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수염의 신부 소개글

“젊은 새색시가 추악한 권력가인 푸른 수염의 사내에게 시집갑니다. 그는 신부에게 집을 탐험하라고 말해줍니다. 하지만 하나의 방만은 금지했지요. 결국 신부는 호기심을 못 이겨 그 방문을 열고야 맙니다. 그리고 살해당한 이전 신부들이 끔찍하게 전시된 모습을 발견합니다.”

게임 소개

푸른 수염의 신부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옛날이야기 ‘푸른수염’을 기반으로 한 3~5인용 수사 호러 테이블탑 RPG입니다. 여러분은 남편이 떠난 사이, 호기심에 이끌려 저택을 탐험하는 새 신부입니다. 여러분은 저택의 방과 방을 돌아다니면서 방마다 서린 악몽 같은 기억을 체험하고, 남편의 비밀을 파헤쳐야 합니다. 그리고 최후의 방 앞에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푸른수염을 끝까지 믿는 신실한 신부인지? 아니면 그를 거부하는 부정한 신부가 되어서 집을 뛰쳐나올지, 아니면 호기심에 못 이겨 마지막 방에 들어간 다음 다른 아내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할지? 모두 여러분의 선택입니다. 세션이 끝나면, 이 저택에는 여러분이 직접 만든 아름답고 비극적인 이야기가 남을 것입니다.

하나의 신부, 여러 마음의 목소리. “자매”

그런데, 신부는 한 명인데 어떻게 3~5인용 플레이가 될까요? 플레이어들은 한 명의 신부를 다같이 플레이합니다. 여러분은 각각 신부의 다양한 측면인 “자매”를 플레이합니다. 각 자매는 서로 다른 능력과 주특기를 가지지요. 여러분은 함께 의논을 해서 신부의 행동을 결정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듯이, 결국 사람은 여러 가지 마음의 목소리 중에서 무언가를 선택해 따라야 할 것입니다. 푸른 수염의 신부에서는 이런 역할을 주 인격이 맡습니다. 주 인격은 신부 중 “제어권”을 상징하는 반지를 가지는데, 반지를 가진 주 인격은 신부가 어떤 행동을 할지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물론 주 인격은 게임 중에 자주 바뀝니다. 현재 주 인격이 머리를 식히고 싶거나, 피해를 너무 많이 받아서 쉬고 싶거나, 아니면 다른 자매의 특수 행동 때문에 강제로 다른 자매에게 반지를 넘기거나… 이런 식이지요.

게임에 등장하는 자매는…

마녀: 여성만의 비밀스러운 마법을 기쁨으로 삼습니다. 교활하고 힘을 갈구하는 동시에 직관적이고 용감합니다. 두려움 없이 암흑을 받아들이고, 탐구하고, 위험을 감수하지만, 심연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잡아먹힐 수도 있습니다.

숫기: 격렬하고 거친 성정입니다. 문제가 벌어지면 누구보다도 더 정면으로 부딪히거나 폭력을 행사할 자매이지요. 강인한 숫기는 독선적이고 잔인한 면도 없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자매들을 보호하려는 마음이 강하고, 그들이 다치지 않게 지켜주려고 뭐든 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다른 자매들을 이끌어줘야 한다고 생각되면 끼어듭니다. 자매들이 어머니의 도움을 받고 싶은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의지가 굳고 남을 돌보려는 마음이 강하지만, 권위를 거역하면 어두운 모습이 드러납니다.

요부: 거침없는 육욕의 소유자라는 인상을 주고 싶어합니다. 관능적이고, 주의 깊으며, 사냥 본능도 있죠.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벌여서 신부를 곤란한 지경에 빠뜨리는 일도 빈번합니다.

작은아기: 순수하고 느긋합니다. 뭘 몰라서 대개의 상황을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그만큼 순진해서 상황을 모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천진한 마음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꼬이기 때문에 이러한 강점이 최대의 약점이기도 합니다.

방 단위의 플레이

캐릭터를 만들었으면, 플레이를 할 시간입니다.

푸른 수염의 신부는 각 장면이 하나의 방으로 나타납니다. 신부는 매 방에 들어가서 그 방에서 옛 신부와 남편에 관한 끔찍한 과거에 접하고, 그 방에 있는 괴물과 악귀, 유령, 사람들과 부딪힙니다.

