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인스케이프 길잡이 3-5. 더스트맨

A Player’s Guide to the Planes에 당주선언문 (The Factol’s Manifesto)의 내용을 상당량 첨가해 더스트맨 안내문을 써 보았습니다. 이번에 하는 캠페인의 두 주인공 중 하나가 더스트맨이고 해서… 너무 자세하게 쓰느라 정말 지치는군요. (헥헥) 사이너 길잡이는 언제 다 쓰지? (…)

철학

더스트맨의 신조는 ‘넌 이미 죽어있다…’ (퍽퍽)

시길에서 가장 오래된 당파인 더스트맨은 플레인의 모든 존재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죽음의 단계를 밟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프라임은 그 길의 초입에 있고, 플레이너는 조금 더 나아갔으며, 청원자들은 거의 끝에 다다랐고, 언데드들은 열정과 지각력에서 정화된 순수한 상태에 도달했죠. 그리고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감정과 집착을 버리고 진정한 죽음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비록 모든 존재가 이미 죽음의 단계를 밟고 있기는 하지만 죽음은 생각없이 저절로 일어나는 과정이 아닙니다. 자신이 있는 죽음의 단계를 진지하게 고찰하고 음미함으로써 이해해야 제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몸은 죽더라도 지난번에 제대로 밟지 못한 죽음의 단계를 또 반복해야 할 것이고, 그건 시간낭비일 뿐입니다. 죽음은 존중해야 할 진리이지,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하인이 아닌 것입니다.

당원

더스트맨에는 모든 종족과 직업, 성향이 입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죽음의 신을 섬기는 사제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당파 자체의 성격이 그렇고 해서 초기 성향이 어땠든 간에 갈수록 중립으로 수렴되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요. 종족상으로는 인간이 가장 많으며, 인간 외에도 명이 짧은 종족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체성을 혼란을 겪는 종족인 티플링과 플레이너 하프엘프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Skall

당주 스칼

당파의 숙명론적 철학에도 불구하고 더스트맨은 절망하거나 우울해하지 않으며 (그건 감정이니까), 고위 당원일수록 감정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이들은 시길에서 제일 재미없는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고, 그런만큼 큰 기복 없이 다른 당파들과 공존하는 편입니다. 유독 센세이트만 더스트맨을 무시하지 못하지요.

감정을 버리되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한다는 점에서 더스트맨 당파가 극도로 주지주의적인 성격을 띈다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더스트맨에는 마법사나 사제 등 학구적인 당원이 많습니다.

당원의 대부분은 시체안치소 일꾼이나 시체수집인으로 일하는 평당원입니다. 평당원이 되려면 증인 앞에서 멀티버스의 모든 존재가 그렇듯 자신도 삶을 이미 떠났다는 지식을 밝히기만 하면 됩니다. 평당원도 열정을 버리려 하고 다소간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진정한 죽음은 아직 멀기만 하지요.

보다 가능성과 능력을 보이는 평당원은 정당원으로 뽑힙니다. 이중 제일 낮은 계급은 5급 당원으로, 이들은 경비로 일하고, 당에서 내리는 임무를 수행하고, 장례식에서 수행원으로 봉사합니다. 5급 당원이 되려는 당원은 자기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해서 소유와 집착에서 놓여나며, 친구나 가족과도 화해와 작별의 시간을 가집니다.

여기에서 두각을 보인 당원은 5급에서 4급으로 진급하며, 그 후로는 4급에서 1급으로 바로 승급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 행해지는 비밀 의식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1급 당원은 당주와 간부들이며, 2급과 3급은 자유의지가 있는 강력한 언데드들이라는 소문입니다.

영향력을 미치는 플레인

더스트맨 당파는 내차원계의 음의 에너지 차원에 영혼의 요새라고 불리는 성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음 에너지 차원은 모든 생기를 빨아들이는 어둠과 공허의 차원인지라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만.

시길에 있는 본부

시체안치소

시체안치소의 위용

시길의 빈민가인 하이브에 위치한 시체안치소는 블랙셰이드 골목과 넝마주이 광장 사이에 위치한 건물입니다. 우중충하고 지저분한 주변 거리에는 싸구려 선술집과 하숙집이 널려 있으며, 종종 시체수집인들이 시체를 찾아 순찰합니다.

