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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주의 플레인스케이프?

얼마 전에 레이디의 그늘 캠페인을 아쉽게 끝낸 후에도 플레인스케이프 캠페인에 대한 욕구는 그대로 남았습니다. 그렇다고 스타워즈 캠페인을 하는 동안 정기 캠페인을 또 시작할 여유는 없고 해서 승한님과 얘기하다가 플레인스케이프 배경의 수정주의 역사 (Revisionist History) 캠페인은 어떨까 하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배경 자체도 방대하고 난해한 데다가 글을 정기적으로 올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는 점에서 정말 사람을 많이 타는 캠페인이 될 거라는 생각은 들지만요. 어떤 참여자와 함께 해야 재미있을까 생각해보니 조건이 꽤 까다롭더군요.

1. 플레인스케이프에 대한 관심

지식 자체는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만, 정말 플레인스케이프를 좋아하고 호기심이 넘치지 않으면 굳이 플레인스케이프를 사용할 필요도 없죠. 일단 관심만 많으면 지식은 필요에 따라 스스로 늘려갈 테고요. 제가 보기에는 사실 기본적인 내용만 알아도 되고, 여기에 덧붙이는 재해석과 상상력이 진짜입니다만 어쨌든 플레인스케이프의 분위기나 특색에 매력을 느끼는 게 시작이죠.

2. 어느 정도의 원서 해독 능력

이것도 영어를 기가 막히게 해서 플레인스케이프에 대한 백과사전적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따위 얘기가 아니라, 자신이 정말 필요한 정보가 있으면 스스로 습득할 능력과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정도의 의미입니다. 위에 말했듯 지식 수준 자체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요.

3.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성실성과 열정

수정주의 플레인스케이프에서 유일하게(..) 안 까다로운 점은 바로 시간대죠. 글이야 언제 올리든 1~2주에 한 편 올리면 되니까요. 하지만 꾸준히 일정량의 글을 올린다는 것이야말로 사람에 따라서는 최악의 조건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잘 쓰든 못 쓰든 글을 쓰는 데 부담이 별로 없고, 재미있게 장기에 걸쳐 글을 쓸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글 쓰는 게 늘 그렇듯 뻔뻔함은 필수고요. (…)

4. 의견을 활발하게 내는 주인의식

수정주의 역사에서 초기 설정은 모두 참여자들이 합의해서 정하고, 그나마 끌고갈 진행자도 없는 플레이입니다. 다들 의견 안 내고 우물쭈물하면서 눈치보면 캠페인 그냥 망합니다. 특히 정해진 시간대가 없는 플레이라서 토론은 게시판이 (혹은 위키 코멘트가) 중심이 될 것 같은데, 게시판이 유령 게시판이 되거나 한두 사람만 활개치면 이미 망조는 성큼..(..) 한 번 시작한 것은 뿌리를 뽑고 보는 사람, 활발하게 의견 내면서 주인의식 가지고 캠페인 끌고 가는 참여자가 아니면 재밌게 하기 힘듭니다.

5. 스포츠맨쉽 (?)

수정주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각자의 ‘진실’을 가지고 경쟁을 벌이는 규칙입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의견이 충돌하면 해소할 장치도 준비되어 있고요. 동시에 진실은 고정되지 않고 유동적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기도 하죠. 이런 규칙으로는 자기 목소리를 강하게 내면서도 남의 의견에 귀기울이는 소통력이 중요합니다. 눈치보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말하고, 남의 의견도 듣고 좋은 게 있으면 취해서 재해석하고 조합하고, 정 충돌하면 반박 판정을 해서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죠. 서로 규칙을 능력껏 교활하게 활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진실을 마구 밀고, 후회없이 싸우고, 깨끗이 승복할 때 제일 재미있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미국식 ‘사상의 자유시장’ (Marketplace of ideas) 성격이 강하죠. 협력 자체보다는 경쟁과 연맹의 이합집산이 중점이라는 면에서 RPG의 성격과는 거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할 수 있을 듯.

6. 어느 정도의 글 솜씨

명문을 쓸 필요는 없지만, 근거에 맞춰 글을 논리적으로 쓸 필요는 좀 있습니다. 물론 안 그럴 수도 있지만 당장 지적이나 반박 들어오는 건 각오해야겠죠. 그리고 그런 지적이나 반박 앞에서 대범할 수 있어야 할 테고요. 그럴 수 있다면 어떻게 보면 글 솜씨 늘리는 데도 꽤 좋은 방법입니다. 일단 글을 꾸준히 계속 쓰고, 계속 지적과 도전을 받는다는 점에서 말이죠. 그러면서도 공부가 아닌 놀이이니 학습의 적인 심적 부담도 적고…

7. 기술적 능력 내지는 호기심

한다면 저의 숙적(..) 제로보드보다는 위키에서 할 생각이므로 위키와 인터넷을 어느 정도 알면 도움이 되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배워보겠다는 열의는 있어야 할 겁니다.

…뭐 쓰다 보니 이게 캠페인 참여 얘긴지 필살! 직장 생존법인지 모르겠군요. 실제로 이걸 다 갖춘 분이라면 1번 정도 빼고는 대충 성공의 조건은 다 갖추었을지도요..(…) 전에 말했듯 RPG 진짜 잘하는 사람은 뭐든 잘합니..(먼산)

어쨌든 한다면 약 한 달 정도의 시범 기간을 두고 실제로 의견 나오는 거랑 글 올라오는 걸 볼 생각입니다. 그 다음에는 참가자끼리 투표하거나 로키 독재(?). 이 글은 이런 캠페인에 대한 관심도가 대충 얼마나 되나 하는 관심도 측정용이랄까요. 어쨌든 진짜 오래, 재밌게 할 사람만 모집하면 플레인스케이프는 정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세계이니까 뭔가 작품이 나와도 나오지 않을까요.

플레인스케이프 길잡이 3-7. 질서의 형제단

철학

멀티버스에는 여러 단계의 원리와 규칙이 있습니다. 인간의 법도, 시길의 법, 우주의 법칙… 이들 법칙을 알고 있으면 자신의 이익에 이용할 수도 있고, 들키지 않고 어길 수도 있습니다. 멀티버스를 움직이는 것은 멀티버스의 법칙인만큼, 멀티버스의 법칙을 익히면 멀티버스 자체에 대한 힘을 손아귀에 넣는 것이지요! 규칙과 그 허점을 이용하면 사회생활 뿐만 아니라 우주의 원리에 대해서도 온갖 이용과 조작이 가능해지니까요.

거브너라고도 불리는 질서의 형제단의 신조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지식은 곧 힘’입니다. 의미보다 중요한 것은 지식이며, 한 체계의 질서를 파악하고 이해해서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이루는 것이 진정한 권력인 것입니다. 학문과 연구, 실험, 여행, 독서… 이 모든 것은 지식을 쌓아서 힘을 얻기 위한 과정입니다.

당원

질서의 형제단은 모든 직업과 종족에 열려있지만, 질서 성향이 아니면 가입할 수 없습니다. 수백가지의 규칙과 법을 배우고 지켜야 하는만큼 당원은 대부분 학구열이 강한 사람들로, 당내에서의 승급과 지위상승도 시험을 통합니다.

Factol Hashkar

하쉬카르 당주

질서의 형제단에 가입하는 사람은 크게 지식을 찾는 사람과 권력을 구하는 사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어차피 지식은 곧 힘이기 때문에 대체로 두가지는 같은 것으로 여겨지지만요. 때로 권력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당원도 있지만, 이런 사람들은 거브너로서 크게 되지 못합니다. 권력욕에 사로잡힌 나머지 규칙과 질서에 대한 신념을 잃으면 당파의 철학과는 벗어나게 되니까요. 진정한 거브너라면 지식과 힘이 노력을 통해 찾아온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뿐, 지식이나 힘에 굶주리며 집착하지 않게 마련입니다.

