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던 놀이/즉플과 단편'에 해당하는 글 34건

  1. 2010/05/23 로키 네이버 TRPG 카페 인디 페스티벌 '귀신잡는 가족' 후기
  2. 2009/10/20 로키 마우스 가드: 1152년 가을 (7)
  3. 2009/02/16 로키 일일 플레이 후기
  4. 2009/02/02 로키 폴라리스 단편: 잔인한 봄 (4)
  5. 2009/01/25 로키 쇼크 단편: 피는 물보다... (2)
  6. 2008/12/16 로키 사악한 시대 플레이 (5)
  7. 2008/06/15 로키 포케틀루 - 호조 2화
  8. 2008/06/04 로키 포케틀루 - 호조 1화 (4)
  9. 2008/05/17 로키 쇼크 플레이테스트 (8)
  10. 2008/03/01 로키 [도전자] 1948년 인천 (6)
  11. 2008/02/16 로키 [달을 쏘다] 제국의 딸 (7)
  12. 2008/02/05 로키 [달을 쏘다] 수석 기사 (2)
  13. 2008/02/04 로키 [폴라리스] 톨스타 멸망기 (4)
  14. 2008/02/02 로키 [달을 쏘다] 솔꽃의 선택 (4)
  15. 2008/01/21 로키 서울의 도전자 (9)
  16. 2008/01/05 로키 별이 지다 1화 -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2)
  17. 2007/11/27 로키 꼬마 미우 구하기 2부 (완결) (2)
  18. 2007/11/21 로키 꼬마 미우 구하기 1부 (4)
  19. 2007/08/06 로키 거울의 숲
  20. 2007/07/29 로키 따뜻한 것들의 기억 (4)
  21. 2007/07/29 로키 시카고의 불빛
  22. 2007/06/14 로키 거짓말들 (2)
  23. 2007/05/29 로키 레니엔의 사건일지 1화
  24. 2007/05/26 로키 국가 연금술사 멜리사 헤이워스 (4)
  25. 2007/03/31 로키 레이디의 그늘 5화 - 하이브를 떠나며 (2)
  26. 2007/03/18 로키 레이디의 그늘 4화 - 타나리 장례식
  27. 2007/03/05 로키 레이디의 그늘 3화 - 게이트하우스 밤시장 (2)
  28. 2007/02/16 로키 레이디의 그늘 2화 - 게이트하우스
  29. 2007/02/04 로키 레이디의 그늘 1화 - 시체안치소
  30. 2006/09/17 로키 Dark Ages: Vampire 2화
그저께 인디 페스티벌에 한 플레이는 드레스덴 파일 RPG로 한 서울 배경 현대 판타지로, 박수무당 아버지와 세 자녀가 납치당한 손녀/조카딸 지수를 찾는 얘기였죠. 꽤나 오랜만의 마스터링이었는데, 제가 잠이 너무 많아서(..) 결국 준비도 제대로 못하고 세션을 맞이해서 많이 죄송스러웠습니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인물과 시나리오를 미리 만들려고 하면 저는 심각하게 막히더라고요. 제 평소 방식은 먼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다같이 논의하고, 같이 모인 자리에서 캐릭터를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해서 참가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파악한 후 인물 배경과 참가자의 극적 욕구를 반영해 제 취향을 버무리는 것을 좋아하지요. 그런데 인물과 시나리오를 미리 준비해가는 방식은 그런 사전 논의가 없어서 결정을 준비하는 데 개인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준비해가는 진행은 저에게 안 맞는다는 결론에 도달했으며, 앞으로는 되도록이면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캐메 자료와 예시 캐릭터 시트를 충분히 준비해가서 각 참가자가 인물을 새로 만들거나 기존 시트를 수정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그저께도 보니까 불완전한 시트를 보충하거나 있는 시트를 수정하는 등 준비해간 시트도 잘 고쳐서 사용하시더라고요.

이렇듯 저의 준비 부족이 아쉽기는 했지만 참가자분들이 워낙 재밌게 RP를 하셔서 무사히 세션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루영익님이 하신 능청스럽고 돈 밝히면서도 자식들을 끔찍이 아끼는 박수무당 아버지 박상규, 시드님의 신실하면서도 한 성질 하는 조폭출신 열혈목사 큰아들 박문형, 화련님의 활 무지 잘 쏘면서도 왠지 눈에 안 띄는 딸 캐릭터 박보경, 그리고 휴님이 하신 초 유능한 오타쿠 환상술사 박재형 등 인물들이 하나같이 개성이 살아있고 유쾌해서 즐거웠습니다. 마지막에 구미호 잡은 후에 다같이 가죽 벗기고 꼬리 자르고 하는 거 보니 과연 악역은 어느 쪽이었을까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는 했지만요.

룰 적으로는 모두가 개성과 능력을 잘 발휘하셨던 것 같아 좋았습니다. 아버지의 귀신 부르는 능력이나 목사 아들의 기도와 축복 능력, 딸네미의 최강 궁술, 그리고 막내의 넷상 정보수집력과 환상술을 다들 잘 활용하셔서 사건을 해결하셨습니다. 애당초 드레스덴 파일 RPG에 관심이 생겼던 이유가 영능력자와 일반인이 한 일행에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일반인(?)인 딸이 최강자였던 것 보면 그 장점은 여기서도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제 준비 부족으로 전투가 좀 시시한 듯하여 아쉬웠습니다. 특히 초자연물에서는 보경의 양궁 스턴트 같은 강한 공격력이 무조건 최강자가 되는 것은 지양할 방법이 있었는데 (무기가 안 통하는 괴물이라거나), 그런 방법을 생각 못했던 게 후회스럽네요.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가족 인물 RP와 참가자들의 문제해결 과정이 돋보이는 플레이였다고 생각하며, 함께 해주신 네 분 참가자께 감사드립니다.
2010/05/23 19:25 2010/05/2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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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TRPG로 한 마우스 가드 (Mouse Guard) 플레이테스트입니다.

색슨, 켄지, 라이엄

왼쪽부터 색슨, 켄지, 라이엄

요약

생쥐 사회를 지키는 용감한 수호자 마우스 가드인 켄지, 세이디, 색슨, 라이엄은 실종된 곡물 장수를 찾아 마을 사이를 수색하다가 그를 발견해 바크스톤 마을로 동행합니다. 마우스 가드의 수장 그웬돌린의 귀띔대로 곡물상이 배신자인지 알아내고자 켄지는 그를 미행하고, 색슨, 세이디, 라이엄은 곡물상이 가장 오래 들른 지도장이 가게로 가서 지도장이를 심문합니다. 지도장이는 입을 열지 않지만, 그들은 마우스 가드의 본거지 로크헤이븐의 불법 지도를 가게에서 발견하지요.

곡물상이 마우스 가드에 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을지 모른다는 증거를 잡은 이들 마우스 가드는 마을을 서둘러 떠난 곡물상을 체포하고, 추궁하자 곡물상은 이미 로크헤이븐에 대한 공격 작전이 진행중이라고 실토합니다. 일행은 로크헤이븐을 습격하러 가는 군대를 피하고 뱀과 싸워가며 로크헤이븐에 먼저 도착해 위험을 경고하고, 몰려오는 반군에 대항해 로크헤이븐 방어전을 준비합니다.

감상

마우스 가드 만화 원작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 시나리오는 원작 첫편에서 따온 것입니다. 또한 원작 보신 분은 알겠지만 같은 시작, 같은 등장인물인데도 (혹은 비슷한--원작에서 세이디는 나중에 등장하죠) 어느 시점에서 결정적으로 갈라지면서 원작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됩니다. 그것이 RPG의 묘미인 의외성이겠지요.

세이디

세이디

마우스 가드는 한동안 관심은 있었지만 처음 해보았는데, 일단 판정이 재미있었습니다. 협동을 통해서 주사위를 더 받는다든가, 운명과 성격 점수 같은 자원을 관리한다든지, 본성을 기능 대신 굴릴까 판단하는 등의 게임적 재미가 쏠쏠했지요. 특히 중요한 심문과 전투에 사용한 갈등 판정 규칙은 상당한 극적, 전술적 재미가 있었습니다. 행동을 3개씩 미리 정하고 하나씩 드러내므로 상대의 선택을 미리 예상하고 유리한 선택을 하려고 머리를 쥐어짜는 과정이 흥미진진했습니다.

대신 행동 조합마다 효과가 다르고 (예를 들어 공격 대 공격은 각각 단독 판정, 공격 대 방어는 대항 판정 등) 행동 유형마다 붙는 가산점이 다른 갈등 판정은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꽤 복잡하고 어려운 규칙이기는 했습니다. 특히 일대 다수 판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고요.

또 마우스 가드 규칙의 좋은 점이라면 신념, 목표, 습성을 통해 인물과 세션에 방향성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색슨은 자기 칼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라는 신념이 있고, 습성은 위험하다 싶으면 무조건 칼을 뽑는 것입니다. (위에 그림에서도 칼을(...)) 그의 친구이자 순찰대장인 켄지의 목적은 곡물장수가 배신자인지 알아내는 것이었고, 순찰대의 막내 라이엄의 습성은 도움이 필요한 일에는 언제나 나서고 목적은 켄지와 색슨에게 인정받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각 인물의 개성이 표현이 잘 되었고, 인물 주도적인 세션이 되었다고 봅니다. 세션이 끝난 후에 서로 얘기해 신념을 지켰는지, 목표를 이루었는지 등을 판단해 포상을 하는 것도 참가자끼리 세션을 곰씹는 사회성을 촉진했고, 인물의 방향성을 살리기에도 좋은 방법이었다고 봅니다.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플레이였고, 쥐들은 귀여운데 내용은 심각한 묘한 부조화(?)도 좋았습니다. 웃고 떠들면서 즐겁게 한 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마우스 가드는 앞으로 또 활용해보고 싶은 규칙이기도 하네요. 좋은 플레이 해주신 마나밍님, 승한군, 어린왕자님, 펠군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우스 가드 1152년 가을 표지

2009/10/20 16:15 2009/10/2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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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09/10/20 22: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우스 가드에서 여러 팀이 전투할 경우의 규칙을 다시 보니까... 이렇게 이해했어.

    예시로 마우스 가드 A, B팀 대 뱀의 전투를 들께.

    내가 이해하는 한도내에서 다수 팀의 갈등 판정을 설명하자면(책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부연설명을 붙여서.)

    1. 양 측은 전투 전술을 짠다.
    2. 양 측은 전투 전술을 공개한다.
    3. 만일 같은 측에 있는 두 팀(A, B팀)이 공동의 적을 목표로 전술을 펼쳤을 때, 두 팀의 전술이 적(뱀)의 전술과 어떤 관계인지를 파악한다. 관계는 3가지 중 하나이다.

    1.
    두 팀의 전술이 모두 적의 전술에 대해 대결 판정일 때 : 예를 들어서 방어+책략 vs 공격. 이럴 때는 두 팀의 전술인 방어나 책략 중 한가지만 선택한 후, 다른 팀이 이를 도와주는 식으로 +1D를 더해서 대결 판정한다.

    이때, 대결판정으로 인해 나온 결과는 두 팀이 모두 공유하는 것임(102쪽 팀워크 규칙 참조!) 만일 위의 판정에서 뱀이 1차이로 승리할 경우, A, B 팀 모두가 1점씩 피해를 입음!

    2.
    두 팀의 전술이 모두 적의 전술에 대해 단독 판정일 때 : 예를 들어서 페인트 + 책략 vs 책략. 위와 마찬가지로 페인트와 책략 중 한가지만 선택한 후, 다른 팀이 이를 도와주는 식으로 +1D를 더해서 단독 판정을 한다.

    위 와 마찬가지로, 적의 단독판정으로 인해 나온 결과는 두 팀이 모두 공유하는 것임! 만일 뱀이 책략 판정에서 1 이상 성공이 나와서 우리 편 다음 판정에게 -1D를 줄 때에는, A, B팀 모두가 다음 판정에서 -1D를 받게 됨! 최악의 조합일지도 모르는 페인트+페인트 vs 공격 같은 경우가 나올 경우, 양 팀 모두 판정을 하지 못한 채 공격만 받게 됨!

    3.
    마 지막으로, 한 팀의 전술이 대결 판정이고, 다른 팀의 전술이 단독 판정일 때 : 예를 들어서 책략+페인트 vs 페인트. 두 팀은 각각 그 목표에 대해서 제각기 판정을 하고, 그 결과 역시 팀마다 따로 받게 됨. 예시의 경우, A팀과 뱀은 책략 vs 페인트(대결굴림), B팀과 뱀은 서로 페인트 단독 판정을 해서 그 결과는 각각 받게 됨!

  2. 구네 2009/10/21 00: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마우스 가드라..
    흥미로운 룰이군요!

    매번 로키님 덕분에
    세상은 넓고 룰은 많다는 걸 깨닫습니다(..)

  3. Asdee 2009/10/21 02: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행동 3개를 정하고 하나씩 드러낸다든지, 조합에 따라 단독판정 혹은 대결판정이 된다는 점은 Burning Empires 쪽의 논쟁/전투 규칙과도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얼마나 비슷한지는 봐야겠습니다만...

    언제 기회되면 Burning Empires의 흥미로운 규칙들도 소개해봐야겠네요. :D

    • Wishsong 2009/10/21 09: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마우스 가드 제작자가 바로 Burnging Empire, Burning Wheel을 만든 루크 크레인이야. 사람들 평가로는 마우스 가드가 버닝 휠을 좀더 간단하고 깔끔하게 정리한 규칙이라고 하네.

  4. orches 2009/10/22 19: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우스가드.. 오늘도 새로운 룰을 알게 되었네요. 플레이 상당히 재미있으셨을 것 같아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용은 심각해보이는데.. 쥐들이 무척 귀엽네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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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TRPG 카페에서 한 2월 15일 일일 플레이 후기입니다.

1부: 테스트와 준비

이번 네이버 TRPG 카페 일일 플레이에는 처음에는 전혀 다른 것을 하려고 했습니다. 원래는 펄프용 규칙인 세기의 혼 (Spirit of the Century)로 17세기 유럽 배경의 스워시버클링물을 하려고 했는데, 첫 플레이테스트일 전날(..)에 예정을 급 변경했습니다. 우선 캐릭터를 미리 만들어가는 등 준비할 게 많았는데, 인물과 시나리오 등을 미리 준비해가는 것은 참가자가 준비 단계부터 함께 참여해서 참가자 몰입을 이끌어내는 제 진행 스타일에는 잘 맞지 않았거든요. 물론 미리 준비한 인물 중에 참가자가 선택하게 하는 것은 좋은 차선책이기는 했습니다만 역시 제게는 이상적이지는 않았고, 차선책을 위해서 그 많은 준비를 해가기에는 좀 효율이 떨어진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삼총사, 17세기 유럽 역사, 겁스 스워시버클링 등 온갖 자료를 읽은 사전 준비는 과감히 뒤엎고 (덕분에 이 시기와 스워시버클링 장르에 대해 많이 배우기는 했습니다) 중동풍 환상/공포물인 사악한 시대에... (In a Wicked Age...)로 급선회했습니다. 당일 아침 돼서 주사위도 없이 승한군에게 주사위 갖고 나오라고 문자친 후에 트럼프 덱도 없이 타로덱 들고 영문 시트를 프린트해서 나갔습니다.

그렇게 해서 어찌어찌 한 플레이테스트는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ORPG로 할 때는 나름 진지했는데 TRPG로는 완전 만담물이 되더군요. 신탁은 '잠들지 않는 과거'로 정해서 카드를 네 장 뽑고, 의도적으로 애매한 신탁의 구체적인 사항을 플레이로 채워나가며 유쾌하게 즐겼습니다. 유리한 환생을 구하던 마법사의 영혼이 결국 원숭이 시체에 들어가서 원숭이로 다시 태어난 결말에서는 전원 폭소. 이 테스트 플레이를 하면서 좋은 조언이 많이 나와서 한글 시트를 만들고, 신탁 카드도 한글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트럼프 카드를 뽑고 표에서 찾는 형식인데, 하는 김에 아예 카드를 만들자고 생각해서 PDF 파일로 만든 후에 카드용지에 프린트해서 잘라 덱을 만들었습니다. 그거 자르는 데 시간이 많이 들어서 애물단지가 되긴 했지만요.

두 번째 테스트 플레이는 일일 플레이 전날에 했습니다. 한글화한 시트와 신탁 카드를 선보여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이번에도 역시 좋은 플레이가 나왔습니다. 교인 집단자살을 꿈꾸는 광신 교주를 맡으신 두하님 RP가 너무 실감났죠. 위시송군의 적당히 비겁한 마법사 조수와 필리더님의 나쁜 남자! 였던 사제 역시 인상깊었습니다.

부족했던 점이라면 먼저번 플레이테스트에 참여하셨던 두하님과 위시송군이 계셔서 처음 해보신 필리더님에게는 충분히 설명을 하지 않고 판정을 휙휙 지나간 면이 있었습니다. 전원 사악한 시대에...초심자들이 하실 본 플레이에서는 준비시간 30분을 들여 좀 더 판정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예시도 풍부하게 들라는 지적이 아주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놈의 애물단지 신탁 카드는 두 번째 플레이테스트 날에도 저를 애먹였지요. 그 많은 시간을 들여서 프린트하고 잘라놓은 신탁 덱 중 '잠들지 않는 과거'와 '독사의 소굴'을 잃어먹은 것이었습니다. (...) 결국 다음날 아침 허겁지겁 카드를 다시 프린트해서 자르느라 아침도 못 먹고, 일일 플레이 장소로 달려가면서 레이저 토너가 잔뜩 묻은 손으로 샌드위치를 우걱우걱 먹었더랬습니다. 주사위는 여전히 없어서 필리더님께 협찬받았습니다. (사악한 시대라는 테마에 맞춰서 Wicked라는 문구가 있는 옷을 입고 나갔는데 아무도 별 얘기가 없어서 서운했어요..ㅠㅠ)

일일 플레이 장소에 도착해서 위시송군의 처절한 안마 고문을 받으며 규칙책을 다시 훑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요약본에 틀린 부분 발견해서 사인펜으로 급 수정. 옆에서는 마나밍님과 다른 회원분께서 대형 맵 여섯 장을 45분 내에 그려내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위업을 이루고 계셨죠. 그리고 12시 30분경에 참가자분들이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2부: 이 사악한 시대에

일일 플레이 참가자분 중 제가 면식이 있었던 분은 정숙조신님뿐이었고, 나머지는 처음 뵙는 분이었습니다. 갸리님과 아무개님, 머리띠님, 정숙조신님이 모두 도착하셔서 플레이를 준비하고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테스트 플레이를 거치면서 받은 조언들이 플레이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글화한 시트와 신탁에 더해 판정을 처음부터 설명하고, 특수능력 등에 대해 폭넓은 예시를 들면서 설명한 것이 플레이가 부드럽게 흘러가는 데 많은 공헌을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데도 전원이 빨리 적응하시기도 했고요. 준비와 설명을 하는 30분은 그 이상의 시간을 절약하고 플레이 자체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첫 번째 이야기: 광기의 영지 -

첫 신탁은 '잠들지 않는 과거'였습니다. 잠들지 않는 과거 프린트하다가 카드용지가 떨어져서 빈 카드에 손으로 직접 쓴 카드가 그만 발각당해서(..) 이거 안 쓰면 너무 아깝다는 게 참가자들의 의견이었죠. 수상한 인상의 약제사, 젊고 잔인한 영주, 뱀을 부리는 여마법사, 인간을 미치게 하는 지성이라는 요소를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머리띠님의 제안으로 인간을 미치게 하는 지성은 여마법사에게서 가출한 뱀이 되었고, 뱀에는 사람을 물어서 미치게 하는 특수능력을 추가했습니다. 여마법사는 뱀에게 물려서 미쳐버린 영주의 이복형을 이용해 영주를 죽이려고 하고 있었고, 영주는 그 이복형을 완전히 제거하려고 하고 있었고, 약제사는 돈을 벌어 영주 자리를 사려고 하고 있었죠.

이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 속에서 영주의 이복형 아다르 말고는 전원 어느 정도 (사악한) 해피엔딩을 맞았습니다. 영주의 이복형은 영주를 죽이려다가 뱀으로 맞아서(..) 구제불능으로 미쳐버렸고, 영주 자신도 자다가 뱀에게 물려서 그 치유약을 평생 먹는 신세가 되어 약제사에게 꼼짝도 못하게 되었고, 뱀 쟈키티는 여주인에게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 두 번째 이야기: 죽은 자와 산 자의 도시 -

두 번째 신탁은 '독사의 소굴'이었습니다. 이건 좀 음모물이나 정치물 성격이 있다는 제 설명이 무색하게 실제로 뽑은 카드는 연적에게 마법으로 아내를 잃은 젊은이, 늙은 수도승의 집 뒤에 봉인되었다가 풀려나는 악마, 귀신이 회합하는 폐가, 그리고 작은 마법 유파에서 세운 학교였지요. 이 네 가지를 어떻게 연관시킬 것인가 머리를 싸맸는데 서로 얘기하다 보니 어찌어찌 되데요. 마법 학교 부분은 거의 비중이 없기는 했지만, 그런 취사 선택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신탁은 재료를 제시할 뿐이고 어떻게 요리할지는 참여자들이 결정할 사항이니까요.

처음에 신탁에 나온 인물은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완전 스타가 된 것은 아내를 잃은 젊은이 아람의 어린 아들 자히르. 영을 보고 만지는 능력이 있는 이 '식스 센스' 꼬맹이는 아빠도 이기고 귀신 대장 자인도 이기는 도시 최강자로 군림했습니다. 봉인을 풀고 자유의 몸이 된 악마가 도시를 타락시키기 시작하자 일거에 악마를 쫓아버리고 도시를 구한 수도승 나탄은 그래서 자히르를 후계자로 두려고 하지만, 아버지 아람의 단호한 반대로 무산. 결국 죽은 자와 산 자를 분리시키겠다는 나탄의 꿈은 후계자 부재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도시에는 언제나 그랬듯이 두 세계가 공존하게 됩니다. 그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울지도 모르지요. 생과 사는, 그리고 죽은 자와 산 자의 세계는 보기보다 훨씬 가까우니까요.

- 평가 -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미리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결국 이야기는 참가자들에게서 나왔고, 제가 하는 일은 처음에 공을 굴리고 약간씩 조절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최초 상황에 따른 참가자의 반응과 선택으로부터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굴러가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참가자들은 자기 인물의 목적과 욕망에 충실하게 움직이며,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에 대한 제안을 던지며 스스로 이야기를 움직여 주셨습니다. 좋은 이야기에 대한 창작 욕구가 있는 참가자들에게 이야기에 대한 권한이 주어지면 정말 폭발적인 집단 창의력이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참가자가 주로 이끄는 이야기인 만큼 참가자의 스타일은, 그리고 참여자 사이의 상호작용은 플레이의 중요한 동력원이었지요. 그 점에서 우리끼리는 서로 잘 맞았던 것 같아서 더더욱 좋은 플레이가 되었습니다. 갸리님은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셨고, 첫 번째 이야기의 마녀 시파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의 악마 시8은 완전 센스 폭발이었습니다. ('시8! 저놈 잡아라!!') 수도승이 악마를 보내버린 후에는 NPC였던 자히르를 맡으셔서 폴터가이스트 납치범을 발길질로 굴복시키는 꼬마 파워를 유감없이 발휘해주셨습니다.

아무개님은 말씀을 너무 재밌게 하셔서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 한마디에 전원이 굴러다녔었죠. 광기의 영지에서 좀 짱이셨던 영주 발라시부터, 죽은 자와 산 자의 도시에서 엄마를 쫓아가려는 고집쟁이 아들한테 걷어차이는 불쌍한 젊은 아버지까지 정말 재미있게 해주셨습니다. 발라시는 마녀도 잡아들이고, 광전사 이복형도 이기고, 약제사한테도 안 속고 정말 무적 같았는데 도사리고 있던 뱀에게 마지막에 콱 물려버릴 줄이야.

