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과 석양의 도시'에 해당하는 글 49건

  1. 2009/12/26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19화: 천 개의 별들이 (3)
  2. 2009/12/24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18화: 하비브라는 청년
  3. 2009/12/05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17화: Faith
  4. 2009/11/30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16화: 연단의 때 (3)
  5. 2009/11/30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
  6. 2009/11/30 로키 NYPL 전자회랑: 여명과 석양의 도시 부록
  7. 2009/11/28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15화: 뱀과 몽구스 (2)
  8. 2009/11/01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14.5화: 그들의 향기 (4)
  9. 2009/10/28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가지 않은 길 (2)
  10. 2009/10/25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13화: 증오보다 강한 것 (4)
  11. 2009/10/23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13.5화: 황자의 귀환 (2)
  12. 2009/10/18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12화: 그 지독한 굴레 (1부 끝) (2)
  13. 2009/10/11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11화: 폭풍 한가운데로 (2)
  14. 2009/10/04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기다림의 땅 (6)
  15. 2009/09/27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게임의 규칙
  16. 2009/09/27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10화: 폭풍이 몰아치다
  17. 2009/09/27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9화: 탄환이 떠난 순간
  18. 2009/09/17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8화: 여우굴 속으로 (2)
  19. 2009/09/06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보레알리스 (6)
  20. 2009/09/06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7화: 몇 가지 진실 (2)
  21. 2009/09/06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필리포스를 찾아서
  22. 2009/08/24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6화: 수사와 의혹 (2)
  23. 2009/08/22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하비브의 제안 (5)
  24. 2009/08/20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저녁에서 새벽까지 (5)
  25. 2009/08/20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5화: 골목길 혈투 (4)
  26. 2009/08/16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장미의 눈물
  27. 2009/08/16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4화: 문안과 방문
  28. 2009/08/13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귀빈을 모시는 법 (4)
  29. 2009/08/02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 3화: 새벽빛 (2)
  30. 2009/08/02 로키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형제의 대화


요약

플로리앙이 대포 개량과 죄수부대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동안, 그동안 죽었다고 알려진 하쉬르는 아샤신 본부에서의 수련을 마치고 평범한 여행자로 변장한 채 샤이프로 돌아옵니다. 민가에 묵은 그는 고리대금업을 하고 빚을 못 갚는 양민을 노예로 파는 폭정을 저지르는 귀족 알-에크바르에 대해 알게 됩니다. 그는 아샤신 장로들이 그를 이곳으로 보낸 것은 이 일 때문이라는 것을 직감합니다.

다음날 낮, 하쉬르가 시내에 알-에크바르에 대해 알아보고 다니는 것을 본 필립포스는 변한 모습의 하쉬르를 알아보고 그와 대화합니다. 하쉬르는 그에게 알-에크바르에 대한 정보를 부탁하고, 필립포스는 자신과 아킬레아스, 우르쿠가 사형수가 되었던 것도 에크바르 때문이었던 것을 밝히며 그는 위험하다고 하쉬르에게 경고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르쿠가 그의 저택에 잠입한 적이 있으니 그 정보가 필요하면 플로리앙의 작업장으로 찾아오라고 하지요.

한편 플로리앙은 아미르의 집으로 찾아가 그에게 종교적 가르침을 받고, 신앙을 폭력으로 강제하는 것이 옳은지 토론을 벌입니다. 사란티움에 대한 복수를 종교적으로 정당화하고자 플로리앙은 신앙을 강요하는 것도 정당화할 수 있다고 하고, 아미르는 반대하다가 결국 포기합니다. 플로리앙이 떠난 후 카림과 아미르는 그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지요.

감상

알-에크바르 사안이 처음 불거진 화였죠. 종교에 대한 논의도 나름 확장했던 듯합니다. 기억이 가물가물(...)
2009/12/26 22:33 2009/12/26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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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12/26 2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슬픈점은 아직도 한화 남았다는 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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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이스마일 파샤의 조카 하비브는 플로리앙의 보좌관으로서 작업장에 첫 출근을 합니다. 반전파인 이스마일 파샤의 사람이라는 위치 때문에 긴장을 빚는 상황에서도 그는 행정업무를 장악합니다. 그러다가 그만 고질병인 위경련이 도져 쓰러지지만, 다행히도 아미르 황자가 직접 약을 갖다주어서 회복하지요. 그 계기로 플로리앙은 아미르에게 종교적 스승이 되어줄 것을 청하고, 아미르는 마지못해 받아들입니다. 한편 필립포스는 하비브가 루키아노플 뒷골목의 큰손 옌란과 닮았다고 생각하지요.

감상

너무 오래전이어서 감상은 생각이 안납니다~ 끝? (퍽퍽) 하비브를 소개하고 출생의 비밀(..인가)에 대해 조금 언급을 했었죠. 인물의 성격과 배경을 소개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플로리앙의 작업장 분위기도 살릴 수 있었고요. 다만 술탄이 서류처리를 할 서기도 파견했을 텐데 전원 목이 날라갈 만큼 서류가 엉망이었을지는 좀 의문입니다만, 어쩌면 하비브의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에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르지요. (그러니 위경련을...) 기세좋게 등장했던 하비브는 뱀프군의 참여중지로 이후 쑥 들어갔다는 슬픈 후일담이 바람을 타고 들려오기도 하는 비운의 18화입니다.
2009/12/24 22:17 2009/12/2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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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재무관리 유스프 이븐 아미르를 만나러 갔다가 플로리앙은 당신이 이교도라서 우선순위로 지원하기 어렵다는 말에 개종을 종용받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한편 재상 이스마일 파샤와 식사를 하던 그의 조카 하비브는 유스프가 플로리앙이 요청한 지원을 거부했다는 점과 그러면서 굳이 플로리앙을 만나주었다는 점에서 플로리앙이 곧 개종하리라는 것을 읽어냅니다. 둘은 플로리앙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플로리앙의 개종을 돕는 영적 스승을 아미르로 하는 방안을 논의합니다.

거기서부터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아미르와 마르얌의 혼담으로 넘어갑니다. 하비브는 사란티움에서 아미르와 마르얌이 만난 순간을 회상하지요. 아미르는 마르얌을 킨다스 소녀 미리암으로 알고 있었을 때부터 사랑했다는 것을, 그리고 마르얌도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을 떠올리며 하비브는 아미르 황자가 이번만은 어머니 키네니아의 뜻도 어기고 혼담을 추진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비슷한 시간, 플로리앙은 유스프와 이야기를 나눈 후 아샤르교 경전이라도 찾아볼까 해 도서관에 갔다가 아미르와 그의 시종 카림과 마주칩니다. 아미르가 젊은 나이에도 유명한 종교학자인 것을 알게 된 그는 아미르에게 영적 스승이 되어달라고 청하지요. 그리고 별빛의 서에 이미 '죽은 자들을 위한 보복은 너희에게 주어진 의무이니' 같은 구절이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의 상황과 일치한다고 느끼며 더욱 개종에 대한 결심을 굳힙니다.

감상

영어 제목은 왠만하면 안하는데, 새로운 '신앙'에 대한 플로리앙의 흥미와 아미르가 반드시 마르얌을 붙잡을 것이라는 하비브의 '신뢰'를 한번에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따로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식사도 일하면서 하는 유스프의 모습과 깐깐하면서도 능구렁이 뺨치는 성격, 하비브의 신출귀몰한 사람 읽는 능력, 아미르와 마르얌 사이의 강한 감정, 그리고 복수에 점점 기울어가는 플로리앙의 모습 등이 재미있었습니다. 경전의 같은 구절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서 해석이 다르다는 점도 재밌었고요. 아샤르교에 대한 아미르와 플로리앙의 서로 다른 해석이 드러나는 장면이 한 번쯤 더 있어도 좋겠군요.

개인적으로 회상 장면 진행도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시간 순서를 바꿔서 하는 진행은 앞으로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 외에 꿈이라든지, 악몽, 예지몽 (하쉬르 같은 인물에게는 신비학도 있으니) 등도 활용해서 복선이나 심리 표현으로 활용할 수도 있겠지요. 뭐 자주 할 만한 건 아닙니다만, 가끔 하는 거니까 더 재밌기도 하고요.

별빛의 서 인용 문구들은 (짐작하셨겠지만) 우리 세계의 코란에서 많이 따왔습니다. 역사 판타지가 좋은 게, 실제 역사에 신경 안 쓰면서도 역사에서 좋은 건 따올 수 있죠. 플레이 중에는 지하드 (성전)에 관한 구절들을 몇 개 가져와서 영어로부터 중역했습니다. (... 부분은 중략)

'오 믿는 자들이여! 죽은 이들의 보복은 너희에게 주어진 의무이니... 배움 있는 자들이여, 너희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되갚음의 법 안에는 생명이 있느니라.'

'너희를 대적하는 자들에게 신의 길로써 대적하라. 정도를 넘지 말 것이니, 신께서는 정도를 넘는 이들을 어여삐 여기시지 않는도다. 정도를 넘는 자들은 찾는 대로 죽일 것이며, 그들이 너희를 몰아낸 곳에서 그들을 몰아낼지니...이것이 믿지 않는 자들의 포상이니라.'

'그의 길로 대적하며 성전(聖戰)에 나서라는 신의 명을 기다릴지어다... 말하노니 신께서는 많은 전장에서 너를 도우셨으며, 많은 수로 자만할 때 믿지 않는 자들을 꾸짖으셨도다.'

플로리앙의 개종, 아미르의 혼담 등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되어갈지 흥미진진하군요. 이로써 밀린 로그도 거의 다 올려갑니다! (흑흑)
2009/12/05 20:52 2009/12/05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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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플로리앙은 죄수 부대를 훈련시키며 더 성장시키지만, 보급의 한계에 부딪히자 굉장히 깐깐하다는 담당 재무부 관리 유스프를 만나기로 합니다. 한편 하쉬르는 아샤신 장로들에게 아샤신이 황가와 손잡은 이야기, 그리고 자신과 메흐디의 죄에 대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후 자하라툴 라쑬 (죽음의 사자) 칭호를 받습니다.

감상

플레이 자체보다는 설정과 규칙 이야기가 많은 화였습니다. 여기서 이야기한 성장 규칙은 전쟁의 혼 글에 추가했습니다. 플로리앙 부분은 죄수 부대의 성장 굴림을 위한 장면이기도 했고, 17화에서 유스프 이븐 아미르 (아미르 황자 아들 아님)와의 만남을 위한 복선 역할도 했지요.

하쉬르가 간만에 나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습니다. 1부 끝난 이래 하쉬르가 나온 화는 다른 인물들보다 1년쯤 앞서서 시간축이 달랐는데, 여기서부터는 함께 갈 수 있을 것 같군요. (그동안의 13.5화, 14.5화는 나중에 횟수를 더 늦추어서 정리할 생각입니다.) 자하라툴 라쑬의 칭호도 받았으니 필립포스 배경에서 암시한 모험을 진행하는 건 어떨까 합니다.
2009/11/30 23:23 2009/11/30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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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hovamp 2009/12/01 0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습결석자 ㅅㅎ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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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로 가기

15화 끝나고 한 로그를 오체스님께서 정리해 주셨습니다.

요약

마르얌과의 약혼 문제로 시간을 끈 것도 몇 달, 아미르는 어머니 키네니아가 자신의 동의 없이 마르얌 대신 사촌동생 이레네와 혼인 준비를 추진하고 있는 것을 알고 길길히 날뜁니 어머니에게 항의합니다. 마르얌에 대한 아들의 진심을 안 키네니아는 평생 처음 자신의 뜻을 세우며 반항을 해오는 아들의 뜻을 존중하기로 하지요.

감상

원래는 좀 더 본격적인 사회판정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PC방 시간은 어머니도 굴복시킵니다(...) 제목은 중의적입니다. 어머니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는 어머니일 수밖에 없으니 아미르가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는 키네니아라고도 할 수 있지만, 남자로서 여자를 사랑하는 것은 가족애와는 다른 의미이니 처음으로 사랑한 여자는 마르얌이기도 하지요.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회피하던 아미르가 처음으로 폭발하는 모습이라든지, 때로 독단적이면서도 결국은 자식에게 못이기는 키네니아의 자식사랑이 인상깊었습니다. 한편 키네니아가 독단적이었던 건 아미르가 스스로 자기 주관을 못 세우니까 답답해서 그런 거라고도 생각하지만요. 언제나 의사소통은 중요한 것이지요~
2009/11/30 23:10 2009/11/3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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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과 석양의 도시 그림자료에는 대체로 역사에 큰 신경 안 쓰고 대항해시대 그림을 사용합니다만... 인물들 모습을 현실 역사에 견주어 시각적으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요.

약 20년 후의 아미르:

백면서생 종교학자다운 모습!

사용자 삽입 이미지

30~40년 후 성공한 하비브:

수석법학사 무프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라이산드로스와 에우로시온:

시대가 한 5세기 앞서긴 합니다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질풍의 기사들:

역시 시대는 쩜

사용자 삽입 이미지

10여년 후의 하쉬르:

터키 귀족 (지팡이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0여년 후의 플로리앙:

터키 자유민 (추정으로는 비투르크계 터키인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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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마일 파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키네니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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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흐디 등:

사용자 삽입 이미지

카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재밌군요(...)
2009/11/30 15:31 2009/11/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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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플로리앙은 술탄과 수많은 고관대작들 앞에서 대포의 위력을 보이고, 지켜보는 사람들은 각자 판도와 이익을 계산하기 바쁩니다. 그 중에는 재상 이스마일 파샤와 그의 조카 하비브도 있지요. 성공적으로 시범을 보인 플로리앙은 술탄에게 요구를 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자기 밑에서 일하려면 신하다운 모습을 보이라는 술탄의 말에 무릎을 꿇으며 조아립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아미르는 뱀과 몽구스의 싸움을 연상하지요. 이후 플로리앙은 마리사를 찾아가 사란티움의 사건들에 대해, 그리고 네야의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접근하는 마리사를 뻥 찹니다!)

한편 사란티움에는 술탄의 사절이 찾아와 마리사를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과 마리사에 대한 루키아누스의 대우에 대한 유감을 알리고, 마르얌 빈트 이스마일을 데려오면서 맺었던 불가침 조약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사신의 불손한 태도를 라이산드로스는 꾸짖지만, 이미 전쟁의 바람은 불기 시작했지요. 라이산드로스는 또한 콘스탄티노스 미크루라케스의 조카 토마스를 부관으로 채용합니다.

술탄은 플로리앙의 병력 요구에 40여명의 사형수를 보내오고, 플로리앙은 이들을 질풍의 기사단에 대항할 부대로 키우는 훈련을 시작합니다. 특히 그 중에 시반 베르크라는 싸움꾼이 휘황한 활약을 보이자 플로리앙은 그를 돌격대장으로 임명하지요. 그리고 병사 중 낯익은 얼굴을 발견한 그는 이전 사란티움에서 마주친 적이 있는 필리포스에게 정보망 구축을 명령합니다.

감상

요 몇 주 로그가 많이 밀렸군요. 이것저것 정신없고 마음이 급하기도 했고, 특히 이번 로그는 올리는 데에 심적 저항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쉬르가 궁에 도착하기 거의 1년 전인데도 하쉬르를 등장시킨 미스도 있었고 (올린 로그에서는 그 대목은 삭제), 본편 참가자 셋이 다 왔는데도 너무 한 인물에게 기울어졌던 점 등 진행이 부족한 데가 많아서 생각하기 싫은 로그였던 것 같네요.

정치적인 상황은 나흐만 안팎으로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특히 전체 판도로 보아서 의미가 깊은 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아미르가 생각한 뱀과 몽구스의 싸움은 플로리앙과 메흐디의 긴장 기류도 있겠지만, 전쟁을 향해 기울어가는 나흐만과 사란티움 양국의 모습 역시 같은 표현을 적용할 수 있겠지요. 사란티움에서 한 사신 장면은 오체스님께서 설정하신 NPC인 유스프 이븐 아미르 (아미르 황자 아들 아님)의 첫 등장이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보조 인물들이 등장한 회이기도 했습니다. 뱀프군의 하비브, 아군의 시반과 토마스가 어떤 활약을 할지 지켜보도록 하죠. 보조 인물은 일행 플레이로 돌아갈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또 너무 보조 인물만 나오면 사람에 따라서는 재미없을 수도 있는 관계로 비중을 조심해야겠지요. 으악, 모르겠습니다. 어렵군요. (털썩)
2009/11/28 22:27 2009/11/2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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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11/30 17: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뭐 늘 그렇듯이 복잡하게 생각하실거 없이 되는대로 하시면 되는겁니다 그러다보면 너무 보조인물이 나올 때도 있고 너무 한 인물만 팔때도 있고 뭐 각자 그럴때가 있지 않겠나요 한화 한화로 완결되는 게 아니니까염 ㅋ_ㅋ
    그나저나 최근 공연준비로 참여가 성실하지 못했는데 공연도 잘 마쳤고 담주부턴 착실하게 나가도록 하겠슴당

    • 로키 2009/12/01 17:3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네~ 단편과는 달리 한 번에 승부가 나는 건 아니니까. 마침 하쉬르가 나오기에도 딱 때가 좋으니 출석 재개는 시기적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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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라군과 토요일 오전에 함께한 플레이입니다. 시간순서상으로는 13화가 아니라 13.5화 뒤이며, 따라서 라이산드로스나 플로리앙 부분보다는 1년 뒤입니다.


