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ches.: 시간 되시면 아라랑 첫 만남 해요
로키: 아, 그러죠
로키: 그러면 장소는 허무의 대지 메타포노비아고
로키: 때는 아시타 등하고 허무의 대지에 있을 때려나요?
orches.: ㅇㅇ
로키: 그러면 거의 뭐 아시타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은 때였겠군요
로키: 복선으로 아시타 얘기도 넣는다든가 할 수도 있겠고요
로키: 나비도 아시타를 좋아했다! 라든가..
orches.: ㅎㅎㅎ
로키: 그럼 슬슬 시작하면서 중간중간 대화로 조정해보죠
orches.:
로키: 허무의 대지는 모든 것이 잿빛인 느낌이군요
로키: 발밑의 흙도 고운 재이고, 오늘은 하늘마저 엷은 회색입니다.
로키: 그나마 지금까지 봐온 다른 지역보다는 풍요로운 메타포노비아인데도 그렇네요.
로키: 멀리 북쪽으로는 희미하게 세계수의 잔해가 보이고
로키: 아시타는 가리키며 말하고는 했었죠, 저곳이 세계의 어머니가 죽은 곳이라고.
orches.: 그런 아시타의 이야기를 들으며.. 옷에 달린, 지금은 없는 멘토의 머리카락이 담긴 애도용 브로치를 살짝 어루만지며 중얼거리죠.. "돌아왔어요."
로키: 어쩌면 텔루르의 추억 때문에 이곳을 더 잿빛으로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orches.: ".. 아닌 척 했지만... (그걸 좀 꽉 쥐며) 그리워했던 곳으로."
로키: 세계수 방향을 보던 아시타의 눈빛과 가끔 북쪽으로 눈을 돌리던 텔루르의 눈빛은
로키: 지금 그녀를 떠올려 보면 묘하게 닮아있습니다.
로키: 어딘가 그립고, 슬픈..
로키: 그것은 그들에게 흐르는 다크엘프의 피 때문이었을까요.
로키: 저곳에 있는 죽은 어머니 때문에..
로키: 이런 곳에서도 루테리온은 즐거운 듯 가끔 가르릉거리며 느긋하게 누워있군요
orches.: "... 태평한 녀석이로고." 하고 아시타가 피식 웃습니다
로키: (아, 아시타도 옆에 있나요?)
orches.: [아마도..]
orches.: [전 옆에 있는 거라 생각했어요]
로키: (그것도 재밌겠군요)
orches.: [그러다가 자기 갈 길 갈 것 같았죠 ㅎㅎ]
orches.: [먼저 들어간다던지.. 그런 식으로요]
로키: 루테리온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런 아시타를 한 번 슥 보더니
로키: 귀찮다는 듯 꼬리를 한 번 탁 털고 도로 눈을 감습니다.
로키: 아시타는 웃음을 터뜨리는군요.
orches.: 그리고 웃음소리에 멍하게 정신놓고 장신구를 보고 생각에 잠기던 걸 멈추죠
로키: "저 녀석 타기도 해?" 아시타는 루테리온을 흥미롭게 보면서 묻습니다.
orches.: ".. 아.. 날 태워주기엔 저 녀석은 자존심이 강하니까."
orches.: 하고 웃습니다.
로키: "녀석, 사람보는 눈은 있군."
orches.: "뭐라고 할 수 없는 거잖아. 게다가 아주 가끔이지만 자존심을 굽혀주기도 해."
orches.: "... 여러모로 위로를 받는달까.. 루테리온이 있어서 다행이야... 라고 생각할 때가 많아."
orches.: 하고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지요.
로키: "딱 봐도 군사훈련을 받은 가우르인데 저대로 평생 둘 생각이야?"
orches.: ".. 음..."
로키: "값만 해도 꽤 나갈 텐데.. 뭐 팔아버리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로키: 그는 한쪽 어깨를 으쓱합니다.
orches.: "팔다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정색하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작게 중얼거려요 "... 좋은 주인이 나타난다면... 그 때는.."
로키: "분명히 긍지높은 전사겠지, 녀석이 태울 만한 사람이라면." 아시타는 미소지으며 루테리온을 봅니다.
