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 오늘은 앤더슨 철도회사의 중역회의가 있는 날입니다. 로키: 앤디 역시 참석하기 시작한지 꽤 됐고, 오늘은 중요한 안건이 올라왔군요. 앤드류: 무슨 안건일까요. 로키: 네바다에 광산을 발견했다는 사람이 있는데, 이쪽으로 철도를 내느냐 마느냐 하는 것입니다. 로키: 동서 노선의 브랜치로 낼 경우 경쟁자들 때문에 줄어들고 있는 수익을 보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지요. 앤드류: 어차피 제가 말할 수 있는 내용에는 한계가 있지만, 어떤 식으로 중요한 것이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겠죠. 앤드류: (브랜치?) 앤드류: 리스크도 큰 문제로군요. 로키: (그러니까.. 왜 갑자기 말이 생각이.. 지류..는 강이고..) 앤드류: (지선이로군요) 앤드류: (무슨 말인진 대충 알겠습니다) 로키: (아, 지선이라고 하면 되나요) 로키: 중요한 것은 이게 진짜인지 확인해 보는 것이겠지만요. 앤드류: (그렇지 않을까요) 앤드류: 네. 이게 진짜인가, 그리고 진짜 중요한 점은.. 앤드류: 이게 '일반적인 물류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인가' 앤드류: 라는 점이겠죠. 로키: 광산 주변에 도시가 형성된다면 그 또한 할 수 있겠지만 앤드류: 광맥이 몇년 갈 것으로 추정되냐에 따라선 며칠씩 걸리는 계산을 필요로 하는 앤드류: 수지계산표가 나올테고요. 로키: 예 로키: 그리고 현장에서 확인해 보는 것도 중요하겠죠 앤드류: 네 로키: 결국에 회의의 결론은 정보를 더 얻을 때까지 결정은 보류하자는 쪽으로 나온듯 합니다. 앤드류: 네. 그렇겠죠. 로키: 앤디 아버지의 얼굴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습니다. 앤드류: 시대는 변하는 거고, 변하는 시대에 올라서지 못하면 도태된다고 하지만.. 앤드류: 이건 다행히 그런 흐름은 아닌 것 같아요. 앤드류: 지금은 회의 종료.. 된 뒤인 건가요? 로키: 예 로키: 중역들도 하나둘 일어서서 나가고 있군요. 앤드류: "지금까지 회사의 일에 관여해본 바로는, 우리 회사의 운영상태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만.." 앤드류: "뭔가,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아버지." 로키: "단순히 예전처럼 편하게 할 수 없다는 것 뿐이겠지." 로키: 아버지는 여송연에 불을 붙이면서 씁쓸하게 말합니다. 앤드류: "그거야, 예전이 지내기 편했던 거니까요. 그렇지 않았으면 우리는 여기까지 오질 못했을테고.." 로키: "새로운 회사들은 계속 올라오고 있고.. 일부 선은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중이니까." 앤드류: 생각에 잠겨요. 로키: 수익성 있는 선에 투자하고 수익성 없는 선을 포기하는 것은 뭐 사업상 당연한 일입니다만. 앤드류: "시설을 팔아넘길..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죠." 앤드류: (뭐, 아직은 공익으로서의 철도의 의미는) 앤드류: (그렇게 부각되지 않았으려나요) 로키: "그렇지. 선을 하나도 자를 필요도 없던 시절에 내가 익숙한 걸지도 모르겠구나." 로키: (잘 모르겠네요) 앤드류: "음.. 그렇단 얘기는, 우리도. 살아남기 위해서 새로운 길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로키: (물론 규제와 관련해서 워싱턴에서 사람을 사귀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중요할 거라고 생각되지만..) 앤드류: "옛날엔 철도가 나는 것이 번영의 상징이었다는데.." 로키: "실제 번영이 없이 선을 운영할 수는 없지." 로키: "아이디어가 있느냐?" 앤드류: "일단, 최악의 경우라도 우리가 이 사업을 포기해야 할 지경까지 몰리는데는.." 앤드류: "아마도,10년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로키: "그렇겠지." 앤드류: "그 전까지, 우리가 다른 철도회사와 구별되는 생존방식을 갖출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앤드류: "어쩌면, 노하우를 살려서 전혀 다른 사업으로 옮겨가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죠." 앤드류: "아니면, 우리의 선이 통하는 지역의 번영을, 우리 손으로 지원한다던가요." 앤드류: "유통과 소매에도 손을 뻗쳐보는건 어떻겠습니까?" 앤드류: 무책임한 발언..을 해보죠. 일단은. 로키: "확실히 젊은 네가 나보다는 새로운 생각이 많구나." 로키: 앤더슨씨는 여송연을 문채 앤드류를 새로운 눈으로 봅니다. 앤드류: "철도의 운송객만으로 이윤을 낼 필요는 없겠죠." 앤드류: "예로부터, 철도라는 것은 국가의 핏줄에 비유되어오지 않았습니까." 로키: "그래.. 예전과 같은 방법으로 살아남을 수는 없겠지." 