기화

주사위군, 내가 굴린 거 초기화시켜버려.

등등. 이렇게 하면 자신의 굴림이 초기화됩니다. 주사위 결과를 하나하나 빼는 방법과는 달리 굴림 내역까지 초기화되며, 실수로 초기화시켰을 경우 위의 넣기 명령을 쓰면 됩니다.

2. 상급 기능

2.1. 조연의 주사위 굴리고 관리하기

주로 진행자가 사용할 기능으로, 조연의 주사위를 굴리고 관리하려면 명령문 어딘가에 조연의 이름을 네모 뾰족 괄호로 묶어서 넣어주면 됩니다. 예를 들어 ‘마스터 사두르’라는 인물의 주사위를 굴리려면

2d8 라이트세이버 <마스터 사두르>

라든지

2d8 <마스터 사두르> 라이트세이버

하는 식으로 쳐주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관리할 때 ‘마스터 사두르’가 굴린 것으로 인식됩니다. 그 외에도 마스터 사두르의 주사위 굴림을 지우거나 초기화하거나 숫자를 넣어줄 때도 위와 같이 사각 뾰족 괄호로 이름을 묶어서 넣어주면 됩니다. 이름은 정확해야 하며, 한 글자라도 틀리면 다른 이름으로 인식됩니다.

2.2. 정렬

주사위 결과를 정렬할 수도 있습니다. ‘결과‘ ‘굴림‘ ‘다이스‘ ‘주사위‘ 중 어느 한가지와 ‘정렬‘이라는 말을 함께 치면 됩니다.

정렬해줘 결과좀

이라든지

다이스정렬

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주사위 결과를 작은 것에서 큰 것 순서로 정렬해 줍니다.

반대로 큰 수에서 작은 수 순서로 정렬하고 싶다면 ‘‘이나 ‘거꾸로‘라는 말이 위의 명령문 어딘가에 들어가면 됩니다.

주사위 역정렬해줘

라든지

굴림 정렬… 거꾸로!

등입니다. 한번 정렬한 결과는 정렬하기 전의 순서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2.3. 전체 초기화

모든 굴림을 초기화하는 기능입니다. 전체 초기화는 명령을 입력하는 사람의 등급이 10 이상일 때만 가능하도록 해두었습니다. 따라서 스크립트 편집창 (Alt+R)을 열어서 Users 탭을 선택한 후 원하는 사용자를 10 이상의 등급으로 지정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써주면 됩니다.

10:로키

이렇게 한다음에 10등급 이상의 사용자가 ‘전체 초기화’라는 명령문만 쳐주면 됩니다.

전체 초기화

2.4. 굴리지 않고 주사위 내역만 저장하기

주로 피해 주사위를 관리하기 위해 추가한 기능입니다. 주사위를 굴리지 않고 그 크기와 내역만 저장하려면 위 1.1 혹은 2.1의 주사위 굴리는 방법과 같지만, 주사위 갯수와 면수를 지정해 주는 첫 단어 어딘가에 느낌표(!)를 넣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식입니다.

2d4! <피해> 베론은 상원의원의 반박에 말문이 막혔다

3!d6 로크락은 캔티나에서 깡패들에게 얻어맞았다 <피해>

!!1d8 아크람은 <피해> 5층 건물에서 떨어졌다

반면 주사위 결과 자체를 표시하는 부분 외에 내역에 느낌표를 넣는 것은 아무 상관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2d10 <피해> 마할린은 블래스터에 맞았다!

하는 식으로 입력할 경우 주사위는 정상적으로 굴려집니다.

위와 같은 식으로 굴려두면 나중에 갈등이 끝나고 그 갈등의 ‘피해’의 결과를 보여주는 기능을 사용하면 (1.3 참조) 위와 같은 주사위들이 결과는 유보되었다고 나오고 내역만 표시됩니다.

주의할 점은 한 인물의 주사위에 위와 같이 느낌표를 사용하면 그때까지 그 인물이 굴린 주사위 결과가 지워진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위의 ‘피해’ 같은 가상 인물을 설정해서 굴린다든가 진행자 자신의 굴림으로 한다든가 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2.5. 주사위 내역 관리하기

※ 테스트해보기는 했지만 새로 추가한 기능이므로 오작동할 수 있습니다.

주사위 내역을 추가하거나, 빼거나, 바꾸는 기능입니다. 셋 중 어느것이든 공통적으로 명령어 어딘가에 내역이 들어가야 발동됩니다. 자신의 주사위 내역을 바꾸려면 따로 인물명 지정이 없어도 되며, 타인이나 조연의 주사위 내역을 바꾸려면 일반적인 방식대로 뾰족괄호 (<>)로 둘러싸서 정확히 이름을 지정해주면 됩니다.

2.5.1. 주사위 내역 추가하기

‘ ‘추가‘ ‘더하기‘ ‘덧붙이기‘ 중 하나가 들어가면 추가 명령문이 발동됩니다. 추가할 굴림 내역을 작은따옴표()로 구분해서 지정해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하란 샨의 주사위 내역이 다음과 같다면

8d6 이성 + 마음, 1d4 거짓말에 익숙하다, 1d8 말재주가 좋다

내역의 마지막에 ‘1d8 여자가 꼬이는 편’이라는 내역을 추가해 주려면 다음과 같이 하면 됩니다.