로키: "하지만 성격 더러울 건 각오하라고, 다크엘프라면." 그는 웃습니다.
orches.: "어떤 존재든 루테리온이 선택하는대로. 내가 이러코저렇고 간섭할 수 없겠지."
로키: "호~ 짐승의 선택에 맡기겠다는 거야?"
로키: 그는 눈이 반짝입니다.
로키: "루테리온이 원한다면 헤어질 수 있겠어?"
orches.: ".. 저 녀석이 태어날 때부터 이뻐라 우유먹이며 키웠으니까." 하고 피식.. 그리고 쓸쓸하게 웃습니다.
orches.: "... 좀 자신 없기도 해. 근데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달까.. 저 녀석 태어나는 것도 좀 힘들었고.."
orches.: [제 생각으로는 아마 텔루르의 가우르.. 맨 처음 데려온 가우르의 새끼.. 가 꽤 오랫동안 새끼를 가지지 못했을 것 같기도 해요]
orches.: "건강하게 자라줘서 상당히 기뻐. 그리고 가장 힘들 때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그러니까.. 원하는 대로 하게 해주고 싶어"
로키: (아하)
로키: "뭐, 그렇다면야."
로키: "네녀석 날 선택해주지는 않겠느냐아~?"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아시타가 손을 뻗자
로키: 루테리온은 고개를 돌리며 확 손을 물려고 하고 아시타는 웃으면서 재빨리 손을 뒤로 뺍니다.
orches.: 장난기가 어리고 부드럽게 그런 가우르를 바라봅니다.
로키: 물론 장난이라는 건 알 수 있지만요.
로키: 루테리온이 진심이었다면 아시타도, 아스타틴도 눈으로 따를 수 없는 속도로
로키: 아시타의 손을 물어채고 놓지 않았겠지요.
orches.: 아마 달려들어서 목을 콰득 깨물었을지도 모르지요
로키: (ㄷㄷ)
로키: "알았다, 알았어." 아시타는 미소짓습니다.
orches.: 온화하고 성격좋은 가우르입니다. 루테리온은.. 이라고 생각합니다.
로키: "그럼 난 보고서 정리하러 들어간다."
orches.: [물론 저건 아스타틴이 ㅎㅎ]
orches.: [역시 눈에 콩깍지가..]
orches.: "응응.."
로키: 그는 아스타틴의 어깨를 툭툭 치며 돌아섭니다.
로키: 등뒤로 그의 발걸음이 멀어져 가는군요.
orches.: "... 역시 넌 여기가 좋을까나.. 루테리온." 하고 가우르 옆에 쭈그리고 앉아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지요.
orches.: ".. 아시타는 너만큼은 아니지만 좋은 녀석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니."
로키: 루테리온은 마치 동의한다는 듯 낮게 가릉거리며
로키: 마치 웃는 것 같은 표정으로 잠시 아스타틴에게 고개를 비빕니다.
로키: 그러다가 그는 갑자기 뭔가 눈치챈 듯 고개를 들더니
로키: 킁킁거리며 천천히 일어서 걸어가는군요.
로키: 마치 작은 짐승을 본 태도와도 비슷하지만, 더 긴장한 채..
orches.: "어.. 어라.. 어디가...?"
로키: 루테리온은 아스타틴을 한 번 휙 돌아보았다가
orches.: 사냥할 때의 모습은 확실하게 아닙니다..
로키: 금새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orches.: (.. 이래서 자식은 키워봤자 ;)ㅅ;
로키: (..)
orches.: (.. 자식처럼 아끼던 가우르였건만.. )
로키: 구릉을 넘어 그는 순식간에 사라지는군요.
로키: (뭐 자식도 언젠가는 독립하는 법 (?))
orches.: (ㅇㅇ)
orches.: 한참을..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루테리온의 이름을 부르며 달리던 아스타틴의 눈에.. 익숙한 가우르의 모습이 들어옵니다.
orches.: "그르르르르릉."
orches.: "꺄아아아 나비야아.. 나비나비나비"
로키: (ㅋㅋ)
로키: 바위에 앉은 다크엘프 여자 하나가 루테리온을 쓰다듬으며 아주 좋아 죽는군요.
orches.: "놀자놀자.." 그 다엘 여성은 아이같은 표정을 짓고 깡충깡충 뛰기도 하고
로키: 더 놀라운 것은 아마도 루테리온의 반응..
