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쏘다'에 해당하는 글 4건

  1. 2008/02/16 로키 [달을 쏘다] 제국의 딸 (7)
  2. 2008/02/15 로키 달을 쏘다 (Shooting the Moon)
  3. 2008/02/05 로키 [달을 쏘다] 수석 기사 (2)
  4. 2008/02/02 로키 [달을 쏘다] 솔꽃의 선택 (4)
사랑이 너에게 손짓하면 그를 따르라
비록 그의 길이 거칠며 가파를지라도.
그의 날개가 너를 덮으면 순종할지라
날갯죽지에 숨은 칼이 찌를지라도.

그러나 네가 두려움 중에 사랑의 평화와 사랑의 기쁨만을 구한다면
너의 벌거벗음을 가리고 사랑의 타작 마당을 떠나가는 것이 나으리
웃으나 모든 웃음을 웃지 못하며, 눈물 흘리되 모든 눈물을 흘리지 못할 그 계절 없는 세상 속으로.

사랑할 때면 "신이 내 마음 중에 계신다"고 하지 말라. "내가 신의 마음 중에 있다"고 하라.
사랑의 길을 정하고자 생각지 말라. 네게 자격이 있다면 사랑이 너의 길을 정할지니.

- 사랑에 대하여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中)

이번 금요일에 승한님과 뱀프님과 저 셋이서 처음으로 달을 쏘다 (Shooting the Moon) 3인용 플레이를 해보았습니다. SF 배경으로, 우주 제국이 지구 연합에 멸망당한 후 난민을 이끌고 도망친 망국의 황녀와 그녀를 보필하는 제국 군인, 그리고 그들을 쫓는 연합 군인 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고유명사는 대부분 순우리말 사전에서 따왔으니 뜻이 궁금하신 게 있으면 찾아보셔도 재밌을 듯합니다.) '제국의 딸'이라는 제목은 당연히(?) 여기서 표절.

시트 보기


요약

제국의 황녀 하늬와 그녀를 호위하는 제국 군인 도래솔은 그들을 추적하는 연합 군인 거우와 마주치면서 계속 마음과 인연이 얽혀갑니다. 하늬는 거우의 인도적이고 사려깊은 태도가 인상에 남고, 거우도 망국의 황녀의 당당한 태도가 쉽게 잊혀지지 않는 한편 도래솔 역시 감히 바라볼 수 없는 신분이라고만 생각했던 하늬에게  빠져듭니다.

결국 하늬의 선대가 해적에게 습격받았을 때 거우는 자신의 함선을 희생해가며 그녀를 돕고, 도래솔은 한쪽 팔을 절단하는 부상을 입습니다. 도래솔의 포로로 잡힌 거우는 고문으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되면서도 하늬와 도래솔을 도와 난민 중 불만 세력 해소 등 당면한 문제를 해결합니다. 한면, 도래솔은 배신한 옛 친구 곽쥐를 물리치며 하늬를 지킵니다.

거우의 설득으로 연합의 수도 지구로 귀순하러 가던 선단은 다시 나타난 곽쥐에게 억류당하지만, 도래솔과 거우의 활약으로 벗어나서 결국 하늬는 연합과의 교섭 끝에 연합 내 자치령을 다스리게 됩니다. 그 과정에 도래솔은 다솜호와 부하들을 희생시키며 평생 악몽에 시달리게 되고, 거우는 끝까지 충직했던 부관 다라니를 잃습니다.

이후 도래솔은 하늬의 남편으로서 그녀를 보필하고, 거우는 공식적으로는 사형당한 반역자, 실제로는 첩자로 활약하며 그늘 속에서 두 부부를 돕는 친구로 남습니다. 둘 다 각자의 방식으로, 무엇을 내줘도 아깝지 않은 평생의 사랑 곁에서.

플레이 내용 보기


감상

일단 감상은 이 글 처음에 일부 발췌한 싯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칼릴 지브란보다는 덜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하자면... 이게 왠 막장의 합창? (...) 하늬를 위한 두 남자의 마음과 희생이 지독하다 못해 지겨울 정도였죠. 팔 내줘, 함선 내줘, 고문 후유증에 정신적 외상에... 참 처절하게 망가지는 인생들이었습니다.

