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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슈 스워시버클링

테아에서 놀기 좋은 룰들을 생각해보고 있는데, 역시 해먹은 게 인디룰이고 장르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활극인지라 우슈가 눈에 밟히는군요. 6점 분배로 만들어본 우슈 스워시버클링 히어로입니다.

세리즈 뒤브와

칼보다 매서운 말솜씨 (5)
레이피어의 현란한 번쩍거림 (4)
샤루즈의 지붕 위를 바람처럼 달리기 (3)
아버지의 엄격한 눈빛 앞에서는 꼼짝도 못한다 (1)

플레이 예를 생각해 본다면…

– 샤루즈 궁정에서의 재담 겨루기

마르탱: “아니 마드므와젤. 오늘은 더더욱 눈부시군요. 마드므와젤 같은 미녀는 역시 화장이니 옷이니 유행에 휩쓸리지 않아도 아름다우십니다. 비록 석달쯤 유행에 뒤처졌어도 말입니다.” 허리숙여 손에 키스하고 깔보는 눈빛을 보냅니다.

세리즈: 품위있게 웃으며 말합니다. “어머, 무슈, 과찬이세요.”

세리즈: “소문이 자자한 여성분들과 어울리시면서도 이 궁정에 얼굴을 내밀 수 있는 무슈 마르탱에 비하면 부족할 따름입니다.”

마르탱: 지나가는 쟁반에서 와인잔을 두잔 들어 셰리즈에게 하나 건네며 잔을 들어보입니다.

마르탱: “자 그럼 마드므와젤, 건배해 볼까요. 아, 그…누구시더라. 매정하게도 아름다우신 마드므와젤 뒤브와를 버리고 다른 여성분을 쫓아간 잘생긴 군인! 물론 지금쯤 그런 실연의 아픔은 모두 회복하셨겠지요?”

세리즈: 역시 잔을 들어보입니다. “어머나~ 무슈야말로 마담 랑티에의 분노한 남편분에게 옷도 제대로 못 입으신채 쫓기시던 아픈 기억은 잊으셨으리라 믿어요. 그때 피스톨에 맞으신…아하하, 둔치는 이제 괜찮으신지요.”

마르탱: 능숙하게 받아넘깁니다. “물론입니다. 마드므와젤을 다시 뵐 날을 기대하며 이를 악물고 회복했지요. 자, 그럼 건배할까요? 브레즈 대위와 약혼녀를 위하여.”

세리즈: “예, 무슈.” 잔을 마르탱의 잔에 가볍게 부딪칩니다. “무슈와 마담 랑티에의 행복을 위하여.”

마르탱: (샤루즈 궁정의 재담꾼(4))

세리즈: (칼보다 매서운 말솜씨(5))

마르탱: 3d6 ( 3 2 5 ) -> 성공 2개

세리즈: 3d6 ( 5 1 2 ) -> 성공 3개

GM: 마르탱은 간신히 웃으며 뻣뻣하게 목례해 보이고 재빨리 멀어져가는군요. 몽테뉴 궁정인답게 아무도 티를 내는 사람은 없지만, 세리즈 주변 손님들의 은근한 눈빛과 눈치는 그녀에게 승부의 결과를 확신시켜 줍니다. 조용히 홀짝이는 와인에서는 승리의 맛이 납니다.

참고로 이건 제가 생각하는 우슈 하우스룰을 적용한 것입니다. 우선 전투원들은 서로 행동을 번갈아가며 취합니다. 그래야 행동 묘사가 서로 동떨어지지 않고 서로에게 자연스러운 극적 대응을 할 수 있으니까요. 또한 방어 주사위와 공격 주사위를 나누지 않고 무조건 성공수가 많은 쪽이 이기는 쪽이 속도감 있는 진행이 될 것 같습니다.

또다른 히어로의 예라면…

앙트완 리에르

100m 거리에서 다람쥐 눈알을 맞추는 총솜씨 (5)
“나의 명예는 나의 생명. 몽테뉴 총사의 긍지는 나의 전부다!” (4)
총검을 들고 붉게 물든 전장을 누비는 르와 에 렌느 검객 (3)
모두는 하나을 위하여, 하나는 모두를 위하여! (1)

– 저격수 앙트완

GM: 햇살이 앙트완의 눈앞에 눈부십니다. 모자에 깃털을 꽂은 사내, 앙트완의 목표물은 그 밝은 빛 속에 존재마저 점멸하는듯 하군요.

앙트완: 왼손으로 모자를 눌러써 햇빛을 가리면서 오른손으로 조준을 더욱 정확히 합니다. 가늠쇠 사이에 잡힌 적의 모습에 무섭도록 집중하며, 자신의 모든 존재와 모든 의미를 쏟아붓습니다.

GM: 앙트완의 세계는 심장박동과 깃털 꽂은 모자 두가지로 좁혀집니다. 그때 표적이 나무 밑으로 지나가는군요.
앙트완: “Merde!” 작은 소리로 욕설을 내뱉으며 조금씩 조금씩 조준을 옮깁니다. 까스띠예인이 나무 밑으로 지날 궤적을 추적하며…

GM: …그리고 까스띠예인은 다시 한번 열린 하늘 아래 나타납니다. 하지만 앙트완의 존재를 눈치라도 챈 것일까요. 그의 말은 이제 길 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현재 위치에서 조준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납니다.

앙트완: 침착하게 자리를 옮겨 지붕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포복자세로 이동합니다. 다시한번 시야에 잡히자 최대한 자세를 낮게 유지한채 다시한번 조준합니다. 손의 떨림은 없습니다. 호흡조차 없습니다. 다만 자신과 표적이 존재할 뿐.

GM: 사냥꾼과 사냥감, 두가지로 좁혀진 우주 속에서 표적은 계속해서 말을 달립니다. 또다시 나무 사이로 모습이 사라지는군요. 다시 한번 나타났을 때는 이 위치에서는 사정거리 밖일 것입니다.

앙트완: 상관없다고 되뇌이며 눈을 부릅뜨고 상대의 궤적을 예상합니다. 아버지를 따라 사냥을 나서던 추운 겨울 아침의 기억, 추위에 얼어붙던 손과 허연 입김, 그리고 가늠쇠에 잡히던 사슴의 모습. 그 감촉을 그대로 느낀채, 아니 다시한번 오르 산간지대 숲의 얼음장 같은 겨울 속에서 첫 사냥의 흥분에 떨던 그 열여섯살 시골 소년이 된채 두개의 심장박동 사이의 짧은 정적 속에 방아쇠를 당깁니다.

GM: 묘사 좋습니다. 행동 하나 더 드리죠.

GM: (비교적 어려운 사격이니 기준치 4)

앙트완: (사격솜씨 5)

GM: 4d6 ( 4 1 5 2 ) -> 성공 3개

앙트완: 5d6 ( 4 1 1 2 1 ) -> 성공 5개

GM: 한낮의 평온을 가르는 총성, 자지러지는 말의 비명소리, 그리고 그에 묻혀버린 외마디 비명과 낙마의 소음. 곧이어 혼비백산한채 도망가는 말발굽 소리가 멀어지고, 나무 사이로 보이는 땅에는 선혈이 흥건하게 번집니다. 그 모습은 열여섯때 처음 잡았던 사슴의 피가 눈 위로 선명하게 흐르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군요. 임무를 제대로 수행했다는, 기쁨 없는 만족감에 앙트완은 충만합니다. 죽은 사람에게 악의는 없었습니다. 주어진 의무대로 했을 뿐.

여기도 하우스룰 떡칠 정신에 투철한..(…) 단독 판정 역시 대결 판정처럼 진행하고, 목표달성의 어려움을 마치 적의 행동처럼 취급한 다음 난이도에 따라 기준 특성치를 정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히어로의 행동묘사가 아주 좋을 경우 행동묘사를 추가로 쳐주고, 심심하거나 재미없는 때우기식 묘사인 경우 행동묘사를 하나쯤 덜 세는 방안도요.

결과적으로 우슈 7번째 바다는 해볼만한 것 같지만, 역시 발상전환을 요구하는 인디룰의 어려움과 함께 묘사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플레이어에게 지우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다양한 행동을 기술이나 난이도의 제한 없이 화려하게 묘사하고, 그 묘사가 곧 성공 가능성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활극의 지향에는 맞는다고 생각되지만요.

7번째 바다 해전 규칙

GM 길잡이 p.180

해전 규칙

이 규칙은 별로 현실을 강조한 것이 아니다. 실제 17세기 유럽의 선박 설계를 반영한 것도 아니다. 대신 선박간 전투를 흥미진진하고 극적으로 표현하는 면을 강조했다.

배와 배의 전투는 일반 전투 장면과 거의 비슷하게 진행된다. 상대의 TN에 대해 명중판정을 하고, 피해를 굴리고, 피해를 받는 것이다. 다만 용어는 좀 다르다(배가 부상을 당한다는 건 좀 우습다). 테아 선박의 구성과 이동 규칙, 마지막으로 전투와 적선 옮겨타기를 살피기로 한다.

선박 특성치

힘(함포) – 선박의 힘은 곧 탑재한 대포라고 할 수 있다. 피해굴림을 힘으로 굴린다.

잽쌈(승무원 실력) – 대포 명중굴림을 잽쌈으로 굴린다.

끈기(선체) – 가라앉기 전에 몇대나 맞을 수 있는지는 선체 크기로 정해진다.

재치(방향타) – 배의 재치는 배의 속도이다. 수동방어도 재치로 산출한다.

멋(돛) – 배의 멋은 배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고 선회하는지 정한다.

극주사위 – 선박은 가장 낮은 특성치와 같은 갯수의 극주사위를 가진다.

비용 – 히어로와 마찬가지로 특성치는 각 등급마다 8점이 든다. 특성치의 최대치는 10이다.

배의 구조

GM 길잡이 180쪽에 선박 시트가 있다. (역주: 별 필요없어 보입..)

힘 특성치를 좌현과 우현에 분배하라. 이것은 좌현과 우현의 대포수로서, 나중에 전술적으로 중요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정해야 한다.

잽쌈은 갑판 위를 달리고 삭구를 오르내리는 선원을 나타낸다.

끈기는 선체의 강화 정도를 나타낸다.

재치는 방향타를 상징하며, 멋은 돛을 나타낸다.

배의 구조
-배의 앞부분은 이물 혹은 선수.
-배의 뒷부분은 고물 혹은 선미.
-배의 좌측면은 좌현.
-배의 우측면은 우현.

선박 이동

라운드가 시작할 때마다 멋을 굴려 행동 페이즈를 결정한다. 대기행동과 난입행동 규칙도 동일하다.

해전은 육각형 모눈종이 위에 배치한다. (역주: 안해도 될듯..퍽) 모든 배의 선미는 육각형의 꼭지점이 아닌 변을 향해 있어야 한다. 행동이 있는 페이즈마다 선박은 행동 주사위 소모 없이 재치만큼의 칸수를 자동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정면으로 직선이동만 가능하다. 배를 돌리려면 한개 이상의 행동 주사위를 소모해야 한다. 방향을 60도 돌리기 위해서는 하나의 행동 주사위가 소모되는데, 행동 주사위의 총합은 끈기(선체) 이상이어야 한다. 선박은 이동하거나 방향을 바꾸거나 둘중 하나만 할 수 있다.

예: 7짜리 선체와 3의 돛을 가진 ‘둘치네아 벨라’는 돛으로 우선권을 굴려 3, 8, 9가 나왔다. 방향을 돌리려면 총합이 선체 이상인 행동 주사위를 소모해야 하므로 3 페이즈 행동 주사위로만은 방향을 틀 수가 없다. 8이 나온 행동 주사위까지 소모하면 3+8=11은 7 이상이므로 60도 회전이 가능하다. 단, 이 페이즈에서는 직선이동은 하지 못한다. (역주: 즉 사실상 난입행동은 유명무실인 건가요?)

전투

함포 배치

대포를 구입할 때 좌현과 우현 중 어느 쪽에 배치할지 정해야 한다. 적과 면해 있는 대포만이 적을 맞출 수 있다.