로키: 앤더슨씨는 일어서서 창가로 갑니다. 로키: "하지만 새로운 것들을 이제 와서 시작하기에는 아버지는 힘이 부치는구나." 로키: 돌아서서 앤디를 보는 웃음은 따뜻하군요. 앤드류: "아직, 우리의 동업자들도 그런 것을 신경쓸 정도까지는 오지 않았으니까요.." 앤드류: "당분간은, 괜찮지 않겠습니까.." 로키: "다른 회사들이 아버지가 죽고 부랴부랴 아들이 사업을 이어받느라 생기는 혼란을 많이 보았다." 로키: "앤드류 너는 경험은 부족해도 그런 것은 내가 얼마든지 자문해줄 수 있고.." 로키: "회사를 물려받을 때가 되어가고 있다고 느끼지 않느냐?" 앤드류: "서둘러서 회사를 물려줬다가 후회한 아버지들도 많지요." 로키: "서두를 생각은 없다만..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스스로 준비가 안 되었다고 생각하느냐?" 앤드류: "아직은, 그렇지 않겠습니까." 로키: "어쨌든 마음의 준비는 해두는 게 좋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 전에 네 옆에 믿을만한 여자가 있으면 좋겠구나." 앤드류: 아버지가 이 이야기를 꺼내는 거군요 앤드류: 아직은 단계가 아니라는 거군요. 로키: (승리조건인 겁니..<-) 앤드류: "템프턴 집안과의 건.. 말씀이십니까. 앤드류: 아버지를, 복잡한 눈으로 쳐다봐요. 로키: "글쎄.. 버지니아는 좋은 아이가 아니더냐. 보기도 과히 나쁘지 않고." 앤드류: "좋은 아가씨죠.." 로키: "게다가 은행가 집안을 우리 집에 묶어둔다는 것은 앞으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만.." 로키: "물론 네가 원할 때의 얘기다." 앤드류: 여기까지 진행해놓고서, 개인 의사의 이야기.. 라고 생각하기도, 쉽지는 않은 일이죠. 앤드류: 쓴웃음을 지어요.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걸 바라는 사람은 없을텐데. 앤드류: "무엇을 하더라도, 자본은 필요하니까 말이죠." 앤드류: "좋은 아가씨라고 생각합니다." 로키: (뭐, 지금은 중세시대가 아냐! 하고 스스로 위로하는 걸지도..) 로키: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앤드류: "그 아가씨라면 앤더슨 철도를 운영해내가는 데에 있어서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앤드류: "그런데, 한가지.." 로키: "어머니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로키: "음?" 앤드류: "아가씨가, 약혼하는 것은 원하지만, 결혼하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라는건, 어떤 게 있는 것일까요." 앤드류: "아는 사람중에 그런 생각을 하는 아가씨가 있어서, 말입니다." 로키: "뭐?" 아버지는 조금 긴장하는군요 앤드류: "아버지라면 저보다 세상을 오래 보신 만큼, 뭔가 유용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로키: "그..글쎄다.. 버지니아가 그런 얘기를 한 건 아닌 거냐?" 앤드류: "어떨까요.. 앤드류: "템프턴가 측에서 일방적으로 그런 일을 할 경우라면.. 그 나름의 빚을 지워둘 수 있을테니까." 앤드류: "물러설 이야기야 아니겠습니다만." 앤드류: "전 어디까지나 어떤 아가씨의 이야기를 했을 뿐입니다." 앤드류: 어깨를 움츠려요. 로키: 아버지는 생각에 잠긴 표정이 됩니다. 로키: "어쨌든 약혼을 한다면.. 일정한 사회적 제약이 생기고 말이다." 로키: "그 사이에는 많은 일이 벌어질 수 있을텐데.." 로키: "어째서 그런 얘기를 할지는, 모르겠구나. 여자의 마음이란." 로키: 아버지는 허허롭게 웃지만, 앤디를 보는 눈은 날카롭습니다. 앤드류: 뭐, 이 눈에 정면으로 대답할만한 이야기는 저도 갖고 있지 않아요. 앤드류: 가볍게 흘려 보내죠. 로키: 나중에 앤디가 나올 때쯤 아버지는 앤디에게 이렇게 말하겠군요. 로키: "어렸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나는 너를 믿는다." 로키: "자기 일은 알아서 훌륭하게 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많은 것을 묻지 않아온 거다. 알고 있지?" 앤드류: 웃음으로 받죠. 앤드류: "뭐, 앤더슨 철도를 이어가야 한다는 걸 잊어본 적은 없습니다." 로키: "압력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너의 미래를.." 로키: "네가 원해야지만 행복할 수 있는 미래이니까." 앤드류: 압력을 가해놓고 할 말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앤드류: "그렇겠죠." 로키: (일종의 위선이랄까요) 로키: 복도로 나오자 붉은 석양빛이 복도로 비스듬히 비쳐오는군요. 앤드류: "스스로의 행복을 잊어버리면 안 되는 거지.." 앤드류: "그럴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말이야." 앤드류: 이런걸 답답하게 느껴선 안 되는 거겠죠. 