<하란 샨> 내역에 ‘ 1d8 여자가 꼬이는 편’ 추가

이렇게 하면 내역은 다음과 같이 변경됩니다.

8d6 이성 + 마음, 1d4 거짓말에 익숙하다, 1d8 말재주가 좋다, 1d8 여자가 꼬이는 편

만약 끝이 아니라 두번째 내역으로 ‘1d4 민감한 자존심’ 내역을 추가하고 싶다면 이름과 내역을 제외한 명령문 어딘가에 숫자로 지정해주면 됩니다. (스크립트는 ‘두번째’ 같은 문자로 된 서수는 인식하지 못하며, ‘2번째’ 하는 식으로 지정해야 합니다.)

<하란 샨> 2번째 내역에 ‘ 1d4 민감한 자존심’ 넣기

이렇게 하면 내역은 다음과 같이 변경됩니다.

8d6 이성 + 마음, 1d4 민감한 자존심, 1d4 거짓말에 익숙하다, 1d8 말재주가 좋다, 1d8 여자가 꼬이는 편

2.5.2. 주사위 내역 빼기

‘ ‘지워‘ ‘지움‘ ‘지우‘ ‘제거‘ 중 하나가 들어가면 제거 명령이 발동됩니다. 제거문은 반드시 지울 내역을 말로 지정하지 않고 서수만으로 지정 가능하며, 만약 내역과 서수가 둘다 지정될 경우 서수만이 처리됩니다. 예를 들어 위의 하란 샨의 예를 계속하면

8d6 이성 + 마음, 1d4 민감한 자존심, 1d4 거짓말에 익숙하다, 1d8 말재주가 좋다, 1d8 여자가 꼬이는 편

에서 세번째 내역인 ‘1d4 거짓말에 익숙하다’ 부분을 빼버리려고 한다면

<하란 샨> 내역에서 3번째 ‘1d4 거짓말에 익숙하다’ 빼버리기

라고 하면 작은따옴표로 내역을 표시한 부분은 무시되고 세번째 내역을 지움으로써 내역은 다음과 같이 변경됩니다.

8d6 이성 + 마음, 1d4 민감한 자존심, 1d8 말재주가 좋다, 1d8 여자가 꼬이는 편

내역만 표시해서 제거 명령문을 사용할 경우 부분적으로만 일치해도 됩니다. 예를 들어

<하란 샨> 내역에서 ‘여자’ 제거

라고 하면 다음과 같이 변경됩니다.

8d6 이성 + 마음, 1d4 민감한 자존심, 1d8 말재주가 좋다

2.5.3. 주사위 내역 바꾸기

바꾸‘ ‘바꿔‘ ‘바꿈‘ ‘대체‘ 중 하나가 들어가면 발동됩니다. 주사위의 내역을 바꾸는 것은 서수와 내역을 둘다 지정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주면 지정된 순서의 내역을 지정해준 내용으로 바꿉니다. 예를 들어 하란 샨의 주사위 내역이 다음과 같다면

8d6 이성 + 마음, 1d4 민감한 자존심, 1d8 말재주가 좋다

두번째 내역인 ‘1d4 민감한 자존심’을 ‘1d6 고위 제다이 마스터에게 인정받았다’로 바꾼다고 하죠. 이 경우 다음과 같이 해주면 됩니다.

<하란 샨> 2번째 주사위 내역을 ‘ 1d6 고위 제다이 마스터의 인정’으로 대체

이렇게 하면 내역은 다음과 같이 변경됩니다.

8d6 이성 + 마음, 1d6 고위 제다이 마스터의 인정, 1d8 말재주가 좋다

주사위 내역 추가, 제거, 대체의 처리에는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추가, 제거, 대체 순위입..(퍽) 즉 추가 기능을 발동하는 명령문이 있다면 제거나 대체 발동어는 무시되며, 제거 발동문이 있다면 대체 발동문은 무시됩니다.

하란 샨 (시온님)

25세의 인간 남성 제다이 나이트 하란 샨입니다. 여자에게 인기가 좋은 젊은이로, 출세에 지장있을 것을 우려하여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하는 야심가이기도 합니다.

