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님과의 인터뷰

RPG 삼라만상 첫 RPG인 인터뷰는 초보자님과 함께 했습니다. RPG의 본질 같은 거창한 얘기에서 진행 방법론 등 구체적인 방법까지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시간 내주신 초보자님께 감사드리며, 하고 계신 플레이어 모집에 관심있는 분들은 끌부분의 광고를 봐주세요. (하지만 인터뷰 글도 읽어보시는 쪽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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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키: 안녕하세요..
로키: 우선 음..RPG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초보자: 초등학교때 RPG 제작을 하려고 해서 샀던 책이 RPG 환상사전이었죠.
초보자: 미즈노 료..
로키: RPG 제작부터 시작하려고 하셨어요?
초보자: 이쪽의 RPG는 컴퓨터쪽의 RPG
초보자: 그때 RPG가 좀 유행했었으니까요
로키: 아하
로키: RPG 환상사전은 TRPG 얘기였나요?
초보자: 네. 그렇죠.
초보자: 미즈노 료가 낸 책인데 책 제일 뒷부분에 아르비온이라는 룰북이 있었죠
초보자: 이 경우는 룰이라고 하는게 정확하겠군요
로키: 아르비온은 어떤 룰이었나요?
초보자: 상당히 뭣한 룰이죠
초보자: 소드월드하고 비슷하면서 훨씬 단조로운 룰일까요
로키: 그게 RPG를 하시는 계기가 됐나요?
초보자: 그건 또 애매해요
초보자: 적어도 그 책이 D&D를 사는 계기가 된건 사실이지만..
초보자: 그 룰이 없었어도 전 RPG를 시작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로키: D&D를 보게 돼서요?
초보자: 아뇨
초보자: 그 책에서 RPG를 소개했으니까요.
로키: 아, 환상사전에서요
로키: 그 때문에 관심이 생겨서 D&D를 사게 되셨나요?
초보자: 그렇죠.

로키: 같이 플레이할 사람은 어떻게 구하셨나요?
초보자: D&D는 학교에서 같은반 애들에게 얘기했었고
초보자: 그리고 그 시절 즈음해서 RPG 동호회에 가입했었어요.
로키: 통신이요?
초보자: 네
초보자: 저의 RPG 시작 경력하고 통신경력은 유사해요
로키: 그렇겠네요
로키: 그럼 당시에는 티알과 오알을 둘다 하셨나요?
초보자: 뭐 그렇죠
초보자: OR로 정식 캠페인에 참여한건 꽤 뒤 얘기지만요.
로키: 반 아이들을 위해 그럼 한동안 마스터링을 하셨겠네요
로키: 그 캠페인은 어떠셨나요?
초보자: 별로 좋지 않았어요
초보자: 당시의 저는 RPG가 뭔지 잘 이해 못 하고 있었고
초보자: 마스터가 뭘 해야 하는지도 오해하고 있었죠.
초보자: 플레이는 방만하게 진행되었고,
초보자: 흔히들 말하는 먼치킨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었었죠.
로키: 그랬군요
로키: 그럼 RPG가 정말 재밌다고 느끼게 되신 건 언제부터?
초보자: 그거야
초보자: 처음부터였습니다.
초보자: RPG가 정말로 뭔지 아는거야 나중이지만요.
로키: 그렇다면 RPG가 정말로 뭔지 아신 시점은 언제쯤?
초보자: 그건 애매해요
초보자: RPG에 대한 이해는 갈수록 늘어갔으니까요.
초보자: 아마도 17세하고 20세 사이.

