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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bylon Babes 6화

지난번에 한번 플레이를 쉬고 이번 주에 계속된 바빌론 베이브 6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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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사사트는 포로로 잡은 베두인의 안내로 도망 노예들을 이끌고 사막을 건넙니다. 노인인 야샤르가 몸이 약해진 걱정만 빼면 대체로 평온한 여행입니다만… 척후로 보냈던 청년 하나가 앞길에 군 야영지가 있다고 보고합니다. 사사트는 노예를에게 이곳에서 기다리라고 한 후 말을 한마리 타고 야영지로 향하고, 그들이 이집트군이라는 것을 알고는 당당히 정문으로 들어갑니다.

병사들과 실랑이를 한 후 그는 감시받은채로 군단장 바라카와 만나게 되고, 이집트의 페르시아에 대한 반란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혀 5년간 바빌론에서 노예생활을 한 얘기를 합니다. 얘기 끝에 바라카는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일단 사사트를 믿기로 합니다. 사사트는 두고 온 도망노예를 얘기를 하고, 바라카는 사사트가 그들을 보호하고 책임진다면 데리고 있어도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관인 므디아이에게 병사들을 인솔해서, 사사트를 감시하는 동시에 도망노예들을 데려오라고 명령하지요.

하지만 노예들이 있던 곳으로 가보자 사람은 보이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저항하고 도망친 흔적 뿐. 사사트는 사냥꾼의 눈으로 그들을 추적해서 서쪽에 있는 바위산으로 향합니다. 므디아이는 반대하긴 하지만 군단장의 명령과 사사트를 감시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결국 따라가지요. 병사 한명을 야영지에 전령으로 보내긴 하지만요.

사사트와 군인들이 바위산을 오르는데 갑자기 화살 한대가 날아오고, 화살을 쏜 사람을 무조건 쫓아갔던 사사트는 함정에 빠져 포로로 잡히고 맙니다. 산 속에 숨어있던 도적떼에 의해 본격적으로 기습이 시작되지만 이집트 군인들은 도적들을 제압합니다. 과연 사사트는 탈출할 수 있을까요!

진행상황

번호 – 7
피해 – 부상 (이집트군에게 의심받고 있다)
규모 – 조직 (군부대가 이 지역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인가?)
인간관계 – 페이만 (적), 도망노예 무리 (피보호자)

추가 링크

고대 이집트 인명
(영문)
페르시아 왕조 (영문)

단순성 속의 깊이, 트롤베이브

론 에드워즈의 트롤베이브는 인간과 트롤의 중간적인 존재인 트롤 아가씨들에 대한 RPG입니다. 트롤 아가씨에게 관심이 없어도 다른 배경으로 옮기기가 쉬우며, 규칙이 간단하면서도 서사성을 잘 살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일단 가장 간단한 것은 주인공 제작 규칙입니다. 얼마나 간단하냐 하면, 인물의 능력치는 2에서 9 사이의 숫자 단 하나입니다. 숫자가 낮을수록 마법에 강하고, 높을수록 전투에 강하며, 중간에 가까울수록 사회성이 뛰어납니다. 판정시 1d10을 굴려서 마법 성공은 인물의 숫자보다 높게, 사회 판정 성공은 1와 10 중 가까운 쪽에서 그 숫자까지, 전투 성공은 숫자보다 낮게 나오면 성공이기 때문입니다. 이 번호는 세션 사이에 1씩 올리거나 낮출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숫자 4인 인물은 전투 판정이 성공하려면 1d10에서 1-3이 나와야 하며, 사회 판정이 성공하려면 1-4, 마법 판정이 성공하려면 5-10이 나와야 합니다. 숫자가 6이라면 전투는 1-5, 사회는 6-10, 마법은 7-10이 되지요. 따라서 숫자만 보면 이 주인공이 전투형인지, 마법형인지, 칼도 좀 쓰고 주문도 몇마디 알고 사람도 잘 속여넘기는 유형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예.. 바로 전사와 마법사와 로그입니다.)