원만한 유형

하란 샨

특성치:
이성: 5d6
신체: 4d6
마음: 3d6
의지: 5d6

능력치:
거짓말에 익숙하다 1d4
포스의 힘 2d6
라이트세이버를 잘 다룬다 2d6
여자가 꼬이는 편 1d8
말재주가 좋다 1d8
민감한 자존심 1d4 (단기피해)
고위 제다이에게 라이트세이버 실력을 인정받았다 1d6
1097202610.html

인간관계(2d6 2d8):
엘리시아 (아들의 어머니) 2d6
데렌 (아들) 1d6 (혈육)

장비:
라이트세이버 1d6 + 1d4
로브 2d6

죄와 심판에 대한 짧은 서사시, 포도원의 개들

D. 빈센트 베이커가 만든 포도원의 개들(Dogs in the Vineyard)의 기본 배경은 초기 모르몬 교의 역사에 일부 기반한 가상의 미국 서부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배경에 쉽게 차용할 수 있는 것이, 이 규칙책의 기본 내용은 모르몬교나 서부극에 대한 것이 아닌 죄악과 도덕적 판단, 그리고 죄인과 그 심판자가 치러야 할 대가에 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최대의 묘미는 ‘참가자의 선택이 곧 법이며 진리’라는 데에 있습니다. 분명히 지켜야 할 신념은 있지만, 그것을 실제 어떻게 적용하는 길이 가장 잘 지키는 길인지는 불확실하기 쉽습니다. 두 여성이 부부로 함께 살고 있다면 이는 신의 뜻을 어긴 죄일까요, 아니면 축복받을 사랑일까요? 진행자는 절대 어느 쪽이 옳은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참가자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그 판단에 따라 행동하며, 그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RPG가 가진 게임성의 근본이 되는 ‘선택’이라는 요소를 극도로 살린다는 점에서 이 게임에 대한 호평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이 녹록치 않은 주제를 다루는 포도원의 개들은 판정 규칙부터 매우 독특해서, 포커식으로 레이즈(Raise)와 시(See)의 연속으로 상대가 거는 주사위의 합계만큼 자신의 주사위를 소모하는 체계로 되어 있습니다. 상대가 거는 주사위를 두 개의 주사위로 막지 못하고 세 개 이상으로 막을 경우 부상을 입고, 상대의 주사위 합계를 더이상 맞출 수 없게 되면 집니다.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고 했던가요. 주인공은 부상을 입어야 성장 또한 할 수 있다는 점도 이 규칙의 특징입니다. 이 게임에서는 별 깊이없는 인물은 판정 성공률도 높고 부상도 적지만 대신 성장 또한 늦어집니다. 반면 상처가 많고 복잡한 인물은 부서지고 깨지는만큼 더욱 빨리 성장하고, 깊이 또한 깊어진다는 점에 이 규칙의 묘미가 있습니다. 흉터 하나하나에 사연이 있는 인물, 낡은 총과 그을린 외투에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그런 인물이 되어가는 것이 ‘포도원의 개들’에서의 성장입니다. (물론 그만큼 강해지는 것도 틀림없고요.)

사실 강한 인물과 약한 인물에 큰 차이를 둘 것도 없는 것이, 제작 규칙상 주인공은 주변 인물들에게 무조건 이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성공의 댓가입니다. 어디까지 할 수 있느냐, 어디까지 스스로 견딜 수 있느냐의 문제이지요. ‘상승’이라는 규칙 때문에 포도원의 개들에서는 새로운 대립 수단을 끌어들임으로써 주사위를 더 얻습니다. 말로 안되면 주먹을 쓰고, 주먹으로도 안되면 총을 뽑는 식으로 점점 갈등의 수위를 높여가게 됩니다. 문제는 정말 그러면서까지 이기고 싶은지 하는 것. 어떤 갈등이든 그 극단까지 끌고 가면 분명히 이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심판, 그리고 그에 대한 댓가는 주인공들의 모습 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상처를 늘려갑니다.

이러한 심판과 선택이 이루어지는 극적 공간은 주인공들이 돌아다니는 마을들로, 마을 제작 규칙도 이 책의 별미입니다. 준비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뿐만 아니라 주인공들이 깽판칠 수 있는 극적 상황과 인물들을 만든다는 점에서 말이죠. 오만에서 죄악, 거짓 신앙 등으로 이어지는 죄의 진행은 배경에 따라 얼마든지 자유롭게 바꿀 수 있고, 종교색을 띨 필요도 없습니다. 배경에 따라 주인공들은 제다이, 성기사, 경찰, 범죄조직원 등 어떤 신분도 될 수 있고, 그들이 지키는 신념도 얼마든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들이 지키려는 신념이 있고 집행할 권위가 있는 한 어떤 배경이든 가능한 것이 포도원의 개들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진행자에 대한 조언도 상당히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또다른 장점. 제가 본 진행자 조언 중 가히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그 주요 내용은 참가자의 선택을 완전히 존중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시나리오를 절대 짜지 말라는 것도 많은 진행자에게 참 반가운 얘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음) 주인공으로 인해 달라질 수 있는 극적 상황을 만들고 거기서부터는 주인공의 행동에 따라 반응만 하라는 조언은 이후의 제 RPG 진행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포도원의 개들은 지금까지 한 두어번 돌려보기는 했지만 거의 판정 규칙만 따왔을 뿐, 근본적으로는 그 특징을 살리지 못했습니다. 언젠가 이 규칙을 제대로 활용해서 장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싶군요   . 죄와 심판이라는 무겁고도 흥미로운 주제, 그리고 그 속에서 갈등하는 인간 군상의 짧고 격렬한 서사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