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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가 빠진 세션

RPG는 여럿이서 하는 놀이이기 때문에 참가자가 한 사람이라도 빠지는 것은 큰 차질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유로 예고 후, 혹은 예고 없이 참가자가 결석하는 일이 생기게 마련이지요. 이럴 때 크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대응책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빠진 이유를 갖다 붙이고 속행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각 세션을 될 수 있으면 하나의 단위 (예를 들어 캠페인 시간상 하루)로 진행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게 잘 안 되면 최소한 세션을 맺을 때 하나의 장면을 완전히 끝낸다거나요. 이렇게 하면 다음 세션에 참가자가 하나 빠져도 그 주인공이 없는 이유를 급조한 후 세션에 나온 참가자들과 계속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포도원의 제다이 8화, 그리고 9화부터 12화였는데, 3인 참가자 중에서 8화에는 이방인님, 9화에는 소년H님이 빠진 연속타를 먹었었죠. (흑흑.. 아카스트님을 붙잡고 웁니(?)) 그래서 8화에서는 ‘일행이 흩어져서 정보를 찾고 있다’라는 식으로 둘러대고 아카스트님과 소년H님 쪽을 진행했습니다. 그다음 9화 첫머리에서 이방인님의 주인공이 별 성과 없이 숙소로 돌아오는 연결부를 짧게 했죠.

9화에서는 소년H님의 주인공인 로어틸리아가 없으니까 ‘정보를 알아보고 돌아오는 길에 바람쐬러(..) 나갔다’라고 한 후 아카스트님과 이방인님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8화 말에 이미 9화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밤은 폭풍이 있을 것 같다고 묘사한 후였으니까, 바람 쐬겠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고 사실은 뭔가 일이 있다는 암시를 연결하기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참가자 결석이 몇 회에 걸쳐 계속되면 주인공이 빠진 이유도 좀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소년H님이 나중에야 알게 된 사정으로 9, 10, 11, 12화를 빠지면서 로어틸리아가 일행에서 일탈한 시간도 24시간이 넘었고, 그래서 귀환 후 상의해서 ‘바람 쐬러’ 나간 로어틸리아가 어디서 뭘 하고 있었는지 (바람 쐬러 나갔다가 바람났다…?) 정했습니다. 여기서 나온 로어틸리아 24라는 글은 저와 소년H님만 볼 수 있게 권한 설정을 해서 위키의 장점 또한 십분 활용할 수 있었죠.

이 방법의 또 다른 장점은 참가자의 결석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활용해 캠페인의 내용에 깊이를 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로어틸리아의 일탈은 졸지에 어미 닭 없는 병아리 나이트 없는 파다완 일행이 된 자락스와 센이 공의회로 귀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코루선트의 상황으로 내용이 이어질 이유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소년H님의 귀환 후 재회 장면을 연출하는 재미도 있었죠.

로키: 넓은 문이 양옆으로 열리고, 시야가 순간 환해지는군요.
로키: 눈이 적응되자 둥근 방안에 둘러앉은 열두 제다이 마스터의 모습이 보이고
로키: 그 가운데에 있는 것은 로어틸리아,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작은 아이가 있습니다.
자락스 토레이: “……!….” -나이트 로어틸리아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가는 이내 다시 표정을 되돌립니다.
로어틸리아: @미묘한 미소를 띄고 인사합니다.
센 테즈나: @로어틸리아를 잠깐 놀란 듯 바라보다 다가가 서서 목례를 합니다.

자락스 토레이: ‘….무사했구나……’ -보일듯 말듯 살짝 미소

이렇듯 어느 정도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참가자가 빠진 것은 캠페인의 위기에서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제약이 창의성을 자극한다는 원칙은 참가자의 부재도 예외가 아니니까요.