머리띠님은 한 발짝 물러나서 조용히 계시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움직이시는 센스가 돋보였습니다. 이분은 정치물을 정말 잘 하실 것 같은데, 첫 이야기 때 완전 무적이시던 영주님을 끝에 스윽 나타나 단호히 잡아버리는 쟈키티의 끈기는 대단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때 도시 귀신의 짱 자인으로서 조용히 계산적인 모습도 보스의 면모를 보여주셨고요. (그러나 자인이 수도승을 이기고 수도승이 악마를 이겼는데 악마는 자인을 이기고 봉인에서 탈출하는 건 무슨 조화인지요. 그리고 꼬마의 발길질에는 당해낼 용자가 없었다능.)

정숙조신님의 약제사는 꼭 사기꾼 약장수 같았는데 자신은 미치는 약은 처음 만들어본다고 투자자 영주 앞에서 솔직히 말해버리는, 당대의 과학적 양심에는 모두 감탄. 두 번째 이야기에서 수도승 나탄은 악마를 일격에 보내버리는 노익장을 과시했습니다. 그러나 그 위력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잘 키우려는 젊은 애아빠의 부정(父情)에는 이기지 못하고 쓸쓸하게 돌아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실험체에게 '약이 잘 안 나오니 미친 척을 해라' 같은 제안을 하셔서 이야기를 멋지게 끌어가시는 기지를 발휘하시기도 했죠.

이렇게 좋은 참가자분들 덕분에 이야기 자체의 개연성과 재미, 창작의 만족감, 모두 함께 웃고 떠드는 사회적인 즐거움이 잘 맞아떨어진 좋은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좋은 시간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고, 깊이 감사드립니다.

3부: 전체 후담과 뒤풀이

플레이를 모두 마친 후에는 모든 팀이 평가와 소감을 공개한 뒤 경품을 추천하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경품 추천 중에는 왜 우리 팀원은 안 나오나 막 안타까워하다가, 희귀 아이템인 D&D 클래식 추첨에 머리띠님이 나오셔서 좋아라 했었죠. 그러다가 이미 귀가하셨다는 얘기에 '이럴 순 없어!' 울부짖다가 역시 우리 팀원이신 갸리님이 당당히 당첨되셔서 회생 (?). 갸리님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뒤풀이에서는 많은 분들을 뵙고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정숙조신님과도 이야기 나누었고, 에어님, 버닝도넛님과도 안면을 익혔죠. 이전에 MSN에서만 잠깐 뵈었던 멜키아님, 또 이번에 처음 뵌 줄라이님하고 타나토스님하고 나눈 얘기도 재미있었습니다. 다크선님과 멜키아님과 한 SF 이야기도 참 즐거웠고요. 왁자지껄한 자리여서 깊은 얘기를 나누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온라인으로만 뵌, 혹은 처음 뵙는 분들과 안면을 익힌 것도 아주 의미가 깊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신 두하님과 모든 스탭분들, 플레이테스트 도와주신 분들, 그리고 나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즐거운 시간 되었습니다. RPG는 결국 함께해서 재미있는 놀이이고, 마찬가지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모임의 기쁨인데 어제는 그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할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군요.
2009/02/16 18:20 2009/02/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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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플레이 대신 승한군과 제노님과 한 폴라리스 (Polaris) 단편입니다. 뭔가 폴라리스 할 때마다 도시가 하나씩 무너진다는 느낌이..(...)

요약

두 별빛의 기사 안타레스와 뮬리파인. 안타레스는 악마가 씌운 여동생을 살해하고 이후 악마와 싸우다가 씌워서 의원을 죽인 후 도망자가 되고, 뮬리파인은 연적의 음모에 휘말려서 살인자이자 악마 내통자의 누명을 쓴 채 탈옥합니다.

전설의 타락 기사 알골의 현신인 안타레스는 솔라리스 경에게 솔라리스의 인을 받고 악마를 조종할 힘을 얻고, 이 힘을 이용해 스스로 악역이 되어 뮬리파인을 기사단에 복귀시킵니다. 그러나 안타레스는 솔라리스의 속임수에 걸려 새로운 솔라리스 경이 되고, 뮬리파인은 다시 기사가 되어 둘은 적이 됩니다.

플레이 내용

별빛의 기사인 뮬리파인은 대모이자 사우스마치 의원인 나오스가 별빛 기사단의 해체를 주장하자 곤란한 위치에 놓입니다. 거기다가 약혼녀 데비까지 동조하자 더더욱. 그러나 데비는 사실 기사단의 해체보다는 뮬리파인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었던 것을 그는 알게 되고, 그가 기사단에서 나오기로 약속하면서 두 사람은 다시 마음을 확인합니다.

한편, 악마에게서 창 사르가스를 빼앗은 별빛의 기사 안타레스는 여동생 메로페가 악마에게 씌운 것을 알게 되고, 메로페에게 씌운 악마가 안타레스의 부하이자 메로페를 사랑하는 기사인 타비트를 죽이려고 하자 어쩔 수 없이 타비트의 눈앞에서 메로페를 살해합니다. 그러나 전설의 타락 기사 알골의 현신인 안타레스의 힘으로 메로페의 영혼은 오빠 곁에 남게 됩니다.

별빛 기사단의 해체를 역설하는 나오스에게 안타레스는 악마들이 활동하는 봄에 시찰하시는 것은 어떻겠느냐고 제안하고, 그때까지 결정을 늦추기로 나오스는 동의합니다. 봄이 오자 정찰을 나간 안타레스는 사르가스의 원 주인이었던 악마와 마주치고, 악마와 싸우다가 한쪽 눈을 빼앗기지만 악마를 마침내 소멸시키는 데는 성공합니다. 그러나 순간 악마에게 혼을 빼앗긴 그는 시찰을 나온 나오스를 살해하고 얼음의 황야로 도망칩니다.

도망자가 된 안타레스 대신 뮬리파인은 최전선으로 나서고, 그 와중에 부하 둘이 뮬리파인의 약혼녀 데비를 탐내는 알비레오의 사주를 받아 뮬리파인을 살해하려 합니다. 뮬리파인은 암살자를 살해하지만, 그 모습을 본 기사들에게 붙잡혀 옥에 갇힙니다. 한편 알비레오는 뮬리파인에게 있던 아버지의 유품인 '크럭스'라는 보석이 악마들과 내통한 증거라고 누명을 씌우지요. 그러나 뮬리파인은 데비의 도움으로 탈옥해 안타레스와 합류합니다.

뮬리파인과 함께 행동하게 된 밤, 안타레스는 솔라리스 경에 나오는 꿈을 꿉니다. 안타레스와 타락 기사 알골과 똑같은 얼굴을 한 솔라리스 경은 안타레스에게 악마들을 제어할 수 있는 솔라리스의 인을 건네고, 아침에 깨어난 안타레스의 손가락에는 그 반지가 끼워져 있습니다. (제노님: "마이 푸레셔스~!") 뮬리파인은 반지의 힘으로 알비레오를 실각시킨 후 악마들을 돌려보내자고 하지만 안타레스는 거부합니다.

그때 도시에서 기사들이 두 사람을 잡으러 나타나고, 기사들 중에 있던 타비트는 더 이상 알비레오의 전횡을 두고볼 수 없다고 판단해서 옛 상관 안타레스 편에 섭니다. 이에 기사들은 타비트를 죽이려고 하지만 안타레스가 악마의 창으로 막아서고, 그 모습에 악마들이 달려들어 기사들을 살해합니다. 반지로 이들을 물린 안타레스는 스스로 남은 기사들을 몰살시키지요.

뮬리파인과 타비트라도 도시에 돌아갈 수 있게 하려고 안타레스는 악역을 자처합니다. 그는 두 사람을 도시로 돌려보내고, 이틀 후 새벽에 악마들의 기습에 대비하라고 하지요. 알비레오 앞으로 끌려간 뮬리파인은 악마들의 기습을 경고하지만 알비레오는 듣지 않고, 데비는 알비레오가 뮬리파인에게 빼앗은 보석의 힘으로 알비레오에게 홀려 있습니다. 그때 뮬리파인은 알비레오의 눈빛에서 그에게 깃든 악마를 알아보고 그를 살해합니다. 그러나 데비는 정신을 홀리고 있던 크럭스의 힘이 갑자기 사라지자 실성하고 맙니다.

다음날, 안타레스는 악마들을 이끌고 사우스마치 주변에 잠복하고 있다가 도시에 잠입해 옛 저택으로 돌아갑니다. 그곳에서 그는 가보인 한 쌍의 반지를 메로페와 타비트를 위해 꺼내오지요. 하지만 도시에서 나온 척후를 붙잡았는지 아직 때가 되지 않았는데도 공격이 시작하고, 솔라리스의 인이 성내로 들어왔기에 솔라리스 경 성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됩니다. 솔라리스 경은 괴물들을 소환해 내부에서 도시를 공격합니다.

이때 타비트를 비롯한 기사들이 도착하고, 타비트는 솔라리스를 공격했다가 단칼에 죽습니다. 솔라리스를 베어버린 안타레스는 어느새 스스로 솔라리스 경으로 변하고 (맞나요? 기억이 약간..), 타비트 역시 그의 악마 부하로서 되살아납니다. 뮬리파인을 비롯한 기사단의 생존자들은 저항을 계속하려고 사우스마치에서 도피하고, 새로운 솔라리스 경이 된 안타레스는 동생 메로페의 영혼과 되살아난 타비트에게 반지를 건네며 축복합니다.

감상

예, 막장이 아니면 폴라리스가 아니겠죠. 승한군 말마따나 끝까지 솔라리스 경의 힘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던 안타레스는 결국 비극적으로 타락했고, 그 힘의 유혹을 느꼈던 뮬리파인은 저항군을 이끌게 된 역설로 끝났습니다. 그래도 메로페와 타비트의 비극적인 사랑은 나름(?) 해피엔딩이라고 해야 하려요.

폴라리스 판정은 처음에 좀 정리가 필요하기는 했지만 마음과 후회가 밀고 당기며 극단적인 이야기 진행을 이끄는 강점은 여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위에서 기사들이 뮬리파인과 안타레스를 쫓아온 부분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판정의 결과였습니다.

후회 (승한군): 타비트가 옛 상관 안타레스에게 돌아선 것을 보고 분노한 기사들은 습격을 하고, 그 와중에 타비트가 살해당한다!
마음 (제노시아님):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구나. '악마의 창 사르가스' 면모로 안타레스의 '축복' 주제를 소모해서 창으로 기사들을 막아선다.
달 (로키): 주제 소진 인정하죠.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구나가 나왔고 안타레스의 주제도 소진했으므로 이제 후회는 방금 전 서술과는 전혀 다른 서술을 제시해야 합니다.)

후회: 기사들을 안타레스가 사르가스로 막아내는 모습을 보고, 곁에서 도사리고 있던 악마들이 일제히 돌진해 기사들을 죽인다.
마음: 그리고 또한 다 죽이기 전에 안타레스가 악마들을 물리고 남은 기사들을 스스로 몰살시켜야 한다. '알골의 현신' 면모로 안타레스의 '운명' 주제 소진합니다.
달: 예, 주제 적합하네요.

(여기서 그리고 또한 대신에 주제를 소진하지 않는 그러나 그러려면을 사용해도 상대의 마지막 서술을 인정하고 자신의 서술을 덧붙인다는 점은 같습니다. 하지만 후자 쪽은 주제를 소진하지 않는 만큼 효과가 좀 더 약합니다.)

후회: 그리 되었더라.

이렇게 마음은 주인공 기사를 위해, 후회는 기사의 이익에 반해 철저하게 자기 입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려는 밀고 당김 속에서 굉장히 파국이 많고 극단적인 방향으로 이야기가 쉽게 흘러갔습니다. 그래서 이 판정 방식은 비극을 지향하는 폴라리스의 방향성에 적합한 것 같습니다.

제노시아님과 승한군이 둘다 좋은 이야기 방향을 많이 생각해 내셔서 줄거리도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스스로 악당이 되면서 부하와 동료를 복귀시키려는 안타레스의 비극적인 모습이 잘 살았던 것 같아요. 안타레스를 정말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서 비참의 극으로 몰고간 승한군의 악마성에도 경의를 표합니다.(...) 그에 비해 뮬리파인의 이야기는 초점이 덜 확실했던 것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그래도 알비레오라는 좋은 악역이 생긴 후에는 만족스럽게 막장으로 흘러간 걸로 봐서 역시 좋은 적수가 긴장감 있는 진행에는 필수인 것 같습니다.

아쉬웠던 점이라면 기사의 열정과 피로 수치와 실제 이야기 진행이 반드시 맞아떨어지지는 않아서 때로 규칙이 이야기를 오히려 제약하기도 했다는 점입니다. 이야기는 막장에 막장으로 흘러가는데 아직 피로는 없고 열정은 2 남아있어서 규칙상으로는 아직 죽거나 타락할 수 없던 것은 좀 답답했죠. 그래서 결국 시간관계와 이야기 흐름상 안타레스는 아직 열정이 남은 상태에서 타락시켰습니다.

플레이 후의 승한군 제안대로 경험이 나올 때마다 (기사가 잔인하거나 냉소적인 언행을 했을 때 경험을 굴림) 경험을 굴리는 대신 열정을 무조건 깎거나 피로를 올리고 소진한 주제도 초기화하면 좀 더 진행 속도와 열정-피로 진행을 맞출 수 있을지도요. 폴라리스 부록에 나온 변형 규칙으로는 경험을 굴릴 때 3 이하면 무조건 성장, 4 이상이면 무조건 주제 초기화 하는 것도 있는데, 그것도 여전히 확률을 타니까 승한군 제안 쪽이 속도감 면에서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아주 재밌게 한 비극 플레이였습니다. 폴라리스는 비극적인 서사시에 딱 좋은, 다른 배경으로도 해보고 싶은 규칙입니다. 좋은 플레이 보여주신 제노님과 승한군에게 감사합니다.
2009/02/02 11:33 2009/02/0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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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Vicodin.

    Tracked from Cheap vicodin cod. 2009/09/28 05:03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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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09/02/02 12: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갑자기 또 생각난 하우스룰 제안인데, 경험이 나올때마다

    1. 열정 / 피로 수치 조정
    2. 소진한 주제 중 한 카테고리(지위, 운명, 축복, 기타) 초기화

    이렇게 하는게 어떤가 싶어. 무조건 모든 주제 초기화 하는 건 주제 소진의 의미가 너무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옛날에는 비극 플레이를 잘 즐길 수 없었는데, 요즘 들어서 재미있게 즐기게 된 것 같아. 그 만큼 조금 더 성장했다는 것일까?;

    • 로키 2009/02/02 16:04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그것도 한 방법이겠네. 다만, 후회가 소진한 주제를 초기화시키는 건 피하는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그리고 비극이 전보다 즐겁다니, 인생의 쓴맛을 알게 된 승한군인가! (..)

    • Wishsong 2009/02/02 16:2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다면 절충안으로, 성장할 때마다 마음과 후회가 1개씩 초기화할 카테고리를 고른다, 이런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네.

      혹은 주사위를 굴려서 1~3은 후회가 초기화할 카테고리를, 4~6은 마음이 초기화할 카테고리를 고른다. 이런 것도 가능하겠고.

    • 로키 2009/02/02 18: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오, 1~3은 후회, 4~6은 마음 하는 식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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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에는 승한군관 쇼크: (Shock: Social Science Fiction) 단편 플레이를 했습니다. 저번에 쇼크를 소개한 글에 오류가 좀 있어서 정정하자면, '쇼크'란 사회 변혁이라기보다는 우리 세계와 플레이 속의 세계 사이의 분명한 차이입니다. 그게 사회 변혁으로서 나타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죠. 이 점을 정정하고 하니 공상과학적 요소를 한결 더 살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 세계에는 없는 특징에서 파생하는 극적 요소 중심으로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설정

쇼크는 '외계인이 있는 사회'로 했습니다. 쇼크의 담당자는 저. 승한군은 첫 접촉 같은 상황을 생각했지만 저는 외계인과 어울려 사는 세상이 더 재밌을 것 같아서 냉큼 쇼크 담당을 자청하고 외계인 관련 세부사항을 설정했지요. 플레이 배경은 바다 행성 아쿠아로, 바다생물인 원주민 델토이드를 인간들이 식민지배하는 곳입니다. 그에 따르는 문제들이 플레이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다룰 사안은 '식민지'와 '가족'이었고, '식민지' 사안 담당자는 승한군이 맡았습니다. 저와 승한군은 둘다 '가족' 사안에 속하는 인물을 만들었습니다. 승한군의 인물은 아쿠아 점령 작전의 영웅인 타오룽으로, 델토이드와 결혼한 딸과 화해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제 인물은 델토이드 엔지니어인 '솜씨좋은 손'으로 (델토이드 이름은 인간이 발음할 수 없으므로 인간 언어로 번역한 공식 이름을 사용한다는 설정), 인간 여자와의 결혼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합니다.

두 개의 능력 대립축은 포용과 편견, 감정과 이성으로 했습니다. 타오룽 장군은 편견과 이성이 높았고, 솜씨좋은 손은 감정과 이성이 높았습니다. 참가자가 둘밖에 없었으므로 승한군의 적수는 저, 제 적수는 승한군으로 했습니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둘만 하려니 관객 주사위가 없는 게 좀 뼈아팠죠..;;) 자기 담당에 맞추어, 그러면서도 자유롭게 제안을 던지면서 쇼크와 사안에 세부 설정으로 뼈대를 붙이니 쉽게 하나의 세계를 설정할 수 있었습니다.

요약

딸 샤오링의 결혼 문제로 딸과 사이가 소원해진 타오룽 장군은 어느날 델토이드 엔지니어인 솜씨좋은 손의 접근을 받습니다. 샤오링과 법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결혼을 한 솜씨좋은 손은 장군에게 두 사람을 인정하고 딸과 화해하라고 설득하지만, 장군은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타오룽은 변호사인 친구에게 딸을 도로 데려올 방법을 묻고, 친구는 딸의 정신능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서 금치산 신청을 하고 아버지인 타오룽이 후견인이 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타오룽은 이에 따라 소송을 걸지요. 샤오링은 찾아와서 소송을 취하하라고 역정을 내지만 역시 타오룽은 무시합니다.

이후 정신과 의사인 샤오링의 사촌오빠가 솜씨좋은 손과 샤오링의 집에 찾아와서 두 사람이 헤어지지 않으면 법정에서 샤오링이 정신이상이라고 증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샤오링은 격분해서 오빠와 난투를 벌입니다. (무서운 언니다..ㅠㅠ) 솜씨좋은 손은 두 사람을 떼어놓지만, 사촌오빠의 법정 증언에 샤오링의 폭력적인 행동까지 더해서 샤오링은 아버지의 피후견인이 되는 대신 정신병원에 갇히게 됩니다.

타오룽은 정신병원에 가서 다시 딸과 말다툼을 벌인 후에 딸을 집으로 데려오는 데 성공하지만, 샤오링은 얼마 후에 집에서 탈출합니다. 그리고 솜씨좋은 손에게 찾아와 함께 떠나자고 하지만 그는 이곳에 남아서 아버지에게도, 모두에게도 인정받자고 하고, 그녀는 실망한 채 혼자 행성을 떠납니다.

솜씨좋은 손과 타오룽은 함께 샤오링을 찾아나서서 먼 행성에서 마침내 그녀를 찾고, 아버지는 무릎까지 꿇고 딸에게 용서를 구하지만 샤오링은 그와 연을 끊어버립니다. 하지만 솜씨좋은 손의 설득에는 마음이 움직여서 두 사람은 함께 아쿠아로 돌아오지요. 두 사람은 이종족 커플로서 유명인사가 되고, 둘의 유전자를 합성한 아이도 낳아서 잘 삽니다.

감상

예, 이렇게 해서 솜씨좋은 손의 이야기 목표는 성공해서 해피엔딩, 타오룽은 실패로 쓸쓸한 말년을 맞았습니다. 간단한 설정에서 시작해 꽤 극적인 이야기가 나온 점이 재밌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극명한 긴장 상황을 설정해서 자연스럽게 갈등이 나오는 점이 이전에도 느낀 쇼크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다각적이고 심각한 전개보다는 막무가내의 감정싸움 중심이 된 것 같지만, 그건 어찌보면 가족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모르죠.

판정은 원래 규칙대로는 어떤 때는 높은 게 성공, 어떤 때는 낮은 게 성공이어서 굉장히 혼란스러웠는데, 승한군이 고안한 대안 규칙을 사용하니까 적어도 둘이서 하는 TRPG로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일률적으로 낮은 게 성공이고 방해하는 1d4는 더하기만 하니까 일관성이 있어서 훨씬 좋더라고요. 그러면서 확률은 동일하고요. 앞으로 쇼크 할 때는 이 대안 규칙을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이야기 진행을 판정 결과에 거는 갈등 판정 방식은 판정과 이야기가 맞물리는 점도 재밌습니다. 주인공 참가자와 적수 참가자의 극적 욕구가 서로 긴장관계를 이루고, 규칙과 판정이 이야기 진행을 일정 부분 규율하면서 그만큼 이야기 자체가 예측 불허가 되고 역동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승한군이 사촌 오빠의 성공적인 증언을 걸고 한 굴림이 능력치와 같게 나와 상승 규칙이 발동한 결과 샤오링이 금치산자 판정을 넘어 정신병동에 갖히게 된 것이 좋은 예입니다.

둘만 해서 아쉬운 부분이었다면 역시 관객 주사위가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타오룽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관객이 주사위로 결과를 낮추어 주었다면 타오룽이 성공할 수도 있었는데, 적수인 저의 방해 주사위가 결과를 높이는 상태에서는 거의 실패할 수밖에 없었죠. 주인공 참가자와 적수 참가자뿐 아니라 관객의 극적 욕구도 함께 맞물리면 좀 더 역동적인 결과가 될 수도 있지 않았나 합니다. 다음에는 셋 이상이서 해보면 더 재밌을지도요.
2009/01/25 21:25 2009/01/2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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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sdee 2009/01/28 01: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샤오링... 온갖 시련도 마침내 이겨냈네요. 대단; (판정의 힘인가요;;)

    한편, Shock:SSF로 좀더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뤄보는 것도 어떨까 싶긴 해요. 급격한 남북통일이 일어나 북한 사람과 남한 사람 사이의 사회적 격차 문제가 크게 불거진다든지, 아예 제2차 한국전쟁이 일어난다든지...(중국과 미국 사이의 대리전?) 좀더 스케일을 작게 가자면, 대규모 탈북난민 발생이라든지 다문화 가정의 급격한 증가라든지...

    • 로키 2009/01/29 13:26  댓글주소  수정/삭제

      현실물도 얼마든지 가능하겠네. 무엇을 다루든 현재 세상에 없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한 사안을 다루면 SF의 본래 의미인 사유 실험의 묘미는 충분히 살릴 수 있을 것 같아. 근미래나 대체역사를 다룬다면 현실 세계의 지식까지 활용할 수 있으니 더 밀도가 있는 얘기가 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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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에는 참가자 한 명이 사정상 불참해서 어스돈의 혼 정기 플레이 대신 광열군을 끌어들여 사악한 시대에.. (In a Wicked Age...) 즉석 플레이를 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승한군 글에 나와있고, 몇 가지 덧붙일 감상이라면...

우선 무작위로 뽑는 이야기 요소들 (신탁)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효과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폭군을 돕는 사악한 악마'라든지 '무모한 젊은이를 지키는 수호령' '전쟁용 황소떼 몰이꾼' 같은 요소들이 순전히 무작위로 모여서 플레이하는 사람들의 상상력 속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과정이 쉽고 재밌었던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기본 배경은 고대 중동풍 판타지이지만, 신탁에 따라 배경이 달라지므로 신탁만 바꾸면 다양한 장르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고요.

