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Archives: 규칙과 배경

RPG 규칙 및 배경

새 계약 작품: 서걱대는 모래 소리(A Rasp of Sand)


아주 오래전, 여러분 조상들은 녹음이 무성한 어느 대륙의 해안에서 큰 산맥 사이 계곡을 덮고 있던, 저지대의 어느 젊은 숲 근처에 마을을 세웠습니다.

조상들은 땅과 바다의 정령들에게 새로운 마을을 위한 깨끗한 수원(水源)을 달라고 빌었습니다. 정령들은 물과 식량이 풍족한, 마을을 짓기 좋은 다른 장소들을 환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조상들은 이 숲에 훌륭한 목재가 나고, 산에는 값진 광석이 채굴되며, 바다에는 물고기가 무성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장소를 정착지로 택했지요. 조상들은 정령들에게 계속 간청했으나, 정령들은 양보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상들은 직접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가장 강력한 정령인 ‘깊은 곳의 여왕’은 자신의 왕관을 사원에 두었는데, 이 왕관에는 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조상들은 이 사원이 바다를 내려다보는 높은 산의 꼭대기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원을 찾아 왕관을 훔쳤지요. 깊은 곳의 여왕은 여러분 조상들의 오만함에 마음이 상했으나, 창의적이고 똑똑한 인간 아이들을 사랑했기에 왕관을 가져가도록 허락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왕관을 사용했을 때, 여왕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조상들은 큰 호수를 만들었습니다. 불행히도, 솟아나온 물은 자연스럽게 낮은 장소로 흘렀습니다. 깊은 곳의 여왕의 바다 안개와 산의 정령 ‘엘콘트라’의 풍부한 산의 광물 사이에서 태어난 그 숲으로 말입니다. 조상들은 숲을 물에 가라앉혔고, ‘녹색 왕자’라고 불리던 젊은 숲의 정령 역시 빠져 죽었습니다. 어머니인 깊은 곳의 여왕은 분노와 슬픔에 가득 차 인류에게 징벌을 내리기로 맹세했습니다.

그리하여 비가 계속, 계속, 수년간 계속 내렸습니다. 조상들이 물에 휩쓸린 원래 마을을 버리고 근처 산꼭대기로 터전을 옮길 때까지 비는 계속 내렸습니다. 이제 그 산은 여러분이 지금 사는 섬이 되었고, 수평선 너머 여왕의 사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사원으로 가 왕관을 돌려주거나, 돌려주려 애쓰다가 죽을 것입니다. 어떻게 되든, 희생이 치러질 때마다 비는 25년간 지상을 삼키지 않기 때문에, 남은 인류는 이 물이 차오르는 땅에서 언제까지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 채 남은 몇몇 섬에서 근근이 생존할 것입니다.


이야기와 놀이의 새 계약 작품, 서걱대는 모래 소리(A Rasp of Sand)를 소개합니다.

 

서걱대는 모래 소리?

서걱대는 모래 소리는 과거 조상들이 지은 죄 때문에 한 세대마다 희생을 치르는 가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네이브 RPG 기반의 어드벤처입니다. 수많은 희생이 있은 다음, 처음으로 여러분의 가문들은 여러 계승자를 함께 보내 사원 깊은 곳에 머무는 여왕에게 왕관을 돌려주고 죄를 씻으려 합니다. 비록 이번에는 실패하더라도, 분명 다음 세대의 계승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대를 이어 반복하는 로그라이트풍 어드벤처

여러분은 각자 특정 가문의 계승자가 되어 다 함께 깊은 곳의 여왕이 거주하는 사원으로 떠납니다. 모험 중 누군가가 죽으면 희생이 완료되면서 그 세대의 모험은 끝납니다. 나머지 PC들은 은퇴하여 마을로 돌아가고, 다음 세대의 계승자들이 선대의 경험과 지식을 조금씩 물려받아 다시 사원으로 들어갑니다.