로키: 뭐, 정말 원한다면 그 틀을 깬다 하더라도 로키: 뭐.. 그 틀 속에서 대체로 살아온 앤디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로키: 사실 다른 부잣집 자제들보다는 좀더 넓은 행동범위가 허용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앤드류: 그럴지도 모르지만, 이것 역시. 로키: 결혼 문제도 그렇고.. 앤드류: 집안으로서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해왔다는 것에는. 차이가 없어요. 로키: 그렇네요 앤드류: 틀 안에서 무엇을 해나갈지를 생각하는 것이.. 건강한 일이겠죠. 앤드류: 틀이 거기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깰 것을 생각할만큼 어린아이는 아니니까요. 로키: ㅋㅋ 로키: 데이빗한테 정보를 전해듣는 것은 어떤 식으로 하기로 했다고 할까요? (말이 꼬입..) 앤드류: 뭐, 좋은 결말을 내기를 바란다..라는 것은 앤드류: 그만큼 신뢰받고 있다는 뜻이기도 할테니. 앤드류: 직접 오기 불편하다면 앤드류: 편지라도 받죠 뭐. 로키: 예, 그러면 방으로 돌아오면 집사가 책상에 편지를 놓고 갔다고 하죠. 앤드류: 읽어볼까요. 로키: 편지의 내용은 대충.. 로키: 일단 일주일쯤 지켜본 결과 버지니아 아가씨 자신은 아직 일체 수상한 행적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로키: 다만 버지니아와 가까운 흑인 하녀 사라가 종종 기차역으로 직접 나가 로키: 편지를 가져다가 버지니아에게 전해주는 모양입니다. 로키: 예, 하여튼 데이빗의 편지는 그렇고 로키: 자기 애들 중 하나가 사라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해서 로키: 무슨 일인지 알아내려는 중이라고 얘기하는군요. 로키: 집에 사람을 잠입시켜 편지의 내용을 알아볼까도 하는데 로키: 위험부담이 꽤 높아서 그 점에 대해서는 앤디의 의견을 듣고 싶다며 편지는 맺습니다. 앤드류: 그러다가 들키는건 위험하니까, 그만두라고. 앤드류: 답장을 보내죠. 로키: 예 로키: 그리고 얼마 후에 템퍼튼 댁에서 여우사냥이 있겠군요. 앤드류: 네. 로키: 데이빗도 초대됐고.. 앤드류: 친구가 오는 것은 좋은 일이죠. 로키: 사냥의 아침은 밝고 화창하게 밝아오는군요 로키: 템퍼튼네 소유의 땅 뒤편에 가볍게 우거진 숲에 로키: 서른명 정도의 남녀가 달려가고 싶어 안달인 사냥개들 뒤에서 말에 오른채 로키: 한담을 나누며 웃고 있습니다. 앤드류: 여우 사냥이라. 앤드류: 그러고보니까 여우가 개과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요. 로키: 예, 개과죠 앤드류: 개들은 여우를 물어뜯는 것에 있어서 주저를 느끼지 않는 걸까요. 로키: 별로 그런 건 없죠 앤드류: 원래라면 서로 물어뜯는 일은 별로 없을 종들인데 말이죠. 앤드류: 네. 그럴테죠.. 로키: 시키면 다 하죠 로키: 개들은 기본적으로 다 늑대이고 서로 교미도 되지만 로키: 그래도 늑대 사냥도 하니까요 앤드류: 같은 개끼리도 죽일땐 죽이는걸요. 앤드류: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앤드류: 의외로, 한눈에 보이는 자연의 질서라는 것은, 앤드류: 깨지기 쉬운 것이 아닌가.. 앤드류: 라는 생각을 잠깐 한 것입니다. 로키: 그렇죠.. 로키: 버지니아는 다른 여자들과 함께 남자들 뒷편에서 얘기나누고 있고 로키: 데이빗은 한편에서 맥스 템퍼튼에게 말을 걸려고 하지만 맥스 쪽은 무시하는군요. 로키: 그리고 시작의 총성이 떨어지고 로키: 개들은 일제히 짖으며 달려갑니다. 로키: 그 뒤로 말들 역시 경쾌하게 출발하는군요. 앤드류: 네. 앤드류: 뭐, 망신당하지 않을 정도로는 실력을 보일까요. 로키: 달리면서 나뭇가지의 시원한 그늘과 햇살이 번갈아 지나가고 로키: 어디선가 숲속을 달리는 시냇물 흐르는 소리도 들려오는군요. 앤드류: 단지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 이런 일을 하는것이 동물적이라고 한다면, 앤드류: 이런 것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인간적인 것일까 아닐까.. 앤드류: 라는 자조를 하면서. 로키: ㅋㅋ 앤드류: 이런것에 참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일이라면, 앤드류: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보는 것도 일이고. 앤드류: 즐기지 못하는 사람과 시간을 함께해주는 것도 일이겠죠. 앤드류: 참가하고 있다..라는 인상을 줄 정도로 움직임을 보이면, 로키: 이제 손님들은 세 무리쯤으로 나뉘어 앤드류: 이 파티의 전모를 파악하는 쪽으로 돌죠. 로키: 제일 앞의 1군은 사냥개들을 바짝 쫓아가고 있고 로키: 2군은 좀더 느긋하게 1군을 쫓아가며 달리는 자체를 즐기고 있군요. 로키: 3군이라고 불릴만한 무리는 이미 뒤로 넓게 흩어져서 로키: 마치 피크닉 온 기분으로 천천히 웃고 즐기는 느낌입니다. 앤드류: 전 3군에 합류해보도록 할까요. 