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체르토 2008/04/13 – 프리티 키티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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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오체스님과 한 스타워즈: 콘체르토 1:1입니다.

요약

이전 이야기: 엘-라스에서 세력을 확장하던 시스 로드 다쓰 타르카누스가 외부에서 용병과 시스 지원군을 부르자 엘-라스에 파견된 제다이들은 지원군의 합세를 막을 방법을 찾지만, 단투인 공의회에서는 여력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시간이 다급한 상황에서 항성간 범죄 조직의 우두머리인 샤엔 산레스밖에는 그만한 우주전 병력을 확보할 사람이 없는 관계로 미셸은 내키지 않는 거래를 통해 그의 협력을 확보합니다. (거래 내용이 19금이라 리플레이는 생략)

다음날 전투에서 산레스와 제다이들은 다쓰 타르카누스와 지원군의 합류는 저지하지만 샤엔 산레스의 기함 ‘프리티 키티’도 심한 손상을 입습니다. 승무원의 피신을 지휘한 후 역시 나가는 중이던 미셸은 탈출정으로 가다가 부하에게 배신당해 부상을 입은 샤엔 산레스를 발견하고, 잠시 망설이는 동안 파다완 티온은 미셸이 개입할 필요 없이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미셸은 산레스에 대한 감정이 어떻든 죽게 둘 수는 없다고 결심하고, 두 제다이는 산레스를 부축해 탈출합니다. 탈출정 속에서 미셸은 무리해가며 산레스를 치료한 후 티온에게 아우터 림의 혼탁한 상황에 대한 괴로움과 회의를 토로합니다.

감상

예, 아우터 림은 막장입니다. 제다이가 시스에 대항해 범죄 집단과 손을 잡지 않나, 제다이 나이트가 사실상 매춘에 내몰리지 않나. 다른 데서는 제다이가 시스와 손을 잡고 다른 시스나 범죄 조직과 싸우는 일도 있을 법하군요. 공화국이 공중분해하는 혼란스럽고 도덕적으로 애매한 상황에서 공화국을 지켜가는 사람들은 영혼마저 손상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셸의 변화도 그런 상황을 반영하고 있겠지요.

참고로 미셸냥이 이렇게 암울해진 건 제가 주도적으로 설정한 상황은 결코 아닙니다. 참가자가 원하지 않는데 암울하게 만드는 건 실례니까요. 인물의 상황이 절망적으로 되고 그가 주도권을 빼앗기는 상황은 참가자가 원할 때는 좋은 소재이지만, 참가자가 원하지 않는데 강요하는 것은 인물이 아니라 참가자에 대한 정신적 폭력에 가까울 테고요. 성이나 특히 성적 폭력 같은 민감한 영역을 참가자가 원하지 않는데 소재로 삼는 건 더욱.

물론 그런 개인적 한계와 경계에 대한 합의가 완전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단투인에서 센이 인도자에 씌여 민간인을 공격하게 했을 때가 그랬죠. 그때는 의견의 일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생각이 전혀 달랐던 동상이몽으로, 의사소통이 잘못된 사례였다고 봅니다. 그런 만큼 활발한 논의와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죠.

이번 플레이는 제다이다운 것이 어떤 것인지도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감정이 없는 것이 제다이라고 하지만, 타르카누스가 힘을 잃은 엘-라스에서 신디케이트가 너무 강해지지 않도록 부상자를 쥐도새도 모르게 죽이겠다, 그리고 나야 제다이는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으니 나이트 미셸은 개입하지 말라는 티온의 발상이 과연 제다이다운 것인지, 그리고 과연 감정이 없는 결정인지도 생각해볼 문제죠.

미셸은 그런 티온의 모습이 제다이답다고 칭찬(?)하지만, 전에 동환님이 얘기하셨듯 과연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 용감할 수 있는지, 의문이 없는 사람이 신념에 찰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래서 감정은 없다는 제다이의 법도도 감정을 느낄 수조차 없어지면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감정에 휩쓸려 행동하지 않으면서도 ‘고통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은 유지할 수는 있어야 한다는 점이 제다이의 잔인한 역설이겠죠. 고통조차 느낄 수 없는 무감각으로 도망쳐버리는 동기는 결국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고, 그건 다크 포스로 가는 길이니까요. 나이트 미셸은 아직 인간성이 남아 있으니까 나보다 제다이답다는 티온의 말은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의미인 것 같네요.

덧붙여 샤엔 산레스의 기함 ‘프리티 키티’는 나름 마음에 드는 이름이었는데 침몰하는 장면 하나밖에 안 나오다니 조금은 아쉬워서 이번 화 제목에 넣었습니다. 산레스라는 인물의 분위기에 어울리기도 했고요. 미묘한 말장난이 들어간 ‘딩기 블루’ (‘작은 파란 배’인데, ‘빛바랜 파랑’이라는 뜻이 되는 ‘딘지 블루’를 틀어놓은 말) 역시 좋아하는 이름인데 이것도 금방 침몰..(..) 그 외에 타리지안 갬빗, 님반 님부스, 맨티스, 체크메이트 등 그간 나온 선박이 꽤 많은데, 이것도 위키에 정리해 봐야겠군요.

5 thoughts on “콘체르토 2008/04/13 – 프리티 키티 탈출

  1. orches

    제 예상을 벗어난 플레이상황은, 역시 티온의 등장타이밍이었어요 (미셀이 상처를 살펴본 건, 치료 목적이라기보다는 살펴보고서 정 안된다 싶으면 깔끔하게 쓱삭 시도하려고 했거든요. 얻어낼 건 얻어냈고 공화국의 질서를 지키는 수호자라는 딱지를 달고 있는데다가 샨레이라는 인물 자체에 최악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을테니 그런 요소들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테고요. 정작 죽이지 못하고 혼자 갈등하다가, 바로 옆에 라이트세이버를 꽉 꽂았을 것 같지만..)

    ps. 중간고사가 끝나면 샨레이의 저택으로 향하는 부분까지는 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뒷부분은.. 호스팅업체의 눈치가 보여서 올리기가 좀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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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그 부분은 제가 서둘렀던 듯도 하네요. 오체스님이 아쉬워하는 기미가 보였을 때 티온의 등장을 좀 늦추는 편이 나았을 텐데… 그래도 같이 하는 RP에는 어느 정도는 의외성이 있게 마련이니까, 사건과 타이밍을 완전히 제어하는 편이 더 재밌다면 소설을 쓰는 편이 더 추천할 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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