 

플레이어들의 숙련을 요구하는, 매번 변화하는 던전

로그라이트를 표방하는 어드벤처답게, 여왕의 사원은 세대마다 매번 모습이 바뀌고 새로운 사건들과 괴물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던전의 패턴을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결국 수많은 위험을 돌파하고 깊은 곳의 여왕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네이브용 OSR 어드벤처

서걱대는 모래 소리는 이야기와 놀이에서 공개한 RPG인 네이브를 위한 어드벤처로, 이 어드벤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와 물품, 마법, 괴물들을 모두 수록했습니다. 여러분은 네이브만 가지고도 완벽하게 서걱대는 모래 소리를 즐길 수 있으며, 원한다면 울타리 너머, 또 다른 모험으로블랙 핵처럼 국내에 번역된 다른 OSR 자매작으로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언제 나오나요?

빠르면 올해, 늦으면 내년에 나옵니다. 크라우드펀딩으로 낼지, 그냥 낼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크리스마스 특집 공개 자료: 독사왕의 무덤, 네이브

안녕하세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독사왕의 무덤’과 ‘네이브’를 공개합니다(마이크로스코프 후원자 여러분들은 미리 선공개로 받은 자료입니다).

독사왕의 무덤(클릭)

네이브_캐릭터 시트(클릭)

네이브_공개판(클릭)

‘독사왕의 무덤’은 ‘울타리 너머’나 ‘미로의 쥐’ 같은 OSR(올드 스쿨 르네상스) RPG의 플레이 스타일을 가르치기 위해 스커플스가 만든 입문용 던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단순히 주사위와 캐릭터 시트에 나온 능력뿐만 아니라 플레이어 자신의 재치와 관찰력도 동원하여 던전 속 위험을 해결하고 보물을 얻어야 합니다.

‘네이브’는 미로의 쥐의 제작자 벤 밀톤이 만든 미니 RPG입니다. 네이브는 고전 D&D 및 OSR용 모험들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작품으로, 쉽게 개조 및 확장이 가능합니다.

2020년은 유독 힘든 한 해였지만, 이제 끝이 보입니다. 내년에는 모두 즐거운 RPG 플레이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이야기와 놀이를 많이 사랑해 주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가마솥(Stewpot): 은퇴한 모험가들이 주점을 세우고, 마을에 정착해가는 이야기.

‘가마솥(Stewpot)’은 마스터 없는 스토리 게임 RPG로, 플레이어들은 은퇴한 다음 마을에 정착해 함께 주점을 꾸리는 전직 모험가들을 플레이합니다. 이 게임은 ‘모바일 프레임 제로: 파이어브랜드’의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 파이어브랜드는 빈센트 베이커가 만든 훌륭한 RPG이지만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습니다. 국내에 나온 작품 중 가마솥과 가장 비슷한 느낌을 주는 RPG를 들자면 ‘여왕을 위하여’ 네요(여왕을 위하여는 카드를 뽑으면서 그 질문에 답하고 서사를 쌓다가 마지막 질문에 답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돌아가면서 책에 소개된 십여 개의 미니게임 중 하나를 선택한 다음, PC들의 이야기를 만듭니다. 때로는 플레이어 중 일부가 NPC를 맡아서 플레이해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각 미니게임은 “축제날”, “낯선 손님과의 로맨스” “근무시간이 끝난 후”처럼 특정한 상황을 선택한 다음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롤플레이를 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때로는 주사위 굴림이나 카드 뽑기 같은 무작위 요소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승패 요소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훈훈하게 끝납니다. 이 게임의 목적은 평화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거니까요.

초라하게 시작했던 주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멋진 모습으로 바뀌어 가고, PC들 역시 조금씩 모험가의 때를 벗고 평화로운 삶에 익숙해집니다. 주점에는 요리/분위기/서비스 수치가 있는데, 플레이하면서 점점 증가합니다. 또한, PC들은 처음에 모험가 경력을 세 가지씩 가지고 시작하는데, 미니게임을 하면서 점차 이 경력들을 마을 경력으로 전환합니다. 주점 수치나 PC들의 경력은 일부 미니게임에서 판정 기준/롤플레잉 기준으로 사용합니다. 모든 PC가 자기 모험가 경력을 전부 마을 경력으로 바꾸면 게임이 끝납니다.

가마솥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다른 모험 RPG 캠페인을 마친 다음 그 플레이어들을 데리고 에필로그 식으로 플레이하면 각별한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무척 마음에 드는 게임입니다.

p.s: 다만, 책 제목에 나온 ‘주점 시뮬레이션’이라는 말에 속지 마세요. 이 게임은 이야기를 만드는 스토리 게임이지, 주점의 운영을 현실적으로 구현한 시뮬레이터가 아닙니다.