로키: 3군에는 여성들과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많이 보이는군요. 로키: 사냥광이고 주최자인 맥스는 저 앞으로 달려간듯 하고.. 앤드류: 그럼 앤드류: 인사하면서 앤드류: 평소의 파티처럼 행동하도록 하죠. 로키: 한켠에는 클라리사와 나란히 말을 몰고 있는 버지니아가 보이고 로키: 그 옆에는 데이빗이 말을 몰며 버지니아와 얘기를 나누고 있군요. 앤드류: 흐음.. 앤드류: 무슨 얘기일까요. 앤드류: 조용히 말을 움직여서 앤드류: 그쪽에 따라가봐요. 로키: 분위기로 봐서는 그냥 아주 의례적인 담소인듯 합니다만.. 로키: '파리'라든지 '댄스홀' 같은 얘기가 간간이 들려오는군요. 앤드류: 뭐, 앤드류: 3~4분쯤 지나도 이쪽에 눈치채는 듯해 보이지 않으면. 로키: 바람의 방향이 자꾸 바뀌어서 전체 대화는 안 들리지만 '사라'라든지 '네바다' 같은 얘기도 들려옵니다. 앤드류: 인사를 해야겠죠/ 로키: 세 사람은 일제히 앤드류를 돌아보는군요. 로키: "안녕하십니까, 앤더슨씨." 앤드류: 한번에 주목받으니까, 머쓱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앤드류: 잠시 고개를 돌리다가. 로키: ㅋㅋ 앤드류: "..안녕하십니까. 아까부터 뒤에 있었는데." 앤드류: "영 저에게 눈치를 채주시지 않더군요." 로키: "어머.. 우리 얘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몰랐나봐요." 앤드류: "안녕하십니까. 템퍼튼양,몽텔리에양,레스너씨." 로키: "안녕하셨나요." 앤드류: "두분은 어떤 관계신가요?" 로키: "이중 어느 두 사람이요?" 버지니아가 웃음을 터뜨립니다. 앤드류: "이야기에 열중해서 제가 오는 것도 눈치 못 채시는 레스너씨와 템퍼튼양이겠군요." 로키: "아.. 특별히 뵌 적은 없지만 레스너씨는 아주 재미있는 분인 걸요." 로키: 버지니아는 밝게 웃습니다. 앤드류: "그렇습니까? 레스너씨는 확실히 재밌는 분이죠. 저도 특별히 뵌 적은 없습니다만." 로키: "본 적도 없는 사람들도 저를 재미있는 사람으로 봐주시다니, 영광입니다." 로키: 데이빗은 짐짓 모자까지 벗으며 감사를 표합니다. 로키: 두 여자는 즐겁게 웃는군요. 로키: "여우에는 특별한 관심이 없으신 모양이죠, 앤더슨씨?" 로키: 버지니아는 앤디와 나란히 말을 몰며 묻습니다. 앤드류: "피를 보는건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서요. 필요하다면 몰라도.." 앤드류: "아, 뭐. 모두의 즐거움을 위해 피를 흘리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면. 문제는 없습니다만." 앤드류: "굳이 그렇게 생각할 필요성은 못 느껴서요." 로키: "피 흘리는 건 가슴아픈 일이죠." 클라리사가 수줍게 말합니다. 로키: "여우가 불쌍해서 저도 쫓는 건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앤드류: 피곤한 일이라고도 생각합니다만.. 앤드류: "뭐, 여우는 아름다운 동물이죠. 쫓는 사람에게는 그런 이유도 있지 않겠습니까?" 로키: "아름다운 것을 죽이려고요?" 로키: 클라리사는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로키: "가죽 때문이겠지, 클라리스." 앤드류: "아름다운 것이므로 그럴 가치가 있는.. 건지도 모르죠." 앤드류: "뭐, 가죽이라는 것도 있습니다만, 좀 더 순수하게도.. 말입니다." 로키: 버지니아는 붉은 머리를 어깨 너머로 넘깁니다. 로키: "아름다운 것이기 때문에 쫓는 가치가 있다는 말인가요?" 앤드류: "사냥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동물은 그 외에도 있는데 굳이 여우라는 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지도요." 앤드류: "뭐, 사상자가 나지 않을 정도로는 위험하지 않고, 스릴을 즐기기엔 충분할 정도로 크기 때문이라고." 앤드류: " 앤드류: "옛 친구라면 말할 것 같습니다만." 로키: "여우는 작고 자신을 지킬 힘이 없기 때문일지도요." 앤드류: "좀 더 멋부린 이야기방식을 택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겠죠." 앤드류: "전, 죽은 여우보다는 살아있는 여우가 좋습니다만." 앤드류: "그렇다고 해도, 동물원같은데 들어있는 것보다는, 이렇게 쫓기는 것을 보는게 더 즐거운 경험일지도 모르겠군요." 로키: "어차피 죽음은 삶의 유일한 확실성이니까요." 로키: "그 전까지 한번의 숨가쁜 흥분을 느끼고 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로키: "너희 어머니가 들었으면 기겁할 말씀이야, 지니." 클라리사가 조금 상기된 얼굴로 웃습니다. 앤드류: "죽음을 나쁜 것으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로키: "나쁘고 좋고가 없죠. 당연한 거니까요." 앤드류: "죽음의 절대성을 그 자체로 받아들인다면." 앤드류: "그로서 얻을 수 있는 마음의 안정성이라는 것도 있을 수 있겠죠." 