불길하고 위협적인 느낌의 나즈막한 건물인 시체안치소에는 창문 없는 곁건물이 다수 딸려 있으며, 돔의 중심에서는 뾰족한 버팀대가 다수 뻗쳐나옵니다. 250명까지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일반적으로 본부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당원은 한번에 50명에서 200명을 넘지
않으며, 따라서 숙식을 제공하는 본부 중에서는 가장 한산한 편입니다. 하지만 탑에 있는 당파 사무실은 낮 내내 바쁘며, 밤에는
언데드가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자유의지가 있는 강력한 언데드는 공공 장소를 꺼리는 편이지만, 좀비와 스켈레톤
같은 약한 언데드가 종종 당파의 일꾼으로 봉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시체안치소에서 언제나 소독약 냄새가 진동하는 것도 이들
때문입니다. (더스트맨은 의외로 깔끔한 사람들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청소하고 닦아도 오래된 먼지 내음은 남아있으며, 부패와
퇴락의 냄새가 희미하게 깔려 있습니다.

시체안치소에는 차원문도 상당히 많습니다. 더스트맨은 안치소에 들어온 시신들을 이들 문들 통해 다른 차원의 무덤으로 보내거나 불의 원소 차원으로 보내 화장시킵니다. 더스트맨이 아니었으면 시길에는 산 사람이 설 자리가 없어지겠지요.

정문 앞에는 노천 기념비가 서 있어서, 당파에서는 수수료를 받고 이곳에 새겨진 망자 명부에 죽은 사람의 이름을 새겨줍니다. 기념비에는 수세기에 걸쳐 수천, 수만의 이름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지요. (1)

정문을 지나 (2) 계단을 올라가면 시체안치소 정문 홀이 나옵니다. 늘 먼지 한점 없이 깨끗하게 유지하는 이 홀은 당파가 중요한 손님이나 장례 행렬을 맞이하는 곳으로, 의식 거행의 용도로만 사용됩니다. (시신 자체는 건물 뒷편의 작은 후문으로 들여옵니다.(3.1)) 이곳에는 늘 낮에는 다섯명, 밤에는 두명의 당원이 경비를 서고 있다가 시체안치소에 볼일이 있는 방문객들을 안내합니다. (3)

장례 행렬은 정문 홀을 지나 중앙 홀 (4) (더스트맨 집회에 주로 사용)을 통해 망자를 기념홀 (5) 혹은 대기실에서 (6) 마지막으로 기립니다. 다음 1층의 주변을 두르고 있는 매장실 중 하나로 이동하지요. (7~13) 검은 판석에서 냉기가 올라오는 이 어둡고 조용한 방들에는 주요 프라임 세계와 중립 외차원 (아르카디아, 메카누스, 아케론, 림보, 이스가드, 판데모니움)으로 향하는 많은 차원문이 열려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정문 홀의 경비 외에도 여섯명의 더스트맨이 당원 외 출입금지 구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경비실에서 경비를 서고 있습니다. (14) 이곳을 지나면 나오는 기록실에는 매장 기록과 당원 명부가 있으며 (15), 다른 문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당파 도서관에는 죽음에 대한 철학, 언데드, 장례 풍속, 매장지, 죽음과 사령을 다루는 마법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책들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16)

시체안치소 반대편에는 또다른 당원 외 출입금지 구역이 있어서 이곳에는 부엌 (17), 식당 (18), 휴게실 (19), 기숙사 (20)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층계를 올라가면 또 기숙사와 휴게실이 있지요. (21, 22)

더스트맨의 작업이 대부분 이루어지는 곳은 시체안치소 2층의 중심부입니다. 접수실 (23)에서 시체를 인수받아 기록하고 분류한 후 옆에 있는 방부처리실 (24)로 보냅니다. 매장 준비실 (25, 26) 역시 2층에 있고, 그중 하나는 감옥에서 이어지는 차원문이 있습니다. 효율적인 머시킬러들은 죽은 수감자들을 직통으로 시체안치소로 보내곤 하죠. 2층에 있는 특별 매장실 (27~30)에는 선과 악의 외차원으로 이어지는 차원전이문이 있습니다.

Mortuary 2nd

시체안치소 2층

2층 서쪽 동에는 집회실 (31)이 있어서, 이곳에서 당주의 비서관이 회의를 주재하곤 합니다. 검은 벽과 마호가니 가구, 동으로 만든 거대한 더스트맨 상징이 인상적인 집회실 옆방은 트레반트 비서관의 사무실입니다. (32) 윤기나는 나무 가구와 놋쇠 장식, 부드럽게 드리운 휘장으로 고급스럽게 장식된 사무실은 마치 관의 내부를 연상시킵니다. 거의 시길에 모습을 보이는 일이 없는 당주 스칼 대신 비서관이자 더스트맨 2인자인 트레반트가 당파의 행정과 사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고 있지요.