모든 방은 여성을 억합하는 각종 요소(신체, 모성, 종교, 성)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이 주제를 이용해 신부를 괴롭히고 상처줍니다. 예를 들어 신체가 주제인 방은 신부를 완벽하게 만들겠다고 강제로 수술을 할 테고, 모성을 주제로 하는 방은 학대나 체벌, 책임감 등을 이용해 신부를 괴롭힐 것입니다. 종교의 방에서는 종교적인 정숙함이나 그 반대인 신성모독이나 문란함을 내세울테고, 성은 여성의 성을 중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할 것입니다.

이런 방에서 신부는 상처를 받고, 힘든 선택을 하고, 역경을 극복한 다음에 이 방에서 있었던 일의 진실을 정합니다. 진실은 보통 이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고, 그래서 신랑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라는 결론입니다. 신부는 남편의 결백을 밝히고 “신의의 징표”를 얻거나, 남편의 잘못을 발견해서 “부정의 징표”를 얻을 것입니다. 방의 진실은 미리 정해진 게 아니라, 플레이어들의 선택에 따라 정해집니다. 플레이어들이 논의를 한 다음, 현재 반지를 가진 신부의 인격이 최종 진실을 정합니다.

물론 때로는 진실을 외면한 채 방에서 도망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겠지요. 게임의 결말에 도달하려면 진실을 밝혀야 하니까요.

게임의 결말: 마지막 방 앞에서.

신부가 신실의 징표, 또는 부정의 징표 세 개를 채우는 순간, 신부는 마지막 문 앞에 서게 됩니다. 그리고 최후의 결정을 내려야 하지요. 징표에 따라 남편을 믿거나, 부정하고 도망칠 건가요? 아니면 호기심에 못 이겨 원작 동화처럼 마지막 방에 들어갈 것인가요?

남편을 믿기로 선택한 신부는 남편에게 복종하고, 어두운 기억을 어떻게든 견디면서 오래오래 행복한 삶을 삽니다.

부정한 신부는 남편에게서 도망친 다음, 저택에서 겪은 악몽을 마음 속 한 켠에 간직하면서 남은 삶을 살아갑니다.

방에 들어간 신부는 대가를 치르지요. 그리고 저택에서 봐 왔던 다른 신부의 망령들처럼, 이 저택의 악몽이 되어 다음 신부가 오기만을 기다립니다.

때로는 마지막 방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부서질 수도 있지요. 이 경우도 저택을 벗어나지 못하고 망령이 됩니다.

그래서, 왜 이런 걸 플레이하나요?

마지막으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왜 굳이 이런 끔찍한 호러 게임을 플레이하나요? 게임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겠습니다.

“호러 이야기는 악몽과 오랜 두려움에서 태어납니다. 우리 마음 깊이 숨은 어둠에서 길어 올린 내용이지요. 푸른수염의 신부는 대낮에 기를 펴지 못하는 어둡고 음습한 상상에 힘을 싣고 싹틔워서 꽃피웁니다. 여러분은 내면의 어둠을 소리 내 말할 수 있게 되고, 어쩌면 여러분이 펼친 상상에, 그리고 친구들이 보여주는 상상에 스스로 놀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생각을 펼치다 보면, 한편으로는 소름 끼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자유로워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마저 겁을 먹을 정도라면 탁자에 둘러앉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죠?

기억하세요! 새집에 도착한 젊은 여성, 신부의 운명을 정하는 주체는 바로 여러분과 친구들입니다. 이 여성의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읽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신부 대신 결정을 내리면서 여러분은 이야기의 관객과 작가 역할을 모두 하게 됩니다. 펼쳐지는 공포를 지켜보면서 동시에 반응하지요.

푸른수염의 신부 플레이는 기억에 남는 경험입니다. 모두 함께 어둠 속에서 속삭이면서, 무섭고 불확실한 순간이 오면 주사위를 굴리며 다 같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어떤 영화나 괴담과도 비교할 수 없죠.”