성향상 당원은 반드시 질서 성향이며, 질서 선 성향은 법을 존중하고 지키는데 중점을 두며 질서 악 성향은 기회가 날 때마다 법을 지키면서도 자기 목적에 맞게 왜곡하는데 희열을 느낍니다.

직업상 대부분의 당원은 연구와 공부에 익숙한 마법사이고 다음으로 많은 직업은 사제입니다. 사제일 경우 보통 정의나 법, 지식을 담당하는 신을 섬기지요. 전사도 간간히 볼 수 있으며, 로그류는 매우 적지만 바드 혹은 법을 통해 다른 도둑들을 방해하는 도둑도 가끔 보입니다.

가입 조건에 종족은 상관없지만 인간과 드워프가 대다수입니다. 하프엘프와 티플링은 엄격한 규칙에 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당에는 드물며, 바리오르는 찾기 힘들고, 기스져라이는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질서의 형제단 평당원은 사무보조관이라고 불립니다. 이들은 일반 지식과 법을 다룬 가입 시험을 통과한 이들로, 행정관 (정당원) 혹은 드물게는 국장 (고위 당원) 보조, 서류 정리, 연구 보조, 재판 기록, 법원 청소, 경비 등 당의 소소한 사무들을 처리합니다. 상급 당원들에게 임무를 받거나 스스로 임무를 요청하기도 하며, 끝난 후에는 물론 자세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지요. 현재 하는 사무에 지장이 없는 이상 행정관의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정당원은 행정관이라고 하며, 100일마다 한번씩 볼 수 있는 승급시험을 통과하면 행정관의 가장 낮은 등급인 A10으로 승급합니다. (가장 높은 행정관 등급은 A1입니다.) 낮은 등급의 행정관은 사무보조관과 큰 차이는 없지만, 시길의 차원전이문 기록 관리와 같은 관리사무를 맡게 되기도 합니다.

A5에서 A1 등급의 행정관들은 국장급을 보조할 수도 있지만, 보통 자신을 보조하는 사무보조관 또한 두고 있습니다. 시길이든 메카누스이든 당의 본부에서 지내면서 당의 사무를 처리하지요. 서류를 통한 신청절차를 거쳐 조사 임무를 떠나기도 합니다. 법원에서 모든 행정관은 변호사든 검사든 법률 자문 역할을 맡습니다.

모든 행정관은 보통 국장급, 드물게 고위 행정관인 직속 상관이 있습니다. 가끔 당주를 보조하는 행정관도 있지만 이럴 경우에도 직속 상관은 국장이기 때문에 당주와 국장 둘 다의 지시하에 있게 됩니다. 행정관은 100일에 한번 볼 수 있는 시험을 통해 승급이 가능합니다. 점수가 특별히 좋으면 한단계가 아닌 두단계 승급을 하기도 합니다.

A1급의 행정관의 다음 단계는 국장 승급이지만, 이것은 국장 자리가 있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당주가 새로운 부서를 만들어서 국장 자리가 생기는 일도 있지만 드문 일이기 때문에 대개의 A1은 국장이 죽거나 은퇴해야 승급합니다. 때문에 당에는 A3에서 A1급의 중간관리직 포화현상이 일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국장 자리가 나면 당주가 실력있는 A1을 그 자리에 임명합니다. 국장은 B5에서 B1급까지가 있습니다. B5 국장은 다른 부서의 하위 부서인 경우가 많은 소규모 부서를 지휘합니다. B1급 국장들은 기록관리국, 연구총괄국, 내부행정국, 차원관리국, 프라임관리국이라는 주요 부서들의 국장입니다.

임시나 특별부서 같은 경우 B2나 B3가 책임지기도 합니다. 말이 임시이지 1세기 이상 지속되어 온 곳도 있습니다. 당원들에게 법원 사무를 하달하는 법원관리 특별부가 그 예이지요. B5나 B4급 중에는 따로 부서를 책임지지 않고 판사로 봉직하거나 법원관리부에서 사무를 처리하기도 합니다.

당주 자리가 공석이 되면 B1 국장끼리 투표해서 B1 중 한명을 새로운 당주로 선출합니다. 만약 표가 동점으로 나올 경우 모든 국장들이 투표합니다. 가장 표를 많이 받은 B1이 당주 자리에 오릅니다. 지난 127년간 봉직해온 하쉬카르 당주가 아직 정정하기 때문에 당분간 새 당주를 뽑을 일은 없어 보이긴 합니다.

당주 공석은 반드시 당주의 사망 때문에 생기는 일은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은퇴해서 명예 B1이 되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은퇴한 당주는 직책도, 직위도 없는 부서의 국장으로서 조용히 지내다가 고령으로 사망하게 마련입니다.

그 외에 몇몇 당주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하쉬카르의 전임자였던 라리세트가 이런 예로, 방에 틀어박혀서 연구를 하다가 갑자기 실종된 그녀는 멀티버스의 법칙을 깨달음으로써 보다 높은 단계로 진화했다는 소문입니다. 심지어는 레이디 오브 페인의 직책을 이어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바보같은 소리를 누가 믿겠어요.

영향력을 미치는 차원

완전한 질서의 차원인 메카누스가 거브너들의 세력근거지입니다. 이곳에 세운 ‘법도와 깨달음의 요새’가 메카누스에서 질서의 형제단의 본부이죠. 현재 책임자는 난시아스 가라부토스 국장입니다.

시길에서의 본부

시길에서 질서의 형제단은 시길시 법원이 본부입니다. 레이디의 구역 중심지에 있는 이 위세있는 건물은 거대한 화강암 토대 위로 2층의 본관과 5층짜리 탑이 있습니다. 이곳이 시길의 사법체계와 당파의  행정 중심지입니다.

시길 법원

시길 법원의 전경


주변 거리는 정기적인 하모니움 정찰 때문에 질서있고 비교적 조용합니다. 근처 주점에 보면 법정에 나타나기 전에 시간을 죽이는 이들, 휴식시간에 한잔 하는 서기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피고인은 누구든지 거브너 변호사를 선임받을 수 있지만, 다른 당파의 변호사들 역시 법원 밖에서 호객행위를 하지요.(주:참고로 워싱턴 D.C. 변호사 윤리강령 개정판에서 시법원 앞에서의 호객행위는 금지되었습..[퍽]) 법원은 종일 사람이 드나드느라 분주합니다.

정문 계단을 올라가 정문 양옆의 높다란 대리석 기둥을 지나면 피고인, 하모니움 요원, 프라임들과 어깨를 비비며 법원 외부 보도 위로 올라서게 됩니다. (1)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를 밀치고 가면 경미한 위반에 내는 소규모 벌금을 처리하는 접수 구역에 도달합니다. (2) 1층을 빙 두른 보도가 워낙 시끄럽기 때문에 대화를 하려면 악을 좀 써야겠지만요.

1층

시길 법원 1층

벌금을 내는 건 그래도 운이 좋은 경우에 속합니다. 중대한 위반이라면 보통 재판을 하게 되고, 이들 재판은 법원 본관과 탑 여기저기에 위치한 소법정에서 열립니다. (3~10) 소법정 재판에 늦는 피고인은 벌금을 내게 됩니다. 대법정 재판에 출두하는 피고인은 절대로 늦는 법이 없습니다. (11) 이들을 시립 감옥에서 데려오는 하모니움 법정 경위들이 늦을 리가 없으니까요. 번쩍이는 목재와 도금장식, 정의의 승리를 그린 모자이크 등이 돋보이는 대법정은 중대한 사건과 모든 상소 심리를 담당합니다.

1심에 불복한 상소는 물론 가능은 하지만, 그중 대부분은 성공하지 못합니다. 거브너들은 모든 법을 알고 있으니까 일단 거브너 판사가 판결을 내리면 옳은 판결이 아니겠냐는 것이 질서의 형제단의 논리이죠.