로키: 그렇다면 그 시기를 거치면서 형성된 자신만의 RPG관은 어떤 것인가요?
초보자: 우와
초보자: 그런거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로키: 뭐, 질문 하나하나를 통해 풀어가는 거죠
초보자: 적어도 그 정도의 질문으로 적절한 대답을 꺼내기는 쉽지 않은데.
초보자: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놀이라는 것이죠.
로키: 모집글을 보니까 RPG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택’이라고 하셨던데
로키: 그렇다면 RPG로 만드는 이야기의 본질은 선택인 건가요?
초보자: RPG로 만드는 이야기의 본질이 선택인게 아니라
초보자: 이야기로 만드는 ‘놀이’의 본질이 선택인 거죠.
초보자: 그리고 그건 플레이어 관점으로 봤을때의 이야기.
로키: 그렇다면 마스터 관점에서는요?
초보자: 마스터 관점에서는 이야기 전체의 관리겠죠.
로키: 그리고 선택으로 인한 가능성들의 관리요?
초보자: 그리고.. 가 아니라
초보자: ‘선택으로 인한 가능성’을 관리하는게 마스터의 업무는 아니에요.
초보자: 그건 부수적 결과.
초보자: 마스터의 정확한 목적은 ‘모두가 즐거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도록 관리하는 것’이죠.
로키: 원론적인 얘기 같은데,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면?
초보자: 이야기 전체의 템포와 방향성을 관리하는 거죠.
초보자: 플레이어의 행동에 대한 임시적인 대응 패턴을 만드는게 아니라.
로키: 아무래도 임시적 대응은 깊이가 부족하니까요

로키: 그 관리는 어떤 방향으로 가나요? 분기는 아무래도 무한으로 이어질 수가 없어서..
로키: (이어질 순 있지만 인간이 할 수는 없으니)
초보자: 그건 질문의 의도가 불확실한데요.
로키: 방법론의 얘기죠
초보자: 캐릭터의 의식과 감정이 정합성 있게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하는 거죠.
로키: 이야기의 전체 흐름은 그러니까
로키: 캐릭터가 이쪽 선택을 하면 이렇게 되고, 저쪽 선택을 하면 저렇게 되고..그런 식으로 하시는 건지 궁금해서요
초보자: 그렇겐 안 하죠.
초보자: 그렇게 하면 플레이어의 의도가 거의 반영 안 되거든요.
로키: 호, 오히려 그런 건가요
초보자: 캐릭터가 서야 할 입장을 확실하게 만들고.
초보자: 그 입장에서 캐릭터가 바라는 의지를 명확하게 해요.
초보자: 일단 세상에 ‘특정 선택지에 꼭 맞는 답’같은건 없으니까요.
초보자: 어떠어떠한 맥락 하에서, 어떠어떠한 것을 하기 위해서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니까요.
로키: 처음의 의지가 달라지는 일도 있지 않을까요?
초보자: 어쨌건 어떤 것이건 그 상황에는 그 상황의 의지가 존재합니다.
로키: 그렇다면 상황 상황에서 캐릭터의 의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할 거라는 생각이..
초보자: 그렇죠.
초보자: 어쨌건 구체적인 행동 방침을 포함해야 플레이어의 선택지라는게 존재하는 거고.
초보자: 이 구체적인 행동방침 전부를 커버하는건 어떤 마스터에게도 불가능해요.
로키: 예
초보자: 그래서 이 구체적인 행동방침의 부분을 제약해서 ‘선택지’라는 식으로 제시하는게 보통의 분기 준비형 마스터들.
로키: 아..제약이 들어가는 거군요, 역시
초보자: 저는 이 구체적인 행동방침의 결과를 내는 것을 기본적인 플레이 방침으로 하기 때문에 그런 식의 준비는 하지 않아요.
초보자: 전에 ‘제 시나리오는 엄청 분기 많아요’라고 하는 마스터를 본 적 있는데
초보자: 그건 뒤집어서 말하자면 마스터가 지정하는 시점의 지정하는 방식으로만 분기가 존재한다는 얘기거든요.
로키: 그러게요
초보자: 그리고 그 분기가 나누어져 나가는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방침을 플레이어가 정하는게 거의 무의미하다는 얘기도 되고요.
로키: 선택이라지만 마스터가 미리 예상 못하는 게 비일비재하니까요
초보자: 네.
로키: 플레이어 선택에 의해 주변 세계가 달라진다거나 하는 결과들은 어떤 식으로 내시나요?
로키: 인과관계에 따라서 죽 그 결과를 나열하시나요?
초보자: 네.
초보자: 뭐, 직접적으로 묘사할 수 없는 장면이 많으니까
초보자: 보통 직접적으로 묘사하진 않지만요.
로키: 쉽진 않을 것 같아요..일파만파 상당히 많은 결과가 있을 텐데요
로키: 예..플레이어 전원이 전지적 존재라도 되지 않는 한..
초보자: 뭐 대충 그 유사한 연출은 꽤 합니다만