로키: "동양의 철학자 같은 말씀이군요." 앤드류: "죽음을, 삶과 구분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그 전의 거대한 즐거움을 누린다.." 앤드류: "는 말이 있는게 아닐까요." 앤드류: "동양사상에 대한 강의를 들은 적이 있긴 합니다." 로키: "아, 영국에서요?" 앤드류: "예." 앤드류: "꽤 인기강의였지요. 덕분에 별로 좋은 학점은 못 받았습니다만." 로키: "그래도 재미있으셨나봐요?" 앤드류: "어딘가 영향을 받은 점은 있을지도요." 앤드류: "어떨까.. 그렇게 말하면 싫어할 사람도 있을지도요." 로키: "?" 앤드류: "뭐, 저야 취미로 수강했던 거니까요." 앤드류: "진지하게 들었던 친구들도 있고, 하니까." 앤드류: "간단히 재미있었다고 처리하는 것도 곤란한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 것 뿐입니다." 로키: "재미있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로키: 버지니아는 미소를 짓습니다. 앤드류: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앤드류: 어깨를 으쓱여요. 로키: 왠지 버지니아 아가씨는 아주 기분이 좋아보입니다. 로키: 앤드류에게도 전혀 경계심이 없어 보이는군요. 앤드류: 왜 그럴까요.. 앤드류: 하지만, 이런 상태면 이런 상태인대로. 이야기 꺼내기는 마땅치 않단 말이죠. 로키: 글쎄요 로키: 저런.. 기분이 좋든 나쁘든 어려운 겁니까? 앤드류: 아니, 이런 상태에선 앤드류: 기분을 상할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습니까. 로키: 모르는 일이죠 앤드류: 공통의 화제가 그렇게 많이 있는것도 아니고... 앤드류: 사람도 많고 말이죠. 앤드류: "오늘은 기분이 좋으신 모양이군요." 로키: "좋은 날이잖아요?" 버지니아는 웃습니다. 로키: "날씨도 좋고요." 앤드류: "확실히 날씨는 좋군요.." 로키: "앤더슨씨는 아니세요?" 앤드류: "잘 모르겠군요." 앤드류: "날씨에 그리 신경쓰면서 살아온게 아니라서요." 앤드류: "어떤 날씨에도 좋은 점과 나쁜 점이 함께 있으니 말입니다." 로키: "그래도 철도는 날씨가 좋으면 좋지 않겠어요?" 앤드류: "악천후가 계속되면 곤란한건 사실입니다만.. 그런 상황에 대처하는 것도 일이니까요." 로키: "바쁘시겠어요, 그런 때는." 앤드류: "악재에 대처하는 것도 우리 일입니다." 앤드류: "뭐, 제가 바쁠거야 있나요. 아직은 별다른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닌데." 로키: "그래도 회사를 물려받을 분이잖아요?" 앤드류: "바쁜것에 휘둘리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 것도 사실이고요." 로키: 버지니아는 왠지 목소리가 가라앉는군요 로키: "항상 여유를 찾는 건 중요하니까요." 앤드류: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이어받겠죠. 그러기 위해서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고요.." 로키: "예." 앤드류: "뭐, 하지만. 홀몸인 상태로 이어받게 될 것이라고도 생각되지 않으니까." 앤드류: "앞으로 한참 뒤의 일이 아니겠습니까." 로키: "이제 결혼할 나이도 되셨으니까요." 앤드류: "당분간은 사교계에 얼굴을 내밀고, 일을 익히는 나날이겠죠." 앤드류: "상대가 있으면.. 말입니다. 혼담이 오가고 있을 법도 한데." 로키: "이미 오가고 있잖아요?" 앤드류: "아직 제대로 된 이야기는 못 들어봤군요." 앤드류: "...뭐, 비공식적으론 그럴지도 모르죠." 로키: "그렇군요." 버지니아는 생각에 잠긴 표정이 됩니다. 로키: "앤더슨 철도가 좋은 안주인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로키: 그녀는 놀리듯 말합니다. 앤드류: "그렇게 되어야겠죠." 앤드류: "일이 잘 되면.. 말입니다." 로키: "잘 되면요." 버지니아는 왠지 먼 곳을 보는 눈이 됩니다. 앤드류: "어떻게 움직이건간에.. 회사를 지키는 것이 제 일이 될테니까요." 앤드류: 다짐하는듯한 어조로 말해요. 로키: "예. 그렇겠죠." 로키: 버지니아는 무심코 앞에 가는 데이빗을 잠시 보다가 로키: "조금.. 달리고 싶네요." 하고 말에 박차를 가합니다. 앤드류: 잠시, 고민하죠. 앤드류: 따라가야 할 것인가, 이 자리에 남아야 할 것인가. 로키: 뭐, 따라가면 버지니아의 기분을 좀더 살필 수 있을지도 모르고 로키: 남으면 클라리사나 데이빗에게 정보를 들을 수 있을지도요. 앤드류: 뭐, 그런 것도 사실인데.. 앤드류: 혼자 남고 싶어서 가는 거라면 앤드류: 쫓을 수 없는 거고. 로키: 예의바른 남자군요 앤드류: 그렇지 않은 쪽이라면 앤드류: 쫓아야 하는 거겠죠. 앤드류: 뭐, 이런건 단순히 겁이 많은 것일지도요. 로키: 소심하군요! ㅋㅋ 앤드류: 이런걸 남에게 물어보는 사람을 앤드류: 소심하다고 하는 거겠죠. 앤드류: 다만. 