순환식 플레이 구조에 관한 생각

밤의 마녀들이나 크래시//카트, 어둠 속의 칼날에서는 캐릭터들이 모험가들처럼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대신, 맡은 일을 수행하고 본부로 되돌아오는 형식의 플레이를 반복합니다 (폭격과 기지 단계, 건수와 막간 단계, 긴급 출동과 휴식 단계 등등…) 이러한 순환식 플레이 구조는 크게 임무와 일상, 이 두 단계로 나뉘는데, 이 두 단계는 각각 캐릭터의 다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임무 단계는 캐릭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하는지 보여주는 시간입니다. 순환식 플레이 구조를 갖춘 게임의 캐릭터들은 보통 일종의 “직업인”이고, 직업인은 정해진 방식으로 일을 합니다. 폭격비행단이라면 “폭격지점까지 날아가서 적의 방해를 뚫고 목표를 파괴한다“ 일테고, 구급대라면 “환자한테 신속하게 가서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병원으로 이송한다“ 일 것입니다. 범죄조직이라면 ”정보를 수집한 다음, 계획을 세우고 한 탕 턴다“ (어둠 속의 칼날에서는 정보 수집이나 계획을 회상으로 처리하기는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이렇습니다) 이지요. 임무 단계에서 GM은 적극적으로 세계를 강조해야 할 것입니다. 캐릭터들이 부딪히고 있는 열띤 현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역경을 던져서 캐릭터들이 자신의 전문 분야를 발휘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반면 일상 단계는 캐릭터들이 어떤 인물인지를 보여주는 시간입니다. 캐릭터들은 일상 단계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른 캐릭터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다음 임무를 위해 준비합니다. 임무 단계에서 액션을 강조한다면, 일상 단계에서는 드라마를 강조합니다. 캐릭터들은 왜 이 일을 하나요? 이 일을 하면서 누구를 알게 되었나요? 캐릭터들은 어떻게 변화했나요? 무슨 생각을 하나요? 일상 단계에서 GM은 플레이어들에게 주도권을 맡기세요. 이 단계는 플레이어들이 캐릭터 탐구와 롤플레잉을 하기에 적합한 때입니다. 플레이어들이 무언가를 한다면, 그 주변의 소소한 모습을 보여주세요. 캐릭터들이 단순히 직장과 집을 오가는 특색없는 기계가 아닌, 자신만의 생각과 욕구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임을 드러내게 도우세요.

루터 슈터 SF RPG 노바(NOVA) 출시 확정!

태양이 폭발했습니다. 태양 파편이 태양계를 가로질러 지구와 달에 부딪혔습니다. 인류는 전멸에 가까운 끔찍한 피해를 입었고, 움푹 팬 달은 여전히 하늘에 못 박힌 채 희미한 빛을 발하며 우리의 종말을 밝히는 등대가 되었습니다.

태양샘

수백 년 후, 우리는 다시 일어났습니다. 태양 파편은 지구 표면에 내려앉아 식었습니다. 인류는 이 파편 주위에 모여 그 온기와 빛을 이용했습니다. 이제, 이 “태양샘” 덕분에, 우리는 무한에 가까운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운명의 장난처럼, 이 새로운 에너지원은 인류의 기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태양샘 주변에 건설된 도시는 옛 지구의 유물과 새로운 테라의 기술이 혼합된 도시입니다. 우리는 어둠에 맞설 준비가 되었습니다.

스파크

우리는 태양샘의 에너지로 구동되는 강력한 외골격 슈트를 만들었습니다. ‘스파크’라고 불리는 이 슈트는 태양샘으로 보호받는 영역 너머의 어둠을 탐험할 수 있을 만큼 튼튼하며, 저 바깥에 숨어 있는 모든 위협으로부터 조종사 자신과 인류를 보호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합니다.

여러분이 바로 그 스파크입니다.

옛 지구는 폐허로 가득 차 있으며, 이 폐허 속에는 문명을 재건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지식이 있습니다. 황혼땅 저편에는 태양의 파편을 차지하려는 자들도 있고, 아예 파편을 파괴하려는 자들도 있습니다.

슈트를 입으세요. 새로운 새벽을 맞이할 시간입니다.

이야기와 놀이의 새 계약 작품, ‘노바’는 태양 폭발 후 완전히 바뀐 세상을 무대로 하는 SF RPG입니다.