요약

하쉬르는 술탄의 귀빈으로 지내고 있는 마리사와 반갑게 재회합니다. 서로 안부를 주고받던 중 마리사가 술탄이 아리칸을 총애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내 하쉬르는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그리고 사란티움이 서방 쟈드교 국가들과 동맹을 맺은 일, 플로리앙의 원한 등을 이야기하며 마리사는 사란티움과 황제에 대한 복잡한 심경을 토로합니다.

마리사: "하지만 난... 그때 일을 생각할 때마다 숨이 막히지만... 그분을 미워하지는 않아요... 내가 지키려고 그렇게 애썼던 폐하를, 사란티움을."
마리사: 불현듯 눈물이 볼 위로 흘러내립니다.
마리사: "우습죠... 그 사람은 날 미워할 텐데. 어째서 난 언제나 이렇게 미련하게.."
하쉬르: 잠시 어쩔 줄 모르고 서 있다가 끌어당겨 품에 안습니다.

들어가는 길에 하쉬르는 아리칸과 마주칩니다. 사란티움에서 들어온 정보 때문에 술탄을 찾아뵙는다는 아리칸에게서 하쉬르는 메흐디의 향을 맡습니다.

하쉬르: "좀 더 반겨 줘도 괜찮잖아? 오랜만인데..." 씨익 웃으며 돌아섭니다.
아리칸:  "하쉬르.."
아리칸: "내가... 당신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건 알지?"
하쉬르: "너무 무리하진 마, 나는 그의 향기가 나한테까지 배는건 싫거든."
하쉬르: 그리고 절뚝거리며 걸어갑니다.

감상

제가 일이 있어서 이번주 플레이를 토요일에 하려고 했는데, 참가자 중 두 분이 갑자기 일이 생겨서 결국 아사히라 군하고만 한 플레이입니다. 여러모로 일요일 오전이 토요일 오전보다 좋은 시간인 것 같군요. 대화 중심으로 거의 쉬어가는 기분으로 편하게 한 플레이여서 로그 요약에도 대사를 많이 넣었습니다.

플레이 끝나고 아군하고도 얘기했지만 노래와 꽃 이후로 다시 하쉬르와 아리칸이 어긋나고 하쉬르가 다른 여자와 가까워지는 기색이 보이는군요. 하쉬르는 에이레네 노예 라이산드로스나 일편단심 네야였던 플로리앙과는 달리 예상할 수 없는 인물이라 앞으로 어떨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런 의외성이 하쉬르의 재미이기도 하죠.

라이산드로스나 플로리앙 파트를 못하고 1년 뒤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해서 되도록 애매하게 두면서도 플로리앙의 심경 같은 부분은 짐작해서 써보았습니다. 사란티움에서 탈출 이후의 외교적 파장이라든지 플로리앙과 마리사의 대화 같은 부분은 다음주를 기다려야겠지요.
2009/11/01 18:46 2009/11/0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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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11/01 23: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만 진도 나가는듯
    이래서 출석을 잘 해야(??)

  2. lhovamp 2009/11/02 09: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이레네 노예 라이산드로스" 가 관계의 본질을 보여주는 대사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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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기다림의 땅 이야기입니다. (죽은 것들이 말이 많아...) 내용은 12화 그 지독한 굴레 끝에 기다림의 땅 대목에서 바로 이어지며, 게임의 규칙 속편이기도 합니다.



청년은 자욱한 안개를 헤치고 걸어간다. 안개는 가끔 나무 하나, 언덕 자락 하나를 드러내며 갈라졌다가 이내 그 정경들을 다시 덮는다. 끝없이 움직이는 그 안개의 너울 속에서 기다림의 땅은 알 수 없는 미지로 남지만, 가끔 주변을 살피며 걸어가는 청년은 가는 길을 알고 있는 듯하다.

그는 어느 순간 멈춰서서 주변을 둘러본다. 저 앞에서 안개가 갈라지면서 어렴풋한 형체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고 그는 발걸음을 재촉한다.

풀 위에 치맛자락을 사락거리며 걷던 여인은 안개 사이로 나타난 그를 보고 멈춰선다. 그녀는 시선을 피하며 쓴웃음을 짓는다.

"이렇게 환영하러 달려와줄 줄은 몰랐네."

대답하는 남자의 목소리는 무감정하다.

"내가 환영한다고 했던가?"

여자는 두 걸음 앞으로 내딛어 그의 얼굴을 감싸고 끌어내려 입술에 가볍게 입맞춘다. 그녀가 그를 놓으며 한 발짝 물러서자 남자는 마치 잡으려는 듯 순간 손을 내밀었다가 떨군다. 천체의 운행만큼이나 오랜 춤.

"그 정도면 괜찮은 환영인사 같아."

미소짓는 여인을 보며 청년은 떨리는 숨을 들이쉬었다가 내쉰다.

"왜 벌써 왔어?"

두 사람 사이로 안개는 바람 없는 공기중에 몰려들다가 밀려난다. 그녀의 얼굴에는 이제 웃음기가 없다.

"나... 마지막에는 완전히 어두웠거든."

그녀가 맑은 녹색 눈에 잠시 손을 가져가자 남자는 고통스럽게 이를 악문다.

"그런데 그 어둠 속이 평생 어느 때보다도 마음이 편했어. 정말 할일을 다한 것처럼."

"할일이 뭔데. 폐하께 복수하는 것? 제국을 피바다로 만드는 것?"

언성을 높이는 남자를 보고 여자는 어깨를 으쓱한다.

"같은 반역자로서 할 얘기가 아니잖아? 물론 나와는 반대의 결과를 위해서였지만, 그걸 알아주는 사람은 별로 없었지."

그녀의 눈빛은 비웃음으로 반짝인다.

"당신이 하늘처럼 받든 그 평생의 친우마저 말야."

그 말에 그는 허탈한 웃음을 터뜨린다.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내가 누구한테 설교할 입장도 아니고."

"항상 궁금했어..."

여자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잇는다.

"당신은 왜 그랬어?"

청년은 말하려고 하다가 입을 다문다. 그리고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팔을 내민다.

"잠시 좀 걸을까?"

"별로 경치가 좋은 곳은 아닌데."

말하면서도 여인은 그의 팔짱을 끼고, 둘은 한동안 말없이 걷는다. 소리없이 바람이 불면서 안개가 조금씩 걷힌다. 그러면서 드러난 나무와 바위 사이로 그들은 걸음을 옮긴다. 조용한 정경 속에 걸음을 옮기던 남자는 마침내 어렵게 입을 연다.

"너 때문에 반란을 일으켰다고 하면 믿겠어?"

여자는 놀라서 그를 보았다가 웃음을 터뜨린다.

"왜 그래? 거짓말이 그렇게 서툰 사람은 아니었잖아,"

"아아, 역시."

남자는 고개를 젓는다.

"믿어달라고 하기에는 좀 어려운 얘기였나."

"당연하잖아."

여자의 입술은 유려하게 미소짓고 있지만, 눈가에는 고통이 어린다.

구릉 정상에 도착하자 남자는 평평한 바위를 손으로 가리키고, 여자는 그의 에스코트대로 그 위에 앉는다. 눈앞에는 해가 없는 땅의 언덕과 시내, 평원과 숲이 펼쳐진다. 그녀 앞에 서서 풍경을 바라보다가 그는 입을 연다.

"내가 도저히 전쟁을 치를 수 없었던 이유는 네가 맞아. 아니면 어쩌면 나 때문에."

"반란이라니, 꽃이나 보석보다는 재미있는 선물이네."

여자는 작게 코웃음을 친다.

"도대체 왜?"

"너와..."

그는 해가 없는 하늘을 잠시 올려다본다.

"네 아이와, 남편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았으니까."

여인은 할말을 잊는 일이 잦을 것 같지 않은 사람이지만, 지금은 침묵하고 있다. 남자는 말을 잇는다.

"전쟁을 했다면 그는 전쟁에 나갔겠지."

그는 눈을 감는다.

"그리고 어느 전장이 가장 위험할지, 어떻게 하면 군단장이 죽을 만한지 나는 뇌리 한켠에 계속 생각하고 있었을 거다, 전쟁을 했다면.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전쟁을 하기 전에도 이미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여자는 그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선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왜 그런..."

"그렇게 했더라면... 아니, 그런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그녀를 돌아본다.

"나는 주군께 충성하는 신하일 수도 없었고, 친구라고도, 오빠라고도 불릴 자격이 없었다. 제국이 어떻든... '나'는 전쟁을 치를 수가 없었어."

"믿지 못할 얘기라는 게 맞네."

여자는 실소를 터뜨린다.

"나나 아이를 원한 적은 한 번도 없었잖아. 그런데 갑자기 살의까지 들었다니, 그게 무슨 얘기야."

"원한 적이 없다고? 왜 그렇게 생각해?"

청년이 무표정하게 묻자 여자는 얼굴이 굳는다.

" '오직 자신만을 생각해요.' 아직까지도 기억해, 그 말."

그녀의 목소리는 딱딱하다.

"내가 오해한 거야? 너랑 네 후레자식은 짐이 된다, 난 그렇게 들었는데."

"그렇지 않아. 절대로."

그는 고개를 저으며 한 발짝 다가선다.

"오히려 너에게 그 짐을 지울 수가 없어서... 날 미워하고 자유로워지게..."

"변명은 집어치워!"

그녀의 목소리는 칼날처럼 날카롭다.

"알아서 하라며 비겁하게 가버리고 나서는, 애를 낳으니까 미안한 나머지 반란을 일으켰다고? 당신 사랑이라는 건 그렇게 치졸해? 당신의 반란까지 내가 책임져야 돼?"

맑고 예리하던 목소리는 갑자기 떨리면서 잦아든다.

"당신의... 죽음까지?"

그는 망설임 없이 둘 사이의 거리를 한 달음에 좁히고, 그녀를 품안에 끌어안는다.

"왜 그랬어... 왜 그랬어..."

청년의 어깨에 고개를 파묻은 그녀의 입술에서는 외롭고 공허한 울음이 새어나온다.

"왜 그렇게 죽어버렸어, 날 두고..."

"미안해."

그는 안은 팔에 더욱 힘을 준다.

"미안해..."

"잘난 척하며 사는 걸 보고 마음껏 경멸이라도 할 수 있었는데... 당신 결혼하는 날에는 그 누구보다 화려한 모습으로 축하하며 예의바르게 저주할 생각이었는데..."

흐느끼면서 여인은 떨리는 팔을 들어 발작적으로 그를 끌어안는다.

"당신이 없는데 어떤 의미로 살아가라는 말야? 점점 똑같이 닮아가는 아이만 바라보면서..."

"난 네게 용서를 빌 수조차 없어."

사내는 무릎을 꿇는다. 그런 그를 내려다보며 주저앉듯 자리에 앉는 여자의 어깨를 그는 붙든다.

"뒤늦게 후회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겨우 그런 것밖에 없었다."

"나 때문에 또 죽고 파멸하고... 이젠 싫단 말야."

얼굴에 눈물이 젖은 채 그녀는 그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싼다.

"모두 나 때문에 죽어가... 아버지도, 그 조각가도, 당신도... 난 어려서 죽었어야 했는데! 나 때문에..."

그녀는 말을 잇지 못하고 손을 떨구며 고개를 숙인다.

"절대 그렇지 않아."

남자는 그녀의 손을 붙잡아 손바닥에 가만히 입맞춘다.

"그런 네게 등을 돌릴 수가 없었던 거다. 그 불쌍한 예술가도, 나도, 네 남편도..."

그는 그녀 어깨 위로 쏟아지는 부드러운 황금빛 불꽃에 손을 파묻었다가, 턱을 손으로 받쳐 자신을 마주보게 한다.

"사악한 마녀든, 독사이건 뭐건 네가 있어서 행복했다. 결국 실족하고, 허우적거리고, 죽었지만... 고통의 밑바닥에서도, 내가 사라지는 그 순간까지도 네가 있어서 의미가 있었어. 그래서 네게 미안하고, 감사한다."

"바보같은 사람..."

그녀가 흘리는 눈물을 그는 손으로 부드럽게 닦아준다.

"이제와서 왜..."

꽃이 피어나듯, 물이 흐르고 별들이 운행하듯이 지극히 자연스럽게 손은 손을 끌어당기고, 팔은 몸을 감고, 입술과 입술이 만난다. 함께할 수 없었던 평생의 안타까움을 담은 순간의 달콤함에는 시간조차 범접할 수 없다.

입맞춤이 끝나고 그 눈을 들여다보다가 청년은 여인의 무릎팍에 고개를 묻는다.

"만약 내가 좀더 용감했더라면, 세상이나 주군이 뭐라고 하든 내 여자고 내 아이라고 당당할 수 있었더라면."

중얼거리는 그의 머리칼을 여인은 따뜻한 손으로 쓰다듬는다.

"아니면 차라리 네 증오를 내것으로 만들어 함께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파멸했더라면, 그 파멸마저 달콤했을 텐데."

그녀는 몸을 숙여 그의 관자놀이에 입맞춘다.

"자신과 세상을 미워하지 않고 내가 좀 더 온전히 살 수 있었더라면. 당신 여자와 아이를 내치지 말라고 울며 매달리기라도 했더라면 당신은 용기를 냈을까?"

여인은 그의 머리에 이마를 얹으며 가만히 끌어안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지. 어떻게 살았든, 언제 끝났든, 아쉬움과 후회마저도 당신과 나의 온전한 삶이야."

말없이 그는 손을 여인의 무릎에 얹고, 그녀는 평화롭게 미소지으며 그 손을 잡는다.

"삶의 굴레를 넘어서 이 손을 다시 잡을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해..."

서서히 안개가 다시 몰려들며 두 사람의 모습을 덮는다. 가지 않은 길의 아쉬움과 걸어온 길들의 교차로, 기다림의 땅은 기다림의 침묵과 만남의 속삭임을 품은 채 긴 고요에 빠진다.



아악 이 닭살족들 같으니. 스틸리안느와 니키아스의 이야기는 워낙에 복잡해서 글이 깔끔하게 딱 떨어지지는 않습니다만, 이 정도면 대충 표현은 되는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감정만 해도 복잡한데 정치적 역학, 과거의 원한, 임신, 결혼, 반란, 배신, 미움, 죄책감, 후회 등등이 엉켰으니 풀어가자면 끝이 없지요. 하지만 결국 그 근본은 서로 많이 사랑했던 남녀가 내적, 외적 장애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다는 흔한 비극이기도 합니다.

라이산드로스와 에이레네 같은 행복한 사랑 이야기와 이런 비극의 차이는 본인의 용기와 선택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운의 차이도 크다고 봅니다. 니키아스와 스틸리안느만큼 상황이 복잡한 연인은 라이와 레니처럼 주변이 완전히 평탄한 연인보다는 훨씬 많은 용기를 내고, 더 많은 아픔을 겪어야만 가까스레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지 못했다 하더라도 행복하면 행복한 대로, 비극적이면 비극적인 대로, 옳은 선택을 했거나 죄를 지었다면 그건 또 그런 대로 다 온전한 하나의 삶이고 그 사람의 이야기이겠지요.

'이 손을 다시 잡을 수 있었으니..' 하는 부분은 김혜린 화백의 비천무 마지막권에서 살짝 따왔습니다. 거기서는 '이 손을 다시 잡으려고 얼마나 먼 길을 돌아왔던가!' 하는 식이었던 것 같지만요. 대하 순정만화의 닭살만땅 대사들 좋아요..+ㅠ+
2009/10/28 09:14 2009/10/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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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ntreal florist 2009/11/03 1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네여, 좋은글 잘 읽고 가여

    • 로키 2009/11/04 1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꽃가게 하기 바쁘실 텐데 먼 곳에서 들러주시다니 더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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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보다 강한 것이 무엇이 있는가?"
- 술탄 메흐디 2세


요약

라이산드로스는 황제를 설득해 스틸리안느의 아들 아리스를 살리고, 황제와 대면시킨 후 집으로 데려와 지내게 합니다. 그는 스틸리안느가 일으킨 반란의 기억 때문에 거리에서 아리스에게 폭언을 하는 신민들을 막아서면서 루키아노플 시민으로서의 긍지를 지킬 것을 촉구합니다.