대포 발사

대포 발사는 히어로 전투와 비슷하지만 능동방어가 불가능하다. 배의 잽쌈(승무원 실력)을 굴려 표적의 (재치[방향타] x 5) 의 값과 비교한다. 명중했을 경우 힘(함포)을 굴려 피해를 산출한다.맞은 배는 피해를 TN으로 끈기(선체)를 굴려 피해저항을 한다. 성공했을 경우 피해를 적어넣고, 페널티는 없다. 실패했을 경우 모든 피해는 지우고 심각한 피해를 하나 얻는다. 실패차이 10마다 심각한 피해는 1 늘어난다. 심각한 피해 하나마다 특성치 하나가 줄어든다.

예: ‘둘치네아 벨라’는 심각한 피해를 3 입었다. 이제 총 3의 특성치가 줄어든다. 선장은 돛(멋)을 2, 대포(힘)를 1 줄이기로 한다.

히어로 낵

히어로가 포열 갑판이나 삭구에서 일하고 있는 등 배의 작동을 도울만한 기술이 있다면 낵으로 배의 판정에 이득을 줄 수 있다. 포술 낵이 있다면 배의 잽쌈 굴림에 포술 낵만큼 언킵 주사위를 더해줄 수 있는 것이 그 예이다. 이 추가 주사위는 히어로가 근무 책임자일 때만 적용된다. 포수장의 포술 낵만이 잽쌈 굴림에 언킵 주사위가 되며, 돛대장의 삭구 낵만이 배의 멋 굴림에 언킵 주사위가 된다.

근무 책임자
– 선박의 특성치 굴림에 관련 낵을 언킵으로 더해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 힘: 보너스 없음
– 잽쌈: 포수장
– 끈기: 수석 목수
– 재치: 조타수
– 멋: 돛대장

침몰

선체의 두배만큼의 심각한 피해를 입으면 가라앉기 시작한다. (20 – 선체) 만큼의 행동 후 완전히 가라앉는다.

콘스탄차 외모와 배경

외모

콘스탄차는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으로*, 키는 작지만 탄탄하고 꽉 짜인 몸매에 살짝 이국적인 치장, 뱃사람답게 그을린 매끄러운 갈색 피부가 눈에 띕니다. 어깨까지 기른 곧은 갈색 머리 사이로는 비즈와 깃털을 엮어 한줄기 늘어뜨리고 있고, 이마에 화려한 색의 천 머리띠를 두르고 뒤쪽에 매듭을 지은 나머지는 등뒤로 흘러내립니다. 차분한 눈썹선과 숱많은 속눈썹 밑에 흑갈색 눈은 무표정한듯 빈틈이 없고, 그 아래로는 두드러진 광대뼈와 곧은 코, 얇은 입매가 위엄있고 침착한 인상을 각인시키는 얼굴입니다.

옷은 소매에 레이스장식이 화려한 흰 블라우스 위에 짧은 조끼, 그리고 꼭 맞는 바지와 부츠. 혁대에도 비즈와 깃털 장식을 늘어뜨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혁대 위에 엇갈려 검은 가죽으로 검대(劍帶)를 따로 하고 있고, 왼쪽 허리에는 품질 좋은 가예고스산 검이 빛나고 있죠. 뽑아서 싸우는 모습을 보면 이리저리 휘며 번쩍이는 그 날렵한 검신은 주인을 그대로 닮아 있습니다. 변화무쌍하고, 유연하며, 치명적인…

비록 평소에는 빈틈없어 보이는 인물이지만, 달빛 비치는 뱃전에 앉아 까스띠예 기타로 정교하고 애수어린 곡을 연주할 때면 떠나온 모든 것을 회상하듯 감상적인 표정이 되지요. 또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있을 때 웃고 떠드는 모습은 여느 유쾌한 젊은 여성과 다를 바 없는 등 의외로 다양한 표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GM 가이드에 25세부터 중년이라는 거 제가 보기엔 순 엉터립니다. 나이 페널티 룰 자체가 모순투성이고 전혀 밸런스가 안 맞는 건 차치하고라도 서플먼트하고도 맞지 않으니 원. 20대 후반의 ‘젊고 아름다운’ 에리카 뒤르켕부터 30대 초반의 ‘젊은’ 도넬로 팔리치까지, 25세가 중년이면 말 되는 거 하나도 없는.

배경

이름은 콘스탄차 에르난데즈 데 가르시아 데 가예고스 델 까스띨리오. 어릴 때 줄여서 ‘콘차’ 혹은 그 애칭인 ‘콘치타’로 부르던 것이 애칭으로 굳어졌습니다. 가예고스에서 6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습니다. 다섯 형제가 있는데다 내륙이 온통 산지여서 해양 전통이 강한 가예고스에서 태어난 콘치타. 그녀는 16세때 보다체 상선에 선원으로 등록해 돈도 벌고 세상도 보기 위해 바다로 나섭니다!

그렇게 바다로 나간 콘치타는 이 일이 소질에 꽤 맞는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작은 체구와 재빠른 몸놀림은 배라는 좁은 공간에서는 큰 이점이 되었고, 선원이라지만 팔힘만으로 이끄는 게 아닌지라 영민한 두뇌는 빠른 승진의 원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또한 어린애처럼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고 터프한 태도로 거친 선원들도 잘 다루었고요. 결국 몇 번 배를 옮겨타고 그때마다 선장의 신뢰를 얻어 라 메르큐리아의 일등 항해사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28세의 나이에 당당히 라 메르큐리아의 선장이 되지요.

작지만 기동력 있고 아늑한 배인 라 메르큐리아는 콘치타의 지휘 하에 보다체, 까스띠예, 몽테뉴 등지를 항해하며 사람과 짐을 옮기는 등 성공적인 운항을 계속했습니다. 특히 ‘귀족’이라는 짐을 실어나르는 게 수입이 짭짤하다는 것을 콘치타는 알아차렸죠. 신경써서 호화롭게 장식한 객실에 대한 투자를 전부 회수할 정도로요.

그러던 어느날, 교황의 죽음과 함께 까스띠예와 몽테뉴 사이의 긴장이 극도로 심해지면서 콘스탄차는 까스띠예 귀족 돈 알다나에게 사업상 제안을 받습니다. 항로를 대체로 몽테뉴와 까스띠예 사이로 제한하고, 몽테뉴 귀족에게 배편을 제공하는 일을 주로 하지 않겠느냐고 말이죠. 그리고 손님들의 대화가 ‘우연히’ 들리거나 서류가 ‘우연히’ 눈에 띄면 그 내용을 자신에게 옮긴다고 해서 몽테뉴에 일러바치는 일은 없을 거라는… 그리고 뭐, 까스띠예 앞바다를 지키는 보루이며 경제 활성의 원동력인 정직하고 성실한 까스띠예 선원들에게 자신이 가끔 감사하는 의미의 사례금을 줘도 부담 가질 것은 아니라고 말이죠. 콘치타는 그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고, 협상 끝에 사략 허가서까지 받아낸 뒤 돈 알다나를 상대로 정보 장사를 시작합니다.

그녀의 일처리 솜씨는 고객을 감동시킬만한 것이어서, 얼마 안가 돈(Don)의 책상에는 몽테뉴 귀족들의 입과 펜에서 직접 나온 고급 정보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또 콘치타는 시킨 일에 그치지 않고, 몽테뉴에 입항할 때마다 선원들에게 도시의 동정을 살피고 자신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했죠. 그리고 그 결과를 정제해서 역시 까스띠예에 보내는 보고서에 올렸습니다. 콘치타는 안전하게 투자하는 쪽을 선호했기 때문에 라 메르큐리아의 선원들이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을 흥청망청 쓴다는 소문 같은 것도 돌지 않았습니다. 손님들에게, 더구나 하인과 호위병을 둔 귀족에게 정보를 훔쳐내는 일이 선장 혼자서만 진행할 수 있는 일은 아닌지라 일등 항해사를 포함한 몇몇 간부급 역시 첩보활동에 동참했거나 최소한 알고는 있었지만(그리고 수익도 나누었지만), 항상 입단속을 단단히 시켰고 완전히 신뢰할 수 있는 사람만 포함시켰죠. 이때가 가히 라 메르큐리아의 최고 전성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최고의 건수로 보이는 블랑샤르 자작이라는 자를 태웠을 때가 전성기의 끝이라는 걸 누가 알았을까요. 황당할 정도의 재력가인 이 자작이 생각없이 던져주는 팁 한번이 선원이 몇 년 일해도 구경하기 힘든 액수였으니 선원들의 그에 대한 열광을 상상할만 합니다. 콘스탄차 입장에서는 그가 아랫사람과 선실에서 나누는 대화 한마디 한마디가 몽테뉴 경제가 왔다갔다 하는 내용이니 더더욱 즐거웠고요. 좁고 차가운 통풍구에 기어들어가 귀기울이면서도 이번에 받는 보수는 어디에 쓸까 즐거운 고민을 하는 나날이 지나가고, 몽테뉴쪽 항구에 무사히 입항했는데…

선원들이 항구에서 보낼 즐거운 며칠을 생각하며 경사로를 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귀중한 반지가 없어졌다면서 자작의 하인들이 야단법석을 떨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몽테뉴 총사들이 배에 우르르 타고서는 아무도 못 내리게 하고 수색을 시작한 것입니다. 배를 전부 뒤졌다가는 베껴뒀던 서류들을 들킬 테고, 총사들의 감시의 눈길이 번득이는 상황에서 그 많은 서류를 안전하게 없앨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때 자작의 시녀장이라는 여자가 요염한 미소와 함께 선장님은 선실에서 기다리시지 그러냐고 아주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뭔가 그 말투가 심상찮다고 느낀 콘스탄차는 그대로 따릅니다.

그리고 선장실 책상 한가운데에 한낮의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는 것은 후작의 손가락에서 익히 보던 반지. 비록 어마어마하게 비싼 것이지만 후작으로서는 없어졌는지도 모를만한 것이었습니다. 부하들이 총사들과 실랑이하는 소리와 반지 찾는다고 배를 뒤집어엎듯이 뒤지는 소리를 들으며 콘스탄차는 책상에 앉아 생각에 잠깁니다. 천천히 반지를 엄지와 검지 사이에 돌리며…

타협.

그녀에게 반지의 의미는 그 한가지로밖에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들킨 것인지 모르지만 후작측은 거의 레기온을 방불케 하는 눈치로 이쪽의 첩보를 눈치챈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 반지는 라 메르큐리아의 유일한 탈출구, 혹은 탈출구가 있다는 달콤한 속임수. 배의 승무원이 승객에 대한 첩보활동을 벌이고 있다면 그 우두머리는 당연히 선장일 것이고, 콘스탄차만 빠져 준다면 더 이상의 첩보는 불가능하겠지요. 어차피 라 메르큐리아는 몽테뉴의 영해로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고… 또한 몽테뉴 귀족을 감히 속인 것에 대한 죄값도 치르게 되는 셈이니 계산은 그걸로 끝. 저 몽테뉴 귀족이 선처해 준다면. 선처해 준다면.

그것이 가장 문제되는 부분이었고, 또한 이가 갈릴 정도로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유일한 탈출구이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몽테뉴 항구, 저쪽은 몽테뉴의 재력가 귀족. 칼자루는 확연히 저쪽이 쥐고 있음을 절실히 느끼며 콘스탄차는 반지를 공중에 던졌다가 받아내고는, 그대로 쥔 채로 갑판으로 나섭니다. 그리고 총사들에게 자신이 반지를 훔쳤다고 거짓 자백하지요.

숨막히는 한순간 동안 콘치타는 반지가 사실은 속임수였고 결국 라 메르큐리아의 승무원 전원이 감옥에 처박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좀전의 그 요염한 시녀장이 자작님께서 너그럽게 죄없는 선원들을 용서하셨다고 전하고(콘치타로서는 죄없는 사람을 용서한다는 게 말이 되냐! 라고 외치고 싶은 대목이었습니다만), 베낀 서류가 발견되기 전에 배의 수색은 멈춥니다. 총사들에게 포박당하면서 콘치타는 침착한 목소리로 배의 지휘권을 일등 항해사에게 넘기고, 오늘 내로 출항해 최대한 빨리 까스띠예로 귀항할 것을 지시하지요. 그리고 돛의 수리와 중간 기착점에 대해 몇가지 마지막 지시를 내리고서는 그대로 끌려내려옵니다.