여러분은 태양의 파편을 동력으로 하는 강력한 외골격 슈트 ‘스파크’의 파일럿들입니다. 스파크는 도시를 지키고, 폐허가 된 옛 지구를 탐사하며, 사람들을 위협하는 각종 위협과 싸우는 인류의 수호자입니다.

루멘 시스템

노바는 빠르고 강력한 전투를 플레이하는 데 중점을 두는 루멘(LUMEN)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루멘 시스템은 ‘워프레임’, ‘데스티니 가디언즈’ 등의 게임에서 선보인 루터 슈터 장르의 전투를 RPG로 구현하는 데 목적을 둡니다. 플레이어들은 플레이 동안 스파크의 강력한 능력과 무기로 여러 적을 무찌르고, 노획물을 얻어 캐릭터를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파크

플레이어들이 조종할 스파크는 폐허가 된 옛 지구, 이제는 “황혼땅”이라고 불리는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기 위해 설계된 특수한 외골격 슈트입니다. 총 아홉 가지 클래스로 구성된 스파크는 클래스마다 독특하면서도 강력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혼땅

황혼땅은 태양샘의 빛이 미치지 못하는 저 너머의 어두운 땅입니다. 황혼땅에는 옛 지구의 막대한 지식과 각종 자원, 그리고 무궁무진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스파크들은 잃어버린 지식을 되찾기 위해,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도시를 위협하는 각종 위험요소와 맞서 싸우기 위해 황혼땅으로 출격합니다. 여러분들의 이야기는 이 황혼땅을 주무대로 합니다.

시는 언제?

현재 노바의 출시 예정일자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능하면 내년 초 크라우드 펀딩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메트로배니아풍 솔로 RPG, 불빛지기(Firelights) 출시 확정!

수 세대에 걸쳐 망자들은 반그림자의 땅 곳곳에서 죽은 육체에 갇힌 언데드가 되어 세상을 괴롭히고, 고통에 빠뜨렸습니다.

한때 망자들을 장막 너머로 인도하던 불빛지기들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남아있습니다.

수호자들의 세심한 보호 아래 마지막 고치가 방금 부화했습니다.

여러분이 마지막 불빛지기입니다.

여러분은 생명 없는 괴물들 사이를 헤쳐 나가, 이 땅의 모든 옛 봉화에 불을 붙여서 다시 한번 망자들을 장막 너머로 인도해야 합니다.

이야기와 놀이의 새 계약 작품인 ‘불빛지기’(Firelights)를 소개합니다.

불빛지기는 역병의 땅을 가로지르는 험난한 여정을 다룬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여러분은 부패로 인해 병든 지하세계에서 망자들을 다시 안식으로 인도하는 최후의 불빛지기 역할을 합니다. 이 작품은 “브레스리스”의 제작자 르네 피에르 디쉐이즈가 할로우 나이트, 오리와 눈먼 숲 등의 메트로배니아 비디오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습니다.

플레이 방식

불빛지기는 6면체 주사위 두 개와 플레잉 카드 한 벌, 여정을 기록할 공책을 가지고 플레이를 합니다. 플레이어는 카드를 넘겨서 만든 새로운 구역에서 역경을 헤쳐 나가고, 위험한 괴물과 싸우고, 보물을 찾고, 봉화를 밝혀야 합니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아이디어 표를 사용해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GM이 없는 솔로/협동 RPG입니다. 판단하기 어려운 일이 발생하면 플레이어는 주사위를 굴려 표에 나온 소재에 따라 새로 이야기를 만듭니다.

쉽고, 간단하지만, 깊이 있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불빛지기는 A4 두 장 분량의 짧고 간략한 게임이지만, 원하는대로 여정을 기록하고 묘사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혼자서, 혹은 같이 플레이를 하면서 여러분의 모험담을 만들어 보세요.

오픈 라이선스 RPG

제작자 르네 피에르 디쉐이즈는 “불빛지기의 인도”(Guide by Firelights) 아래 자유롭게 자매작을 만들 수 있도록 규칙을 저작자 표시 4.0 라이선스로 공개했습니다. (https://fari-rpgs.itch.io/firelights-creator-kit) 한국어판 불빛지기를 출시할 때, 제작자용 키트 역시 같이 번역해서 공개할 예정입니다.