이전에 감상을 쓰면서도 짐작했지만 달을 쏘다는 역시 3인용이 진국이더군요. 2인용이 우연에 상당히 의존하고 전술적 선택도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면, 3인용은 훨씬 다양한 선택을 하면서 주사위를 모을 수 있어서 게임적으로도, 극적으로도 재미가 상당했습니다.

그 중 가장 극단적인 결과를 불러온 것은 특성치나 능력치를 희생해 주사위를 5개 받을 수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거우가 우금호와 다라니를 잃은 것, 도래솔이 다솜을 잃은 것이 그 예죠. 그 외에 상대방 구애자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주사위 4개를 받는 선택도 제 제안으로 도래솔이 팔을 절단하는 결과를 유발했고요. 서로 치열하게 밀고 당기는 게임적 선택이 극적 긴장으로 이어지는 게 흥미로웠죠.

이번에도 스카이프 (Skype)로 했는데, 녹음 기록을 남기려 했으나 기술적 문제로 그러지 못한 점은 좀 아쉬웠습니다. 들을 사람이 별로 없긴 하지만, 우리끼리 추억에 잠길 용도로는 괜찮았을 텐데 말이죠. 녹음 기능을 확실히 설정해서 다음에는 기록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좀 아쉬웠던 점이라면 결말 부분에서 하늬가 자치령을 다스리게 되는 과정, 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과정 등이 너무 쉽게 지나간 것 같았습니다. 그 과정도 나름 재미있었을것 같은데 말이죠. 사랑하는 이의 꿈이 이루어지는지는 절정 장면 설정 후에 굴려서 결정하는데, 설정을 하는 과정에서 이미 설정의 일부로 이루어지기도 했고요.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참 인상깊은 내용이고 재미있는 플레이였습니다. 인물들 이름을 순우리말로 지은 점도 분위기상 특이했던 것 같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인물들 이름이 잘 생각이 안 나는 현상이... 저만 그랬나요?) 예측을 불허하는 전개와 두 구애자의 변화도 앞으로 긴 여운을 남길 것 같네요. 함께하신 두 분께 감사합니다~

사랑은 사랑이 아니면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도다.
사랑은 소유하지 않으며 소유당하지 않는도다
사랑은 오직 사랑으로 충족하나니.

- 예언자
2008/02/16 08:59 2008/02/1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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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08/02/16 1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를 위해 이것저것 많이 바치신 두 분의 애틋한 사랑에 감동했습니다!
    현실에서도 그와 같은 정성과 성의를 보여주세요!

  2. 소년H 2008/02/16 2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으로 에픽스런 플레이였군효 (...)

  3. lhovamp 2008/02/17 1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처럼 재미있는 플레이였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금요일 밤마다 알피지를 못 해오던 것 때문에 더 재미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승한님께 티츄 설욕전도 해야 하고, 폴라리스도 해야 하고. 이래저래 해보고 싶은 것들은 많은데 시간상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플레이 내용 요약에 조금 잘못된 부분은 정정 댓글을 살짝 달아보아요~ 확실히 등장인물의 이름이 혼동되는 경향이 있군요. 왜일까요.

    거우(거우 -> 도래솔)는 결사 반대하지만 결국 하늬는 자신보다 신민을 먼저 생각해서 지구행을 감행하기로 결단을 내립니다.

    그러나 가는 길에 그들은 그만 다시 곽쥐가 이끄는 함대의 습격을 받습니다. 귀순하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곽쥐는 자신의 공을 세우려고, 그리고 황녀를 차지하려고 햇무리 선단을 억류하고 도래솔과 거우의 처형 명령을 내립니다. 도래솔은 거우가(거우와 도래솔이 바뀌어 있습니다.) 탈출을 시도해서 주의가 쏠린 동안 혼자 탈출해 하늬에게 달려가고, 도래솔은 다솜호를 자폭시켜 그 혼란을 틈타 탈출합니다.