비록 귀족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평민들에게 절대로 불리한 체계라 해도 몽테뉴에서는 범죄가 있으면 재판을 하긴 하지만, 콘스탄차의 경우 외국인 선원, 그것도 까스띠예인이고, 이미 자백을 한데다 피해자가 무려 블랑샤르 후작이었던 이런저런 이유로 재판 없이 서류등록만 하고 몽테뉴의 감옥섬 중 하나로 실려갑니다. 선원이라 가는 길을 나중에 기억할지도 모르므로 얼굴에 검은 천을 덮어씌운채, 작은 배에 수많은 다른 죄수들과 우겨넣어져서…

그렇게 가면서 콘치타가 쉴새 없이 생각한 것은 지난번에 찾아갔을 때 유난히 작고 늙어보여서 왠지 콧잔등이 찡했던 부모님의 모습, 가예고스의 먼 산봉우리에 빛나던 만년설, 그리고 라 메르큐리아… 언제 또 발밑에 흔들리는 갑판을 느낄 수 있을까, 얼굴에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새로운 항구에 대한 기대에 부풀 수 있을까 막막하기만 했고, 그 며칠간 콘치타는 얼굴을 가린 천 뒤에서 무수히도 많은 눈물을 참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몽테뉴의 한 이름없는 감옥섬에 도착한 콘치타의 일념은 오직 탈출 뿐이었습니다. 일주일간 기회를 엿본 끝에 드디어 기회를 잡게 되죠. 데우스가 도우셨는지 섬에 와 닿은 보급선의 경비가 마침 자리에 없었고, 이 틈을 타 그녀는 보급선의 짐 사이에 숨어듭니다. 처음 배를 탔던 때처럼 조그마한 몸집은 엄청난 이점이 되어 주었고, 몇 번의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기고 약간의 빵과 물만으로 허기와 목마름을 견디며 마침내 탈출에 성공한 것입니다. (그나마 절대 배멀미 안하는 체질 덕에 버텼지 멀미까지 했으면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보급 임무를 마친 선원들이 좋아하면서 술과 제니를 찾아 시내로 달려간 깊은 밤, 콘스탄차가 선창에서 기듯이 나와 마침내 땅에 두 발을 딛었을 때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부두에서 비를 그대로 맞으며 콘치타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습니다. 빗물이 잿빛의 우울한 기억들을 씻어내도록 놔둔채, 다시 찾은 자신의 바다가 부르는 노래에 깊이 공명하는 영혼을 느끼며. (사실 진짜 경이의 순간은 이때였을지도요..ㅋㅋ) 그리고 당연히(?) 배에 남아있는 길더와 귀중품을 싹 훔쳐서 달아납니다!

탈출은 그녀의 삶을 되찾는 데 있어 시작이긴 했지만 결코 끝은 아니었습니다. 그녀의 탈옥 과정에서 죽은 사람들 때문에 이제는 아예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려졌기 때문이죠. 다행히도 다른 수많은 지명수배자에게 묻히기는 했지만, 가끔 잡힐 뻔한 위기를 넘긴 일도 있었습니다.

특히 이제는 확실히 잡혔다고 생각한 어느날, 콘스탄차는 잊지 못할 경이의 한순간을 경험합니다. 현상금 사냥꾼들과의 싸움으로 부상당한채 쫓기던 콘스탄차는 급한대로 어느 건물 외벽의 담쟁이덩쿨을 타고 올라가 열린 창문으로 들어갑니다. 방에 혼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보다체 귀공자(콘치타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죠)는 놀라서 그녀를 쳐다보고… 검을 꺼내 다가오지 말라고 위협하며 콘스탄차는 1층으로 달려내려가려고 했지만, 이미 추적자들이 2층으로 올라오는 소리를 듣고 이제 틀렸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힘없이 방문을 닫으며 여기서 결전을 할까, 다시 창밖으로 나갈까, 차라리 잡히기 전에 목숨을 끊을까 생각하는 동안 문밖에서 추적자들의 발걸음은 점점 다가오고…

보다체 귀공자는 침착하게 책을 덮고 일어서더니, 콘스탄차에게 가구 뒤에 숨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추적자들이 문을 쾅쾅 두드리자 문을 열고 한치 흔들림없이 예의바르면서도 더없이 차갑고 매서운 말 몇마디로 추적자들을 쫓아버리지요. 문을 닫은 그는 서랍장 뒤편에서 후들거리는 다리로 일어서는 콘스탄차에게, 레이디가 무슨 일로 쫓기시는지는 알 수 없으나 무슨 일이 있어도 용기를 잊지 말라고 말해줍니다. 모든 것을 잃고 낯선 땅에서 쫓기는 몸이 된 콘치타에게 너무나 오랜만에 듣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눈시울이 뜨거울 정도의 감동. 따스한 벽난로 불빛에 청년의 얼굴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는 잘생긴 얼굴의 또렷한 윤곽을 더욱 돋보이게 했고, 검은 눈 속에는 붉은색과 금빛이 춤추며 지적인 얼굴에 생기를 더해주었죠. 옷은 피투성이가 돼서 출혈과 갑자기 풀린 긴장의 여파로 벌벌 떨며, 배고프고 추운 채 그녀는 오랜만에 벅찬 행복감을 경험합니다.

뭔가 도울 일이 없겠느냐고 걱정스럽게 묻는 귀공자 앞에서 콘스탄차는 조용히 웃으며 고개를 젓습니다. 그리고 저들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이만 가야겠다고 하며,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창문으로 도로 나오지요. 같은 창문으로 들어간지 겨우 5분 남짓, 하지만 추운 밤거리의 어둠 속을 혼자 걸으면서도 콘스탄차는 손끝, 발끝까지 뜨거울 정도의 온기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검은 보다체 눈의 기억을 떠올리며… 제니하우스와 선술집에서의 유희에 익숙한 그녀였지만 보다체 귀공자와의 만남은 전에 없는 강렬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언젠가는 저 사람을 다시 만나리라, 그리고 언젠가는 친절과 걱정 이상의 감정을 그 매혹적인 눈에 담고 나를 보게 되리라. 소원과 일념을 넘어 그 생각은 확신으로 굳어졌고, 그를 생각하는 한 어둡고 지저분한 거리마저, 혼란스럽게 망가진 자신의 삶마저 콘스탄차의 눈에는 아름다울 수 있었습니다.

선장, 첩보원, 범죄자, 탈주자… 하지만 그 모든 이름 밑에 그녀는 그저 콘스탄차, 맨발로 바닷가를 달리던 콘치타일 뿐. 그 사실만은 언제나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녀는 발밑에 흔들리는 갑판이 행복하고, 저 지평선 너머에 뭐가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이 행복합니다. (“선장님, 우리 또 길잃었어요?” “시끄러!”) 꿈은 이루기 때문이 아니라 꾸기 때문에 행복하다는 것을 조금은 깊어진 눈빛으로 콘스탄차는 깨닫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알 수 없는 내일을 조금은 조심스럽게, 그러면서도 기대감에 부푼 채 기다리며…

몽테뉴 궁정음모 규칙

몽테뉴 귀족의 가장 중요한 활동은 궁정음모이다. 몽테뉴 궁정음모는 보다체 궁정음모와는 성격이 달라서, 신체적인 위험은 좀더 적지만 감정적으로는 더 가혹하다.

음모시트

몽테뉴 궁정음모 시트에는 히어로가 아는 사람들과 그들과의 관계를 적어놓는다.

시트의 각 부분

시트는 4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관계, 부탁/협박, 유용한 기술, 그리고 소문이 그것이다.

인간관계

인간관계란은 궁정음모 시트의 핵심이다. 궁정에서의 히어로의 인간관계를 시각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히어로를 중심으로 해서 그가 만나는 사람들을 선으로 연결된 칸에다가 적어넣는다. 인간관계가 있는 사람의 오른쪽에는 3개의 칸이 있는데, 이것은 호의, 유용성, 악의이다. 이것은 그 사람이 히어로를 얼마나 좋아하거나 싫어하는지, 그리고 히어로가 그에게 얼마나 유용하거나 위협적인지 나타낸다. NPC가 히어로를 아주 싫어하더라도 히어로가 유용하거나 두려운 존재라면 히어로를 해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인간관계가 있는 NPC가 또다른 NPC와 히어로를 소개시켜 주면 인간관계는 가지를 치게 된다. 이렇게 가지를 치면 원래 NPC와의 인간관계를 변하게 하는 사건은 정도는 덜하지만 그가 소개시켜준 NPC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부탁/협박

부탁 란은 히어로가 과거에 들어준 부탁과 누구에게 들어줬는지 표시해서 나중에 필요할 때 보답을 받기 위한 것이다. 이것은 히어로가 들어준 부탁 열에 적어넣는다. 또한 다른 사람이 들어준 부탁도 표시해서 가능하면 보답하기 위한 표시는 타인이 들어준 부탁 열에 넣는다. 협박도 비슷하지만 룰이 다르기 때문에 확

유용한 기술

이것은 궁정에서 자주 사용할 낵과 등급을 찾아보기 쉽게 베껴넣는 란이다.

소문

히어로가 들은 소문, 거짓말, 비밀 등을 기억하기 쉽게 적어넣는 란이다.

궁정에서의 행동

히어로가 궁정에서 위신을 세우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은 다양한 것이 있다. GM이 이 목록을 확장시키는 것도 좋다. 명성 주사위는 모든 궁정 행동에 사용할 수 있지만, 한번에 사용할 수 있는 명성 주사위의 수는 멋 등급만큼이 한계이다.

옷맵시 수정치

궁정에 도착한 히어로는 재치 + 패션을 굴려서 10점마다 궁정에서 쓸 수 있는 추가 명성 다이스가 생긴다.

새로운 인간관계 만들기

궁정에 새로 도착했거나 남에게 부탁하기 싫을 때 히어로는 자기 재치에 의존해서 인간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대개의 궁정인은 이미 아는 사람을 통해 사람을 만나는 쪽을 선호하므로 쉬운 일은 아니다. 재치 + 사교성 TN 30, 혹은 재치 + 정치/에티켓 TN 35로 성공하면 호의 1, 악의 0, 유용성 0의 새로운 인간관계가 생긴다. 판정의 높이기 하나마다 호의는 1 증가한다. 실패할 경우 그 NPC는 적이 된다. 이 점은 아래의 ‘적 만들기’ 부분을 참조.

부탁 들어주기

아는 사람이 부탁을 해오면 히어로는 부탁을 들어줌으로써 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성공적으로 부탁을 들어준 후 부탁의 난이도에 따라 GM이 정하는대로 1~3점을 인간관계의 호의에 더한다. 이 부탁과 난이도 점수를 부탁/협박 란에 적어넣는다.

부탁 점수

1점자리 부탁은 소개와 같은 작은 것이다. 2점짜리 부탁은 좀더 큰일이지만 위험은 없는 것, 예를 들어 정보를 얻어다 주는 것이다. 3점짜리 부탁은 위험한 것으로, 예를 들어 위험한 정적을 제거할 수 있는 정보를 넘기는 것 등이다.

부탁하기

히어로는 아는 사람에게 부탁을 할 수도 있다. GM은 위에서처럼 1~3점 점수를 매기고, 히어로는 자신이 그 NPC에게 들어주었던 부탁을 같은 점수만큼 지우거나 혹은 호의에만 의존해서 부탁의 난이도만큼 호의를 깎을 수 있다. 만약 부탁의 난이도가 호의보다 크면 NPC는 부탁을 거절한다. 이전에 NPC에게 들어주었던 작은 부탁을 지우고 그 차이를 호의로 메꿀 수도 있다.