어쨌든 변호사는 소법정에서 열리는 구역 재판에서 1심 판결이 내려온 후 대법정의 고등 재판에, 다음에는 법원특별국 국장에게, 그리고 최종적으로 하쉬카르 당주에게 상소할 수 있습니다. 쟈미스 국장이 자기 선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당주는 약 10년간 사건을 판결한 일이 없습니다.

각 법정에는 판사실이 딸려 있어서(3.1~11.1), 이곳에서 판사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거나 공부를 하기도 하며, 진행중인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이 만나기도 합니다. 당파의 국장들은 판사로서 판결을 내리며, 행정관은 변호사로서 법률 자문을 제공합니다. 당주는 대법정 판사실에서 종종 독서를 즐기며, 쟈미스 국장도 이곳에서 책을 찾아보거나 자문을 주고받으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하쉬카르 당주는 1층에 있는 개인 처소에서 지내는 때도 많습니다. (12) 대법정과 짧은 복도로 이어져 있는 이 잘 정돈된 방들은 층계를 통해 아래층의 당파 도서관으로도 통합니다. (13) 법원 1층의 다른 층계하고도 통하는 도서관은 (14, 15, 16 등) 법원의 지하 1, 2, 3층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층마다 4~6m 높이의 천장까지 차곡차곡 정리되고 분류된 책과 두루마리가 꽉 채우고 있지요. 당파 도서관에는 당원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2층

시길 법원 2층


3~5층

시길 법원 탑 3~5층

고위 당원들의 사무실은 본관 2층과 탑 5층에 분포해 있습니다. (17, 18, 19) 2층에는 또한 사무보조관 (평당원)들을 위한 기숙사 (20~23), 행정관 (정당원)들의 방 (24~31)이 있으며, 법원 기록실도 2층에 있습니다. (32, 33) 물론 이 두 방만으로는 시길 시법원의 전 기록은 고사하고 한 해 기록을 비치하기에도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에 기록의 대부분은 에테르계의 데미플레인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들 플레인으로 가는 전이문은 기록실에 숨겨져 있으며, 적어도 국장 (고위당원)급은 되어야 드나들 수 있습니다.

적과 동지

법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거브너는 많은 당파들에게 유용한 아군입니다. 법을 집행하는 머시킬러와 가까운 사이이며, 하모니움과도 긴밀합니다. 반면 카오시텍트와 혁명 연맹은 둘다 질서의 형제단에 반대합니다. 둠가드는 적은 아니지만 거브너들이 멀티버스의 수명을 연장시키려는 것은 아닐까 의심합니다.

혜택

모든 사물에서 질서를 발견하려는 노력 때문에 거브너들은 반복과 규칙에 매우 민감합니다. 하루에 한번 ‘언어 이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7레벨이 되면 직업에 상관없이 하루에 한번 ‘물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래의 주문과는 달리 최대 지속시간은 24시간입니다.(주:번역은 했는데 원래 무슨 주문인지 모르니 뭔소린지는 전혀..;;)

정당원 (행정관)들은 멀티버스의 법칙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 확률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한번 자신의 판정에 가산점을 받거나 적의 판정에 벌점을 부여하는 것이죠. 또한 멀티버스의 법칙에서 틈새를 간파함으로써 순간이동, 불꽃 다루기 등 다양한 능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틈새는 점점 닫히기 때문에 사용 횟수는 제한되어 있고, 다시 연구를 통해 새로운 능력을 개발해야 합니다.

제한

거브너들은 옳든 그르든 법에 대한 신념이 강합니다. 처벌을 피할 틈새를 찾아내지 못한 이상은 법을 어기지 않습니다.

플레인스케이프 길잡이 3-13. 감각의 사회

개인적으로도 흥미가 가는 당파 중 하나이고 나름 이유도 있어서(..?) 자세하게 다루게 된 센세이트 당파입니다. 역시 참가자를 위한 플레인 길잡이 + 당주선언문의 내용입니다.

철학

감각의 사회, 혹은 센세이트 당파에서는 존재의 유일한 증거는 감각과 경험이며, 겪어보지 않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믿습니다. 장미에 대해 장황한 설명을 듣는 것과 직접 장미의 가시와 색채와 향기를 느껴보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지요. 우주를 알아가는 유일한 수단은 감각 뿐인 것입니다.

따라서 센세이트들은 우주의 모든 것을 겪어보아야 우주의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물론 유한자로서는 불가능한 일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느끼고 겪는 것 외에는 우주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경험의 영역 외에는 우주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주의 모든 것을 경험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셈입니다. (역주: 이런 면에서는 사이너, 심지어는 블리커의 철학과도 닿아 있다고 봅니다만..)

Erin Darkflame Montgomery

당주 에린 몬트고메리

어쨌든 멀티버스가 아무리 광활해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한계가 있고, 따라서 모든 것을 느껴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감각의 강렬함을, 경험의 복합성을 음미해야 하는 것이죠. 와인을 벌컥벌컥 마시고 끝내는 게 아니라 그 맛 하나하나를 감상하면서 차차 아버리아산 포도주와 이스가르드산 포도주의 차이, 연도에 따른 차이, 심지어는 어느 포도밭에서 나왔는지까지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멀티버스의 비밀은 차차 드러나는 것이지요.

자칫 쾌락주의나 퇴폐주의로 빠지기 쉽지만, 감각의 사회에서 말하는 감각이란 비단 쾌락만이 아닙니다. 한가지 감각만을 계속 찾는 것에 만족한다면 오히려 센세이트의 신조에서는 이미 벗어난 것. 새로운 토론, 새로운 지식, 새로운 사람… 모든 것이 깊이 음미해야 할 경험인 것이지요. 언제나 새로움에 열려 있고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두려움마저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당원

센세이트 당파의 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종족, 직업, 성향 불문합니다. 센세이트들은 대체로 성향 자체보다는 새로운 경험과 이해에 대한 욕구를 중시하지만, 그렇다고 질서 선 성향의 센세이트가 사람을 죽이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 갑자기 살인을 저지르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궁금하면 감각기록실의 감각석을 활용하면 그만이니까요. 어쨌든 센세이트들은 타인의 욕구나 호기심을 단죄하기보다는 종종 협동해서 서로가 원하는 경험을 제공하곤 합니다.

또한 센세이트들은 한 우물을 파기보다는 다양한 기술과 지식을 익히는 것을 선호합니다. 따라서 여러 직업의 기술을 익히는 경우도 많고, 전사라 하더라도 최대한 다양한 전투양식을, 마법사는 가능한한 여러가지 유파의 주문을 익히려고 노력합니다. 환영술사는 센세이트에게는 경험을 ‘위조’한다고 비웃음의 대상이지만, 그렇다고 환영술사 센세이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센세이트는 단순한 향락주의자나 무책임한 말썽꾼이 아닙니다. 물론 그 함정에 빠지는 사람도 만만찮게 있지만, 진정한 센세이트라면 배우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이것은 남 생각은 안하고 무턱대고 행동하는 것과는 다르며, 자기파괴적으로 아무렇게나 행동하는 것도 아닙니다.

센세이트가 무엇보다 중시하는 것은 새로움입니다. 술집마다 가서 술이란 술은 다 마시고 요리란 요리는 다 먹어본 후 아무하고나 자는 것은 모든 것이 새로운 낯선 플레인에서는 한번쯤 해볼만한 일일지 몰라도 금방 단조로워지게 마련입니다.

경험이 쌓이면서 센세이트들은 탐험할만한 감정과 생각의 영역이 얼마나 넓은지 깨닫게 되고, 따라서 누군가는 사랑과 분노의 모든 측면을 탐구해 보겠다고 생각해 보게 되고 누군가는 언어유희의 모든 것을 해볼 수 있는 모든 언어로 경험해보겠다는 목표를 세울지도 모릅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센세이트는 워낙에 보고 겪은 것이 많은지라 포용력 또한 늘어납니다. (역주: 이런 면에서는 또 사이너와의 접점이 느껴지는군요.)