로키: RPG 가지고 극 따지는 사람 (저같은 사람)을 싫어한다고 하신 바 있는데, 그건 어째서인가요? ㅋㅋ
초보자: 부자연스러운 요소를 엄청나게 넣으니까죠.
초보자: 라기보단..
초보자: 자기가 생각하기에 멋있겠다 싶은 생각에만 맞으면 별 생각 없이 이야기를 구겨넣으니까 그래요.
초보자: RPG에서 ‘로망’을 따지는 사람들도 같은 이유로 싫어하죠.
초보자: 제가 보기에 그건 가끔 실수로 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일부러 노릴만한 물건은 아니라서..
로키: 아하, 그렇군요
로키: 즉 이미지 중심적인 면을 싫어하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맞나요?
로키: (말하자면 다큐멘터리와 뮤직비디오의 차이)
초보자: 이미지 중심은 죄가 아녜요.
초보자: 그러나 이미지를 받쳐주는 기반을 확실히 인식한 상태에서 이미지를 꺼내야죠.
로키: 이미지 중심성은 유기적이고 자연스러운 진행, 모든 허구적 요소의 정합과는 좀 거리가 있기 쉽죠, 역시..
로키: 요즘 인디쪽에서 나오는 규칙책들에서는
로키: ‘멋진 게 있으면 기다리지 말고 당장 끄집어내라’는 쪽이 유행인 것 같은데
로키: 기반이 있든 없든 일단 하고 싶은 것부터 하라는 조언인 면에서 초보자님은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은 생각이..
초보자: 틀린 말은 아녜요.
초보자: 어떤 의미인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로키: 뭐, 예를 들어 사이가 안좋은 아버지와 왕국의 운명을 사이에 두고 칼싸움하는 장면을 하고 싶으면 캠페인 마지막까지 기다리지 말고 처음부터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어요
초보자: 네
초보자: 그건 저도 절대적으로 동감이에요.
로키: 보통 원하는 그 장면까지 캠페인이 진행되지 않거나, 아니면 방향이 완전 달라져버리기 쉬우니..
초보자: 진짜로
초보자: 진짜로
초보자: 정말 하고싶은게 있으면 그걸 늦기 전에 일단 해야 해요
초보자: …
로키: 의외네요..
초보자: 아니면 그냥 포기해야 해요
초보자: …
초보자: 전 ‘프롤로그 끝나면 재밌어질 거에요’라는 플레이들의 프롤로그가 6개월을 넘게 끄는걸 엄청나게 많이 겪었어요
로키: 역시 미래에 뭔가를 정해놓는 건 RPG에서는 무의미한..

초보자: 전 그래서 기본적으로 플레이 계획을 중단기로 잡아요
초보자: 3개월 내에 끝낼 수 있도록
초보자: 뭐 꼭 그렇게 하는건 아니지만 어쨌건 확실하게 결말까지의 영역을 잡아두는 편이 좋아요
초보자: 자기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 안에 결말을 잡아두지 않으면 플레이가 이상하게 돌아가기 쉬워요.
로키: 그러면 캠페인 자체도 3개월 정도의 길이가 되나요?
초보자: 그거야 뭐 그렇지도 않지만요
로키: 개방성 캠페인과 폐쇄성 캠페인의 차이일까요?
초보자: 일정이란 흐트러지기 위해 있죠
로키: 역시 그렇죠
초보자: 적어도 뭔가 복선 잡는 식으로 하려는 캠페인이라면
초보자: 3~4 시나리오정도의 소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봐요.
로키: 괜찮은 생각이네요
로키: 결말의 영역을 계획해 두신다는 건 아마 결말을 정해놓는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되는데요
초보자: 뭐 플레이 구성방식은 플레이 목적에 따라서 크게 갈리니까 얘기가 다릅니다만..
초보자: 이야기의 전개 상한을 정해둔다고 해야 할까요.
로키: 규모의 상한?
초보자: 하려는게 있는 이야기가 있으면 중심 소재가 있고
초보자: 그 중심소재에 얽혀드는건 필연적인 현상이라.
초보자: 사태가 어느 선을 넘어가면 끝낸다. 같은 것이죠.
로키: 그렇군요
로키: 확실히 그걸 넘기면 이상해지기 쉽죠..갈피가 안 잡히고