로키: 텔루르와 아스타틴 외에는 가까운 사람이라도 경계하는 반응을 보이던 가우르는
로키: 처음 보는 이 여자 앞에서 고양이처럼 재롱을 떨고 있습니다.
로키: 게다가 긍지높은 가우르에게 '나비' 같은 굴욕적인 이름을 부르는 여자에게!
orches.: 여러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세상에 이런일이! 라는 표정을 지으며 다가갑니다
로키: 게다가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것 같은데! 아아 텔루르와 아스타틴이 루테리온을 잘못 키운 걸까요.
orches.: '.. 아.. 텔루르..'
로키: "간지러 간지러~" 어느새 땅에 앉은 여자는 루테리온이 얼굴을 핥자 깔깔 웃습니다.
orches.: "루테리온."
로키: 루테리온이 올려다보자 여자도 뒤늦게 올려다보는군요.
로키: "누구야 이쁜 아이~? 아는 사이?" 그녀는 그 질문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로키: 루테리온에게 하는군요(..)
orches.: "이런 곳에서 뭘 하고 있니..?" 하고 부드럽게 말합니다만..
로키: (음 뭐 둘다 동물에게 얘기하기로는 비슷한 수준인가)
로키: 루테리온은 아스타틴을 경계없이 보지만, 아스타틴은 뭔가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로키: 어떤 이별의 시작을 벌써부터..
orches.: "저기... 아가씨.."
로키: "음음?" 여자는 루테리온의 목을 쓸어주며 건성으로 대답하는군요.
orches.: "그건 제 가우르거든요. "
로키: "음? 니아 아가씨 아냐 애엄만데 우리 샤나 못봤어요? 아니 음.. 가우르르르르? 나비??"
로키: 다크엘프 여자는--아마 니아?--눈을 부릅뜹니다.
orches.: "아는 사람에게 받았긴 했지만요. 잠깐 뛰어나가서 걱정했는데.. 이렇게 아가씨에게 갔나보네요.."
orches.: "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로키: "싫어!!" 그녀는 루테리온이 아파서 캬옹! 할 정도로 꽉 끌어안습니다.
로키: "니아 나비랑 놀거야아~ 나비나비~"
orches.: "아.. 그렇게 안으시면 아파해요.." 돌려달라고 말하려다가..
로키: 루테리온은 일단 숨이 막히는지 목을 빼내긴 하지만
로키: 살짝 떨어져 앉으면서도 여자 곁을 떠나진 않는군요.
로키: 아스타틴을 마주보는 눈빛에서는 약간은
로키: 이 여자 뭐니? 하는 느낌이 있긴 합니다만..
orches.: 저런 정신 나간 여자를..
로키: "가지 마 나비 으응?"
orches.: ".. 데리고 가도 괜찮지요?" 아가씨의 말을 무시하며..
orches.: "그리고 나비가 아니예요."
로키: 여자가 이제는 무슨 어린 계집아이마냥 엉엉 울며
로키: 귀를 당기자 루테리온은 역시 캬옹.. 하고 싫어하면서 고개를 돌리긴 하지만 아스타틴을 따라올 기색은 보이지 않습니다.
로키: "어, 샤나 거깄었어?" 이제 여자는 루테리온 왼편쯤의 허공에 대고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orches.: "허.."
로키: "나비는 엄마랑 있는 게 좋지? 샤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역시 이쁜 우리딸~"
로키: 그리고 마치 어린아이가 그자리에 서있는 것처럼 허공을 쓰다듬는 통에는 이제 소름마저 끼쳐옵니다.
orches.: 처음봤을 때 느낌이 틀리지 않았어.. 미쳤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확 스쳐가면서
orches.: "루테리온 이리와."
로키: 루테리온은 습관적으로 아스타틴의 부름에 응하다가
로키: 문득 멈칫.. 서더니 여전히 마구 허공에 대고 얘기하는 니아를 돌아봅니다.