감각의 사회는 시길에서 가장 들어가기 쉬운 당파입니다. 그저 멀티버스를 경험하고 이해하고 싶은 욕망만 있으면 되지요. 그렇다 해도 별 생각없이 들어오려는 지원자를 걸러내기 위한 장치는 있습니다. 감각석을 통해서 오감 중 하나에 집중된 다섯가지 경험을 공공 감각기록실에 추가해야 하지요. 오감 모두를 강렬하게 동원한 하나의 감각도 좋습니다. 고위 당원이 평가해 보고 충분하다고 생각되면 받아들이고, 아니면 멀티버스에 나가서 더 많은 것을 겪어보고 다시 지원하라고 말할 것입니다.

영향력을 미치는 플레인

늘 새로운 경험을 찾아 헤매는 센세이트들은 멀티버스 어디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외차원계, 프라임 물질계, 내차원계의 원소
차원… 하지만 센세이트가 가장 많은 곳은 시길이고 (4만명 이상), 그 다음은 아름다운 외차원 세계 아버리아에 있는 황금의 홀입니다. 이 거대하고
끝없이 변하는 궁정에서 많은 센세이트는 평생 향락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몬트고메리 당주는 1년에 두번 정도만 방문하지만, 그녀가 들를 때면 황금연회장의 풍류는 최고조에 달합니다.

하지만 황금의 홀은 한편 센세이트가 되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한 이들을 위한 유배지라는 얘기도 떠돕니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거부하는 당원을 보내는 곳이라고 말이죠. 떠나려면 떠날 수도 있겠지만 이 즐겁고 아름다운 감옥에서 나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주: 게다가 번역하기는 조금 까다로워서 그냥 뒀지만 이 홀의 원문은 사실 황금의 홀–Golden Hall–이 아닌 도금한, 혹은 금박입힌 홀–Gilded Hall–입니다. 단어의 미세한 차이로 이 장소의 본질을 보여준달까요. 돌로레스 3연 1행이 떠오르기도 하고..)

시길에서의 본부

시길에서 센세이트 당파는 대연회장을 본부로 두고 있습니다. 독특한 건축을 수도 없이 볼 수 있는 시길에서도 유독 당당하고 화려한 건물인 연회장은 높이가 무려 300m에 달하며, 버팀벽이 수도 없이 만나면서 솟아오르고 가라앉는 모습은 시길의 스카이라인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회장 주변에는 곡예사, 가수, 무용수 등 온갖 공연자들이 몰려들어 재능을 펼치는지라 언제나 볼거리가 풍부합니다. (역주: 게이트하우스 정문과는 대조되면서도 묘한 공통점이 느껴질지도..)

Civic Festhall

시길 대연회장의 모습


대연회장은 지은지 600년이 넘은 건물로, 센세이트들이 수천 플레인을 뒤지면서 딱 맞는 석재, 목재, 물감, 유리, 천을 찾느라 짓는데만 근 100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실제로 연회장의 화강암 벽은 마치 만져보라고 소리를 지르는듯한 50가지 질감을 자랑하며, 대리석 바닥은 무지개빛으로 화려하고, 창은 수백의 동굴에서 캐온 수정의 은은한 색조를 품고 빛납니다. 회반죽까지도 하나하나 정성들여 생각하고 계획한 연회장은 어디를 봐도 감각을 즐겁게 하지요.

대연회장 입구 역시 감탄을 금할 수 없는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거의 30m 높이의 좁은 문 주변에는 보석이 오감을 형상화하는 문양을 그리며, 외벽에는 수정처럼 맑은 분수가 주기적으로 수십미터씩 솟았다가 공기중에 푸르게 흩어집니다.

연회장은 또한 시길의 특이한 형상을 염두에 둔 몇 안되는 건축물이기도 합니다. (역주: 시길은 ‘도넛 안쪽’에 지어진 도시로, 구형 행성처럼 아래로 휘는 대신 위로 휘어서 수평선이 없는 곳입니다.) 밖에서 보면 이 건물은 가로 200m, 세로 300m 정도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지만 건물 내부는 외부보다 훨씬 복잡해서, 학자에 따라서는 내부가 외부에서 보기보다 두배에서 네배까지 넓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연회장 실내는 실외보다도 한층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여기저기 피워둔 향이 향료를 비롯한 온갖 감미로운 내음과 어우러지고, 각 복도와 방마다 가장 은은한 파스텔톤에서 가장 밖은 원색까지 온갖 색조를 볼 수 있습니다. 연습실에서 들려오는 리듬감있는 타격음부터 극장의 박수와 환호소리까지 어딜 가든 소리가 떠돕니다.

1층은 크게 세개의 공연장과 두개의 감각보관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당원 출입 구역에는 회의장, 훈련실, 당주의 주거공간 등이 있지요. 2층 이상부터는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온갖 유흥이 가득합니다. 온갖 술을 맛볼 수 있는 술집, 금방이라도 조각들이 살아 움직일 것 같은 미술관, 눈부신 보석들을 파는 보석상… 상상할 수 있는 것이라면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됩니다.(주: 감각의 사회가 시길에서 제일 부유한 당파인 것도 우연이 아닙..)

극장

프라임의 전설적인 용사 이름을 딴 렌 홀은 시길 최대의 공공 극장입니다. (1) 매일밤 두번씩 공연을 하는데 객석은 언제나 만원이지요. 공연은 계속 달라집니다. 어느날 밤에는 기스양키 연극을 할지도 모르고, 또 어떤 밤에는 리저드맨 발레 공연을, 또 어떤 때는 판데모니움의 하울러들이 하는 오페라 등등. 공연자 섭외든 마법이든 감각 효과든 (음향, 후각효과 등) 감각의 사회에서는 이들 공연에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엘로웨스 극장은 좀더 작고 친밀한 느낌으로 (2), 주로 연극과 해석무용 등을 공연합니다. 천장은 얇고 거의 투명한 물질인 카피즈 껍데기로 되어 있어서 빛이 잘 들며, 따라서 낮에는 수필이나 시 낭독, 즉흥 연설 등에 사용합니다.

노썸버 원형경기장은 엘로웨스 극장과 같은 크기이지만 (3) 야외에 있습니다. 객석은 이판암과 석회암을 깎은 것이며, 땅속으로 내려가지요. 이곳에서는 대회를 열기도 하고, 앙심을 품은 사람끼리 남이 보는 앞에서 결투를 하기도 합니다. 보통 하루 세번의 이벤트가 있으며, 행사를 밤에 열기도 합니다. 마법사 결투의 번쩍이는 불빛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라든지.

감각기록실

감각기록실이란 특정 사건이나 감각이 기록된 감각석을 보관한 방을 말합니다. 센세이트 감각기록실과 (4) 공공 감각기록실이 있으며 (5), 전자는 센세이트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양념을 쳐도 (=뇌물을 줘도) 통하지 않지요.

센세이트 감각기록실에 기록된 경험들은 굉장히 풍부하고 가히 압도적인 경험들로, 몬트고메리 당주는 이를 센세이트의 정보원으로도 활용하고 시길에 있는 센세이트는 의무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기록하도록 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센세이트들의 공통 경험에 이바지하는 것은 당파 내에서 지위상승의 효과도 큽니다. 센세이트 감각기록실 사용은 센세이트에게 무료입니다.

공공 감각기록실은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매일 24시간 여는데도 늘 붐비는 이곳은 20층에 달하는 각 층마다 200개가 넘는 방이 있으며, 이중 대부분은 5분에서 20분 정도 하고 금화 10개가 드는 경험을 제공하는 1인실입니다. 30분짜리 경험을 제공하는 2인실은 한사람 앞에 금화 20개입니다. 대형 감각기록실은 네시간짜리 경험을 위해 한사람 앞에 100골드를 내며, 여러사람이 같은 기록을 경험하는 용도에 쓰입니다. 대형실은 일주일 앞서서 예약해야 합니다. 공공 감각기록실은 종종 임무 기록, 위험한 환경 선경험 등 훈련 용도로도 쓰입니다.

