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 Archives: 하쉬르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필리포스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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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하쉬르는 플로리앙 습격을 사주한 필리포스를 찾으라고 부하 샬림을 보냅니다. 필리포스는 도시를 떠났으리라는 소문이 돌지만 샬림은 필리포스가 아직 도시에 있다고 짐작하고, 필리포스의 위치를 알아내면 하쉬르에게 알려주기로 한 채로 다시 도시로 그를 찾으러 나섭니다. 한편 하쉬르는 샬림의 눈치에서 자신의 황자 신분을 안다는 것을 깨닫고…

감상

수사반장 하쉬르의 활약상…이라기보다는 샬림 형사의 수사력이 돋보인 무난한 수사물이었습니다. 역시 부하 있는 게 최고라는 게 교훈(?) 하지만 물론 샬림에게 지시를 내린 건 하쉬르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조연 활용이라는 또 다른 게임성과 전술성을 살렸다는 점이 특이점입니다. 본편 스토리를 진행시킨 점도 마음에 들었고, 샬림이 하쉬르 신분을 아는 떡밥이 나중에 어떻게 살아날지도 흥미진진하군요.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저녁에서 새벽까지

혹시 제목을 보고 야한 상상을 하셨다면 그 상상은 100% 맞습니다! (…) 아군과 한 하쉬르 외전입니다.

요약
황후에게 불려갔던 아리칸은 황후에게 거짓말을 늘어놓은 얘기를 하쉬르에게 합니다. 혼란스러운 정국과 적과 아가 뒤얽히는 역사의 조류 속에 두 사람은 마음을 확인하지요.
감상
야한 외전을 해본 건 처음은 아닌데, 남자 참가자와 해본 건 처음이라 좀 어색하기도 했지만 재밌었습니다. 결국 여성 참가자분과 할 때와는 달리 중요한(?) 부분들은 좀 아스라히 처리하긴 했지요. 그래도 아리칸과 하쉬르의 감정, 그리고 복잡한 상황이 잘 드러난 것 같아서 좋네요. 축 두 사람의 동거~(…)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밤의 미궁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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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연회날, 하쉬르는 황후에 대한 암살 계획 제보를 듣고 직접 조사하러 나갑니다. 도시 여기저기를 돌아다닌 끝에 단서가 아리칸으로 향하자 그는 아리칸을 쫓아 도시 내의 저택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뜻밖에 아샤신 수뇌부와 마주칩니다. 그들은 황후에 대한 충심과 그의 약점을 잡은 술탄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하쉬르에게 아샤신의 방식으로 처벌과 경고를 내리고, 후에 정신을 차린 하쉬르는 피투성이가 된 채 아리칸의 도움으로 황궁으로 간신히 돌아갑니다. 그리고 황궁 정원에서 네야와 플로리앙과 마주친 후 쓰러지지요.

감상

제가 개인적으로 진행의 재미로 꼽는 것 중 하나는 의외성입니다. 참가자 못지않게 진행자도 플레이 중 사건의 결과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이 많으니까요. 조연의 의도와 동기, 기존 행동 등을 알고 있다 해도 상황이 어떻게 변해갈지는 참가자와 부딪히기 전에는 알 수 없고, 그 결과물은 종종 진행자도 예상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때로는 조연의 기존 행동이나 플레이 이전에 있었던 사건마저 모르고 시작하는 때도 있습니다. 혹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변하기도 합니다. 이번 외전처럼 별로 생각한 것 없이 시작할 때가 특히 그렇죠. 황후 암살 얘기의 실체가 아샤신 수뇌부에서 하쉬르를 꾀어내려는 함정이었다… 하는 건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느 순간 그게 실체일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한 중간 변동 때문에 초기 진행이 좀 산만했던 것이 아쉽다면 아쉽지만, 그래서 미궁 속에 헤매는 느낌이 더 산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서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아샤신의 정신세계로 들어서는 도입부 역할을 한 느낌도 있고요.

결과적으로 시종일관 초현실적인 느낌의 플레이였고, 한 사람의 인물과 그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1:1의 재미가 산 것 같습니다. 아군의 RP도 굉장히 좋았고요. 이렇게 해서 연회의 밤에 하쉬르가 뭘 했는지 하는 의문은 풀 수 있었죠. 역사의 격류 속에 그가 어떤 선택을 할까 하는 더 큰 의문을 남기며…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어머니의 향기

지난주 플레이 이후 아군과 진행한 외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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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야심한 시간에 황후에게 불려간 하쉬르는 사란티움의 정세에 대하여 마리사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황후는 황제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의심한다 해도 황제의 등뒤를 지키고 싶은 심정을 토로하며, 하쉬르를 무리해가며 방어 시찰에 넣은 것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도시의 방어태세를 듣고 싶어서이기도 했고 황제를 떠보는 의미도 있었다고 털어놓습니다. 하쉬르는 황제를 떠보는 위험에 대해 경고하지요.

황후는 니키아스가 남기고 죽은 그림자 전쟁, 도시의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정보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하쉬르에게 루키아노플의 나흐만 정보망과 그 수장인 아라크네아의 뒤를 캐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쉬르는 어떻게 자신을 그렇게 믿느냐고 극구 사양하다가 결국 자신이 나흐만의 황자인 것을 털어놓습니다. 자신이 바로 그 아라크네아에 보고하는 처지인 것은 얘기하지 않지만요.

