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기소침…

RPG와는 간접적인 관련밖에 없는 그냥 사적인 잡담이지만…

어디 가서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거나 성격 나쁘다는 소리를 들은 일은 없는 것 같은데, 특정 몇 분에 대해서는 뭔가 몹쓸 사람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의기소침한 기분이군요.

뭐 사실 저도 좀 꼬인 성격이기도 하고, 말을 확대해석한다는 지적은 바로 얼마 전에도 들었으니 제 잘못이 크겠지요. 특히 한창 난리가 났었던 근 3년 전에는 지금보다도 못난 모난 성격이었던 것 같고요.

그렇다 해도 너하고는 (밑에서 두 번째 댓글) 얘기하기 싫어 (위에서 세 번째 댓글) 소리를 몇 번 듣고 나니 제 뇌구조가 뭔가 비정상이거나 상종하기 어려운 사람인가 하는 회의가 듭니다. 이런 저와 별 문제 없이 지내주는 주변 사람들은 알고보면 성인군자일 수도 있겠어요. 아니면 저와 마찬가지로 비정상이거나! ㅎㅎ

결과적으로 이 피곤한 성격의 저를 누가 상대해줄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피하는 분들이 현명하신 것일 수도 있죠. 알게모르게 주변에도 스트레스를 주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되고, 앞으로는 인성과 의사소통 능력을 더욱 도야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RPG가 사회적인 취미라는 것은 플레이뿐 아니라 커뮤니티 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니까요.

17 thoughts on “의기소침…

  1. orches

    기운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로키님.

    특정 몇 분은…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같은 말이라도 받아들이고 그에 대해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잖아요. (말을 확대해석한다던지 그런 말을 보자마자 너무도 뜨끔뜨끔. 오히려 로키님보다 제가 더 그런 것 같은데요)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저와 달리 차분차분 설명해주시고요. 옳은 방향으로 이끌어내주신다고 생각해요. 답답할 때 이야기 들어주신 것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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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ㅋㅋ 위로해주셔서 힘이 되네요! 확실히 사람마다 소통방식이 다르긴 하죠. 사실 저 세 분이 말씀하신 요체도 제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소통이 생산적이지 않다는 거였는데, 누구하고나 잘 지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한지 저 혼자 주눅이 들고 그러네요. 대화와 의사소통을 아주아주 중시하는 제 관념으로는 소통의 거부는 너같은 건 얘기할 가치도 없다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라 충격먹었지만 (내가 그렇게까지 상종 못할 인간이었나?!), 그것 역시 확대해석이긴 하죠(..) 다른 사람은 얼마든지 기준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갈 때마다 본의아니게 문제만 일으키는 것 같으니 그 게시판은 그냥 가지 말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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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sdee

    사람 사이 일들이 서로 좋은 의도를 갖고 노력해도 꼬일 때는 꼬이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로 시작되는 성 프란시스코의 기도를 좋아하고, 자주 되새기곤 해요. (RPG 캐릭터로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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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Asdee

    저도 보면서 안타까웠어요. 함께 소통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축소되는 것 같아서… 사람 일이라는게 서로 좋은 의도를 갖고 노력하더라도, 꼬일 때는 꼬이더라고요. 한 사람이 힘쓴다고 늘 잘되는 것은 아닌지라, 되도록이면 마음을 편히 먹으세요^^;

    아시다시피 저는 워낙 분란을 싫어해서 늘 말을 조심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때로는 겁난 답니다^^; 세상에 워낙 무서운 사람도 많아서…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로 시작하는 성 프란시스코의 기도를 제 기도이자 좌우명으로 삼고 있어요. (RPG 캐릭터 이름으로도 한번 따왔었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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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맞아, 꼭 누가 나빠야 일이 꼬이는 건 아니지. 내가 노력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고. 반겨주지 않는 곳에 가서 괜히 깝죽댄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하지만, 이런 자학적인 생각은 별 도움이 안 되겠지? ㅎㅎ