어떤 기록실을 사용하든 기본 절차는 같습니다. 원하는 경험을 요청한 후 기록실에 들어가 감각석을 붙잡은채 정신집중을 합니다. (감각석은 감각적 기억을 그대로 기록하는, 여러가지 준보석으로 만든 작은 돌로 감각의 사회에서는 수백만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감각기록실을 벗어나면 이들 감각석은 마법을 잃고, 기록된 감각은 사라집니다.) 집중을 돕기 위해 보통 센세이트 한명이 곁에 있습니다.

감각석에 짜넣은 마법이 펼쳐지면서 주변 환경은 사라지고, 사용자는 기록된 감각만이 현실인 것처럼 완전히 빠져듭니다. 위험 없는 경험의 마력에 중독되는 사람도 있지만, 당파에서는 기록석의 사용은 한사람 앞에 하루 세번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당파에서는 엄청난 양의 감각과 경험, 사건을 감각석에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없는 것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500골드를 걸고 있지요. 당파에 없을만한 새로운 경험을 팔(..)고 싶은 사람은 공공 감각기록실 카운터에서 문의하면 됩니다. 아직 당파가 보유하고 있지 않은 기록이라고 판단되면 2층에 있는 방으로 안내되어 빈 감각석에 그 경험을 자세히 기록하게 됩니다. 보통 한시간쯤 걸리지만 매우 풍부한 경험이라면 하루종일 걸릴 수도 있는 기록과정 중에는 한명의 센세이트가 동석해 질문을 통해 세부사항을 끌어내고 동조능력을 통해 기억을 강화합니다.

주거 공간, 강의실, 성역

Festhall Map

대연회장 평면도

대연회장 1층의 나머지는 당파에서 사용하는 공간입니다. 정문 입구 로비는 기둥과 연단, 왕좌가 있는 화려한 공간입니다. (6) 비록 구시대의 유물이기는 하지만, 이곳에는 종종 당주 몬트고메리의 연인이자 부당주인 하프엘프 쿠아타 다나’닌이 앉아서 방문객들을 맞이합니다. 하루에 여섯시간쯤은 접객 업무를 하므로 연회장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그와 마주칠 확률은 꽤 높지요.
당주의 개인 접대실은 연단 뒤에 있어서, 다나’닌은 종종 연단 뒤의 통로로 들어가 당주와 얘기하곤 합니다. (7) 소문에 따르면 당주의 사적 접객실에는 경비와 순간이동실을 숨긴 수많은 비밀문이 있고, 이중에는 당주와 부당주의 주거실로 통하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8~10)

당파 구역의 상당 부분은 강의실과(11~22) 훈련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3, 24 마법훈련실, 25, 26 도둑 훈련실, 27, 28 전투훈련실) 온갖 마법과 전투, 민첩 기술의 시범 몇 훈련과 멀티버스의 온갖 주제를 다룬 강의들이 24시간 계속되지요. 공부하고 배우는 것은 센세이트의 기본 소양 중 하나이며, 시길에 들르는 센세이트는 누구든지 훈련 구역에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전수하기를 기대받습니다. 다른 당파 당원들도 센세이트와 대동하고 10 골드를 내면 참가할 수 있습니다.

대연회장의 중심은 지성소 혹은 성역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당주의 방을 통해서만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성역의 바닥에는 라피스라줄리, 사파이어, 오팔 등 보석과 준보석의 모자이크로 당파 상징이 그려져 있다는데, 오늘날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당파의 옛 상징은 레이디 오브 페인의 얼굴과 닮아있다는 소문도 돕니다.(주:자 지금부터 가서 스윈번의 돌로레스를 읽는 겁니..퍽)

적과 동지

둘다 자기중심적인 당파인 센세이트와 사이너는 철학에 공통된 점이 많고, 종종 행동을 같이합니다. 또한 먼 곳의 지식을 많이 보유한 거브너와 인뎁들과도 친한 편이지요. 하지만 우주를 오직 죽어가는 대상으로만 보는 둠가드와는 대립합니다.(주:더스트맨 당파 설명에 따르면 더스트맨도 만만찮게 싫어하는 모양이던데..)

혜택

모든 센세이트는 예민한 감각을 자랑합니다. 종족과 상관없이 적외선 시각이 있으며, 독 내성굴림과 기습 저항에 +1을 받습니다. 센세이트들은 또한 사람보는 눈도 예리해서 거짓말에 잘 속지 않으며, 타인의 고통을 자기 안으로 끌어들여서 남의 부상을 자신에게
옮기는 감각 접촉 능력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식과 배움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종종 박식한 지식으로 남을 놀라게 합니다.

시길의 유흥과 예능을 책임지는 감각의 사회는 시길에서 가장 부유한 당파이기도 하며, 당원들에게 인심도 좋습니다. 당파 가입만 해도 계약비를 받고 (시작자금 3배), 센세이트가 포함된 모험단이 모험이 끝난 후 그 기억을 감각기록실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면 고위당원인 아날리 웹스피너가 마법주문이나 물품을 제공해줄지도 모릅니다.

제한

무모할 정도는 아니지만 모든 센세이트는 새로운 감각과 경험에 탐닉합니다. 가능하다면 늘 전에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찾아나서려 하지요. 왠만해서는 새로운 와인, 처음보는 꽃 등 새로운 감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제안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생명이 위험할 것이 뻔한 경우에만 거부할 수 있습니다.

플레인스케이프 길잡이 3-3. 블리크 카발

레이디의 그늘 주인공 중에 게이트하우스 고아원 출신이 있어서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어본 블리크 카발입니다. 입당과정이라든지 당파의 주요 인물들에 대한 건 뺐고요. 역시 ‘참가자를 위한 플레인 길잡이’의 기본 골자에 ‘당주선언문’을 합친 것입니다.

해답 같은 것은 없소. 생에는, 세계에는, 멀티버스에는 아무 의미도 없소. 그렇다면 내적 의미를 찾는 것이 유일한 구원이며 유일한 희망인가? 희망이란 과연 존재하는가? 혹은 고통과 절망만이 남는가, 끝없는 우울의 심연만이? 세상은 무자비하지만 그래서 자비가 필요한 것.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굶주리고 집없는 사람들, 고아와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것이오.

근거도 해답도 없는 수수께끼. 유일한 의미는 내 안에서 나오는 것. 나의 구원이며 나의 희망, 나를 생에 붙드는 한가지. 내 마음과 영혼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 깊은 우울은 광기가 아닌 안도감인 것이오. 이마저 없이 어떻게 이 허무한 세상을 마주할 수 있을까.

광인(블리커)의 비밀이란 바로 이것이오. 사물의 의미를 찾아헤매지 말 것.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면을 살필 것. 나는 내 안에서 세상을, 나의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발견했으며 그것이 바로 내가 선택한 광기인 것을.

– 블리커 당주 라르

철학

블리크 카발은 멀티버스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믿는 허무주의자들입니다. 때문에 멀티버스의 의미를 찾는 다른 당파들의 노력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하지요. 멀티버스의 모든 것은 그저 존재할 뿐이며, 그 이상의 해답이나 의미, 목표는 없다는 것입니다.

블리크 카발에 들어가려면 우선 의미를 찾는 노력을 포기해야 하며, 둘째로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며, 세번째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해야 합니다. 어차피 의미없는 멀티버스의 의미를 찾아헤매는 헛수고를 하는 대신 개개인의 내부에서 의미를 발견하려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적 의미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블리크 카발은 역설적이게도 시길에서 가장 자선을 많이 행하는 당파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원

블리크 카발은 모든 종족과 직업에 열려있지만, 질서 성향인 사람은 블리커가 될 수 없습니다. 의미 없이는 질서도 없기 때문입니다.