한편, 플로리앙은 나흐만에 건너가 수상한 외국 무장집단으로서 부하들과 함께 투옥당했다가 성벽에 대포로 구멍을 뚫고(..) 탈출하고, 나흐만 수도 샤이프로 향하다가 계획대로 술탄의 군대에 체포됩니다. 그것이 예니체리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군영에 갇혀있다가 바라던 대로 메흐디와 알현한 플로리앙은 루키아노플의 성벽을 무너뜨리겠다고 거침없이 장담하며 자신을 써달라고 합니다. 사람 목숨을 파리처럼 아는 메흐디 냉혹성도 이제 두려울 것이 아무것도 없는 플로리앙을 주눅들게 하지는 못하고, 메흐디는 그에게 초기형 대포를 만들어 시범을 보일 것을 허락합니다. 메흐디는 굳이 사란티움을 파멸시키려는 플로리앙의 눈빛에서 증오를 읽지만, 플로리앙은 증오라는 말은 오히려 부족하다고 합니다.

플로리앙: 저는 유혈을 원합니다. 사란티움에서 떨어지는 피로 타는 듯한 영혼의 갈증을 풀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는 제 자신의 존재를 포기할 용의도 있습니다.

비슷한 시간, 스틸리안느의 동생 세바스티아노스는 서방 국가들로부터 지원과 동맹 약속을 들고와서 외교 임무의 성공적인 수행을 알리지만, 누나의 반란과 죽음 때문에 비탄에 빠집니다. 며칠 후 그가 라이산드로스의 집에 찾아오자 라이산드로스 내외는 아리스를 데려갈까 불안해하지만, 세바스티아노스는 속세를 떠나 수도승이 되기로 했다며 오히려 아리스를 맡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에이레네는 남편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고, 부부는 죽어간 사람들과 이미 겪은 슬픔만큼 아리스와 태어날 아이와 함께 행복하자고 다짐합니다.

감상

이렇게 1부와 2부 본편 사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2부 서장이죠. 사란티움에 있었을 때는 주인공들 이야기가 진행은 따로 해도 어느 정도는 관련이 있었는데, 다른 나라에 있다 보니 공통 과거에서 기인할 뿐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군요. 그래서 제목도 한 가지로 짓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로그를 보다 보니 메흐디의 대사에서 이 두 가지 다른 이야기를 엮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메흐디의 말대로 증오와 복수심은 예측할 수 있고 믿을 만한 감정입니다. 그러나 13화에서 라이산드로스와 플로리앙은 증오보다 강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다양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라이산드로스와 에이레네는 스틸리안느의 증오와 복수가 낳은 새로운 증오와 복수심보다 강한 것들을 발견했지요. 죄없는 어린 고아에게 부모에 대한 미움을 풀지 않는 긍지, 그리고 부모의 죄를 잊고 아이를 감싸안을 수 있는 사랑. 반면 플로리앙은 스틸리안느가 시작한 (어쩌면 그 이전 대에 그녀의 아버지와 황제로부터 시작한) 증오와 복수의 순환보다 한층 깊은 허무와 파괴욕을 발견했습니다. 긍지, 사랑, 우정, 허무, 절망, 고통은 모두 증오보다 강할 수 있는 것들이지요.

이번 화에서는 앞으로의 정세를 뒤바꿀 만한 큰 사건이 적어도 두 가지 있었지만 (플로리앙의 나흐만 망명, 서방 국가들의 동맹 결정), 이야기의 무게중심은 인물들의 깊은 감정과 관계에 있었습니다. 한편 그런 큰 사건들 역시 주요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에서 나왔지요. 플로리앙의 나흐만 망명은 연인의 죽음에서, 세바스티아노스의 외교 임무 발탁은 동생을 지키려는 스틸리안느의 의지에서 나왔으니까요. 제가 인물이 동력이 되는 인물 중심적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인물의 내적 동기와 외적 사건 사이의 이런 유기적 연계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떠오르는 감동적인 장면들이라면 우선 라이산드로스와 아리스 사이의 대화들입니다. 고통을 넘어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건전발랄한 인물상은 마음의 계절 때도 에이레네를 통해 표현해보려고 했던 것이지만, 라이산드로스라는 인물에게서도 잘 드러나는군요. 저 두 사람이 왜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 알만합니다. 황제에게도, 루키아노플 시민들에게도 일관적으로 용서와 자비를 주장하는 모습에서 아리스의 아버지를 지키지 못했다는 괴로움까지, 라이산드로스의 깊이와 사람됨 표현이 좋았습니다. 조금 냉소적으로 보면, 과연 니키아스의 친자일 가능성 내지 확신이 없어도 그렇게까지 했을까? 하는 생각도 재미있죠.

가장 강렬한 장면이라면 역시 메흐디와 플로리앙의 격돌이었겠죠. 극단의 정복욕과 파괴욕의 만남이었달까요. 일치하는 이해관계를 발견해가며 첨예하게 대립하는 대목은 정말 불꽃이 팍팍 튀겼습니다. 플로리앙이 최고의 주사위운을 연속적으로 터뜨리며 대활약한 장면이기도 했죠. 루키아노스와 플로리앙의 과거 고용관계를 피묻은 거울로 뒤집어보는 것 같은, 어두우면서도 인상깊은 대화였습니다. 어쩌면 지금 상태의 플로리앙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그리고 복수에 대한 플로리앙의 끝없은 갈증을 거리낌없이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메흐디라는 점에서 나름 궁합 최고의 주종관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외에 개인적으로는 조연들 표현이 재미있었습니다. 아리스 곁에 남은 하인들의 시시각각 변하는 반응들이라든지, 플로리앙 부하들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이라든지요. 브라기가 없으니 롱기누스 용병단 기강이나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것도, 그 공백을 루카가 내키지 않지만 채우려 애쓰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끝에 세바스티아노스는 마치 그동안 못 나온 거 보상해달라고 떼쓰는 것처럼 대사가 폭주했고요. 아이같지 않은 아리스가 유일하게 평범한 소년일 수 있었던 대상인 세바스티아노스가 곁에 없는 것이 어떤 영향을 줄지도 궁금하네요. 그리고 복잡하게 얽히 비밀과 거짓말, 원한과 피의 악연도...

대체로 재미있게 (그리고 길게!) 한 화였고, 인물 표현이나 주변 묘사도 재미있었지만 좀 시간을 많이 잡아먹은 건 아닌가도 싶습니다. 매화 이렇게 오래 할 수 는 없는 노릇이니 적절히 시간관리를 해야겠지요. 다음 화에는 1~2부 사이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2부를 위한 기반을 다져놓으면 적합할 것 같습니다. 플로리앙의 망명과 서방 국가들의 동맹으로 사태는 더욱 급박하게 치달을 것 같네요.

참가하고 관전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주에도 즐거운 플레이를 기약하겠습니다!
2009/10/25 18:29 2009/10/25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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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09/10/27 14: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증오보다 강한 건 식욕!

  2. lhovamp 2009/10/28 06: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식욕보다 강한 건 수면욕!

  3. 로키 2009/10/28 1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면욕보다 강한 건..배설욕? (..)

  4. lhovamp 2009/10/30 1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라서 증오보다 강한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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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첫 테이프는 아사히라군과 하쉬르가 끊었습니다. 다음 13화에는 1~2부 사이의 일들을 다루어볼 예정인 만큼 사실 아직 안한 13화보다 시간상으로 뒤여서 13.5라고 표시를 붙였습니다.



요약

나흐만 제국의 13황자 하쉬르 이븐 마수드가 사란티움에서 죽은 것으로 알려진지 1년여, 나흐만 수도 샤이프 시의 황궁에 남루한 차림의 다리를 저는 남자가 나타나 자신이 나흐만의 13황자라며 들여보내달라고 하다가 경비에게 쫓겨날 뻔합니다. 다행히도 술탄의 귀빈인 마리사 황후의 호위대장 미하일 이바노비치가 그를 알아보고 데리고 들어가지요.

미하일과 하쉬르는 오랜만에 재회한 소회를 나누고, 미하일의 주선으로 하쉬르는 어머니와 지난 1년 황궁에서 지내고 있던 아리칸과 잠시 재회한 후 의관을 정제하고 술탄과 식사를 함께 합니다. 오가는 반가운 말들과 덕담 사이에서 술탄은 그동안 어디 있었는지, 황궁에 돌아온 의도는 무엇인지 동생을 떠보지만 하쉬르는 잘 받아넘기지요. 그리고 술탄이 불편해하는 아샤신의 새로운 독립성과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방으로 돌아갑니다.

감상

나흐만 궁성을 밖에서 보는 장면은 처음 해보았는데, 충직우직무식한 경비 무크타 알-하리의 모습이나 옆에서 구경하는 구경꾼 등이 재미있었습니다. 1부부터 알았던 인물들 (미하일, 아리칸, 메흐디 등)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는 것도 흥미로웠고, 하쉬르의 입궁에 대한 엇갈리는 반응과 감정들도 재밌었습니다. 하쉬르의 어머니 하사나의 오열, 미안하면서도 반가운 미하일, 기쁘면서도 마음이 복잡한 아리칸 등등.

하지만 무엇보다 세션의 중점은 하쉬르와 메흐디의 전초전이었죠. 겉으로는 한없이 정중하게, 그러나 서로 치밀하게 대결하면서 탐색하는 모습은 두 형제의 복잡한 관계의 정수였던 것 같습니다. 메흐디의 왕비 아이샤가 임신했다는 소식에 '형님을 닮은 영준한 후계자를 얻으시면 좋겠다'는 말이 숨은 욕이었던 것만 봐도 하쉬르와 메흐디의 과거와 운명이 얼마나 얽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꼭 닮은 아들 낳아서 너도 아들 손에 죽어봐라(...)) 마리사와 하쉬르의 불행을 정복의 좋은 정치적 계기로 생각하며 기뻐하는 메흐디의 모습은 메흐디라는 인물의 면모를 잘 보여주기도 하고요.

전반적으로 하쉬르라는 인물, 그리고 여석도 2부의 분위기를 괜찮게 잡은 화였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인물들과 사건들이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지 흥미진진하군요.
2009/10/23 18:34 2009/10/2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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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10/23 18: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꼭 너 닮은 유능한 아들 낳으세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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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결혼이라는 그 지독한 굴레 속인가..."
- 루키아노스 11세


요약

질풍의 기사단과 함께 귀환한 라이산드로스는 도시의 치안과 황제 경호에 힘씁니다. 롱기누스 용병과 도착한 플로리앙은 하쉬르의 부하 미하일에게 네야의 체포 사실을 전해듣습니다. 플로리앙은 황궁을 습격해 네야와 황후를 모두 구하기로 합니다. 플로리앙의 의도를 파악한 라이산드로스가 의도적으로 병력을 황제에게 모은 덕분에 양쪽 모두 희생 없이 플로리앙은 심한 고문을 당한 네야를 데리고 나오고, 하쉬르는 주의가 분산된 틈을 타 황후를 모시고 나옵니다.

황궁 남문에서 합류한 황후와 롱기누스 일행은 함께 서쪽 성벽의 카리시우스 문을 돌파해 도시에서 빠져나가려고 하지만, 추적군이 몰려오자 플로리앙의 부하 브라기는 남아서 막기를 자처합니다. 플로리앙은 꼭 살아서 오라고 명령하며 네야와 황후 일행과 함께 탈출하고, 브라기는 남아서 시간을 벌다가 라이산드로스에게 죽습니다.

네야가 결국 부상을 못이기고 죽어가는 동안 플로리앙은 네야와 작별하고, 그런 그들을 따라잡은 라이산드로스는 보내주면 돌아와서 제국을 파괴하겠다는 플로리앙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은 자신의 생명으로 막겠다며 그를 보내줍니다. 하쉬르는 황후의 퇴로를 부하 샬림과 함께 막다가 결국 추적군에 쓰러집니다.

라이산드로스는 거의 자포자기에 빠져 성벽 앞에 제3 군단을 포진시킨 콘스탄티노스의 부탁으로 스틸리안느를 만납니다. 시력을 빼앗기고 유폐된 그녀에게서 황후가 폐위당하고 플로리앙이 나흐만으로 떠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것과, 그녀가 아버지의 복수를 황제뿐 아니라 제국 전체에 한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아리스가 자신처럼 되는 것이 싫다는 스틸리안느의 부탁에 따라 그녀를 살해합니다.1 그날밤 콘스탄티노스는 아내를 따르듯 자결합니다.

한편, 플로리앙은 부하들과 함께 바다를 내려다보는 언덕에 네야를 묻은 후 나흐만으로 향합니다. 하쉬르는 아샤신 본거지에 있는 움막에서 깨어나서, 샬림은 죽고 자신은 산 것을 알게 됩니다. 그것이 행운인지 불운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감상

예, 이렇게 1부가 끝났습니다. 처음의 캠페인 전체 기간을 예상한 것과 맞먹는군요. 캠페인 시작부터 뻗쳐나온 많은 극적 갈래들을 마무리하고 새 시작을 준비했다는 점에서 길면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중간에 가끔 늘어져도 참고 뭔가 하나의 단원을 마무리한다는 만족감은 대단하군요.

다들 한동안 기대하고 있던 장면들을 실제로 진행한 만족감도 컸습니다. 네야의 죽음, 브라기의 비장한 최후 (라이산드로스가 죽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지만요), 라이산드로스와 플로리앙이 전우에서 적으로 돌아서는 순간, 하쉬르가 황후를 지키다가 쓰러지는 장면 등등. 제 개인적으로는 스틸리안느의 죽음과 콘스탄티노스의 자결도 굉장히 기대했고요. (이 인간, 죽는 걸 제일 좋아한다) 이렇게 운명이 갈린 인물들의 행방이 어떨지 흥미진진합니다.

일행 플레이를 벗어난 진행은 여전해서, 여기서도 세 주인공은 각자의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중간중간 스친다는 느낌이군요.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다는 좋은 점도 있고 관전이 길어진다는 단점도 있지만, 관전도 대체로들 즐거워했다는 점에서 1부에 어울리는 방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2부에서는 보조 인물의 활용을 통해 일행 플레이의 장점도 취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제목의 '지독한 굴레'는 황제가 결혼에 대해 한 말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 내실이 사랑이든 증오이든 다른 무엇이든 끊어버릴 수 없는 인연... 스틸리안느가 인생을 내버린 원한의 시작도, 브라기가 타향에서 혼자 죽은 것도, 플로리앙의 인생이 송두리째 달라진 것도, 황제가 황후를 내친 것도, 콘스탄티노스가 자신을 기만한 아내 때문에 죽은 것도 따지고 보면 모두 결혼 내지 사랑이라는 질긴 인연 때문이지요. 다른 인연도 마찬가지로 굴레나 사슬 같은 것일지 모릅니다. 그 속에서 행복해하고 고뇌하고 죽어가는 그 '관계'라는 굴레는 결국 삶 그 자체일지도요.

1부 내내 멋진 플레이 해주신 세 분 참가자께 감사드리며, 2부에서 더욱 커지고 넓어지는 이야기도 다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RPG가 질린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 이런 멋진 세션으로 의욕이 팍 생기는 걸 보면 제 RPG 인생은 축복받았나 봅니다.^^


네야의 독백 2

당신이 내게 그랬죠.

어려서 권력의 잔악함을 온몸으로 보고 겪었었다고,

그래서 평생 그 분노를 잊을 수 없다고 말이에요.

내가 당신에게 그랬죠?

난 권력의 추악함과 고귀함을  하루에 모두 보았다고요.

세상이, 사는 게 뭔지도 모르던 열네 살의 그날에...

나보다 훨씬 커다란 운명을, 많은 목숨을 진 사람들

그들이 얼마나 비겁하고 잔인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숭고하게 빛날 수 있는지...

나도 알아요.

그들이 악마나 천사가 아니라 사람이란 거.

천한 나랑 사실 속내는 다 똑같은 걸요.

하지만 진 운명과 생명의 무게는 얼마나 큰지

그래서 우리 왕녀님, 얼마나 어깨가 무거우신지...

그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었다면

그 험한 길에 잠시잠깐 위안을 드릴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얼마나 감사한지요.

한 철 나비처럼 태어나 스러지는 생명이

그분의 운명과 고귀한 이름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 내 조그만 이름에 허락된 유일한 불멸이겠지요.

그러니 내 사랑, 울지 말아요.

어차피 사람은 죽잖아요.

우리 사이에는 긴 세월이 없겠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살아갈 날이 없고

잃어버린 시간과 기회가 조금은 슬프지만

충분히 만족해요, 이미 주어진 것에.

그분이 아니었으면 어차피 없었을 시간이잖아요.

처음부터 네야의 생명은 왕녀님 거였으니까...

그래서 네야는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당신을 만나기도 전에 죽어버리지 않은 것이,

그렇게 해주신 왕녀님을 곁에서 모신 것이,

감히 천한 내가 왕녀님을 위해 죽을 수 있었던 것이,

아내가 되고 어머니가 되는 행복한 꿈을 꾸고

지금 당신의 품안에서 마지막 잠에 드는 것이...

그러니까 웃어야죠, 내 사랑.

내 꽃의 기사님, 꽃처럼 활짝 웃어줘야죠.

네야를 기억하면 행복하면 좋겠어요.

내가 당신 품고 행복하게

행복하게 어둠으로 내려가듯...

다시 찾아올게요, 내 사랑.

꿈속에서 당신을 찾아갈게요.

나비가 되어서... 찾아올게요...


기다림의 땅에서는...


"성벽도 일격에 무너뜨리는 철의 수레..."