또 하나, 이야기 요소들에서 뽑은 인물들의 목표를 번갈아 설정하면서 목표에 갈등을 짜넣는 과정이 플레이의 극적 긴장감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맡은 황제를 돕는 악령이 황제를 실각시키고 용사를 새 황제로 세우려는 계획은 악령과 황제 사이에 갈등을 설정했고, 남에게 희생이 없게 자신이 모든 희생을 지려는 전사의 목표는 전사를 무조건 지키려는 수호령과 갈등을 유도했습니다. 이렇게 인물의 지향성과 촘촘한 갈등의 망을 설정한 채 시작하기에 즉석에서 극적 배경과 인물을 설정하면서도 플레이가 방향성을 잃지 않고 끝까지 군더더기 없는 긴장감을 유지했다고 봅니다.

이렇듯 상상력을 무작위로 자극하는 신탁과 갈등을 유도하는 목표 설정, 거기다 간단한 인물 제작 규칙 때문에 사악한 시대는 즉석 플레이를 하기에 좋은 규칙입니다. 그러면서도 즉석 플레이를 연속적으로 연계해서 과거나 미래 이야기를 다루는 등 중장기 플레이도 할 수 있고, 신탁과 목표는 다른 규칙과 연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한 규칙이면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악한 시대는 최근 RPG 구매 중 가장 괜찮은 축으로 치고 싶군요.
2008/12/16 12:19 2008/12/1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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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08/12/16 1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왜 황제님의 업적을 더 찬양하지 않는거야! (철썩철썩)

  2. Wishsong 2008/12/16 14: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황제님 찬양 건은 일단 둘째 치고(...)

    3자 이상 대결시 햇깔렸던 점을 다시 찾아보다가 룰을 잘못 적용했던 점을 발견했어.

    1. 아이샤 vs 카산 vs 쿠로쉬 대결 때(2차전).

    2라운드 때. 처음 우선권 굴림 :

    아이샤 : 5+5, 5 (우위 주사위 포함) - 우선권 획득
    쿠로쉬 : 6,6
    카산 : 9,3

    여기에서 카산이 먼저 행동했음. 원래대로라면 아이샤가 먼저하는 게 맞지?

    그리고 책을 다시 보니까, 누구한테 우위주사위를 얻든 이 우위 주사위는 무조건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아.

    ("아이샤는 카산에 대해 우위 주사위, 카산은 쿠로쉬에 대해 우위 주사위" 라는 방법이 아니라, "아이사와 카산 둘 다 우위 주사위를 가짐" 이렇게.)



    2. 마지막 대결 (4파전)

    1라운드 맨 처음 굴림 :

    아이샤 : 7, 1
    아일키다르 : 7, 4
    황제 : 8, 6 - 우선권 획득
    카산 : 6, 5

    여기에서 황제가 카산을 공격. 카산은 4, 1을 굴려 아웃.

    그때 "아이샤도 반응할께"라고 했는데, 이 점이 에러.

    가. 아이샤가 아니라 아일키다르 차례임.
    나. 아이샤는 황제의 공격대상에 포함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반응할 필요가 없음.

    그다음에 아일키다르가 "아일키다르는 근위병들 사이에 혼란을 퍼뜨려서 그들이 카산에게 오히려 죽어나가도록 유도합니다!" 라고 하고 6,3을 굴렸는데.. 룰 대로라면 굴릴 필요없이 황제를 대상으로 '공격'한다고 선언해야 함. (그다음에 황제는 여기에 반응하기 위해 주사위를 다시 굴려야 함. 그렇게 해서 7, 4보다 높게 나오면 황제가 우위를 차지함.)

    이렇게 되는 거였어. 다음 번에는 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 로키 2008/12/16 1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하, 몇 군데 실수했었군. 아일키다르 부분은 사실 헷갈렸던 게, 행동 유형상 (Maneuver) 간접적으로 행동해야 할 것 같은데 그걸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경비병을 통해 공격했다고 했던 것.

  3. Wishsong 2009/01/06 13: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번 시범 플레이 때 궁금증 때문에 Forge를 뒤져보았더니... 이런 Q&A가 있었음.

    http://www.indie-rpgs.com/forum/index.php?topic=25765.0


    질문 :
    In a chapter yesterday at ConQuest story games lounge, I GMed this situation:
    An NPC priestess declared that she and Balthior, a PC pass through a marriage arch and say the vows during a fertility ritual (as representatives of god and goddess but also for real committment.) We rolled this out and the priestess won. The player elected injury or exhaustion and I chose injury (getting slapped).

    The question I have is: does the wedding still happen or did the player take injury _rather_ than stepping through the arch?

    답변 :

    Exactly.

    By the same token though, the marriage didn't NOT happen. By the rules, you can have the priestess say "now walk with me through the marriage arch, or do you want another one? Next time I won't treat you so gently."

    Beating people into submission is a viable tactic, if you mean it and if you can keep winning rolls.

    -Vinc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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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룸님과 한 포케틀루 (Pokethulhu) 2화입니다.





새로 등장한 인물과 포케틀루 시트



요약


피카틀루에게 니알라토피가 움직임을 봉쇄당하고 자신은 나무에 매달려서 위기에 빠진 호조! 그 순간 수수께끼의 귀여운 여자아이가 나타나 포케틀루 엘드립의 생선꼬리 일격으로 피카틀루를 기절시킵니다. 소녀는 웨이츠 포인트에 전학왔다면서 호조와 마담 L의 거래도 알고 있다고 내비치지요.

호조에게 상당히 되바라지게 대하면서도 소녀는 그의 피카틀루 지식에는 흥미를 보이지만, 호조보다는 더러워진 신발을 걱정하며 나무에서 내려달라는 그를 깨끗이 무시하고 가버립니다. 복수를 다짐하면서 혼자 힘으로 내려온 호조는 피카틀루를 빛나는 12면체에 포획하고 자아도취에 빠집니다.

막간

"그래, 결국 성공했단 말이지?"

방안의 어둑한 조명은 다리를 꼬고 앉은 여인의 늘씬하게 긴 각선미를 비춘다. 풍부하고 성숙한 울림이 있는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희미하게 묻어난다.

"그렇습니다, 마담 L."

조명 밑에 선 소녀는 마주 미소지으며 대답한다. 아이에서 처녀로 갓 성숙을 시작한 얼굴은 천진난만하고 목소리는 맑지만, 자세히 본다면 푸른 눈빛과 고른 이가 반짝이는 웃음에서 사춘기와 유년기의 경계에 선 소녀에게 어울리지 않을 정도의 지식과 악의를 엿볼 수 있다.

"잘해주었다, 바이올렛.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주렴."

마담 L의 기품있는 목소리에는 처음으로 진정한 애정을 내비치는 부드러움이 깃든다.

"네!"

정중하게 인사하고 소녀가 돌아서자 치맛자락의 파스텔톤 프릴이 무수한 나비처럼 나풀거린다. 복도의 환한 빛 속으로 나서는 소녀는 햇살처럼 환하고 막 피는 꽃송이처럼 싱그럽다. 모든 어둠은 방금 떠나온 방에 남겨둔 것처럼.

감상

결국 또 다른 포케틀루를 동원해 피카틀루는 KO. 역시 전투가 짧을 때는 되게 짧게 끝나는군요.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마음을 못 정했지만, 확실한 특징이기는 합니다. 판정 규칙은 단순하면서도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어서 좋네요. 호조가 포케틀루 지식 판정에 성공해서 엘드립의 약점을 지적하는 대목도 인물성이 잘 살아나서 좋았고요.

바이올렛은 지난 화부터 구상했던 인물인데, 건방지고 깜찍한 여자아이란 RP하는 재미가 상당하군요. 마담 L만큼이나 재밌어요. 다음화는 완전히 학원물 분위기일 것 같으니 ('희귀본 독서클럽'의 정체는 포케노미콘 연구회였다(..)) 바이올렛, 데이빗 등을 함께 볼 수 있겠군요. 물론 컬티스트들은 싸움이 나면 포케틀루로 말한다!

함께해주신 글룸님께 감사하고요, 다음에 기회가 나면 또 플레이하도록 하죠.
2008/06/15 01:14 2008/06/1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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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케틀루 로고

피카 피카!

포케틀루 (Pokethulhu)는 제목대로 '포켓몬 + 크틀루'로서, 5~16세의 컬티스트(..)들이 괴물 틀루를 수집하고 훈련시켜 대전하는 내용입니다. 단순하면서도 쓸만한 규칙과 블랙유머가 재미있더군요.




컬티스트와 포케틀루 시트 보기


요약


웨이츠 포인트 고등학교의 왕따 학생이며 컬티스트인 호조는 교장 마담 L의 명령으로 전설의 야생 포케틀루 피카틀루를 잡아오려고 떠납니다. 장비를 준비하려고 부모님 카드를 무단으로 쓰던 그는 몰래 사모하는 대상인 1년 아래 후배 데이빗과 마주치고, 마지막 남은 빛나는 12면체 (포케틀루 소환 아이템)를 두고 다투다 호조의 촉수 괴물 니알라토피와 데이빗의 거대 전갈 스커틀이 대전을 벌입니다. 여기서 니알라토피가 이겨서 데이빗은 굴욕감에 무릎을 꿇지만, 호조의 위로에 감동하며 그를 깍듯이 선배로 모시게 됩니다. 그러나 늪지대에서 피카틀루를 찾은 호조는 피카틀루의 강력한 생체방전과 귀여운 포즈 공격에 니알라토피가 고전하면서 위기에 빠지는데...

감상

웃으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한 플레이였습니다. 포켓몬스터를 그다지 자세히 본 일은 없고 그냥 오다가다 채널 넘어갈 때 본 정도였지만, 워낙에 유명한지라 아는 게 없는 저도 대충 흉내는 낼 수 있더군요. 진 녀석이 굴욕감에 빠져 땅에 무릎을 꿇고 손을 짚는 포즈라든지, 승자가 손을 잡아주자  오만하던 녀석이 왠지 개과천선하는 전개라든지. 절대 히어로답지 않은 호조의 비굴 + 비겁 + 느끼함도 재밌었고요.

판정 규칙도 간단하면서도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고 (좋아하는 아이의 눈을 피해 숨는다든지, 피카틀루가 어디 있을지 추측한다든지), 가장 자세한 대목인 포케틀루 대전 규칙도 이것저것 선택할 사항이 많아서 다채롭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전투가 짧게 끝나는 경향은 보이는데, 그건 긴 전투에서 나오는 선택의 다양성과 박진감 면에서는 단점일 수도 있지만 속도감 있는 진행을 생각하면 오히려 장점일 수도요.

결론적으로 참 재밌는 패러디물이며 괜찮은 규칙이라는 생각입니다. 특별히 복잡한 내용이 아닌 만큼 여러 사람이 캐릭터 만들고 심심하면 모인 사람끼리 대전을 벌이고 이야기가 얽혀가는 식으로 해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2008/06/04 03:29 2008/06/04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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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생수 2008/06/04 09: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켓몬 쪽은 모두 설정상 자매(형제)라는... 얼굴이 똑같은 조연들이 줄줄이 등장한다던가. 전세계에 오직 배틀에 특화된 도시들만 가득하다는게 인상적이었죠.

    근데... 예를들어 이런 패러디물에서 원작(...)같은 정신이상이나 타락에 대응하는 뭔가는 없나요? 포켓몬의 스킨만 크툴루로 바꾼 정도일려나요?

    이런 다중 패러디물은 차용된 원작들을 대충이라도 알지 않으면 아무나 이 놀이로 포섭하여 즐기기 좀 어렵다는 점은 아쉽네요.

    • 로키 2008/06/05 0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컬티스트에게는 정신건강 (Sanity) 수치가 있기는 하지만 그게 변하거나 하는 규칙은 제가 본 바로는 없어요. (아무래도 조사원이 아닌 컬티스트라서? (..)) 나이와 정신건강은 반비례하니까 캠페인 중 나이를 먹는다면 변할지도요.

      확실히 포켓몬과 크툴루를 아는 사람 교집합이면 범위가 비교적 좁아지기는 하겠네요. 저처럼 둘다 대충 알기라도 하면 상관없지만, 둘 중 하나를 전혀 모르면 재미는 덜할 것 같아요.

  2. sayand... 2008/06/04 23: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포켓몬스터랑 크툴루신화를 모두 안다면 상당히 즐겁고 재미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저같은 경우는 양쪽 다 잘 모른다는게 문제군요. 근데 리플레이는 참 재밌네요(..)

    • 로키 2008/06/05 03: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가볍고 재미있게 한 플레이였죠.^^ 아이들이 끔찍한 괴수를 부리는 부정합 내지는 기막히는 조화(..)가 가장 핵심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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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한님과 석한님과 함께 쇼크 (Shock: Social Science Fiction) 플레이테스트를 했습니다. 쇼크는 사회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관념을 위협하는 새로운 추세나 사상, 세력 등이 출몰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충격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래서 사회와 개인의 이야기가 얽히고, 개인의 이야기는 사회를 바꾸어가는 것이 묘미인 듯.

설정

세계와 인물 설정표 보기

일단 이 세계의 패러다임이랄까, 사안은 왕의 신권, 왕을 수호하는 요정의 존재, 그리고 도덕적 기준으로서의 종교 세 가지로 정했습니다. 충격은 계몽주의로 정했고요. 여기에 더해 각 사안과 관련이 있는 세부사항을 만들면서 ("왕의 이름은 메가리히트 벨라로스 2세" "닭과 소 같은 가축이 병들어 쓰러지는 현상은 천벌이라는 소문이 돈다" 등) 배경이 더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이렇게 사안과 쇼크를 먼저 만들고 이들을 뼈대로 살을 붙이는 방식은 배경의 중심적 갈등과 주제의식에 직접 관련 있는 설정이 나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극적으로 중요한 부분 관련 설정이 가장 자세한 만큼 강조점이 확실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주제 중심 설정은 다른 배경 설정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 설정을 마친 다음에는 각자 주인공을 만들었습니다. 주인공을 꼭 세계의 사안이나 세부사항과 관련시켜야 한다는 얘기는 없었던 것 같지만, 스스로 세계를 설정한 만큼 관련을 시키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아버지를 죽인 요정에게 복수하려는 엘리자베스 스미스, 나서 자란 자기 영지를 지키려고 하는 프로메테아, 나라에 충성하는 무신 프리온(..) 셋을 설정했습니다.

쇼크에는 진행자가 없는 대신 각자 자기 왼편에 있는 사람이 적수가 되어 주인공의 목표를 반대하는 인물을 설정합니다. 예를 들어 승한님의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적수는 엘리자베스의 안전을 위해 복수를 포기시키려는 존 스미스 (담당 로키). 제 주인공 프로메테아의 적수는 프로메테아의 서출 동생 프리온에게 영지를 계승시키려는 프리온의 심복 에비안 (담당 석한님), 석한님의 프리온의 적수는 인망 높은 무신을 경계하는 국왕 벨라로스 2세 (담당 승한님)가 되었습니다.

요약

요정에게 대항하려고 계몽주의 동지들과 계획을 짜다가 귀가한 엘리자베스를 보고 존 삼촌은 엘리자베스의 어머니 로사에게 두 사람의 안전을 생각해서 요정 몰락 계획을 포기시킬 것을 호소합니다. 엘리자베스는 인간이 자유로워지는 것이야말로 아버지의 뜻이었다고 역설하지요. 결국 로사는 딸의 의지를 이해하면서도 부디 안전을 생각하라고 당부합니다.

한편, 왕이 파는 대운하가 리르 영지를 관통할 계획이 알려지자 프리온의 부관 에비앙은 프로메테아가 운하 계획에 적극 찬성한다는 소문을 몰래 퍼뜨립니다. 이에 요즘 세력을 얻고 있는 계몽주의자들이 대표로 찾아가 항의하지요. 프로메테아는 왕께 간언하겠다고 잘 얘기해 돌려보내지만, 에비앙의 계획대로 영지민의 신뢰에는 손상이 갑니다. 한편, 프로메테아는 왕은 국민을 위해야 한다는 계몽주의자들의 주장에 솔깃하는 것을 느낍니다.

왕은 의심과 질투의 대상 프리온을 실각시키고자 역모를 일으키게 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왕이 군대를 동원해 운하를 파게 하자 병사들의 상황이 비참해지고 국방 태세가 약해지는 것을 보다 못한 프리온이 왕에게 간언을 하다가 끌려나옵니다. 왕의 매수를 받은 프리온의 부하가 프리온에게 장군께서 왕이 되셔야 나라가 평화로워진다고 간언하자 프리온은 마음이 흔들립니다.

감상

재밌는 내용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설정 과정에서 나온 배경 내의 갈등과 각 주인공의 사정과 목표가 얽혀서 배경과 인물, 그리고 극의 연관성이 강한 점이 좋았습니다. 폭정, 반란의 태동, 혈육 간의 갈등 등, 진행자가 따로 없어도 (어쩌면 없어서 더욱) 인물 설정을 재미있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는 느낌입니다.

판정은 방식이 괜찮기는 한데, 성패를 따지는 게 꽤 혼란스러웠다는 느낌입니다. 일괄적으로 높게 나오거나 낮게 나오는 게 성공이 아니라 한 능력은 정한 수에 비해 주사위 값이 높을 때 성공, 대립항을 이루는 능력은 낮을 때 성공인 식이라 시트를 일일히 보지 않고는 성패를 가르기가 어려웠습니다.

하나의 숫자를 기준으로 영역에 따라 어떤 때는 높은 결과가 성공, 어떤 때는 낮은 결과가 성공인 점은 트롤베이브 (Trollbabe)와도 비슷하지만, 트롤베이브는 숫자가 하나이고 마법, 전투, 사회 각 영역에서 어느 결과가 성공이 되는지 정하는 기준이 일률적이라 성패를 가르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던 반면, 쇼크는 숫자가 두 개인 데다 대립항 (예를 들어 권력과 개인적 능력) 중 어느 쪽이 높거나 낮으면 성공이라는 일률적인 기준이 없어서 혼란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쇼크와 트롤베이브보다 성패가 헷갈리는 원인이라면 트롤베이브는 주인공에게만 능력치가 있고 주인공의 성패만 따지는 반면, 쇼크는 규칙상 주인공과 조연이 각각 능력치가 있고 성패도 각각 따진다는 점입니다. 결국 지금 굴림 결과가 성공인지 실패인지 두 개의 시트를 각각 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중으로 혼란스럽게 되어 있지요.

덧: 개발자 중 폴라리스 (Polaris)를 만든 벤 레만 (Ben Lehman)이 있는 걸 보면 저 능력 숫자는 트롤베이브 외에 폴라리스의 영향도 있을 지도요. 폴라리스에서는 사회 관련이냐 개인 관련이냐에 따라 얼음 (사회) 혹은 빛 (개인)에 대해 1d6을 굴려서 낮게 나오면 성공이죠. 사실 쇼크에서도 주요 축은 개인과 사회, 혹은 변화와 정체이기도 하고요.

제안: 그런 의미에서 대립항을 '개인'과 '사회' 하나로 해서 개인 능력을 사용할 때는 능력 숫자보다 낮으면 성공, 사회적 관계를 이용할 때는 능력 숫자보다 높으면 성공으로 가도 괜찮을 것 같아요. 즉 수가 낮을 수록 사회적 관계에 강하고, 수가 높을 수록 개인의 영역이 강하다는 뜻이 되겠죠. 이렇게 하면 수가 하나로 줄고 언제 높거나 낮게 굴리는 게 좋은지 기준이 일률적이어서 트롤베이브 짝퉁 더 명확할 것 같네요.

성패를 바로 가르기 어려웠던 점은 단점이지만, 그 외의 판정 규칙은 전술적 재미도 있고 참여자의 극적 욕구를 반영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기 성공을 위한 주사위 (d10)도 굴릴 수 있고, 상대방의 성공을 방해하는 주사위 (d4)도 굴릴 수 있어서 둘의 비율을 어떻게 할까 하는 판단의 재미가 있더군요. (정석은 2d10 1d4인 듯.) 주인공도, 적수도 맡지 않은 관객이 1d4를 굴려 자신이 원하는 쪽의 성공 혹은 실패에 더해줄 수 있는 규칙으로 관객에게 권한을 준 점도 재밌고요.

판정에서 또 재미있는 점이라면 실패를 다루는 방식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판정에 실패하면 원하는 극적 결과를 관철하지 못하는 대신 주인공의 특징이 늘어나서 나중에 굴리는 주사위가 많아지는 성장을 하는 점도 그렇고, 실패한 판정에 주인공과 세계의 연결고리를 걸고 다시 굴릴 수 있는 점도 혜택과 위험을 저울질할 수 있는 게임적, 극적 판단이 되어서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어 플레이 중 프로메테아는 처음에는 설득에 실패해서 영지민에게 신뢰를 잃었다는 특징이 생겼지만, 자기 친족인 왕에 대한 애정을 걸고 다시 굴린 결과 잘 얘기해서 항의하는 영지민을 돌려보낼 수 있었습니다. 만약 다시 굴려서도 실패했다면 왕에 대한 애정이라는 연결고리를 바꾸어야 했겠죠. 자기 위치를 애매하게 한 왕에 대한 반감이 생겼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결과적으로 쇼크는 판정이 좀 혼란스러운 데는 있지만 세계와 인물이 함께 변하는 극적인 이야기를 꾸미기 좋은, 그러면서 게임적 판단 역시 유도하는 규칙이라는 것이 첫인상입니다. 어떻게 끝날지 과연 대운하를 저지할 수 있을 것이며 프리온의 힘으로 2메가 왕을 거꾸러뜨릴 것인가 궁금하기도 해서 기회가 되면 끝까지 해봐도 좋을 것 같군요. 좋은 시간 함께해주신 두 분, 그리고 좋은 규칙 소개하고 설명해주신 승한님에게 감사드립니다.^^
2008/05/17 05:59 2008/05/17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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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의종 2008/05/17 11: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처음 인사 드립니다.

    요즘 제 관심을 많이 끄는 RPG라 궁금해서 덧글 달아봅니다. 오오 쇼크 오오... Social 'Science Fiction'이라는 제목 때문에 그런가 미래 배경으로만 플레이할 수 있을 거라는 편견을 무의식중에 갖고 있었는데 그렇지도 않은가보네요?

    • 로키 2008/05/17 1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동안 세션에 쓰신 글들 잘 봐왔는데 반갑습니다.^^ 쇼크는 아마도 미래 사회가 더 변화의 속도가 빨라서 기본적으로는 SF 배경을 상정하고 있는 듯하지만, 기본 가정은 어떻든 실제로는 범용적이더라고요. (그런 면에서는 제목을 잘못 붙였을지도요..(..)) 제 경험상으로는 기존 관념, 변화의 세력, 이야기 목표 같은 추상적인 요소만 있었고 특정 장르나 배경을 유도하는 규칙은 없었어요.

  2. arbaf  2008/05/19 1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브공군입니다. 이것도 재미있어 보이네요.....

    • 로키  2008/05/20 1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괜찮더라고요. 힘들이거나 부담 가는 일 없이 이야기가 나온다는 점에서 편했어요.

  3. Wishsong 2008/05/19 11: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적으로 쇼크의 판정 방법이 혼란스러웠던 것은, 쇼크의 주사위 굴림이 온라인으로 보기에는 약간 불편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주사위를 직접 볼 수만 있다면 간단했을 텐데... 누나 말대로 <포도원의 개> 전용 주사위 스크립트를 썼으면 더 나았을 것 같아. 캐릭터 시트도 보기 쉽도록 고쳐 놓았으니까 다음 번에는 좀 더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아.