소개를 부탁하기

아는 사람에게 누군가를 소개달라는 것은 1점짜리 부탁이며, 히어로에 대한 악의가 0인 아는 사람만 들어주는 부탁이기도 하다. 아는 사람이 아는 NPC일 경우 판정 없이 순조롭게 소개가 진행되며, 새로운 인간관계는 소개해준 NPC의 호의의 반(반내림), 악의 0, 유용성 0의 인간관계가 된다. 이렇게 가지를 친 인간관계는 파장 효과가 생긴다. (아래 참조)

비밀 알아내기

타인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인간관계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것은 재치 + 소문 TN 15 굴림으로, TN은 다음 표에 따라 수정된다.

대상의 명성이 25 이상 – +5
대상의 명성이 50 이상 – +5 추가 (총 +10)
대상의 명성이 75 이상 – +5 추가 (총 +15)
대상의 명성이 100 이상 – +10 추가 (총 +25)
아는 사람은 대상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 +5
아는 사람의 호의를 1 깎는다 – -5
아는 사람에게 들어준 부탁을 지운다 – 부탁 1점마다 -5
아는 사람의 궁정에서의 위치 – -5~+5 (GM 재량)

예: 히어로는 니콜 에탈롱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려고 합니다. 니콜의 명성은 51, 따라서 TN은 +10 추가되어서 25. 히어로가 족치고(?) 있는 NPC는 니콜을 두려워합니다. 따라서 TN +5 추가로 30. 히어로는 NPC를 마구 몰아붙어서 호의를 1 깎아 TN을 25로 만들고, 예전에 NPC의 미혼 딸이 임신했을 때 낙태해줄 의사를 소개해준 일을 들먹여 2점짜리 부탁을 지우고 TN을 다시 10 깎습니다. 결과적인 TN은 15가 됩니다.

아는 사람 협박하기

히어로가 아는 사람에 대해 위험한 비밀을 알아내면 협박을 시도할 수 있다. GM은 위험도에 따라 1부터 9까지 점수를 매긴다. (9가 가장 위험한 비밀로, 예를 들어 그 사람이 황제를 실각시키려고 한다든지 하는 것.) 일단 이 정보를 가지고 접근하면 히어로에 대한 호의는 0으로 떨어지고, 악의는 1 올라가며, 정보의 위험도만큼 유용성이 올라간다. 이제부터 히어로가 부탁을 할 때면 협박당하는 사람은 거절하지 못하고, 히어로에 대한 악의가 부탁의 점수만큼 상승한다. 그로 인해 유용성보다 악의가 높아질 것이라면 NPC는 부탁을 거절하고 적이 된다. (‘적 만들기’ 참조)

돈을 꾸거나 뜯어내기

돈을 빌리는 것은 1000길더(170솔)마다 1점짜리 부탁으로 간주된다. 돈을 갚지 않고 지나가는 달마다 아는 사람의 호의는 1 준다. 호의가 0으로 떨어지면 그는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할 것이다. 이때 갚지 않으면 악의가 바로 1 올라간다.

반면 돈을 뜯어내는 것은 협박하는 상대에 대한 부탁이며, 갚는 룰은 적용되지 않는다.

돈달라고 조르기

돈좀 달라고 조르는 것은 빌리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이것은 부탁이라기보다는 부담으로, 재치 + 졸라대기를 굴려 굴림 결과의 반(반내림)만큼의 길더를 받는다. (역주: 즉 돈의 규모가 전혀 다르군요) 이 능력을 아는 사람 한명에게 한달에 한번을 초과해 쓸 때마다 호의는 1 내려간다. 호의가 0인 상대에게는 돈을 졸라낼 수 없다.

재담

몽테뉴 궁정에서 위신을 세우기 위한 흔한 방법 하나는 다른 궁정인에게 면박을 주는 것이다. 위험할 수도 있지만 명성을 빠르게 늘리기에 좋다. 방법은 재치 + 웅변/연기/고무 대결굴림으로, 성공했을 경우 표적의 명성/10(반내림)만큼 명성치가 증가하고, 표적의 명성은 히어로의 명성/10(반내림)만큼 감소한다. 표적의 호의는 1 내려간다. 이 때문에 호의가 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호의감소 대신 악의가 1 증가한다.

반면 실패하면 히어로의 명성은 표적의 명성/10(반내림)만큼 감소하고, 반면 표적의 명성은 히어로의 명성/10(반내림)만큼 증가한다. 호의와 악의는 성공한 경우와 동일하다.

암살

히어로가 궁정인의 죽음에 연루되었다는 증거가 나올 경우 모든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호의는 죽은 사람의 명성/20(올림) 떨어지고, 이로 인해 호의가 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나머지는 악의에 더해진다. 또한, 피해자의 명성/20(올림) 만큼을 유용성에 더한다. (역주: …. (할말잃음))

무도회 열기

명성과 인간관계를 늘리는 안전한 방법은 잔치나 무도회를 여는 것이다. 물론 돈이 든다. 소비한 250길더마다 다음 표에서 한번 굴리도록. (역주: 터지지 않는 주사위인듯 하군요.)

1 – 문제가 생겨서 명성치 -2
2~3 – 명성치 +1
4~6 – 전부터 알던 사람 한명에게 1점짜리 부탁을 들어준 것으로 침. 명성치 +1
7~8 – 전부터 알던 사람의 호의에 +1. 명성치 +1
9 – 전부터 알던 사람에게 가지가 뻗어나와서 호의 1, 악의 0, 유용성 0 인간관계 추가. 명성치 +1
0 – 전혀 새로운 호의 1, 악의 0, 유용성 0 인간관계. 명성치 +1

선물 건네기

히어로는 아는 사람에게 선물을 줘서 관계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몽테뉴에서는 선물의 값보다도 주는 사람에게 그 물건이 얼마나 소중한지, 받는 사람에게 얼마나 적합한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름다운 숙녀에게 다이몬드 반지를 주는 것도 좋지만, 할머니의 낡은 결혼반지야말로 귀중한 선물이다. GM 재량으로 호의가 1~4 올라간다. 악의가 0을 넘을 경우 호의에 더하기 전에 악의부터 빼야 한다. 예를 들어 호의 0, 악의 2인 아는 사람에게 4점짜리 선물을 주면 호의 2, 악의 0이 된다.

기타 인간관계 향상의 길

위의 방법 외에도 히어로는 아는 사람을 사교모임에 초대한다거나 사과하는 등 GM이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 보통 호의에 1~3점을 더하거나 악의에서 1~3점을 빼는 결과가 될 것이다.

기타 인간관계 악화의 길

위에 열거한 것 외에도 히어로가 공개적으로 아는 사람을 모욕하거나, 들어준다고 한 부탁을 안 들어주거나,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다 해도 중요인사 앞에서 망신을 준다거나 하면 아는 사람은 화가 나게 마련이다. 보통 호의 1~3 감소, 혹은 호의가 더 떨어질 데가 없으면 악의가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이 사람이 적이 되지 않나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적 만들기’ 참조)

파장 효과

아는 사람을 통해 사람을 소개받았을 경우, 한 사람에게 인간관계 변동이 있으면 같은 가지에 있는 다른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 호의, 악의, 유용성의 증가나 감소가 있으면 바로 옆사람에게는 1 적게 적용되는 것이다.

예: 히어로-A-B-C-D 하는 식으로 가지를 치고, C의 호의가 2 감소한 경우 B와 D의 호의는 1 감소하고, A에게는 영향이 없습니다.

적 만들기

히어로에 대한 악의가 히어로의 유용성보다 높아진 아는 사람은 적이 된다. 더이상 무슨 짓을 해도 호의는 올라가지 않으며, 이 사실을 공지하기 위해 시트에는 동그라미쳐서 표시한다. 또한 이렇게 적이 된 사람은 히어로를 몰락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XP가 나오지 않는 복수자 배경으로 친다. (역주: 착하게 살라는 결론인 겁니까…덜덜)

언어 효과

고향에서 멀리 떠나있는 귀족은 자국인과 마주치거나 모국어를 들으면 크게 기뻐하기 마련이다. 외국을 방문중인 아는 사람과 얘기할 때 히어로는 아는 사람의 모국어로 얘기할 경우 호의 증가를 가져오는 모든 궁정 행동 판정에 공짜 높이기를 얻는다. 또한 같은 나라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면 추가로 공짜 높이기를 얻는다.

명성을 높이는 기타 행동

몽테뉴에 특히 적합한 명성 높이는 행동은 다음과 같다. 하지만 몽테뉴 말고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예술가 후원

유명하고 재능있는 예술가를 후원하면 히어로도 명성이 드높아진다. 비용은 한달에 (가장 높은 예술가 등급 x 50) 길더이며, 예술가의 명성 등급만큼의 명성이 생긴다. 하지만 예술의 유행은 계속적으로 변하므로 한 예술가에게는 이 혜택을 세번밖에 받을 수 없다. (역주: 석달 후에는 헌신짝처럼 버리라니 참 멋집..)

사교클럽에 들기

히어로 제작 후 사교클럽에 들어가는 것은 (좋은 연기, GM 허락, 어쩌면 경험치) 사교클럽의 HP값만큼의 명성을 한번 받는 효과가 있다.

첫 7번째 바다 마스터링

처음으로 7번째 바다 마스터링을 해봤습니다. 희생양은 초보자님. 초보자님이 다른 캠페인에서 플레이하시는 캐릭터를 납치했습니다.

처음이라지만 아주 생 처음은 아닌 게, 원래 7번째 바다 그룹에서 모의전투로 어느정도 전투룰을 익혔었고 또 대규모 전투룰을 플레이테스트하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서사적 구조를 가지고 정상적인(?) 플레이 룰을 돌려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몇가지 하우스룰이라면 다음과 같은 것이…

1. 캐릭터 제작

– 포인트는 원래 룰의 100 히어로 포인트(HP)가 아닌 140HP로 했습니다. 특성치 상한은 4, 낵 상한은 없이요.

로키: 캐릭터 100HP죠? 40HP 더 분배해서 주세요.
초보자님: 105HP인데요?
로키: 혼자니까 능력치가 더 필요해요. 40HP 추가로 분배해서 주세요.
초보자님: 네…(…)

뭐 기술보다 특성치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룰인지라 특성치에 불사르니 간단하게 끝. 그리고 공격(펜싱) 5라니 왠 검술 매니아..(…)

2. 극주사위는 물처럼 흐르고(?)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려는 노력이 보이면 무조건 극주사위. 그리고 남기든 쓰든 경험치나 캐릭터 성장과는 무관하게 했습니다. 극주사위 0으로 시작한 플레이어가 한개 쓰고도 세션 끝에는 2개를 쥐고 있었죠. 저것도 제가 생각하기엔 약간 짰지만, 뭐.

GM이 극주사위를 가질지 말지는 고민입니다. 공식 NPC들이 140HP짜리 PC보다 강한 걸 깨닫고 경악을… 악당의 간계를 발동하려면 극주사위가 필요하긴 한데, 과연 제가 돌리면 진정한 의미의 악당이 있을지는 의문이군요. 아악..NPC 캐메 귀찮..(퍽)

아르메이아 오초아 이 라사르 델 까스띨리오로 말하자면 외로워도~ 슬퍼도~ 를 외치는 캔디소년이랄까요. (아닙..) 탕녀로 유명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아버지의 미움이란 미움은 다 받고, 결국 외동아들인데도 아버지가 일부러 사촌을 친자로 들여서 상속권을 그쪽으로 넘겨버렸죠. 분명 아버지는 친부 맞지만, 이게 남들 보기엔 어떻겠어요. 탕녀로 유명한 어머니 -> 그 어머니를 꼭 닮은 아들 -> 아버지에 의한 상속권 박탈.