노인은 성벽 문양을 새긴 검은 놀이말을 판에서 집어든다.

"사각에서 공격해오는 그림자의 사제..."

머리에 홈을 새긴 검은 놀이말이 판에서 노인의 손안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정공법도, 기습공격도 사용할 수 있는 여왕."

왕관을 새긴 말 역시 판에서 퇴출당한다.

"이거..."

젊은이는 검은 말의 수가 한결 줄어버린 판을 씁쓸하게 내려다본다.

"곤란해졌습니다."

"여기 이 말이 주효했군."

노인은 놀이판 옆쪽의 홈에 치워놓은 아무 장식 없는 작은 놀이말을 가리킨다.

"단순히 병졸이라고 생각했는데, 치우니 훨씬 강한 말로 가는 길이 열리는군."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어르신."

청년은 부드럽지만 결의에 찬 표정으로 판을 내려다본다.

"기동력 하나는 출중한 기사가 남았으니까요."

"쉽지 않을 게야."

노인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턱수염을 쓸어내린다.

"처음부터 쉬운 싸움은 아니었지요."

판에 집중하던 청년은 문득 고개를 든다. 마치 자신에게만 들리는 노랫소리에 귀기울이듯 가만히 있다가 그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르신... 잠시 쉬었다가 하지요."

"그러지..."

노인은 청년이 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시간은 많으니 말이네."

노인은 판에서 집어낸 세 개의 말을 바라보며 하나하나 천천히 놀이판 옆의 홈에 떨구어 넣는다. 그리고 깊이 한숨을 쉬며 해도 달도 없이 은은히 빛나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기다리기만 하면 모든 만남이 교차하는 땅에서.


주석
  1. 소설 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 대목은 가이 게이브리엘 케이 [Guy Gavriel Kay]의 사란티움 모자이크 시리즈 [Sarantine Mosaic]에서 상당히 많이 따온 것입니다. 미리니름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아서 죄송스러운.. [돌아가기]
2009/10/18 22:42 2009/10/18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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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10/20 00: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 진 아샤신이 되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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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과 석양의 도시 11화입니다. 참가자 두 명이 사정상 불참한 관계로 그저 아군만 바라보며(..) 했죠.


요약


황제가 황궁으로 돌아오면서 상황은 더욱 급박하게 흘러갑니다. 황제 곁에서 하쉬르는 그가 황후에 대한 의심을 떨치지 못한 것을 깨닫고, 암살자들의 심문에서 황후에게 불리한 이야기가 나온 것을 알자 황제 곁에서 빠져나와 황후에게 귀환합니다. 황궁 경비가 네야를 데려가려고 하자 하쉬르와 황후는 한사코 막지만, 가뜩이나 황후의 상황이 위태로운데 긴장이 더욱 악화하는 것을 보고 네야는 스스로 동행을 자처합니다.

네야를 보내고 거의 넋이 나갔던 황후는 정신을 추스리며 하쉬르에게 정보수집을 부탁합니다. 부하들을 내보낸 결과 하쉬르는 스틸리안느 팔레오로가의 체포사실, 산발적 전투가 벌어지는 도시의 상황 등을 파악하지요. 그리고 스틸리안느가 무슨 억하심정인지 황후도 연루된 일이라고 증언한 바람에 네야가 고초를 겪고 있다는 것도... 하쉬르는 황후가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부하 미하일과 샬림에게 황후를 데리고 피신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합니다. 미하일은 황후는 네야 없이 탈출하지 않겠지만 네야까지 구출하기에는 병력이 부족하다며, 플로리앙에게 상황을 알리기로 제안하고 인가를 받습니다.

잠시 처소에 들른 하쉬르는 아리칸에게 사란티움을 뜨라고 합니다. 아리칸은 그와 황후 일행의 탈출을 위해 배를 구해주기로 하고, 두 사람은 언제 또 만날지 알 수 없는 채 이별의 안타까움을 나눕니다. 그때 황궁에서 땅을 울리는 굉음이 들려오자 하쉬르는 사랑한다는 말을 남기고 달려가지요.

감상

끝나고 아군과 서로 이야기했듯 이것이 규모가 큰 캠페인의 재미인 것 같습니다. 사회적 배경과 인물, 인물 간 관계에 시간과 공을 들인 만큼 돌아오는 극적 재미 말이지요. 그냥 전투물이었으면 다 나가서 싹 쓸어버리면 끝이지만, 인물과 사회가 함께 호흡하는 이런 캠페인에서는 인물에 대한 사회적 제약을 강조하고 모든 인물이 잃을 것이 있기에 그 위태로움에서 안타까움과 비장미라는 감정선이 살아난다고 봅니다. 인물 군상들의 엇갈리는 감정과 은원, 역사의 무자비한 물결, 그리고 그 한가운데 휩쓸린 연인... 이런 게 장기캠페인 특유의 규모감이겠지요.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아군 말마따나 독립운동가 부부나 2차대전 때 유태인 부부 느낌이 난 하쉬르와 아리칸의 이별이었지만 (급박한 상황에서는 그런 것도 폭음으로 끊어주는 센스 (?)), 다른 인물들의 인물성과 얽히고 섥힌 인연도 흥미로웠습니다. 네야를 데리러 온 경비와 막으려는 황후라는 장면은 5년 전 일의 반복이지만, 이번에는 네야는 다른 선택을 했죠. 과거를 떨치지 못한 황제와 스틸리안느는 각자 지독한 악연에 얽매여 있고, 충직한 샬림은 나흐만에 돌아가면 오른팔이 되어달라는 하쉬르의 말에 감격합니다. (하지만 사실 하쉬르는 왼손잡이 (퍽퍽)) 이중적이고 교활한 미하일은 속으로 다른 뜻이 있기도 하지만, 한편 진심으로 자기 책무를 다해 황후를, 그리고 되도록이면 상관 하쉬르도 지키려고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플로리앙에게 알리겠다고 인가는 받았지만 실은 이미 알리고 사후인가를 받았다는 게 아군과 저의 생각)

이 무수한 의도와 음모, 마음과 인연이 결국 여명과 석양의 도시의 이야기겠지요. 국가의 흥망성쇠는 배경에 있는 이야기이고 중요하지만, 그 속에서 역사를 이끌어나가는 것도 결국 사람입니다. 그렇게 역사와 사람은 서로 이끌고 때로 싸우면서 흘러가지요. 여명과 석양의 도시에서는 그런 역사 속의 인간을 다루어보고 싶었고, 꽤 풍성한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어가면 더욱 거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참가자들 상황에 따라서는 1부 결말만 제대로 봐도 하나의 캠페인으로서는 아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끝부분에 꽈광! 은 역시 네야를 구하려는 플로리앙의 분노폭발...이자 황궁 공격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강제진행 성격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정황인지는 플로리앙과 라이산드로스의 도착 부분을 하면서 정해보도록 하죠. 그 둘이 수도에 도착하면서 이제 1부 막을 내릴 준비가 되겠군요. 어떤 이야기들이 또 나올지 두근두근 기대하고 있습니다.

네야의 독백 1

오래 전, 바다 건너에서

어리기만 했던 내 삶이 위태하게 흔들릴 때

그때도 당신께서는 내 앞을 막아서셨죠.

이름도 모르셨던 아이를 위해 창과 칼과 권력에 맞서셨어요.

처음이었답니다, 네야는...

내 보잘것없는 생명을 위해 그렇께 싸워준 사람은.

살아났다는 안도보다 감사하는 마음이 더 컸고,

아름답고 용감한 당신 곁에 있어서 행복했어요.

바다와 세월을 건너 왜 우리가 다시 이곳에 섰는지

네야가 무엇이라고 또 데려가려고 하고

네야가 무엇이라고 당신께서는 또 막으시는지

원망도 하고 싶고, 울며 두려움에 주저앉고도 싶어요.

하지만 이제 나는 아이가 아니지요.

나와 이 기적을 공유한 단 한 사람 외에는 말 못한

비밀을 하나 품은 나는 지킨다는 마음을 알아요.

그들이 데리러 온 것은 실은 네야가 아니지요.

이제 내가 막아설 사람은 당신.

그들이 당신을 해치게 두지 않겠어요.

내 아이에게 부끄러운 어미가 되지 않겠어요.

아이처럼 다시 당신의 치마폭에 숨지 않겠어요.

이제는 내가 지켜드릴게요.

"그만..."

내 목소리가 떨리지는 않나요? 나 겁쟁이 같지는 않아요?

나의 여왕님, 당신을 모시는 이답게 용감하고 기품있어야 하는데.

"동행하겠어요."

조금만 버텨주렴, 아가야.

빨리 와요, 내 사랑.

울지 마세요, 사랑하는 나의 여왕님. 다 괜찮을 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해야 후들거리는 이 다리가 움직이니까요.

그러니까...

플로리앙...

믿을게요.
2009/10/11 13:42 2009/10/1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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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10/12 12: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감상이 매우 긴거보니 제가 플레이를 좀 잘한듯 훗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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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아 쉬는 대신 올리는 추석 특집...도 아니고 뭘까요. 어쨌든 전부터 구상했던 것을 올려둡니다.



기다림의 땅은 조용한 곳이다. 해나 달 없이 가끔 구름만 지나가는 하늘에 은은한 빛이 어리는 이곳은 영원한 어스름의 땅, 시간마저 멈춰서서 기다리는 곳이다. 이곳에 머물러서 기다리고 지켜보는 이들은 서두르거나 다급해하지 않는다. 누구든지 언젠가는 기다림의 땅을 지나가기에.

작은 꽃들이 색색의 별처럼 잔디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정원에 노인 하나와 청년 하나가 탁자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앉아 있다. 탁자 위에는 희고 검은 정사각형이 번갈아 무늬를 이루고 있고, 칸 위에는 흑단과 상아로 왕관, 말, 성벽 등의 모양을 깎은 검고 흰 놀이말이 늘어서 있다.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청년은 성벽 모양을 한 하얀 말을 술 달린 터번 모양을 한 검은 말을 정면으로 마주보는 칸에 내려놓는다.

"'샤'입니다, 어르신. 아무래도 이번 판은 제가 이긴 것 같습니다."

"그 말이 맞구먼. 좋은 솜씨야."

흑단 놀이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터번을 쓴 노인은 고개를 끄덕인다.

"한 판 더 하는 것은 어떤가?"

"그러지요."

청년은 정중히 미소짓고 이번에는 흰 게임말을 노인 앞에, 검은 말은 자신 앞에 배열하기 시작한다.

"시간은 많으니까요."

노인은 게임 탁자 옆의 홈에 넣어놓았던 희고 검은 말들을 꺼내다가 판 위에 놓는다. 둘이서 말을 배열하는 동안 시간이 없는 땅에는 고요의 순간이 흐른다.

"그래, 자네는 누구를 기다리길래 남았는가?"

다시 군대처럼 정렬해 마주보는 두 진영을 넘어 노인은 청년을 평온하게 바라본다.

"부인이나 자식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머리까지 근육으로 된 바보 녀석과 그 바보에게 홀딱 빠진 제 동생을 기다립니다."

잠시 손으로 턱을 괴며 웃던 청년은 이내 먼 곳을 보는 눈으로 쓴웃음을 짓는다.

"부인과 자식이라..."

그리고 그는 그 말을 덮어버리기라도 할 듯 질문을 노인에게 되돌린다.

"어르신께서는 누구를 기다리십니까? 역시 가족분들입니까?"

"여염집에서는 가족이라고 하겠지. 우리가 가족인지 나는 의문이 있지만 말일세."

노인은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다.

"최소한 나를 죽인 아들 녀석들을 윽박지르기라도 하고 마지막 길을 떠나야지 않겠는가."

"우리는 둘다 전쟁을 막으려다가 죽었군요."

청년의 목소리는 가볍지만, 눈빛은 가라앉아 있다.

"그럼으로써 전쟁의 첫 희생자가 되었지. 흔한 이야기야."

놀이판을 사이에 두고 두 사내는 서로 완전한 이해심을 담아 마주본다. 국가라는 거대한 놀이판 너머로 마주보며 수많은 생명과 운명의 무게를 졌던 사람들의 동질감으로. 그리고 아직 그 무게를 완전히 내려놓지 못했기에 아직 이 경계의 땅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을 말없이 이해하며...

풀밭이 발걸음에 바스락거리자 노인과 청년은 돌아본다. 표정이 없는 조그마한 사내아이가 다가와 청년의 다리에 기대자 그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자네를 잘 따르는 것 같더군. 아는 아이였나?"

"제 조카입니다. 세상 빛을 보지도 못하고 이리로 왔죠."

아이를 내려다보는 청년의 미소에는 아픔이 스쳐간다.

"부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얼굴을 한 번 보고 싶다는군요."

노인은 작게 한숨을 쉰다.

"오래 기다릴지도 모르겠군."

"오래 기다리기를 바라야겠지요."

청년이 해도 달도 없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사이 아이는 그의 곁을 떠나 정원을 가로질러 혼자 달려간다.

"시간은 많으니 말이네."

조그만 발걸음이 탁탁탁 멀어지는 동안 노인과 청년은 다시 놀이판을 사이에 두고 집중한다. 반드시 다가올 만남을 기다리는, 시간을 잊은 채 숨죽인 조용한 땅에서.



해리 포터 7권이나 어스시 시리즈에 나오는 사후세계 분위기에 일부 영향을 받은 설정입니다. 기다림의 땅에서는 아무도 이름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원래 누구였는지는 캠페인을 아시는 분들은 짐작할 수 있겠지요. 물리적 실체가 없는 곳인 만큼 모습은 인식하기 나름이고, 조금 바꿔서 보면 도살장 냄새에 피투성이로 앉은 시체, 태아가 땅에 꼬물거리는 호러일지도요(...)
2009/10/04 18:55 2009/10/0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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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10/04 1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아버지! (...)

  2. orches 2009/10/04 22: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수드 1세랑 니키아스.. 그리고 소 니키아스. 기다리고 있는 거군요 ;ㅅ; 카림이랑 오붓하게 손 잡고 저기 걸어들어 가면, 자애롭게 어서오라고 안아주기보다는 왜 벌써 왔냐고 버럭 화내며 뻥 차실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잔잔하다는 느낌과 더불어서.

    • 로키 2009/10/05 08:18  댓글주소  수정/삭제

      인연과 감정은 죽음 이후에도 이어진다...는 게 추석과의 간접적 연관성일지도요. 역시 아버님의 화내는 얼굴을 보지 않으려면 되도록 오래사는 게 최고인 겁니다(?)

  3. 이방인 2009/10/08 23: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주에는 회사에서 하이서울 마라톤에 참가를 강요해서 거기 끌려갈거 같군요(...)
    중요한 시기인데 죄송하게 됐습니다 ;ㅅ;

    • 로키 2009/10/09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뱀프군도 못오는데 아군 하나 붙잡고 어떻게든 꾸려가야겠군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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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마음의 계절이 '여명과 석양의 청춘드라마'라면 이번에는 '여명과 석양의 막장드라마' 판이군요. 야한 대목과 폭력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한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


게임의 규칙


I. 절대 주도권을 잃지 말라

"이번 판은 아무래도 엑토라스의 승리 같습니다."

새파란 하늘에는 티없이 하얀 구름이 흐르며 땅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햇살은 밝지만 너무 뜨겁지는 않고, 선선한 바람이 목덜미를 식혀준다.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는 나지막하고 음악적인 목소리는 품위에 한 치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달콤한 약속을 품고 있다.

그녀는 돌아보지 않은 채 젊은이에게 대답한다. 목소리는 낮지만, 주변에서는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듣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면서.

"분명 이올라스에요. 10 듀캣을 걸죠."

"10 듀캣에다가 입맞춤은 어떻겠습니까?"

어깨 너머로 돌아보자 그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보고 있다. 그의 눈빛은 부드럽지만 냉정하고, 철저히 계산적이다. 아마도 그녀 자신의 눈빛이 그렇듯이. 그녀는 미소를 짓는다.

"입맞춤 대신 10 듀캣을 더 걸도록 하죠."

주변에서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터져나온다. 남자는 짐짓 놀란 표정을 짓는다.

"스틸리안느 영애의 입맙춤에 10 듀캣의 가치밖에 없는지는 몰랐는데요."

듣는 사람들이 웃기 전에 스틸리안느는 빠르게 쏘아붙인다.

"추가 10 듀캣은 니키아스 공의 입맞춤을 피하는 대가랍니다."

좋은 공연을 본 관객이 박수치듯 주변에 앉은 귀족들은 웃음을 터뜨리고, 못 들은 사람들에게 속닥속닥 전해주는 소리가 들려온다. 동시에 그의 눈빛에도 웃음이 번지는 것을 확인하며 스틸리안느는 다시 정면으로 몸을 돌린다. 궁정 무도회의 춤처럼 정교한 대화에도, 관객의 반응에도, 날씨에도 어느 하나 어긋남이 없이 모든 것이 완벽하다.

