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해보고 싶은 것들

7번째 바다, 이렇게 돌려보고 싶다

7번째 바다를 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현재 시스템은 그다지 끌리지 않는군요. 낵보다 특성치가 훠얼씬 중요한 점은 뭐 장르의 색채로 돌린다 해도 좀더 근본적인 (제가 보기에) 문제라면 GM과 플레이어의 권력관계입니다. 특히 극주사위 운용 면에서 플레이어에게 적대적이랄까, 그런 걸 많이 느껴서 말이죠. 또 스워시버클링 장르의 지향에 비해 난이도가 높다는 점도 불만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대폭 개조해서 돌릴까 생각중입니다.

1. 히어로 포인트
– 히어로 제작은 140HP로 한다. 이 140HP로 배경은 살 수 없다.

2. 히어로 제작시에만 적용되는 장점
– 까스띠예 교육, 대학, 사관학교, 언어 재능 등 히어로 제작 때만 적용되는 장점은 폐지하거나 제한을 둔다. 예를 들어 까스띠예 교육은 히어로 제작이 아니라 플레이중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대학과 사관학교는 특정한 기능만 HP값을 깎는 쪽으로 한다거나. 대학이나 사관학교 장점이 있으면 모국어 읽고 쓰기는 공짜라거나 등등. (대학 나왔다고 선원이나 범죄자 기능을 싸게 사거나, 사관학교 나왔다고 채찍 기능을 싸게 살 수 있는 건 잘 이해가 안가는..;;)

3. 기본 낵과 고급 낵의 차이를 없애거나 완화한다.
– 기본 낵과 고급 낵 모두 1HP, 아니면 기본 낵 1HP 고급 낵 2HP 하는 식으로. 마법과 검사유파 낵도 고급 낵과 마찬가지.

4. 검사 유파와 마법
– 검사 유파는 10HP/타국 유파 15HP, 마법은 순혈 20HP/반혈 10HP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중. 세가지 검사 유파의 대가로 시작하고 싶다면 그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숙련도에 따른 효과 적용이 좀 복잡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숙련자 단계는 모든 낵이 3인 시점부터.

5. 명성치를 히어로 포인트로 살 수 있게 한다. (경험치는 안됨)
– 명성의 효과를 확실하게 적용하고, HP와 1:1이나 1:2 비율로 구입 가능하게 한다.

6. 극주사위의 운용
– 세션 시작마다 각 플레이어는 플레이어 수만큼의 극주사위를 받고, 이 극주사위는 스스로는 절대 쓸 수 없으며 다른 플레이어에게 부여하는 것만 가능하다. 받은 극주사위는 바로 다음 판정에 소모해야 한다. (즉 축적이 불가능) 주로 판정과 관련한 연기 포상으로 사용하기를 권장. 극주사위와 경험치, 혹은 캐릭터 성장은 아무 인연이 없다. GM은 극주사위가 없다. (과거의 그늘, 선물 주사위 규칙)

7. 배경
– 모든 캐릭터는 위의 140HP에 더해서 10HP만큼의 배경을 가진다. 모든 세션은 정해진 HP량의 PC 배경이 들어가야 하며, 단위를 어떻게 잡든지간에(PC들을 세션마다 돌아가며 주인공을 만들든, 장마다 돌아가며 주인공을 만들든) 장기적인 배경 반영량은 같아야 한다. (안방극장 대모험, 고민과 화면 존재감 규칙) 경험치는 배경에서만 나온다. (과거의 그늘 열쇠 시스템)

8. 롤 앤 킵 (가장 큰 변화이며 문제가 많을 수 있는 부분이라 불확실한…)
– 판정은 낵 + 특성치만큼의 d10을 굴리고 낵만큼을 가진다. 이렇게 할 경우 낵이 없는 경우의 굴림, TN 등 고쳐야 할 점이 상당히 많아진다는 점에서 잘 엄두가 안나는 부분.

여기까지가 규칙 구상 부분이고…GM 원칙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히어로간의 연관관계
– 히어로 사이에 어떤 식으로든 함께 여행할 동기가 없으면 아예 게임 시작을 안하는 것도 한 방법. 이유 만드느라 GM 죽어나는..(…) 친척이라거나, 친구라거나, 동료라거나, 삼각관계라거나, 하다못해 빚쟁이라거나 등등 플레이어들이 이유를 안 만들면 GM은 파업할지도.