900년에 걸친 역사 동안 블리크 카발에서는 단 한번도 적극적으로 당원을 모집하거나 선전활동을 한 일이 없습니다만, 주기적으로 당원이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가 하는 일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당원이 갑자기 늘어나는 시기는 동시에 카발의 위기이기도 한데, 새로운 당원이 갑자기 많이 유입되면 허무주의와 절망을 기반으로 한 이 당파에 원래 높은 정신질환 발생률 또한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블리커들의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정신질환을 블리커들은 ‘검은 사색’이라고 부릅니다. 검은 사색은 보통 고위 당원부터 먼저 희생당하기 때문에 블리크 카발은 모든 당파 중 당주의  평균 재임 기간이 가장 짧습니다. 현 당주 라르는 당주 자리에 오른지 겨우 3년째이지만 그것도 블리커 기준으로는 매우 긴 기간입니다. 아직도 게이트하우스 어딘가에 갖혀있는 전 당주들도 있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도 블리커들은 검은 사색에 걸리곤 하지만, 수세기에 걸쳐 정신질환과 정신치료 경험을 쌓은 블리크 카발은 이제 꽤 높은 치료율 또한 자랑합니다. 또한 당원의 수는 시길 내에 1만명 내외로 안정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보다 훨씬 많은 수가 판데모니움에 거주하고 있긴 합니다.) 검은 사색이 대거 발생한지는 이제 30년이 넘어가며, 게이트하우스의 블리커 동에 입원하는 블리커의 수도 비약적으로 줄었습니다.

이런 행운은 블리크 카발이 시길 내에서의 자선활동을 늘렸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블리크 카발은 전통적으로 시길에서 가장 자선을 많이 행하는 당파입니다. 선행을 하면서 당파의 목적인 내적 평온에 보다 가까워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가끔 보면 구세주 컴플렉스에 시달리는 블리커도 있습니다만.) 또한 자선은 당파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좋은 수단이기도 하지요.

블리크 카발은 게이트하우스에 구빈원을 두고 있으며, 시길 여기저기에 무료 급식소를 운영합니다. 카발 당원이라면 급식소 뒷방의 간이침대에 하룻밤 정도는 신세져도 됩니다. 현 당주 라르는 빈민가인 하이브 뿐만 아니라 시길의 다른 구역에도 무료 급식소를 세웠습니다. 하모니움, 머시킬러와 거브너들은 블리크 카발의 이러한 자선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영향력을 행사하는 차원

무의미한 광기로 울부짖는 판데모니움의 동굴은 블리커의 허무주의적 철학에 잘 맞습니다.

시길에서의 본부

시길에서 블리크 카발은 정신병원, 극빈자 구호소, 고아원을 겸하고 있는 게이트하우스에 근거지를 두고 있습니다. 거대한 게이트하우스 건물은 하이브 외곽에 있는 구릉에 자리잡고 있으며, 베들램 런이라고 부르는 굽어지는 비탈길 끝에 있습니다. 전염병 환자 격리소로 사용되던 이 건물은 500년 전에 카발에서 인수해 게이트하우스라고 이름붙였지요. (그런 이름을 붙인 이유는 레이디의 미로에 통해있기 때문이라는 구설수가 끊이지 않습니다.)

Gatehouse

게이트하우스의 모습


게이트하우스의 중심은 지붕 없는 반원형의 큰 탑이며, 이 탑을 중심으로 큰 동이 여럿 붙어 있습니다. 탑의 바닥에는 타일로 거대한 상징이 새겨 있는데, 누가 만들었는지, 무슨 의미인지도 오래전에 잊혀진 이 문양을 카발에서는 당파 상징으로 차용했습니다. (어울리죠?) 탑의 입구는 창살 지름이 1.5m에 달하는 거대한 창살문으로 막혀 있지만 창살간 간격이 4.5m에 달하기 때문에 드나드는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게이트하우스를 처음 만든 사람들이 무엇을 막으려고 이렇게 큰 창살문을 만들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게이트하우스 앞에는 스스로 찾아왔거나 보호자가 데려온 정신질환자들, 가난하고 굶주린 사람들, 키울 수 없는 아이를 맡기려고 데려온 부모, 노망이 든 부모를 맡기려고 모셔온 자녀 등 도움을 바라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습니다. 하루에 50명밖에는 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밖에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기나긴 줄은 베들램 런을 따라 하이브에까지 뻗칩니다. 단지 질문을 하고 싶을 뿐이라도 대부분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따라서 돈을 주고 앞사람과 자리를 바꾸는 일도 꽤 있지요. 블리커 당원은 줄서지 않고 들어갈 수 있고, 친교가 있는 당파의 고위당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가난하고 절박한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은 범죄의 온상이기도 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게이트하우스 앞에는 사기꾼과 소매치기가 들끓으며, 굶주리고 잃을 것 없는 사람들을 고용해 떳떳치 못한 일을 처리하려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찾아옵니다. 이들은 대부분 게이트하우스 밤시장에서 나온 사람들로, 밤시장은 장물과 비밀, 심지어는 노예까지 돈만 있다면 뭐든지 구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렇다고 범죄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블리크 카발의 허무주의적 예술가들 역시 이곳에서 재능을 펼칩니다. 이들의 절망에 찬 시, 고상한 만가, 음울한 곡예는 흡사 장례식 서커스 분위기를 냅니다.  이들 ‘블리크닉'(…)은 흥미를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근처 술집이나 카페로 데려가 후원을 청하거나 예술론을 논하곤 합니다. 실제로 ‘지친 머리’라는 근처 주점은 블리크닉 예술가들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Gatehouse

게이트하우스 평면도

당원들의 거처가 있는 5층짜리 중앙 탑(1) 1층에서는 들어온 사람들을 분류해서 각 동으로 안내하며, 구빈원(2) 동에서는 극빈자에게 단 며칠만이라도 식사와 잘 곳을 제공합니다. 회생불능 범죄적 정신병동(3)에서는 가장 위험하고 회복 가능성이 없는 정신질환자들을 수용하며 (게이트하우스를 지나다 보면 들리는 절규는 대부분 이곳에서 들려오는 것이지요), 고아원과 일반 정신병동(4)은 1, 2층은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 일반 정신질환자를 위한 병동, 3층은 열네살 이하의 아이들을 위한 고아원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아원 및 정신병동은 크게 트여있는 공간이라 청소와 감시가 쉬우며, 네개의 동 중에서 가장 일손도 많은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블리커 정신병동(5)은 검은 사색에 시달리는 당원들이 스스로, 혹은 친구들에게 끌려서 수용되는 곳입니다. 회복해서 퇴원하는 비율은 매우 높지만, 이곳에서의 치료과정은 외부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비밀입니다. 이곳의 창문은 창살로 막혀 있으며, 창살 안쪽은 검은 덧문이 굳게 닫혀 있지요. 이곳 1층 창문으로 다가가 안을 들여다보려고 하는 것은 하이브의 아이들에게 용기를 과시하는 모험입니다.

그 외에 게이트하우스에는 빈자와 고아들을 위한 정원 (6), 블리커들 전용 정원 (7), 정신병동 환자들이 운동하고 산책할 수 있는 정원(8)이 있습니다. 가장 탈출의 위험성이 높은 회생불능 범죄적 정신병동의 환자들은 정해진 시간에 철저하게 감시받으면서 정신병동 환자들을 위한 정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적과 아군

블리크 카발의 허무주의적 철학은 중립적으로 보기가 힘듭니다. 둠가드, 더스트맨, 혁명 연맹, 그리고 카오시텍트는 모두 블리커 철학에 심정적으로 동조합니다. 반면 질서의 형제단, 하모니움과 머시킬러는 블리커의 사상에 반대합니다.