2. 외전을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참가자가 한 명이라도 빠지면 본 캠페인 진행이 힘들 수도 있습니다. 지난번 세션에 악당이 ‘훗훗훗 드디어들 나타나셨나’ 하면서 등장하는 걸로 끝났다든지 해서, 갑자기 땅이 갈라져서 주인공 하나를 삼켰다는 식이 아니면 부재를 설명하기 어려울 때도 있죠.

이럴 때 제가 선호하는 방법은 캠페인 본편을 벗어나 외전을 하는 것입니다. 옛날 알데마르 캠페인 때 주인공 셋 중 하나가 빠져서 나머지 둘의 과거에 있었던 일을 진행한 것이 그 예입니다. 아예 두 명이 없었을 때는 남은 한 명의 과거 설정을 RP로 재현한 일도 있습니다.

외전 역시 캠페인에 깊이를 더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이야기, 인물 간의 관계 등을 통해 본편 캠페인과는 다른 각도에서 인물과 사건을 조명한다는 점이 재미있죠.

외전의 또 다른 효용은 참가자의 결석보다 한결 난감한 경우, 즉 진행자가 빠졌을 때 대응책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참가자 중 하나가 부진행자 역할을 맡아서 진행자가 나올 수 없을 때 외전을 진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더월드 3기의 경우 진행자 제노시아님이 사정이 있을 때 제가 외전인 브루하 폭주전대를 진행한 경우가 그 예입니다. 그 외에도 참가자가 빠져서 본편 진행이 어려울 때 본편의 진행자인 제노시아님이 제가 진행하는 외전에서 참가자가 되기도 했었죠.

브루하 폭주전대의 경우 비슷한 시간대일 뿐 전혀 다른 캠페인에 가깝기는 했지만, 그 배경이 된 가상의 도시 뉴 세인트 헬렌이 나중에 본편에 합류한 유르겐의 배경에 나오는 등 연계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 본편의 주인공 하나와 조연 하나가 데이트하는 내용을 연애물 규칙인 얼음깨기 (Breaking the Ice)로 오체스님과 함께 진행하기도 했고요. 이렇듯 똑같이 외전이라고 해도 본편과 연계 정도, 규칙 등에서 여러 가지 변형이 있기 때문에 더욱 다채로운 캠페인이 될 수 있습니다.

3. 주인공을 다른 참여자가 제어한다

세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대응으로는 다른 참여자, 보통은 진행자가 해당 주인공을 제어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별로 선호하지는 않지만, 주인공의 부재를 설명할 필요 없이 본편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본편을 속행하거나 외전을 하는 방법에서도 부분적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로어틸리아의 예에서 로어틸리아가 바람 쐰다며 나갔다고 진행자인 제가 서술한 대목이라든지, 로어틸리아가 다른 일행에게 보낸 홀로크론 메시지를 제가 간접 인용으로 전한 부분 등이 그 예입니다.

주인공을 타인이 제어하는 방법에는 소극적인 방법도 있고, 적극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소극적인 방법은 주인공이 그 자리에 있다는 정도만 알리고, 필요한 최소한의 행동만을 하는 것입니다. 반면 가장 적극적으로는 진행자 혹은 다른 참가자가 그 주인공의 모든 연기를 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겠죠. 전투 정도가 아니면 드문 경우겠지만요.

4. 세션을 쉰다

개인적으로는 참가자 한 명이 예고 없이 빠져서 세션을 쉰 적은 없으며, 이는 가장 최후의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위에 말했듯 참가자가 빠지면 차질이 생기지만, 플레이를 자꾸 쉬면 캠페인의 맥이 끊어지는데다, 성실하게 참여한 다른 참가자들에게 불공평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결석한 사람이 있는 김에 팀원들끼리 다른 활동을 하는 것도 가끔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놀이를 한다든가, 캠페인의 제반 사항을 재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든가. 진행자나 참가자가 빠져서 본편을 진행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전혀 다른 캠페인을 준비해서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겠죠. 이런 방법은 위에서 얘기한 외전의 변형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캠페인의 세션은 쉬지만 플레이는 하니까요.