      광열군이라면 (나의 세속적인 눈으로는) 충분히 평화의 도구라고 할 만한 사람이지! 거칠고 덤벙대는 내가 보기에 그런 신중한 점은 참 좋은 장점 같아. 그 프란시스코는 왠지 뱀파이어였던 듯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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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고냥마님

    법대스러운 접근과 그렇지 않은 접근의 차이 일수도 있다. 그런생각 해봤나? ㅎㅎㅎ 생각해보니 중학교때 헤르만헤세의 ‘나비’를 가지고 플레이를 한적이 있는데 극중 주인공을 재판정에 세우고 양 팀이 역을 나눠서 변론, 공격을 하는거였어. 극을 맡은 사람들은 서로 모두 협의를 해서 시나리오를 짜고 모든 증거와 공격자료는 오픈 그리고 정해진 대로 극을 소화하지만 단 대사는 정해져 있지는 않음… 판단은 배심원이 함(배심원이 마스터?)ㅋㅋ
    유무죄 판단을 끌어내기 위해 여러가지 긍정, 부정적인 요소를 넣긴 하지만 그것도 사전에 공개된후에야 이루어진것이어야 했지~ 일반적으로 재판이 그런요소가 많잖아. 왠지 너의 설전을 보며 그때 생각이 났어. 여하튼 타인을 이해하려는 너의 노력이 가상하다. 살다보면 공전하는 회의가 짜증나서 ‘아~예~ 너님이 다 맞습니다’ 할때가 많다니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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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어, 너 이쪽 블로그도 아는구나. (환영!) 법대적 접근이라, 그건 생각 못했네. 재밌는 건 저 세 분 중 하나는 우리처럼 법대 다녔다는 점이지만..ㅋㅋ

      그런 모의재판(극)도 뭔가 시사적이네. 완전 즉흥은 아니지만 어딘가 즉흥극 성격도 있고. 배심원이 왕인 건 왠지 영미쪽 재판 생각도 나. 어디까지 사전에 합의하느냐에 따라 진행이 달라질 것 같아 재밌는…ㅎㅎ

      뭐 어찌보면 저쪽에서는 이미 네 말마따나 아 너님이 다 맞습니다 하고 물러났으니 나도 마찬가지로 무시하면 끝나는 일이지. (나림님도 접근금지 대상인지 몰랐던 게 오류.) 별것도 아닌 일로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것보다는 역시 그게 옳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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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케찰코아틀

    대략적인 내용밖에 못봤지만 힘내시길…
    세션은 제작자가 직접 관여하는 겁스 사이트라서
    제가 보기엔 좀 경색된 면이 많아보입니다…
    적어도 성일님의 논조에는 거의 반대글이 달리지 않지요.
    성일님이 국내에서 손꼽히게 유능하시고 많은 기여를 하신 건 사실이지만
    무오류의 존재인 것은 아닌데 말이죠. 세션에서의 언터쳐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게임성향은 영웅물 핵앤슬래시에 가깝지만 로키님의 리플레이나 작업물을 보면
    느끼는바가 많습니다. 많이 참고도 되었구요(제 게임이 시뮬레이션으로 안빠지는데 약간의 기여도..^^) 취미니까 재미있게 그리고 꾸준하게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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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자세히 모르시는 게 저도 좋아요, 저도 이래저래 부끄러운 사건이니 ㅎㅎ; 그 커뮤니티에 대해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었다니, 왠지 반갑군요. 반대글 비슷한 거라도 달았다가는 어떻게 되는지는 저랑 위시송군이 너무 잘 알죠. (덜덜) 거기 주인장님 공로에 대해서는 길게 얘기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대단한 분이지만, 게시판에서 자유롭게 토론하기는 무섭더라고요.