2. 괴물 히어로의 제어
– 플레이어들은 분명히 왠만한 문제는 ‘마스터 저놈 죽여요’로 해결할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그러지 않을만한 이유는? 첫번째는 명성 규칙의 철저한 적용과 약간의 하우스룰, 두번째는 도덕적 불확실성, 셋째로는 캐릭터의 행동에 따른 결과를 확실히 적용하는 것, 네번째로는 전투 외의 해결방식에 대한 포상.

첫째, 명성은 히어로가 사회 속에서 기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명성 굴림으로 ‘아니 당신은 —-씨!’ 하고 반색을 한다거나, 각종 편의를 제공받는다거나, 뇌쇄적인 이성이 접근해 온다거나 등등. 하지만 하우스룰로 히어로가 공개적으로 자기쪽에서 먼저 폭력을 행사하면 명성치가 깎이거나 명성을 덜 받는다. 귀족, 총사, 기사 등 법적 권위를 가진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면 더더욱. (나중에 총사나 기사 쪽이 완전히 부패했거나 반역자거나 등등의 상황이 밝혀지면 명성치는 오히려 올라갈 수도 있지만, 이것도 널리 알려져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히어로가 사람을 죽였을 경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명성치는 어느정도 깎이거나 덜 받는다. 이건 쓰러진 적을 한번 더 찌르는 것과 안 찌르는 것의 차이.

둘째, 이 녀석이 신나게 패도 될 녀석인지 불확실한 경우를 자주 준다. 한대 치면 죽을 것 같은 여리여리한 노인네(브루트인가! 퍽퍽), 검이라곤 잡아본 적이 없는 게 확실한 아가씨, 히어로가 자기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열세살의 소년. (게다가 실제로 소년의 아버지를 죽였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 어디까지가 히어로인가?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싶어지는 이 삐딱함이란.

셋째, 폭력의 결과는 검끝에 베이는 살점의 감촉과 공중에 흩날리는 핏방울부터 시작해 감히 무서워서 고개도 못드는 마을사람까지 뚜렷하게 적용한다. 나의 테아에 몬스터는 없다. (아니면 적어도 극도로 적을듯…) 히어로의 검에 죽고 다치는 것은 모두 사람인 것이다. 그리고 물론, 명성치 페널티도 있다.

넷째, 폭력 외의 문제해결방식을 적극적으로 포상한다. 크게 문제해결이 더 쉬워진다는 점과 명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으로. 땀 뻘뻘 흘려가며 다 때려눕히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샹들리에 끈을 끊어서 순식간에 제압하는 편이 빠르고 쉽다거나, 복도를 마구 달려 도망가는 것보다는 벽 속의 기계장치를 발견해서 도망치는 게 낫다거나. 신출귀몰한 검술이나 사격실력 못지않게 힘있는 필체라든지 (작가 낵) 수정처럼 맑은 소프라노 (가수 낵)이 명성을 드높인다거나.

하지만 검술실력, 특히 검객 유파가 도움이 되는 점이 있다면 바로 원래 쓰임새인 결투. 비록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공공연한 폭력이 명성을 떨어뜨린다 하나, 그렇다고 폭력적인 유희에 대한 테아인의 관심이 줄은 것은 아니다. 단지 적의 피를 흘리게 하는 것보다는 교묘한 검술, 활, 혹은 총 솜씨가 더 화제가 될 뿐. 적수의 모자에 단 깃털을 잘라낼 수 있다면 (겁주기 낵, 혹은 공격(펜싱) 낵으로 높이기 세번이라거나) 적이 쓰러지지 않았더라도 이미 심리적으로는 이긴 것이나 다름없고, 명성은 적의 심장을 꿰뚫어 단번에 죽이는 것보다 더 올라갈 것이다.

…뭐 이런 식으로 이것저것 생각해 보았는데, 이렇게까지 많이 뜯어고칠 거면 7번째 바다는 뭐하러 돌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OTL. 차라리 우슈 스워시버클링을 할까..(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