어쨌든 다른 준비를 한 게 아니면 참가자가 빠져서 세션을 쉬는 것은 원칙이라기보다는 예외인 것이 바람직한 듯합니다. 참가자가 빠지는 것 자체가 예외인 게 바람직하듯 말이죠.

이상과 같이 참가자 (혹은 진행자)가 빠졌을 때 생각할 수 있는 대응책들을 나열해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하지 못한 방법도 있을 것이고, 각 팀과 캠페인 사정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죠. 약속은 소중하지만 때로 깨지기도 합니다. (저도 최근에 그런 경우가 있었죠..ㅠㅠ) 이에 대한 대응에 따라 캠페인에 대한 의욕, 나아가서는 캠페인의 존속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참가자 부재에 대한 대응은 진행자에게, 그리고 팀에게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부재가 잦다면 참가자가 계속해서 참가할 수 있는지, 시간대가 적당한지 하는 의논이 필요하겠지요. RPG에 만병통치약이 있다면 그건 팀원 간의 활발한 의사소통뿐이니까요.

언더월드 3기 외전 제안 세가지

현재 진행중인 언더월드 3기 외전 중 첫번째는 오체스님과 진행중인 안형사와 희연의 연애사 (생각해보면 본편에는 한두번 얼굴밖에 안 비춘 인물이 외전에선 출세했군요), 두번째는 브루하 폭주전대 외전입니다.

이중 안형사와 희연의 데이트 일기는 거진 끝나가는데다가 얼음깨기가 원래 2인용 규칙이라는 한계가 있고, 우슈로 진행하는 폭주전대는 신나긴 하지만 현란한 액션의 압박 때문에 자주 하기가 피곤합니다. 적어도 전 그렇게 느껴졌죠.

그런저런 관계로 세번째 (저와 오체스님 외의 분들께는 두번째) 외전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기분에 따라 골라잡을 수 있게 말이죠. 다 죽이고 폭파시키면서 스트레스 풀고 싶을 때는 폭주전대, 좀 기분이 다를 때면 다른 것 하는 식으로요. 시작하기 쉬운 순서대로 열거해 보겠습니다.

1. 성 미카엘 고교

– 규칙: 팬티폭발 (..) (Panty Explosion)

– 내용: 신도시의 성 미카엘 고교 분교를 배경으로 한 심령 혹은 음모 공포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차차 커져가는 공포의 실체를 시나리오 끝에서 대면해 물리치는 것이 기본 골자. 학교라는 공간 속의 경쟁과 질시를 다루는 학원물 성격, 자잘한 하루하루의 삶에서 나오는 일상물의 재미, 그리고 일상을 초월한 공포 혹은 음모물의 성격이 들어가게 될듯 합니다.

– 비고: 일단 별다른 준비작업 없이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규칙은 소개글에 나온 것이 사실상 전부 다이고, 캠페인 제작에도 많은 준비가 들어가는 성격은 아니니까요. 길게 할만한 건 아닌 것 같고 시나리오 하나 정도의 완결을 목표로 하면 좋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2. 위신도 (僞神圖, 가제)

– 규칙: 소서러 (Sorcerer RPG)

– 내용: 사신가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와 권력을 위해 영적 존재들과 거래하는 이야기. 음모물과 공포물, 정치물의 성격이 강할 것 같습니다. 주요 주제는 힘의 유혹, 목적과 수단의 관계, 권력과 영능력의 결탁 등입니다. 정치적 비판도 (우회적으로) 들어가는 비교적 규모가 큰 배경에 각 주인공의 지극히 개인적인 양심적, 감정적 갈등이 겹쳐지는 형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비고: 사신가는 제노님의 설정이고 캠페인 골자와 연관이 깊기 때문에 이쪽을 시작하려면 어느정도 협의와 조율이 필요해 보입니다. 반면 주인공들이 모두 한 조직 (사신가)에 속해있으므로 일행을 유지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각 세션을 자체완결적으로 하면 출석이 들쑥날쑥해도 큰 문제는 없을 거고요. 규칙 부분은 지금 작성하고 있는 소서러 규칙정리를 보시면 될테고…