인물 제작의 나머지 부분은 주로 색채를 더하는 것으로, 외모 묘사라든지 마법·사회·전투 각분야의 특화 (예를 들어 점성술·거짓말·단검 사용이라든가), 추억이 담긴 물건 등입니다. 특화가 아니어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주인공이 각 행동 유형에서 어떤 쪽을 많이 하는지 알 수 있고, 또 주인공의 훈련이나 경험, 성격 또한 알 수 있으니까요.

정말로 규칙이 재미있어지는 부분은 판정입니다. 우선 판정은 참가자만 하며, 진행자는 일체 주사위를 굴릴 필요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판정이라면 주인공의 사회판정과 주변 인물의 사회판정을 대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성공하면 그 판정에 성공한 것입니다. 따라서 주인공 외의 주변 인물은 저 숫자 한개짜리 능력치조차 필요없습니다. 주변 인물이 필요하면 내용적인 부분만 만들어내면 되고, 능력치를 준비하느라고 시간 들일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이것은 진행자의 준비 시간을 절약하는 매우 편리한 규칙이라고 생각됩니다.

기본 판정 외에도 트롤베이브는 참가자에게 상당히 많은 권한을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갈등판정의 속도. 전체 갈등에 성공하는데 들어가는 성공의 갯수는 한개, 두개, 혹은 세개가 가능한데, 성공이 많이 들어갈수록 그 갈등에 대한 주목도는 높아지며, 해소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고 피해도 많이 쌓입니다. 진행자든 참가자든 갈등의 시작을 선언한 쪽이 필요한 성공의 갯수를 정하지만, 상대방은 선언자가 제시한 성공 갯수를 하나 높이거나 낮출 수 있습니다. 즉 성공수 두개를 제안했을 경우 상대에게 고르라는 뜻이 되지요.

트롤베이브는 참가자에게 주인공의 죽음에 대해서도 폭넓은 권한을 주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죽음은 참가자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상을 넘어 무력화 단계까지 피해를 입었을 경우 주인공은 참가자의 제어를 벗어나며, 더이상 능동적인 행동이 안됩니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든지, 악마에게 씌인다든지, 실연의 상처로 넋이 빠진다든지.) 여기서 또 재굴림을 해서 성공할 경우 참가자가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일을 서술할 수 있는 탈출구가 있습니다. 반지를 버리고 기진해서 쓰러졌는데 독수리들이 와서 안전한 데로 대피시켰다거나.

만약 이 재굴림마저 실패하는 경우 주인공의 행방은 진행자가 서술합니다. 여기서 빠져나가려면 참가자는 주인공의 죽음을 선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선택이며, 무엇보다 한 세션 (혹은 따로 정한 피해 회복 기간)마다 피해는 한단계 회복되므로 다음 세션만 되면 참가자는 다시 한번 주인공을 제어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재굴림의 기회는 제한되겠지만요.

트롤베이브 규칙에서 아마 가장 특이한 참가자 권한은 일부 주변 인물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관계’ 규칙을 통해서 가능한데, 특정한 조건 (갈등 상황에서 그 인물과 만나고, 차후 또다른 장면에서 만나서 인간관계를 확정짓는 것)을 거치면 그 주변 인물은 이 규칙상 가장 유용한 자원인 인간관계가 됩니다.

일단 어떤 주변 인물을 인간관계로 만들면 참가자는 주변 인물이 하는 행동에 대해 어느정도 제어력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옥쇄를 훔쳐내는데 친구가 망을 봐준다든지, 경비들이 주인공을 찾고 있는데 주인공의 옛 애인이 숨겨준다든지.

이렇게 참가자가 행동방침을 정하면 구체적인 연기는 진행자가 맡습니다. 망보는 친구가 위험하다고 투덜거리든가 돈을 나누자고 고집을 부릴 수도 있고, 숨겨주면서 옛 애인이 주인공한테 아쉬우니까 찾아온다고 잔소리를 할 수도 있죠.