링크: https://noroadhome.itch.io/stewpot-tales-from-a-fantasy-tavern

 

어둠 속에 나 홀로(Alone in the Darkness) 간단 소개

‘어둠 속에 나 홀로(Alone in the Darkness, 이하 AitD)’는 ‘어둠 속의 칼날’을 GM 없이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든 자료집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미씩 RPG와 마찬가지로 GM 역할을 대체하는 ‘GM 에뮬레이터’ 규칙 설명서이지요. 현재 드라이브쓰루 RPG에서 판매 중입니다. (링크)

솔로 플레이를 할 때, 플레이어는 캐릭터가 무슨 행동을 할지, 무슨 말을 할지 상상하면서 플레이를 진행합니다. 그러다가 GM에게 물어볼 일이 생기면 (“혹시 여기 경비병이 있지 않나?” “바즈소 바즈는 벌집한테 무슨 선물을 주었을까?”) GM 에뮬레이터에게 질문을 합니다.

플레이어는 캐릭터한테 유리할 질문을 할 수도 있고, 불리한 질문을 할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혼자서 하는 플레이이고, TRPG에서는 승리도 패배도 없으니, 자유롭게 물어보세요.

AitD의 GM 에뮬레이터는 두 가지 방식으로 돌아갑니다.

  1. 예/아니요 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 플레이어는 해당 질문의 가능성을 스스로 판단한 다음, 가능성이 높을수록 주사위를 많이 굴립니다. 그 중 가장 높게 나온 주사위 수를 봅니다. 결과값이 높을수록 YES에 가깝고, 결과값이 낮을수록 NO에 가깝습니다.
  2. 예/아니요 로 대답하기에 너무 복잡한 질문: d666을 두 번 굴린 다음, 주사위 결과에 따라 나온 아이콘(종, 바퀴, 가마솥, 돈, 성 등등…) 두 개를 서로 조합해서 질문과 가장 어울리는 결과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돈”과 “관” 이라면 “돈을 내고 암살 청부를 했다.” 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AitD의 내용 대부분은 위 규칙을 설명하는 데 쓰이며, 나머지는 솔로 플레이를 할 때 NPC의 반응 판정, 건수 등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설명합니다.

 

그래서…

가격도 저렴해서 한 번 호기심으로 사 봤는데 괜찮네요. 특히 아이콘 부분을 해당 작품에 맞게 수정한다면 다른 RPG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지 꽤 오래 됐는데, AitD로 솔로 플레이나 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lectric Bastionland 간략 소개

일렉트릭 배스쳔랜드는 ‘배스쳔’에서 거액의 빚을 갚아야 하는 실패자들의 모험을 다루는 RPG입니다. 배스쳔은 20세기 초 분위기의 거대한 도시로, 수많은 자치구 각종 세력이 얽히고 섥혀서 그 누구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하고 기이한 장소입니다. PC들은 어떠한 이유로든 인생을 망치고, 지금은 다른 PC들과 함께 공동으로 거액의 빚을 진 상태입니다. 이제 PC들은 배스쳔 안에서, 혹은 구석지고 후미진 바깥 마을에서, 혹은 불가사의한 지하세계에서 부와 명성을 찾아 헤메야 합니다.

OSR RPG

일렉트릭 배스쳔랜드는 OSR의 게임 철학을 공유하는 작품입니다.  OSR RPG가 어떤 건지는 이 글과 아래 발췌글을 참조하세요.

OSR RPG의 흐름

프린키피아 아포크리파에서는 OSR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여러분의 캠페인은 다음 요소를 지닐수록 올드 스쿨에 더 가깝습니다. 죽기 쉬움, 오픈 월드,
미리 만든 플롯이 없음, 창의적인 문제 해결 강조, 탐험 중심의 보상 규칙(보통 보물을 획득해서 얻는 경험치), “전투 난이도 조절 무시”, 플레이어와 GM 양쪽 모두가 예측하지 못할 상황을
만드는 무작위 표 사용. 하우스 룰과 직접 만든 아이디어를 권장하는 경향, 여러분이 만든
내용을 기꺼이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이 만든 창의적인 내용을
여러분 캠페인에 활용하는 자세.”

