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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 영웅의 여정, 그리고 치러야 할 희생.

오랫동안 묵혀 놓았던 RPG 중 하나를 읽었습니다.

오늘 읽은 RPG는 영웅이 길을 떠나 위대한 업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희생을 치르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비커밍(Becoming : A Game of Heroism and Sacrifice)입니다. 비커밍은 기본적으로 플레이어 네 명이 즐기는 RPG이며(물론 옵션 규칙을 적용해 수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 중 한 명은 영웅이 되고, 다른 세 명은 운명이 되어 영웅의 여정을 가로막습니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폴라리스와도 비슷한 면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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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 세 명의 운명이 가련한 영웅을 서로 한 대라도 더 때리려고 아우성치는 게임)

기본적인 게임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게임은 기본적으로 장면별로 나뉩니다. 장면마다 운명들은 돌아가면서 한 명씩 ‘위험의 화신’이 되어 영웅과 직접 겨루고, 나머지 두 명은 ‘유혹자’가 되어 영웅을 돕는 대신 대가를 제안합니다. 위험의 화신은 각 장면의 주요 마스터 역할을 하며, 유혹자는 NPC 중 한 명이 되어 영웅을 유혹합니다.

2. 위험의 화신이 장면을 열고 영웅에게 시련을 던지면, 영웅은 자신이 가진 이점(미덕, 힘, 동료)를 동원해 이에 대항합니다. 위험의 화신은 이미 타락시킨 이점에서 보너스를 받습니다. 유혹자는 기본적으로 위험의 화신을 돕지만, 영웅이 자원 중 하나를 자신에게 바치는 대가로 영웅을 돕겠다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3. 판정은 다이스 풀 방식으로, 판정에 동원한 이점에 따라 주사위를 모아 6 또는 5가 많이 나온 쪽이 이깁니다(먼저 6의 개수를 비교한 다음, 동수일 때 5의 개수를 비교합니다). 판정에서 승리한 측이 나머지 장면을 서술합니다. 영웅이 이기면 자신이 건 이점을 좀 더 강화할 수 있으며, 위험의 화신이 이기면 영웅이 판정에서 건 이점들을 점점 타락시키거나 걸지 않은 이점을 빼앗을 수 있습니다. 유혹자들은 영웅과의 거래에 따른 결과를 받습니다.

4. 게임은 기본적으로 총 아홉 장면으로 구성됩니다. 플레이어들은 마지막 장면이 끝난 다음 점수계산을 합니다. 영웅은 자신이 지킨 이점과 강화한 이점마다 일정 점수를 받고, 각 운명은 자신이 빼앗거나 타락시킨 이점마다 점수를 받습니다. 이 중 점수가 가장 높은 사람이 승리하여 이야기의 결말을 서술합니다.

비커밍에서는 몇 가지 여정을 일종의 플레이 무대처럼 소개하고(물론 만드는 방법도 소개했습니다), 여정 중 하나를 골라 플레이를 하는 방식입니다. 이야기가 끝나면 한 편의 영웅담이 만들어지겠지요. 영웅이 여정 동안 얼마나 노력을 했으며 무엇을 희생했는지, 결국에는 여정을 완수했는지 혹은 실패했는지(물론 중간에 모든 이점을 빼앗기면 그 시점에서 여정이 끝납니다).

비커밍은 체계적인 방식으로 영웅의 이야기를 구현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무척 관심이 가는 RPG입니다. 언제 한번 사람들을 모아 플레이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