이 경우는 앤드류: 스스로가 어떤 쪽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앤드류: 를. 좀 생각해보는 거니까. 로키: 혼자 있기 위해 저 많은 사람과 개가 득시글거리는 1군 쪽으로 가는 건 아니지 않겠어요? 앤드류: 그렇긴 하겠죠. 앤드류: 뭐, 이쪽에 남는 것도 한가지 길이겠지만.. 앤드류: 쫓아야겠죠. 로키: 달리기 시작하자 그 동작으로 머리카락이 뒤로 날리는군요. 앤드류: 뭐, 이런 날 앤드류: 매번 빗질하면서 지낼수야 없는 거니까요. 로키: 눈앞에는 버지니아가 붉은 머리를 길게 뒤로 남기며 달리고 있습니다. 앤드류: 잠깐이라도 순수하게 말을 달리는걸 즐겨볼까요. 로키: 그것도 좋겠죠 로키: 급한 말발굽 소리와 개들의 짖는 소리가 점점 커지는군요. 로키: 그리고 귀를 기울인다면, 그 밑에 급한 심장소리처럼 작게 파닥이는 발소리 또한.. 앤드류: 뭐, 그럼. 그게 너무 다가오기 전에... 앤드류: 평소의 태도를 되찾으면서. 앤드류: 노련한 자세로 말을 다뤄서 앤드류: 앞의 가는 말의 옆에 붙도록 하죠. 로키: "앤더슨씨?" 로키: 붉게 날리는 머리 사이로 버지니아의 시원한 녹색 눈이 그를 바라봅니다. 로키: 물론 뭐, 시끄럽게 바람부는 와중에서 입모양이 보일 뿐이지만.. 앤드류: "뭔가, 이야기할 것이 있는게. 아닐까.. 해서, 따라와봤습니다." 앤드류: "연극의 한 막은 내렸습니다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로키: "하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말.. 뿐이겠죠." 로키: 질주의 소음 위에 버지니아가 소리지르듯 말합니다. 앤드류: "그런 말도, 세상엔 있을지 모르겠군요." 로키: "너무..많다고요!" 앤드류: "하지만, 이미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곳까지 와버렸을텐데요!!" 로키: "어째서요?" 버지니아가 악을 쓰듯 되묻습니다. 앤드류: "어차피, 더 이상 장난만으론 넘어갈 수 없어요!!" 로키: "나도 장난이 아녜요!" 앤드류: "우리는. 승부를 내리기엔 서로의 손패를 너무 드러내보였다고요!!" 앤드류: "이 뒤의 패를 보이지 않고 내리는 것은 행복할지도 모르죠." 앤드류: "하지만. 그러길 바라는 사람은 없어요." 로키: "나..난 그렇게 바래요!" 로키: 버지니아가 자신을 설득하려는듯 소리칩니다. 앤드류: "...그렇다면, 어째서. 그런 얘기를 한 거죠?" 로키: 버지니아는 입술을 깨뭅니다. 로키: "내가.. 바보였어요! 괜히.. 당신을.." 앤드류: "패는 열렸고. 나는 이미. 끼어들어버렸어요." 로키: "난 당신을.. 잡을 수가 없다고요!" 앤드류: "나에겐 지켜야 할 것이.. 있을 테니까. 이 이야기에서 내려도 되겠지만." 앤드류: "...?" 앤드류: "...잠깐, 우리. 무슨 이야기 하고 있는 거죠?" 로키: "버지니아는 고개를 돌려 정면만을 봅니다." 앤드류: (공포의 따옴표) 로키: (앗..(..)) 로키: 버지니아는 고개를 돌려 정면만을 봅니다. <- 앤드류: 따라붙어있도록 하죠. 로키: 그때 앞에서 들려오던 사냥의 소음이 바뀝니다. 로키: 좀전까지 즐거움이던 것이 이제 당황으로 바뀌었군요. 로키: "어디로.. 이게!" 로키: "앗.. 조심해요!" 로키: 갑자기 땅에 낮게 붉은 형체가 쌩 지나간다 싶더니 로키: 버지니아의 말이 크게 놀라면서 뒤로 젖히고 로키: 버지니아는 고삐를 잡으며 말을 조절하려고 애를 쓰는군요. 로키: "아! 저쪽으로 간다! 잡아!" 로키: 사냥꾼들과 사냥개들 역시 이쪽으로 달려오는군요. 앤드류: 저나 말이 다치는 것도 곤란한 일이긴 하니까요. 앤드류: 일단 앤드류: 전 말에서 내려서 앤드류: 날뛰고 있는 옆 사람의 말을 앤드류: 진정시키길 시도해보도록 해야겠군요 로키: 말고삐를 잡고 달래자 버지니아의 말은 어느정도 진정하고 로키: 그 사이에 버지니아는 재빨리 내리는군요. 로키: 얼굴은 좀 창백하지만 다친 데는 없어 보입니다. 앤드류: "...가끔은 이런 일도 있는 거겠죠. 쫓기는 자가 쫓는 자에게 이빨을 드러내는 것." 앤드류: "괜찮으십니까? 조심하셔야죠." 로키: "그럴 때로 있겠죠. 고맙습니다, 앤더슨씨." 앤드류: 그렇다고 해도, 결국. 저 여우가 벗어날 확률은 거의 없겠지만.. 로키: "결국엔 잡히겠죠." 로키: 버지니아는 쓴웃음을 짓습니다. 앤드류: "뭐, 그런것도 의미가 있지 않겠습니까." 앤드류: "..누구에게 있어서의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로키: "누구한테일까요.." 앤드류: "그래서, 남은 시간은 어떻게 하실 거지요?" 로키: "글쎄요.. 집에 가서 좀 쉬고 싶군요." 앤드류: "그럼. 모셔다드리죠." 로키: "감사합니다." 로키: 두 사람은 말을 타고 천천히 템퍼튼 저택으로 향합니다. 앤드류: "...그렇게 간단히 벗어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닌데." 로키: "예?" 앤드류: "...혼잣말일지도 모르죠." 앤드류: "그래서, 생각에 바뀐건 없습니까?" 로키: "..글쎄요. 앤더슨씨나 제가 바뀌었나요?" 앤드류: "네바다에 광산이 생긴 덕분에, 아버지의 앞일에 대한 생각이, 바뀐 듯 하더군요." 앤드류: "상황이 바뀌면. 