혜택

이미 반쯤은 미쳤다는 소리를 듣는 블리크 카발 당원들은 광기를 유발하는 모든 마법주문에 면역이 있습니다. 마음을 읽는 주문에 저항도 가능합니다. 또한 2 레벨마다 매력이 추가로 1점씩 올라 종족 한도와 상관없이 최대 25점까지 매력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것은 외모하고는 아무 상관없는 자비로운 분위기 때문입니다. 시길의 진정한 영웅, 광기어린 성자로서의 진면모가 드러나는 것이지요. 매력 25점의 블리커는 모든 사회적 상황에서 자동으로 최선의 결과가 나와서, 심지어는 하모니움 정찰 코앞에서 무단횡단을 해도 싫은 소리 하나 안 듣는 경지에 오르게 됩니다.

블리커가 발휘할 수 있는 또다른 능력은 인공적으로 유발된 타인의 광기를 흡수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법 같은 수단으로 일부러 유발된 정신병에만 가능하며, 자연적으로 생긴 정신병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마법사는 ‘절망’과 ‘판데모니움의 절규’ 주문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제한

블리커들은 삶의 무의미함을 성찰하는 과정에서 깊은 우울에 빠지는 일이 있습니다. 게임속의 하루가 시작될 때마다 1d20를 굴려 20이 나오면 극단적인 허무감에 빠져서, 왜 행동을 해야 하는지 철학적으로 설득당하지 않으면 그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괴물이 동료를 잡아먹는 것은 행동할만한 이유가 아닙니다. (어차피 그 불쌍한 녀석의 인생은 아무 의미가 없었으니.) 반면 1이 나오면 극도의 조증 상태에 빠져 의욕은 넘치지만 아무것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산만한 상태가 됩니다.

블리커들은 또한 평생동안 광기와 우울에 저항해야 하기 때문에 수명이 줄어듭니다. 인간과 티플링은 10년, 하플링은 20년, 노움과 하프엘프는 50년, 엘프는 200년, 그레이 엘프는 400년의 수명을 잃지요. 드워프와 바리오르는 수명이 줄지 않습니다. 물론 많은 블리커는 이 수명 단축을 저주가 아닌 축복으로 여깁니다. 아무 의미없는 인생을 뭐하러 오래 살고 싶을까요.

레이디 오브 페인과 ‘돌로레스’

시길을 수호하는 존재, 플레인스케이프 배경 최대의 수수께끼인 레이디 오브 페인이 19세기 영국 시인 알져논 찰스 스윈번 (Algernon Charles Swinburne)의 시 ‘돌로레스 (일곱 슬픔의 성모)’ (Dolores [Notre-Dame des Sept Douleurs])에서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문제의 시를 보니 실제로 꽤 그럴듯하더라고요. 정말로 ‘레이디 오브 페인’이라는 인물에 대한 찬가, 내지는 탄원, 내지는 연가, 혹은 만가의 성격을 가진 시입니다. 인간의 본원적인 욕망을 부정하는 기독교에 대한 문명비판적 내용도 있고…

Lady of Pain

플레인스케이프:토먼트판은 왠지 글래머

440줄에 달하는 비교적 긴 시이지만 왠지 팍팍 느낌이 와서 연휴기도 하겠다, 한번 번역해 보았습니다. 시의 내용은 위에서 말했듯 고통의 성모 돌로레스에게 바치는 기도입니다. 시에 나오는 돌로레스는 뭇 남자의 연인, 색정이 죽음과 만나는 경계에 있는 가학적 (혹은 피학적) 성욕자, 누구든지 가진 어둡고 소모적인 욕망의 얼굴, 기독교 이전 시대에 숭배되던 신성한 여성성과 닿아 있는 존재로 보이더군요. (이런 여자를 성모 마리아에 빗대다니 스윈번 욕 많이 먹었습..) 꽤 어두운 내용이고 폭력과 외설, 가학·피학적 성욕을 다룬 이미지도 많으니 주의하시길.

주석만 해도 서른개가 넘는 대규모 작업이었습니다. 외설과 역사와 신화를 넘나드는 스윈번의 대담한 상상력을 음미하면서 시길을 수호하는 ‘그분’의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듯 합니다. ^^

돌로레스 원문

로키의 돌로레스 번역

긴 거 읽기 귀찮은 분들을 위해 이하는 시길의 레이디 오브 페인과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추려본 발췌문입니다.

차가운 눈꺼풀에 가린 보석같은 눈
잔혹한 붉은 입술은 독을 품은 꽃과 같도다
그대 신비롭고 엄숙한 돌로레스
우리 고통의 성모여

오 상아가 아닌, 그러나 지옥에서

천상
에 뻗은 손으로 지은 탑이여
오 진창에 피는 신비한 장미
오 금이 아닌 이윤의 집이여
오 꺼지지 않는 불의 집이여
우리 고통의 성모여!

그대 경멸하는 삶과 사랑이
우리에게 주는 고통은 정녕 공허하니
여인 중 지혜로우며 가장 지혜롭도다
우리 고통의 성모여.

누가 그대에게 지혜를 주었는가? 어떤 이야기가
그대를 찔렀으며, 어떤 환영이 그대를 때렸는가?
욕망이 처음 네 목줄기를 움켜잡았을 때, 돌로레스
그대는 순결한 처녀였는가?
모든 사내가 흠향하고 꺾을 수 있는
꽃송이의 겉은 어떤 봉오리였는가?
처음 그대에게 젖먹인 것은 어느 가슴이었는가?
어떤 죄가 그대에게 젖을 물렸는가?

문간에서 우리는 가벼이 사랑을 희롱하고
위축되며 포기하고 자제하네
사랑은 죽으나 그대는 영원한 것을
우리 고통의 성모여.

과실은 시들고 사랑은 죽어가고 시간은 방랑하나
그대는 영원의 숨결에서 양분을 얻고
무한의 변화 후에도 존재하며

죽음의 입맞춤
에서 힘을 얻는도다

괴이하고 열매없는 것들의 창백하고

독기
어린 여왕이도다.

이 입술에 닿은 자, 찰나에 변해버리고
미덕의 백합과 나른함이
죄악의 환희와 장미송이가
그대 발치에 흩어져

왕관
씌우고 어루만지며 사슬로 묶는도다
오 눈부신 불모의 돌로레스
우리 고통의 성모여.

변화와 감정의 허기로
참을 수 없는 것들의 갈증으로
헌신의 쌍둥이인 절망으로
몸서리치게 만들고 찌르는 쾌락으로
욕망을 불태우는 즐거움
즐거움을 앞서 달리는 욕망
불길처럼 귀먹고
밤처럼 눈멀은 잔인함으로

그들이 모르는 어떤 주문을
바람에 날리는 낙엽과 같은 생에?
그 어떤 고문을, 꿈꾼 적 없고 들은 적도 없고
기록된 적도, 인지한 적도 없는?

비록 그대 입맞춤에는 피가 어려도
떨리고 쓰릴 때까지 찔러오는 고통
우리가 받드는 사랑보다 정녕 자비롭도다
마음이나 정신에 상처주지 않는
쓰디쓰고 부드러운 돌로레스
우리 고통의 성모여.

나는 가장 바깥의 문에서
죄가 곧 기도인 성소까지 들어왔도다

아 그대 민족, 그대 아이들, 그대 선택된 자들
날 때부터 부정한 표식, 일그러진 그들!
우리를 옥죄고 저주하는 신들
속일 비밀을 그들은 찾아냈으니
오직 그들만이 지혜롭도다
나 역시, 나마저 그리 선택해주오
오 나의 누이, 나의 배우자, 나의 어머니
우리 고통의 성모여.

