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의 그림자 53화 – 코루선트 전투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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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다쓰 쟈르넥은 스콜피온 우주해적단에 연락해서 새로운 명령을 내립니다. 첫째, 익숙하지 않은 전열을 짠 전투는 포기하고 공화국군에 산개해 들어가서 피해를 입히고 함선을 포획, 둘째, 코루선트의 파괴된 통신위성 대용물로 연락선을 보내 코루선트 대기권에 있는 시스의 폭격기 편대에 연락.

해적단의 산개 공격에 피해가 커지자 로하네프 제독은 별동대와 재합류하려고 하지만, 다쓰 쟈르넥이 해적 연락선을 통해 코루선트의 그림자 폭격기를 제때 불러와서 합류하려는 두 함대 사이에 쐐기를 박습니다.(주:시스 그림자 편대를 이끄는 것은 다쓰 타르카누스의 제자였다가 배신하고 다쓰 세데스에게 붙었다가 다쓰 세데스가 죽어서 이제는 다쓰 쟈르넥에게 붙은 희대의 박쥐 키르탄입니다. 펠로스의 시스 시절 친구였으며, 미셸냥 기습 키스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죠.) 시스 그림자 파일럿들은 포격을 게임처럼 즐기며 공화국 군인들을 학살합니다.

이렇게 상황이 급박해지는 동안 자락스는 르베리에 제독과 마주앉아 공화국의 위기를 알리며 다시 함대 지휘를 맡아달라고 간청합니다. 처음에는 저어하던 르베리에는 코루선트 포위전의 상황 중계를 보고 공화국의 위기를 실감하며 결국 수락합니다.

다쓰 쟈르넥이 다쓰 타르카누스(주:스타워즈: 콘체르토의 주요 악역)와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협공을 가하자 공화국 함대는 더욱 위기에 빠지지만, 다행히도 그림자 함대가 도착하면서(주:외전 그림자 쫓기 참조) 시스 함대에 피해를 입히기 시작합니다. 그 와중에 나이트 케드릭이 옛 제자 미셸에게 청혼하는 등, 무수한 사연을 품은 전투는 계속됩니다.

감상

역시 상당히 다양한 인물과 감정선이 있었던 한 화였습니다. 전투를 마치 지휘관처럼 자기 뜻대로 이끌어가는 다쓰 쟈르넥의 치밀한 계산, 콘체르토에서 계속 중요한 변수였지만 세션 중 등장은 처음인 다쓰 타르카누스의 포스, 시스 파일럿들의 장난스러운 잔혹성 (얘들이랑 공화국 군인을 번갈아 하면서 전원 인격 분리 현상이(..)), 르베리에와 자락스의 밀고 당기는 진중한 고민, 마지막 장면에 작렬한 닭살 등. 다양한 인물과 상황을 넘나들다 보니 규모감과 입체감이 살아나더군요.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카스트님의 제안 이후 구상했던 청혼 대목이지만요.

미셸: “예, 잘 다녀오세요.. 라고 웃어라도 드릴까요?!”
미셸: “.. 혹시 돌아가셔도 공화국의 미래를 위해 희생하셔서 잘 되셨어요. 하고 답이라도 해드릴까요!”
케드릭: “이건 어떨까.” 갑자기 무릎을 꿇습니다.
케드릭: “모든 것이 끝나면 우리 둘만 같이 떠나자고 내가 그러면”
케드릭: “‘예, 그러겠어요’하고 대답하는 건 어때?”
케드릭: 무릎을 꿇고 올려다보며 그녀의 손을 양손으로 잡습니다.
미셸:  멈칫
케드릭: “지금까지는 공화국을 위해 살아왔으니까.. 이 싸움이 끝나면 우리를 위해 살아가자.”
케드릭: “나는 널 위해, 너는 날 위해..” 미셸의 손을 잡고 입맞춥니다.
케드릭: “미셸 시노아, 나와 결혼해 주겠어?”
미셸: 눈물을 흘리면서.. 목을 와락 끌어안습니다. 그리고 펑펑 울어요. “바보 마스터!”

정말 한 마리 닭이 되어버리는 기분이었죠. 어우, 닭살… 오체스님과 호흡이 잘 맞아서 굉장히 극적인 장면이 된 것 같습니다. 저 대목에서 방송에 틀었던 노래는 Sting의 Fields of Gold입니다. ‘약속을 가볍게 하는 일은 없어/어긴 일도 있었지만/남은 나날은 맹세코/황금 들판을 함께 걷자’는 가사라든지, 애틋한 분위기가 두 사람에게 어울리는 듯해요.