제 위치도 바뀌는 법입니다.." 로키: "그렇군요.." 로키: "하지만 제 위치는.." 버지니아는 한숨을 쉽니다. 로키: "앤더슨씨라면 어떻게 하겠어요?" 앤드류: "전 아는게 없으니까요. 이 시점에서 이 이야기를 내리는 것이 좋다..라고 말하는 자신이 있고." 앤드류: "물러서기엔 너무 많은걸 들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있죠." 앤드류: "당신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건 사실이지만." 앤드류: "앤더슨 철도의 미래가 걸린 일에 불확실한 요소를 들여놓으면 안된다고 하는 것도 있어요." 앤드류: "...이런게 제 이야기." 로키: "예. 그렇겠죠." 로키: 버지니아는 고개를 돌립니다. 로키: 그리고 다시 앤디를 보고 말하는군요. "세상에는 안되는 결혼도 있게 마련이예요." 로키: "둘중 한가지만 고를 수 있다면.. 그리고 한쪽을 놓는 것이 아쉬워도 다른 한쪽을 놓는다면 평생 후회할지도 모른다면 앤더슨씨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앤드류: "후회하지 않는 쪽을 택합니다." 로키: "그렇겠죠.." 앤드류: "될 수 있다면, 두가지를 다 얻을 수 있는 길을 찾을지도 모르지만." 앤드류: "그렇게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죠.: 로키: "그런 길이 있을지 저는 모르겠어요.." 로키: "예. 앤더슨씨는 현실적인 사람이죠." 로키: "그래서.." 로키: 그때 뒤에서 급한 말발굽 소리가 들립니다. "지니? 지니!" 로키: 맥스 템퍼튼의 목소리군요. 로키: "아.. 맥스 오빠." 버지니아는 몸을 돌리고 웃어 보입니다. 로키: "어디 다치기라도 한 거야?" 앤드류: "말이 놀란 것 뿐입니다." 앤드류: "그건 그렇고, 저도 신용이 없는 모양이군요." 로키: "예.. 앤더슨씨가 집에 데려다 주겠다고 하셔서.." 로키: "아..아니 왜 그런 말을 하나, 앤드류." 앤드류: "뭐, 약간의 심술입니다. 맥스씨는 가족을 걱정하는 좋은 분이죠." 로키: "참나." 맥스는 싫지 않다는듯 웃는군요. 로키: "그..그럼 들어가 보렴, 지니. 부탁하네, 앤디." 로키: 그리고 맥스는 다시 말머리를 돌리는군요. 로키: "오빠가 절 걱정하는 모양이죠?" 버지니아가 미소를 짓습니다. 앤드류: "아니라고 생각하십니까?" 로키: "아니, 맞다고 생각해요." 로키: "좋은 사람이죠, 오빠는." 앤드류: "저도, 동감입니다." 앤드류: "다만, 그것이 모두를 다 용납해주는 것은 아니겠지요." 로키: "부모님께 오빠가 있어서 다행이예요.." 앤드류: "...부모의 기대를 깨는 일을 하려고, 하시는 거군요." 로키: "..." 앤드류: "무엇인가를 손에 쥐는게 어려운 만큼. 버리는 것도 어려운 법이죠." 로키: 버지니아는 작게 한숨을 쉽니다. 로키: "얻는 것이 힘들수록 놓기도 힘들어요.." 앤드류: "사실, 지금도 사정은 모르지만. 잔소리는 해두죠." 로키: "어디 해봐요." 앤드류: "...파혼한 여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안 좋은 이름인지는. 알고 계시겠지요?" 로키: "그렇겠지요." 앤드류: "이런 데에 모이는 사람들은, 이분자의 존재에 민감하니까요." 로키: "예." 앤드류: "제측에서 이유를 만들어서, 이야기를 깨는 것이.. 비교적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앤드류: "그런걸, 바라십니까?" 앤드류: 이건 뭐, 하나의 시험같은 거겠죠 로키: "그렇다면 제 계획에는 맞지 않겠지만.." 로키: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라도 대처할 수는 있어요." 앤드류: "그런것을 일부러 감수해가면서 해야 하는 일..이라는 거군요." 로키: "잡지 않는다면 후회할 기회겠죠." 앤드류: "집안이라는 것이 짐이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로키: "그럴 필요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것 같아요." 로키: "특히 저희 부모님의 기대는.." 앤드류: "뭐가 하고 싶으신 겁니까?" 로키: 버지니아는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말합니다. 로키: "네바다로.. 가고 싶어요." 앤드류: "...네바다에 뭐가 있죠?" 로키: "내 광산이 있죠." 앤드류: "..이런, 비지니스의 이야기가.. 되는 것 같군요." 앤드류: "어느 정도의 채산성이 있는 광산입니까?" 로키: "분석이 나온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어제 알았죠." 로키: "삽시간에 갑부가 될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요." 로키: "지금까지는 다른 사람을 통해서 해왔다고 해도.. 언제까지나 그 사람을 믿을 수도 없죠." 로키: "무엇보다.. 내 것이니까." 로키: "앤더슨 철도회사의 후계자, 앤드류 앤더슨씨." 로키: "당신이 날 쫓아서 네바다로 올 수 있나요?" 