한마디로 까스띠예 귀족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안주감인 겁니다, 아르메이아는. 별볼일 없는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저렇게까지 유명하다니, 눈물이 앞을 가릴 일..(…) 까스띠예 궁정에 있을 때 명성 페널티를 제안했고 (룰적 근거 전무), 플레이어도 순순히 받아들이시더군요. 명성 다이스 페널티 쪽을 생각 중입니다. 흐흐..+_+

가진 건 쥐뿔도 없고 아는 건 머리 한가득인 아르메이아. 사악GM 로키와 함께 한 그의 첫 모험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그냥 즉석에서 “할까요?” “하죠!” 수준이었던지라 준비 별로 안하는 제 기준으로도 정말 준비는 전무했던…

아르메이아는 추기경(여기서 우리는 GM의 준비부족과 까스띠예 소스북의 부재를 알 수 있다)의 저택에… 공식적으로는 초대손님, 사실은 통역사. 몽테뉴와 보다체 손님들이 있었거든요. (아르메이아는 모국어인 까스띠예어 외에 몽테뉴, 보다체, 아발론, 테아어를 하는 인재!) 따라서 얘기하는 손님들에게 공통되는 언어가 없을 경우 달려가 통역해주는 게 아르메이아의 일이었죠. 명색이 귀족이라도 가진 게 없으면 사람이 이렇게 됩..

어쨌든 아르메이아는 보다체의 치오사 추기경, 까스띠예의 돈 알다나, 그리고 한동안 대화를 진행한 후에야 GM이 이름을 지어준 비운의 몽테뉴 귀족 오렐리앙 비세 세 사람의 대화를 열심히 통역해주고 있었습니다. 치오사 추기경은 실종된 몽테뉴 추기경 자리를 없애고 까스띠예와 보다체에 추기경을 추가해서 몽테뉴 추기경의 실종 때문에 못 뽑고 있는 교황을 뽑아야 교회의 지도력 부재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었죠. 몽테뉴 귀족은 레옹 황제(몽테뉴 왕)께서는 누구의 신앙의 자유에도 간섭하지 않으며, 사라진 다르쥬노 추기경을 찾기 위한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뻔뻔스러울 정도로 성의없이 말합니다. (1. 몽테뉴 귀족사회가 교회에 등돌린지 한참 된. 2. 추기경 실종 후 몽테뉴 황제가 추기경 반지 끼고 나타남.)

죽도록 통역하고 있던 아르메이아의 귀에 무도회장 한켠의 소란이 들려오고, 이 시점에서 대화의 흐름을 놓치고 저쪽에 신경을 쓸 것인가 아니면 무시하고 이쪽에 집중할 것인가 선택할 수 있었지만, 통역해주는 상대가 다 무시무시한 VIP인데다 다른 통역사도 파티장에 있다는 얘기를 빼먹는 바람에 의미있는 선택지를 주는데는 실패. 저때 소란 쪽에 신경을 썼다면 전혀 다른 모험이 될뻔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쪽이 더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합리화)

자기 얘기가 영 먹히지 않자 답답하던 노인네…아니 치오사 추기경, 불쑥 아르메이아에게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묻습니다. 조리있게 대답하는 아르메이아를 잠시 바라보던 추기경은 음료잔을 집는척 하며 아르메이아에게 무도회가 파한 다음에 잠시 보자고 작게 얘기하죠. 여기서 급작스러운 요청에 아무 반응 안하는데 에티켓 판정. 아르메이아는 쉽게 성공했고, 아무 내색 없이 무사히 파티 끝까지 목이 닳고 입이 마르도록 통역질을 합니다.

결국 손님들의 흐름에 밀려 떠나는 손님 마차타는 순간까지 통역하는 아르메이아. 더욱 짜증나는 건 까스띠예어가 안되는 주제에 까스띠예 귀부인 꼬신다고 설치는 몽테뉴 귀족청년 말 옮겨주기..(…) 참다 못한 아르메이아는 꼬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부인의 눈치를 살피고, 겉보기에는 웃으며 끄덕이며 받아주고 있지만 사람보는 눈 판정이 성공하자 사실은 지루하고 짜증내고 있는 게 보이지요. 아르메이아는 몽테뉴어로 청년에게 여자 꼬시려면 언어 정도는 배우라며, 침대까지 통역 동행할 거냐고 쏘아주지요. 그리고 흔들림없는 에티켓 굴림으로 청년을 물러나게 만듭니다. 감동먹은 GM 극주사위 먹이고… 아마 명성도 조금 올려야 할 것 같군요, 이 시점에서. 까스띠예 귀부인은 웃으면서 가버리고…

여기서 끈기판정. TN 5 실패했으면 목소리가 갈라지고 쉬어서 나오게 하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성공. 어쨌거나 목이 마르고 다리는 붓고 초죽음이 된 아르메이아는 부엌으로 직접 내려가 물한잔 달라고 하고, 한 젊은 하녀가 물잔을 건네며 지체있으신 도련님이 이런 데로 직접 내려오시면 사람들이 뭐라고 한다며 얼굴을 붉히지요. 하지만 곧 동료 하녀들에게 잡아뜯어집(?)니다. 저 사람 아무 실속 없다고 속삭이는 소리가 아르메이아의 지친 귀에까지 들리고… 아아, 하녀에게까지 실속없다고 외면받는 이 신세. 외로워도 슬퍼도~를 외쳐야 할 상황인 겁니다! ;ㅁ; 여기서 지치고 피곤한 아르메이아의 연기 때문에 다시 극주사위.

치오사 추기경과의 밀회를 위해 파티장으로 돌아가본 아르메이아. 무도회장을 치우는 하인에게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하지만 영 짜증내는 태도로 봐서 성실하게 전해줄 것 같지 않은 불길한 예감. 무도회장의 찬란한 빛과 목소리, 웃음 소리 뒤에 공허하고 어둡기만 한 그 공간에서 아르메이아는 혼자 기다립니다.

바로 그때 정원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정원으로 통하는 큰 몽테뉴식 창(창틀이 바닥까지 닿아있는 문 비슷한 창)으로 나온 아르메이아는 산책로의 풀섶 저편에 사제복을 언뜻 봅니다. 그리고 두 사내가 좀전 파티에서의 소란에 대해 얘기나누는 것을 알아채지요. 그리고 재치판정. 그런데 아르메이아 뒤쪽으로도 발소리가 들립니다! 아직 두 사내는 알아채지 못하고 있지만, 조금만 더 다가오면 알아채고 얘기를 멈추겠지요. 어차피 오는 사람을 안 들리게 막을 수 없는 이상 아르메이아는 몰래 접근해 얼굴이라도 확인하기로 결정하고 은신 체크를 성공해 두 사내의 얼굴을 확인합니다. 비록 아는 사람은 아니었지만요. 그리고 또다른 사람이 다가오는 소리와 아르메이아를 부르는 소리 때문에 얘기 나누던 사제들은 그대로 산책로를 따라 가버리고, 돌아본 아르메이아가 본 것은 역시 라 치오사 추기경.

교회의 판도를 바꿔버릴 계획을 꾸미는 사람 치고는 너무나 순수하고 따스한 노인네인 추기경은 함께 산책하자고 아르메이아에게 말하고, 둘은 정원길을 걸으며 얘기를 나눕니다. 아르메이아의 불우한 상황을 무도회장에서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다 파악해 버린 노인네 눈치. 내색하지 않는 판정에 GM은 재치가 아니라 끈기로 에티켓을 굴리라는 사악함을 과시했고, 결국 뽀록나 버려서 당황한 아르메이아. 그가 불편해하자 추기경은 화제를 바꾸어서, 몽테뉴 추기경직을 없애고 교황을 선출하려는 자신의 계획을 얘기하지요. 그리고 도와주겠냐고 묻습니다. 아르메이아가 그러겠다고 하는 동안 플레이어분은 이 거대한 규모의 얘기를 대체 어쩌라는 거냐고 잡담채널에서 울부짖고..(…) 역시 황당하게 큰 규모의 이야기를 키우는 GM 버릇이 나온 겝니다. 나와버린 게지요..;;

줄이고 또 줄여서 아르메이아의 임무는 몽테뉴의 실종된 다르쥬노 추기경, 그리고 대주교들의 생사확인으로 좁혀집니다. 결국에는 몽테뉴 궁정, 그리고 가끔은 다른 나라 궁정 돌며 재밌게 놀라는 얘기지만요. 치오사 추기경은 아침에 몽테뉴에 있는 자기 조력자에게 줄 소개장을 전해주겠다고 하고, 세션 끝. 장면을 잘 진행한 포상으로 다시 극주사위.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재밌었습니다. ;ㅁ; 7번째 바다는 제가 하는 것 치고는 꽤 복잡한 룰이어서 실수도 있었지만, 요소요소 룰 적용하는데 쏠쏠한 재미가 있더군요. 또 초보자님도 캐릭터성을 잘 표현하고 극적 감각도 있는 분이라 제가 만드는 극적 요소들에 잘 반응해 주셨고요. 아르메이아 같은 경우 설정을 처음 접했을 때는 지나치게 건조한 캐릭터가 아닌가 걱정했었는데, 막상 플레이가 시작되고 많은 주변상황에 반응해야 하자 캐릭터가 살아나더군요.

개인적으로 제일 아쉬웠던 부분은 시작 장면. 통역 장면의 성격상, 그리고 시작 갈등을 설정해야 하는 필요상 NPC들끼리 얘기하는 걸로 시작하는 게 곤욕이었습니다. 또 위에서 말했듯 숨막히는 VIP 상대중, 게다가 엄청나게 중요한 얘기중, 게다가 다른 통역사들의 존재는 빼놓아서 결과적으로 전혀 선택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선택지도 문제였습니다. 아아..활극이 될 수 있었는데…;ㅁ; 이쪽 얘기도 재밌긴 했지만 같은 결과라도 플레이어의 의미있는 선택의 결과였다면 저도, 플레이어도 더 보람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 장면에서 다른 통역사의 존재만 강조했더라도 의미있는 선택의 여지가 훨씬 생겼을지도요. 인물이나 대화를 덜 중요하게 만들면 이번에는 이쪽 옵션을 부당하게 뺏는 결과가 됐겠죠. 어려운 문제이지만, 앞으로는 의미있는 선택의 기회를 잘 포착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삐걱거리는 면도 있었지만 대체로 재밌었습니다. 앞으로의 캠페인도 기대되는군요. 소스북 안읽어본 까스띠예에서 슬쩍 주인공을 빼돌려 소스북 읽은 몽테뉴, 그리고 아마도 보다체 쪽으로 옮기는 저의 센스란..(이봐) 몽테뉴에서는 궁정음모 규칙도 적용할 생각인데, 궁정음모의 화폐는 다른 무엇보다 ‘부탁’입니다. (돈? 돈이야 당연히 다 있는 걸로 전제 깔고요. 아르메이아는 없어서 문제지만, 추기경의 조력자께서 알아서 해주심.) 남의 부탁을 많이 들어줄수록 소개부터 돈 꾸는 것부터 정보까지, 다른 사람의 호의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자기 부탁을 해결할 수가 있거든요. 결국 부탁 들어주느라 온갖 모험 다 하라는 훌륭한 시스템..(…) 대리결투에서 귀부인 강아지 실종사건 해결까지, 온갖 뻘짓 다할 아르메이아의 대모험을 기대해 주시길~ 후기 올릴 기운이 다시 날 일이 있을까는 모르겠지만요.

첫 7번째 바다 마스터링은 나름대로 성공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하고 싶은 7번째 바다의 색채가 나와서 기쁘군요..^^

7번째 바다 대규모 전투룰–고치고 싶은 점

7번째 바다 대규모 전투룰, 플레이테스트해보니 의외로 심심하더군요. 보다 영웅적이고 다채로운 대규모 전투를 위하여 생각할 수 있는 몇가지 개선점.

1. 자동 피해를 대폭 축소 – 교전 정도에 따른 자동 피해 다이스를 왠만하면 거의 없애고, 교전이 꽤 심하다 싶을 때 1 다이스, 영웅적 행동기회를 택했을 때 어쩌면 추가로 1 다이스 정도. 또한 히어로 행동에 따라 (전 라운드에서 지원 사격을 명령했다던가) 피해 다이스를 없앨 수 있게 합니다.