3. 해방의 혼

– 규칙: 세기의 혼 (Spirit of the Century)

– 내용: 일제시대 말기, 2차대전 당시의 한반도, 그리고 세계. 194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펄프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액션과 로망, 유머, 심령현상, 황당한 유사과학 등 펄프의 전형을 많이 집어넣으면서도 혼탁한 시대상황 속에서 주인공들이 느끼는 내적 갈등 역시 강조할 생각입니다. 세기의 혼은 규칙상 그런 걸 잘 지원해 주기도 하고요.

주인공들이 미국이라든지 임시정부라든지 중국정부라든지 독립군 조직이라든지 혹은 그 전부라든지(..)에게 지령이나 협력요청을 받아서 대일본 파괴공작 수행, 적대적 영능력자 저지, 정보수집, 요원암살 등 온갖 군사 · 첩보 · 초자연 임무를 맡는 내용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전의 주인공들 혹은 캠페인 내용이 3기 주인공들과도 관련이 있어서 본편의 수수께끼에 복선이 되는 것도 즐거울듯 합니다. 엘리사 부모의 정체라든지 민설의 가족사, 요괴들의 수난 같은 것 맡이죠.

– 비고: 지금 상태에서는 시작하는데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릴 캠페인입니다. 규칙이야 최대한 압축하면 비교적 적은 분량으로 전달할 수 있겠고 스턴트 고르는 건 주인공 설정 봐서 제가 고르거나 만들면 되고… 하지만 역시 역사적 배경, 게다가 아직도 민감한 문제가 되는 역사적 배경이다 보니까 조심스러워지고 자료도 많이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것을 하게 될 경우 자료조사를 도와주시는 참가자 분들은 페이트 점수로 포상할 생각입니다.

브루하 폭주전대 1~5화

브루하 폭주전대 1~5화입니다. 규칙은 우슈, 배경은 가상의 미국 도시인 뉴 세인트 헬렌. 장르가 있다면 뱀파이어 액션 영화 정도? 뱀파이어 설정은 대체로 WoD 뱀파이어에서 따왔다지만 사실 진행자인 제가 설정을 잘 모릅니다. 사실 카마릴라가 이 플레이에 나온대로 직접적인 폭력에 의존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WoD 설정에는 잘 안맞기도 하고요.

거의 치고받는 얘기인지라 사실 내용은 거의 없고, 파일 정리도 잘 안했습니다. 땜질 외전의 성격상 아주 짧게만 한 것도 있기 때문에 길이는 매우 불규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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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파일보다 잘 정리되고 보기 쉬운 기록글이 오체스님 블로그에 있습니다.

2화
3화
4화 (1부)
4화 (2부)

1~5화 요약

‘브루하 폭주전대’라고도 불리는 카마릴라 뱀파이어 특수요원인 브루하 요한과 토레도 아드리안은 뉴 세인트 헬렌의 사바트 아크비숍인 파테르 디아블로의 위치를 찾고 있습니다. 사바트 뱀파이어들을 족친 후 사바트 팔라딘인 루시안이 그의 위치를 알고 있다고 들은 그들은 루시안의 본거지인 클럽 카마인으로 찾아가 루시안과 싸워 이깁니다. 하지만 루시안이 파테르 디아블로의 위치에 대해 알고 있는 건 그 위치를 암시하는 일종의 수수께끼 뿐이었죠.