로키: "어차피 모든 것은 버지니아라는 이 좁은 세상을 전제로 한 것이었죠. 그러니까.. 잊어버려요." 앤드류: "...그건 좀 이야기가 다르군요." 앤드류: "그 광산이 그만큼, 사람을 끌어모으는 힘이 있다면." 앤드류: "네바다에 새로운 철로가 서겠죠. 앤드류: " 로키: "그러길 바라고 있어요." 앤드류: "그에 대해서 우선권을 쥘 수 있다면. 적어도 당분간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앤드류: "버지니아에 집이 있는건 사실입니다만." 앤드류: "철도라는건 합중국 전체에 걸쳐있는 일이니까요." 앤드류: "선로를 몇군데 포기하는 일도 있을테고, 앞일도 바뀌겠지만." 앤드류: "뭐, 그런 겁니다.." 로키: "하지만 앤더슨 철도회사는 버지니아에서 일어섰고.. 앤더슨 가문도 버지니아 가문이죠." 앤드류: "뭔가가 있다..라고 생각했지만.: 로키: "그리고 이곳에서는.. 연회를 하나 열기 위해서는 안주인이 일주일 내내 고생해야 하고, 모두에게 고상하고 품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해요." 앤드류: "자기 자신의 손에 의한, 자기 자신의 왕국입니까." 앤드류: "축복할 수밖에 없는 일이로군요." 로키: "예. 작지만 내 것이니까요." 로키: "당신에 대해 갈등하기 시작하지 않았다면.. 모든 것이 순조로웠겠죠." 앤드류: "저는. 그런 것을 한번도 가져본 적 없습니다. 꿈꿔본적도 없다는 것이. 맞겠군요." 로키: "당신이? 하지만 앤더슨 철도회사가 전부 당신 것이잖아요." 앤드류: (그러나 미묘하게 마스터 말을 끊어먹은 느낌) 로키: (아뇨, 그다지 생각나는 건 없습..) 앤드류: "이곳에선. 연회를 하나 열기 위해서는 안주인이 일주일 내내 고생해야 하고, 모두에게 품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하죠." 앤드류: "...그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앤드류: "앤더슨 철도는, 앤더슨 철도에서 일하는 모두의 것이고." 앤드류: "앤더슨 가에 속하는 사람은, 버지니아의 사람이죠.:" 로키: 버지니아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앤드류: "그리고, 저는 이것에 만족하기 위해서 살아왔지요." 로키: "예..." 앤드류: "그러나, 이 버지니아라는 땅을 벗어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앤드류: "그것 역시, 축복할 일일 것입니다." 로키: "고마워요.. 그렇게 생각해 줘서." 앤드류: "앞으로 걸어나가십시오. 그것을 위해서, 저도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은 도와드리지요." 앤드류: "앞으로 시대는 더더욱 변해나가겠고.." 앤드류: "여성이 살아가기 쉬운 시대도 오겠지요." 로키: "그렇게 바랄 수밖에요." 앤드류: "그런 길을 열어나간다는 점에서.. 올바른 일입니다." 앤드류: "앞으로 어떻게 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요." 앤드류: "결단을 방해하는 점이 있다면. 손을 빌려드리지요." 로키: "좋은.. 동업자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앤드류: "이 손이 네바다까지 닿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로키: "앤더슨 철도회사 또한 네바다 광산지역에서 활로를 뚫어야 할 테니까요." 앤드류: "광산에 그만한 가치가 있다면. 말입니다." 로키: "보여드리도록 하죠. 실적으로!" 로키: "고마워요.. 이해해 줘서." 앤드류: "실적이 되기 전에, 보고 싶지만. 말이에요." 앤드류: "2~3년은 걸릴 일이니까요. 다른 회사가 선수를 친다면 곤란하고." 로키: "네바다로 와보겠어요? 스스로 보기 위해서." 앤드류: "...고민할 문제로군요." 로키: "적어도 우리 부모님은 앤더슨씨에게 화내겠지요." 로키: "딸이 이런 짓을 하는 걸 안 말렸냐고요." 앤드류: "뭐, 공식적으로는 이런건 몰랐다고 말하면 되는 거니까요." 앤드류: "책임을 떠넘길 방법같은건 얼마건 있는걸요." 로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얘기하는 거예요." 앤드류: "제 편이 될 수 있는 증인도 많고요." 로키: "자기 편이 있다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지요." 로키: 템퍼튼 저택 마당으로 들어서자 하인들이 와서 말을 데려가는군요. 로키: "안에 들어와서 커피라도 한잔 하시겠어요?" 버지니아가 묻습니다. 앤드류: "그러죠." 로키: 커피가 나오면서 버지니아는 일상적인 얘기만 하는군요. 로키: 아마 집안에서 누가 엿들을까봐 저어하는 것 같습니다. 앤드류: 뭐, 그렇겠죠. 로키: 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앤드류: 그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