2. 교전 정도 – 교전 정도 선택 여지를 거의 없애고, 거의 명령에 따르게 하는 방향으로… 교전 정도를 바꾸려면 상관을 설득하는 등 (“후방을 지키고 싶지 않습니다! 최전선으로 보내주십시오!”) 사회 판정을 사용하도록 합니다. 자기 임의대로 교전 정도를 낮추면 명성이 깎이고 군법 재판에 회부될 수 있으며(예를 들어 도저히 상대가 안되는 적에 직면해 부하들을 살리기 위해 후퇴했다던가), 임의로 교전 정도를 높이면 행동의 결과가 안 좋을 경우 군법 재판에 회부될 수 있습니다(명령을 무시하고 최전방으로 달려나간 간큰 히어로).

3. 기본 전세 판정 – 기본 전세 판정은 히어로가 지휘관이 아닌 이상 양쪽의 머릿수로 굴립니다. 규모에 따라 주사위 하나에 100명, 1000명 등. 예를 들어 6000 대 5000의 싸움이라면 6다이스와 5다이스의 대결이라든지.

4. 히어로의 기여 – 히어로의 영웅적 행동에 의한 전세 기여는 킵다이스 추가로 반영합니다. 히어로 한명이 병사 1000명의 몫을 한다니 어떻게 보면 웃기지만 뭐, 그게 히어로의 의미! (퍽)

5. 영웅적 행동 기회의 대폭 확대 – 싸움 뿐 아니라 신사도 등도 영웅적 행동기회에 포함시킵니다. 전세에 기여하는 영웅적 행동은 아니라도 추가 명성은 얻을 수 있게 조치합니다. 적에 대한 신사도라든지(“칼을 주워라, 산체스. 에탈롱 가의 남자는 무기 없는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다.”), 빗발치는 총탄 사이를 뚫고 가 환자를 치료하는 군의의 헌신, 역시 빗발치는 총탄 사이를 뚫고 죽어가는 병사의 종부성사를 해주는 군목의 신앙, 가망없는 부상을 입은 동료를 눈물 흘리며 자기 손으로 편하게 해주는 병사의 모습 등. 또한 히어로의 명성 다이스를 전세에 언킵 다이스(킵 다이스가 나으려나요)로 사용할 수 있게 합니다.

6. 확대화면 – 결투 뿐만 아니라 왠만한 영웅적 행동기회에서 라운드의 진행을 멈추고 일반 판정으로 넘어갑니다. (이렇게 하면 영웅적 행동기회에서 자동 피해 주사위는 아예 없애고 일반 피해로도 될지도…)

이렇게 고치고 플레이테스트해보고 싶어지는군요. 어떤 모습의 대규모 전투가 될지…

7번째 바다, 이렇게 돌려보고 싶다

7번째 바다를 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현재 시스템은 그다지 끌리지 않는군요. 낵보다 특성치가 훠얼씬 중요한 점은 뭐 장르의 색채로 돌린다 해도 좀더 근본적인 (제가 보기에) 문제라면 GM과 플레이어의 권력관계입니다. 특히 극주사위 운용 면에서 플레이어에게 적대적이랄까, 그런 걸 많이 느껴서 말이죠. 또 스워시버클링 장르의 지향에 비해 난이도가 높다는 점도 불만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대폭 개조해서 돌릴까 생각중입니다.

1. 히어로 포인트
– 히어로 제작은 140HP로 한다. 이 140HP로 배경은 살 수 없다.

2. 히어로 제작시에만 적용되는 장점
– 까스띠예 교육, 대학, 사관학교, 언어 재능 등 히어로 제작 때만 적용되는 장점은 폐지하거나 제한을 둔다. 예를 들어 까스띠예 교육은 히어로 제작이 아니라 플레이중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대학과 사관학교는 특정한 기능만 HP값을 깎는 쪽으로 한다거나. 대학이나 사관학교 장점이 있으면 모국어 읽고 쓰기는 공짜라거나 등등. (대학 나왔다고 선원이나 범죄자 기능을 싸게 사거나, 사관학교 나왔다고 채찍 기능을 싸게 살 수 있는 건 잘 이해가 안가는..;;)

3. 기본 낵과 고급 낵의 차이를 없애거나 완화한다.
– 기본 낵과 고급 낵 모두 1HP, 아니면 기본 낵 1HP 고급 낵 2HP 하는 식으로. 마법과 검사유파 낵도 고급 낵과 마찬가지.

4. 검사 유파와 마법
– 검사 유파는 10HP/타국 유파 15HP, 마법은 순혈 20HP/반혈 10HP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중. 세가지 검사 유파의 대가로 시작하고 싶다면 그러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숙련도에 따른 효과 적용이 좀 복잡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숙련자 단계는 모든 낵이 3인 시점부터.

5. 명성치를 히어로 포인트로 살 수 있게 한다. (경험치는 안됨)
– 명성의 효과를 확실하게 적용하고, HP와 1:1이나 1:2 비율로 구입 가능하게 한다.

6. 극주사위의 운용
– 세션 시작마다 각 플레이어는 플레이어 수만큼의 극주사위를 받고, 이 극주사위는 스스로는 절대 쓸 수 없으며 다른 플레이어에게 부여하는 것만 가능하다. 받은 극주사위는 바로 다음 판정에 소모해야 한다. (즉 축적이 불가능) 주로 판정과 관련한 연기 포상으로 사용하기를 권장. 극주사위와 경험치, 혹은 캐릭터 성장은 아무 인연이 없다. GM은 극주사위가 없다. (과거의 그늘, 선물 주사위 규칙)

7. 배경
– 모든 캐릭터는 위의 140HP에 더해서 10HP만큼의 배경을 가진다. 모든 세션은 정해진 HP량의 PC 배경이 들어가야 하며, 단위를 어떻게 잡든지간에(PC들을 세션마다 돌아가며 주인공을 만들든, 장마다 돌아가며 주인공을 만들든) 장기적인 배경 반영량은 같아야 한다. (안방극장 대모험, 고민과 화면 존재감 규칙) 경험치는 배경에서만 나온다. (과거의 그늘 열쇠 시스템)

8. 롤 앤 킵 (가장 큰 변화이며 문제가 많을 수 있는 부분이라 불확실한…)
– 판정은 낵 + 특성치만큼의 d10을 굴리고 낵만큼을 가진다. 이렇게 할 경우 낵이 없는 경우의 굴림, TN 등 고쳐야 할 점이 상당히 많아진다는 점에서 잘 엄두가 안나는 부분.

여기까지가 규칙 구상 부분이고…GM 원칙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히어로간의 연관관계
– 히어로 사이에 어떤 식으로든 함께 여행할 동기가 없으면 아예 게임 시작을 안하는 것도 한 방법. 이유 만드느라 GM 죽어나는..(…) 친척이라거나, 친구라거나, 동료라거나, 삼각관계라거나, 하다못해 빚쟁이라거나 등등 플레이어들이 이유를 안 만들면 GM은 파업할지도.

2. 괴물 히어로의 제어
– 플레이어들은 분명히 왠만한 문제는 ‘마스터 저놈 죽여요’로 해결할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이 그러지 않을만한 이유는? 첫번째는 명성 규칙의 철저한 적용과 약간의 하우스룰, 두번째는 도덕적 불확실성, 셋째로는 캐릭터의 행동에 따른 결과를 확실히 적용하는 것, 네번째로는 전투 외의 해결방식에 대한 포상.

첫째, 명성은 히어로가 사회 속에서 기능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명성 굴림으로 ‘아니 당신은 —-씨!’ 하고 반색을 한다거나, 각종 편의를 제공받는다거나, 뇌쇄적인 이성이 접근해 온다거나 등등. 하지만 하우스룰로 히어로가 공개적으로 자기쪽에서 먼저 폭력을 행사하면 명성치가 깎이거나 명성을 덜 받는다. 귀족, 총사, 기사 등 법적 권위를 가진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면 더더욱. (나중에 총사나 기사 쪽이 완전히 부패했거나 반역자거나 등등의 상황이 밝혀지면 명성치는 오히려 올라갈 수도 있지만, 이것도 널리 알려져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히어로가 사람을 죽였을 경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명성치는 어느정도 깎이거나 덜 받는다. 이건 쓰러진 적을 한번 더 찌르는 것과 안 찌르는 것의 차이.

둘째, 이 녀석이 신나게 패도 될 녀석인지 불확실한 경우를 자주 준다. 한대 치면 죽을 것 같은 여리여리한 노인네(브루트인가! 퍽퍽), 검이라곤 잡아본 적이 없는 게 확실한 아가씨, 히어로가 자기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열세살의 소년. (게다가 실제로 소년의 아버지를 죽였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 어디까지가 히어로인가?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싶어지는 이 삐딱함이란.

셋째, 폭력의 결과는 검끝에 베이는 살점의 감촉과 공중에 흩날리는 핏방울부터 시작해 감히 무서워서 고개도 못드는 마을사람까지 뚜렷하게 적용한다. 나의 테아에 몬스터는 없다. (아니면 적어도 극도로 적을듯…) 히어로의 검에 죽고 다치는 것은 모두 사람인 것이다. 그리고 물론, 명성치 페널티도 있다.

넷째, 폭력 외의 문제해결방식을 적극적으로 포상한다. 크게 문제해결이 더 쉬워진다는 점과 명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으로. 땀 뻘뻘 흘려가며 다 때려눕히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샹들리에 끈을 끊어서 순식간에 제압하는 편이 빠르고 쉽다거나, 복도를 마구 달려 도망가는 것보다는 벽 속의 기계장치를 발견해서 도망치는 게 낫다거나. 신출귀몰한 검술이나 사격실력 못지않게 힘있는 필체라든지 (작가 낵) 수정처럼 맑은 소프라노 (가수 낵)이 명성을 드높인다거나.

하지만 검술실력, 특히 검객 유파가 도움이 되는 점이 있다면 바로 원래 쓰임새인 결투. 비록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공공연한 폭력이 명성을 떨어뜨린다 하나, 그렇다고 폭력적인 유희에 대한 테아인의 관심이 줄은 것은 아니다. 단지 적의 피를 흘리게 하는 것보다는 교묘한 검술, 활, 혹은 총 솜씨가 더 화제가 될 뿐. 적수의 모자에 단 깃털을 잘라낼 수 있다면 (겁주기 낵, 혹은 공격(펜싱) 낵으로 높이기 세번이라거나) 적이 쓰러지지 않았더라도 이미 심리적으로는 이긴 것이나 다름없고, 명성은 적의 심장을 꿰뚫어 단번에 죽이는 것보다 더 올라갈 것이다.

…뭐 이런 식으로 이것저것 생각해 보았는데, 이렇게까지 많이 뜯어고칠 거면 7번째 바다는 뭐하러 돌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OTL. 차라리 우슈 스워시버클링을 할까..(흑)

7번째 바다 대규모 전투룰

GM 가이드 p. 176

준비

보급 – 각 군대 보급담당의 재치 + 병참

연설 – 각 군대 지휘관의 재치 + 고무

전투중 각 굴림의 10점 혹은 그 일부마다 한번의 공짜 높이기. (한번 사용하고 나면 소모됨) (역주: 예를 들어 병참과 고무 굴림이 합해서 42가 나왔다면 5번의 높이기가 생깁니다.)

전투

히어로는 각 라운드마다 후방, 비교전 상태, 교전중, 격전중 중 하나를 선택.

교전상태를 선택했으면 두 군대의 지휘관이 재치 + 전략을 겨루어 승패결정. 지난 라운드에서 히어로의 영웅적 행동기회에 의한 수정치가 있으면 적용하고, 준비 단계에서의 높임 소모 가능. 이 굴림에서의 승패에 따라 전세가 달라짐.

장교 계급이 있는 히어로는 자신의 지도력 낵만큼을 지휘관의 전략 굴림에 더할 수 있지만, 대신 개인적 성과 굴림에서 -2를 해야 함.

개인적 성과

한개의 주사위(역주: 아마도 터지는듯) + 재치 + 전술 값을 산출해 GM 가이드 p. 177에 있는 표와 대조. 그 결과에 따라 세가지가 정해짐.

