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흘리는 땅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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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항성간 대기업 신토넥스는 넬반 행성에서 일리리움 광맥이 발견되자 개발을 위해 넬바니안 원주민과 협상하지만 그들은 종교적 이유로
거절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본사에서 새로 내려온 이사는 부족들을 회유해서 분열시키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합니다. 필리스
탈다인이라는 이 간부의 실체는 시스 로드 다쓰 세리트, 전 제다이 나이트 피나틸리아이며 본편 주인공 로어틸리아의 언니이기도
하죠.

탈다인 이사의 방침은 큰 효과를 거두지만 늑대 부족 (본편 주인공 센의 출신 부족)만은 끝까지 거부하고, 이들은 광산 접근에 필수적인 푸른 언덕 지대 장악권을 사슴 부족이 신토넥스에게 넘기는 것을 막으려고 선제공격에 나섭니다. 결국 피해를
줄이려고 퇴각하기는 하지만요.

푸른 언덕 전투 후에도 늑대 부족을 중심으로 한 파괴 공작은 계속 이어지고, 다쓰 세리트는 광부 등 넬반 이주민들을 무장시켜
민병대를 만듭니다. 늑대 부족 내에서는 부족의 친구인 베오나드 코티에르와 일부 젊은 전사를 중심으로 무슨 수단을
쓰든 저항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어나지만, 소모적인 싸움을 우려한 부족장은 일단 저항 활동을 소강상태로 돌리기로 합니다.

감상

동환님과 저에 이어(..) 이방인님이 빠지신 이번 플레이는 센의 고향 넬반의 상황을 다룹니다. 센타레스 플레이와 같은 원리로 대규모 갈등은 판정 규칙으로 다루고, 그 미시적 결과를 줌인 장면으로 처리한 형태죠. 워게임 대신 정치 게임이랄까요. 도전의 내용이 ‘부족들을 분열시킨다’라면 응대는 ‘회유에 넘어가지 않는다’라든지, 도전이 ‘정착민을 무장시켜 민병대를 만든다’라면 응대는 ‘부족의 분열’ 하는 식으로요.

아직은 과거 내용이지만 매우 규모가 큰 갈등인 만큼 시간은 팍팍 나가고, 어쩌면 본편을 앞질러서 주인공 제다이 일행이 줌인 장면에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 코루선트 플레이 정말 재미없던 참이었는데 건너뛰어서 바로 넬반으로 온다면 저로서는 환영할 일이죠, 사실. 그리고 이 상황 자체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까 어쩌면 주인공들 역시 전체 상황의 일부로서만 등장하는 게 어울릴지도 모르고요.

정치 플레이는 워게임하고는 또 다른 맛이 있더군요. 우주전이라는 긴급 상황의 숨 막히는 박진감은 없었지만, 긴 호흡과 큰 규모 덕에 진득한 극적 재미는 더 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뭐 어떻게 나올지는 끝까지 해봐야 알지만요. 이제는 외전을 벗어나 캠페인 속의 미니 캠페인이라는 기분이 듭니다.

이번 플레이에서 특이했던 점이라면 제 진행에서는 처음으로 ‘현실 토론 금지’ 규칙을 넣었다는 점입니다. 이주민과 토착민의 갈등, 민간인 무장과 테러 등 넬반 플레이에는 역사적,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이 많습니다. (전에 역동적 긴장이라는 글에서 다루었던 긴장 중 두 번째에 해당하기도 하죠.) 이러한 민감한 내용이 신념의 영역을 건드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넬반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머나먼 우주에서 먼 옛날에’ 벌어지는 일일 뿐, 현실 역사나 시사와 연관시키는 것은 금지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재미있는 플레이는커녕 소모적인 감정싸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갈등 판정의 결과 부분. 시스 세력이 이기면 시스가 아우터 림 장악, 늑대 부족 측이 이기면 시스의 아우터 림 장악 좌절… 정도로 정하고 들어갔는데, 생각해 보니 시스가 이기는 편이 더 재밌겠더군요. (…) 어떤 결과가 나오든 재밌는 게 갈등 판정의 의의인데 말이죠. 이후 플레이 난이도라는 정도의 차이일 뿐이라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이 부분은 다음번 플레이 때 다시 논의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이후 플레이가 좀 평이해지느냐 문제가 아니라 질적으로 전혀 다른 결과여야 양쪽 다 재미있을 것 같아요.

좋은 플레이 함께해주신 소년H님과 아카스트님께 감사드리고, 이방인님 오시는 다음 주에도 재밌게 이어서 해보죠. 명칭도 ‘스타워즈: 공화국의 그림자’로 바꾸고 이제 내용상 2부로 접어든 캠페인을 앞으로도 재미있게 꾸려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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