      부족한 글이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그런데 시뮬레이션이 어디가 어때서요, 취향에 따라서 충분히 즐거운 놀이라고 생각하는데요. ^^ 격려해주신 대로 재밌게 하겠습니다! 그저 특정 게시판에서만 안 놀면 별 문제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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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실버

    안녕하세요. 덧글 남기는건 처음인것 같습니다^^;;
    사실 로키님 블로그는 꽤 오래 전부터 스토킹하고 있었습니다. 미리 인사 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고요. 세션쪽 게시판도 전부터 보곤 있지만 활동하지 않은건 저기 주인분과 제가 의견이 맞지 않는데 의견이 맞지 않은 상대에게 어떻게 하는지를 너무 여실히 봐서라, 로키님이 잘못한 일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김에 커밍아웃 했으니 사설은 줄일게요, 항상 글 잘 보고 있고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감사하게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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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와아 반갑습니다~ 역시 그런 냉각 효과가 있긴 있었군요(..)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ㅠ 앞으로도 종종 이야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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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고냥마님

    나 회사 컴터 전부 옮기면서 너 원래 블로그 주소 잃어버렸다; 이거 겨우 기억해 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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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기생수

    뭐… 저는 딱히 로키님을 ‘몹쓸사람’으로 분류했다거나 상종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던것 같아요. ㅎㅎ (혹시나 그런 뉘앙스를 풍겼던 적이 있다면 의도가 아니라고 말씀드릴께요) ‘다른 두분’도 그렇게 말씀하지는 않은 것 같구요. 첫 댓글의 답변을 보니 로키님도 그렇게 알고 계신듯 하네요.

    토론을 피하는건 제가 그럴 논리나 정력이 없다는 이야기며, 원인은 로키님이 아니라 저한테 있다는 거니까요. 애둘러서 “당신이랑 상종안해”라고 말한게 아니라 그냥 그 말 그대로 입니다. 긴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논지를 살펴야 하는 토론만 아니면 다 괜찮아요.^^ 아니… 로키님에 대해서 뿐만이 아니라 요즘은 이론적인 쪽보다는 즉물적 자료 작성에 관심이 많아서 더 그렇지요.

    혹시 그런 류의 토론이 로키님과 의사소통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인데 그걸 피한다는 말이 상종하지 않겠다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야 할수없지만…

    저 위의 댓글중에 ‘반대글 비슷한거라도 달았다가는 어떻게 되는지’ 약간 궁금하긴 한데 제 편중된(…) 기억으로는 ‘토론’의 일환으로 빗발치는 반론이 달리기는 해도 비난같은건 없었던 듯하기도 하지만 … 아마 당사자 입장에서는 뭔가 더 구체적으로 기억하시거나 느끼셨을지도 모르고, 또 로키님 심정을 전혀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려려니… 하는 생각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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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승민님이나 누가 저한테 몹쓸 사람이라고 했다는 뜻은 아니었고요, 제가 괜한 일로 남을 피곤하게 하는 사람 같다는 자괴감이 든다는 얘기였어요.

      제가 본 바로는 다른 누구도 토론 거부 선언을 들은 일은 없는데, 한 분도 아니고 세 분에게 그런 얘기를 들으니 혹시 남을 힘들게 하는 성격이나 의사소통상 문제가 있나 그야말로 ‘의기소침’했었죠. 적어도 승민님 보시기에는 그렇지 않다니 다행이네요.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게시판에 대해서는… 기억이 다를 수도 있고 저에게 잘못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곳의 지향과 조금이라도 다른 말을 하면 반론 수준을 넘어서는 비난을 당한다는 것은 저만의 생각은 아니기는 합니다. 승민님께서도 어느 정도 느끼시는 것 같고요.

      어쨌든 그 게시판은 지향하는 바가 있는 곳이고 자체적인 방향을 잡았으니, 생각이 다른 사람이 끼어들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요. 그걸 파악 못하고 눈치없이 행동했던 게 죄송할 따름이지요. 게시판 분들이 좋은 방법론을 잘 발전시켜 가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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