로키: 그리고 마치 갈등하는 듯 다시 아스타틴을 보는군요.
로키: 동물이지만 그 태도와 눈빛에서 아스타틴은 묘하게도 고뇌를 읽을 수 있습니다.
orches.: "..... 아..."
로키: '샤나'에게 할말은 다 했는지 니아는 아스타틴을 돌아보더니
로키: 자기 옆의 땅을 탁탁 치는군요.
로키: "예쁜 아이 일루와봐~"
orches.: "..."
orches.: 약간 경계하는 눈빛을 보내요.
로키: "얘기하자~ 응?"
orches.: [오히려 이 쪽이 더 경계하는 가우르같 ㅇ<=<]
로키: (..)
로키: 어쨌든 루테리온은 이 여자를 떠날 생각을 안하고 있으니
로키: 뭔가 담판을 짓는 편이 좋을지도요.
orches.: "이야기요?"
orches.: 조심조심 다가갑니다..
로키: "응응, 나비얘기! 샤나가 좋은 생각을 얘기해줬어. 역시 똑똑하지 우리딸?" 그녀는 배시시 웃습니다.
로키: (웃지마 무서워 이여자야(..)라는 생각이 안 들 수 없..)
orches.: (ㅇㅇ)
orches.: 소름이 쫙쫙
orches.: 대체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라는 생각도 듭니다
로키: 어쩌면 그냥 가있으면 결국 루테리온이 따라올지도 모르지요.
로키: 그냥 이 여자가 신기해서 그런 걸 수도 있으니까..
로키: "가우르한테 물어보자~ 응?"
로키: "나비는 니아 따라올래 이쁜아이 따라올래? 그렇게 말야."
orches.: "물어보다니.... 루테리온의 의사에 따르자는 건가요?"
orches.: 하고 니아를 보고 루테리온을 바라봅니다
orches.: (속으로 =ㅅ=)
로키: "우리 딸이 그랬어. 샤나가!" 니아는 기분 최고라는 듯이 웃는군요.
로키: 문득 아스타틴은 좀 전 아시타에게 한 말이 떠오릅니다.
로키: 어떤 존재든 루테리온이 선택하는 대로.. 그 말을 벌써 실행에 옮길 때가 다가온 걸까요
로키: 게다가 이런 상대한테!
orches.: "아아.. 그래요?"
로키: 설마 루테리온이 그럴 리는 없겠죠, 어떻게 키웠는데!
orches.: 어떻게 키웠는데..
orches.: 침을 꼴깍 넘기면서
orches.: "그렇게 해요. 아가씨."
로키: "아가씨 아냐~ 나 애엄마다? 나 나이도 하나.. 둘.. 스물.. 열다섯.. 백.." 그녀는 손가락을 꼽습니다.
orches.: "떼는 적당히 부리고요."
orches.: 냉정하게 딱 잘라내지요
로키: 그말에 니아는 순간적으로 시무룩해졌다가 밝아지는군요.
로키: "알았어, 그럼 숨바꼭질하자!!"
orches.: "... 지금 장난할 기분 아니거든요."
로키: "나비야 나비야 나잡아봐라~" 하고 그녀는 벌떡 일어나서는 달려갑니다.
로키: "이쁜아이도 빨리 숨어~~"
로키: 루테리온은 매우 헷갈리는 눈빛으로 멀어져가는 니아와 곁의 아스타틴을 번갈아 봅니다.
로키: 먼발치에서 어디 풀섶으로 니아가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는군요.
orches.: ".. 저 아가씨가 마음에 들은 거니?"
로키: 루테리온은 진지한 표정으로 아스타틴을 올려다보며 양옆으로 꼬리를 쉬익.. 쉬익.. 흔듭니다.
orches.: 아가씨 쪽으로 발을 움찔하는 그를 바라보며..
로키: (강아지처럼 쫄쫄쫄 흔드는 게 아니라 천천히 쉬익쉬익..)
orches.: 마치 독립하는 새끼를 보는 듯한 어미 표정을 지으며..
orches.: ".. 니가 선택한 존재야?"
로키: 니아가 간 쪽을 보다가 가우르는 다가와서
로키: 아스타틴의 손 밑으로 머리를 들이밉니다.