    • 로키 2008/02/18 0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참 재밌었어요. 지적하신 부분 고쳤습니다~ 특히 두 번째 뒤바뀐 부분은 뭔가 프로이트적 언어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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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오체스님과 IRC로 한 달을 쏘다 (Shooting the Moon) 2인 플레이입니다. 아더왕 전설을 느슨하게 따와서 왕과 그의 수석 기사가 남편을 잃은 귀부인을 두고 경쟁하는 이야기...라는 게 첫 설정이었는데, 좀 있다 얘기하겠지만 별로 그런 쪽으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시트 보기


요약

젊은 왕 아르테갈 모드레그는 귀족들의 반란을 진압하고 왕권을 확립하나, 아직 왕국의 정세는 불안합니다. 그는 반란 진압 중 아르테갈의 퇴로를 확보하고 전사한 펠리아스 아팔렌의 아내였던 아리아네드 아팔렌에게 마음을 빼앗겨 결국 그녀 때문에 귀족들 앞에 약점을 보이고 맙니다. 한편, 아르테갈의 기사이며 친구인 시엘 라크란 역시 호숫가에서 만난 아리아네드에게 마음이 설레이나 펠리아스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쉽사리 다가서지는 못합니다.

시엘이 친척 아주머니 모리언의 저택에 방문하고 있던 중 아르테갈의 씨 다른 누나이며 마녀인 케레웬이 아리아네드를 노립니다. 아리아네드는 왕국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말이죠. 시엘은 케레웬을 막아내고 아리아네드를 구하지만 케레웬의 예언에 마음이 어지럽습니다. 아리아네드 때문에 귀족들에게 깔보인 아르테갈의 모습에 더욱... 그러면서도 그는 왕이 주최한 큰 마창 시합에서 오랜 경쟁자 레린드를 이기고 수석 기사 자리에 오르고, 승리의 영광을 아리아네드에게 바칩니다.

토너먼트를 축하하는 연회에서 다시 한 번 케레웬은 아리아네드를 죽이려 하나, 아르테갈은 왕가에 전해지는 치유의 힘으로 그녀를 구하고 모든 귀족 앞에서 자신이 진정한 왕임을 증명합니다. 그가 더 이상 케레웬의 도발을 보아넘기지 않겠다며 그녀의 근거지를 습격할 의지를 밝히자 시엘부터 시작해 모든 기사들이 앞다투어 칼을 바칩니다.

케레웬의 거처인 돌로르 성으로 간 아르테갈과 그의 기사들은 마녀가 내린 마음의 시험을 겪은 후 탑 꼭대기에서 마녀와 대면합니다. 아르테갈은 아리아네드가 왕국에 재앙을 가져오는 것이 운명이라 해도 아리아네드처럼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왕으로서 지키겠다고 선언합니다. 케레웬은 자신의 예언이 틀리기를 바라겠다며 사라지지요. 언니 의외로 싱거웠구나

이후 아르테갈과 아리아네드는 결혼식을 올리고, 시엘은 아리아네드가 쓰던 검은 베일을 징표로 받아 토너먼트마다 왕비의 명예를 드높이는 기사가 됩니다.

감상

전반적으로 재미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시엘이 거의 아리아네드에 관심을 안 보인 점이라든지 최종 장면과 에필로그 부분은 좀 아쉬웠습니다. 끝나고 나서 제가 오체스님께 심통을 좀 부린 이유도 그 때문이었지요. 최종 장면이나 후일담에는 그동안 있었던 갈등을 해소하는 걸 기대하고 있었는데, 해소 없이 미진하게 남은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요. '레린드와 아르테갈이 탑에서 마녀에게 홀려 시엘을 공격한 일이 있었던 듯도 하지만 별로 상관없어' (그리고 마녀가 왜 그런 수고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분위기?

제가 최종 굴림에서 져서 유치하게 심통이 걸 수도 있고 아더왕 원전에 너무 집착했던 걸 수도 있지만, 결말이 완전한 느낌만 들었다면 이기든 지든 큰 상관은 없었을 거라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선한 캐릭터의 희생과 시련, 고난이 주된 관심이고 그 외의 갈등은 피하거나 덮는 편인 오체스님의 스타일, 그리고 선악으로 쉽게 구분할 수 없는 인물 중심으로 모든 갈등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제 스타일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위에 말한 스타일의 또 다른 결과라면 오체스님 인물들이 너무 착하고 욕심이 없는 점도 이번 플레이에서 또 드러났었죠. 경쟁적인 놀이이니까 서로 좀 더 밀고 당기는 맛이 있는 편이 재밌었을 것 같은데, 저쪽에서 별로 당기지 않으니까 저도 있는 힘껏 당기지 못했달까요. 엔딩 부분도 결국 승패는 별 상관도 없이 그냥 좋게좋게 끝난 느낌이고요. 물론 어디까지나 '제 취향상' 그런 거지만요.