다음날 밤, 마스트리히트가에서 초계 임무를 맡고 있던 요한과 아드리안은 여자 라좀브라 뱀파이어인 가브리엘라와 싸우고, 다음은 사바트 폭주족과 싸웁니다. 그리고 철로에서의 싸움에 지원요청을 맡고 달려가지요. 마침 벤트루 귀족인 프란츠와 브루하 용병인 레이나 역시 도착하고, 넷은 사바트 뱀파이어들을 족칩니다. (..) 이기고 마스트리히트가로 돌아가는 길에 아드리안은 뜻밖에도 어제 패줬던 사바트 뱀파이어 루시안에게 연락을 받고, 프란츠는 이 사실을 카마릴라 상부에 일부러 보고하지 않습니다.

마스트리히트가에서 다시 경계를 서고 있던 브루하 폭주전대는 사바트 오토바이 호송대를 저지하라는 임무를 맡고, 서로 협력해서 명령대로 호송대를 막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호송하던 물건을 가로채려던 순간 가브리엘라가 나타나서 물건을 가져가지요. 넷은 가브리엘라와의 혈투 끝에 물건을 빼앗고, 그녀의 사이어였던 루시안이 나타나 최종의 죽음이 가까워온 가브리엘라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동안 동이 터오려고 합니다. 폭주전대는 해를 피하기 위해 급히 근처 하수구 입구로 뛰어들고, 노스페라투의 안내를 받아 카마릴라 본부 쪽으로 향합니다.

언더월드 외전 2 – 생일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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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상으로 언더월드 13화 다음날입니다.)

희연의 생일날 저녁 6시, 준영은 꽃다발을 들고 희연네 집에 나타납니다. 괜찮은 레스토랑에 예약을 해두었다는 준영은 희연의 차멀미를 감안해 차를 놓고 걸어오는 배려를 하고, 두 사람은 걸어서 시내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시준이 친구 소개시켜주는 자리에 왜 안나오냐고 독촉 전화를 해오지만, 희연은 준영오빠와 데이트중이라며 단호하게 끊어버립니다. 그리고 얼마 안되어 도로변에서 놀고 있던 불량배들과 마주쳐 시비가 붙지요. 안형사는 희연의 안전만 염려하는 사이 속절없이 얻어맞고, 대신 희연이 갈고닦은 검도실력과 뾰족한 하이힐로 불량배 우두머리를 때려눕혀 버립니다.

천신만고 끝에 레스토랑에 도착한 두 사람이 즐겁게 밥을 먹고 있는데, 희연이 친구 소개하는 자리에 안나오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시준이 아예 그 친구를 데리고 레스토랑으로 와서 합석을 해버립니다. 이현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시준의 친구는 잘생기고 돈 많은 명문대 학생이지만, 희연은 오히려 그의 거만한 태도에 불쾌감을 느끼지요. 반면 현욱은 대학 선배이기도 한 희연을 혼자 ‘찜’합니다.

결국 먼저 일어난 준영과 희연. 준영은 희연을 집 앞까지 바래다주고 대망의 첫키스를 추진하려 하지만, 스토커(..) 시준이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 자기 병원에 안 데려다 주느냐며 (시준은 다리를 다쳐서 입원중인데 낮에 잠깐 나온 것이었지요) 안형사와 희연을 현욱의 차에 끌어넣습니다. 병원 가는 길에 희연은 안 좋은 속 때문에, 준영은 계속된 격무와 수면부족 때문에 그만 잠이 들고 그들의 화려했던 생일 데이트는 끝을 맺습니다.

역시 포지 게시판에도 올렸습니다. 여기에…

진행 상황

매혹 – 3
공감 – 4 (유원지 데이트의 추억, 조폭의 추억(?), 시준에 대항한 공동전선, 이루지 못한 첫키스의 아쉬움)

언더월드 외전 1 – 안형사 ♡ 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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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희연이 무심코 얘기했던 안형사와 놀이공원 가기로 한 주말 약속이 지금 장대한 파노라마로 펼쳐집니다! (따악) 연애 시뮬레이션 RPG인 얼음깨기 (Breaking the Ice)를 사용해서 한번의 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데이트 후 매혹점수 처리까지 해서 말이죠.