로키: 그러고 올려다보는 모습에서 아스타틴은
로키: 처음 그에게 끼잉거리며 고개를 들이밀던 한 줌도 안 되던 새끼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로키: 그 눈빛은 어딘가 슬프고.. 이해를 구하고 있습니다.
orches.: "루테리온.. 아시타에게 말한 니가 원하는 존재가 그 누구라도 괜찮다고 한 건 사실이야."
orches.: "니가 선택한 건 누구라도 상관없어.. 행복하면 그걸로 된 거야.."
로키: (네가 원한다면 허락하겠다! (크흑))
orches.: "넌 내가 가장 힘들 때 위로가 되준 친구고.. 이 세상 모든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야. 영원히 그럴 거고. 그걸로 됐어."
orches.: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로키: 잠시 더 그를 올려다보던 루테리온은
로키: 소리없고 묵직한 온기로 그의 다리에 기대오더니
로키: 고개를 비키며 아스타틴의 손을 한 번 핥고 떨어져 섭니다.
orches.: "그러니까 밥을 굶긴다거나... 그런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오면 돼. 우리 이쁜이." 눈물이 그렁그렁..
로키: (저 저런..)
orches.: "... 자, 가렴.."
로키: 루테리온은 마치 알겠다는 듯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로키: 뒤돌아서 긴 걸음으로 니아의 은빛 머리가 꼭대기에 빼꼼히 보이는 풀섶으로 달려가는군요.
로키: 그는 시각이 아닌 냄새로, 그리고 아마 니아의 숨소리로 찾는 거겠습니다만..
로키: 자신의 선택을 향해, 주인을 향해 달려가는 그 모습은 얼마나 우아하고 힘찬지요.
로키: 아스타틴은 저렇게 자신이 있을 곳을 찾아 망설임 없이 달려갈 수 있을까요?
로키: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그가..
로키: 가우르가 풀섶에 고개를 들이밀자 니아가 꺄아~ 하고 좋아하는 소리가 들리고
로키: 니아가 루테리온 목을 끌어안고 쓰다듬고 뽀뽀하는 게 보이는군요.
로키: 아.. 저렇게 털 역방향으로 쓰다듬으면 싫어할 텐데..
로키: 하지만 루테리온은 내색을 하지 않습니다.
로키: 아스타틴에게는 내색하던 것도 주인 앞에서는 참겠다는 걸까요.
orches.: 머리속에서는 막 이런 저런 상념이...
로키: 그러다가 갑자기 니아의 쉴새없이 떠드는 목소리가 그치고
로키: 니아는 아주 가만히 땅바닥에 앉아 루테리온을 마주보고 있습니다. 뭔가 멍해 보이는군요.
orches.: "... 저희 아이를 잘 부탁해요. 아가씨."
orches.: 하고 아스타틴이 말을 걸었을 때는 그녀의 목이 한번 추욱 내려갔다가.. 다시 떠오르면서
orches.: 방금전까지 짓던 표정은 사라지고
orches.: .... 싸늘하고 냉정한.. 예 텔루르가 적을 만났을 때 짓던 것과 비슷한.. 그런 표정의 여인이 앞에 서 있었지요
로키: "..넌 누구지?"
로키: 아까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로 니아가 묻습니다.
로키: "이 가우르의 주인인가? 하프엘프가.."
로키: 하프엘프라는 그 말에 그녀는 표정이 더욱 싸늘해집니다.
로키: 익숙하지만 익숙해질 수 없는 경멸의 표정..
orches.: "....."
로키: "네 주인에게 가거라." 그녀는 루테리온의 어깨를 살짝 밀지만, 가우르는 그녀를 올려다보며 꼼짝도 하지 않는군요.
orches.: "이 녀석이 주인을 찾을 때까지 데리고 있기로 했지요."
로키: "주인?"
orches.: 담담한 표정으로 "나비야와 함께 있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orches.: "있고 싶어한다고."
로키: "뭐? 내가.. 그럼 설마.."
orches.: "그렇게 떼를 부려놓고 데려가더니 이제와서 시치미이십니까?"