로키: 제 경험으로는 RPG가 제일 재미없어지는 원인은 플레이어들이 뭘 할지 모르게 되는 건데
로키: 이런 상황은 어떻게 피하시나요? 위에서 말씀하신 진행의 상한?
초보자: 그런 상황은 정보량을 많이 주는 것으로 극복하죠 저는
초보자: 제 플레이는 정보량이 많아요
초보자: 좀 무식하게
초보자: (…)
로키: 확실히 그 점도 어렵죠..GM과 플레이어 사이 정보량의 불균형
로키: 하지만 또다른 점이라면 정보를 줘도 플레이어는 종종 인식하지 못하는데
로키: 정보의 제공 방식을 좀더 플레이어가 흡수하기 쉽게 만드는 방법이 있을까요?
로키: (제가 생각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반복과 강조 정도밖엔..)
초보자: 전 행동방침 자체도 꽤 자주 제시하는 편.
초보자: 적어도 ‘특정 상황에서 일반적인, 효율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선 자주 개진해요.
로키: 행동방침이야말로 어떻게 보면 가장 귀중한 정보죠
초보자: 현재 상황을 마스터측에서 정리해주는 게 제 기술이에요.
로키: 행동방침도 그 정리의 일환이겠군요
로키: 그러면 플레이어들이 그걸 따라가는 경우가 많나요, 아니면 참고만 하는 경향인가요?
초보자: 그건 케이스 바이 케이스죠
로키: 그리고 가장 응축되고 유용한 정보기도 하지만, 역효과는 플레이어가 다른 길이 안 보여 매달리는 경우..
초보자: 플레이어가 생각할 여지를 뺏는건 문제지만 그 외의 경우는 별로 문제는 안 된다고 봐요
초보자: 적어도 저는
초보자: 그러니까 ‘플레이어는 알 수 없지만 캐릭터는 알 수 있는 상황’에서의 정보불균형을 해소하는 용도로도 저걸 쓰고
초보자: ‘중요한 결단 장면에서의 정보량 제공’ 용도로도 저걸 쓰니까요
로키: 예..종종 느끼는 괴리감이죠
로키: 얘네들 정말 이 세계에 사는 사람 맞나? 싶을 정도로 플레이어의 무지가 캐릭터의 무지가 되는 경우..
초보자: 대체적으론 플레이어가 응용할 형태로 던져요.
로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네요

초보자: 어쨌건 저 온갖 이유때문에 제 마스터링 문체는 상당히 특이한 형식을 이루고 있죠
로키: 지금까지 들은 말씀만으로는 꽤 일반적인 것 같은데 어떤 면에서 특인한가요?
초보자: 정말로 일반적이에요?
로키: 일단 생각하기엔 그래요..정확히는 ‘일반적으로 이렇게 한다’보다는 ‘일반적으로 이렇게 해야 한다’로 느껴지는..
초보자: ‘일반적으로 이렇게 해야 한다’ 라고 생각하니까 이런 논리를 택하는 거니까 당연한 얘기고 그건
초보자: 그렇다고 제가 하는 방법을 모두 취하고 있으면 제가 이렇게 마이너한 마스터일 이유가 없..
초보자: (…)
초보자: 그리고 저 문제를 저런 식으로 인지하는 것도 다른 사람은 아닐 수 있는 거고요.
초보자: ‘일반론처럼 보이는 특수론’은 각 개인의 스탠스에 따라서 엄청난 양이 있어요
로키: 그렇겠네요
초보자: 제 플레이는 확실하게 정보량이 많아요. 왜냐면 마스터가 PC의 사고과정 묘사에도 개입하니까.
로키: 그렇군요
로키: PC와는 달리 플레이어는 그 세계 사람이 아니고 세계는 마스터 머리에 들어있으니..