결국 그날은 이올라스 노타라스의 승리로 끝나고, 니키아스 콤네노스 두카스 안겔루스는 시종을 통해 그녀의 시종에게 10 듀캣과 편지를 전한다. 영애의 안목에 감탄을 표하고, 10 듀캣을 되찾을 내기를 위해 훗날 찾아뵐 수 있겠느냐는 편지 내용을 그녀는 만족스럽게 확인한다. 한 치 어긋남도 없이 모든 것이 완벽하기에.

II. 약점을 보이지 말라

엄마, 바스티안은 못해요. 절 보내세요.

선택이라는 말은 때로 아무 의미가 없었다. 아버지를 볼 생각에 들뜬 동생을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없었으니까. 세바스티아노스는 모르니까, 견딜 수 없을 테니까. 그애의 눈빛이 차가워지면서 영원히 변하는 건 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가슴이 터질 것처럼 흐느끼는 어머니에게 나는 눈물과 절망의 눅눅한 냄새가 싫었다. 익사하는 사람처럼 세차게 끌어안는 품이 싫었다. 어머니를 쳐다보지도, 마주 안지도 않고 스틸리안느는 그 포옹 속에 가만히 서서 맞은편 벽만을 쳐다보았다. 절 보내세요. 이 한 마디로부터 걷잡을 수 없이 펼쳐나가는 미래를 꿰뚫어보듯.


"아.."

눈을 뜨자 어둠 속이다. 은빛과 청색 달빛이 얼룩진 검은 방안은 조용하다. 가슴은 놀란 새의 날갯짓처럼 세차게 뛴다. 눈가가 왜 젖어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다섯 살이었던 그날도, 아버지 소식이 왔을 때도, 어머니가 뒤를 따르듯 돌아가셨을 때도 한 번 눈물 흘리지 않았는데.

"괜찮아요?"

강하고 따스한 팔이 끌어당겨 꼭 안아주자 가슴 속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치던 새는 조금씩 조용해진다. 아직 졸음에 잠긴 그의 쉰 목소리는 걱정스럽다.

"예... 예."

스틸리안느는 마치 졸음을 몰아내려는 듯 눈을 비벼서 눈물을 지워버린다. 꿈속 어머니의 눈물이 눈가에 묻어난 것일까. 그 기억에 대한 혐오감에 몸이 떨려온다.

"악몽이라도 꿨습니까?"

머리를 쓸어넘겨주는 부드러운 손에서는 낙엽 태우는 연기와 박하꽃 냄새가 난다. 그 손을 붙잡아 입맞추고 싶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조금 물러나서 일어나 앉는다.

"아무래도 그렇죠. 귀족 처녀의 자존심도 버리고 잘생긴 불한당과 놀아나는 악몽을 꾸었답니다."

"아, 저런."

팔꿈치를 짚어 몸을 반쯤 일으키는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진다.

"누구라도 놀라서 깰 만한 꿈이군요. 그래서 그 불한당은 어떻게 됐습니까?"

"불한당부터 걱정하시네요. 그게 유유상종이라는 건가요?"

익숙한 독설의 흐름 속에서 그녀는 천천히 평정심을 되찾는다. 오랜 악몽을 몰아내주는 그의 온기 속에서, 내밀하고 너그러운 밤의 어둠 속에서는 두려움에서 잠시 자유로울 수 있다.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남자인지는 차치하고라도, 이용하고 버릴 남자를 이렇게까지 원하는 자신의 마음이 가장 위험했다.

"그자가 어떻게 하던가요. 이렇게... 손길로 영애를 유혹했습니까?"

발을 만지고 발목을 감싸는 손의 온기에 스틸리안느는 흠칫 떤다. 얼마나 위험한지 아는데... 그런데도 이렇게 바보같이!

"그대를 여신이라고 부르고 숭배하듯 어루만지며 순진한 처녀의 마음을 훔치던가요?"

발등에, 무릎에, 허벅지에 입술이 차례대로 닿자 자제심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달빛 속에 마주친 그의 눈에도 열정의 빛이 어린다.

"그리고 마침내 그 순결한 입술을 차지하고..."

그가 와락 끌어안으며 입맞추자 그녀는 기꺼이 입을, 몸을, 영혼을 그에게 연다. 이건 미친 짓이다. 달빛 속의 광기, 미래가 없는 소모적인 불길인 것도 알고 있다. 그는 황제가 보낸 첩자일지도 모른다. 다 알고, 다 계산하고 있는데도...

나중에, 나른한 만족감 속에 그와 함께 누워서 그녀는 달이 지는 것을 지켜본다. 잠시나마 조금 다른 꿈을 꾸면서, 어쩌면 다른 미래가 있지 않을까도 생각하며. 가슴을 갉아먹는 공허를 잠시나마 충족받은 채, 부질없는 환상인 것을 알면서, 다 알면서.

III.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라

"니키아스, 나..."

목소리는 부서진 유리조각이 되어 목을 찢으며 나온다. 떨리는 약한 목소리가 싫다.

그는 반쯤 열린 문앞에서 멈추어선다. 돌아보지는 않고, 그 작은 자비에 스틸리안느는 감사한다. 지금 그와 눈을 마주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른 채, 그녀는 말하려고 입을 열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스틸리안느."

그는 어깨 너머로 천천히, 반쯤 돌아본다. 문틈으로 희미하게 비치는 등잔빛 속에서 익숙한 얼굴의 뚜렷한 윤곽을 알아볼 수 있다.

"이런 일은 여신에게는 흠조차 되지 않게 마련입니다. 오직 자신만을 생각해요."

그가 문을 열고 나가는 동안, 이불을 두르고 침대에 우두커니 앉은 스틸리안느는 멍하니 보기만 한다. 잡을 수도, 부를 수도 없다.

창밖으로는 푸른 달과 하얀 달이 져간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흐른 후에야 스틸리안느는 그가 말을 듣기도 전에 목소리만으로도 그녀가 할말을 알아차렸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의 대답이 무엇이었는지도, 그 의미가 하얗게 비어버린 머리에 천천히 천천히 스며든다.

마침내 그 지식이 젖어들어 이해라는 것이 찾아왔을 때 그녀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다가 이불을 있는 힘을 다해 깨문다. 비명을 지를까 두렵다. 밤의 자락을 갈기갈기 찢는 비명을 듣고 모두가 달려온다면, 그때야말로 마지막 긍지마저 내버린 후일 테니.

그가 어떻게도 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녀가, 죽은 반역자의 딸이 콤네노두카이 안겔로이의 장자와 결혼하는 것은 니키아스가 황제의 신뢰를 잃는 것을 뜻했다. 여러 가문에 결혼의 가능성을 암시하며 그들의 협력을 얻어내는 니키아스가 벌써, 그리고 그녀와 결혼할 리 없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죽은 반역자의 딸과 그 여자의 사생아를 위해 그가 왜...

이불에 얼굴을 묻고 그녀는 소리없는 긴 비명을 토해낸다. 목표를 위해 이용할 남자였을 뿐인데, 어떤 광기 때문에 이 지경에... 그가 버리고 갔을 수많은 여자들처럼, 문을 닫은 그의 등뒤에 남겨졌을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스틸리안느는 천천히 고개를 들면서 그가 닫고 나간 문을 노려본다. '자신만을 생각해요.' 단순하고 착각의 여지가 없는 대답.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현명한... 다른 길은 보이지도 않는다는 것을 자신에게 인정하면서 그녀는 굴욕감과 분노가 타고 남은 재를 가슴 가득 안고 잿빛 새벽을 맞이한다.

IV. 지킬 것이 있다면 모든 것을 걸고 싸워라

의사는 실력이 최고이며, 절대적으로 비밀을 지킨다고 했다. 그녀가 시술한 환자들은 이후에도 문제없이 아이를 낳는다고 했다. 모두들 쉬쉬하는, 하지만 조금만 찾아보면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는 공공연한 비밀 중 하나.

"마음을 확실히 정하셨습니까?"

의사의 무표정하고 차분한 얼굴 앞에서 스틸리안느는 긴 순간 침묵한다. 확실히 정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길은 있지도 않은데 가슴 속의 새는 벗어나려고 필사적으로 파닥거린다. 할 수 있다면 뱃속의 아이도 다가오는 죽음으로부터 도망칠까. 심장과 아이는 모두 그녀의 몸속에 갇혀 있다, 그녀 자신이 그렇듯이. 이 지독한 감옥을 찢어발겨 모두를 풀어주고 싶다는 충동을 억누르듯 그녀는 눈을 꽉 감는다. 잠을 제대로 잔지 너무 오래 되었다...

의사가 조용히 일어서자 의자가 바닥을 가볍게 긁는다. 그 소리가 귀에 크게 울리면서 머리가 지끈거린다.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하실 수 있는 수술이 아닙니다. 가보십시오."

마치 누군가 손을 붙잡아서 당긴 것처럼 멈칫멈칫, 부자연스럽게 스틸리안느는 팔을 뻗어 의사를 제지한다. 그리고 누군가 고개를 잡아 움직이듯이 천천히 끄덕인다. 선택이라는 말이 아무 의미가 없는 막다른 길에 서서. 의사는 표정의 변화 없이 가볍게 한숨을 쉰다.

"침상 위에 누우십시오."


자리에 눕자 신분을 숨기려고 얼굴을 가린 너울 너머로 깔끔한 하얀 석회 천장이 보인다. 가만히 누워 심장 소리에 귀기울이며 스틸리안느는 어려서 시골 별장에 새하얗게 내렸던 눈을 떠올린다. 눈밭 한가운데 지독히도 붉었던 선혈의 기억이 눈을 태울 듯 선명하다.

별장 일꾼의 아들은 솔개를 하나 길들여 마당의 닭과 싸움을 붙이고는 했다. 세바스티아노스는 몇 살 위였던 그 아이를 강아지처럼 졸졸 쫓아다녔고, 새들의 싸움을 조마조마하면서도 두근거리며 지켜보곤 했다. 몇 번 쪼이면 물러나는 수탉의 모습을 보기 지루해진 스틸리안느는 홱 돌아서서 집안으로 들어갔지만, 평소라면 누나 뒤를 쫓아왔을 바스티안은 들어올 줄을 몰랐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놀란 세바스티아노스의 비명과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스틸리안느는 벌떡 일어나서 마당으로 달렸다. 그리고 눈밭 한가운데 튄 피를 보고 우뚝 섰다...


의사가 들어와 지독한 냄새가 나는 갈색 액체가 든 잔을 건넨다.

"드십시오. 잠이 드실 것입니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면 모든 것이 끝나 있겠지. 얼룩진 핏자국만을 남기고.


여덟 살 스틸리안느는 우는 세바스티아노스를 가로막으면서 일꾼의 열두 살짜리 아들의 얼굴을 후려쳤다. 팔레오로고스의 후계자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이제 남은 건 동생밖에 없어요, 신이여 부디 자비를-) 당장 말하지 않으면 황궁의 고문실에서 코를 베어내고 눈을 뽑아버린다는 말에, 가뜩이나 얼이 나가있던 소년은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세바스티아노스는 누나의 손을 잡아당기며 소리질렀다. 누나 하지마! 그게 아냐!

소년이 안고 있던 것이 눈밭에 툭 떨어졌을 때에야 스틸리안느는 눈앞을 가린 핏빛 안개가 걷혔다. 구겨지듯 눈밭에 처박혀 움직이지 않는 솔개... 도망치지 못하게 한쪽 다리에 묶었던 실이 피가 방울진 깃털에 엉켜 바람에 흔들렸다.

마당에서 제일 큰 수탉도 이겼던 솔개의 시체를 잠시 보다가 스틸리안느는 고개를 돌려 마당을 살폈다. 얼굴에 눈물이 얼룩진 채 얼어붙어 서있는 소년을 마주보고 싶지 않아서 그런다는 것은 자신에게도 인정하지 않았다. 마당 저편에, 까다롭게 꼭꼭거리며 병아리 주변을 맴도는 자그마한 암탉이 눈에 들어왔다. 암탉의 부리와 깃털에는 피가 맺혀 있었다.


잔은 내용물을 길게 쏟으면서 포물선을 그린 끝에 바닥에 산산조각이 난다. 스틸리안느는 너울 너머로 의사를 마주보며 천천히 일어나 앉는다.

"더러운 킨다스 마녀."

목소리가 낯설다. 으르렁거리는 승냥이, 울부짖는 암늑대, 꼭꼭거리는 암탉. 이성이 있는 존재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아주 멀리서 그녀는 생각한다.

"이 일을 누구에게라도 얘기하면 다시는 아무것도 보지도 말하지도 못하게 해주겠다."

의사는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고 잠시 마주보다가 돌아서서 바닥에 흩어진 잔 조각과 약물을 쳐다본다.

"기물을 파손하실 생각이라면 나가주십시오."

한쪽 팔로 배를 감싼 채 스틸리안느는 자리에서 비틀 일어난다. 잔을 치우려던 의사는 마치 부축하려는 듯 다가오지만, 그녀의 눈빛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물러난다. 스틸리안느는 가져왔던 돈을 탁자 위에 내려놓으려 하지만, 손이 떨려서 주머니가 풀어지면서 바닥에는 반짝이는 금화가 흩어진다. 의사가 뭐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이해하지 못한 채 그녀는 밤거리로 나선다.

자신만 생각하라고? 찬바람 속에 허허로운 웃음이 터져나온다. 그래주지, 이 후레자식. 네 이야기 같은 건 듣지 않겠어. 너같은 건 생각하지 않아. 오직 나만, 그리고 나의...

밤의 도시에서 어두운 미궁을 헤매며, 스틸리안느는 어릴적 시골의 눈밭 위를 걷고 있다. 발밑에는 걸음걸음마다 붉게 물든 눈이 버석거리며 부스러져내린다.

V. 사랑에 빠지지 말라

대리석 벽을 따라 날아오르는 천사들은 낯익은 얼굴을 하고 있다. 자신이 남에게는 저렇게 보일까, 스틸리안느는 생각한다. 무표정하고 차가운 얼굴마다 감히 범접할 수도 없이 초월적인 것을 바라보는 그들은 이해할 수도 다가설 수도 없는 존재들이다. 저들을 만든 조각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차가운 바닥에 혼자 죽어가면서 그는 천사들과 같은 초월을 보고 있었을까?

하지만 그녀를 오늘 이곳까지 이끌어온 것은 신도, 어떤 초월성이나 신성도 아니다. 그보다는 훨씬 인간적이고 세속적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진창을 딛고 이곳까지 왔다. 천사들은 천상의 신성, 태양의 찬란한 빛만을 우러르겠지만 그녀는... 그녀는 이 땅 위에 살아간다. 지극히 현실적인 것들을 위하여. 구름과 광휘가 아닌 단단한 바닥을 딛고 그녀는 무수한 시선 사이로, 성당을 장식한 천상의 영광 아래 제단으로 걸어간다.


제3 군단의 장교 콘스탄티노스 미크루라케스를 연회에서 만났을 때에 그녀는 그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아내 마리아 블라스티아가 5년의 결혼생활 끝에 죽었을 때 두 사람 슬하에는 아이가 없었다. 율리아노폴리스 근무지에서 그가 정부로 두었던 여자도 둘이 관계를 지속한 동안에는 아이가 없었다. 콘스탄티노스와 헤어진 이후 그 여자는 다른 남자와 아들을 낳았다.

황궁 연회에서 그와 처음으로 시선을 맞추고 미소지으면서 스틸리안느는 그의 전처와 옛 정부를 생각하고 있었다. 날씨와 소문에 대해 가벼운 대화를 나누면서 그녀는 콘스탄티노스라는 남자에게 모든 것을 판돈으로 걸고 자신을 도박판에 올려놓았다.

사랑을 필요의 일종이라고 한다면 콘스탄티노스만큼 남자를 뜨겁게 사랑한 일은 평생 없을 것이다. 남편과 아버지가 되어줄 남자, 귀대 날짜가 걸려서 서둘러 결혼할 수 있는 남자가 필요했다. 다른 아이가 없고 아마 앞으로도 없을 남자라면 더욱 좋았다. 그래서 콘스탄티노스 미크루라케스는 그녀에게는 꿈같은 이상형이었다. 그녀를 등뒤로 버려두고 문을 닫던 그 뒷모습의 기억이 아무리 아파도, 달빛 속의 열정이 때로는 못 견디게 그리워도 그것은 죽어버린 꿈일 뿐, 그녀에게는 새로운 꿈이 필요했다. 그리고 필요한 만큼 더 절실하게 그 꿈을 사랑했다.

그 소박하고 강직한 콘스탄티노스가 그녀를 보는 눈길에 열정의 불길이 어린 순간 설레는 마음은 진짜였다. 사슴을 함정으로 몰아가는 사냥꾼의 가슴이 뛰는 흥분이 진짜이듯이. 만난지 채 한 달이 안 되어 그가 참지 못하고 청혼했을 때 흘린 눈물도 진짜였다. 사막을 헤매이다 멀리에서 녹지를 발견한 여행자의 안도감만큼 진실한 감정이 있을까.