    대립항을 '개인'과 '사회'로 처리하는 건 좀 이견이 있어. 물론 편해지기는 하겠지만, 대립항은 단순히 개인-사회로만 볼 수 없다고 봐. 예를 들어 우리가 만들었던 대립항 중 하나인 '과학-신화' 같은 경우는 개인과 사회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잖아? 다른 예로 '힘'-'지능' 같은 것도 할 수 있겠고...

    어쨌든, 다음 번에는 좀 더 깔끔하게 준비를 해서 정식으로 플레이하고 싶어. 좋은 리뷰 고마워~

    • 로키 2008/05/20 1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 대립항에 대해서 이해가 잘 안 가는 건 왜 대립항이 두 쌍인가 하는 거야. 사안의 수는 참여자 수에 따르는 것 같던데, 그렇다면 어차피 대립항 두 개로는 사회적 갈등을 다 나타내기는 어렵지 않겠어? 그래서 대립항 두 가지는 좀 자의적인 숫자라는 생각이 들어. 따라서 개인 대 사회 내지는 변화 대 전통처럼 포괄적인 단일 항목을 사용하는 편이 더 간단하고 덜 자의적이라고 생각해. 어차피 이건 극적 수치이지 개인적 능력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건 아닌 것 같으니까. 물론 난 책을 보지는 않았으니까 일단은 추론일 뿐이지만.

      나도 다음에 이어서 할 수 있으면 좋겠네. 역시 한 번 시작한 건 끝을 보는 게 개운하지.

  4. Wishsong 2009/01/19 2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에 구상했던 대체 하우스 룰.

    1. 서로 반대되는 "선호 능력"과 "기피 능력"을 각각 2쌍씩 만듬.
    예) 교섭 / 폭력, 주도면밀한 계획 / 본능에 충실

    2. 선호능력과 기피능력의 성공 능력을 결정한다. 선호능력과 기피능력의 능력치 합은 11점이어야 한다. 능력의 수치는 3 ~ 8점이다.
    예) 교섭 6 / 폭력 5, 주도면밀한 계획 8 / 본능에 충실 3

    3. 갈등 굴림 시, 굴림 결과가 능력치 미만으로 나오면 갈등 성공.

    4. 굴림 결과가 능력치를 초과하면 갈등 실패.

    5. 굴림 결과가 능력치와 정확히 일치하면 갈등의 상승.

    6. 4면체 결과는 무조건 상대방 결과에 더한다.

    • 로키 2009/01/22 21:10  댓글주소  수정/삭제

      확실히 훨씬 간단해 보이네. 그렇게 플레이테스트를 해봐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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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스카이프 플레이! 캐릭터 시트는 여기에.

요약

해방 후 인천에서 김봉수, 장병주, 김우식 세 청년은 다가오는 국회의원 선거를 둘러싼 좌우의 이념적 대립 한가운데서 집회, 파업, 주먹다짐으로 점철된 혼란을 살아갑니다. 병주는 부두에서 막일을 하다가 동료의 소개로 남로당 집회에 나가 그 열기와 소속감에 매료되고, 우식은 아픈 동생 연순이의 병원비를 벌려고 백방을 뛰다가 극우 후보 김박명의 눈에 띄어 그를 위해 일하게 됩니다. 봉수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모실 돈을 벌려고 사상에 상관없이 돈만 주겠다면 어느 쪽에도 붙는 박쥐 생활을 합니다.

좌익과 우익 청년들 사이에 거리에서 싸움이 붙자 병주와 우식은 양측 대표로 주먹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병주의 승리로 우식은 병주에게 이를 갈게 됩니다. 셋 모두 주먹꾼으로 명성을 쌓아가는 가운데 봉수는 병주의 처를 위협해서 병주가 질 수밖에 없게 한 후 반칙을 써서 심판에게 들키지만, 반칙이 없었다고 병주 자신이 주장하는 바람에 넘어가서 결국 봉수의 승리. 멍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병주는 그런 그를 끌어안고 우는 아내를 위로합니다. 그리고 나중에 집회 중에 봉수를 찾아내 흠씬 패줍니다.

김박명씨의 주선으로 벌인 챔피언 시합 오프닝 매치에서 우식은 상대 곰쇠를 쉽게 때려눕히는 한편, 봉수의 반칙이 지적당하고 병주는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병주와 봉수의 재시합은 병주의 판정승으로 끝납니다. 결국 이 시합의 인기몰이도 작용해 선거에서는 남로당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납니다. 봉수는 참한 아가씨와 결혼해 부모님을 모시러 낙향하고, 우식은 낙선한 김박명씨의 보수로 여동생을 치료할 수 있게 됩니다. 동생을 데리고 서울로 가는 우식에게 병주는 행운을 빌어주고, 둘은 이념과 상관없이 모두 대한민국 사람 아니냐며 화해합니다. (그러나 2년 후에는 어떨까?)

감상

개인적으로 아주 재밌었습니다. 권투 링이 정치적 자존심 싸움의 장이 되고, 김박명씨가 세를 얻으려고 시합을 주선했다가 남로당 선수가 우승해서 역효과가 나는 등 스포츠와 정치가 서로 얽히는 모습이 흥미로웠죠. (역사적 정확도는 물론 따지지 않았습니다! (당당))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상 속에 교차하는 세 주인공의 삶이라는 꽤 심각한 내용이었지만 웃고 떠들면서 즐거웠고요.

다만 플레이하면서 규칙에 이런저런 허점이 드러나기는 했습니다. 기술이 파워에 비해 너무 중요하고 방어 중심이 사실상 최상의 전술인지라 균형은 좀 안 맞는 느낌이었달까요. 인간관계는 무한히 늘리는 게 규칙상 유리하고 극적으로는 산만해지기 쉬운데 인간관계에 상한이 없다는 점도 허점인 것 같습니다.

뱀프님하고 얘기해보면서 벌써 개선책이 많이 나와서, 뱀프님이 얘기하신 인간관계 제한 부분이나 끈기 우선적으로 깎기 등만 해도 많이 나아질 것 같습니다. 제작자가 책 내기 전에 플레이테스트를 제대로 해본 건지 의문이 들더군요, 한두 번 플레이해봐도 벌써 많이 개선할 수 있는데 말이죠. (물론 제 요약본이 엉망일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 이후 상당 부분 엉망인 것이 밝혀짐..(..))

결말 조건인 명성 10을 시간관계상 5로 깎았는데, 그렇게 하니 해피엔딩 내기가 쉬워져서 전원이 쉽사리 행복한 결말을 낼 수 있었습니다. 한 7까지 갔으면 적당했을 것 같은데 시간관계상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모두 좋게 끝나는 것도 괜찮은 결론이긴 했어요. 어차피 시간상 2년 후엔 전쟁이..(..)

즐거운 플레이 함께 해주신 승한님과 뱀프님께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도 재밌게 놀아봐요~
2008/03/01 05:31 2008/03/01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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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dowan 2008/03/01 11: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전자였군요.
    리플레이만 봐도 즐거워보입니다^^

  2. Wishsong 2008/03/01 15: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룰 하나를 잘못 적용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2라운드 이후 라운드 시작마다 양 선수는 각자의 끈기 점수를 1점씩 깎는다. 만일 끈기가 이미 0일 경우, 선수는 그의 다른 능력 모두를 1점씩 깎는다.)

    "At the start of second and subsequent rounds each boxer subtracts 1 point from their CONDITIONING TRAIT. If CONDITIONING is alerady 0, then a boxer substracts 1 from all his other in-ring traits."

  3. Wishsong 2008/03/01 15: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또 하나 확인해볼 것이 있다면

    (선수는 상대방에게 피해를 통해 입힌 VP 1점마다 상대방의 능력에 -1의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다.)

    "A Boxer may now impose a -1 TRAIT penalty on an opponent for each VP he has acquired through DAMAGE successes."

    -> 반칙 발견으로 인해 얻은 2VP는 적용하지 않는 것 같다, 라고 생각합니다.

    • 로키 2008/03/02 0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실수했군요..(..) 앞부분은 끈기의 효용이 훨씬 높아지니 좋고, 뒷부분도 해석하신 게 맞는 것 같은데 문제는 좀 복잡해지는 기분이라 차라리 뱀프님이랑 얘기했던 것처럼 피해 입히는 거랑 판정승에 유리해지는 것을 구분하는 루트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요. 능력 깎는 건 피해 입히는 쪽, 판정승은 기술을 보여주는 쪽이라든지 말이죠.

  4. Wishsong 2008/11/26 16:2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아아주 오래된 일이었지만, The Forge에서 뒤적거리다가 나온 제작자의 인간 관계 규칙 관련 코멘트 첨부.

    Connections

    Players need to keep track of how much Hope is invested in each Connection, if a PC has more than one. This is in case a Connection is lost following a Threat Scene (also losing any associated Hope). Establishing a new Connection does not automatically grant any Hope in that Connection (unless it's your only Connection in which case you get a point). Players can add Connections ad infinitum if they wish - but every Scene they do this is a Scene in which they can't gain Hope, Cash or train...etc.
    Hope gained from winning bouts is invested in the Contender himself, so cannot be lost by losing a Connection. However, whenever Hope comes in mechanically (usually burning Hope), it's always the total Hope value that's used (the player can decide whether it's Contender Hope or Connection Hope that's burned).

    다른 글을 확인하니 역시 그렇게 됌.

    A new connection only gives you a free point of hope if it is your only connection - pg 23, second column, second paragraph. Otherwise, a new connection starts with 0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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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너에게 손짓하면 그를 따르라
비록 그의 길이 거칠며 가파를지라도.
그의 날개가 너를 덮으면 순종할지라
날갯죽지에 숨은 칼이 찌를지라도.

그러나 네가 두려움 중에 사랑의 평화와 사랑의 기쁨만을 구한다면
너의 벌거벗음을 가리고 사랑의 타작 마당을 떠나가는 것이 나으리
웃으나 모든 웃음을 웃지 못하며, 눈물 흘리되 모든 눈물을 흘리지 못할 그 계절 없는 세상 속으로.

사랑할 때면 "신이 내 마음 중에 계신다"고 하지 말라. "내가 신의 마음 중에 있다"고 하라.
사랑의 길을 정하고자 생각지 말라. 네게 자격이 있다면 사랑이 너의 길을 정할지니.

- 사랑에 대하여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中)

이번 금요일에 승한님과 뱀프님과 저 셋이서 처음으로 달을 쏘다 (Shooting the Moon) 3인용 플레이를 해보았습니다. SF 배경으로, 우주 제국이 지구 연합에 멸망당한 후 난민을 이끌고 도망친 망국의 황녀와 그녀를 보필하는 제국 군인, 그리고 그들을 쫓는 연합 군인 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고유명사는 대부분 순우리말 사전에서 따왔으니 뜻이 궁금하신 게 있으면 찾아보셔도 재밌을 듯합니다.) '제국의 딸'이라는 제목은 당연히(?) 여기서 표절.

시트 보기


요약

제국의 황녀 하늬와 그녀를 호위하는 제국 군인 도래솔은 그들을 추적하는 연합 군인 거우와 마주치면서 계속 마음과 인연이 얽혀갑니다. 하늬는 거우의 인도적이고 사려깊은 태도가 인상에 남고, 거우도 망국의 황녀의 당당한 태도가 쉽게 잊혀지지 않는 한편 도래솔 역시 감히 바라볼 수 없는 신분이라고만 생각했던 하늬에게  빠져듭니다.

결국 하늬의 선대가 해적에게 습격받았을 때 거우는 자신의 함선을 희생해가며 그녀를 돕고, 도래솔은 한쪽 팔을 절단하는 부상을 입습니다. 도래솔의 포로로 잡힌 거우는 고문으로 한쪽 다리를 절게 되면서도 하늬와 도래솔을 도와 난민 중 불만 세력 해소 등 당면한 문제를 해결합니다. 한면, 도래솔은 배신한 옛 친구 곽쥐를 물리치며 하늬를 지킵니다.

거우의 설득으로 연합의 수도 지구로 귀순하러 가던 선단은 다시 나타난 곽쥐에게 억류당하지만, 도래솔과 거우의 활약으로 벗어나서 결국 하늬는 연합과의 교섭 끝에 연합 내 자치령을 다스리게 됩니다. 그 과정에 도래솔은 다솜호와 부하들을 희생시키며 평생 악몽에 시달리게 되고, 거우는 끝까지 충직했던 부관 다라니를 잃습니다.

이후 도래솔은 하늬의 남편으로서 그녀를 보필하고, 거우는 공식적으로는 사형당한 반역자, 실제로는 첩자로 활약하며 그늘 속에서 두 부부를 돕는 친구로 남습니다. 둘 다 각자의 방식으로, 무엇을 내줘도 아깝지 않은 평생의 사랑 곁에서.

플레이 내용 보기


감상

일단 감상은 이 글 처음에 일부 발췌한 싯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칼릴 지브란보다는 덜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하자면... 이게 왠 막장의 합창? (...) 하늬를 위한 두 남자의 마음과 희생이 지독하다 못해 지겨울 정도였죠. 팔 내줘, 함선 내줘, 고문 후유증에 정신적 외상에... 참 처절하게 망가지는 인생들이었습니다.

이전에 감상을 쓰면서도 짐작했지만 달을 쏘다는 역시 3인용이 진국이더군요. 2인용이 우연에 상당히 의존하고 전술적 선택도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면, 3인용은 훨씬 다양한 선택을 하면서 주사위를 모을 수 있어서 게임적으로도, 극적으로도 재미가 상당했습니다.

그 중 가장 극단적인 결과를 불러온 것은 특성치나 능력치를 희생해 주사위를 5개 받을 수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거우가 우금호와 다라니를 잃은 것, 도래솔이 다솜을 잃은 것이 그 예죠. 그 외에 상대방 구애자의 제안을 받아들여서 주사위 4개를 받는 선택도 제 제안으로 도래솔이 팔을 절단하는 결과를 유발했고요. 서로 치열하게 밀고 당기는 게임적 선택이 극적 긴장으로 이어지는 게 흥미로웠죠.

이번에도 스카이프 (Skype)로 했는데, 녹음 기록을 남기려 했으나 기술적 문제로 그러지 못한 점은 좀 아쉬웠습니다. 들을 사람이 별로 없긴 하지만, 우리끼리 추억에 잠길 용도로는 괜찮았을 텐데 말이죠. 녹음 기능을 확실히 설정해서 다음에는 기록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좀 아쉬웠던 점이라면 결말 부분에서 하늬가 자치령을 다스리게 되는 과정, 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과정 등이 너무 쉽게 지나간 것 같았습니다. 그 과정도 나름 재미있었을것 같은데 말이죠. 사랑하는 이의 꿈이 이루어지는지는 절정 장면 설정 후에 굴려서 결정하는데, 설정을 하는 과정에서 이미 설정의 일부로 이루어지기도 했고요.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참 인상깊은 내용이고 재미있는 플레이였습니다. 인물들 이름을 순우리말로 지은 점도 분위기상 특이했던 것 같고요. (그런데 이상하게 인물들 이름이 잘 생각이 안 나는 현상이... 저만 그랬나요?) 예측을 불허하는 전개와 두 구애자의 변화도 앞으로 긴 여운을 남길 것 같네요. 함께하신 두 분께 감사합니다~

사랑은 사랑이 아니면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도다.
사랑은 소유하지 않으며 소유당하지 않는도다
사랑은 오직 사랑으로 충족하나니.

- 예언자
2008/02/16 08:59 2008/02/1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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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08/02/16 1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를 위해 이것저것 많이 바치신 두 분의 애틋한 사랑에 감동했습니다!
    현실에서도 그와 같은 정성과 성의를 보여주세요!

  2. 소년H 2008/02/16 2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으로 에픽스런 플레이였군효 (...)

  3. lhovamp 2008/02/17 18: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처럼 재미있는 플레이였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금요일 밤마다 알피지를 못 해오던 것 때문에 더 재미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승한님께 티츄 설욕전도 해야 하고, 폴라리스도 해야 하고. 이래저래 해보고 싶은 것들은 많은데 시간상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플레이 내용 요약에 조금 잘못된 부분은 정정 댓글을 살짝 달아보아요~ 확실히 등장인물의 이름이 혼동되는 경향이 있군요. 왜일까요.

    거우(거우 -> 도래솔)는 결사 반대하지만 결국 하늬는 자신보다 신민을 먼저 생각해서 지구행을 감행하기로 결단을 내립니다.

    그러나 가는 길에 그들은 그만 다시 곽쥐가 이끄는 함대의 습격을 받습니다. 귀순하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곽쥐는 자신의 공을 세우려고, 그리고 황녀를 차지하려고 햇무리 선단을 억류하고 도래솔과 거우의 처형 명령을 내립니다. 도래솔은 거우가(거우와 도래솔이 바뀌어 있습니다.) 탈출을 시도해서 주의가 쏠린 동안 혼자 탈출해 하늬에게 달려가고, 도래솔은 다솜호를 자폭시켜 그 혼란을 틈타 탈출합니다.

    • 로키 2008/02/18 0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참 재밌었어요. 지적하신 부분 고쳤습니다~ 특히 두 번째 뒤바뀐 부분은 뭔가 프로이트적 언어실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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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은 오체스님과 IRC로 한 달을 쏘다 (Shooting the Moon) 2인 플레이입니다. 아더왕 전설을 느슨하게 따와서 왕과 그의 수석 기사가 남편을 잃은 귀부인을 두고 경쟁하는 이야기...라는 게 첫 설정이었는데, 좀 있다 얘기하겠지만 별로 그런 쪽으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시트 보기


요약

젊은 왕 아르테갈 모드레그는 귀족들의 반란을 진압하고 왕권을 확립하나, 아직 왕국의 정세는 불안합니다. 그는 반란 진압 중 아르테갈의 퇴로를 확보하고 전사한 펠리아스 아팔렌의 아내였던 아리아네드 아팔렌에게 마음을 빼앗겨 결국 그녀 때문에 귀족들 앞에 약점을 보이고 맙니다. 한편, 아르테갈의 기사이며 친구인 시엘 라크란 역시 호숫가에서 만난 아리아네드에게 마음이 설레이나 펠리아스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쉽사리 다가서지는 못합니다.

시엘이 친척 아주머니 모리언의 저택에 방문하고 있던 중 아르테갈의 씨 다른 누나이며 마녀인 케레웬이 아리아네드를 노립니다. 아리아네드는 왕국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말이죠. 시엘은 케레웬을 막아내고 아리아네드를 구하지만 케레웬의 예언에 마음이 어지럽습니다. 아리아네드 때문에 귀족들에게 깔보인 아르테갈의 모습에 더욱... 그러면서도 그는 왕이 주최한 큰 마창 시합에서 오랜 경쟁자 레린드를 이기고 수석 기사 자리에 오르고, 승리의 영광을 아리아네드에게 바칩니다.

토너먼트를 축하하는 연회에서 다시 한 번 케레웬은 아리아네드를 죽이려 하나, 아르테갈은 왕가에 전해지는 치유의 힘으로 그녀를 구하고 모든 귀족 앞에서 자신이 진정한 왕임을 증명합니다. 그가 더 이상 케레웬의 도발을 보아넘기지 않겠다며 그녀의 근거지를 습격할 의지를 밝히자 시엘부터 시작해 모든 기사들이 앞다투어 칼을 바칩니다.

케레웬의 거처인 돌로르 성으로 간 아르테갈과 그의 기사들은 마녀가 내린 마음의 시험을 겪은 후 탑 꼭대기에서 마녀와 대면합니다. 아르테갈은 아리아네드가 왕국에 재앙을 가져오는 것이 운명이라 해도 아리아네드처럼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왕으로서 지키겠다고 선언합니다. 케레웬은 자신의 예언이 틀리기를 바라겠다며 사라지지요. 언니 의외로 싱거웠구나

이후 아르테갈과 아리아네드는 결혼식을 올리고, 시엘은 아리아네드가 쓰던 검은 베일을 징표로 받아 토너먼트마다 왕비의 명예를 드높이는 기사가 됩니다.

감상

전반적으로 재미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시엘이 거의 아리아네드에 관심을 안 보인 점이라든지 최종 장면과 에필로그 부분은 좀 아쉬웠습니다. 끝나고 나서 제가 오체스님께 심통을 좀 부린 이유도 그 때문이었지요. 최종 장면이나 후일담에는 그동안 있었던 갈등을 해소하는 걸 기대하고 있었는데, 해소 없이 미진하게 남은 부분이 많은 것 같아서요. '레린드와 아르테갈이 탑에서 마녀에게 홀려 시엘을 공격한 일이 있었던 듯도 하지만 별로 상관없어' (그리고 마녀가 왜 그런 수고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분위기?

제가 최종 굴림에서 져서 유치하게 심통이 걸 수도 있고 아더왕 원전에 너무 집착했던 걸 수도 있지만, 결말이 완전한 느낌만 들었다면 이기든 지든 큰 상관은 없었을 거라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선한 캐릭터의 희생과 시련, 고난이 주된 관심이고 그 외의 갈등은 피하거나 덮는 편인 오체스님의 스타일, 그리고 선악으로 쉽게 구분할 수 없는 인물 중심으로 모든 갈등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제 스타일 사이에 충돌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위에 말한 스타일의 또 다른 결과라면 오체스님 인물들이 너무 착하고 욕심이 없는 점도 이번 플레이에서 또 드러났었죠. 경쟁적인 놀이이니까 서로 좀 더 밀고 당기는 맛이 있는 편이 재밌었을 것 같은데, 저쪽에서 별로 당기지 않으니까 저도 있는 힘껏 당기지 못했달까요. 엔딩 부분도 결국 승패는 별 상관도 없이 그냥 좋게좋게 끝난 느낌이고요. 물론 어디까지나 '제 취향상' 그런 거지만요.

제가 끝에 가서 띡띡대긴 했지만(..) 함께해주신 오체스님께 감사드리며, 특히 자신의 취향을 많이 반영하실 수 있었던 점은 다행입니다. 제 취향하고 어떤 점이 다른지도 확실히 알 수 있었고, 스타일의 정합과 부정합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2008/02/05 07:10 2008/02/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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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rches 2008/02/05 23: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달을 쏘다' 라는 룰을 알려주시고, 플레이를 같이 해주신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불만족스러우셨다니.. ㅠ 죄송해요) 제 입장에서는, 캐릭터를 만들 때부터 생각한 건데요, 무엇보다 플레이에 참가하는 사람의 취향이 무시되지 않고 (어느 정도) 반영되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또한 같은 상황을 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라던지.. 원하는 것이 미묘하게 달랐던 점이 흥미로왔어요. 그게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건, 케레웬의 의도와 엔딩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추신- 이제 곧 구정입니다. 설 연휴 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추신 2- 왠지 전 다룬이나 아르테갈 같은 타입에 약한 듯.. 합니다. 1턴에는, 캐릭으로써는 누구보다 충성과 애정을 바쳐야 할 왕이건 나발이건 상관없이 사랑받은 이를 빼앗겠다고 나름 불타고 있었는데요. 어느 틈에 저도 모르게..

    • 로키 2008/02/06 0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바로 그 '서로 다른' 점이 플레이를 의외적이고 재미있게 하는 거겠죠. 마스터 있는 플레이에서는 보통 진행자의 색채가 굉장히 주도적으로 반영되기 쉬운데, 이런 식의 진행자 없는 공동 제작 플레이에는 양자의 성격이 모두 반영되는 점이 재미있죠. 아마도 아리아네드의 이중인격(??)에서부터 이미 그 차이가 드러난 것 같습니다. 말씀대로 케레웬에 대한 해석도 많이 달랐고요.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차이점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그 양극단 사이에 플레이가 (특히 후반에 가서) 갈팡질팡한 부분이었습니다. 그점은 둘 다 책임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의견을 부딪치기보다는 일단 피하고 보려는 조심스러움이 결국 소통의 부재를 불러왔죠. 솔직하게 '에이, 그게 뭐에요! 컷!' 이라든지 '넘해요, 바꿔줘요 바꿔줘..ㅠㅠ' 같은 소리를 할 수 있었다면 훨씬 관점의 융화가 잘 되지 않았을까요. 함께 하는 놀이의 근본은 의사소통이니까요.