언제 나오나요?

번역은 이미 끝났습니다. 한국어판 레이아웃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itch.io의 이야기와 놀이 사이트에 출시하겠습니다. 명확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한 빨리 내놓겠습니다!

크래시 카트 소개

근미래 디스토피아/사이버펑크 배경의 작품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활극을 펼친 주인공이 정신을 잃은 후 눈을 떠보니 어느 병원 침대 위에서 붕대를 칭칭 감고 있더라… 같은 전개는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들을 후송하는 구급대원들의 활약이 더 흥미진진할 수도 있지요.

(구급기 ‘로미호 78호’)

갈렌 피저의 크래시 카트(링크)는 21세기 말 초거대 스프롤인 캘리포니아 광역대도시 연합, 일명 ‘캘엑시스’을 무대로 한 근미래 구급대원 RPG입니다. PC들은 민간 구급 서비스 회사 “크래시 카트 HQ”의 직원들로, 매일 밤 교대근무마다 긴급출동에 나서 위기에 빠진 고객을 구출해 지정한 장소까지 안전하게 후송합니다. 원문의 설명을 빌리자면 “여러분은 특별히 사이버하지도 않고 펑크하지도 않은, 그저 별탈 없이 근무 시간을 버티려 노력하는 평범한 노동자”입니다.

(게임의 참고자료 중 하나인 조 코넬리 원작, 마틴 스콜세지 감독 <비상근무>. 니콜라스 케이지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평범한 구급대원들의 평범하지 않은 구조 활동

구급대원들은 늘 같은 일상을 반복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하루하루 펼쳐지는 근무 현장은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매 출동마다 구급대원들은 시속 300km로 비행하는 구급기를 타고 건물 사이를 위태위태하게 날아 몇 분 내로 구조신호 위치로 도착해야 합니다. 무사히 도착해도 끝이 아닙니다. 착륙 현장에는 각종 골칫거리가 가득합니다. 구급대원들은 고객을 노리는 갱단이나 킬러들과(혹은 경쟁사 구급대원들과) 충돌할 수도 있고, 고객이 갇힌 불타는 빌딩 속으로 달려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고객이 크게 다쳤다면 현장에서 수술을 집도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착륙을 마음 편히 할 수 있으면 차라리 낫습니다. 착륙하기도 전에 지대공 미사일의 환영인사를 받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고객을 태운 다음에도 추적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진땀을 빼거나, 한참 위험한 상황에 느닷없이 연락해와 이런저런 계약상 허점을 물고 늘어지는 고객의 변호사를 상대하며 진땀을 뺄 수도 있습니다. 행여나 구조 과정에서 구급기가 크게 망가지기라도 한다면 격납고 정비원들과 법무팀, 높으신 분들의 곱지 않은 눈총을 견뎌야 할 것입니다.

대다수 직원들은 삼 주 안에 번아웃 증후군에 빠집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이미 몇 달도 전에 그 경지를 지났습니다. 여러분은 돈도, 직업 안정성도 아닌 훨씬 더 큰 무언가를 좇아 일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평범한 사람이 이토록 크나큰 위험을 짊어질까요? 플레이를 통해 알아봐야 합니다. 이 과정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어둠 속의 칼날과 레이디 블랙버드가 결합하면

크래시 카트는 존 하퍼의 ‘어둠 속의 칼날’과 ‘레이디 블랙버드’를 참고해서 만든 RPG입니다. 우선 크래시 카트는 ‘포지드 인 더 다크’. 즉 어둠 속의 칼날 자매작임을 표방하고 있으며, 플레이 구조와 판정 방식을 따왔습니다. 매 근무(매 세션)마다 캐릭터들은 긴급 출동을 나서고, 고객을 구출한 다음 격납고로 복귀합니다. 복귀한 다음에는 막간 활동으로 휴식과 개인활동을 한 다음, 다음 근무에 다시 출동에 나가는 플레이를 반복합니다. 판정 방식 역시 몇 가지 차이점은 있지만 어둠 속의 칼날처럼 처지와 효과를 정한 다음 결과를 알아보는 방식입니다. 다만 크래시 카트에서는 판정을 주사위 대신 플레잉 카드로 하며, 카드 뽑기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게임 규칙에 활용합니다. 이 부분은 잠시 후에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레이디 블랙버드(링크) 역시 크래시 카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블랙버드 공녀와 그 일행이 밀수선 올빼미 호를 타고 정략결혼을 피해 도망치다가 순양함 비탄의 손 호에 잡혔다’라는 초기 상황과 캐릭터가 주어진 레이디 블랙버드와 마찬가지로, 크래시 카트 역시 기본 설정이 어느 정도 정해진 네 명의 캐릭터가 (새로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구급기 로미오 78호를 타고 활약하는 RPG입니다.