제단 앞에 무릎꿇기 직전에 스틸리안느는 다시 한 순간 차가운 대리석 천사들에게 눈길이 간다. 무표정하고 엄숙한 환희에 빠진 그들은 하나같이 그녀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녀에게 그리도 열렬하게 구애했던 조각가는 여지가 없이 거절당한 후 미친 듯 작업에 몰두했고, 마지막 천사를 완성한 다음날 아침 작업 도구로 손목을 그은 싸늘한 시체를 인부들이 발견했다. (새하얀 대리석 위에 붉게 흐르는 피.) 니키아스가 예술가의 죽음을 낙상으로 무마한 덕분에 성당은 예정대로 문을 열 수 있었다.

콘스탄티노스 옆에 나란히 무릎을 꿇으면서 그녀는 조각가의 죽음이 잠시 가슴에 남는다. 끝내 모르는 사람이었던 소녀 때문에 재능과 목숨을 내던진 그 무모함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그 파괴적인 불길을 통과해 소녀는 여인이 되었고, 하얀 대리석 위에 선명했을 붉은 피의 가르침을 가슴에 단단히 새긴다. 다시는 누구에게도 자신을 망칠 힘을 쥐어주지 않으리라, 그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VI. 길을 정했다면 끝까지 걸어라

콘스탄티노스가 아이를 번쩍 들어올리자 까르륵거리는 웃음소리가 정원에 울려퍼진다.

"많이 컸구나, 이녀석!"

아리스가 조막만한 손을 내밀어 콘스탄티노스의 코끝을 만지자 그는 웃으며 아이를 던졌다 받고, 스틸리안느는 아리스가 꺄악 웃으며 공중을 날 때마다 가슴을 졸이면서도 미소짓는다. 머리에 햇살이 따뜻하고, 정원의 나무에서는 새가 지저귄다. 한여름의 정원에서 아리스가 웃는 세상에는 어둠도, 두려움도 한 점 없다.

"그동안 잘 지냈소?"

옹알거리는 아리스를 꼭 안은 채 콘스탄티노스는 다른 팔로 그녀를 끌어당겨 이마에 입맞춘다. 그 포근한  체온과 넓은 가슴에 안겨 스틸리안느는 그에게 웃어준다.

"그럼요. 율리아노플은 어땠나요?"

"당신과 아리스가 없었지. 보고 싶었소."

막 대꾸하려는 순간 뒤에서 작은 헛기침이 들린다.

"죄송합니다, 나으리, 마님. 나으리를 빨리 뵈어야겠다고 하셔서..."

연기와 박하꽃 향. 잠시 돌아보지 않고 서서 스틸리안느는 태연하고 무심한 표정을 얼굴에 갑옷처럼 두른다. 콘스탄티노스에게 아리스를 받아들고 그녀는 천천히 돌아선다. 남편은 이미 그녀를 지나쳐 손님에게 다가서고 있다.

"니키아스 공. 이곳까지 무슨 일이십니까?"

"오시자마자 이렇게 찾아뵈어서 죄송합니다, 콘스탄티노스 경. 시간을 많이 빼앗지는 않도록 하지요. 건강하셨습니까, 스틸리안느 부인?"

눈이 마주치는 순간 가슴이 욱신거린 것은 오랜 감정의 습관일 뿐.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헤집어진 옛 상처의 고통 앞에 그녀는 자신을 다잡고, 낯선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아리스를 꼭 끌어안는다.

"어서 오세요. 두 분 말씀 나누시지요. 마실 것을 올려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인. 그쪽은 아리스 공자인가요? 아주 잘생긴 아드님이군요. 두 분 많이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

그녀는 엷고 차가운 미소를 짓는다.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라고 말하던 목소리가 다시 귓전에 울려온다.

"감사합니다, 공. 당신을 꼭 닮았죠, 여보?"

"당신을 더 닮은 것 같은데."

콘스탄티노스는 웃으며 그녀의 한쪽 손을 잡아 손등에 입맞춘다.

"먼저 들어가보겠소."

"예."

그녀는 인사하고 지나쳐가는 니키아스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품안의 아들, 그녀의 얼굴에서 떠날 줄 모르는 그 순진무구한 눈빛과 포근한 아기 냄새에만 정신을 집중한다. 그녀와 아이를 쳐다볼 자격조차 없는 남자와 그런 남자 앞에서 아직도 마음이 흔들리는 자신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발소리는 등뒤로 멀어져서 사라져간다.

가끔 그녀는 꿈을 꾼다. 이것으로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그런 꿈. 권력에 가족을 잃고 피눈물 흘린 사람이 어디 그녀뿐일까. 무사히 살아남았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운은 좋았다. 이걸로 끝내도 되지 않을까. 그래야 하지 않을까.

그러다가 또 다른 꿈을 꾸고는 한다. 엄마, 바스티안은 못해요. 어머니의 눈물, 그녀에게 반갑게 고개 돌리던 아버지. 절 보내세요.

전쟁이나 다름없이 싸워서 얻은 행복에 잠기다가도 순간순간, 스틸리안느는 자신이 온전히 살아남지 못했다는 사실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시린 공허를 채우는 피의 꿈을 꾼다. 평온한 일상의 틈새에서 끝없이, 언제나.

아리스가 배가 고픈 듯 품안에서 칭얼거린다. 조그마한 등을 토닥여주며 스틸리안느는 집으로 돌아선다.

"미안해, 아리스."

보드라운 머리칼에 입맞추고 그녀는 아들의 귀에 속삭인다.

"엄마를 용서하렴."

그러나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용서를 비는 것 자체가 얼마나 뻔뻔한 짓인지도. 칭얼대는 아리스를 안고 그녀는 조용히 햇살 가득한 정원에 등을 돌리고 집안으로 들어간다. 생명을 끌어안고 죽음의 그림자를 끌며, 가슴에는 재와 폐허 가득한 채 삶의 전장 한가운데로.



솔개를 길들여 닭과 싸움붙이는 얘기는 고등학교 때 들은 것인데 계속 기억에 남았었습니다. 이름없는 인물 중 하나는 (스틸리안느는 아랫것들 이름에 관심이 없뜸) 짐작하시겠지만 본편 캠페인에 등장했던 인물입니다. 스틸리안느에게 얻어맞았던 소년은 지금도 어디선가 잘 살고 있을 것 같은데, 언젠가 등장할지도 모르죠.
2009/09/27 23:35 2009/09/27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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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10화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고마우이 아군.


요약

북쪽으로 간 라이산드로스와 플로리앙은 제3 군단장 콘스탄티노스에게 환대를 받으며 율리아노플에 도착합니다. 한편 루키아노플에 남은 하쉬르는 스틸리안느가 무슨 일을 꾸미는 게 분명한 와중에 평온한 나날이 더 불안하고, 부하를 시켜 도시 내 용병들의 동태를 살피게 해서 약간 이상한 것을 발견하지요.

시찰을 나가려던 라이산드로스와 플로리앙은 하쉬르의 전갈을 받고 불안해하고, 콘스탄티노스와 라이산드로스는 서로 처가의 반역사를 끄집어내며 다투는 추한 모습을 보입니다.

한편 추수기원 축제 때에 하쉬르는 미사 직전에 황제가 성당에 소수의 호위만 두고 성당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불길한 예감에 달려와서, 변절한 호위병들에게서 황제의 목숨을 구합니다. 황제는 하쉬르에게 감사하며 즉시 황궁으로 향합니다.

그 다음날, 시찰을 돌던 라이산드로스와 플로리앙은 반란이 일어났다는 전갈에 콘스탄티노스가 막는데도 바로 부대를 이끌고 회군합니다. 다시 루키아노플을 향해...

감상

드디어 1부 막장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10화입니다. 이것저것 인물들의 감정과 과거가 터져나오고 있어서 흥미롭군요. 하쉬르가 맹활약해서 4명을 상대로 암살 기도를 막아낸 것이 가장 중요한 사건이라고 하겠고, 라이산드로스의 귀환 결심이 목숨보다 제국과 가족이 우선인 그의 사람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제국 최고의 무인들이 마누라 때문에 싸우는 게 제일 재밌었어요 (음훼훼). 술먹으며 완전 어깨동무 분위기였다가 아내가 걸리는 얘기가 나오자 서로 찌질해지는 모습이 참 인간적이었달까요. 사람 그렇게 추해지는 거 완전 좋아하는 1人.

하쉬르가 황제를 구해내는 판정은 길어져서 본플레이 시간 이후에 마쳤습니다. 그러고 나서 이것저것 캠페인에 대한 잡담도 했죠. 여기에도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생각이 나와있으니, 앞으로 서로 얘기해서 조정해가면 될 것 같습니다. (전개라기보다는 곁가지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황후와 플로리앙에 대한 생각이 제일 막장안습..)

추석 때문에 쉬는 게 아쉽지만, 2주 후에도 살짝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이제 편안하게 흐름을 타며 첫 1/3을 마칠 수 있으면 좋겠군요. 모두 추석 끝나고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2009/09/27 23:20 2009/09/27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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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과 석양의 도시 9화입니다. 로그 제공해준 아군에게 감사!


요약

플로리앙은 약속대로 총을 직접 제작해서 아리스에게 선물하고, 아리스는 사격을 굉장히 빨리 익혀서 그를 놀라게 합니다. 네야는 임신했다는 소식으로 그를 까무러치게(?) 하지요. 플로리앙과 라이산드로스는 제3 군단의 주둔지인 율리아노플로 출정을 나가고, 네야와 아쉬운 작별을 나눈 플로리앙은 돌아오면 네야에게 청혼하기로 결심합니다. 한편 하쉬르는 아샤신 수뇌부를 다시 만나 그가 메흐디에게서 자유로워지려는 계획에 최소한 밤해는 하지 않겠다는 그들의 약속을 받아냅니다.

감상

저번에 전개 계획을 참가자들에게 이야기한 효과를 이때도 톡톡히 보았습니다. 네야 임신 설정도 비극을 고조시키는 용도로 만들었고 (저 아니라능! 이방인님이 제안한 거라능!), 여러모로 지금 나오는 전개의 목적을 아니까 방향성도 있어서 참가자들도 재미있어하는 것 같군요.

제목은 좀 고민했었는데, 총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해서 '탄환이 떠난 순간'으로 했습니다.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게 되는 바로 그 순간처럼, 그동안의 은원과 인연이 걷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한 느낌이랄까요. 스틸리안느의 계획, 플로리앙과 네야, 아리스의 손에 쥐어준 총, 아샤신 수뇌부와 접촉한 하쉬르, 플로리앙과 라이산드로스를 북쪽으로 보내는 황제의 결단 등. 어떤 일이든 어느 순간에는 그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하게 마련이죠. 총성도 없는 총의 방아쇠를 당기고, 나중에야 탄환이 떠난 게 어느 순간인지 깨닫는... 그리고 깨달은 때에는 이미 너무 늦어있겠죠.

요약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라이산드로스 내외의 닭살도 재밌었고, 플로리앙의 감정표현과 하쉬르가 능동적으로 운명을 개척해가는 모습도 인상깊었습니다. 다들 스틸리안느가 무슨 짓을 하려나 걱정은 하면서도 당장 어떻게 할 수는 없는 점도 복잡다단한 도시캠페인 혹은 정치물의 성격이 잘 산 것 같습니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다 죽이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 그 다음부터가 너무 복잡해지니..(...) 그게 사회 속에 살아간다는 것의 복잡함이자 묘미인 것 같습니다.
2009/09/27 23:01 2009/09/27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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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하쉬르는 황후에게 플로리앙 암살 기도의 배후에 대해 알아낸 것을 밝힙니다. 황후는 스틸리안느가 황제에게 원한을 품은 이유를 얘기해주고, 스틸리안느가 나흐만의 사주를 받고 있는지 정보를 캐내게 아리칸을 회유할 것을 은근히 종용합니다. 그리고 만약 스틸리안느를 암살하라고 명령한다면 그가 명령대로 할지도 확인하지요. 그렇게까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플로리앙은 콘스탄티노스 미크루라케스의 저택 (실은 처가인 팔레오로고스 가문 저택이지만)에 찾아가서 사병 감찰을 합니다. 사병 수를 대단히 정직하게 보고했을 뿐만 아니라 사병을 2/3가 아닌 9할을 내어놓겠다는 말에 그는 스틸리안느의 의중을 알아보려고 직접 만날 것을 청하고, 둘은 서로 상대를 치열하게 떠봅니다. 그러다가 스틸리안느의 어린 아들 아리스가 엿듣는 것을 알아차린 플로리앙은 아이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아리스가 라이산드로스의 선물을 자랑하자 자신도 연습용 총을 만들어주기로 약속합니다. (영악한 꼬마 같으니! (...))

하쉬르는 아리칸과 둘이 각자의 입장과 미래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아리칸은 자신은 얻을 것이 있는 나흐만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분명히 밝힙니다. 하쉬르는 자신과 형인 술탄 사이의 악연과 협박 관계를 밝히며, 최소한 자신을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게 해야 한다는 목표를 얘기하지요. 그 목적을 위해 아샤신 지도부와 다시 접촉해야 한다고 부탁하자 아리칸은 불안해하면서도 승낙합니다. 그리고 내일 일은 잠시 내일로 남겨두고 러브러브~

감상

좀 흐름이 늘어지는 느낌이고 저도 답답해서 한동안 생각하고 있던 전개를 참가자들에게 그냥 알려주고 나니 참가자들도 한결 방향 감각이 생기는 듯했습니다. 미래 구상은 밝히기도 하고 안 밝히기도 하는데 (라이테이아 전기나 공화국의 그림자 때는 안 밝히고, 역할극 할 때면 보통 밝히고), 이 경우는 얘기하는 게 적당해 보였습니다. 주인공들 자신이 지도자격 위치에 있는 인물들인 만큼, 그들이 스스로 미래를 알지는 못해도 참가자가 어느 정도 방향성을 알고 자신감 있게 RP하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물론 이건 현재의 계획일 뿐이고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릅니다.

그렇게 뭔가 물꼬가 트이고 나니 오늘의 흐름은 한결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쉬르 이야기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점이 특히 큰 성과인 것 같네요. 황후가 (굇수 에이레네를 곁에 두고) 아리칸의 정체를 알아내고 하쉬르에게 그녀의 감정을 이용하라고 종용까지 하는 걸 보면, 술탄의 하렘에 있을 때는 쥐죽은 듯 살았던 건 내숭이었던 거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군요. 뭐 한편 그녀의 말마따나 황후의, 아내의 입장은 또 다르기는 하죠. 여러모로 사촌언니 키네니아를 닮아간다는 느낌이 드는 그녀였습니다.

한편 어느 정도 기반과 위치가 있는 인물들인 주인공들 설정과, 그들의 설정과 이야기가 중심인 캠페인 성격상 각자 따로 노는 건 좀 어쩔 수가 없군요. 각자의 생활이 있는 상태에서 가끔 스쳐가는 정도의 느낌입니다. 이야기끼리 극적 연관성은 있긴 한데, 늘 같이 다니기엔 좀 먼 당신들이랄까요. 이런 류의 이야기가 왜 RPG에 흔한지 않은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전 언더월드 3기와 같은 도시·일상물 캠페인에서 겪은 어려움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생각해보면 도쿄의 달도 일행은 거의 유지하지 못했죠. 몰려다니는 대신 좀 더 일상적인 이야기들을 RPG라는 매체로 다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한편 '여우굴 속으로'라는 제목은 스틸리안느를 찾아가는 플로리앙의 대사에서 따온 것이지만, 어떻게 보면 이번 플레이의 세 장면 모두에 적용이 있는 제목이기도 합니다. 따지고 보면 스틸리안느를 여우라고 한다면 마리사 황후나 아리칸도 여우 중의 불여우거든요. (자애로운 황후니 주인공 중 하나의 연인이니 하는 위치로 무장하고 있다고 내 눈까지 속일 수야!) 그리고 그런 여우의 굴로 들어간다는 것은 상대가 주도권을 쥔 영역으로, 위험으로 뛰어든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다른 생각 했다면 나파요 나파요) 아군과도 얘기했지만 뭔가 은근히 이 캠페인 주제는 '여자 말을 잘 들어야 산다'로 가는 느낌입니다.

결론적으로 재밌는 플레이를 함께해주신 이방인님과 아군에게 감사감사~ 이번에 못온 뱀프군은 다음에 봐요!
2009/09/17 22:35 2009/09/17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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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09/18 1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자 말을 잘 들으면 만사형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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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아리스의 다섯 살 생일을 구실로 검을 선물하러 팔레오로고스 저택으로 간 라이산드로스는 아리스의 예리하고 영특한 모습에 죽은 친구 니키아스의 아들이라는 확신을 얻습니다. 그는 검을 선물하고, 아리스가 검을 잡을 나이가 되면 검술을 가르쳐주기로 약속하지요. 아리스와 혈연이 없는 사람이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우면서도 라이산드로스와 에이레네는 할 수 있는 한 아리스 곁에서 아이를 훈육하고 지키기로 결심합니다.