      추신: 오체스님도 설 잘 보내세요~^-^ 그리고 아르테갈이나 다룬처럼 인격파탄 잘난척쟁이들이 뭐가 좋다고 그러십니까! (아르테갈 꾹꾹 밟기) 권력 있고 말솜씨 번드르르한 남자에게 빠지면 인생이 고달파요, 인생이! ㅋㅋ 그리고 캐릭터가 마음에 들 수록 괴롭히는 것이야말로 RPG인의 올바른 자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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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일에는 난생 처음으로 TRPG를 해보았습니다. ORPG가 아니라 얼굴을 맞대고 하는 RPG는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재미있었죠. 사용한 규칙은 폴라리스 (Polaris)였습니다. 플레이하다 보니 배경 설정에 나온 도시 톨스타 (Tallstar)가 그만 망해버리더군요 (?).

요약

이야기는 네 젊은 기사와 그들의 얽히고 섥힌 운명이 폴라리스 멸망 이후 첫 왕의 즉위와 톨스타 함락으로 이어지는 게 큰 줄기입니다. 플레이 전에 딱히 계획한 건 아닌데 플레이하면서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생겨나는 게 재밌었죠.

1부: 여름의 어긋남

마이자르의 약혼녀 루크바는 황야에서 악마 에츨리오텍에게 심한 부상을 입고 마이자르에게 구출받아 톨스타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그녀를 치료하던 치유사 카시오페이아에게 씌웠던 질병의 악마 케 쿠안이 루크바에게 숨어들고, 루크바는 치유원에서 탈출합니다. 톨스타에는 케 쿠안의 영향으로 전염병이 번집니다.

한편, 별빛 기사단의 수장이며 명망높은 기사인 엘 타닌은 스스로 왕이 되어 민족을 단합시킬 계획을 그의 연인 카리나에게 털어놓으며 지지를 호소합니다. 카리나는 그녀의 스승 알 나이르가 엘 타닌을 믿지 말라고 한 경고를 떠올리고 '진실의 노래'로 그의 마음을 떠보지만, 엘 타닌은 카리나가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습니다. 이것은 그의 타락의 시작점이 됩니다.

또 다른 기사 미카르는 의원인 아버지와 엘 타닌의 야심을 저지해야 한다는 대화를 나누다가 문밖에 인기척을 느낍니다. 문을 벌컥 열자 문밖에서 엿듣는 것은 엘 타닌의 심복 엘사피. 엘사피는 상관에게 알리려고 도망치지만, 미카르는 그를 따라잡아 골목길에서 살해합니다. 이 모습을 그의 친구 엘 스트롬멜이 보게 됩니다.

마이자르는 도시를 배회하며 질병을 퍼뜨리는 약혼녀 루크바를 붙잡아 다시 치료소로 데려가려고 하는데, 이 모습을 본 엘 스트롬멜이 그를 파렴치한으로 오인하고 (열병의 신인 케 쿠안에게 씌운 루크바는 옷을 다 벗어던진 상태라..) 저지하려 합니다. 마이자르는 엘 스트롬멜에게 쉽게 이기지만, 모두의 주의가 결투에 쏠린 동안 엘 스트롬멜의 친구 미카르는 엘사피의 시체를 숨깁니다.

2부: 가을의 사냥

카리나는 친구이며 엘 타닌의 전처인 치유사 카시오페이아의 부탁으로 도시에 도는 병을 치료할 약초를 찾으러 떠납니다. 약초를 발견한 순간 그녀는 루크바에게 부상을 입혔던 악마 에츨리오텍과 마주치고, 결투 끝에 에츨리오텍의 목을 벱니다. 그러나 에츨리오텍의 피가 스민 약초에 부정한 기운이 서린 것은 모른 채 약초를 카시오페이아에게 전달합니다.

마이자르는 옛 연인 아트리아와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사이, 카리나가 가져온 약초를 먹고 나은 약혼녀 루크바에게 유혹당해 하룻밤을 보냅니다. 그러나 루크바는 이제는 케 쿠안이 아닌 에츨리오텍에게 씌워 있었죠. 이 일로 루크바는 임신하고, 마이자르는 루크바와 강제로 결혼하게 됩니다. 아트리아 역시 임신했지만 그녀는 마이자르를 위해 아이 아버지가 마이자르가 아니라고 우깁니다. 그러나 결혼 후에도 마이자르는 아내에게 큰 관심이 없이 아트리아와 관계를 유지합니다.

한편, 젊은 기사 아딜은 친 엘 타닌파 상원의원인 어머니 키에트의 부탁을 받고 엘 타닌에게 반대하는 기사 엘 스트롬멜을 엘 타닌 편으로 돌리려고 합니다. 그러는 동안 둘은 깊은 관계가 됩니다. 자신의 살인 사실을 아는 엘 스트롬멜이 정치적 적수의 딸과 사귀는 것을 불안해한 마이자르는 키에트 의원이 딸의 말을 믿지 못하도록 키에트를 유혹해 모녀 사이를 이간질합니다. (영화 졸업생이 떠오르는 건 저만은 아니겠지요..(...))

엘 스트롬멜은 갈등하다가 결국 아딜에게 마이자르 미카르의 살인 사실을 알립니다. 엘사피의 시체를 찾아낸 아딜은 원로 기사인 아버지 에스미디케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에스미디케는 엘사피의 죽음에 대해 정보를 캐고 다닙니다.

카시오페이아가 약초로 치료한 사람들이 에츨리오텍에 씌우는 일이 생기자 카시오페이아는 악마와 내통한다는 혐의를 받게 됩니다. 카리나는 법정에서 뛰어난 말솜씨로 카시오페이아는 무죄라고 재판관을 설득하나 몇몇 별빛의 기사가 끝내 납득하지 않고 무죄판결을 받은 카시오페이아를 직접 제거하려고 합니다. 카리나는 이들을 막아내나, 실수로 몇 명을 죽이고 이 일로 엘 타닌의 분노를 삽니다.

3부: 겨울의 피

카리나는 스승이며 루크바의 아버지인 알 나이르의 부탁으로 루크바를 보러 갔다가 그녀에게 씌운 에츨리오텍의 존재를 간파하고, 에츨리오텍이 뱃속의 아기에게 옮겨붙자 별빛의 검으로 즉석 낙태를..(..) 기사단의 법도를 어긴 잔혹 행위로 카리나는 기사직을 잃고 도시에서 추방당합니다. 이 사건으로 마이자르는 장인에게 악감정을 품고 엘 타닌에게 돌아섭니다.

아딜과 그녀의 아버지 에스미디케가 자신의 죄목을 캐고 다니자 초조해진 미카르는 결국 아버지의 적인 엘 타닌과 거래를 해서 에스미디케를 무고한 혐의로 체포시킵니다. 아딜은 연인 엘 스트롬멜과 함께 아버지를 탈출시키려고 하나 엘 타닌의 부하들에게 체포당해 감옥에 갇힙니다. 명예높은 기사들의 감금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은 톨스타 내에 폭동을 일으키고, 엘 타닌은 기사단장으로서 계엄 권한을 요구합니다.

상원이 계엄령을 승인하지 않자 엘 타닌은 민족을 위하려면 부패한 의원들을 척결해야 한다며 기사들을 규합해 상원을 습격합니다. 돌격대의 선두를 맡은 마이자르는 상원을 지키려는 장인과 맞서고,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아내 루크바가 막아서서 결국 처와 장인을 둘 다 죽이고 맙니다. 상원을 점거하고 의회를 해산한 엘 타닌은 왕위에 오릅니다. (이건 스타워즈 3, 혹은 좀 더 가까운 우주의 좀 더 가까운 과거이려나요)

4부: 봄의 파국

봄에 악마들이 톨스타를 공격해 오자 감옥에 갖힌 에스미디케, 아딜 부녀와 엘 스트롬멜은 최전선에서 싸울 수 있게 풀어주겠다는 제의를 받습니다. 엘 타닌 왕에게는 반대하지만 도시를 지키려고 그들은 출전하고, 최전선에서 용맹하게 싸워 악마들을 톨스타에서 몰아낸 후 전사합니다.

엘 타닌은 후퇴하는 악마들을 추격해 몰살할 것을 기사단에 명령합니다. 그러나 기사들을 독려해 '후회'에 몰아넣고 물러서는 엘 타닌을 보고 미카르는 기사단을 몰살시키려는 음모임을 깨닫고 엘 타닌을 공격합니다. 싸움 끝에 엘 타닌은 '후회'의 입구에 떨어지지만 악마의 수장, 태양처럼 타는 왕관을 투구 위에 쓴 솔라리스 왕이 되어 다시 나타납니다.

한편 마이자르 역시 엘 타닌의 음모를 깨닫고 무방비 상태가 된 톨스타에 있는 연인 아트리아를 구하려고 달려갑니다. 아트리아를 말에 태워 탈출하던 중 악마의 습격을 받아 아트리아는 살해당하고, 마이자르는 그녀의 태에 있던 아이만 간신히 살려 이제 악마가 완전히 점령한 톨스타를 피해 황야로 피합니다. 그러나 얼음 처녀와 마주쳐 그녀의 입맞춤에 조용히 숨이 멎습니다.

추방 이후 혼자 황야를 헤매던 카리나는 마이자르의 얼어붙은 시체와 그 품안에 우는 조그만 갓난아기를 발견합니다. 자신이 죽였던 아이의 이복 동생을 그녀는 사우스와치 시에 데려다준 후 이제 솔라리스 왕이 된 엘 타닌이 점령한 톨스타로 향합니다. 성벽 위에 뛰어오른 그녀는 엘 타닌과 전투 끝에 그를 살해하는 데 성공하지만, 부정한 피를 뒤집어쓰고 타락해 악마가 됩니다.

감상

예, 막장에 또 막장입니다. (..) 정말 재밌었어요. 플레이 내용은 쉴새없이 땅을 파고들었지만 참가자들은 굉장히 즐거워했습니다. 특히 주인공을 위해 교섭하는 '마음'과 주인공의 시련을 위해 교섭하는 '후회'의 밀고 당기는 긴장과 경쟁은 인물 엿먹이기에 비극적 재미를 끌어내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었죠.

마이자르의 마음: 죽은 아이에 대한 원한으로 엘 타닌에게 돌아선 마이자르는 돌격대의 선두에서 상원 점거를 성공시킨다!
마이자르의 후회: 그러나 그러려면 그의 장인 알 나이르가 막아서야 한다.
마음: 그러나 그러려면 마이자르가 알 나이르에게 이겨야 한다.
후회: 그러나 그러려면 루크바가 그 순간 뛰어들어 장인과 아내 둘 다 죽여야 한다!
전원: (순간 침묵) 우와, 정말? (폭소)
마음: 그리 되었더라.

얼굴을 맞대고 플레이하는 것은 확실히 채팅 플레이, 심지어는 음성 플레이하고도 다르더군요. 같은 공간에 모여 서로 표정과 반응을 보면서 일어나는 상승효과가 상당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두 저는 처음 만난 사람이었지만 굉장히 마음이 잘 맞았고, 분위기도 좋았고요. 웃고 떠들고 간식 먹고, 인물들에게 무슨 짓을 할까 궁리하면서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TRPG라서 느낀 또 다른 차이점이라면 역시 빠르더군요..(...) 저게 3시간 반 정도 플레이한 건데, 같은 시간 동안 한 채팅 플레이하고는 차원이 다르게 분량이 많았습니다. 쑥스러워서 못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T(elephone)RPG 예행 연습을 해서 그런가(??) 괜찮더라고요. 나중에는 칼을 들어 휘두르는 시늉까지 하면서 어이 너 서른 살 맞냐 신나게 놀았습니다. 반면 채팅 플레이 같은 정교한 맛은 덜해서 확실히 서로 다른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아무 예정이나 플레이 전에 짠 계획 없이, 심지어 인물 제작도 플레이 시작할 때 했는데 플레이하면서 저렇게 얽히고 섥히는 얘기가 나온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그것도 개개 인물은 특별한 악의 없이 그냥 자기 욕망이나 신념에 따라 움직였을 뿐인데 그게 하나하나 쌓여 결국 도시의 멸망이라는 파국으로 간 점이 아주 비극에 어울리는 전개였습니다. 아마 일행 단위로는 나오기 어려웠을 얘기라는 점에서 일행 개념에서 벗어난 놀이의 가능성을 보여주면서도 인연과 사건의 긴밀한 연계는 공동 서술의 의의를 잘 살렸죠.

어쨌든 결과적으로 참 즐거운 오후였습니다. 드디어 폴라리스를 다시 잡아봤어 엉엉 초대해 주고 주최측으로 고생한 제프와 모나, 그리고 같이 플레이한 패티와 숀 부부에게도 감사해요~ 그러고 보니 우리가 플레이하는 중 모나가 집에 돌아왔을 때 대화가 잊허지지 않는군요.

제프: (문을 열어주며) 여보 나 여자 두 명 임신시켰어. 여자 아버지한테 붙잡혀서 억지로 결혼해.
모나: 음, 그랬어? 에익 나도 폴라리스 플레이하고 싶었는데!

다음에는 꼭 플레이할 수 있길..(...)
2008/02/04 13:06 2008/02/0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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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08/02/05 0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겁게 하셨다니 정말 부럽습니다.

    그나저나, 다른 참가자 분들은 모두 커플이셨군요.(솔로! 솔로!) 부부가 함께 같은 취미를 즐기는 것, 멋지고 부럽네요.

    • 로키 2008/02/06 00:16  댓글주소  수정/삭제

      예, 정말 재밌었어요.^^ 솔로의 기치를 드높이며..ㅡㅡv 스토리 게임 쪽에 RPG 전반에 비해 여자가 좀 많은 느낌도 들고요. 앞으로도 사정이 된다면 TRPG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2. Asdee 2008/02/05 1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드디어 TRPG도 하셨군요^^ 3시간 반 동안 하나의 대장정을 끝내시다니 대단해요. 등장인물도 많은데 굉장히 매끄럽게 잘 마무리됐네요.

    @ 미카르가 엘사피를 죽였다가 다시 뒤에선 마이자르가 살인범이라고 나와서 약간 헷갈립니다.. 괜찮으시면 설명을 좀.. (;ㅁ;)

    • 로키 2008/02/06 0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들 워낙 손발이 척척 맞아서 진행이 잘 됐어요. 룰도 많은 도움이 됐고요. 지난 장면에서 뭘 어떻게 끌어올까, 이건 이렇게 되면 멋지지 않을까 하고 서로 제안을 주고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림이 나오더라고요.

      마이자르/미카르 부분은.. 실수입니다. (도주) 플레이 도중에도 종종 헷갈려서, 이름 너무 비슷하게 지었다고 남성 동지 두 분이 구박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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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한님과 스카이프로 한 달을 쏘다 (Shooting the Moon) 2인 플레이입니다. '달을 쏘다'는 삼각관계를 그리는 RPG로, 두 구애자가 사랑하는 이와 맺어지려고 경쟁하는 내용입니다. 이번 플레이 배경은 비스트 헌터 (Beast Hunters)의 첼'쿠리 부족을 느슨하게 기반으로 했습니다.

배경을 잠시 설명하자면, 여자들이 이끄는 모계 사회인 첼쿠리 부족들은 여자들이 같이 아이를 낳고 싶은 남자를 스스로 고릅니다. 이 플레이에서 부족의 두 청년 검은뿔과 천둥구름은 부족의 젊은 지도자 중 하나인 솔꽃의 간택 선택을 받으려고 경쟁합니다.

시트 보기


플레이 내용

천둥구름은 솔꽃의 마음을 얻으려고 부족의 땅 근처 교역로를 통과하는 상단을 혼자 약탈해 그녀에게 전리품을 바치려고 합니다. 너무 많은 수에 혼자 덤볐던 그는 위기에 처하지만, 그의 계획을 눈치챘던 솔꽃이 전사들을 이끌고 와서는 계곡 벽에서 뛰어내려 그와 나란히 싸웁니다. 두 사람은 천둥구름의 괴조를 타고 전사들과 합류해 함께 약탈을 성공시킵니다.

검은뿔은 마을 광장에서 솔꽃의 경쟁자들에게 모욕을 주며 솔꽃이야말로 부족을 이끌 자격이 있다고 역설하지만, 오히려 솔꽃은 남자의 도움이 필요한 나약한 지도자라는 모욕을 듣게 됩니다. 검은뿔의 어머니가 그들을 꾸짖어서 자리는 모면하지만, 대신 검은뿔은 어머니에게 의존하는 전사 소리를 듣습니다.

천둥구름은 혼자만의 장소인 절벽에 솔꽃을 데려와 꽃을 꺾어주며 둘이 좋은 시간을 보냅니다. 이때 어머니가 올라와 내 원수의 딸과 무슨 짓이냐며 솔꽃에게 욕설을 퍼붓고 두 사람을 떼어놓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천둥구름은 이제 아이가 아니라며 어머니를 뿌리치고 솔꽃을 뜨겁게 포옹합니다.

친구들을 이끌고 사냥을 나간 검은뿔은 맘모스에게 밟힐 위기에 처하지만, 침착하게 맘모스의 어금니를 피하며 솔꽃의 도움을 받아 창으로 맘모스를 잡는 용맹을 과시합니다. 괴조 타고 나타났던 천둥구름은 완전히 새됐어염 흑흑

맘모스 사냥 후 한동안 사냥감이 줄어들고 약탈도 실패하는 등 불운을 겪은 부족은 샤먼에게 신탁을 청하고, 조상신이 씌운 부족의 샤먼은 저주받은 자를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솔꽃은 부족보다 앞서 천둥구름과 그 어머니의 집으로 달려가 피하라고 경고하지만, 천둥구름의 어머니는 솔꽃의 수명을 바치며 악령을 불러 부족민들을 죽이려고 합니다. 그러나 천둥구름이 간절하게 조상신을 불러 악령을 물리치자 부족은 그의 용기와 헌신을 인정합니다.

한편 부족의 어려움을 틈타 적대 부족이 쳐들어오자 (생각해보니 도망친 천둥구름의 어머니가 충동질한 걸 수도 있겠군요) 검은뿔은 전사들을 이끌고 맞서 싸우지만, 그의 친구 중 하나에게 배신당해 죽을 위기에 처합니다. 검은뿔의 옛 친구는 적대 부족에게 부족의 땅을 넘기고, 솔꽃은 검은뿔을 구해 피신시킨 후 부족의 시련에 함께하고자 돌아갑니다. 목숨을 건진 검은뿔은 부족의 땅과 솔꽃을 되찾을 집념을 불태웁니다.

천둥구름은 약탈에서 얻었던 재물로 용병을 고용해 쳐들어가고, 적대 부족이 용병들과 맞서 싸우는 동안 검은뿔은 부족 생존자 중에 선발한 결사대와 함께 침입해 광장에서 결전을 벌입니다. 솔꽃이 괴력으로(..) 탈출해 검은뿔과 나란히 싸우는 동안 천둥구름은 괴조를 타고 나타나 솔꽃과 재회의 기쁨을 나누고, 검은뿔은 적대 부족의 수장 붉은사자를 쓰러뜨립니다.

이때 천둥구름의 어머니가 불렀던 악령이 다시 나타나지만, 검은뿔이 조상신을 불러 두 신은 전투를 벌입니다. 혼란 중에 천둥구름의 어머니는 솔꽃을 죽이려고 하지만 천둥구름은 차마 어머니를 다치게 하지는 못하고 자기 몸으로 칼을 받아냅니다.

솔꽃은 천둥구름의 어머니이니까 이번은 살려주겠지만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고 경고하고, 천둥구름의 어머니는 아들이 쓰러진 모습에 복수의 허망함을 깨닫고 사라집니다. 검은뿔은 부족 전사대의 수장으로서 부족의 주요 인사가 되고, 솔꽃은 회복중인 천둥구름에게 찾아가 용맹한 미래의 전사를 낳고 싶다면서 함께 아이를 만듭니다. 그리고 다소 심경이 복잡한 검은뿔에게 부족의 전사는 많을 수록 좋다는 말로써 훗날을 기약합니다.

감상

이것도 엄밀히 말하면 온라인상으로 했으니 ORPG입니다만, 목소리로 해본 RPG는 처음이었습니다. (이건 TRPG! Telephone Role-Playing...(퍽퍽)) 무엇보다 정말... 빠르더군요. 또 다른 달을 쏘다 플레이인 '수석 기사'는 3회 하고서 이제 최종 장면을 남겨두고 있는데, 이번 것은 인물 제작, 규칙 설명까지 다 해서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만에 후딱 끝났으니까요. 채팅으로 했으면 정말 밤새 했어도 끝날까 말까 했을 텐데 말이죠. 확실히 빠르고 가볍게 하기에는 음성 플레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 채팅 플레이에 비해 깊이는 좀 덜하다는 느낌도 들었던 게, 별로 자세한 RP는 없이 모든 걸 요약으로 빨리 넘긴 면도 있었거든요. 속도가 워낙에 빨랐던 것은 그런 것도 작용했겠죠. 일단 말이 글보다 빠르고, 또 자세하게 하지 않고 요약으로 넘기기도 했으니 속도상 이점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요. 대충대충 넘어간 데는 저는 말로 한 RPG는 처음이었고 승한님도 오랜만이었던 점도 작용했을 것 같긴 합니다.

어쨌든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둘이 경쟁하고 왁자지껄하게 떠들면서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재미가 말하자면 보드게임과 RPG의 장점을 둘 다 취한 느낌이었달까요. (이렇듯 RPG의 범주를 넘어서기도 하는 이야기 중심 규칙들 때문에 이야기 게임이라는 범주가 생긴 걸로 압니다.) 그러면서도 인물 공동 제작 규칙의 영향인지 사랑하는 이와 양쪽 구애자 인물 모두에게 애착을 느꼈습니다. 아마도 독점적으로 제작한 인물들이었다면 상대방 구애자에 대한 애정은 훨씬 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제작 규칙 때문에 상당히 대조적인 인물이 되는 두 구애자의 대비로 인한 긴장도 흥미로웠고, 서술에 세 사람의 특성치, 능력치 등을 엮어넣는 제약을 받다 보니 인물 설정이나 앞 이야기하고 이어지는 과정이 참 재밌었습니다. 천둥구름의 어머니와 그녀가 부른 악령이 주요 악당이 된 점이라든지, 검은뿔이 설전을 펼쳤던 바로 그 광장에서 적대 부족의 수장을 쓰러뜨렸다든지 하는 식으로 같은 극적 요소가 계속적으로 등장하고 이어지면서 그 의미를 더해간 점이 좋은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이런 식의 플레이는 장기 캠페인에 대한 기본 전제를 벗어나서 플레이를 부담 없이, 거의 오락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준비 없이도 서로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구조,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짤막한 형식 등이 그렇죠. 그런 의미에서 '달을 쏘다'는 장기 캠페인을 할 사정이 안 되더라도, 혹은 가벼운 단편 이나 단기 플레이를 하고 싶을 때 적합한 규칙인 것 같습니다.

정말 만족스러운 플레이였고, 앞으로도 이렇게 가벼운 기분으로 쉽고 빨리 할 때는 종종 스카이프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러 사람이 하면 좀 헷갈리기 시작할지도 모르겠지만요.)