로키: 그녀는 순간 정말로 당황한 표정이 되었다가 체념한 깨달음의 표정을 짓습니다.
orches.: [정줄을 차려보니 이건 무슨..]
로키: 그리고 한손으로 눈을 가리며 나지막하고 냉소적인 웃음을 흘리는군요.
orches.: ".. 저도 댁같은 미친 다에리에게 소중하게 받은 가우르를 넘겨줄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만."
orches.: "루테리온 저 녀석이 선택했으니까요."
로키: "그런 그녀.. 미친 여자를 선택했다는 말이냐."
로키: "판단력이 좋지 않구나." 그녀는 루테리온에게 조용히 말하고
로키: 그말에 루테리온은 좋다는 듯 낮게 가르릉거립니다.
로키: "..오랫동안 함께 있었느냐." 그녀는 아스타틴에게 묻습니다.
orches.: 저 녀석이 태어날 때부터였죠.
orches.: 마사다 요새가 함락된 직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라고 대답합니다
orches.: [한 15여살..?]
로키: (아하)
로키: "내가 가라고 해도 듣지 않겠지." 그녀가 다시 루테리온에게 말하자 가우르는 다시 가르릉거립니다.
로키: 그녀는 한숨을 쉬고 잠시 고개를 숙이더니, 한결 매서운 눈빛으로 아스타틴을 올려다봅니다.
로키: "공짜로는 받지 않겠다."
로키: 그리고 그녀는 귀에서 꽤 값나가보이는 보석 귀걸이를 떼어 내밉니다.
로키: "나머지는 기회가 되는 대로 갚을 터이니 일단 받거라."
orches.: "굳이 주지 않아도.."
로키: 그녀는 보기보다 우악스럽게 아스타틴의 손을 붙잡아 억지로 귀걸이를 쥐어줍니다.
로키: "말하지 않았느냐. 신세지지 않겠다."
로키: 신세지지 않겠다는 것이 염치나 호의가 아니라는 것을 아스타틴은 알 수 있습니다.
로키: 엘프와 인간의 혼혈인 '그'에게 신세지지 않겠다는 뜻인 것을..
로키: 게다가 안 받으면 한 대 때리기라도 할 기세군요(..)
orches.: "... 이건 돌려드리죠. 밥이나 굶기지 말아주세요"
orches.: 하고 어거지로 돌려줍니다
orches.: 눈물이 그렁그렁한 상태로.. 이는 꽉 다물고..
로키: (그런데 재산관계상 받아야 아귀가 맞지 않으려나요)
orches.: [아.. 그렇네요]
로키: (가우르 값이 7500이고 그 중 2000을 아스타틴이 부담한 셈이 됐으니까)
orches.: (한번 더 어거지로 주시면 내숭떨다가 받겠습니..?!)
로키: (5500은 아라에게서 아스타틴에게로 가지 않으면 아스타틴이 5500을 줄여야 해서..)
로키: 여자는 그를 잠시 보다가 작게 한숨을 쉬더니
orches.: "아까처럼 털 역방향으로 문지르지 말고요."
로키: "나는 기억하겠다만.." 그녀의 표정은 조금 쓸쓸하군요. "내가.. 아까같을 때 다시 얘기해줄 수 있겠느냐. 기억할 수도 있으니."
orches.: "목 졸라서 숨 막히게 하는 것도 위험해요."
로키: "'나'는 알고 있다."
로키: "그러나 강한 짐승이니.. 그녀가 어떻게 한다고 다치지는 않지 않겠느냐."
로키: 그녀는 다시 작게 한숨을 쉽니다.
로키: "언제까지나 작은 고양이 같은 그 모습으로 기억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로키: "친구를 잃는 것을 돈으로 보상할 수 없다는 것도 안다."
로키: "그러나 그렇게라도 대가를 치르지 않고 너에게서 친구를 빼앗고 싶지는 않구나."
로키: "그러니 받지 않겠다면 이곳에 내려놓고 가거라. 나는 대가 없이 이 소중한 아이를 데려가지는 않을 것이니."
로키: 여자는 다시 그의 손을 아까보다 부드럽게 붙잡고 귀걸이를 쥐어줍니다.
orches.: 그리고 니아.. 아니 아까와는 다른 분위기의 여자 옆에서 의연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가우르를 보고
로키: "너의 이름을 알 수 있겠느냐?"