일렉트릭 배스쳔랜드의 특징

일렉트릭 배스쳔랜드 역시 위와 같은 올드 스쿨 풍 RPG로서, 위험한 장소에서 탐험을 펼치는 이야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간결한 규칙: 일렉트릭 배스쳔랜드의 규칙은 무척 간결합니다. 책 자체는 300페이지가 넘지만 그중 200페이지는 백가지 망한 인생을 소개하고, 나머지 100페이지는 마스터를 위한 조언을 담았습니다. 실제 게임 규칙은 두 페이지 정도입니다.
  2. 백가지 망한 인생: 일렉트릭 배스쳔랜드에서는 캐릭터를 만들 때, 세 가지 능력치(근력, 민첩, 매력)를 각각 3d6으로 굴려서 가장 낮은 결과와 가장 높은 결과를 가지고 100개의 플레이북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예를 들어 가장 낮은 능력치가 8이고, 가장 높은 능력치가 15이면, PC는 “파이 밀수업자”가 됩니다. 그런 다음 HP와 초기 소지금 역시 1d6을 굴리고, 결과에 따라 추가 능력이나 물품, 동료 등을 얻지요.
  3. 치명적인 전투: 일렉트릭 배스쳔랜드의 전투는 무척 짧지만 치명적입니다. 무엇보다도, 아군이든 적이든 공격은 무조건 명중합니다! HP가 깎인 다음부터 PC들은 공격을 맞을 때마다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PC의 HP는 적으면 1, 많아도 6이기 때문에 정말로 이길 자신이 없으면 정면 대결은 피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물론 중간에 성장할 수도 있지만, 매우 힘들고 위험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4. 친절한 조언: 일렉트릭 배스쳔랜드는 비록 규칙은 간결하지만, 그 어떠한 OSR RPG보다도 플레이어와 “지휘자”(마스터를 칭하는 말입니다)를 위한 조언이 무척 체계적으로 갖추어져 있습니다. 지휘자는 플레이어들의 선언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전투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플레이어로서 갖춰야 할 자세는? 배스쳔/바깥 마을/지하세계의 모험을 만드는 방법은?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마치 아포칼립스 월드의 강령과 원칙, GM 액션을 OSR에 접목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울타리 너머’ 이후 많은 OSR 작품을 봐 왔지만, 일렉트릭 배스쳔렌드는 그 중에서도 유난히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현재 킥스타터 펀딩을 끝나고, 막 PDF가 후원자들에게 공개된 상태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번역해보고 싶네요.

Dark Streets & Darker Secrets 간략 소개.

블랙 핵이 큰 인기를 끌면서, 블랙 핵을 기반으로 한 OSR RPG들이 여러 개 나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어두운 거리와 어둡디어두운 비밀” (Dark Streets & Darker Secrets, 이하 DS&DS)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DS&DS는 ‘월드 오브 다크니스’나 ‘슈퍼내추럴’ 같은 어반 판타지 RPG로, 현대 세계의 이면에 도사린 초자연적 존재와 어둠에 맞닥뜨린 인간을 플레이하는 게임입니다. 짤막한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예전에 D&D 3rd 시절 자매작으로 나온 ‘d20 모던’을 블랙핵 기반으로 개조한 다음, 이를 어반 판타지 전용 RPG로 바꾼 느낌입니다. 몇 가지 특징을 소개하자면…

블랙 핵 기반의 간편한 규칙: 블랙 핵 기반 RPG답게 DS&DS는 간편한 규칙을 자랑합니다. 다만 블랙 핵과는 다르게 DS&DS는 4개의 능력치를 기반으로 하며(육체, 민첩성, 지능, 의지력), 여기에 CoC처럼 제정신 정도를 나타내는 ‘이성’과 캐릭터들의 운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운’ 수치가 추가됩니다. 다만 블랙 핵 자매작들에서 흔히 사용하는 소모품 주사위(Usage Dice) 규칙은 나오지 않으며, 주사위도 20면체와 6면체만 사용합니다.

능력치 기반의 캐릭터 아키타입: DS&DS는 d20 모던과 마찬가지로, 능력치 기반의 캐릭터를 플레이합니다. 힘센 캐릭터, 날랜 캐릭터, 똑똑한 캐릭터, 신비한 캐릭터. 각각 이름만 들어도 어떤 능력에 특화된 캐릭터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신비한 캐릭터는 타고난 혈통으로 마법이나 초능력을 사용합니다.