승한님 MSN 메시지

그런 소리는 또 처음 듣는구려


승한님 목소리도 귀여웠어요..캬캬. 좋은 플레이 감사합니다! ^^
2008/02/02 05:18 2008/02/02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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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sdee 2008/02/02 0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성 플레이 멋지네요^^; 진행속도가 빠르다니 왠지 솔깃합니다. 그래도 역시 얼굴을 맞대고 열혈을 불태우는(?) 그 느낌이 날지는 모르겠지만서도.. 하하하

    @ 다음엔 이제 웹캠까지 동원되는 것일까요? ㅎㅎㅎ

    @@ 인터넷 기반 채팅이라면, 뭔가 실시간 목소리변조(-_-;) 같은게 가능하면 재밌을 거 같기도 해요.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 로키 2008/02/02 21:59  댓글주소  수정/삭제

      실시간 음성변조 멋지겠는걸요..ㅋㅋ 찾아보면 그런 것도 있을지도요. TRPG하고 어떨지는 모르겠네요. 마침 오늘 평생 처음(!) TRPG를 해보게 됐으니까 비교해보도록 하죠.^^

  2. 검은뿔 2008/04/25 09: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런. 와우하는 검은뿔이라고 합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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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환님이 참가하실 수 없어서 나머지 두 분 참가자와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스타워즈 세계에서 잠시 벗어나 도전자 (Contenders)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배경은 서울, 주인공은 자기가 자라난 고아원을 지키려는 김현석, 결핵에 걸린 여동생 병원비를 내려고 백방으로 뛰는 이지형, 촉망받는 프로 지망생이었지만 일단 술집에 다니는 애인 지현의 빚부터 갚아주려고 내기 권투에 뛰어든 최동주 셋입니다.

요약

현석, 지형, 동주는 각자 사정으로 공사장 인부 일, 편의점 아르바이트, 프로 선수 스파링 상대 등 돈을 버느라 바쁘게 뛰어다닙니다. 현석은 많은 돈을 받고 프로 권투선수를 습격해서 시합을 할 수 없도록 부상을 입히고, 서로 얼굴은 알아보지 못한 채 그를 막으려던 동주에게서 도망칩니다.

이후 동주는 안씨가 하는 허름한 체육관에서 트레이너 일을 하며 돈을 좀 벌고, 주먹 휘두르는 것밖에 모르던 현석에게 제대로 권투를 가르칩니다. 현석은 동주의 목소리를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 지형은 잠도 못 자가며 일을 하던 중 편의점에 든 강도를 막다가 다칩니다.

시합이 잡혔다는 연락을 받은 현석과 동주는 서로 시합 상대라는 것을 알고 놀라지만, 둘 다 꼭 돈이 필요해서 시합을 하기로 합니다. 동주를 '최 선생님'으로 모시는 현석은 동주의 시합 준비를 돕기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다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한 지형은 시합을 보러 와 동주에게 돈을 걸지만, 현석은 3라운드에서 심판 몰래 반칙으로 결정적인 승기를 잡습니다.

현석의 반칙을 똑똑히 봤던 지형은 심판이 현석의 손을 들어주기 전에 뛰쳐나와서, 아무리 성실하고 정직해도 얻는 게 없는 자기 처지에 울분을 참지 못합니다. 시합에 이긴 현석은 동주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지만 동주는 승자로서 당당해지라고 말합니다. 지현을 위해서라면 이 진흙탕도 참아낼 수 있다고 속으로 되뇌이며...

다음날, 지형이 또 병원비를 늦게 내며 간호사의 닦달을 견뎌내던 중 전날 시합의 상처 때문에 병원에 온 동주가 간호사에게 한 마디 하고, 지형의 여동생 민영의 담당의가 마침 나와 지형의 편을 듭니다. 이 의사는 동주가 프로를 지향하던 시절부터 알던 사람인 것이 밝혀지고, 동주와 지형은 서로 인사합니다.

감상

이전에 미묘군과 일상물 RPG 얘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제 경험 중 일상물에 가장 가까운 게 이 플레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좀 막장 처절 일상(..)이긴 하지만 일, 인간관계, 훈련 등 장면 유형 때문에 자질구레하고 구질구질한 얘기들이 꽤 비중이 있었습니다. 좀 거창하게 말하면 일상 속의 감동?

그런 면에서 권투 시합 장면은 일상의 구차함을 벗어나는 의미가 커보였습니다. 비참한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꿈을 표상하는 한편 (돈 때문에 왔다고 스스로 다짐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열광하는 지형의 모습에서 그런 점이 잘 드러났죠) 그런 몸부림을 압축적으로 나타내기도 하고요.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의 굴레라는 긴장이 재밌었습니다. 따라서 수적으로는 적어도 극적 비중은 큰 시합 장면의 비중을 비교적 세세한 규칙으로 표현한 것은 규칙 설계상 좋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시합 장면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라운드별로 어떤 전술을 선택할까, 희망과 권투 능력 등 자원은 어떻게 관리할까 생각하고 카드 결과를 기다리는 스릴이 말이죠. 특히 반칙을 선택한 3라운드 때는 서술권이 안 나오면 큰일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이런 경쟁적 요소는 보드 게임 같은 느낌도 들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희망을 태워서 끈기를 회복한 때처럼 규칙이 열혈스런 연출을 유도하기도 했고요.

김현석: '질 수 없어... 질 수 없어, 절대로!'
김현석: 그는 꺾이는 다리를 억지로 버티며 조명이 눈부신 천장을 올려다본다.
김현석: '원장님.. 모두들...!'
김현석: (희망 1 태워서 끈기 2 회복합니다)

기본적으로 개별적인 각 주인공의 이야기가 엮이는 과정도 재밌었습니다. 서로 인간적 교감을 느끼면서도 묘하게 악연으로 얽혀가는 동주와 현석이라든지, 동주와 현석의 시합 속에서 자기 삶의 모습을 엿본 지형의 모습 등. 그런 교차하는 감정과 주제가 있으니까 일행 없는 플레이에서도 집단 서술의 의의가 살아났고, 일행으로서는 다루기 어려운 얘기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즐거웠습니다.

저로서는 진행자 역할에서 벗어나 준비나 진행의 부담이 없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그때그때 재밌겠다 싶은 게 있으면 제안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제가 좋아하는 묘사나 다양한 인물 담당도 할 수 있다는 점은 금상첨화! 그러면서도 내가 모두를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낄 필요도 없었고, 이야기가 굉장히 즉흥적으로 만들어지는 규칙인 만큼 미리 생각하거나 준비할 것도 없으니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그 외에 별이 지다에서도 했던 야자타임(?)도 괜찮게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플레이 내 서술과 플레이 외적 대화를 구분하는 수단도 되고, 소설적인 느낌도 나고요. 재밌는 플레이에 함께한 두 분께 감사드리고, 저는 다음에 이어서 할 기회가 있어도 재밌을 것 같네요.
2008/01/21 21:19 2008/01/21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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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탈길 2008/01/23 03: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Contenders라는 것은 룰의 이름인가요? 매번 다양한 시도를 하시는 것 같아요. 그 열정이 부럽습니다.

  2. Asdee 2008/01/23 17: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흥미롭네요-. 인물들이 다들 처절한 배경을 안고 있어서 참 헝그리한 느낌입니다;;

    @ 그러고보니 블로그 URL이 어느샌가 바뀌었군요. storygames.kr이라.. 인디 RPG를 많이 다루는 면이 함축된 듯^^;

  3. 비밀방문자 2008/01/23 1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4. 로키 2008/01/24 02: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sdee// 역시 권투는 헝그리해야 제맛! (..)

    스토리 게임은 일부 인디 RPG와 겹치는 분류이기도 하지만 다른 RPG (그리고 다른 놀이)에도 극을 신경쓰는 규칙은 많고, 또 이야기는 규칙과 상관없이 어떤 놀이에든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겨나는 이야기와 이야기 생성 과정 등을 다뤄보자는 의미에서 도메인과 제목을 바꿔봤습니다.^^

    Wishsong// 훗훗 그런 거죠. (..)

  5. 시수리 2008/01/27 20: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이거 멋지네요.

    글만 읽다가 댓글 달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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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위험한 사랑의 상상은 날 위안한다
결국은 허무하게
모래처럼 날려 사라질
소진할 열정의 달콤한 폭주

차갑고 농밀한 나의 열정이
내 눈 먼 영혼을 잠식하면
뜨겁고 농염한 죄의 입맞춤
타락의 나락, 그 황홀

- 나는 위험한 사랑을 상상한다 (김윤아 노래)

요약

젊은 요정 군주 레드리스는 요정들의 성소인 아르베스 숲에서 황녀 아르테미시온과 깊어가는 감정을 느끼지만, 다음 황제에 대한 결정이 내려지면서 아르테미시온은 곧 죽을 운명이 됩니다.1 레드리스의 사촌형 나이라하는 아르테미시온과 연을 끊으라고 레드리스에게 경고하고, 레드리스는 자신의 마음 때문에 갈등합니다.

요정 기사 핀웰은 제국에 대한 반란군을 색출하러 와일드 헌트를 이끌고 요정 기사들과 함께 한 인간 마을을 살육합니다. 핀웰의 인간 부하인 요르문트는 학살에 경악하고, 몰래 인간 어머니와 어린아이를 탈출시켜주다가 발각당합니다. 핀웰은 요르문트의 간청대로 그들을 살려주는 대신 요르문트에게 미래에 자신의 요구 세 가지를 들을 것을 맹세하게 합니다.

세월이 흐른 후, 레드리스의 대녀 스즈는 오라비 렌과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가 이를 알게 된 전 약혼자 세이야가 렌을 눈앞에서 살해하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레드리스는 때마침 난입(!)해 세이야가 스즈마저 죽이는 것을 막고, 렌의 죽음은 병사로 처리하고 시체는 화장하도록 지시합니다. 스즈는 렌과 사랑을 속삭이던 이니스 강변으로 혼자 떠납니다.

다시 레드리스와 핀웰의 시간대로 돌아와서, 아르베스 숲과 주변 마을의 요정 수호자인 펜나르는 인근 마을 사람 자비에르의 다급한 애원으로 '꽃의 귀부인'이라는 요정이 여신을 위한 제물로 납치해간 자비에르의 아들을 구출하러 달려갑니다. 펜나르는 오래 전에 사랑하는 사이였던 꽃의 귀부인에게 아이를 되찾으려고 분투하지만 결국 그녀의 환술과 자신의 마음에 지고 맙니다. 꽃의 귀부인이 자비에르를 조종해 아들의 목을 졸라 죽이게 하는 동안 펜나르는 자비에르의 절규와 죽어가는 아이는 아랑곳도 하지 않고 꽃의 귀부인과 사랑을 나눕니다.

감상

정말 뭐라고 형언하기 어려운 첫 플레이였습니다. (...) 공통적인 평가는 일단 '재밌었다'입니다. 상당히 감정적으로 몰입도 되고, 장면들도 짤막짤막하지만 극적이고요. 아무도 혼자서는 생각해낼 수 없었을 서술이 4인 사이의 밀고 당기는 긴장 속에서 나오는 과정이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전통적인 진행자 중심 구조에서는 사실 자기 주인공이 등장하는 차례가 아니면 참가자의 완전한 관심을 기대하기 어려운 반면, 폴라리스처럼 권한 분산형 플레이에서는 자기 주인공이 나오는 장면이 아니어도 각자 역할이 있으므로 장면 하나하나마다 굉장히 관심도가 높았습니다. 마음 (주인공 조종)보다 달그늘 (주인공의 적과 시련 조종)이 더 재밌었다는 얘기도 나오고요.

진행자 중심 구조는 일행 개념과도 직결되는데, 폴라리스에서는 일행 개념을 파괴해서 집단 모험 형식으로는 하기 어려운 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사실 개개 주인공에 초점을 맞추는 장면들 진행하면서 일행을 유지하기는 좀 어려우니까요. 일행 구조를 벗어나고 나니 내밀한 감정과 인간관계, 성적 영역을 다루는 등 이야기 자체의 성격이 달라진다는 점도 재미있었어요. 일행이 있으면 아무래도 모두의 모험이 초점이 되지 개별 주인공의 감정과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기는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 재미에 중요했던 요인은 물론 사람이었다고 봅니다. 참가자 4인이 서로 친하고, 호흡도 잘 맞고, 감각도 있고, 배경과 인물에 대해 관심이 깊은 점이 재미의 원동력이었겠죠. 규칙이나 구조는 그런 능력과 관계를 보조해주는 도구였고요.

레드리스 장면은 아무래도 처음이었던 만큼 규칙에 익숙해지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인물의 행동 뿐만 아니라 그 행동의 결과까지 서술한다는, 다른 RPG하고는 근본적으로 다른 전제에 익숙해져야 하기도 했고, 또 서술권의 경계를 확고히 하는 등 준비체조 성격이 강했죠. 그러는 동안에도 뱀프님의 훌륭한 묘사라든지 젊고 순수한 레드리스의 감정 표현, 국가의 건설 캠페인 때부터 비련의 주인공으로 관심을 모았던 아르테미시온의 아련한 슬픔이 깔린 천진함 등이 와닿더군요.

핀웰 장면은 이제 좀 더 폴라리스의 규칙과 구조에 익숙해지면서 4인이 밀고 당기는 극적 긴장이 더욱 극명하게 살아났습니다. 와일드 헌트의 섬뜩한 아름다움, 요르문트에 대한 핀웰의 집착 등 요정의 어두운 면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했죠. 네 명이서 각자 다른 역할로 척척 손발이 맞는 점도 멋졌고요.

스즈 장면은 결과가 대체로 정해진 것이라 자유도는 좀 제약이 있었지만 감정의 깊이는 상당했습니다. 스즈의 복잡한 심리라든지 세이야의 광기, 아르테미시온의 죽음 이후 사람이 달라진 레드리스의 이중인격(..) 등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인연과 감정이 짧은 장면에도 잘 나타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스즈를 괴롭혀줄 일이 기대됩니..(퍽)

펜나르 장면은... 펜나르는 선량한 녀석이었는데! ;ㅁ; 역시 폴라리스에는 그딴 거 없다는 걸 절감했어요..(...) 자비에르 아들은 죽기로 되어 있었으니까 역시 자유도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나름 펜나르를 위해 최선을 다해 교섭했습니다. 폴라리스의 극적 긴장은 각자 자기편을 위해 서술을 힘껏 끌고가는 데서 나오니까요. 정해진 역사에서 벗어나 마음껏 싸울 수 있게 되면 또 어떤 게 나올지 기대되네요.

그래도 결국 펜나르가 자기 마음에 진다는 건 아이가 죽는다는 결과에 부합하기도 하고, 인간에 대한 애정과 카라에 대한 마음 사이에 있는 갈등도 표현하니까 적당한 데서 항복했습니다.  무엇보다 너무 멋진 장면이었으니까요! 자비에르를 조종해 애를 죽인다는 엔님의 발상도 압권이었고요. ㅡㅡd

정말 즐거운 플레이였고, 함께해주신 세 분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도 재밌게 플레이해요~


주석
2008/01/05 14:05 2008/01/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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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폴라리스 리플레이 - 별이 지다 1화

    Tracked from The Adamantine Watchtower of... 2008/01/07 13:16  삭제

    리플레이 자료는 로키님의 블로그&nbsp;http://www.blog.storygames.kr/2128060 에서 따왔습니다.1. 사전&nbsp;소개폴라리스(Polaris)는 벤 레만이 제작한 인디 RPG로, 3~5인의 참가자가(기본적으로 4인)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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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08/01/06 01: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운하 관련 농담이 모두 편집되었군요! 제 정체성의 절반이 (;ㅁ;)

    그리고 핀웰의 대사 중에서 "우리의 검과 노래 앞에 그 누가 물러서리?" 를 "물러서지 않으리?" 로 바꿔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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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한님과 지난주에 한 꼬마 미우 구하기 단편을 완결했습니다. (2 세션이 걸렸으면 단편은 아니려나요?) 1편은 여기에 있습니다.

요약

비행기 밀항까지는 성공하지만 곧 발각당한 미우는 티엔이 시키는 대로 망명 신청을 합니다. EU에 도착해서 티엔이 있는 이식물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러 가는 이송 과정에서 미우는 납치당해 빼돌려지고, 베트남 정보부 소속의 부이치운에게 사건의 진상을 듣게 됩니다. 미우는 뇌하수체에서 귀중한 약물이 될 성분을 분비하는 실험체이며, 티엔은 태평양 전쟁 후 미수거 상태에서 도난당했다가 프로그램을 조작당해 미우를 빼돌리는 데 이용당했다는 진상을...

티엔은 조국의 명령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이 프로그램 조작이었다는 사실에 어안이 벙벙하고, 미우는 자신을 속인 티엔을 원망합니다. 티엔은 미우가 듣지 못하게 부이치운과 얘기한 결과 5년 후 미우가 다 자라고 약물이 완성되면 미우는 뇌하수체를 제거당하고, 과한 비용 문제로 새 뇌하수체 이식 없이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크게 동요합니다.

부이치운은 미우를 데리고 이동하면 발각당하기 쉬우니까 티엔에게 미우를 접선 장소로 데려가라는 명령을 내리고, 미우를 찾고 있을 EU 경찰을 피해 접선 장소로 바로 이동하는 프로그램을 티엔에게 입력합니다. 티엔은 새 프로그램에 의지력으로 잠시 저항하면서 미우에게 조금 있다가 자신이 무슨 말을 해도 믿지 말라며, 접선 장소가 아니라 EU 경찰에게 가라고 당부합니다. 그리고 꼭두각시 인터페이스를 스스로 망가뜨리지요. 이윽고 프로그램에 장악당한 티엔은 미우에게 경찰을 피해 접선 장소로 가라고 명령합니다. 미우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몰라서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EU 경찰에게 발각됩니다.

망명 신청을 법원에서 심사한 결과 미우는 EU법에 따라 처분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닌 2등 시민의 권리를 인정받고, 베트남 정부는 5년 후 미우에게 새 뇌하수체 이식 수술을 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옵니다. 이 사건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 기부금만으로도 수술비는 충당하고도 남게 되지만요.

마지막 장면에서 미우는 이후 5년 동안 자신의 권리를 보호해줄 법원 지정 후견인과 대면합니다. 처음 보는 사람을 보고 의아해하던 미우는 이윽고 바이오쉘에 다운로드된 티엔을 알아보지요. 기쁜 재회는 곧 티엔의 무릎에 웅크려 행복하게 자는 낮잠으로 이어집니다. (...)

감상

지난 화에 진행자 없이 하다 보니 어느 쪽도 외부 세계에 대한 권한이 없어서 진행이 느려진 현상 때문에 이번 화에는 번갈아가면서 진행자 역할을 맡고, 이의를 제기하거나 추가할 것이 있을 때, 혹은 진행자도 잘 모르겠을 때 페이트 챠트를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덕분에는 이번에는 훨씬 속도감이 있었습니다. 반드시 전통적인 의미의 진행자가 필요하다기보다는 서술권에 공백이 생기면 곤란하다는 걸 느꼈달까요. 그런 의미에서 미딕은 진행자 없이 할 수는 있지만 진행자가 없어서 생기는 서술권의 공백을 충분히 채운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화에서 제일 멋졌던 진행은 승한님이 하신 부이치운의 폭로 장면이었습니다. 부이치운을 티엔의 옛 동료로 설정하고 티엔의 과거를 만들어서 티엔의 극적 중심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고, 미우의 죽음에 대한 갈등을 설정해서 티엔에게 '조국에 대한 복종'이라는 AI다운 (그리고 인간다운) 가치와 '저항할 수 없는 생명 보호'라는 인간다운, 그러나 AI답지 않은 가치 사이에 충돌을 유도한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RP는 티엔의 인격 (AI격?) 분열 부분. 프로그램에 저항하는 AI라는 줄거리는 흔하긴 하지만 시사점이 많은 갈등이고, 한편으로는 AI의 프로그램은 인간이 받는 명령에 대한 좋은 상징이기도 해서 흥미롭죠. 자신이 조금 있다가 무슨 말을 하든 믿지 말라고 호소하다가 프로그램에 저항할 수 없게 되자 싹 말이 달라지는 게 참 재밌었습니다.

제일 조마조마했던 대목은 티엔이 프로그램에 저항하는 판정을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실패하면 미우가 죽을지도 모르니까요. 지난번에도 얘기했던 것이지만, 가상현실을 표현하는 규칙은 극적 욕구를 다루지 않아서 실패가 성공보다 재미없어지는 판정 스트레스가 종종 생기더군요. 이번 화에도 그런 충돌을 꽤 심하게 느꼈습니다. 가상현실 표현 규칙이 극적 욕구를 받쳐준다기보다는 극적 욕구에 저항한다는 인상이었달까요.

최종적으로는 저야 원하는 해피엔딩이 나와서 좋았지만, THS의 비정함을 보여주는 미우의 죽음을  은근히 바라셨던 피도 눈물도 없는 (?!) 승한님은 어떠셨을지 모르겠네요. 극적 흐름이나 요소를 다루는 규칙이 없으면 참여자 사이에 생기는 극적 욕구의 충돌을 해결하는 것은 순전히 참여자 사이 의사결정 구조에 맡겨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인간관계의 연장선인지라 서로 적당히 양보하거나 포기하기도 하지요. 이번에 승한님이 그러셨듯... 그런 의미에서 모두의 극적 욕구를 끌어내고 최종 전개에 반영한다는 점이 극을 직접 다루는 규칙의 중요한 효용이 아닌가 합니다.

가상현실 표현과 극적 요소 조작이라는 두 목표 사이에 생기는 긴장 관계가 또 드러난 부분이라면 승한님과 제가 판정을 보는 관점의 차이였습니다. 저는 판정을 갈등 판정 개념으로 보고 하나의 극적 결과가 판정으로 정해졌으면 그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판정을 하는 건 판정의 의미를 희석한다고 보았지만, 승한님은 행동 판정 개념으로 보시고 판정은 극적 결과 (미우가 죽느냐 사느냐)가 아닌 단일 행동의 결과 (미우가 티엔의 새 명령에 넘어가느냐 안 넘어가느냐)를 정하는 것으로 보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미딕도 행동 판정 규칙이니까 규칙상 옳은 쪽은 승한님의 관념이었지요.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한 플레이였고 개인적으로는 신뢰와 인간성 등의 문제를 다룬 전개도 좋았습니다. 미우도 무척 귀여웠고, 티엔 RP도 재밌었고요. 다만, 판정이 때로 재미를 지원한다기보다는 방해한다는 느낌이 드는 점은 아쉬웠습니다. 지난 화에서도 얘기했듯 의외성을 만들어낸다거나 무작위 키워드로 발상을 자극하는 규칙은 도움됐지만요. 예를 들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납치당한 것도 d10을 굴려서 나온 장면 중단의 결과였죠. 무작위성 없이는 생각하기 어려웠을 전개가 나온 점은 무척 유용했다고 봅니다.

잡상

아마 전쟁 중 프로그램 손상이랑 도난 후 조작, 부이치운이 한 패치와 그에 대한 저항, 그리고 스스로 꼭두각시 인터페이스를 망가뜨린 여파 등등으로 티엔의 프로그램은 골병이 꽤 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우와 대면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프로그래밍에 구멍이 많이 났다는 언급도 그런 의미에서 한 것입니다.

손상된 프로그래밍을 재구성해서 복구해 주겠다는 제안도 있었겠지만, EU에서는 SAI도 인권이 있으니까 티엔 본인이 거부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제 자기 프로그램에 대한 외부 개입은 되도록 줄이고 학습 루틴으로 스스로 배워가겠다는, 말하자면 인간성에 한 발짝 다가가겠다는 티엔의 결심이랄까요. 미우를 만나고, 미우의 생명을 구하려고 명령과 프로그래밍까지 거부한 사건은 그만큼 그를 많이 변하게 한 것 같습니다.