사실 케드릭은 공화국의 그림자의 많은 인물 중에서도 제가 제일 싫어하는 축에 속하긴 합니다. 목숨 내던진 거 말고는 스승으로서 빵점에 가까웠고 (그게 오빠나 친구처럼 놀아주는 걸로 끝인 줄 아냐 이 화상아) 남자로서도 별볼일없는 게 왜 미셸한테 붙어서! 미셸냥이 아까워..(…) 그래도(?) 오랫동안 쌓아왔던 두 사람의 이야기가 이제 결말을 맺어가는 건 기쁘네요. 이렇게 수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지켜보고 또 결말을 보는 게 긴 캠페인의 재미이기도 하겠죠.

아쉬웠던 점이라면 역시 아사히라군의 부재였죠. 펠로스가 대활약할 수 있는 화였는데… (입원했다고 빠지다니 이런 무엄한 (??)) 포도원의 개들로 제다이 플레이를 해본 건 펠로스가 최초였던 만큼 공화국의 그림자의 진짜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원로 주인공(!)이기도 하니 이번에 펠로스의 이야기도 마무리를 지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몸조리 잘하고 일요일에 보자 아군~! 모두 수고하셨어요.

5 thoughts on “공화국의 그림자 53화 – 코루선트 전투 (2부)

  1. orches

    이번주에 전원(이라기엔 동환님께서 군대에 가셨고..) 참가해서 깜딱 놀랐습니다. 공화국의 그림자 플레이를 관전하고 때로는 직접 참여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고 가장 좋은 점이라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캐릭터가 성장하고 변화해가는 것이예요. 마무리가 되어가니까 시원섭섭하네요 (흑흑)

    케드릭은 축복받은 편이지만 그걸 날로 먹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많은 걸 잃었고, 특히나 시스킬러는 의도해서 된 게 아니었죠. 최대한 억누르는 건 가능하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못할, 어느 순간 등장할지 모르는 또 하나의 자신을 생각하면 심정이 꽤 복잡할 듯.

    더불어서 그가 처음 등장한 부분이, 다름아닌 미셀의 회상이라는 걸 생각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기억이란 불완전한 거니까요. 처음 만날 때의 인상이 너무도 깊은데다가, 스승을 혼자 놔두고 도망쳤다는 사실을 회피하려고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솔직히 언제나 하하호호한 건 아닐테고 서로 갈등을 맺거나 싸우기도 했을텐데. 그런 부분을 의도적으로 왜곡시키지 않았을까 싶어요. 내 스승은 옛날부터 정말 무책임한 성격이었다는 식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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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공화국의 그림자는 기간이 긴 만큼이라 참가자도 많은 캠페인이죠. (동환님은 영원한 멤버!) 인물은 더 많고… 공화국의 그림자 본편, 본편보다 역사가 긴 콘체르토, 그리고 지금 준비하고 있는 랩소디까지 (비정기 1:1 중심으로 할 아우터 림 군사/느와르물) 정말 다양한 이야기와 사연을 포괄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말씀대로 그런 수많은 이야기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그 인연의 끈 속에서 인물들이 변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이 캠페인의 진짜 보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케드릭은 사실 축복받았다기보다는 지나칠 정도로 가혹한 운명인 것 같아요. (특히 54화 끝나고 얘기한 ‘키르탄 박사의 미친 실험실’ 줄거리로 간다면 더욱..) 하지만 그래도 왠지 주는 거 없이 미운 건, 커플은 원래 욕먹는 운명이라서 그렇기도 하고(..) 또 케드릭은 미셸의 회상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무책임한 성격 같아요. 그가 시스 킬러가 된 것도 극도로 부족한 절제력이 크게 작용했고, 마찬가지로 미셸에게도 평정을 가르치지 못해서 미셸이 손해를 많이 봤다고 생각하거든요.

      제다이란 근본적으로 감정과 평정, 공익과 내면 수행 사이의 아슬아슬한 균형 위에 존재한다는 게 제 생각인데, 미셸과 케드릭은 평정 부분은 거의 도외시하고 감정 쪽으로 달려간 느낌이 강해요.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내적 수행은 별로 하지 않고 공익에만 치우친 느낌도 있고요. 시키는 대로 공화국을 섬기기만 하면 되잖아! 우린 이렇게도 괴롭다고! 라는 느낌인데, 사실 그 괴로움에 빠져드는 게 아니라 극복하고 평정을 찾는 것도 제다이의 과업이거든요. 결국 케드릭에 대한 불만은 겉만 제다이이지 속은 전혀 제다이답지 않다는 것, 그리고 미셸마저 진정한 제다이로서의 길을 찾는 것을 저해했다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미셸과 케드릭이 자신들을 향한 포스의 의지를 실현했는지, 그러지 못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지만, 포스의 뜻은 어쩌면 이 두 사람이 제다이가 되는 것보다는 만나서 서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무려 포스에게 점지받은 인연이라니 반감 200% 상승! (..)) 제다이로 시작했다고 해서 가는 길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니까요.