로키: 또 어떤 면에서 특이한가, 생각나는 게 있으신가요?
초보자: 기본적으로 판정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죠
초보자: (물론 이걸 역으로 달리는 플레이도 있지만)
초보자: 판정 자체를 완전히 생략한 무룰같은것도 마스터링하니까요.
로키: 판정을 최소화하거나 무룰로 하시는 건 왜인가요?
초보자: 판정이라는게, 실패확률을 확인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초보자: 마스터가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려고 판정을 반복시키는 경우도 꽤 있지 않아요?
초보자: 적절한 권력행사의 방기란 느낌이 있어서요. 저는.
로키: 그건 그릇된 마스터링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초보자: 네.
초보자: 저도 그건 그릇된 마스터링이라고 생각해요.
로키: 물론 수정치나 극점수 규칙 악용 들의 수단도 있고..
로키: 그렇다면 무룰은 마스터의 권력 행사를 노골화하는 방법인가요?
초보자: 네.
초보자: 마스터의 권력행사를 표면적인 부분에 내놓음으로써 역설적으로 마스터의 권력행사를 제한하죠.
로키: 악용할 경우 규칙 핑계를 댈 수 없으니까요?
초보자: 네.

로키: 플레이어의 불복이 있을 경우 어떤 방법으로 처리하시나요?
초보자: 이야기를 나눠서 설득하죠.
초보자: 불복을 경험한 적은 별로 없어요.
로키: 설득당하시기도 하고요?
초보자: 네.
초보자: 그러나 주로는 설득하죠.
로키: 불복이 없다는 것도 나름대로 신기하군요
로키: 그것과 주로 설득하시는 쪽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초보자: 저는 대부분의 경우 플레이어의 의지가 부분적으로나마 통과하는 쪽으로
초보자: 결정을 내리니까요.
로키: 그렇군요
초보자: 정확히는, 그럴 수 있을 정도의 위치에 PC를 둬요.
초보자: 주로 설득하는 쪽인 이유는..
초보자: 간단하죠. 저는 플레이어측의 설정을 기반으로 해서 이야기를 꺼내니까.
초보자: 근데 옛날에 설득당한 플레이어는
초보자: ‘초보자님의 대사는 뭔 소린지는 모르게는데 설득력이 있다’ 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로키: 그게 무슨 말인지 짐작이 가시나요?
초보자: 제가 제 뇌내 룰에 충실하게 살아서 자기 내부의 룰에 따라서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초보자: 그 확신을 어떻게 할 정도의 의지력을 꺼내기 애매하다는 얘기겠죠
로키: 한마디로 자기 세계가 확실하신 거군요
로키: 어떤 글에서 규칙은 책에 나온 것만이 아니라는 글을 읽었는데, 확실히 그런 요소들도 하나의 규칙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로키: 정확히 판정 규칙은 아니지만 서술이나 설정의, 뭐 메타라면 메타 규칙..
로키: 이 의견에 동의하시나요?
초보자: 그렇죠
로키: 예..잘 알았습니다

로키: 어떤 취향의 분들이 초보자님의 마스터링을 좋아하실지 하는 예상이나 경험이 있으시다면?
초보자: 음.. 경험적으로는 플레이스타일이 확정되지 않은 사람들이 제 마스터링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로키: RPG 경력이 길지 않은 사람들이요?
초보자: 그럴걸요.
초보자: 뭐 이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
로키: 그렇겠죠, 물론
로키: 위에서 한 얘기들도 하나의 지침이 될테고..