제가 끝에 가서 띡띡대긴 했지만(..) 함께해주신 오체스님께 감사드리며, 특히 자신의 취향을 많이 반영하실 수 있었던 점은 다행입니다. 제 취향하고 어떤 점이 다른지도 확실히 알 수 있었고, 스타일의 정합과 부정합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2008/02/05 07:10 2008/02/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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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rches 2008/02/05 2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달을 쏘다' 라는 룰을 알려주시고, 플레이를 같이 해주신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불만족스러우셨다니.. ㅠ 죄송해요) 제 입장에서는, 캐릭터를 만들 때부터 생각한 건데요, 무엇보다 플레이에 참가하는 사람의 취향이 무시되지 않고 (어느 정도) 반영되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또한 같은 상황을 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라던지.. 원하는 것이 미묘하게 달랐던 점이 흥미로왔어요. 그게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건, 케레웬의 의도와 엔딩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추신- 이제 곧 구정입니다. 설 연휴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추신 2- 왠지 전 다룬이나 아르테갈 같은 타입에 약한 듯.. 합니다. 1턴에는, 캐릭으로써는 누구보다 충성과 애정을 바쳐야 할 왕이건 나발이건 상관없이 사랑받은 이를 빼앗겠다고 나름 불타고 있었는데요. 어느 틈에 저도 모르게..

    • 로키 2008/02/06 0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바로 그 '서로 다른' 점이 플레이를 의외적이고 재미있게 하는 거겠죠. 마스터 있는 플레이에서는 보통 진행자의 색채가 굉장히 주도적으로 반영되기 쉬운데, 이런 식의 진행자 없는 공동 제작 플레이에는 양자의 성격이 모두 반영되는 점이 재미있죠. 아마도 아리아네드의 이중인격(??)에서부터 이미 그 차이가 드러난 것 같습니다. 말씀대로 케레웬에 대한 해석도 많이 달랐고요.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차이점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그 양극단 사이에 플레이가 (특히 후반에 가서) 갈팡질팡한 부분이었습니다. 그점은 둘 다 책임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의견을 부딪치기보다는 일단 피하고 보려는 조심스러움이 결국 소통의 부재를 불러왔죠. 솔직하게 '에이, 그게 뭐에요! 컷!' 이라든지 '넘해요, 바꿔줘요 바꿔줘..ㅠㅠ' 같은 소리를 할 수 있었다면 훨씬 관점의 융화가 잘 되지 않았을까요. 함께 하는 놀이의 근본은 의사소통이니까요.

      추신: 오체스님도 설 잘 보내세요~^-^ 그리고 아르테갈이나 다룬처럼 인격파탄 잘난척쟁이들이 뭐가 좋다고 그러십니까! (아르테갈 꾹꾹 밟기) 권력 있고 말솜씨 번드르르한 남자에게 빠지면 인생이 고달파요, 인생이! ㅋㅋ 그리고 캐릭터가 마음에 들 수록 괴롭히는 것이야말로 RPG인의 올바른 자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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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한님과 스카이프로 한 달을 쏘다 (Shooting the Moon) 2인 플레이입니다. '달을 쏘다'는 삼각관계를 그리는 RPG로, 두 구애자가 사랑하는 이와 맺어지려고 경쟁하는 내용입니다. 이번 플레이 배경은 비스트 헌터 (Beast Hunters)의 첼'쿠리 부족을 느슨하게 기반으로 했습니다.

배경을 잠시 설명하자면, 여자들이 이끄는 모계 사회인 첼쿠리 부족들은 여자들이 같이 아이를 낳고 싶은 남자를 스스로 고릅니다. 이 플레이에서 부족의 두 청년 검은뿔과 천둥구름은 부족의 젊은 지도자 중 하나인 솔꽃의 간택 선택을 받으려고 경쟁합니다.

시트 보기


플레이 내용

천둥구름은 솔꽃의 마음을 얻으려고 부족의 땅 근처 교역로를 통과하는 상단을 혼자 약탈해 그녀에게 전리품을 바치려고 합니다. 너무 많은 수에 혼자 덤볐던 그는 위기에 처하지만, 그의 계획을 눈치챘던 솔꽃이 전사들을 이끌고 와서는 계곡 벽에서 뛰어내려 그와 나란히 싸웁니다. 두 사람은 천둥구름의 괴조를 타고 전사들과 합류해 함께 약탈을 성공시킵니다.