베트남에 대한 티엔의 애국심이나 나노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이 변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내지는 그쪽 프로그래밍까지 손상되지는 않았을 것 같지만), 적어도 유럽 체류는 자아 개념부터 정치적 신념까지 모든 것을 곰씹어볼 기회는 되겠죠. EU의 좌파 정치활동에 가담한다든가 지능 향상 동물과 AI의 권리 신장 활동을 하는 티엔을 생각하는 것도 나름 재밌군요. 이것이야말로 THS! 라는 느낌이기도 하고..^^
2007/11/27 00:33 2007/11/2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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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dowan 2007/11/30 22: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즐겁게 읽었습니다. 해피엔딩 해피엔딩!!
    역시 실패가 재미없어지는 문제를 다른 식으로 해결하면 더 즐거운 플레이가 될거 같습니다.

    • 로키 2007/12/01 01:52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역시 해피엔딩은 좋은 것 (?)

      실패를 즐겁게 하는 문제는 사실 갈등 판정의 개념을 도입하기만 해도 많이 해결되는 문제 같고, 그건 판정 시스템과 상관 없이 적용할 수 있겠죠. 다만 가상현실 판정이라면 가상현실을 손상하는 면이 있을지도요. 예를 들어 도약 기능은 절벽을 뛰어서 건널 성공 확률을 얘기하지 절벽을 건너뛰는 데 실패하면 어떻게 될지 정하는 의미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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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휴먼 스페이스 (Transhuman Space) 배경으로 미딕 (Mythic) 규칙을 사용한 플레이를 해보았습니다. 주인공은 다음 두 명입니다.

새끼고양이

냐~

하나는 지능 향상 아기고양이 미우, 또 하나는 현재 미우의 뇌에 이식된 인공 지능 이식물입니다. 정말 하드 SF나 동화가 아니면 어려울 것 같은 엉뚱하면서도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설정이었습니다.

이야기는 베트남의 한 실험실에 있던 지능 향상 고양이 미우 (처음 시작했을 때는 '키티')가 낯선 차에서 깨면서 시작합니다. 머리는 아프고 눈앞에는 느닷없이 인터페이스 디스플레이가 보이는 키티가 어리둥절해하는 동안, 차량에 폭탄이 설치된 것이 발견되면서 모두가 대피해서 나옵니다. 그때 갑자기 머릿속에서 낯선 목소리가 도망가라고 소리치고, 키티가 머뭇거리자 강제로 몸을 조종해서 공항으로 도망시키지요.

목소리의 주인공은 티엔 바 딘. 태평양 전쟁 참전용사로, 고도의 지능과 자아 개념을 갖춘 인공 지능인 그는 키티에게 멋대로 미우라는 새 이름을 지어준 뒤 환태평양 사회주의 연합의 이념과 미우 자신의 생명을 위해 유럽 연합으로 도망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미우는 마음씨 좋아 보이는 유럽 관광객 가족을 발견해 데려가 달라고 설득하는 데 성공하지만 세관에서 압수당할 위기에 처합니다.

미우는 도망쳐서 비행기 하나로 몰래 숨어들지만 미우를 쫓는 사람들은 비행기 이륙을 멈추고, 다시 뛰쳐나와서 출발 직전인 유럽 연합행 비행기를 발견해 화물칸이 닫히기 직전에 뛰어듭니다. 마침내 무사히 유럽 연합으로 향하게 된 미우는 티엔이 틀어주는 군가를 들으며(?) 잠이 듭니다.

재밌게 한 플레이였지만 시간은 꽤 걸렸습니다. 특히 진행자 없이 돌리다 보니 하나하나 질문하고 판정하느라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죠. 그런 면에서 진행자를 포함한 서술권의 확실한 역할 분배는 시간 절약의 이점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일단 누군가 권한을 가지고 서술한 것에 수정이나 추가하는 것과, 어떤 상황이 나왔는데 어느 쪽에도 서술권이 없어서 서로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은 에너지 소모나 처리 시간 면에서 크게 다르니까요.

그래서 돌아가면서 한 장면씩 진행을 하고 상대방이 이의를 제기하거나 추가할 것이 있을 때만 미딕의 상황 판정 규칙을 사용하는 것도 제안했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이의나 추가의 빈도에 따라서는 사실상 전통적 진행자 구조와 다를 게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하나 느낀 점은 요즘 생각하는 것인데, 전에 판정 스트레스 글에서 썼듯 가상현실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 규칙과 극적 현실을 중점적으로 표현하는 규칙의 차이입니다. 전자는 어떤 결과를 바라면서 판정을 하되 그 가상현실의 물리 혹은 논리 법칙에 대비해서 성공 여부를 판정하고, 후자는 물리나 논리 법칙과 상관없이 판정 성패는 극적 결과를 정하고 물리적, 논리적으로는 참여자가 모두 공감만 하면 괜찮은 방식이 보통인 것 같습니다.

미딕은 판정의 극적 의미와 상관없이 그 판정의 논리적 확률에 비교해서 판정한다는 점에서 가상현실 표현이 기반인 규칙입니다. 그러한 논리 확률과 바라는 극적 결과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점에서 판정 스트레스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 점은 어떻게 보면 모든 가상현실 판정과 다르지 않죠. 또 미딕에서는 그 확률을 참가자가 스스로 정한다는 면에서 바라는 극적 결과가 일어나게 확률을 높이는 압력과 자신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확률에 맞추는 압력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우가 화물칸에 뛰어드는 판정은 확률상 굉장히 어려웠지만 저와 승한님 둘 다 성공을 바라는 판정이었는데 거의 실패할 뻔했었죠. '미우가 무사히 탈출한다'하고 '미우가 실패해서 잡혀 죽는다'하고 극적 만족감 면에서 동등할 리가 없는데도 가상현실을 엄격하게 따라가자면 바라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 가상현실 판정의 근본적인 모순이 아닌가 합니다.

반면 장점이라면 실패하면 해악이 따른다는 긴박감, 그리고 참가자가 예상하고 바라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의외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두 가지는 다른 방법으로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요즘 나오는 규칙이 흔히 그렇듯 미딕도 완전히 가상현실에만 의존하지는 않습니다. 판정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극점수가 그 대표적인 예죠. 실제로 미우가 화물칸에 뛰어드는 판정도 극점수를 소모해서 간신히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극점수와 같은 규칙은 이처럼 가상현실과 극적 욕구의 괴리를 어느 정도 좁히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판정 외에 미딕의 다른 일면은 재미있게도 전혀 가상현실이 아닌 극적 현실 제조만을 다루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작위 사건이 발생할 때면 주사위를 굴려서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 적수에 대한 신뢰'라든지 '새로 등장할 인물: 법적 방해자' 등 새로운 상황을 무작위로 제조합니다. 이건 확률을 조작하는 규칙 없고, 앞뒤를 봐서 논리가 맞지 않으면 다시 굴려도 된다는 점에서 판정이라기보다는 생각을 자극하는 창의적 제약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상이 미딕을 사용한 첫 플레이에 대한 제 감상입니다. 2부에서는 미우의 이야기를 완결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재밌는 플레이 함께 해주신 승한님께 감사드립니다~
2007/11/21 01:07 2007/11/21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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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Wishsong 2007/11/21 08: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면과 이야기 자체가 참가자들의 서술로 모든 것이 만들어지고 참가자에 의해 움직이는 만큼, 참가자들의 '이야기 구현 욕구'가 최대한으로 충족되는 느낌이었어요(성공/실패는 둘째로 치고). 또한 단순한 '이야기 만들기'로 그치지 않도록 참가자들이 생각해 내는 이야기들의 실현 가능성을 판정하는 페이트 차트와, '참가자들이 예측하거나 제어할 수 없는 외부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실시하는 랜덤 이벤트 등이 무척 인상 깊었죠.

    아쉬웠던 점은 일단 로키님이 지적하신 시간 걸리는 문제, 그리고 미우가 티엔에게 너무 쉽게(?) 설득되었던 것 같아요. 조금 더 강하게 으르고 어르는 게 괜찮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건 제가 아무 생각없이 'yes'를 한 게 가장 큰 원인이겠죠;

    그리고 한가지 에러 플레이를 발견했습니다. 판정시 십의 자리 숫자-일의 자리 숫자가 일치하게 되면(11, 22, 33....) 무작위 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 그걸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무작위 사건은 미딕의 서술에 흥미를 더해주는 만큼, 다음번에는 잊지 않고 챙겨야겠습니다.

    • 로키 2007/11/22 09:43  댓글주소  수정/삭제

      확실히 참가자에게서 직접 서술이 나오니까 진행자에게서 먼저 나오는 것보다 참가자의 의견이 직접 반영되는 면은 있네요. 참가자만 있을 때 서술권의 공백이 생겨서 시간이 걸리는 문제와 확률 결정의 역설적 동기부여 부분은 좀 아쉽긴 하지만, 말씀대로 이야기를 만드는 데 많은 효용이 있는 도구인 것 같아요.

      미우의 반응은 상황상 적절했던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는. 일단 지능이 어린아이 수준인 새끼고양이가 불확정한 상황에 내던져진 상태에서 의지가 확고한 성인이 너의 목숨이 위험하다면서 지시를 내렸으니 자연스러운 반응 아닐까요? 게다가 꼭두각시 기능까지 감안하면 이건 거의 스톡홀름 증후군..(..)

      아, 저도 그 규칙을 잊고 있었네요. 다음번에는 적용해보죠.

  2. 백휘광영 2009/12/14 17: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딘가에서 링크를 보고 흘러들어와서 잘 보았습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시스템이군요

    여담이지만 일반적으로 국제선에 탑승할 동물들에 대하여는 "검역증명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셨다면 조금 혼돈이 덜 하셨을것 같네요^^

    잘 보았습니다.

    • 로키 2009/12/23 08:56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하 그렇겠네요~ THS 세계에서는 지능향상 동물은 어느 정도 인권을 인정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검역증명서는 필요할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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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화이트 호스 8월 4일 플레이 저널입니다.


나가는 길을 제대로 찾았나 싶더니 또 거울이 앞을 가로막는다. 멈칫하자 눈앞의 여자, 그리고 복도에 줄지은 수많은 잔영도 일제히 걸음을 멈춘다.

"이쪽입니다, 여사님."

존의 정중한 안내를 받아, 거울에 눈이 혼란스러워 미처 보지 못했던 길로 방향을 튼다. 옆의, 왼쪽의, 뒤편 오른쪽의 사라도 모두 일사불란하게. 그중 하나가 조금 늦게 움직인 건 착각일까? 돌아보아도 그곳에는 아무도 없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시각각 변하는 만화경에 갇힌 기분. 가까워 보이는 것은 멀고, 왼쪽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오른쪽이다. 자신의 얼굴이 어디서나 자신을 지켜보는 이곳에서 보이는 그대로인 건 아무것도 없다.

거리 감각도, 방향 감각도 혼란시키는 거울의 연속 속에서 하마터면 거울 하나를 들이받을 뻔하다가 가까스레 손을 내밀어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 잠시 손을 마주댄 채 거울 속의 여자를 마주본다. 뒤로 묶은 긴 검은 머리, 넓은 이마와 높은 광대뼈, 조그마한 턱에 작게 다문 엄숙한 입. 값비싸고 수수한 정장 위에 현대적으로 해석한 전통 문양 숄을 세련되게 걸친 모습이 낯설고 낯설다.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어?'

거울의 숲에서 마주친 이름없는 여자에게 무언의 질문을 던진다.

'정말로 생존을 위해 싸우는 거야? 사실 그건 네 탐욕에 붙인 그럴싸한 이름 아닐까?'

여자는 아무 대답이 없다. 어둑한 조명 속에 두 눈은 무표정한 검은 웅덩이. 시야의 구석구석에서 똑같은 얼굴이, 똑같은 표정이 그렇게 마주본다. 보고 싶은 것만 비춰주는 일그러진 욕망의 허상처럼.

"여사님?"

머리가 휘날릴 정도로 빠르게 몸을 돌리자 밤의 파도처럼 검은 머리가 일렁이는 거울과 거울 사이로 열린 출입문을 잡고 선 존의 모습이 보인다. 돌아보지 않은 채 걸어가 존에게 작게 끄덕이며 문을 통과한다. 버려진 슬픈 잔영 하나가 거울에 한 손을 대고 지켜보고 있을까. 그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

그 상상에서 도망치듯 서둘러 밖으로 나선다. 거울 속에 갇힌 채 자신의 허영에 눈을 현혹당하는 공간이 아닌--아니라고 생각해야 견딜 수 있는, 시카고의 탁 트인 거리로.
2007/08/06 23:20 2007/08/06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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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화이트 호스 7월 25일 플레이 저널. 그날 플레이에 흡혈 장면이 있어서 그 부분을 확장해본 것입니다. 살짝 외설적인 부분도 있지만, 너무 약간이어서 이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은 신경도 안 쓰시리라 믿습니다. (음?)


온기.

입안을 가득 채워오는 피를 삼키며 사라는 그 그리운 따뜻함에 자신을 내맡겼다. 평상시에는 얼마나 갈망해 왔는지도 미처 모르다가, 흡혈의 순간이 되면 모든 감각과 존재 자체를 함몰하듯 덮쳐오는 생명의 온기... 그 짜릿한 감미로움은 차디차게 죽은 신체에, 잿빛으로 메마른 정신에 촉촉하게 퍼지면서 존재 자체를 감싸고 회복시켰다.

방해가 되는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쓸어내면서 부드럽고 따뜻한 목에 송곳니를 살짝 더 깊이 밀어넣자 사내는 미미한 고통으로 더욱 강렬해진 쾌감에 신음을 흘리며 그녀의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감고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다시 한 번 달콤한 온기가 입안을 가득 채우며 목으로 넘어갔다.

평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생생한 감각의 향연과 함께 기억 또한 덮쳐왔다. 손끝, 발끝까지 퍼지는 따스함 속에는 모닥불에 둘러앉아 주고받던 술병의 뜨거운 취기와 웃음이, 얼굴 없는 연인과 어둠 속에서 주고받던 애무와 속삭임이, 친지들과 배불리 먹던 고기의 포만감이 있었다. 생명의 온기를 조금 훔치는 이 순간이야말로 그녀가 잠시라도 '살아있는' 시간이면서 평소의 거짓 삶에 무엇이 빠졌는지 똑똑히 보여주는 달콤한 고통. 그 기쁨과 상실감에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면 흘렸을 것이다.

어느 순간 사내가 정신을 잃었는지 그녀의 고개를 끌어당기던 손가락이 풀리면서 손이 축 늘어졌다. 배불러서 나른해진 움직임으로 사라는 남자의 무게를 지탱하고 지저분한 골목 벽에 천천히 기대어 앉혔다. 정신을 잃었으면서도 사내의 표정은 만족스러웠고,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감돌았다. 여자한테 차이기라도 한 것 같은 그에게도 조금은 위안이 되었을까. 몽롱해진 정신은 어떤 꿈, 혹은 기억을 헤매고 있을지. 배를 채운 맹수의 관대함으로 사라는 사내의 살짝 창백해진 얼굴에서 머리카락을 쓸어넘겨 주며 미소를 지었다.

그냥 두고 갈 수도 있었지만 술을 마신 데다 피를 잃었으니 밖에서 자면 병에 걸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강도에게 당할 수도 있고... 사라는 아쉽게 입가를 닦고 손등에 묻은 식어가는 피를 빨아낸 후, 남자의 목을 핥아서 핏자국과 상처를 지웠다. 약간의 땀과 사람마다 다른 체취, 싸구려 애프터셰이브 냄새는 불쾌하다기보다는 거의 애틋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녀는 약간 비틀거리며 남자를 부축해서 좀전에 나온 문으로 바로 데리고 들어갔고, 별로 내키지 않는 표정인 바텐더에게 떠넘기듯 의자에 앉혀 카운터에 엎어놓았다. 카운터에 내려놓은, 웬만한 택시비를 훨씬 상회하는 액수의 지폐에 한결 부드러워지는 바텐더의 표정을 확인하고 사라는 거리로 나섰다.

찬 공기가 얼굴에 부딪치면서 취기가 도는 것이 느껴졌고, 걸음이 약간 꼬이자 거침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시카고의 거리를 휘몰아치는 밤바람에 옷과 머리가 휘날리는 기분이 좋았고, 술에 취해 밤거리를 걷는 여자를 흘끔거리는 눈길이 좋았다. 도시의 수많은 조명에 가려 별조차 보이지 않는 하늘이, 거리에 스쳐가는 수많은 낯선 사람들이, 몸 안을 감도는 훔친 생명의 온기가...

갑자기 옆에 주차된 차의 전조등이 주변을 환하게 비추면서 경적이 한 번 울렸다. 놀라서 돌아보자 바람이 얼굴에 가득 부딪치면서 머리가 뒤로 날렸다. 존이 차에서 내리는 것이 보이면서 다시 머리가 어질해졌고, 강한 바람과 취기에 사라는 약간 비틀거렸다. 존이 다가와 그녀를 붙들어주었다.

"이런... 좀 마시셨습니까, 여사님?"

그녀를 부축하듯 차에 태우는 존에게 사라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집으로 가요, 존."

"예."

자세를 고칠 기운도 없이 뒷좌석 구석에 구겨지듯 앉아 사라는 마신 피의 상쾌한 열기가 차차 식어가면서 다시 잿빛으로 차갑게 바래가는 세상을 느꼈다. 존재하되 살아가지 않는 기나긴 시간, 감각과 감정의 강을 헤엄치는 대신 먼발치에서 부럽게 지켜만 보는. 창밖으로 번져 흐르는 어둠과 불빛의 선들을 지켜보다가 그녀는 시트에 얼굴을 묻었지만, 끝내 눈물은 흘리지 못했다.
2007/07/29 17:43 2007/07/2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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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소년H 2007/07/29 21: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헌데 외설 어디 있어염? 보여주세..(도주)

  2. 아카스트 2007/07/30 1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머 야해라 이런 걸 어떻게...(여봐라 저 자를 매우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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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화이트 호스 7월 12일 플레이 저널입니다. 시카고 2007 태그는 있는데 관련글이 빈약하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이쪽에도 올립니..(퍽퍽) WoD나 뱀파이어를 잘 몰라서 스스로 이해를 돕고자 써보는 글이기도 하고요. 정말 오랜만에(?) 전혀 외설이 없는 글이기도 합니다.


도시의 불빛은 차창 밖으로 빠르게 스쳐갔다. 사라는 창을 내린 채 기분 좋은 바람에 머리가 날리도록 내버려 두었다. 머릿속까지 이렇게 간단하게 시원해지면 좋겠지만, 그건 기대하기 어렵겠지. 야경을 지켜보며 수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제2의 카지노를 지으려는 계획과 물밑 교섭, 이 문제를 피해버리려는 오바마 의원의 태도, 인빅투스의 개입 가능성, 카르시안이 줄 수 있는 도움의 한계...

‘쉽지 않네...’

그녀는 좌석에 등을 기대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모처럼 커브넌트의 영향력을 확장할 기회인데도 인빅투스에 지레 겁먹고 도전을 피하려 드는 카르시안들의 모습도 답답했고, 그렇다고 인빅투스를 건드리면 어떻게 될지 신경쓰이지 않을 수도 없었고... 이것저것 걸리는 게 많은 일이었다.

‘뭐, 정말 답답하고 소심한 건 나겠지.’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언제나 함께하는 고통의 기억이 있는 한.

귓가에 울리던 총성과 비명. 갑작스런 정적 속에서 항복하면 살려줄 테니 나오라고 권고하던 병사들, 그리고 벌벌 떨며 손을 들고 숨은 곳에서 나가자마자 몸을 찢고 들어오던 총알의 충격, 쓰러진 몸을 칼날의 이불처럼 감싸던 그 끔찍하게 차갑던 눈밭-

“괜찮으십니까, 화이트 호스 여사님?”

존의 목소리에 사라는 흠칫하며 푹신한 좌석과 창밖으로 지나가는 야경으로 되돌아왔다. 말이 나오지 않아 그저 짧게 끄덕이며.

‘다시는 안 돼...’

그 옛날의 굶주림과 추위. 죽음. 모두 힘이 없던 무기력의 소산. 마음과 각막에 새긴 채 날마다 그녀를 채찍질하는 기억... 그리고 그것을 옛날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과거로 기억하는 이상 과거의 재현을 막는 것도 그녀의 책임이었다. 낮 동안 있던 일들을 보고하는 존에게 귀기울이며 그녀는 그 결심을 다지고 또 다졌다.

샤보나 땅 매매 건이라는 큰 사건에 견주면 대단하달 일은 없었지만, 하나 작지만 눈에 띄는 소식은 있었다.

‘승진했단 말이지?’

경찰 경력이 시작되자마자 끝날 뻔한, 그 겁에 질렸던 신참내기를 떠올리며 사라는 살짝 웃음 지었다. 승진을 조금 도와주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결국에는 모두 영향력의 그물 문제였으니. 누가 누굴 알고, 또 누구는 전에 누가 들어준 부탁이 있어서 갚아야 하고. 인빅투스의 거대한 계획과 음모들에 비하면 레이더망 밑에서 잠행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인간관계의 선들은 때로 작아도 확실한 성과를 이루어내곤 했다.

전화연결을 부탁하고 그녀는 잠시 뒤로 기대어 생각에 잠겼다가 존이 건네주는 수화기를 받아들었다. 별 의미 없는 예의바른 말들을 건네며 그녀의 눈은 창밖에 흐르는 야경, 그 끝없는 빛과 욕망의 향연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예... 아뇨, 무슨 말씀을. 다시 축하드려요, 콜슨 형사님.”

전화기를 존에게 돌려주고 그녀는 불필요한 숨을 한 번 들이쉬었다가 내뱉었다. 분명히 신중은 미덕이었지만, 무엇이든 때와 상황이 있는 법. 무슨 일이든 정말로 제대로 하려면...

“빌리한테 55번 국도로 빠지라고 해줄래요, 존?”

존은 그녀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린 지시를 바로 운전사에게 전했다. 그의 의문 섞인 눈빛을 피해 차창 밖으로 눈을 돌리며 사라는 눈을 감았다. 기분 좋은 밤이었다...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조금만 상상력을 가미하면 그 옛날의 밤에, 낮에 평원을 넘어 머리카락을 흩날리게 하던 바람과 다르지 않았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어떤 것들은 변하지 않았다. 힘과 염원의 끝없는 충돌, 일상의 평온 뒤에 숨은 위험, 인간의 본성 같은 것들은. 그 인간이 낮의 거리를 걷든, 밤의 거리만을 걸을 수 있든 말이다.

‘아니, 오히려 이제는 다들 저렇게 밤의 거리를 걷는걸.’

그녀는 웃음 지으며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고 손가락 사이로 지나가는 밤바람을 느꼈다. 도시의 거리를 배회하는 수많은 사람을 반쯤은 애정, 반쯤은 욕망의 손길로 어루만지기라도 하듯. 그렇게 엷은 웃음을 머금은 채 어둠을 내다보는 검은 눈 안에는 시카고라는 도시를 이룬 색색의 불빛이 가득 비쳤다.

2007/07/29 17:38 2007/07/2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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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H님의 시카고 2007 캠페인에서 사용할 뱀파이어 사라 화이트 호스에 대해 쓴 글입니다. 원래 할 일 있을 때면 노는 창의력은 끝이 없습..(...) 외설적인 표현이 꽤 나오고 내용도 무거우니 등급은 영화로 치면 아마 19금이나 최소한 고등학생 관람 불가일 겁니다. 외설적인 내용이 싫거나 나이가 안 되는 분은 읽지 말아주세요.

사라의 배경을 잠깐 설명하면 19세기 말 운디드 니 학살에서 죽어가던 중 포옹당한 라코타 태생 여자로, 지금은 비공식적으로 포타와토미 소속이며 (뱀파이어에게 부족을 포함해 공식적 소속이 있을 리 없으니) 부족에서 운영하는 시카고 외곽의 피스 앤 플렌티 카지노 책임자입니다.

외설 경보!