각종 무작위 표: DS&DS에서는 ‘미로의 쥐’처럼 마스터를 위해 무척 많은 무작위 표를 제공합니다. 캐릭터들의 삶에 무슨 골칫거리가 끼었는지부터 시작해서, 모험 장소와 목적, 등장할 만한 적수와 동료, 거리와 건물의 특징, 도시의 소리와 냄새, 광경, 각종 파벌의 특징과 목적 등등… 무작위 표의 결과를 잘 엮을 수 있는 마스터라면 분명 DS&DS를 무척 좋아할 것입니다.

마법과 초능력: DS&DS의 마법과 초능력은 무척 강력하지만, 그만큼 위험합니다. 판정에 실패한 마법/초능력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부르며, 대실패가 나올 경우에는 몸과 마음이 타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DS&DS는 간편하고 범용적인 어반 판타지를 플레이하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입니다. 언젠가 한번 돌려보고 싶네요.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에는 ‘늑대 떼와 겨울 눈‘의 작가인 에미 엘런이 ‘Esoteric Enterprises라는 작품을 냈는데, 같은 어반 판타지 OSR RPG지만 이 쪽은 범죄와 암흑가, 지하 탐험 등의 소재를 깊게 파고 있습니다. 액션 활극에 가까운 DS&DS와는 다르게 분위기도 더 어둡고 잔혹하고요. 이 작품도 기회가 되면 한 번 소개하겠습니다.

블러드 핵 간단한 소개

블러드 핵은 OSR RPG인 “블랙 핵”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 뱀파이어 RPG입니다. 당연히 WOD의 영향도 받았습니다. 블랙 핵 감상문은 악마김씨님이 쓴 http://rpg-talk.net/Board/3714 를 참조하세요. 아래는 블랙 핵 규칙입니다.

 

블랙 핵 한국어판: https://the-black-hack.jehaisleprintemps.net/korean/

한국어판 추가 자료: https://the-black-hack.jehaisleprintemps.net/korean/additional-things.html

(번역: 오시욱님)

 

블러드 핵의 특징

블랙 핵의 기본적인 규칙은 위의 감상문과 한국어판에 나와있으니, 여기서는 블러드 핵만의 특징을 설명하겠습니다.

 

  1. 뱀파이어

블러드 핵의 뱀파이어는 인간보다 강한 괴물입니다. 우선 뱀파이어는 초자연적인 불로불사의 언데드이기 때문에 노화, 독, 호흡, 식사(피를 제외한) 등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또한 전자기기에도 감지되지도 않지요. 게다가 뱀파이어는 밤의 사냥꾼이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고, 피 냄새를 맡고 사람들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뱀파이어의 육체는 평범한 사람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피해는 절반만 받으며, HP가 0 이하로 떨어져도 행동불능이 될 뿐 죽지 않습니다. 물론 태양빛과 불, 은 무기에 닿으면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1. 피와 인간성

‘뱀파이어: 더 마스커레이드’의 영향을 받은 뱀파이어 RPG답게 블러드 핵에서는 피와 인간성이라는 수치가 등장합니다. 각 수치는 소모품 주사위(Usage Die)로 되어 있어서, 줄어드는 일이 발생할 때마다 주사위를 굴려서 1-2가 나오면 아래 단계로 떨어집니다. (d20→d12→d10→d8→d4→없음)

피는 뱀파이어가 살아가기 위한 식량으로, 인간이나 동물에게서 얻습니다. 기본적으로 일정 시간이 지날 때마다 줄어들며, 피를 소모해서 HP를 회복하거나 특수 능력을 사용할 때도 역시 줄어듭니다. 피가 완전히 없어지면 피에 굶주린 야수가 되며, 그 상태에서 피를 더 쓰면 죽음과도 같은 잠에 빠집니다. 뱀파이어는 레벨이 높아질수록 피를 더욱 많이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인간성은 다른 소모품 주사위와는 달리 d4부터 d20까지 올라가는데, d4면 성인에 가깝고, d20이면 괴물이나 다름없습니다. 인간성이 d20을 넘으면 완전한 야수가 되어 NPC로 전락합니다. 뱀파이어는 인간성이 높을수록 피를 덜 먹고 각종 뱀파이어의 약점에서 벗어납니다. 반면 인간성이 낮아질수록 힘과 피해가 강해지는 대신 여러 가지 제약을 받습니다.