같은 동에 있는 무기고에는 약 100명이 무장할 수 있을만한 무기와 갑옷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33) 트레반트의 사무실 옆에는 거의 항상 비어있는 당주 집무실도 있습니다. (34)

시체안치소의 꼭대기층인 3층은 돔형 지붕 바로 밑의 큰 공간입니다. 주변을 두른 회랑에는 원소의 내차원들로 가는 차원전이문이 있고 (35), 당주의 거주공간도 있습니다. (36) 반대편 동에는 마법실험실 (37)과 경비실 (38), 죽음의 신들에게 제례를 드리는 예배당 (39)도 있습니다.

Mortuary 3rd

시체안치소 3층

마법실험실에는 연금술 재료와 각종 시약 재료가 비치되어 있으며, 좀비들이 경비를 서고 보통 당파의 마법사들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경비실 한쪽 벽에는 경계 지대의 도시 카오스로 가는 영구 차원문이 있고, 여섯 명의 경비가 지키고 있습니다. 검은 돌로 만든 제단이 한가운데를 차지한 예배당의 벽은 보랏빛과 푸른색의 휘장이 덮여 있고, 구석에는 화로들이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밤낮으로 사제들이 의식을 거행하며, 더스트맨의 대사제인 오리디 말레핀도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적과 동맹

블리크 카발과 둠가드는 더스트맨의 비관적인 신조에 공감을 표합니다. 페이티드 역시 그들의 숙명론에 일부 공감하지요. 반면 더스트맨의 삶에 대한 부정은 사인 오브 원의 가르침에는 역행하며, 센세이트 당파는 특히 더스트맨과 심하게 대립합니다. 또한 생사에 대한 신념이 너무 극단적이어서 대개의 프라임 역시 더스트맨의 철학을 꺼립니다.

더스트맨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당은 있을 수 없지만, 고위 당원들조차 센세이트, 가즈맨, 그리고 사이너의 무의미한 활동에는 가끔 약간의 연민을 느끼곤 하지요. 삶과 자아라는 거짓에 집착하는 그 모습이라니. 페이티드, 하모니움, 아나키스트 역시 너무 많은 것을 원하고, 너무 열심히 노력하고, 너무 강렬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더스트맨에게 선호받지 못합니다.

머시킬러도 생각만큼 더스트맨의 호응을 받지는 않습니다. 비록 죽음을 긍정하긴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들이 이미 죽었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또한 정의에 대한 지나친 열정과 죽음의 과정을 가속시키는 행동도 더스트맨의 가르침과는 어긋납니다.

거브너, 인뎁, 사이퍼는 모두 지식을 중시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배움을 쌓아가다 보면 필연적으로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게 된다는 것이 더스트맨의 신조이니까요. 아타르와 카오시텍트는 희망없는 태도는 좋지만 지나치게 열정적입니다. 더스트맨이 존경이라는 감정을 가질 수 있다면 아마도 그 대상은 둠가드와 블리커일 것입니다. 이들 세 당파는 멋진 절망의 연맹을 이룹니다.

혜택

더스트맨에게 주어진 능력은 당파 능력 중 가장 특이한 축에 속하는데, 망자 평화조약 (The Dead Truce)라고 불리는 이 계약은 고대에 더스트맨과 언데드 사이에 체결된 것입니다. 더스트맨이 먼저 언데드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언데드 역시 더스트맨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일단 더스트맨이 공격하면 언데드도 이 조약을 무시합니다. 망자 평화조약은 더스트맨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그의 동료는 정상적으로 공격받을 수 있으며, 더스트맨이 동료를 지키기 위해 언데드를 공격하면 역시 조약은 깨집니다.

4급부터 더스트맨은 언데드를 부리는 위험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외부인이 알면 순식간에 더스트맨에 대한 적개감이 고조될 것이기 때문에 이 능력은 당파의 기밀사항입니다.

제한

더스트맨의 부활 성공률은 반으로 떨어집니다. 부활마법 자체가 그들의 신조에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지요.

…그건 그렇고, 발렌타인 데이에 하필이면 더스트맨 얘기를 올리다니 저도 참 악취미라는 생각이. (..) 어쨌든 핑크와 하트가 난무하는 이 배경은 발렌타인 데이를 축하하고 있는 겁니다! (진짜루! ;ㅁ;)

2 thoughts on “플레인스케이프 길잡이 3-5. 더스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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