2007/06/14 19:37 2007/06/1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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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삭풍 2007/06/15 14: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엔 15금수준밖에 안됩..[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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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혼 + 강철의 연금술사 1:1 플레이, 레니엔의 사건일지 1화입니다. 세기의 혼 규칙을 익히려는 의도도 있는 플레이인 만큼 규칙에 대한 내용을 주석으로 달았습니다.




사무실도, 조수도 없이 자동차와 카폰으로 영업을 하는 초안습 사설탐정 레니엔은 저녁 7시쯤 친구 멜리사에게 전화를 받습니다. 군의 일은 뒤끝이 좋지 않으니까 안 하겠다며 끊으려는 레니엔에게 멜리사는 그런 일이 아니라며, 신세진 것도 있고 해서 저녁 해결해줄 테니 8시까지 시내의 고급 음식점으로 나오라고 합니다.

멜리사가 왜 자신에게 연락하는지 궁금해진 레니엔은 군의 아는 사람에게 전화해서 군의 동향을 살핍니다. 대체로 평온하지만 레니엔과 멜리사의 스승이 죽은 사건 후로 현자의 돌은 여전히 극비사항이고, 스승이 속했던 소수파에 대한 숙청은 암암리에 계속중이라는 정보를 얻습니다.1 시간이 꽤 남은 그는 이발소에 들른 후 약속 장소로 나갑니다.2

식당에 도착한 레니엔의 허름한 모습을 보고 직원은 들여보내주지 않으려고 하지만3, 멜리사의 이름을 대자 무사통과. 뜻밖에도 멜리사는 최신예(?) 애인인 데이비드 칼슨 중위와 군 도서관에 근무하는 젊은 아가씨인 에밀리 레이크 준위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죠. 칼슨 중위와 악수하며 예리한 레니엔은 그가 꽤 의심이 많은 인물이라는 눈치를 채고, 자신은 멜리사와 사귄 적이 없으니 잘 지내보자고 합니다.4 뭐 이번 남자는 얼마나 갈지 의문이긴 하지만요.

멜리사는 에밀리가 레니엔을 몹시 만나고 싶어했다며 레니엔에게 저녁은 공짜니까 잘 해보라는 협박(?)과 함께 칼슨을 데리고 나갑니다. 그리고 누가 여자와 인연 없는 인생 아니랠까봐5 레이크 준위가 레니엔을 만나고 싶어했던 건 사건 의뢰 때문이었습니다. 10대의 남동생이 얼마 전에 사라졌는데, 가출이 잦은 아이인지라 경찰에서도 심각하게 취급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죠. 동생 토미가 실종되기 얼마 전부터 조직 폭력배와 관계가 있는 연금술사인 '슬릭 리키'와 어울렸기 때문에 연금술사 탐정을 찾았는데, 그걸 멜리사가 오해한 것입니다.

어쨌든 돈이 필요한 레니엔은 수임을 받아들이고, 혹시 토미와 관련해 접촉이 있을지 모른다며 에밀리를 걸어서 바래다줍니다. 어두운 골목을 걷던 중 그는 누군가 골목길에 숨어서 기다리는 것을 간파하고6, 괴한이 에밀리의 핸드백에 손을 뻗으려 하자 허공에 총을 발사해서 겁을 주어 쫓아냅니다.7 그리고 괴한이 도망치는 동안 놀란 에밀리를 달래서 역시 그 자리를 벗어납니다.

레니엔은 에밀리에게 핸드백에 중요한 물건이라도 들었냐고 묻지만, 에밀리는 자신이 알기로는 없다고 대답합니다. 그 길은 늘 다녔지만 그런 일은 처음이라고... 군인인 건 몰랐다 쳐도, 혼자 있는 여자도 아니고 남자 동행이 있는 여자를 소매치기가 굳이 노렸다는 점도 좀 이상하고요. 어쨌든 의뢰인을 무사히 집에 바래다준 레니엔은 슬릭 리키라는 연금술사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뒷골목에 아는 사람이 있는 부둣가로 향합니다.


주석
  1. 연락 기능 사용, 난이도는 보통, 결과는 환상적. 30분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성공수 중 두 개를 진행자 멋대로(..) 써서 소모 시간 두 단계 감축, 몇 분으로 줄였습니다. [돌아가기]
  2. '방금 이발한 말쑥한 모습' 임시 면모를 제안했습니다만..(..) [돌아가기]
  3. '돈과는 인연이 없다' 면모 강제발동, FP +1 [돌아가기]
  4. 사람보는 눈 판정해서 '의심 많음' 면모 파악. 원래 30분이 드는 판정이지만 성공수를 전부 들여 잠깐으로 단축. 원래대로라면 칼슨은 사교로 저항 굴림을 하지만 귀찮아서 생략. [돌아가기]
  5. '여자와 인연이 없다' 면모 강제 발동, FP +1 [돌아가기]
  6. 나쁜 지각력 결과를 탐정 면모를 발동해 재굴림으로 좋음으로 올리고 (FP -1), 상대의 기척 죽이기 결과는 보통 [돌아가기]
  7. 이미 지각력과 기척 죽이기 대결에서 승리했으니 대응 시간은 충분, 허공 발포이니 판정 없이 간접 행동으로 장면에 '사람들이 달려올 것이다' 면모 부여, 자신의 행동으로 부여한 면모이므로 첫 1회는 무료 발동 [돌아가기]
2007/05/29 16:32 2007/05/2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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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혼에 나올 예정인 주요 조연 내지는 준(準)주인공 멜리사 헤이워스입니다.

시트

면모

"어휴~! 그저 조 기집애가 제 성질을 못 이겨서!!"
천하의 둔치
한번쯤 다시 보게 되는 미인
바보 같은 렌 녀석
전격(電擊)의 연금술사
"걔? 사귄 남자 다 파악하려면 전속 비서 하나는 있어야 될걸."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긍지
스승이 죽은 진상을 밝히겠다는 집념
우수한 사격수
한 남자하고 3개월을 못 넘긴다

기능

엄청나다 - 신비학
대단하다 - 총기, 지도력
좋다 - 과학, 지각력, 주먹질
괜찮다 - 위협, 운전, 공감, 의지
보통 - 자원, 운동신경, 끈기, 학술, 수사

스턴트

연금술 - 연성 가능
준비된 연성진 - 호박석에 연성진을 박은 구리 팔찌로1 공기를 플라스마 상태로 만들어 원하는 방향으로 전기를 방전
트릭 샷 - 무생물을 쏘는 총기 판정에 +2
쌍권총 - 피해 +1, 총기를 무장 해제하려는 시도에 대한 방어 +1
졸개2 - 각 장면에 보통 수준의 부하 2~3인 대동 가능, 3개의 향상 제공. 각 향상으로 부하 수를 +3, 혹은 그중 셋의 수준을 +1 (최대 좋음)


주석
  1. 왜 호박석과 구리인지 아시는 분은 가산점(?) [돌아가기]
  2. 왠지 악당스런 스턴트이긴 합니다만..(..) [돌아가기]
2007/05/26 17:41 2007/05/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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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efos 2007/05/27 0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자와 3개월을 못 넘기는 이유가 뭘까...둔치가 매력 포인트라서 사귀게 되는거 같은데, 3개월 정도 되면 남자가 지겨워 지는건가 아니면 3개월이란 긴 시간에 통해 상대를 파악하면 더 이상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인가 (두둥)
    정전기~

  2. Asdee 2007/05/27 07: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멋집니다. [세기의 혼] 룰은 아직 못 읽어봤는데, 시트를 보니까 어떤 스타일인지는 대강 감이 오네요. '강철의 연금술사' 구현하기는 딱 좋은 듯.

    @ 호박석과 구리라... 정전기인가요? ;ㅁ; (공돌이는 별 수 없습... ;; )

  3. 로키 2007/05/27 15: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nefos// 3개월은 최대치일 뿐 데이트 한번 하고 깨지고 별 경우가 다 있었겠죠. 자기가 좋으면 상대가 별로고 상대는 매달려도 자긴 또 감흥이 없다거나... 그리고 그 성질 못 견디고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간 남자도 많다에 한 표입..(..)

    Asdee// 예, 강철의 연금술사가 꽤 펄프적인 분위기이고 세기의 혼은 그런 쪽을 구현하기 위한 규칙이니까요.

    넵, 답은 정전기가 맞습니다. 사실 효용 이상으로 상징성이 크지만요. 구리는 전도성이 뛰어나서 전선에도 사용하는 재질이고, 호박을 털로 문질러서 정전기를 낸 게 전기 연구의 시초이기도 했던 만큼 그리스어로 호박 (Elektron)은 영어로 전기 (electricity)의 어원이기도 하니까요.

  4. Asdee 2007/05/28 01: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앗. 그렇군요. 예전에 들었던 것 같네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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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게나와 에르단은 더스트맨 경비들과 함께 죽은 경비의 피를 밟은 타나리의 발자국을 쫓아가지만, 발자국도 가면서 희미해지고 이상하게도 상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은신을 쓰는 상대가 아닐까 경비들이 의문을 표하자 아게나는 잿가루를 가져올 것을 지시하고,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간 일행은 한 매장실에서 심하게 다친 경비를 발견합니다. 경비들이 매장실을 봉쇄하는 동안 에르단은 아이 울음소리를 듣고 아이들에게 그대로 숨어있으라고 시킵니다.

경비 중 하나가 가져온 유골단지(..)를 아게나가 공중에 던지고 투창을 든 경비가 깨자 온 방안에 누군가의(..) 재가 가득 차고, 매장실에서 나가려는 타나리와 입구를 봉쇄한 경비들 사이에 전투가 벌어집니다. 카멜레온처럼 보호색을 하고 있지만 재를 뒤집어써서 모습이 보이는 타나리에게 아게나는 등뒤로 접근해서 찔러 최후의 일격을 가합니다. 시체가 든 벽감에 숨어있던 아이들은 타나리가 방으로 오는 것을 느끼자 도자기를 가지고 도망쳐 나와서 타나리와 일대 숨바꼭질을 벌였던 모양입니다.

타나리의 시체가 처리된 후 얼마 안되어 장례식장의 타나리들도 자기들 차원으로 돌아가고, 일행은 (멜은 급한 일 때문에 먼저 갔다고 칩시..) 가마를 잡으러 하이브와 낮은 구역의 경계를 이루는 도랑을 건넙니다. 마침 손님을 내려주고 있는 가마를 발견하는데, 에르단은 가마에서 막 내리는 손님이 매우 낯익다는 기분이 듭니다. 그리고 에르단의 아내 라피나가 대망의 첫 등장을!

아이들을 일단 좀 씻기기 위해 일행은 에르단의 집으로 향하고, 가는 길에 에르단과 라피나는 에르단이 휴가에 고향 프라임 세계를 방문하는 문제를 가지고 말다툼을 벌입니다. 결국 에르단은 일단 항복하고, 나중에 몰래 가기로 결심합니다. (고개숙인 남자 그대 이름은..)

경험치

아게나 7XP
에르단 5XP
2007/03/31 22:53 2007/03/31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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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스 2007/04/04 2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헐, 제가 그냥 증발해버렸네요;
    다음 플레이에서 폼나게 등장하도록...;

    • 로키 2007/04/05 04:3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겁니..(..) 멜이 무슨 일로 먼저 가야 했는지는 함께 생각해 보고, 다음화에 연관시키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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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머리 주점'에서 아침을 먹은 일행은 시체안치소를 지나 하이브 경계까지 가서 세단 체어를 잡아타기로 하고, 아게나는 에르단에게 가는 길에 시체안치소를 구경시켜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에르단은 혼쾌히 (아마도?) 동의하고, 일행은 시체안치소에 도착하지요.

아게나는 멜과 에르단이 장례식을 보러 온 사람들이라고 속여서 통과시키려고 하지만 때마침 장례홀에서 거행되고 있는 것은 타나리 로드의 장례식이었고, 더스트맨은 멜과 에르단을 들여보내주지 않으려고 합니다. 조르기의 대가(..) 멜이 나서서 설득하자 결국 통과되고, 더스트맨은 두 사람에게 숨어서만 지켜보라고 주의를 주지요.

구경하러 온 것은 시체안치소이지만 어쩌다 보니 타나리 장례식이라는 위험천만하고도 구미가 당기는 구경거리와 마주한 에르단과 멜. 아게나는 일단 렌과 핍, 그리고 에르단 장인의 도자기를 자기 숙소에 데려다 놓은 뒤 타나리가 에르단과 멜의 냄새를 맡을 수 없도록 시체처리 향료를 가져와서 붕대에 적신 뒤 두 사람에게 감아줍니다. 광란의 장례식 와중에서 칼날덩쿨에 꽃이 피는 일이 다 있다는 두 타나리간의 대화가 언뜻 스쳐가지만... 뭐 아무도 신경쓰지 않으니 넘어가고..(..)

장례식 구경을 마친 세 사람이 나오는데 더스트맨 경비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고, 영문을 묻는 아게나에게 타나리 한마리가 장례식장에서 나와서 시체안치소를 돌아다니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더스트맨 숙소가 있는 당원외 출입금지구역 입구에는 타나리의 출입을 막으려다가 죽은 더스트맨 경비의 시체가 유혈낭자하게 흩어져 있고, 서둘러 자기 방에 올라간 아게나는 아이들과 도자기는 흔적도 보이지 않고 방이 완전히 초토화된 것을 확인합니다. 그가 돌아와 이 사실을 전하자 멜과 에르단은 경악합니다.

경험치

멜 5XP
아게나 4XP
에르단 5XP
2007/03/18 03:05 2007/03/1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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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레이디의 그늘 4화 - 티나리 장례식

    Tracked from Project As. Build-10 2007/03/18 11:41  삭제

    2주에 한 번씩, 드문드문 한다 싶었는데 어느덧 4번째 세션이네요. '4번 밖에'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요약을 깨작거리고 있었는데 로키님 블로그에 가니까 이미 정리나 너무 잘 되어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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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아게나와 멜은 렌과 핍을 데리고 나오지만 블리커들에게 애를 어디로 데리고 가는 것이냐며 저지당합니다. 멜은 블리커 의사에게 허락을 받았으며 좋은 곳에 요양시키려고 한다고 둘러대지요. 한편 아게나는 렌을 데리고 가는 것을 허락한 기스져라이가 블리커가 아니라는 직감이 들고, 이 사실을 얘기하자 블리커들이 혹시 스파이 아니냐며 와서 기스져라이를 끌고 갑니다. 혼란 와중에 멜은 몰래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고, 네 사람은 하이브의 밤거리로 나섭니다.

하룻밤 여관에서 묵기 위해 '지친 머리 주점'으로 향하던 넷은 하이브 깡패들에게 습격당하고, 곧 수세에 몰립니다. 이때 시길 법원에서 일하는 서기 에르단 리드가 장인어른이 도둑맞은 도자기를 밤시장에서 찾기 위해 하이브로 나왔다가 일대 활극이 벌어지고 있는 골목에 들어서고, 멜은 급한대로 에르단에게 렌을 맡기고 아게나를 도와주기 위해 달려갑니다.

하지만 그 순간 숨어있던 깡패 하나가 에르단의 뒤에 칼을 겨누면서 아이를 두고 가라고 협박합니다. 아게나와 멜과 핍이 협공으로 우두머리격의 사내를 묵사발 만드는 동안 에르단은 자기 등에 칼을 겨눈 남자의 옷에 마법으로 불을 붙이고, 두목이 항복하고 또 한명은 급한 불(..) 끄는 동안 이제 다섯으로 불은 일행은 지친 머리 주점으로 도망칩니다.

주점에서 방을 잡고 아이들을 재운 후 내려와 아게나가 허무주의 시인과 더스트맨 철학을 토론하는 동안 멜과 에르단은 술잔을 사이에 두고 통성명을 하고, 에르단이 다시 도자기를 찾으러 나가려 하자 멜은 자신도 가도 되겠냐고 합니다. 에르단이 허락하자 두 사람은 함께 게이트하우스 밤시장으로 나가지요.

밤시장에서 멜은 고향 아버리아산 포도주를 흥정 끝에 싸게 구입하고, 에르단은 도자기를 찾아헤매다가 수상한 인상의 사내가 '엘뤼시움 도자기' 얘기를 하는 것을 엿듣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묻자 사내는 이리 빼고 저리 빼다가, 멜이 적당히 조르자 못이기는척 두 사람을 데려가 물건을 보여주지요. 찾는 도자기가 맞지만 문제는 이미 도자기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있는 모양입니다. 에르단이 그쪽의 값에 100골드를 더 얹자 장물아비는 관심을 보이지만, 문제는 이미 도자기를 예약한 고객을 화나게 하고 싶지 않은 모양. 에르단은 도자기가 센세이트 당파 부당주인 다나'닌에게 줄 선물이라고 사기를 쳐서 결국 자신에게 팔도록 하는데 성공합니다.

두 사람이 여관으로 돌아온 후 게이트하우스 앞에서의 일이 걸렸던 멜은 아게나에게 상담을 청하고 아게나는 좋은 의도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도 본인 잘못은 아니라고 얘기해 줍니다.

경험치

아게나 6XP
멜 9XP
에르단 7XP
2007/03/05 10:52 2007/03/05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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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네 2007/03/07 16: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플레이어 한분이 늘어나신 듯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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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멜과 핍은 아게나가 내어준 더스트맨 로브를 입고 블리크 카발 본부인 게이트하우스에 있는 고아원으로 향합니다. 게이트하우스 밖에는 구호를 기다리는 빈민과 환자를 정신병원에 맡기려는 사람들, 아이를 고아원에 맡기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고, 방문객도 줄을 서야 한다는 말에 핍은 낙담합니다.

멜은 줄선 사람들에게 물건을 파는 노점에서 렌에게 가져다 줄 먹거리를 사주고, 핍이 음식을 가지고 먼저 들어간 사이 멜은 블리크 카발의 드워프 할아버지에게1 방문객은 먼저 들어가게 해줄 수 있지 않냐고 묻습니다. 워낙에 방문자가 없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에 고민하긴 하지만 할아버지는 결국 안된다고 거절하고, 설전 끝에 멜은 알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로 게이트하우스를 향해 달려갑니다! (...)

한편 내키지는 않지만 게이트하우스 포교에 따라온 아게나는 멜이 갑자기 들이닥치자 놀랍니다. 멜은 블리커 사무원 중 하나를 휘황한 말솜씨로 구워삶아서 유유히 고아원이 있는 동쪽 동으로 들어가고, 신경이 쓰인 아게나 역시 잠시 후 따라가지요.

3층의 고아원으로 올라온 멜과 아게나는 핍의 친구 렌이 더 위독해졌고 살아날 가망이 없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멜은 렌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려고 하지만 아게나는 죽음의 자연스러운 과정을 생각의 힘으로 늦춘다는 발상에 의문을 표하고... 카발의 의사에 따르면 렌을 유일하게 살릴 수 있는 약은 칼날덩쿨 (razorvine)에 피는 꽃, 전설에만 전해지는 벨리니우스의 눈물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칼날덩쿨이 꽃을 피울리 없으니 그야말로 전설인 것이죠.

어찌됐든 아게나와 멜은 이 약을 구하는 동안 병세의 진전을 늦추기라도 하기 위해 아이를 하이브의 지저분한 환경에서 빼내 좋은 환경에서 요양시켜야 한다고 의견의 일치를 봅니다. 더스트맨 본부인 시체안치소는 별 도움이 안될 것 같고(..) 사이너 본부인 회당에서 렌을 받아달라고 청원하기로 한 두 사람은 일단 렌과 핍을 데리고 회당으로 향합니다.


주석
  1. 참고로 블리커 드워프는 다른 블리커와는 달리 수명단축 부작용이 없습니다 [돌아가기]
2007/02/16 23:46 2007/02/16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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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그늘 + 플레인스케이프 캠페인 레이디의 그늘 (Shadow of the Lady) 1화입니다.




요약

사인 오브 원 당원인 멜은 당파 본부인 스피커즈 홀에 있던 중, 사인 오브 원 당주이자 좋아하는 여자인 다리우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도 말도 못걸고 쳐다보기만 합니다. 그때 다리우스를 수행하던 사이너 간부 하나가 그에게 하이브 구역의 시체안치소에 있는 더스트맨 팩터 트레반트에게 편지를 전하라는 심부름을 시키지요.

한편 더스트맨인 아게나는 시체안치소에서 좀비 일꾼들과 함께 장례식 뒷정리를 한 후 회의에 참석합니다. 그곳에서 더스트맨의 포교 활동을 고아원의 아이들에게까지 확장한다는 팩터 트레반트의 방침에 반발한 그는 포교를 무리하게 늘리는 것보다는 시체안치소에서 일하는 망자들의 처우에 신경써야 한다고 역설하고, 그의 주장에 더스트맨들은 술렁입니다.

시체안치소를 향해 시길의 빈민가인 하이브의 거리를 걷던 멜은 깡패들에게 딱 걸립니다. 그는 사이너답게 상상력의 힘으로 이들이 도망치는 것을 상상하고, 그 순간 골목에 칼날로 둘러싸인 여자 그림자가 드리우지요. 깡패들은 레이디 오브 페인의 그림자에서 정신없이 도망치지만 멜은 시길에 온지 얼마 안돼서 뭘 모르는데다(..) 호기심이 동해서 도망치지 않습니다.

알고 보니 그림자는 핍이라는 하프엘프 고아의 장난이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쾌활한 꼬마인 핍은 멜에게 하이브를 안내해 주겠다고 합니다. 먼저 멜이 일부터 처리하고 하이브를 구경하기로 한 두 사람은 시체안치소로 향합니다. 그리고 시체안치소 앞문을 지키고 있던 아게나와 조우하게 되지요.

편지를 트레반트에게 전하라고 보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핍은 아게나에게 망자 계약서 (나중에 죽으면 자기 시체가 부활되어 시체안치소의 일꾼 좀비로 쓰이는 것을 허락하는 매매계약)를 써도 되냐고 해서 아게나와 멜을 놀라게 하고, 왜 자기 시체를 팔려느냐는 아게나에게 핍은 친구가 아파서 돈이 필요하다고 대답합니다. 친구는 자신이 도와줄테니 망자 계약서는 잊어버리라고 아게나는 핍을 타이르고, 아이들에게까지 이런 얘기를 하고 다니는 더스트맨의 현 방침에 불쾌감을 느낍니다.

이때 더스트맨 하나가 나와서 팩터 트레반트가 멜과 아게나를 보자고 한다고 전하고, 두 사람은 트레반트를 만나러 갑니다. 트레반트는 더스트맨과 사이너 당파가 협력해서 물질계로 가는 차원문을 찾으려고 한다며 두 사람이 협력해서 이 문의 위치를 찾은 후 위치를 보고하라고 합니다. (우히히히 껴맞추기..(..)) 트레반트는 이 물질계 세계가 '문의 도둑'이라는 신의 지배하에 있었다고 언급하고, 그 이름에 아게나는 품 안의 단검이 진동하는 것을 느낍니다. 다리우스 당주가 멜을 이 일에 적격으로 판단했다는 트레반트의 말에 멜은 그저 싱글벙글.

트레반트와 얘기하고 나오면서 아게나는 핍에게 망자 계약서 얘기를 했던 더스트맨을 꾸짖고, 핍과 멜은 핍의 아픈 친구인 렌에게 가보기로 합니다.
2007/02/04 23:19 2007/02/0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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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티안과 요슈아는 아사마이트 암살자와 티격태격. 바스티안은 양심과의 사투 끝에 놈의 머리를 날려버립니다! 미모의 수녀 엘레사에게 진실을 고백한 대가는 헐레벌떡 도망치는 그녀의 뒷모습. 흘리고 간 십자가는 나름 정표라고 생각했는지 열심히 주워 챙기는 바스티안이었습니다. 그리고 해가 떠오르자 쿨쿨. 물고기님이 만드신 인물 티에리가 등장하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ㅁ;


2006/09/17 06:24 2006/09/17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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