감상

나왔습니다 일일드라마 여명과 석양의 도시! 아리스 미크루라케스 출생의 비밀..입죠. 매우 복잡한 정치적, 감정적 상황 속에서 아리스라는 인물은 폭풍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리고 폭풍 중심은 고요하게 마련인..(...) 서로 정치적으로, 인간적으로 적인 사람들이 한 아이에 대한 사랑만은 똑같다는 사실은 어찌보면 참 신기하지요. 스틸리안느도 여기서는 정말 이 여자가 악역인가 싶을 정도로 정중했고요. (따지고 보면 면전에서 특별히 악당짓 한 건 없긴 하죠. 등뒤에서 비수 찌르는 게 특기...)

그래서 인간의 갈등은 명백한 선악으로 나누기 어려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다 인간 얘기니까요. 누구 말마따나 악당도 어머니는 사랑하고, 영웅도 기분 안 좋은 날은 있게 마련. 스틸리안느가 아무리 독한 여자라도 아들을 지독하게 사랑하는 건 사실이고, 라이산드로스 내외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니키아스의 유일한 흔적인 아리스를 억지로라도 데려오고 싶은 유혹이 없을 리 없죠. 그래서 인간은 다 숭고하고 이기적이고 헷갈리도록 복잡한 것 같습니다.

이 외전의 중심이자 백미는 라이산드로스와 아리스의 대화였다고 봅니다. 처음 보는데 꽤나 서로 파장이 맞는다는 느낌이었달까요. 역시 피는 못 속이는 건지... 꽤나 좋아했던, 그리고 좋아하는 인물인 니키아스와 비슷하면서도 분명 다른 사람이라는 점에서 재미도 있고요. 앞으로도 여러 해 라이산드로스는 아리스의 영웅일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과연 언제까지나 그럴지는 모르지만요!

저도 석한군도 이 복잡한 가족·정치사의 결과는 비극일 거라고 예상하지만, 그 비극을 내다볼 수 있다 하더라도 스틸리안느도, 라이산드로스도, 에이레네도 아리스를 그만 사랑할 수 있을까요. 미래가 정해진 것은 인간이 원하는 것, 선택하는 것, 행동하는 것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라는1 게 사실이라면, 그 정해진 미래는 그들의 삶이고 그들의 진심이겠지요. 어쩌면 바꿀 수 있더라도 바꾸지 않을...

제목인 보레알리스는 아리스가 검에 붙인 이름입니다. '북방'이라고 부르는 것은 검의 깨끗한 윤곽과 북풍처럼 차가운 빛도 있겠고, 라이산드로스의 검과 말이 동과 서의 방위 이름이 붙은 것을 따라하는 의미도 있겠고, 거의 집에서 떠나있는 아버지 콘스탄티노스가 북풍처럼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일지도 모르죠. 나중에는 어쩌면 사란티움에 불어닥치는 혹독한 원한과 피의 바람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자 어느 용자가 그꼴 나기 전에 영아살해좀..(타앙)


주석
  1. 씰: 운명의 여행자들 [1999년 가람과 바람] 중 [돌아가기]
2009/09/06 23:57 2009/09/0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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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hovamp 2009/09/07 14: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래가 기대되는 아리스입니다 [...]

  2. Thrusday 2009/09/13 13: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정말 재밌게, 또 멋있게 플레이하시네요. ㅠㅠ 리플레이보고 몇 번이나 감탄한건지

    • 로키 2009/09/13 14:34  댓글주소  수정/삭제

      와 칭찬 감사합니다~ 다들 잘해주셔서 저도 굉장히 재밌게 하고 있어요.

  3. montreal florist 2009/10/16 06: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네여 잘 보고 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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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샬림이 필리포스를 발견하자 하쉬르는 샬림과 함께 가서 필리포스를 제압하고 체포합니다. 필리포스는 이올라스 노타라스가 플로리앙의 암살을 사주한 것을 털어놓으며, 실제로는 스틸리안느의 관여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밝힙니다. 플로리앙은 사병 감찰관 자격으로 찾아가 이올라스에게 은근하지만 따끔한 경고를 하지요. 한편 라이산드로스는 스틸리안느의 아들 아리스의 친부가 에이레네의 죽은 오빠 니키아스일 가능성에 에이레네의 부탁대로 빠른 시일 내에 아리스를 보러 가기로 합니다.

감상

꺄아 스틸리안느~♡ 그녀의 마수가 드러나기 시작해서 로키는 기쁩니다. (훌쩍) 아마도 1부의 끝을 장식할 그녀의 계책이 막을 올렸군요. 사실 실제 막이 오른 것은 꽤 오래전이지만... 필리포스가 처음 생각보다 꽤 머리가 좋은 인물인 점도 재밌군요. 책사 영입 얘기까지 있는 거 보면 앞으로도 볼 수 있을지도요. 여러모로 조연 돌리는 건 진행의 큰 재미 중 하나죠.

오늘의 플레이는 사실상 3개의 개별 플레이였다는 점에서 일행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이 캠페인 주인공들의 성격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개별 장면은 재미있게 했지만, 중간에 잠시 얘기 나눈 거 말고는 세 주인공이 모두 등장하는 장면이 없었죠. 그런 면에서 어쩌면 이방인님이 전에 얘기하신 외전 체제로 가는 것도 한 방법이기는 한데, 역시 진행자 과부하가 걸리는 데다가 이게 따로 놀기는 해도 서로 연관성은 많이 있다는 점에서 따로 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기는 해요. 오늘만 해도 필리포스 체포에서부터 이야기가 풀리는지라 아군 오기 전에는 플레이를 시작할 수가 없었고요. 서로 연관이 깊은 이야기라 거의 관전하듯 하는 것도 나름 의미는 있겠지만, 참가자 만족도에 따라서는 뭔가 대책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플로리앙이 이올라스에게 찾아가는 장면에서는 두어 가지 제가 걸리는 점이 있었습니다. 우선은 서로 장면에 대한 기대치가 다르지 않았나 하는 점. 이방인님은 노타라스를 심적으로 철저하게 굴복시키는 장면을 생각하셨던 것 같고 저는 노타라스가 비잔티움 귀족인데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죠. 말하자면 감성의 차이랄까요. 아니면 제가 이방인님의 기대치를 잘못 읽었을 수도 있고, 어쨌든 서로 RP의 핀트가 미묘하게 어긋나서 조금 진행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 걸린 점은 제가 이올라스와 대면 장면에서 주사위 굴림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건 몇 가지 문제가 있는데, 우선은 사회 판정에 굴림을 요구하지 않으면 사회적 기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는 점, 또 다른 주인공들은 사회 판정에서 굴리게 시켰으므로 페이트 포인트 소모율 등에서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굴림을 요구하지 않으면 RP의 결과가 진행자 마음대로가 되기 쉽다는 문제가 있지요.

굴림을 요구하지 않은 것은 아마 역시 기대치 문제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방인님은 승리를 원하시는데 혹시 그게 낮은 기능과 주사위 굴림 때문에 안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앞섰었거든요. 참가자가 판정이 즐겁지 않다면 굳이 할 필요 있나... 하는 생각에 움츠러들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페이트 포인트도 많으니까 괜찮았을 텐데, 결과적으로 다른 참가자들과 형평성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참가자 의도 실현도 확실하게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제가 크게 실수한 것 같습니다. 더불어 다른 주인공들도 포인트 벌게 면모 강제발동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자 이제부터 고생러쉬~+_+)

재미있는 점도 있었고, 아쉬운 점도 있었던 명암이 교체하는 플레이였습니다. 이제 급박하게 움직이는 전개 속에서 서로 기대치, 불만사항 등을 잘 대화해서 풀어나가면 더욱 재밌는 플레이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2009/09/06 23:21 2009/09/0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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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09/07 12: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염, 판정은 동등하게(?)
    공평하게 해야죠 공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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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하쉬르는 플로리앙 습격을 사주한 필리포스를 찾으라고 부하 샬림을 보냅니다. 필리포스는 도시를 떠났으리라는 소문이 돌지만 샬림은 필리포스가 아직 도시에 있다고 짐작하고, 필리포스의 위치를 알아내면 하쉬르에게 알려주기로 한 채로 다시 도시로 그를 찾으러 나섭니다. 한편 하쉬르는 샬림의 눈치에서 자신의 황자 신분을 안다는 것을 깨닫고...

감상

수사반장 하쉬르의 활약상...이라기보다는 샬림 형사의 수사력이 돋보인 무난한 수사물이었습니다. 역시 부하 있는 게 최고라는 게 교훈(?) 하지만 물론 샬림에게 지시를 내린 건 하쉬르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조연 활용이라는 또 다른 게임성과 전술성을 살렸다는 점이 특이점입니다. 본편 스토리를 진행시킨 점도 마음에 들었고, 샬림이 하쉬르 신분을 아는 떡밥이 나중에 어떻게 살아날지도 흥미진진하군요.
2009/09/06 22:26 2009/09/0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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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 6화입니다.


요약

플로리앙 피습 사건 이후 하쉬르는 직접 발로 뛰며 배후를 찾습니다. 수소문한 끝에 그는 팔레오로고스 혹은 노타라스 가문의 개입이 있다는 단서를 잡고 플로리앙과 라이산드로스에게 알리지요. 라이산드로스는 스틸리안느 팔레오로가 혹은 플로리앙에게 개인적 원한이 있는 이올라스 노타라스를 의심합니다. 주인공들은 에이레네의 건강 회복에 대한 기쁨과 그림자 속에 숨은 적에 대한 불안이 교차하는 저녁을 함께 보냅니다.

감상

1. 하쉬르 수사반장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2. 스틸리안느 뒷배경을 언급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악녀 만세.

3. 전체 맥락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작은 묘사들이 개인적으로 재밌었습니다. (잠꼬대하며 뒤척이는 아리칸, 라이네 연회장 등.)

4. 여전히 개별적으로 노는 감이 있지만 당분간은 이 진행으로도 괜찮을 것 같군요. 이렇게 하다 2부로 가면 보조 주인공을 만들면 되겠지요. 3부 가면 완전 군상극이고...

5. 캠페인에 대한 열정이 좀 돌아왔습니다. 상담해준 아군에게 감사.
2009/08/24 21:23 2009/08/2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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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08/24 22: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가 뭐 한게 있다고...헤헤
    하쉬르 수ㅋ사ㅋ반ㅋ장ㅋ
    앞으로도 수사모드의 기능 배분입니다 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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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스님이 로그를 정리해주셨습니다.

요약

사란티움에 억류된 마르얌 문제를 논의하고자 마르얌의 사촌 하비브는 마르얌의 약혼자인 아미르 황자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아미르의 어머니 키네니아의 사람인 시녀장 세헤라자드가 하비브를 들여보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시종장 카림의 제보로 아미르는 직접 나와 하비브를 맞아주고, 하비브와 아미르는 점잖은 신경전을 벌입니다. 약혼을 유지한 채 결혼은 하고 싶지 않은 아미르와 성혼을 시키고 싶은 하비브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대립한 끝에 하비브는 아미르가 마르얌을 되찾는 사절로 가서 사란티움에서 혼인을 올리고 마르얌을 세레니아로 옮기는 방안을 제시하지요. 아미르는 생각해보겠다고 합니다.

감상

처음으로 본격적인 사회판정을 해보았는데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사회적 갈등에 리듬감과 긴장감이 생기는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인물에게 중요한 결정을 판정으로 강요당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서 끝까지 판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초기에 틀을 좀 잡고서는 나머지는 그대로 흘러가게 두었지요.

판정에 대해 묘한 점이라면, 어차피 하비브가 수치상 유리한 판정이라 질 걸 알면서도 판정에 지는 게 그렇게 기분이 좋지는 않더라고요. 조연을 잡은 제가 그렇다면 오체스님은 더 그러셨을 거라는 생각도 들어서 RPG의 게임적 성격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였습니다. 어차피 판정에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진다면, 지는 데서도 게임적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요? 아니면 판정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더 중요한 것일까요? 그렇다면 승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아무도 기분 상하지 않고 다들 재밌으려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요즘에 플레이할 때 저는 참여자라기보다는 관망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해서 묘한 기분입니다. 참가자들이 재미있어하는 것 같아서 다행인데 저는 먼발치에서 들여다보는 느낌이랄까요. 캠페인은 잘 돌아가는 것 같고 제 취향에도 맞는 복잡하고 정서적인 이야기인데 이유를 잘 모르겠군요. 제가 낄 자리가 별로 없다는 느낌? 어떻게 하면 저도 캠페인의 일부라는 느낌이 들까 생각해봐야겠습니다.
2009/08/22 11:54 2009/08/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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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08/22 1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패배가 있기에 승리가 더욱 값지다 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주사위 조작 같은 것이 없는 상황에서의 주사위값이라는건 그야말로 '우연'이며 다른 캐릭터 리소스에 비해 누구에게나 공정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이죠.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이것은 어떤 상황에서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지는 것보단 이기는 것이 더 재미있겠지만 항상 이긴다 라고 하는게 오히려 재미없어지는건 모순적이죠. 그러니 이길때도 있고 질때도 있다고 받아들이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로키 2009/08/22 16:00  댓글주소  수정/삭제

      원론적으로는 그게 맞는 얘기지. 다만 그런 감정을 느끼는 이유가 마음먹는 것만으로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달까. 근본적으로는 주도권 문제인 것 같아. 자신이 플레이 중 주도권 내지 제어권이 없다고 느끼면 그만큼 판정의 결과에 집착하게 된달까. 그래서 더 근본적으로는 어떻게 하면 그 판정에 지더라도 주도권을 잃고 밀려나지 않는다는 안정감을 주느냐 하는 문제의식이 남는 듯.

  2. 아사히라 2009/08/22 18: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집착을 버리고 부처의 마음가짐으로...는 농담이고
    근데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걸 원천적으로 제거할수는 없는거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저런 마음을 먹음으로써 감정을 제어해 보자'는 이야기...

    • 로키 2009/08/22 18:49  댓글주소  수정/삭제

      양쪽 다 필요한 것 같아. 판정에 대한 페어플레이 마음가짐, 그리고 판정 결과에 연연하지 않을 만한 주도권 확보가 말이지.

  3. orches 2009/08/22 2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확실히 저 플레이 때, 주사위 신이 석한님을 너무 예뻐하신 듯 (수근수근) 세하라 전에선 예상했던 것이 완전히 박살나는 걸 보며 ㅎㄷㄷㄷ. 아미르 vs 하비브였을 때는.. 그런대로 원하는 대로 한 듯 싶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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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제목을 보고 야한 상상을 하셨다면 그 상상은 100% 맞습니다! (...) 아군과 한 하쉬르 외전입니다.

요약

황후에게 불려갔던 아리칸은 황후에게 거짓말을 늘어놓은 얘기를 하쉬르에게 합니다. 혼란스러운 정국과 적과 아가 뒤얽히는 역사의 조류 속에 두 사람은 마음을 확인하지요.

감상

야한 외전을 해본 건 처음은 아닌데, 남자 참가자와 해본 건 처음이라 좀 어색하기도 했지만 재밌었습니다. 결국 여성 참가자분과 할 때와는 달리 중요한(?) 부분들은 좀 아스라히 처리하긴 했지요. 그래도 아리칸과 하쉬르의 감정, 그리고 복잡한 상황이 잘 드러난 것 같아서 좋네요. 축 두 사람의 동거~(...)
2009/08/20 18:09 2009/08/2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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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08/20 18: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00%임다

  2. Wishsong 2009/08/21 14: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만 보면 좀비물 같은데-_-

  3. orches 2009/08/21 19: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쉬르와 아라칸의 동거를 축하합니다~ 둘의 미묘한 감정 등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무척 즐겁게 읽었답니다.

    추신: 석한님께 영광있으라. 로그를 주셔서, 아미르 vs 하비브를 정리할 수 있었답니다.

    • 로키 2009/08/21 21:40  댓글주소  수정/삭제

      정리 감사합니다! 관행대로 요약하고 링크하는 글을 올리도록 합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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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과 석양의 도시 5화입니다.


요약

나흐만과 전쟁에 대비해 황궁에서는 도시를 지킬 수 있는 인력을 파악합니다. 그 중 상당수가 귀족가 사병이라는 것이 드러나자 누가 사병을 얼마나 차출할지를 두고 귀족들은 신경전을 시작합니다. 황제는 사병 명부 제출을 명하고, 전쟁을 앞두고 서로 싸우는 귀족들을 한심하게 보던 플로리앙이 감사의 필요성을 제시하자 황제는 그에게 감사를 맡깁니다. 그 때문에 플로리앙은 결국 표적이 되고, 골목길에서 암살자의 습격을 받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달려온 하쉬르와 라이산드로스와 함께 암살자들을 처절하게 처리합니다(...)

감상

이번 화에는 전투 판정을 끝까지 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덕분에 단순한 유혈극은 세기의 혼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으니까요. 세기의 혼 규칙으로는 피를 튀게 하기까지도 한참 걸리는 만큼 공격과 방어는 직접적인 살상보다는 색채 있는 서술이 되는 편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구석에 몰아넣는다, 샹들리에에 뛰어오른다 등등. 졸개에 대한 게 아닌 한 결정타는 후반에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전투 준비할 때도 그 점을 염두에 두어야겠군요.