 

  1. 네 가지 가문

블러드 핵에서는 마법사 가문 아눈나키, 새롭게 떠오르는 전사 가문 드라쿨, 변신술사이자 사냥꾼인 엔키두, 유혹자이자 연인인 릴림 이렇게 네 가지 가문이 있습니다. 각 가문마다 다양한 특징과 장점이 있습니다. (레벨 당 얻는 HP나 사용할 수 있는 무기, 가문 능력 등)

 

  1. 특수 능력과 혈마법

블러드 핵의 뱀파이어들은 하늘을 날거나, 동물을 지배하거나, 인간을 조종하는 등 다양한 특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특수 능력은 하급, 중급, 상급으로 나누어지며, 레벨이 오를 때마다 일정 개수의 특수 능력을 얻습니다. 일부 능력은 피를 소모해야 합니다. 혈마법은 무척 강력하지만, 많은 시간과 피를 소모하는 능력입니다.

 

  1. 각종 적과 NPC

블러드 핵에서는 평범한 인간부터 고대 뱀파이어까지 뱀파이어물에 어울리는 40가지 적과 NPC가 등장합니다. 각각 짧은 소개글과 수치, 특수 능력이 있습니다.

 

결론

앞에서도 말했듯 블러드 핵은 d20 규칙에 ‘뱀파이어:더 마스커레이드’의 분위기를 섞은 RPG입니다. 다른 블랙 핵 자매작과 마찬가지로 블러드 핵 역시 무척 간결한 작품이지만, 60페이지도 안 되는 내용 안에서 깔끔하게 잘 만들었네요. 다만 GM 가이드나 세계 설정이 거의 없다시피 하므로 이미 d20과 WOD의 문법에 익숙할수록 플레이를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드 스쿨 RPG 원칙 해설서, 프린키피아 아포크리파

프린키피아 아포크리파

 

올드 스쿨 RPG의 마스터링 및 플레이 원칙을 설명한 자료집, 프린키파 아포크리파입니다.

이 작품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 4.0 인터내셔널 라이선스 아래 자유롭게 배포할 수 있습니다.

푸른수염의 신부 마스터링 후기

3월 10일 오후 신촌에서 푸른수염의 신부(Bluebeard’s Bride) 플레이를 진행했습니다. 푸른수염의 신부는 옛날이야기의 유명한 아내 연쇄살인범 푸른수염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이 룰에서는 제목처럼 그와 결혼한 신부가 주인공입니다.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폭력과 무력감, 그리고 그로 인한 공포를 소재로 다루는 페미니스트 호러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푸른 턱수염을 기른 남자가 열쇠꾸러미를 든 여성을 끌어안는 표지.

일단 예쁜 책으로 먹고 들어가는…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받았던 질문 하나, 플레이어가 4명인데 신부는 몇 명인가요? 답은 한 명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각자 다른 신부가 아닌, 신부의 한 면모, 즉 ‘자매(Sister)’를 맡습니다. 자매들은 결혼반지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신부의 행동을 통제하며, 결혼반지를 쥐지 않은 신부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남편인 푸른수염을 과연 믿을 수 있을지, 저택의 이상한 현상은 남편이 저지른 범죄 때문인지 아니면 전처들이 이상해서 그런 건지 자매들끼리 나누는 대화야말로 플레이의 핵심이었고, 제일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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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기 RPG (Tearable RPG)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무료 RPG 하나를 번역합니다.

찢기 RPG (Tearable RPG)는 Third Act Publishing의 Jim MCClure와 Jim Merritt가 제작한 게임으로, 캐릭터 시트를 찢으면서 진행하는 RPG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캐릭터가 가진 기능의 글자를 찢으면서 판정을 성공시킵니다. 캐릭터는 더 이상 시트를 찢을 수 없을 때 게임에서 제거됩니다. 플레이는 시나리오 목적이 달성되거나, 모든 캐릭터들이 제거되면 끝납니다.

 

원본은 여기에 있습니다: https://www.drivethrurpg.com/product/202680/Tearable-RPG

번역본 (문서판): 찢기 RPG

 

모두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