검은뿔은 마을 광장에서 솔꽃의 경쟁자들에게 모욕을 주며 솔꽃이야말로 부족을 이끌 자격이 있다고 역설하지만, 오히려 솔꽃은 남자의 도움이 필요한 나약한 지도자라는 모욕을 듣게 됩니다. 검은뿔의 어머니가 그들을 꾸짖어서 자리는 모면하지만, 대신 검은뿔은 어머니에게 의존하는 전사 소리를 듣습니다.

천둥구름은 혼자만의 장소인 절벽에 솔꽃을 데려와 꽃을 꺾어주며 둘이 좋은 시간을 보냅니다. 이때 어머니가 올라와 내 원수의 딸과 무슨 짓이냐며 솔꽃에게 욕설을 퍼붓고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천둥구름은 이제 아이가 아니라며 어머니를 뿌리치고 솔꽃을 뜨겁게 포옹합니다.

친구들을 이끌고 사냥을 나간 검은뿔은 맘모스에게 밟힐 위기에 처하지만, 침착하게 맘모스의 어금니를 피하며 솔꽃의 도움을 받아 창으로 맘모스를 잡는 용맹을 과시합니다. 괴조 타고 나타났던 천둥구름은 완전히 새됐어염 흑흑

맘모스 사냥 후 한동안 사냥감이 줄어들고 약탈도 실패하는 등 불운을 겪은 부족은 샤먼에게 신탁을 청하고, 조상신이 씌운 부족의 샤먼은 저주받은 자를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솔꽃은 부족보다 앞서 천둥구름과 그 어머니의 집으로 달려가 피하라고 경고하지만, 천둥구름의 어머니는 솔꽃의 수명을 바치며 악령을 불러 부족민들을 죽이려고 합니다. 그러나 천둥구름이 간절하게 조상신을 불러 악령을 물리치자 부족은 그의 용기와 헌신을 인정합니다.

한편 부족의 어려움을 틈타 적대 부족이 쳐들어오자 (생각해보니 도망친 천둥구름의 어머니가 충동질한 걸 수도 있겠군요) 검은뿔은 전사들을 이끌고 맞서 싸우지만, 그의 친구 중 하나에게 배신당해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검은뿔의 옛 친구는 적대 부족에게 부족의 땅을 넘기고, 솔꽃은 검은뿔을 구해 피신시킨 후 부족의 시련에 함께하고자 돌아갑니다. 목숨을 건진 검은뿔은 부족의 땅과 솔꽃을 되찾을 집념을 불태웁니다.

천둥구름은 약탈에서 얻었던 재물로 용병을 고용해 쳐들어가고, 적대 부족이 용병들과 맞서 싸우는 동안 검은뿔은 부족 생존자 중에 선발한 결사대와 함께 침입해 광장에서 결전을 벌입니다. 솔꽃이 괴력으로(..) 탈출해 검은뿔과 나란히 싸우는 동안 천둥구름은 괴조를 타고 나타나 솔꽃과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검은뿔은 적대 부족의 수장 붉은사자를 쓰러뜨립니다.

이때 천둥구름의 어머니가 불렀던 악령이 다시 나타나지만, 검은뿔이 조상신을 불러 두 신은 전투를 벌입니다. 혼란 중에 천둥구름의 어머니는 솔꽃을 죽이려고 하지만 천둥구름은 차마 어머니를 다치게 하지는 못하고 자기 몸으로 칼을 받아냅니다.

솔꽃은 천둥구름의 어머니이니까 이번은 살려주겠지만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고 경고하고, 천둥구름의 어머니는 아들이 쓰러진 모습에 복수의 허망함을 깨닫고 사라집니다. 검은뿔은 부족 전사대의 수장으로서 부족의 주요 인사가 되고, 솔꽃은 회복중인 천둥구름에게 찾아가 용맹한 미래의 전사를 낳고 싶다면서 함께 아이를 만듭니다. 그리고 다소 심경이 복잡한 검은뿔에게 부족의 전사는 많을 수록 좋다는 말로써 훗날을 기약합니다.

