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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 Streets & Darker Secrets 간략 소개.

블랙 핵이 큰 인기를 끌면서, 블랙 핵을 기반으로 한 OSR RPG들이 여러 개 나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어두운 거리와 어둡디어두운 비밀” (Dark Streets & Darker Secrets, 이하 DS&DS)은 제가 무척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DS&DS는 ‘월드 오브 다크니스’나 ‘슈퍼내추럴’ 같은 어반 판타지 RPG로, 현대 세계의 이면에 도사린 초자연적 존재와 어둠에 맞닥뜨린 인간을 플레이하는 게임입니다. 짤막한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예전에 D&D 3rd 시절 자매작으로 나온 ‘d20 모던’을 블랙핵 기반으로 개조한 다음, 이를 어반 판타지 전용 RPG로 바꾼 느낌입니다. 몇 가지 특징을 소개하자면…

블랙 핵 기반의 간편한 규칙: 블랙 핵 기반 RPG답게 DS&DS는 간편한 규칙을 자랑합니다. 다만 블랙 핵과는 다르게 DS&DS는 4개의 능력치를 기반으로 하며(육체, 민첩성, 지능, 의지력), 여기에 CoC처럼 제정신 정도를 나타내는 ‘이성’과 캐릭터들의 운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운’ 수치가 추가됩니다. 다만 블랙 핵 자매작들에서 흔히 사용하는 소모품 주사위(Usage Dice) 규칙은 나오지 않으며, 주사위도 20면체와 6면체만 사용합니다.

능력치 기반의 캐릭터 아키타입: DS&DS는 d20 모던과 마찬가지로, 능력치 기반의 캐릭터를 플레이합니다. 힘센 캐릭터, 날랜 캐릭터, 똑똑한 캐릭터, 신비한 캐릭터. 각각 이름만 들어도 어떤 능력에 특화된 캐릭터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신비한 캐릭터는 타고난 혈통으로 마법이나 초능력을 사용합니다.

각종 무작위 표: DS&DS에서는 ‘미로의 쥐’처럼 마스터를 위해 무척 많은 무작위 표를 제공합니다. 캐릭터들의 삶에 무슨 골칫거리가 끼었는지부터 시작해서, 모험 장소와 목적, 등장할 만한 적수와 동료, 거리와 건물의 특징, 도시의 소리와 냄새, 광경, 각종 파벌의 특징과 목적 등등… 무작위 표의 결과를 잘 엮을 수 있는 마스터라면 분명 DS&DS를 무척 좋아할 것입니다.

마법과 초능력: DS&DS의 마법과 초능력은 무척 강력하지만, 그만큼 위험합니다. 판정에 실패한 마법/초능력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부르며, 대실패가 나올 경우에는 몸과 마음이 타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DS&DS는 간편하고 범용적인 어반 판타지를 플레이하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입니다. 언젠가 한번 돌려보고 싶네요.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에는 ‘늑대 떼와 겨울 눈‘의 작가인 에미 엘런이 ‘Esoteric Enterprises라는 작품을 냈는데, 같은 어반 판타지 OSR RPG지만 이 쪽은 범죄와 암흑가, 지하 탐험 등의 소재를 깊게 파고 있습니다. 액션 활극에 가까운 DS&DS와는 다르게 분위기도 더 어둡고 잔혹하고요. 이 작품도 기회가 되면 한 번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