마리사는 하사나의 아들이냐며 반가워하고, 어머니와 멀리 떨어져서 서로 보고싶어하고 걱정하는 그의 상황에 가슴아파합니다. 그리고 그에게 하사나가 준 출국 선물이었던, 어머니의 쟈스민 향이 나는 손수건을 선물합니다.

감상

굉장히 감성이 풍부한 플레이였던 데다가 하쉬르가 충격선언까지 해서 더욱 재미있었죠. 사란티움의 위험한 정세와 전에 석한군과도 얘기했던 그림자 전쟁 설정, 그리고 하쉬르와 마리사라는 인물의 내면을 더 깊이 알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술탄의 하렘에서는 숨죽이고 있는 듯 없는 듯 살았던 마리사가 황후가 된 후에는 키네니아와 더 닮아가는 모습을 보며, 확실히 지위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쉬르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벼락선언과 결정적인 순간에 한 줄기 눈물이 가슴 찡한 RP였습니다.

이전에 아군과도 한 얘기지만, 숀 펜이 정치 얘기를 하면서 ‘터프가이는 시종일관 차가워야 한다는 엉터리 연기 조언’을 비웃은 글 (영문, 두 번째 문단)이 있었죠. 아군의 RP는 따스한 인간다움이 터프가이의 진짜 바탕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지킬 것이 있는 터프가이가 정말로 강하고 터프하니까요. 무조건 냉소적이고 무자비한 게 아니라, 필요할 때는 차갑지만 인간적인 감성 또한 풍부한 남자야말로 어른스럽고 멋진 사나이죠. (그래서 세 PC는 모두 멋진 싸나이!)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노래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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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하쉬르는 ‘선원의 노래’ 주점으로 나흐만과의 연락책을 만나러 갔다가 연락책이 옛 스승 아리칸인 것을 알게 되지만, 그녀를 마치 모르는 사람처럼 대합니다. 처음에는 좀 당황했던 아리칸은 역시 모르는 사람처럼 대응하고, 하쉬르를 떠보며 아픈 데를 찌릅니다.

돌아오는 길에 하쉬르는 황궁 정원에서 네야의 기습(?)을 받고, 훈련받은 반사신경이 작용해 자신도 모르게 네야를 다치게 할 뻔합니다.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고, 하쉬르는 네야가 머리에 꽂아준 꽃을 꽂은 채 부하들을 보러 갑니다. (…)

감상

아군 말마따나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한 하쉬르였습니다. 아리칸과 네야의 대비가 아주 재밌기도 했고, 하쉬르가 머리에 꽃을 꽂고 다니게 할 수 있는 건 네야밖에 없다는 게 정답인 듯(…) 하쉬르하고 네야가 의외로 잘 어울려서 재미있군요. 플레이 후 얘기했듯 플로리앙과 하쉬르가 연적으로 가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솔직한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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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아샤신 훈련을 시작한 10대의 하쉬르는 새로운 선생님인 아리칸을 만납니다. 그리고 몇 년에 걸쳐 공감하는 친구가 되지요. 그 끝에 새로운 파견지로 떠나면서 아리칸은 그에게 너무 솔직한 얼굴이라며 진실을 섞어 거짓말하는 법을 가르치고, 고마워하는 하쉬르에게 자신은 그를 진심으로 대한 적이 없었다고 하며 자신 같은 사기꾼을 믿지 말라고 합니다.

감상

제목인 ‘솔직한 거짓말’은 하쉬르의 기만 스턴트입니다. 이걸 아리칸이 가르쳤다는 설정이죠. 아리칸 본인에게는 필요없는 스턴트인 게… 벌써 엄청난데 얼마나 더 흉악해지려고! (…)

아리칸은 RP하기에 꽤나 재미있는 인물이었습니다. 사람 네 명 정도가 한 몸에 들어간 느낌이었달까요. 에로게임에 나올 만한 요염한 선생님에서 현실적이고 똑똑한 스승, 삶에 지친 냉정하고 냉소적인 여자, 자신에게 환멸감을 느끼는 취약한 인간까지. 워낙에 기만이 높은 인물이다 보니 본인도 어느쪽이 진짜 자기 모습인지 모를 것 같을 정도로… 진짜 사기꾼은 자신까지 속인달까요.

몇 년의 간격을 둔 두 장면에 걸쳐 하쉬르가 성장한 모습도 흥미로웠습니다. 섹시한 선생님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소년에서부터 그 선생님을 동요시킬 정도로 통찰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청년까지. 어쩌면 아리칸이라는 인물은 보는 사람에 따라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 같은 면이 있어서, 아리칸의 다양한 모습이 두 번째 장면에 드러난 건 역시 하쉬르의 변화 때문일지도요.

여러모로 하쉬르와 아리칸은 화학작용이 상당한 인물 같습니다. 다음 만남은 아마 루키아노플에서가 될 텐데, 어떤 만남일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재밌는 플레이를 함께해준 아군에게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