감상

이것도 엄밀히 말하면 온라인상으로 했으니 ORPG입니다만, 목소리로 해본 RPG는 처음이었습니다. (이건 TRPG! Telephone Role-Playing...(퍽퍽)) 무엇보다 정말... 빠르더군요. 또 다른 달을 쏘다 플레이인 '수석 기사'는 3회 하고서 이제 최종 장면을 남겨두고 있는데, 이번 것은 인물 제작, 규칙 설명까지 다 해서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만에 후딱 끝났으니까요. 채팅으로 했으면 정말 밤새 했어도 끝날까 말까 했을 텐데 말이죠. 확실히 빠르고 가볍게 하기에는 음성 플레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채팅 플레이에 비해 깊이는 좀 덜하다는 느낌도 들었던 게, 별로 자세한 RP는 없이 모든 걸 요약으로 빨리 넘긴 면도 있었거든요. 속도가 워낙에 빨랐던 것은 그런 것도 작용했겠죠. 일단 말이 글보다 빠르고, 또 자세하게 하지 않고 요약으로 넘기기도 했으니 속도상 이점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요. 대충대충 넘어간 데는 저는 말로 한 RPG는 처음이었고 승한님도 오랜만이었던 점도 작용했을 것 같긴 합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둘이 경쟁하고 왁자지껄하게 떠들면서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말하자면 보드게임과 RPG의 장점을 둘 다 취한 느낌이었달까요. (이렇듯 RPG의 범주를 넘어서기도 하는 이야기 중심 규칙들 때문에 이야기 게임이라는 범주가 생긴 걸로 압니다.) 그러면서도 인물 공동 제작 규칙의 영향인지 사랑하는 이와 양쪽 구애자 인물 모두에게 애착을 느꼈습니다. 아마도 독점적으로 제작한 인물들이었다면 상대방 구애자에 대한 애정은 훨씬 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작 규칙 때문에 상당히 대조적인 인물이 되는 두 구애자의 대비로 인한 긴장도 흥미로웠고, 서술에 세 사람의 특성치, 능력치 등을 엮어넣는 제약을 받다 보니 인물 설정이나 앞 이야기하고 이어지는 과정이 참 재밌었습니다. 천둥구름의 어머니와 그녀가 부른 악령이 주요 악당이 된 점이라든지, 검은뿔이 설전을 펼쳤던 바로 그 광장에서 적대 부족의 수장을 쓰러뜨렸다든지 하는 식으로 같은 극적 요소가 계속적으로 등장하고 이어지면서 그 의미를 더해간 점이 좋은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이런 식의 플레이는 장기 캠페인에 대한 기본 전제를 벗어나서 플레이를 부담 없이, 거의 오락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준비 없이도 서로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구조,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짤막한 형식 등이 그렇죠. 그런 의미에서 '달을 쏘다'는 장기 캠페인을 할 사정이 안 되더라도, 혹은 가벼운 단편 이나 단기 플레이를 하고 싶을 때 적합한 규칙인 것 같습니다.

정말 만족스러운 플레이였고, 앞으로도 이렇게 가벼운 기분으로 쉽고 빨리 할 때는 종종 스카이프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러 사람이 하면 좀 헷갈리기 시작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승한님 MSN 메시지

그런 소리는 또 처음 듣는구려


승한님 목소리도 귀여웠어요..캬캬. 좋은 플레이 감사합니다! ^^
2008/02/02 05:18 2008/02/02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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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sdee 2008/02/02 0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성 플레이 멋지네요^^; 진행속도가 빠르다니 왠지 솔깃합니다. 그래도 역시 얼굴을 맞대고 열혈을 불태우는(?) 그 느낌이 날지는 모르겠지만서도.. 하하하

    @ 다음엔 이제 웹캠까지 동원되는 것일까요? ㅎㅎㅎ

    @@ 인터넷 기반 채팅이라면, 뭔가 실시간 목소리변조(-_-;) 같은게 가능하면 재밌을 거 같기도 해요.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 로키 2008/02/02 2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실시간 음성변조 멋지겠는걸요..ㅋㅋ 찾아보면 그런 것도 있을지도요. TRPG하고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마침 오늘 평생 처음(!) TRPG를 해보게 됐으니까 비교해보도록 하죠.^^

  2. 검은뿔 2008/04/25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와우하는 검은뿔이라고 합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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