데이트

화창한 주말 아침, 준영은 희연을 데리러 희연네 가게로 고믈차를 끌고 나옵니다. 희연은 도시락까지 챙겨서 나오지요. 차를 몰고가던 준영은 경찰서에서 전화가 오는 바람에 자기도 데이트좀 하고 살자며 전화한 선배에게 수요일 당직 대신 서주겠다고 거래를 하다가 사고를 낼뻔 합니다. 두 사람은 크게 놀라고, 무사히 놀이공원에 도착한 후 준영은 희연에게 미안하다며 음료수 캔을 사주지요.

벤치에 앉아서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다가 희연은 오는 길의 차멀미가 도져 준영의 잠바에 토해버리고, 안형사는 화를 내기는 커녕 희연을 화장실에 데려다 주고 (대충 씻어낸 잠바를 미화원 아저씨에게 구걸한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차에다 구겨넣은 후..;;) 약국에 가서 약을 사다가 화장실 앞 벤치에서 희연에게 건넵니다.

모처럼의 휴일날 이렇게 돼서 미안하다는 희연에게 준영은 오히려 어떤 휴일마다 즐겁다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잘 돼가나 싶더니 준영이 해묵은 화제, 즉 취직에 애를 먹고 있는 희연이 작은아버지 연줄로 경찰청에 취직하지 않겠냐는 얘기를 꺼냅니다.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다가 어찌어찌 화해한 직후 갑자기 소매치기가 나타나서 행인의 지갑을 슬쩍!

어쩔 수 없는 직업의식으로 안형사가 달려간 동안 나이든 고양이가 말을 걸어오자 희연은 기절초풍. 고양이는 도시락과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교환하자고 제안하고, 희연은 자세한 인상착의를 안형사를 통해 지역 경찰에게 진술합니다.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안형사는 남의 도시락을 가져가다니 걸인 소행이었냐며 투덜거리고 (걸묘였..), 늙은 고양이가 머리 위에 주저앉자 이번에는 안형사가 기절초풍할 차례. 준영은 도시락이 사라진 바에야 희연네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자고 제안합니다. 두 사람은 도로 식당으로 향하고, 가는 길에 희연은 갑자기 동물과 얘기할 수 있게 된 사실에 혼란스러워하며 잠이 듭니다.

전체적인 결과는 매혹이 2점 늘어서 총 3점이 되었고, ‘놀이공원에서의 데이트 추억’이라는 공감을 하나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데이트 후

얼음깨기의 또다른 특색있는 규칙이라면 공감은 데이트 후에도 지속되지만 매혹은 곧 희미해지기 때문에 지속 여부를 판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판정에서 실패한 주사위를 다시 굴리려면 두 사람의 연애사에 방해가 될만한 사건을 추가해야 하죠.

마침 희연의 사촌오빠이자 준영과 앙숙인 시준이 지난번 언더월드 플레이 때 희연과 준영의 데이트 사실을 알고 노발대발한 대목이 있어서, ‘시준의 방해’라는 장애물을 추가하고 다시 굴려서 결국 매혹점수 3점을 사수할 수 있었습니다..;ㅁ; 연인이라기보다는 아직까지 오빠와 동생 같은 두 사람이라 매혹보다 공감이 빨리 늘 거라고 예상했는데, 의외로 매혹이 더 빨리 늘었군요.

그 외에도 지난번 플레이때 준영이 연속해서 희연네 가게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자기 당직에 이어 선배 당직까지 서줬기 때문이었다는 제노님의 전언이 있었습니..(…) 계획한 것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본편과 외전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리이와 준영의 만남에 대한 언급, 취직에 대한 희연의 고민 등이 나와서 더욱 즐거웠습니다.

The Forge에 쓴 실제 플레이글

얼음깨기를 만든 Black and Green사의 포지 게시판에 실제 플레이 글 (영문)을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