1. 이번 라운드에 입는 피해

라운드마다 히어로는 일정량의 피해를 입음. 표에서 나온 다이스를 굴려 그 결과에서 힘과 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방어 낵을 뺀 만큼의 피해를 입어야 함. (역주: 아마도 터지는 주사위겠죠?) 그 결과만큼의 피해를 입고, 극적 부상이 생기는지 바로 체크. 드라켄아이젠은 평소처럼 피해를 줄여줌.

2. 이번 라운드에 얻는 명성

3. 영웅적 행동 기회

히어로는 전세에 큰 기여를 하고 명성을 올릴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음. (역주: 교전 정도가 높을수록…) 다음 중 하나를 GM이 말해줄 것임.

군의관
히어로는 군의관에게 치료받을 기회가 생김. 그 라운드 동안에는 개인적 성과 굴림을 하거나 지휘관의 전략 굴림에 기여할 수는 없지만 모든 상처와 하나의 극적 부상이 사라짐.

깃발 집어들기
자기 편의 기수가 쓰러지는 것을 보게 되고, 히어로가 기를 집어들 수 있음. 기를 잡고 있는 라운드마다 1 명성치 추가. 하지만 그동안 모든 굴림에 -1 언킵. (보통 결투와 같은 영웅적 행동기회 외에는 무관)

“물러서지 마라!”
히어로는 상관에게 전열을 유지하라는 명령을 받음. 다음 두 라운드간 현재의 교전정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교전중이라면 라운드마다 1 명성치 추가, 격전중이라면 라운드마다 2 명성치 추가. 2라운드간 전열을 유지했을 경우 다음번 장군의 전략 굴림에 +3. (역주: 근데 전열유지의 판단 기준은?)

돌격
돌격명령을 받고 적진으로 육박해 가는 행동기회. 다음번 개인 성과 굴림에서 2를 빼지만, 명성치는 2 추가. 히어로가 쓰러지지 않으면 지휘관의 전략 굴림에 +1.

사선 확보
잠시 전선이 흩어지면서 적 장교를 장거리 공격으로 맞출 수 있는 사격선이 확보됨. 장거리 사격이며, 장교 정도면 보통TN 20 이상. 성공할 경우 3 명성치, 그리고 적 지휘관의 다음번 전략 굴림에서 -3.

유인작전
아군의 후방에서 적을 유인하라는 명령을 받음. 다음 라운드에서 히어로는 격전 상태에 추가로 2 명성치. 히어로가 쓰러지지 않으면 다음번 전략 굴림에 +1.

부상자 구출
아군이 쓰러진 것을 보고 구해줄 수 있지만, 그럴 경우 다음 두 라운드간 격전상태. 라운드마다 2 명성치.

적 깃발 탈취
적의 깃발을 빼앗을 기회가 생김. 먼저 적 기수와 결투해서 죽인 후, 성공할 경우 자기편 후방으로 가져가야 함. 라운드마다 후방 교전 상태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은 한단계로 제한하고, 공격을 많이 받으므로 개인 성과 굴림에서는 -4. 라운드마다 3 명성치, 그리고 후방 상태까지 도달 성공시 (역주: 즉 쓰러지지 않았다는 뜻인듯) 추가로 5 명성치. 또한 성공했을 경우 다음번 전략 굴림에 +5.

결투
적군의 히어로 혹은 악당과 마주쳐서 1:1 대결. 둘중 하나가 쓰러질 때까지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지 않음. 결투를 거부하면 겁쟁이로 낙인찍혀 명성치가 깎임. (역주: 얼마나?) 히어로 승리시 적 지휘관의 전략 굴림에서 -3, 히어로 패배시 아군 지휘관의 전략 굴림에서 -3.

포상

전세 굴림에 세번 연속으로 승리한 쪽이 승리. 패한 쪽은 후퇴하거나 항복. 이긴 편의 히어로는 지금까지 전투중 생긴 모든 명성치를 자기 명성에 더하고, 진 편의 히어로는 전투중 생긴 명성치를 반으로 나누어 소수점을 버린만큼을 명성에 더함.

또한 승자는 전리품이 생김. p. 179의 전리품 표에서 굴리고, 임관 장점 한 단계마다 결과에 +1. 적과 결투해 이긴 히어로는 적의 소지품 또한 전리품으로 취함.

나탈리아–시트

나탈리아

힘 2, 잽쌈 3, 끈기 2, 재치 4, 멋 3
장점: 연줄 2(언니 사비네/루트), 위험한 아름다움, 보다체 R/W, 몽테뉴 R/W, 벤델 R/W, 왼손잡이, 후원자
예술가: 작가 2, 연주자(만돌린) 1
기녀: 춤 1, 에티켓 1, 패션 1, 겸손함 3, 제니 1, 전령 1, 유혹 1
도시 토박이: 사교성 1, 거리 누비기 1
하인: 에티켓 1, 패션 1, 하인 업무 1, 겸손함 3
나이프: 공격 2, 막기 1
배경: 저주 2(루카), 은혜 1(에밀리오)

보다체 히어로
100HP

특성치(64HP)
-힘 2 (8HP)
-잽쌈 3 (16HP)
-끈기 2 (8HP)
-재치 3+1 (16HP)
-멋 3 (16HP)

강점(17HP)
-연줄(2HP): 친구 – 언니 루트(사비네)
-위험한 아름다움(3HP)
-언어(6HP): 보다체 R/W(1HP), 몽테뉴 R/W(2HP), 벤델 R/W(3HP)
-왼손잡이(1HP)
-후원자(5HP): 40길더, 한달에 한번

기술(16HP)
-예술가(2HP): 작가 2, 연주자(만돌린) 1 (1HP)
-기녀(2HP): 춤 1, 에티켓 1 (하인), 패션 1 (하인), 겸손함 3 (1HP, 하인), 제니 1, 전령 1 (1HP), 유혹 1 (3HP)
-도시 토박이(2HP): 사교성 1, 거리 누비기 1
-하인(2HP): 에티켓 1, 패션 1, 하인 업무 1, 겸손함 3 (기녀)
-나이프(2HP): 공격 2 (1HP), 막기 1

배경(3HP)
-저주(2HP): 루카 베투리노
-은혜(1HP): 에밀리오 비니콜라

나탈리아–주변 인물

주변 인물:

사비네 – 여성, 25세. 본명 루트이며, 사비네는 제니로서의 예명(?)입니다. 나탈리아의 친언니로, 둘이서 있을 때면 피아와 루트라는 이름으로 서로 부르지요. 항만 근처의 제니하우스에서 선원들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고, 마르코라는 까스띠예 선원과 6년 전에 결혼했습니다. 뭐, 말이 결혼이지 어차피 항구에서 항구를 전전하는 마르코를 자주 볼 일은 없고, 아마 가는 항구마다 여자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요. 대충 모른척하면 편한 일을 뭐하러 긁어 부스럼 만들겠어요.

동생 피아에게도 ‘공짜로 해주는 남자’가 생긴 것을 알고 참 잘된 일이라고 좋아했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걸 동생의 하소연을 통해 알게 되었죠. 한번 삐끗하면 헤어나기 어려운 그런 위험한 세계에 속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동생의 속을 썩이고 있는 점이라면 메디코에서 제니길드를 세운다는, 피아가 보기에는 영 어처구니없는 계획입니다. 보다체 상인 군주들이 벤델 길드가 발붙이게 둘 것 같냐며, 어느날 아침 수로에 처박힌 시체로 발견되고 싶지 않으면 당장 관두라고 설득중이지요.

도넬로 팔리치에게는 에릭 힐더라는 벤델인 손님이 와 있는데, 말로는 모험가라고 하지만 사실은 벤델 체어들의 스파이라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그가 타고 온 배의 선원들에게 소문을 전해들은 루트는 힐더를 만나서 상의하기를 몹시 바라고 있고, 따라서 이미 파티에서 힐더와 안면이 있고 벤델어도 아는 피아에게 소개해달라고 부탁했지만 피아는 기암을 하며 거절했죠. 언니가 자꾸 졸라대는 통에 요즘에는 방문 빈도를 줄였을 정도입니다.

에밀리오 비니콜라 – 남성, 27세. 귀족은 아니지만 팔리쉬가와 서출 쪽으로 혈연이 있는 가문의 장남으로, 큰 와인 수출업을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사업가.

그동안 팔리쉬가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을 공급받으며 번성해온 사업이지만, 최근의 자기 대에서 가운이 기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비니콜라 가문은 대대로 바닷길로 까스띠예 수출을 담당해 왔습니다만, 몽테뉴와 까스띠예의 전쟁으로 뱃길이 불안정해지고 해적 문제가 전에 없이 심각해지면서 벌써 몇번이나 와인을 실은 배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입니다.

팔리쉬 와인 수출할당을 준다고 하면 당장 줄을 설 사람들이야 널렸고,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수출 할당량을 줄이거나 경우에 따라선 아예 뺏어가겠다고 은근한 압박이 들어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별로 야심만만하거나 머리좋은 사내가 아닌 비니콜라는 어려서부터 누려온 안락한 생활이 사라지고 위신이 대폭 깎일까봐 전전긍긍하고 있고, 어떻게든 예전의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닥치는대로 파티를 찾아다니며 인맥을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 있죠. 나탈리아는 그 전모는 알지 못하지만 어쨌든 주변 사람들의 눈치나 가끔씩 보이는 비니콜라의 표정이 이상하다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첼리아 마로네 델라 비니콜라 – 여성, 18세. 에밀리오의 아내로, 부유한 가정 태생의 반혈 페이트위치입니다. 놀랍도록 예쁜 얼굴과 가녀리고 우아한 몸매를 검은 너울과 우중충한 옷으로 가린 이 젊은 부인은 페이트 위치에게 가해진 온갖 제약들을 답답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그런 욕구나 불만들은 엄격한 교육을 통해 철저히 억눌려 왔죠.

때문에 평소에는 쥐죽은듯 유순하다가도 한번 욱하면 격렬하게 감정을 표출하고, 그랬다가 감정에 휩쓸린 것을 강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우울해지는 다소 불안정한 성격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사람을 꺼리는 편입니다. 사람을 만나기 싫어서가 아니라 인간관계 속에 부대끼다 보면 자기 내면의 끝없는 갈등 때문에 한결 더 힘들어지니까요.

그런 그녀는 친정에서부터 가져온 거미군집을 품종개량하고 훈련시키면서 지켜보는 게 낙입니다. 침실에서 문 하나 더 열고 들어가야 하는 그녀의 내실에 가보면 거미의 발광(發光) 형질을 관찰하기 위해 휘장은 밤낮으로 내려놓은 어스름 속에 희여멀건하게 빛나는 온갖 크기와 모양의 거미들이 돌아다니고, 거미가 잔뜩 든 유리구와 뭉친 거미줄이 굴러다니고 있죠.

남편인 에밀리오와는 관계는 달콤한 애정에서 불안한 어색함까지 수도 없이 엇갈립니다. 하지만 에밀리오는 종잡을 수 없는 어린 아내를 어려워하면서도 한편 진정한 애정을 느끼고 있어서 첼리아가 조금은 마음을 붙일 데가 생겼지요.

레베카 몬다비 – 여성, 21세. 도넬로 팔리쉬의 어린 사촌 라파엘로의 약혼녀. 군주 알치데 몬다비가 반도 영토의 평민 여자에게 낳은 서녀로, 어려서 기녀집에 보내졌지만 들어가자마자 시험 결과 소르테, 그것도 어떻게 된 일인지 강력한 순혈 마녀의 힘이 발견되어서 페이트 위치로서 몬다비 본가에서 양육되었습니다.

페이트 위치로서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결혼하는 것은 이전의 두 약혼자가 각각 병사와 사고사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한명은 빈첸조 칼리가리만큼이나 오래 살 것만 같던 60대의 호색한이었는데 어느날 풍이 들려서 삽시간에 사망(뇌졸중이 풍이던가요?), 또 한명은 잔인한 성품에 대한 소문이 돌고 전 부인의 죽음에 대해서도 석연찮은 점이 많은 젊은 귀족이었는데 어느날 수로에 익사.