한편 다소 이야기가 늘어지는 느낌이어서 고민입니다. 일행이 아닌 인물들끼리 하는 일행 플레이의 한계가 드러나는 느낌이랄까요. 공화국의 그림자 때처럼 전우주적 해결사인 것도 아니고, 일행일 확실한 이유 (명령이다!)가 있는 것도 아닌 만큼 전통적인 일행 중심의 플레이 방식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물성은 잘 살고 이야기도 흥미진진하지만 일행은 끝없이 이합집산하고, 개별 인물의 이야기가 더 중요해서 일행으로서는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느낌이랄까요. 본편보다 외전이 창궐(...)하는 건 그런 이유가 아닌가도 합니다. 치고받고 싸우는 이야기가 RPG에 가장 흔한 것은 역시 일행을 유지하기에 그게 좋아서일지도요.

가장 극단적인 방식으로는 본편 체제를 없애고 외전 신청받아서 하다가 필요할 때만 필요한 인원을 모아서 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아마 그 방식으로는 플레이를 오래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도 같아요. 가장 덜 극단적인 방법은 지금처럼 이어가는 것이겠지만 좀 늘어지는 느낌이 있고요. 고민이군요.
2009/08/20 16:52 2009/08/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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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방인 2009/08/21 17: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두들 즐거워 하면 꼭 이야기가 타이트하게 전개되지 않아도 괜찮은거 아닐까요? :)
    전에도 얘기했지만 지금 쌓아두는 사란티움 내의 소소한 이야기들이나 지금 쌓아두는 NPC
    들이나 인간관계 등은 모두 2부나 3부에서 정말 긴박하게 이야기가 돌아갈때 모두 다
    재산이 될 테니까 말이죠.
    애초에 양 진영을 대립시키고 양진영으로 플레이어들이 갈리게 되는 켐페인을 계획했을때
    부터 일행이 '반드시 서로 입장이 같아야 한다'는 대전제 밖에서 행동하게 될것은 예상이
    되었던 일일 테지요.
    서로 다른편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든 행동을 함께 할수는 없을꺼고...
    제 생각엔 2부 3부에서도 지금같이 서로 장면이 같이 등장하는씬이 상대적으로 적을꺼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뭐 제일 우선되는 가치는 역시 재미겠는데..
    저는 꽤 즐겁게 플레이를 즐기고 있고, 마스터링 하시는 로키님이나 다른 PC분들도 즐거워
    하시는듯 하니 그거면 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타이트한 이야기 진행'에 너무 강박을 가지실 필요는 없는거 같아요 'ㅅ'

    ...라지만 저는 불만이 있군요 ( -_-)
    외전 횟수가 너무 적어서 말입니다. 흥(...)
    아예 정규플 이외에 각자 주중 1회! 이런식으로 외전을 횟수를 정해서 서로 정규플 시간에
    외전 시간을 합의 한뒤 주중에 플을 가지고. 그걸 올려서 서로간에 공유하며 세계를 구축
    해 가는 방법은 어떨까싶은데요.. 다른분들 의견이 듣고 싶군요.
    다른 분들은 별 불만이 없으실까요?(...)

  2. 이방인 2009/08/21 17: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히려 2부 3부로 가서 '장면'단위로 자유롭게 연기를 하게 되면 지금같이 한인물에 집착
    하여 맘껏 하지 못한 연기들을 부담없이 '장면단위'로 구사하며 서로 즐거울수 있을꺼라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미 대규모전을 그런식으로 연출하는건 경험이 있으니까 자신있게
    말할수 있죠(...)
    하지만 현재는 일행이었을때 서로 입장이 너무 다르고 하니까..
    그래서 제가 아예 주중 2시간 정도의 토막 외전들을 내용이나 만날 시간을 정해서
    정규시간에 합의해두고 주중에 시간 맞춰서 하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는것이죠.
    이 경우 문제는 마스터에게 걸리는 과부하군요(...)

  3. 아사히라 2009/08/21 1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5화에서 저는 너무 할게 없어서 별로 재미있지는 않았네요.
    물론 진행하다보면 비중이 높아질 때도 있고 낮아질 때도 있지만 억지로 셋을 모아놓았을때에는 가장 접점이 떨어지는 하쉬르가 비중도 가장 적은 느낌?

  4. 아사히라 2009/08/21 1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물론 그동안은 재미있게 했고 외전도 재미있게 하고 있고 이번 5화에만 그랬다는 전제 하에서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앞으로의 진행이 어떻게 갈지는 미지에 있지만 모두가 모여서 논의해볼 필요성이 있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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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입양으로 나흐만 재상 이스마일 파샤의 조카인 하비브는 여동생 베르다1와 그들의 사촌인 마르얌이 사란티움 황궁에 있다는 소식의 의미에 대해 대화합니다. 하비브가 마르얌을 좋아하는 것을 아는 베르다는 마르얌이 무사히 약혼자 아미르 황자와 결혼해서 하비브가 포기하도록 마르얌 언니가 보고 싶다느니 눈물 연출을 합니다. 베르다의 말에 의욕이 충천해진 하비브는 이스마일 파샤를 찾아가 마르얌 귀환과 결혼 작전을 논의하지요.

감상

아마도 캠페인 최고의 막장을 기록할 하비브와 베르다 양남매 등장입니다. 하비브는 노예 출신으로, 이스마일 파샤의 눈에 들어 동생 야샤르에게 입양하게 했죠. 그가 중용한 평민 인재가 꽤 많을 듯한데, 아리칸도 그 중 하나입니다. 베르다는 야샤르의 열두 살짜리 딸로서, 하비브와 결혼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비브가 마르얌을 잘 결혼시켜 마르얌을 단념시키고 가문에서 입지도 높이는 게 계획이죠. 드라마가 그렇듯 욕하면서 보는 경우일 것 같습니다(...)

베르다의 조숙하고 계산적인 성격, 그리고 이스마일 파샤의 책사인 하비브가 베르다에 대해서는 유독 맹한 점 등이 잘 드러나서 재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틸리안느와 메흐디와 함께 캠페인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물 중 하나인 이스마일 파샤의 첫 등장도 좋았고요. 자 이제 하비브와 아미르의 연계 외전을 하는 것은 시대의 요구인 겁니다! (탕탕)


주석
  1. '장미'라는 뜻 [돌아가기]
2009/08/16 20:06 2009/08/1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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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Citalopram.

    Tracked from Citalopram. 2009/10/18 05:01  삭제

    Citalopram. Citalopram process. Citalopram 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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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라이산드로스는 황궁에 마르얌을 찾아가 유괴해서 미안하다고 울며 사죄하고, 이후 플로리앙과 라이산드로스는 함께 하쉬르의 병문안을 가서 아리칸과 하쉬르의 닭털 날리는 모습에 치를 떱니다. 억울했는지 플로리앙은 황후를 찾아갔다가 네야에게 기습키스해서 슬랩스틱을 연출하더니만, 하쉬르의 부상이 황후와 관련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과 황제개입설로 황후의 결혼에까지 훼방을 놓습니다! 열받은 황후는 하쉬르를 병문안해서 아리칸을 고문하겠다고 협박하지요. 황후가 떠난 후 아리칸은 미혹의 노래로 하쉬르의 정신을 혼미하게 합니다. 한편 라이산드로스의 주선으로 마르얌이 친척들과 비밀회동을 하는 동안 라이산드로스의 처 에이레네는 몸을 빨리 회복하여 사란티움을 피의 복수로 붉게 물들일 포부를 밝힙니다.

추신: 이 요약에는 왜곡이 1%쯤 들어있습니다 (?)

감상

참여자 전원이 모인 게 3주만이었던고로 약간 쉬어가는 화를 했습니다. 심각한 상황이지만 굉장히 달달한 상황과 연출에 다같이 꼬꼬댁(...) 여러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가 잘 드러나서 꽤 재밌었습니다. 마르얌의 황궁행, 하쉬르의 부상, 황제와 황후 간의 간극, 에이레네의 바깥거동 등 이후의 진행을 위한 포석을 놓는 기회이기도 했고요. 젊은이다운 뻘짓으로 페이트 포인트 버는 플로리앙 RP에 경의를 (혹은 조의를?) 표하는 바이고, 하쉬르는 아리칸과 있을 때면 부드러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닭살스러운 재미가 있군요. 라이산드로스는 여전하달까, RP의 일관성이 있으면서도 절제된 감정표현이 좋군요. 어떤 때는 너무 일관성이 투철해서 평면적일 위험도?

좋은 플레이 해주신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리고, 로그를 제공해준 아군과 포트 막힌 상황에서도 플레이를 가능케 한 웹IRC에도 감사하는 바입니다.
2009/08/16 19:30 2009/08/1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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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산드로스의 3화 외전입니다. 3.5화쯤 될까요. 밤과 오전에 걸쳐 2화에 한 로그를 합쳐 올립니다. (파일명도 새롭게!)

요약

연회 중 집에 일이 있다고 부름을 받은 라이산드로스를 황제의 심복 라파엘이 만나 비밀 임무에 내보냅니다. 이스마일 파샤의 막내딸이 킨다스 구역에서 신분을 숨기고 지내고 있으니 황궁에 '귀빈'으로 모셔오라는 것. 그 아가씨가 바로 아내 에이레네를 구한 의사 라첼레의 친척이며, 에이레네에게 말동무가 되어준 미리암이라는 것을 알고 라이산드로스는 갈등하면서도 미리암에게 어떤 위해도 가지 않도록 책임지겠다고 그녀의 가족에게 약속한 후 황궁으로 정중히 모셔옵니다.

감상

라이산드로스가 불려간 다음에 어떤 장면이 있었을까 둘이 생각하다가, 석한군이 집에 일이 있다는 건 속임수이고 다른 임무가 있는 건 어떨까 제안했고, 제가 아가씨 납치 임무를 제안했습니다. 무서우면서도 용기를 내려고 애쓰는 미리암의 모습이라든지 (어째 이 아가씨가 캠페인 최고의 울보이군요) 임무와 개인적 친분과 고마움 사이에 갈등하는 라이산드로스 등, 다양한 감정의 교차가 재미있는 외전이었습니다.
2009/08/13 11:21 2009/08/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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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rches 2009/08/13 13: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비브랑도 같이 해보고 싶네요 +ㅅ+ 생각해보니 샤란티움에서는 옳다쿠나 이것저것 얻을 기회군요. 메흐디가 아라칸 등을 통해, 샤란티움의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듯. 샤란티움 역시 스파이를 보냈을 것 같고, 굵직굵직한 사건은 알고 있을 법 하거든요.

    추신: 마르얌 대신 아미르가 샤란티움에 머무는 건, 캐릭터야 착잡하겠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재미있을 것 같아 보입니다. (다만 저럴 경우 메흐디 여러모로 지못미)

    • 로키 2009/08/13 22:15  댓글주소  수정/삭제

      연계 외전은 전부터 석한군이 부르짖던 것인데, 그저 인터넷 연결이 지못미. (저와 석한군은 컴퓨터 사드리고 싶다/달려가서 고쳐드리고 싶다 하는 마음이..) 미리암의 귀환과 관련해 치열한 외교적 노력이 있겠지요. 그 과정도 아주 재밌을 테고요! 하지만 아미르가 대신 남으면 키네마마 분노는 누가 어떻게 감당하라고(..)

    • lhovamp 2009/08/13 2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어제 진행한 하비브 외전에서, 아미르 황자와 대화할 떡밥을 깔았사옵니다 +_+ 조만간 조인트! 조인트!

  2. lhovamp 2009/08/13 2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납치범 라이산드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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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연회 중 플로리앙과 네야가 정원에서 혼란스러운 정국 이야기를 하는데 하쉬르가 피투성이가 되어 나타납니다. 거의 동시에 콘스탄티노스가 군사 정보를 들고 나타나지요. 결국 연회는 조기에 끝나고, 황제는 타나그라스 연안에 출몰한 나흐만 군선과 점점 노골적인 나흐만의 야욕에 대해 대책회의를 소집합니다. 아내가 아프다는 소식에 라이산드로스가 집으로 달려간 동안 황제는 라이산드로스 휘하의 질풍의 기사단을 기동성 있는 지원부대로 편성하고 필요에 따라 플로리앙의 롱기누스 용병단이 지원하게 하기로 결정을 내립니다.

한편 하쉬르의 상처가 정상적인 전투라기보다는 고문 상처처럼 깨끗하고 정확하다는 소식을 플로리앙에게 전하며 네야는 충격에 울먹입니다. 역시 황후 측근인 플로리앙의 안전을 염려하며... 그러나 자신보다 가까운 황후 측근은 오히려 네야라는 사실을 우려한 플로리앙은 황궁 근처에서 밤새 보초를 서다가, 하쉬르가 걱정이 되어 온 아리칸을 포착합니다.

플로리앙의 추궁에 아리칸은 하쉬르를 걱정해서 온 친구라고 대답하고, 그녀의 매력 공격에 플로리앙은 헬렐레(...)해서 하쉬르를 만나게 해줍니다. 마침 깨어난 하쉬르는 아리칸이 아는 사람이라고 확인하고, 플로리앙과 네야가 자리를 비워준 사이 아리칸과 대화를 나눕니다. 하쉬르가 자신의 거처에 기거하면서 간호해줄 것을 부탁하자 아리칸은 자신의 발을 묶다니 똑똑한 제안이네 황궁에 들어와 사는 것도 보너스네 하면서도 결국 하쉬르를 걱정하는 마음에 그러기로 하지요. 하쉬르는 그런 그녀에게 입맞춥니다.

감상

여러모로 사건이 많았군요. 급박하게 움직이는 정국, 하쉬르의 부상, 플로리앙의 노예화(...), 그리고 하쉬르의 대담한 동거제안! 석한군이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빠져서 군사적 상황에는 완전히 초점을 맞추지 못했지만 질풍의 기사단의 활용 결정을 내리기는 했고, 덕분에 플로리앙과 하쉬르의 인물 표현과 하쉬르의 부상 뒷수습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아리칸의 등장과 황궁 기거는 저도 완전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플로리앙의 참가자인 이방인님이 밤을 새면 기능에 의지력이나 끈기 제한이 붙는데도 밤샘 보초를 불사하시겠다는 말씀에 그렇다면 뭔가 선택에 효과가 있어야겠다고 싶었고, 그래서 마침 하쉬르를 많이 걱정하고 있을 아리칸을 등장시킨 거였죠. 그리고 거기서부터 인물의 동기와 특성, 상호작용에 따라 일파만파. 진행자도 예측 못하는 참가자 주도적 세션 완전 좋아합니다! ㅠㅠ

하쉬르와 아리칸의 깊어가는 관계도 눈길을 끌었고, 순정파 열혈 싸나이 플로리앙도 재밌었죠. 친화력 하나로 플로리앙 때려눕힌 아리칸 만세. 주사위신과 네야 여신의 가호로 플로리앙은 노예가 되는 것은 피할 수 있었지만, 아리칸은 그래도 이겨서 이름 하나 안 밝히고 황궁에 들어갈 수 있었죠. 끝까지 싸우지 않고 불리한 쪽이 기권해서 결과를 교섭한 결과였습니다. 중상을 넘길 때까지 떡이 되도록 싸우면 교섭 없이 승자 마음대로 판정의 결과를 정할 수 있지만, 승자도 그만큼 상처와 자원 소모가 있겠죠. 그런 전술적 판단이 세기의 혼 판정의 큰 재미인 것 같습니다.

아리칸이 밝힌 가명 '일크누르'는 '새벽의 첫 빛'이라는 뜻입니다. 이름처럼 새벽빛과 함께 찾아온 그녀의 황궁 기거가 어떤 사건으로 이어질지 많이 기대하고 있어요! 또한 안팎으로 긴급한 사란티움 정국이 어떻게 돌아갈지... (그러나 아리칸과 하쉬르의 동거에 비하면 부차적일 뿐 (?)) 그러면 다음주에 건강한 모습으로 뵙겠습니다!
2009/08/02 16:22 2009/08/0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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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사히라 2009/08/04 20: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귀여운 아리칸누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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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대화

요약

열두 살 때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된 아미르는 이복형 메흐디의 병문안을 받습니다. 아미르는 이제 황자로서 쓸모없어졌다는 불안을 토로하고, 메흐디는 그런 그를 격려하면서 학문이라는 새로운 길을 제시합니다.

감상

어렸을 때의 아미르와 메흐디 모습, 그리고 사고에 대한 아미르의 반응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는 플레이였습니다. 부드러워서 더 무서운 메흐디님(...) 사고의 실체가 무엇이었든 간에 (메흐디는 당시 수도를 비우고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용의선상에서 제외할 수는 없죠) 아미르에게 학문이라는 길을 제시해 위협을 제공하는 모습은 역시 메흐디. 아미르가, 그리고 사람들이 왜 따르는지 알 것 같달까요. 무엇보다 두 형제의 대화에 드러난 섬세한 감정적 흐름이 즐거웠습니다. 플레이를 함께해주시고 로그 정리해주신 오체스님께 감사드립니다.
2009/08/02 13:50 2009/08/0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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