하지만 친구가 망보다가 도망갔다거나 다가오는 경비를 못 봐서 주인공이 잡힌다거나, 옛 애인이 당신 면상은 보기도 싫다고 문전박대하는 등 참가자가 말한 의도에 반하는 결과는 낼 수 없습니다. 인간관계는 또한 판정에서 인간관계를 사용할 경우 피해를 막아줄 수도 있는 등 다양한 혜택이 있습니다. 또한 유일한 능력치인 번호는 변화할 뿐 성장하지 않으므로 유일한 직선적 성장은 인간관계를 늘리는 것이라는 점도 트롤베이브의 특징입니다.

트롤베이브의 판정 규칙을 보면 ‘번호를 2(혹은 9)로 하고 모든 문제를 마법(혹은 전투)으로 해결하면 백전 팔십승이겠네?’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진행자와 참가자의 플레이 방향에 대한 합의에 달렸지만, 규칙 자체적으로 이런 단조로운 문제해결은 어느정도 막을 수 있습니다. 판정에 사용할 행동 유형은 갈등 선언자가 결정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번호 2짜리 마법사가 아무리 모든 문제를 마법으로 해결하고 싶어도 진행자 혹은 다른 참가자가 이번 갈등은 사회 혹은 전투로 판정한다고 선언하면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다만 위와 같은 경우 복합 판정 규칙을 통해 판정의 성공률에 영향을 줄 수는 있습니다. 복합 판정이란 갈등 판정에 사용하는 행동 유형에 더해 또다른 행동을 함께 판정한 후, 둘중 하나라도 성공하면 판정에 성공한 것으로 치는 규칙입니다. 예를 들어 전투로 판정하기로 했다면 우리의 번호 2 마법사는 절대적으로 불리합니다. 하지만 행동 유형에 마법을 더해 전투·마법 복합판정으로 한다고 하면 전투와 마법을 따로 굴려 마법만 성공해도 그 판정에 성공한 것이지요.

이 경우 성공확률은 상당히 올라가지만, 한가지 위험요소라면 두 주사위가 다 실패할 경우 피해 단계가 하나가 아닌 둘 내려간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위의 마법사의 경우 만약 피해 단계가 ‘불편’에 있었다면 바로 무력화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이것은 트롤베이브 피해 규칙이 원래 그렇듯 참가자가 판단할 문제입니다.

또하나, 자신에게 유리한 행동 유형을 고를 수 있더라도 참가자 스스로가 불리한 행동 유형을 선택할만한 동기도 있습니다. 즉, 실패를 (사실상) 택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왜 그런 짓을 하냐 하면, 트롤베이브 규칙상 성공은 진행자가 서술하고 실패는 참가자가 서술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참가자가 서술을 통해 이야기에 영향력을 미치는 방법으로 실패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실패한다고 주인공이 죽는 것도 아니니까요. 참가자가 죽이기로 결정하기 전까지는.

물론 진행자와 참가자가 합의한다면 위에 말한 ‘백전 팔십승’ 방식으로 못할 것도 없습니다. 단순 도살이나 마법난무로 가면 한없이 싱거워질 규칙이긴 하지만 (1d10! 8! 트롤 잡았다! 1d10! 6! 오크 잡았다!), 어쨌든 원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얘기입니다.

또하나 트롤베이브의 특이한 규칙이라면 모험의 규모를 정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모험의 규모에 따라 판정 성공과 실패의 결과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 가장 극과 극인 예를 들자면 제일 작은 모험 규모인 ‘개인’에서 전투에 성공한다는 것은 사람을 한명에서 세명쯤 죽일 수 있는 정도입니다. 반면 가장 큰 모험 단위인 ‘국가’에서는 전투에 성공해서 전쟁에 이길 수도 있습니다. 큰 규모는 작은 규모를 포함하기 때문에 국가 단위의 모험에서도 한명만 죽일 수도 있습니다.