      비슷한 맥락에서 이전에 마스터 아카마르 (묵념)의 소개글에 ( http://wiki.storygames.kr/jedi/npc/achamar#%EC%A0%9C%EB%8B%A4%EC%9D%B4_%EA%B2%BD%EB%A0%A5 마지막 문단) ‘아카마르와 모트처럼 덕이 높은 두 마스터의 의견이 정반대라면 포스의 뜻은 어느 쪽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는데, 그에 대한 제 개인적 해답은 ‘마스터 아카마르와 마스터 모트의 생각이 다른 게 포스의 뜻이다’였죠. 우주의 의지라는 게 있다면 그건 모든 개체가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 무한한 다양성에 있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마찬가지로 공화국의 그림자라는 이야기도 서로 다른, 때로 충돌하는 수많은 마음과 행동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었죠. 그런 의미에서 케드릭이나 미셸의 행적도 비판의 여지는 있다 해도 공화국의 그림자라는 이야기의 중요한 일부를 이루는 건 변함없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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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rches

      우주의 의지란 애매모호하면서도 다양하며 예측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캠페인이나 스타워즈 세계관에서는 포스의 뜻이겠죠. 포스가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자비롭다기보다는 변덕이 심하고 심술궂은 여성이었을 것 같네요. 가지고 계신 생각을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새끼들 정말 불쌍해 징징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전에(=지나칠 정도로 캐릭터에게 감정이입하기 전에) 브레이크를 걸어주셨다능 ;ㅅ;

      추신) 키르탄의 실험실과 관련해서. 일요일 밤에 아군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같은 걸 보고 있음에도 다르다는 걸 로키님, 아군과 대화하면서 느끼고 있어요. 플레이 중에 언급된 s님이 빙의하신다면, 다른 캐릭터들은 한 마디씩 하면서 공격하는데 펠로스 공주를 구하기 위해 백마를 타고 가다 멀리서 모습을 살짝 뵌 것 외에 전혀~ 관련이 없는 미셀만 짜게 식어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겁니다 (혹은 혼자만 다른 주제를 말하면서 공격하는게 아닐까 하고;;) 해서 꼭 그분이 아니더라도 다른 시스로드가 빙의될 수도 있지 않냐고 말했죠. 예를 들어 엑사르-쿤이라던지요. (다들 같이 짜게 식자는 사악한 저였구.. 절 매우 치시라능 ;ㅅ;) 아군은 엑사르-쿤이 빙의된다면 제자라고 하지만 한번도 본 일이 없으니 정작 펠로스가 짜게 식을 것 같다고 했어요. 그리고 펠로스 스승보다 콘체르토, 공화국의 그림자를 통털어 가장 인연이 깊고 카리스마가 장난아닌 시스로드 s님이 나오셔야 마무리에 어울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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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사히라

      지난번에 했던 얘기중에 엑사르-쿤에 대한 얘기는 펠로스는 그에게 원한이 있으니 불타오르겠지만 다른 캐릭터들은 들어 본적은 있어도 한번도 대면한적이 없으니 할얘기 하나 없겠죠.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세데스 부활론(…)은 쟈르넥의 카리스마가 좀 아쉬워서(?) 나오게 된 그냥 농담같은 이야기지요.

      그리고 공화국의 그림자 캠페인의 매력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생각지 못하게 불쑥 튀어나온 소재로 깊어져가는 캐릭터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흐흐.

      P.S 반감 200%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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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로키

      빙의는 검은 오벨리스크 쪽을 살리는 한 방법이라는 생각은 하지만, 사실 그쪽으로 간다면 중점은 어느 시스로드냐보다는 자신 안의 다크포스와 싸우는 케드릭, 그리고 그런 케드릭을 구하려고 하는 미셸의 내적 갈등 쪽이겠죠.

      제가 생각한 건 미셸이 몇몇 단역과 함께 케드릭이 잡힌 함선으로 갔다가 케드릭에게 공격당하는 거였어요. 케드릭은 시스로드 (누구든 간에.. 아마 광기라는 면에서 가장 어울리는 건 세데스?)가 씌우고 키르탄에게 조종당하는 상태고요. 그리고 미셸 외의 나머지 일행은 타르카누스든 쟈르넥이든 패러 가는 걸 생각했죠. 확실히 다들 동상이몽이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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