로키: "나는 라스카야의 딸.. 아라니아카라고 한다. 아라, 혹은.." 그녀는 쓴웃음을 짓습니다. "니아라고도 하지."
orches.: ".... 아스타틴.. 아스타틴 라펠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양친과 그리고.. [침을 꿀꺽삼키며] 다크하프엘프 텔루르의 양아들."
orches.: [... 양아들이라고 하더라도 용서해ㅇ]
로키: (ㅋㅋ)
로키: "텔..루르?" 그녀의 가느다란 눈썹이 순간 꿈틀합니다.
orches.: "성은 어머니 쪽을 땄다고 하더군요."
로키: "혹시 적검의 타하이샤가 아니냐?"
로키: "내 기억이 옳다면.. 아니, 아닐 수도 있겠지."
orches.: "?"
로키: "나에게 허락한 선물에 감사를 표한다, 아스타틴 라펠."
로키: 그녀는 아스타틴에게 살짝 목례합니다.
로키: "너에게 무운이 함께하기를."
orches.: "당신에게도.. 그리고"
orches.: "루테리온 너에게도."
로키: "루테리온.. 그런 이름인가." 중얼거리며 그녀는 돌아섭니다.
로키: 그녀를 따라가다가 루테리온은 아스타틴을 한 번 돌아보는군요.
로키: 조금의 아쉬움, 벌써부터 그리움을 담아..
로키: 그러나 아라니아카가 가면서 "가자, 아사나스." 하고 부르자
로키: 루테리온.. 아니 아사나스는 다시 몸을 돌려 그녀를 따르는군요.
로키: 자신이 있을 자리를 찾은 이의 당당한 걸음으로..
orches.: 우왕 수고하셨습니다!
로키: 수고하셨어요~
orches.: +ㅅ+
로키: 텔루르가 가명일 것 같다고 하셔서
orches.: 왠지 역시 까칠남보다는..
orches.: ㅇㅇ
로키: 다크엘프 이름으로 타하이샤를 생각해 봤어요
orches.: 와아.. 이쁘네요
로키: 텔루르가 무슨 무기를 썼는지 모르겠어서
로키: 일단은 그냥 적검..
orches.: 아마 알고 있던 존재였군요
로키: 텔루르가 아라하고 결투에 이겨서 죽는 대신 추방형? 뭐 그렇게 전에 얘기했던 듯하네요
로키: 가명까지 알고 있다면 아라가 좀 스토커란 뜻일 수도(..)
orches.: ㅋㅋㅋ
로키: 아라가 더 텔루르 스토커스러워지는 설정이라면
로키: 루테리온 -> 아사나스 컨버젼도 단순히 옛 이름을 무시하는 게 아니고 텔루르의 과거하고 상관이 있다면..
로키: 루테리온은 상관있는 인물의 가명, 아사나스가 다크엘프명이었다면요
orches.: 오오
로키: 뭐 연인? 친구? 가족? 하는 식으로..
orches.: 과연
orches.: 나중에 마주치면 그 튀기는 어찌되었지..?
orches.: 죽었네요..
orches.: 뭥미! 내가 죽여야 하는데!!!
orches.: 그렇게 되는 건가요
로키: ㅋㅋ
로키: 스토커니까(..) 어쩌면 알지도요
로키: 네 어머니의 죽음을 전해들었을 때 분했던 기억이 나는구나.
로키: (다크엘프 관념으로 양어머니 = 어머니니까..)
로키: 내가 죽였어야 했는데..(번득)
로키: 이렇게 보니 아라도 좀 사람같아서 신기합 (?)
orches.: ㅇㅇㅇ
로키: 뭐 상황이 상황인 만큼.. (가우르가 넝쿨째)
orches.: 그렇져
로키: 일은 니아가 질러놓았으니 뭐라고 변명하기도 그렇고..
orches.: 이름까지 서로 주고 받았을 줄이야
로키: 생각보다 꽤 교감이 있는 장면이었네요
로키: 그래서 이후 아시타의 살해는 더욱 빛을 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