플레잉 카드로 보여주는 팍팍한 직장인의 삶,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수면 시간

앞에서 언급했지만, 다른 어둠칼 자매작들과 다른 크래시 카트의 가장 큰 특징은 주사위 대신 플레잉 카드를 판정에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크래시 카트의 카드는 성공과 실패를 나타내는 판정 수단이자, 캐릭터들의 점점 마모되는 의지와 체력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우선 캐릭터들은 판정을 할 때 카드를 뽑습니다. 붉은색 카드만 나오면 실패, 검은색 숫자 카드가 나오면 부분 성공, 검은색 인물 카드(잭, 퀸, 킹)가 나오면 성공, 검은색 인물 카드가 여러 개 나오면 대성공, 이런 식입니다. 이렇게 쓴 카드는 다시 섞는 대신 그냥 버립니다. 즉, 초반 상황이 쉬우면 나중에는 점점 상황이 어려워지는 반면, 초반에 각종 실패에 시달리면 이후 판정에서 극적인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한 버린 카드는 세션이 끝나기 전까지는 카드 더미로 돌아가지 않으며, 특정한 조건이 발동되어야 다시 카드 더미에 섞입니다: 조커가 나오거나, 아니면 캐릭터들이 잠을 자거나.

조커를 뽑으면 상황이 악화됩니다. 픽션 속에서는 무언가 골칫거리가 발생하며, 지금까지 사용한 붉은색 카드(실패 카드)만 전부 카드 더미로 다시 섞입니다. 즉 판정에서 실패할 확률이 훨씬 커집니다.

검은색 카드(성공 카드)를 카드 더미로 다시 섞으려면 막간 동안 조금이나마 눈을 붙여야 합니다. 그러면 버린 검은색 카드 일부가 카드 더미로 되돌아 갑니다. 쪽잠을 자겠다고 선언한 캐릭터는 그 막간 동안 스트레스 해소도, 자기 개발도, 치료도, 그 외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매 막간마다 플레이어들은 잠을 잘지 말지 항상 고민해야겠지요. 끊임없이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직장인의 서글픔을 잘 표현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캐릭터들의 결말, 두 장의 편지

이토록 고생하며 구조 현장으로 달려가는 캐릭터들은 도대체 무슨 미래를 꿈꿀까요? 플레이어들은 매 세션이 끝날 때마다 두 장의 편지 중 하나를 선택해 한 줄을 채웁니다. 하나는 자신이 미처 구하지 못한 고객의 가족에게 쓰는 위문 편지이고, 다른 하나는 본사에서 제안한 임원직을 승낙하는 편지입니다. 어느 쪽 편지를 채울지는 플레이어 자유지만, 편지 중 하나가 완성되면 플레이어는 그 편지를 보내고 구급대원을 그만둘지, 아니면 편지를 묻어두고 계속 팀원들과 활동을 할지 선택해야 합니다. 두 편지가 모두 완성되면 어느 쪽 편지를 보낼지 선택해야 합니다. 이제 캐릭터의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마지막으로

크래시 카트는 세상을 흔드는 영웅 대신,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부품처럼 일하다가 사라지는 개인을 플레이하는 작은 RPG입니다. 캐릭터들이 아무리 열심히 날고 뛰더라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캐릭터들이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캐릭터 자신의 미래와 이번 출동에서 구할 환자의 목숨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루하루 출동을 나서서 난관을 극복하고, 누군가를 구하고, 격납고에 돌아와 편지를 쓰다 보면 영웅담만큼이나 흥미진진하고 풍성한 이야기가 완성되겠지요. 크래시 카트는 바로 그런 RPG입니다.