불운과 악의를 구분할 수 없는, 내지는 악의가 곧 불운이 되는 소르테의 특성상 아무것도 증명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그녀에게 들어오는 모든 혼담이 조용히 끊겼을 뿐… 알치데 몬다비는 소심하고 무던한 평소 인상과는 달리 불같이 화를 냈다고 전해지지만, 그렇다고 죽는 게 두려워서 벌벌 떠는 신하에게 억지로 떠넘길 수도 없는 노릇이었죠.

레베카는 아버지를 설득해 수녀원으로 보내달라고 했고, 비록 그녀의 아버지이자 보다체의 군주중 하나지만 더이상 몬다비마저도 레베카에게 함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몬다비는 어차피 시집보낼 수도 없는 딸이 수녀원에 들어가는 것을 결국 허용하지요.

하지만 페이트 위치가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것, 그리고 그 힘을 사용할만한 대담성이 있다는 건 나쁜 일만은 아니었죠. 다만 데려오는데 위험 부담이 너무 클뿐… 도넬로 팔리쉬는 특히 레베카의 두 약혼자가 둘다 조건은 좋지만 평판이, 특히 여자에 관련해 좋지 않은 사람들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그렇다면 어쩌면 필요한 것은 아직 악행을 저지를 기회가 없었던 다정다감한 젊은이. 팔리쉬에게는 고아인 열여덟살짜리 사촌동생 라파엘로가 있었는데, 차마 자기 피후견인인 어린 친족의 목숨을 걸게 할 수는 없었지만 동시에 강력한 페이트 위치를 가문에 끌어들이고 싶다고도 생각하고 있었죠.

결국 그는 일종의 타협으로 레베카 몬다비가 들어갈 수녀원 근처로 라파엘로를 보냅니다. 그쪽에 있는 사람을 방문하는 여자 친척을 에스코트해서 가라고 말이죠. (사실 누가 누구를 보호하고 있었는지는 뻔한 일이지만…) 당연히 경험 많은 페이트 위치인 이 친척은 방문을 마친 후 수녀원 주변의 유명한 정원을 보고 싶다고 라파엘로에게 말하고, ‘우연히도’ 서원 전의 수련 수녀들이 정원을 가꾸고 있을 시간에 도착하지요. 그곳에서 부인은 ‘우연히’ 마주친 레베카와 라파엘로를 서로 소개시킨 후 정원을 혼자 거니는 척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형성되는 실가닥을 매섭게 지켜봅니다.

라파엘로는 스트레가의 검은 너울을 수녀의 잿빛 너울로 바꾼 레베카와 한시간쯤 정원을 거닐며 얘기를 나누고, 그동안 그 페이트 위치 친척은 한가지 예상치 못한 발견을 합니다. 레베카와 라파엘로 사이에 형성되는 실가닥은 우려했던 죽음의 검은 실이나 적대감의 붉은 실, 심지어는 은근히 기대했던 열정의 푸른 실도 아닌 의무와 권력의 녹색 실이었던 것이죠.

게다가 라파엘로와 얘기를 나눌수록 레베카에게서는 자신을 향해서도 녹색 실이 형성되고 있었고, 온갖 방향으로 녹색과 금색의 실가닥들이 감기면서 강해지고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라파엘로에게서도… 이 만남에서부터 시작해 두 가문 사이에 권력과 금전의 운명이 거미줄처럼 얽히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고 부인은 몸을 떱니다. 적대감의 붉은 실은 보이지 않았지만 이렇게 운명이 얽히기 시작하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예측불가. 하지만 운명의 거미줄이 짜이기 시작한 이상 더이상 막을 길 또한 없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도넬로 팔리쉬에게 보고했고, 군주는 놀라면서도 적대감이나 죽음의 기운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안심했죠. 아니나다를까 갑자기 몬다비 가문과 동맹을 맺어서 유리할만한 상황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혼담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결국 라파엘로 팔리치와 레베카 몬다비는 약혼까지 이르릅니다.

보다체 최대의 곡창 지대를 차지하고 있어서 다른 군주들 사이에서 상호 불가침의 불문율로 보호받고 있는 알치데 몬다비, 그리고 테아 최고의 와인을 생산해 부를 거머쥐고 거대한 인맥망을 형성하고 있는 도넬로 팔라쉬. 이 둘의 서녀와 피후견 사촌이라는 별볼일없는 두 젊은이의 만남이 두 가문 사이에 운명의 실가닥을 비정상 증식시켰다는 사실, 그리고 이렇게 얽힌 운명의 결과는 어떨지 하는 불확실성이 페이트 위치들을 불안하게 합니다.

이렇게 수많은 사건의 구심점이 된 레베카 본인은 마르고 키큰 젊은 여자로, 생김새도 평범하고 순해서 너울 너머의 얼굴은 정말 쥐새끼 하나 못 죽일 인상이라죠. 어중간한 갈색 머리와 커다란 회갈색 눈, 창백하고 갸름한 얼굴과 꼭 다문 조그만 입술을 보면, 그리고 가느다랗고 맑은 목소리를 들으면 누구나 정말 그녀의 약혼자들은 우연히 죽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보기에 따라 페이트 위치로서는 우스울 정도로 신심이 깊어서, 미사 한번 거른 적 없고 매일마다 기도하며 온갖 자선에 열심인 아가씨입니다. (수녀원에 있을 때는 아직 서원하지 않은 수련 수녀였기 때문에 글은 배우지 못했습니다.) 반도 본토에 있는 몬다비 본가에서 자라난 그녀는 알치데 몬다비의 아내, 자신을 키워준 병약한 메아 몬다비와 사이가 유난히 좋아서 기회가 날 때마다 직접 수발을 들고, ‘어머니’라고 부르며 따른다고 합니다.

레베카가 몬다비 특유의 수수한 외모를 물려받았다면 그녀의 세번째 약혼자,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 경이의 대상이 되고 있는 어린 청년 라파엘로는 팔리쉬 특유의 수려한 외모가 벌써부터 돋보이는 젊은이입니다. 여자깨나 꼬실텐데 마누라 무서워서 어디 그러겠냐고 벌써부터 팔리쉬 사교계는 키득거리고 있지요.

보다체 귀족남녀간의 미묘한 권력관계 때문에 결혼할 때도 보통 테아의 다른 국가보다 더 남편과 아내의 나이차이가 큰 편인 (남편이 8~10세쯤 많은 게 절대 다수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다체 귀족사회에서 아내가 남편보다 나이가 많은 커플은 극히 드뭅니다. 레베카의 석연찮은 전적과 겹쳐 여러모로 두 사람은 구설수에 많이 오르내리지만, 정작 라파엘로 팔리쉬는 만족스러워 보입니다. 아무리 고아이긴 해도 팔리쉬가의 적자이며 군주를 후견인으로 둔 그가 그가 몬다비가의 서녀와 결혼하게 됐고, 게다가 그 약혼녀는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별로 예쁘지도 않은데 말이죠.

그런 레베카와 라파엘로는 종종 남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는 합니다. 처음 운명의 실가닥을 무수히 만들어낸 그들의 첫 만남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그리고 두 사람이 고개를 맞대고 낮게 속삭일 때 무슨 얘기를 주고받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아니 도대체 왜 이 여자에 대한 얘기만 무한증식을 하는 거지! ;ㅁ;) 나탈리아와 만난 것은 레베카가 16세, 나탈리아가 15세때 일로, 당시 나탈리아는 올림피아라는 이름을 쓰고 있었습니다. (이름이 너무 많아서 귀찮으시면 그냥 나탈리아로 했다고 해주시길. 다만 기녀는 페이트 위치한테 신분을 숨기고 싶어할 것 같아서…)

올림피아에게서 레베카는 소르테의 힘만 없었으면 자신이 될 수도 있었던 모습–화려하고, 지적이고, 자유로운–을 보았고, 연배도 비슷했던 둘은 얘기가 잘 통했습니다. 올림피아는 레베카에게 기녀 교육 얘기를 들려주고, 레베카는 소르테를 쓰는 게 어떤 기분인지 하는 얘기를 해주었죠. 또 레베카가 바느질하는 동안 올림피아는 책을 읽어주고…

페이트 위치 학교(딜레탄테)의 다른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소리내어 읽는 기녀들에게 귀기울이면서도 그런 ‘천박한’ 여자들과 어울리는 것에 대해서는 선생들에게 주의를 듣고 있었지만, 레베카는 자신도 기녀가 될 뻔한 전력 때문인지 별로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몇몇 학생들도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올림피아와 종종 얘기하곤 했죠.

딱 한번 레베카가 지나가는 얘기처럼 자기도 글을 읽을 줄 알면 덜 답답할 것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올림피아는 화형대에 올라가면 글을 읽으나 마나 아무 소용도 없다고 농담처럼 받아넘겼지만, 그 다음부터 몰래 어린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쉬운 책을 골라서 글자를 짚어가며 읽어주곤 했죠. 뭐 한마디도 뭘 알려준 건 아니고, 실제로 레베카가 그런 식으로 얼마나 글을 배웠는지는 알 수 없으니 글을 가르친 건 아니라고 열심히 자기합리화하면서요. 그러면서도 그 일이 생각날 때마다 난 왜 이렇게 무른 걸까…하고 자학한다죠.

레베카는 나탈리아보다도 먼저 딜레탄테 학교를 떠났습니다. 결혼할 사람이 정해졌기 때문이죠. (약혼자 1호!) 두 사람의 작별은 뭐 특별히 감동적인 장면은 아니었습니다. 둘이서만 얘기하곤 했던 도서관의 한 골방에서 나탈리아는 깊이 허리숙여 인사하며 약혼을 축하했고, 레베카는 가볍게 목례하며 데우스의 축복이 있으라고 말해주었죠. 다만 레베카가 가기 전에 한 말이 나탈리아의 가슴에 거북하게 박혀 있습니다.

‘아가씨와 부군께서 부디 행복하시길 빌어요.’ 하고 나탈리아가 인사하자 레베카는 너울 밑으로 알듯 말듯한 미소를 지으며, ‘글쎄…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라고만 대답했었거든요. 그리고 다시 나탈리아가 고개를 들었을 때 레베카는 이미 등을 돌려 나간 후였습니다.

(레베카 몬다비 설정은 강조했다가는 너무 거해질 수가 있으니 자유롭게 무시해 주시길~ 그저 페이트 위치는 무섭고 모순투성이다 정도를 생각하다 보니 떠오른 거랄까요.)

브루닐다 델오로 – 여성, 35세. 왕년에 꽤 유명하던 기녀로, 탐스런 금발머리는 이제 꽤 완숙한 나이에도 변함없이 눈부십니다. 보다체에서 보기드문 눈부신 금발머리 때문에 ‘금빛의 브루닐다’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보다체인 기준으로는 키가 유난히 커서 브루닐다 랄타(키큰 브루닐다)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현재 피오리 디 세타 기녀집의 파드로나로 있습니다.

큰 키와 조각한듯 위풍당당한 외모, 서늘한 푸른 눈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꽤나 잊기 힘든 첫인상을 남깁니다. 짐작하신 분도 있겠습니다만 보다체 태생이 아닌 베스텐 쪽 사람이죠. 적어도 본인은 베스텐마나브냐르인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벤델인이 아니냐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매춘을 극도로 죄악시하는 베스텐인이 과연 기녀가 됐을까 하는 의구심, 그리고 탁월한 계산과 사업 감각 때문이지요.

기녀로서의 화려한 경력 말고 그녀에 대해 알려진 것은 별로 없습니다. 그저 기녀집 재정을 잘 꾸려가는 뛰어난 사업 수완,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한 깔끔한 성격, 그리고 많은 훌륭한 기녀를 배출한 명성으로 유명할 뿐이지요. 좀 차갑긴 하지만 일단 그 어려움만 극복하면 많은 기녀 수련생들이 그녀에게 훌륭한 조언과 도움을 받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