모험의 규모는 가장 작은 개인 단위에서 시작하며, 필연적으로 점점 커지게 되어 있습니다. 세션 사이마다 모험의 규모를 확장할지 토론해서 한 사람이라도 원하면 규모를 한단계 올려야 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반지를 배달하러 갔다가 세계의 운명을 손에 쥐게 되는 것처럼 규모가 점점 커지는 이야기를 직접 지원합니다. 광범위한 범주의 능력을 가진 주인공,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강조라는 요소와 함께 트롤베이브가 펄프 판타지의 재현에 썩 어울리는 규칙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딱히 맺을 말이 떠오르지 않으니 재미삼아 제노님의 겁스 캠페인인 언더월드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트롤베이브로 컨버젼해 보겠습니다. (그리도 생각나는 말이 없던?) 언제나처럼 공평하게 가나다순!

로렌, 엘리사
번호: 5
전투: 1-4 (화염공격)
마법: 6-10 (음악적 재능)
사회: 1-5 (아름다운 외모)
-> 여기에 인간관계로 환청들이라든지 학교, 매니져 등이 들어갈듯…

리이
번호: 3
전투: 1-2 (주먹질)
마법: 4-10 (영과의 대화)
사회: 1-3 (교란)
-> 인간관계로는 신엄마 (직접 등장은 안해도 기억을 통해서), 카구라 조손, 정도령 등

민설
번호: 8
전투: 1-7 (총기)
마법: 9-10 (원령 보기)
사회: 8-10 (능구렁이)
-> 인간관계로 전태일 요원, 국정원 DB, 정림기업 등 (적도 훌륭한 인간관계가 되는 것입니..)

임희연
번호: 6
전투: 1-5 (검도)
마법: 7-10 (동식물 교감)
사회: 6-10 (건전한 상식)
-> 인간관계로 쟝 메이, 임시준, 작은아버지, 안형사 등

Babylon Babes

기원전 6세기, 페르시아 치하의 바빌론을 배경으로 한 캠페인입니다. 규칙은 트롤베이브. 역사적 정확도는… 뭐, 바빌론에 검투경기가 있다는 데까지 얘기하면 역사적으로 얼마나 정확한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정확도 = 0)

캠페인 주인공은 동환님의 사사트, 노예명 아스와드입니다. 정해진 시간이 딱히 없고 (둘다 정규 캠페인 틈새에서 하는 것이니) 자주 변할 것 같아서 일단 1:1로 하기로 했습니다.

캠페인 규모는 규칙대로 개인적 규모에서 시작합니다. 과연 어느 규모까지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

배경

기원전 6세기 바빌론. (…물론 말로만. 사실은 판타지 도시이지요.) 페르시아의 쿠루스 (그리스식으로는 사이러스) 대왕이 바빌로니아를 점령한지 거의 20년이 지난 바빌론은 학술과 행정의 중심지로 발달했습니다. 무역과 전쟁 때문에 도시에는 수많은 문화와 인종이 공존하지요. 한편으로 풍요와 안정의 이면에는 페르시아 제국에 대한 적개심이 끓고 있기도 한, 화려하고 위험한 도시입니다.

주변 지역은 풍요로운 평원 지대를 이루고 있으며, 푸라투 (그리스어로는 유프라테스) 강과 이디클랏 (그리스식으로 티그리스) 강 사이에 난 수로를 비롯해 강물을 끌어들인 수로 체계 때문에 고대 세계 기준으로는 교통도 편리합니다. 종교적으로는 바빌론의 수호신 마르두크가 주신이며, 풍요의 여신 이슈탈도 폭넓게 숭배합니다.

자료

바빌론 지도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도 – 주인공 사사트가 바빌론을 벗어날 경우에 한동안은 이쪽을 맴돌게 되겠지요.

페르시아 인명사전 – 아마 시간대가 안맞겠지만 알게 뭡니..(퍽) 최소한의 양심은 있으니 이때부터 1,000년 후에야 나타나는 이슬람 냄새가 나는 이름은 피해야..(…)

아시리아 이름들 – 그때그때 이름이 필요하면 골라서 쓸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