신규 계약 작품: 올드 스쿨 에센셜즈(Old School Essentials)

한국의 RPG 문화는 1994년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RPG”가 발매되면서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그때 그 시절, 여러분은 붉은 책(베이식 세트)에서 던전을 탐험해서 악의 하수인들을 무찔렀고, 파란 책(엑스퍼트 세트)에서 던전 밖 더 넓은 세계를 여행하면서 영웅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분이 “클래식 RPG”를 즐기고 있지요.

1974년 이래 반세기 동안 이 판타지 RPG는 수많은 판본을 통해 다양한 규칙과 플레이 스타일을 선보였고, 판본마다 언제나 큰 인기를 끌었지만, 1970~80년대에 나온 작품들은 특별합니다. 바로 이 때 던전 판타지의 틀이 완성되었기 때문이지요. 그 때문인지, 많은 팬이 그 시절 모험을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OSR, 즉 ‘올드 스쿨 르네상스’는 1970~80년대의 규칙과 플레이 스타일을 재해석하고 발전시켜서 새롭게 즐기자는 RPG 운동입니다. OSR 덕분에 수많은 옛 작품들이 재조명받았지만, 그중에서도 1981년에 나온 베이식 세트와 엑스퍼트 세트는(일명 “B/X”)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에 출시된 작품은 1981년 판본을 확장한 1983년 판본, “BECMI” 입니다)

이야기와 놀이의 새로운 계약 작품, 올드 스쿨 에센셜즈(Old School Essentials, 줄여서 OSE)는 바로 이 1981년 B/X 판본의 규칙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다듬어서 새롭게 소개한 RPG입니다. OSE는 빠른 캐릭터 제작과 위험천만한 전투, 샌드박스식 플레이, 그리고 플레이어들의 창의적인 발상을 지원합니다.

국내에 나올 첫 번째 OSE 작품은 OSE의 내용을 수록한 ‘규칙서’(Rule’s Tome)와 1-2레벨용 던전인 ‘떡갈나무 속 구멍’(The Hole in the Oak)입니다. 떡갈나무 속 구멍에서, 모험가들은 나무에 난 구멍으로 들어가 넓게 펼쳐진 지하 던전을 탐사하고 각종 적과 장애물을 극복해서 보물을 얻어야 합니다.

물론, 저희는 이후에도 계속 OSE용 모험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신규 계약 작품: 브리치(The Breach)

1943년, 계몽 연맹 산하의 문화과학부에서는 뫼비우스-힉스가 연구한 시공의 흐름 이론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연구실의 입자 가속기가 폭발하면서, 우리 세계와 헤아릴 수 없는 이차원들 사이를 잇는 통로가 발생한 것입니다. 바로 “틈새(The Breach)”라고 불리는 차원문 말입니다.

폭발을 피해서 지하 방공호 “요새”로 대피한 연구원과 근무자들은 상부의 명령에 따라 새로운 임무를 수행합니다: 요새에서 무기한 대기하면서, 틈새 너머로 감시원들을 보내 새로운 이차원들을 탐험하고 관찰하라.

그리고 25년이 흘렀습니다. 탐험과 연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바깥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상부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감시원들은 오늘도 틈새로 나갑니다. 무한한 차원들을 탐험하면서, 계몽 연맹의 이름을 드높이기 위해서 말이지요.

블러드스톤의 제작자 마테오 시유테리의 새로운 작품인 브리치는 1970년대 SF 소설의 분위기를 구현한 레트로 SF 탐사 RPG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이차원을 탐험하는 과학자 겸 군인인 감시원들을 플레이합니다. 감시원들은 틈새 너머로 나가 새로운 정보를 얻고, 타 문명과 접촉하거나 자원을 수집하고, 때로는 생물을 사냥해 표본을 얻습니다. 이차원은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는 장소인데다가, 한번 만들어진 틈새는 늘 불안정합니다. 감시원들은 새로 형성된 틈새가 사라지기 전에 임무를 수행한 다음 복귀해야 합니다.