로키: 이런 분들은 초보자님의 마스터링을 싫어할 것 같다! 하는 경우는 있나요?
로키: (내지는 실제로 싫어한다!)
초보자: 주로, 자기 PC의 행동영역은 자기만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죠.
로키: 그게 어떤 식으로 충돌이 있나요?
초보자: 제가 마스터로서 그런 영역에 크게 간섭하니까요.
초보자: (플레이어로서도 많이 간섭하지만)
로키: 아, 그렇군요
로키: 즉 세계관이나 캐릭터 입장과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요?
초보자: 그렇다기보단 순수하게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돼요.
로키: 정보전달이 간섭이라니, 그것도 재밌군요..
초보자: 저는 캐릭터에게 있어서의 맥락을 갖고있는 정보야말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로키: (한마디로 이야기꾼 성향들은 대부분 피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초보자: ‘캐릭터가 봤을때 얻을 수 있는 추측을 포함한 정보’를 내놓거든요.
로키: 그게 어떻게 간섭이 되는지요?
초보자: 캐릭터 사고회로에 대한 마스터의 영향이 되니까요.
로키: 그렇겠네요
초보자: ‘주관적인’ 정보들을 상당히 많이 주기 때문에.
초보자: 그리고 ‘멋있는 이야기’를 지망하는 사람들.
초보자: 저는 ‘멋있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 하이라이트신만 보여준다던가 하는 활극 지향적인 것은 하질 않거든요.
로키: 아하..
초보자: 생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할 경우는 플레이에서 생략을 합니다만.

로키: 그런 식으로 스타일 충돌이 생겼거나 기타 충돌이 생겼을 경우 어떤 식으로 해결하시나요?
초보자: 음.. 그런 식의 충돌은 별로 잘 해결해본 적이 없어요.
로키: 그러면 어떻게…?
초보자: 최종적으론 플레이어가 나가거나 플레이가 해체되거나 하죠. 보통은.
초보자: 기본적으론 대화로 해결하려고 하지만 대화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아서
초보자: (…)
초보자: 대체적으로 플레이어가 저런 부분에서 불만점을 내보낼때는 대증요법 이상은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로키: 그렇군요..
초보자: 본질적인 해결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로키: 그런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스크리닝 같은 걸 사용해 보신 적은 있나요?
초보자: 플레이어 선발단위에서부터 이것저것 얘기해서 처리를 하죠.
로키: 그런 스크리닝이 효과가 있었나요?
초보자: 매우 효과가 있었죠
로키: 플레이어 선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겠네요
초보자: 그렇죠
초보자: 지금도 열심히 겪고 있습니다
초보자: (…)
로키: 그럼 지금은 하시는 캠페인이 없나요?
초보자: 마스터링하는건 없죠.
초보자: 플레이어는 있어요

로키: 마지막으로 현재 진행하시는 RPG 관련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초보자: 아는 플레이어들이 다들 사정이 있어서 바쁘니까, 아는 플레이어를 늘리는 것, 정확히는 아는 사람중에서 저하고 플레이하고자 하는 사람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라서.
초보자: 이것저것 시도해보려고 하고는 있죠.
로키: 캠페인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플레이어를 확보하는 것이요?
초보자: 네.
초보자: 플레이어만 있으면 플레이야 굳이 캠페인이 아니라도 얼마건 할 수 있으니까요.

로키: 긴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초보자: 와 미묘한 인터뷰다
초보자: (…)


이것으로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제 경험으로 초보자님은 보기 드물 정도로 RPG관이 확고한 분일 뿐만 아니라 RPG의 기본에 충실한 안정적 진행을 하시는 분입니다. 사회적, 정치적 뉘앙스에도 강한 스타일이고요. 인터뷰를 보면 아실 수 있듯 저와는 성향이 전혀 다르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토론이 가능하기도 하죠. 즐거운 인터뷰였고, 다시 한번 응해주신 초보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초보자님 허락으로 MSN 주소를 공개합니다. birdizzy001@msn.com 입니다. 모집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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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thoughts on “초보자님과의 인터뷰

  1. 아르티온

    기..기네요..-… 다음에 인터뷰를 하신다면, 인물마다 색을 다르게 넣어 주시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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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로키

    문답무용// 그런가요..(…)아르티온// 넣어 봤습니다. (몇분 안 걸리는 작업이니) 몇가지로 바꿔봤지만 역시 저의 색감각은 최악이라는 결론에..(…)미묘// 그런 겝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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