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 디자인 – 유행의 조류

존 킴의 사이트에 있는 글을(글쓴이 존 킴) 요약해서 올립니다. RPG에 대한 흥미로운 이론적 분석이 다수 있으나, 불행히도 영어…;; 그래도 혹시 관심있으신 분을 위해 링크 올립니다.

http://www.darkshire.net/~jhkim/rpg/theory/

소개하는 글의 원문 링크는

http://www.darkshire.net/~jhkim/rpg/theory/fashions.html

글쓴이의 분석에 따르면 RPG 유행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1975~1980: 탐험성 전투게임 (D&D 등)

2. 1978~1988: 문학적 단순성 (크툴루의 부름 등)

3. 1980~1988: 복잡한 룰을 통한 세계구현 (로울마스터 등)

4. 1984-1993: 만화 모티프와 단순한 룰 (마블 수퍼히어로 등)

5. 1986~현재: 보편성의 추구 (GURPS 등)

6. 1987~현재: 빠른 영화적 액션 (스타워즈 등)

7. 1991-현재: 어두운 분위기, 스토리중심 (WoD 등)

8. 1991~현재: 주사위 없는 환상세계 (Diceless Amber 등)

9. 2000~현재: 룰 중심성과 전술성의 부활 (D&D3, D20 등)

연표를 대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존 킴은 RPG 디자인 스타일의 유행에 대해 진화적 관점을 취하지 않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물론 진화가 있었지만, 스타일의 면에서 보면 옛 유행이 부활하기도 하는 등 결코 직선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러한
스타일의 유행은 모험의 형태와 직결되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게임 경험에 훨씬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그는 말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스타일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단순하게 뽑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1975~1980: 탐험성 전투게임 (D&D 등)

– 모의전투

– 지도중심의 탐험

– 후기의 스토리중심 모험에 비해 훨씬 플레이어중심적

– 특히 출판 모듈을 사용할 경우 DM의 역할은 거의 주변적 (묘사와 몬스터 굴림으로 한정)

2. 1978~1988: 문학적 단순성 (크툴루의 부름 등)

– D&D에 대한 반발로 보다 문학적 접근

– 문학작품을 각색한 게임 다수

– 단순한 게임룰

– 장르에 맞춘 캐릭터 수치 (크툴루의 정신건강, 펜드래건의 미덕 등)

– 폭력보다는 배경과 역사에 중점

– 미스터리·수사 모험의 성격 다수

3. 1980~1988: 복잡한 룰을 통한 세계구현 (로울마스터 등)

– 완전성을 갖춘 룰

– 사실적, 자연주의적 경향

– 고립된 던전이 아닌 세계와 지역의 탐험

4. 1984-1993: 만화 모티프와 단순한 룰 (마블 수퍼히어로 등)

– 복잡한 룰에 대한 반발도 일부 작용

– 초보자에 대한 배려 (짧은 설명서, 컴포넌트 일체 제곰)

– 단순명쾌한 시스템

– 만화책 모티프의 활용

– 짧은 시간 동안 강세를 보였으나, 90년대에 들어 급격히 위축

=> 90년대는 보다 어둡고 복잡한 세계관이 대세가 됨

5. 1986~현재: 보편성의 추구 (GURPS 등)

‘복잡한 룰을 통한 세계구현’ 트렌드의 파생물
(룰이 많을수록 각 세계관마다 룰을 개발하려면 시간과 비용 소모)

-> 세계관과 룰을 따로 개발하는 경향

=> 많은 개발사가 룰만 따로 떼어서 보편적 룰로 출간

그중 GURPS의 특징이라면…

– 세계관에는 중점을 두지만, ‘문학적 단순성’ 트렌드와 같은 장르구분은 별로 없음

– 실제 역사에 대한 조사에 초점 (GURPS: Japan이라든가…)

– 장르나 문학성보다 문제해결에 중점

– 포인트에 기반한 캐릭터 창조

6. 1987~현재: 빠른 영화적 액션 (스타워즈 등)

– 룰중심 시스템과 룰 단순화 시스템 사이의 일종의 과도기

– 게임의 룰과 체계를 혁신·심화시키고, 한편으로는 새로운 장르와 무드를 소개

– 화려하고 액션중심

– 영화적 모델: 장면단위의 극적 구성

– 전투는 밸런스나 전술보다 빠르고 극적인 전투가 목적

– 특정 액션 영화 장르를 따른 디자인

7. 1991-현재: 어두운 분위기, 스토리중심 (WoD 등)

– 다이스 풀(dice pool)을 확고하게 확립 -> 90년대의 지배적 형태 (대체 다이스 풀이 뭘까..)

– 주사위 자체를 무드적 장치로 활용 (뭔소리야…)

– 캐릭터 창조 과정의 일부로 흡혈귀 클랜 등 소속그룹을 정함.
-> 캐릭터 정체성을 확립, 룰체계상 의미를 가지는 경우도.

– 챕터나 장면별 분할. 그러나 중점은 액션이 아닌 무드.

8. 1991~현재: 주사위 없는 환상세계 (Diceless Amber 등)

– 무작위성의 배제

– 보다 단순한 룰, GM의 통제적 역할 확대

– 능력치의 수를 줄임

–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환상

9. 2000~현재: 룰 중심성과 전술성의 부활 (D&D3, D20 등)

– 80년대에 거의 명맥이 끊어진 전술적, 사실적 접근의 부활

– D&D 클래식에서처럼 밸런스, 전술적 깊이, 탐험

– 영화적 RPG, 스토리중심 RPG의 직선성과 밸런스 무시에 대한 반발

결론적으로…

좀더 단순화하면, 초기 D&D의 탐험적 모의전투 경향이 80년대엔 룰중심과 룰 단순성, 두 가지로 갈라지고,
90년대부터는 두가지가 융합되어 완전성을 갖춘 룰이 극적 구성을 통해 성공하는 경향입니다. 하지만 D&D 이후로 대세가
된 장면별, 혹은 챕터별 모험은 자유도에 대한 위축이 높고, D&D3의 성공과 함께 다시 예전처럼 지도 중심 모험이
부활하고 있습니다.

결국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자유도와 효과적인 모험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인데, 이 점에 대해선 앞으로도 많은 시도와 시행착오가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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