브리치는 ‘브레스리스’라는 미니 좀비물 RPG의 공개 규칙을 기반으로 합니다(SRD 홈페이지 링크). 브레스리스에서는 각종 특성치를 다면체 주사위로 표현하는데(횃불 d4, 민첩 d8 등), 위험한 상황에서는 해당 특성치를 사용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특성치 판정은 주사위를 굴려서 1-2가 나오면 실패, 3-4가 나오면 대가가 따르는 성공, 5 이상 나오면 성공으로 간주합니다. 그리고 모든 특성치는 사용할 때마다 주사위가 한 단계씩 낮아집니다(d12 » d10 » d8 » d6 » d4). 감소한 특성치는 휴식을 통해 회복할 수 있지만, 휴식을 할 때마다 새로운 문제가 발생합니다.

브리치는 브레스리스를 바탕으로 각종 설정과 추가 자료, 탐험물에 어울리는 게임 절차를 덧붙여서 내용이 훨씬 방대하며, 아직도 제작이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 번역될 한국어판은 완성본을 낼 예정입니다.

브리치는 현재 준비 중인 작품들의 출시가 끝난 다음 발매할 예정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몬스터하트 2: 한 꺼풀 아래

2년 전, 트위터에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몬스터하트 자료집인 ‘한 꺼풀 아래’를 무료 공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야기와 놀이 님의 트위터: “#차별금지법이_제정되면_나는 몬스터하트 자료집 ‘한 꺼풀 아래’를 무료 공개하겠습니다. https://t.co/uNl4BoqYlF” / 트위터 (twitter.com)

2년이 지난 지금, 국회에서 첫 공청회가 열렸네요. 정식 제정까지는 아직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지만, 언젠가 이 법을 위해 노력하신 많은 분의 노력과 기원이 결실을 맺기를 기원하면서 자료실에 공개하겠습니다.

자료실(링크)

한 꺼풀 아래는 몬스터하트에 다음 내용을 덧붙입니다.

  • 열 개의 새로운 플레이북.
  • 세 군데의 마을
  • 죽음과 피해를 다루는 새로운 규칙.

블러드스톤: 액션 호러 RPG 한국어판 출시.

저주받은 도시 헬리위어에서, 옛 존재들의 차원으로 통하는 문을 여는 승천 의식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자정이 되기 전, 의식을 거행하는 사도를 찾아 사냥해야 합니다. 의식을 막을 방법은 이 길 밖에 없습니다. 

액션 RPG, 블러드스톤의 한국어판 PDF를 itch.io에서 판매 중입니다!

링크: 블러드스톤: 액션 호러 롤플레잉 게임 by StorynGame (itch.io))

블러드스톤은 어떤 RPG인가요?

  • 단편용 RPG

블러드스톤은 단편용으로 만든 RPG입니다. 여러분은 저주받은 도시 헬리위어에 파견된 사냥꾼을 플레이하며, 사도를 사냥하면(혹은 사냥에 실패하면) 게임이 끝납니다. 

이 게임은 도시 제작 규칙과 아이디어 표를 통해 매번 다른 모험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플레이할 때마다, 매번 다른 사냥꾼이 언제나 새로운 장애물과 난관을 맞이할 것입니다.

  • 포지드 인 더 다크

블러드스톤은 ‘어둠 속의 칼날’과 그 자매작들에서 사용한 ‘포지드 인 더 다크’ 규칙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단편용에 맞추어 많은 부분이 간략화되고 개조되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 스트레스는 ‘블러드본’ ‘다크 소울’ 등의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체력 규칙으로 대체됩니다.
  • 캐릭터 제작은 몇 가지 질문과 선택(출신, 의복, 무기)으로 이루어집니다.
  • 행동 수치 용맹결의재치, 이 세 가지로 구성됩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만든 한국어 캐릭터 시트를 구경해 보세요! (링크)

블러드스톤은 One Seven Design의 존 하퍼가 제작한 ‘어둠 속의 칼날’을 기반으로 만든 게임이며,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 3.0 Unported 라이선스를 통해 사용이 허락되었습니다. 한국어판 블러드스톤 RPG의 번역 및 출판은 이야기와 놀이가 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