그대 광란한 포옹의 욕망은
세월의 지혜보다 더하니
비록 꽃송이에 핏자국이 맺혀도
잎에는 눈물이 젖는다 해도

오 잠들지 않는 치명적인 돌로레스
우리 고통의 성모여.

그대의 매질 아래 도시가 붉게 물들던 때를
변화의 아이들과 그들의 신들을
그대 손이 화살처럼 흩던 시절을
바다에 젖은적 없던 모래를
그대 적의 피가 달구던 때를

세계는 그대가 길들인 말과 같아
열강이 그대 문간에 엎드렸도다
우리 고통의 성모여.

그대가 포기해도 그대의 삶은 그치지 않으리
그대는 악이 살해당할 때까지 살아가리라

아, 우리 미덕을 용서하오, 용서하오
우리 고통의 성모여.

우리가 누구라고 노래의 향료와 향기로
그대를 숭배하고 포옹하는가?
시간이 무엇이길래 그의 아이들이 그대를 대적하는가?
내가 누구길래 내 입술로 그대를 모욕하는가?
그대를 상처줄 수 있으나 고통은 그대를 기쁘게 하며
애무할 수 있으나 사랑은 그대를 쫓아버리리
그대를 흥분시킬 수 있는 연인은
지옥의 독사이니.

AD&D 플레인스케이프 캠페인 배경

플레인스케이프는 전부터 흥미가 있는 세계관이긴 했지만 이번에 CRPG 플레인스케이프:토먼트 (Planescape:Torment)를 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때맞춰 플레인스케이프 캠페인 (레이디의 그늘)까지 시작하게 되면서 드디어 플레인스케이프 캠페인 배경 (Planescape Campaign Setting) 박스세트를 읽었습니다.

박스세트 구성은 진행자를 위한 설정 개설서인 ‘DM을 위한 플레인 길잡이’ (A DM’s Guide to the Planes), 참가자를 위한 개설서인 ‘참가자를 위한 플레인 길잡이’ (A Player’s Guide to the Planes), 진행자를 위한 시길과 경계지대 설명인 ‘시길과 그 너머’ (Sigil and Beyond),  플레인스케이프에 새로 나오는 생물들을 다루고 있는 Monstrous Supplement, 그리고 각종 지도로 되어 있습니다. 이중 ‘참가자를 위한 플레인 길잡이’는 요즘 요약해서 블로그에 올리고 있기도 하지요.

전부터 부분부분 얘기는 듣고 있는 배경세계였지만 막상 체계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니 이게 얼마나 규모가 크고 매혹적인 세계인지 알겠더군요. 형이상학과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형이상학이 곧 매일매일 대응해야 하는 현실이 되는 곳.. 신념과 철학의 갈등에 목숨을 걸 수 있는 세계.. 멀티버스로 가는 관문, 지저분하고 비참하고 잔혹하고 위험하고 놀라운 도시 시길.. 그리고 그 멀티버스를 집어삼킬듯 위협적이면서도 역으로 악이 멀티버스를 집어삼키는 것을 막고 있는 블러드워. 야심찬 설정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시위하는 기분마저 든달까요. (웃음)

‘DM을 위한 플레인 길잡이’에서는 플레인스케이프 설정에 대한 소개, 플레인이 마법에 미치는 영향, 플레인의 구조, 플레인간의 이동수단, 내차원계와 각 내차원에 대한 개괄, 외차원계와 각 외차원에 대한 개괄 등 기본적인 얼개를 다루고 있습니다. 외차원계 부분에서는 레이디 오브 페인과 블러드워 등 설정의 중요 요소들 역시 소개 차원으로 다루고 있지요. 시길과 경계지대에 대한 세부 내용은 이 책이 아닌 ‘시길과 그 너머’에 있고, 이런 식으로 정보가 갈라져 있다는 점은 이 박스세트에 대한 불만 중 하나입니다. 그 얘기는 조금 있다가…

‘참가자를 위한 플레인 길잡이’에서는 플레인의 기본구조, 플레인의 구성원, 그리고 시길의 당파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진행자만 볼 수 있는 ‘DM을 위한 플레인 길잡이’와 ‘시길과 그 너머’와는 달리 참가자를 위한 개설서이기 때문에 다소 중복되는 내용도 있지요. 다만 당파에 대한 소개가 나오기 때문에 진행자도 보긴 봐야 하고, 여기서 위에서 지적한 정보의 구조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또 나오게 됩니다.

‘시길과 그 너머’는 위에서 얘기한대로 시길과 경계지대의 설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네권의 책 중 진행자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책으로, ‘진행자를 위한 플레인 길잡이’와 ‘참가자를 위한 플레인 길잡이’를 먼저 읽어야 합니다. 플레인스케이프 캠페인을 하는 진행자를 위한 조언, 경계지대의 개괄과 경계지대 각 지역에 대한 소개, 그리고 대망의 시길 세부설정이 나옵니다. 차원문, 시길의 구조와 지역, 보안, 각 당파의 역할, 경제생활 등이 소개되어 있어서 특히 유용합니다.

마지막 괴물책(..?)은 다부스, 크래니움 랫 등 12 종류의 생물이 나오는 짤막한 책으로, 캠페인에 AD&D를 쓸 생각이 없기 때문에 그냥 한번 훑어보았습니다. 필요할 때 참고할만한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플레인스케이프라는 방대한 설정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박스세트는 전반적으로 플레인스케이프의 개괄을 잡아주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봅니다. ‘참가자를 위한 플레인 길잡이’는 참가자, 특히 플레이너 주인공을 하는 참가자가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잘 추려놓았으며, ‘시길과 그 너머’는 플레인스케이프 캠페인에 꼭 필요한 조언과 정보가 가득 들어있으니까요. ‘진행자를 위한 플레인 길잡이’도 몰라선 안될 내용이고…

다만 비슷비슷한 정보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아쉬움은 좀 듭니다. 진행자를 위한 정보와 참가자를 위한 정보를 서로 다른 책으로 분리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쳐도, ‘진행자를 위한 플레인 길잡이’와 ‘시길과 그 너머’는 한권의 책으로 묶었으면 더 짜임새 있었을 것 같습니다. 결국 매우 비슷한 내용들 (플레인스케이프 캠페인의 분위기와 캠페인을 위한 조언, 플레인이 마법에 미치는 영향과 경계지대가 마법에 미치는 영향, 내차원계·외차원계 소개와 시길·경계지대 소개)이 두 권의 책으로 갈라지는 결과가 되어서 개인적으로 혼란스러웠습니다.

어쨌든 RPG 책 자체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플레인스케이프 기본 세트는 더더욱 ‘몰라선 안되지만 이것만 알아서는
부족하다’라는 한계랄까, 미진함이랄까 하는 특징이 있지요. 따라서 필요에
따라 서플먼트를 더 찾아보면서 보충해가야 할 필요를 느끼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책에 돈쓰게 하는 묘미..(..) 플레인스케이프에 대한 탐구는 박스세트를 읽은 것만으로는 끝이 아닌 시작일 뿐인 것 같습니다.

진행 자체에 대해서는… 뭐 이만큼 방대하고 야심찬 설정에 마주했을 때 언제나 막막한 점은 ‘어디서부터 시작하느냐’ 하는 것인데, ‘시길과 그 너머’에 나오는 조언을 통해 어느정도 이 막막함을 극복할 수는 있긴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플레인스케이프는 마치 수영장 (내지는 물 원소의 내차원?)과 같아서, 눈 딱 감고 미친척하고 뛰어드는 것밖에는 헤엄치는 방법을 배울 길이 없을듯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두려운만큼이나 즐거운 과정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지요.

플레인스케이프 길잡이 3-12. 사인 오브 원

“멀티버스를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의 정신이예요. 충분히 생각하면 뭐든 이루어진답니다. 결국은 상상력과 의지의 힘에 달렸죠. 여러분의 삶을 붙잡아 주도권을 쥐세요. 실패한다는 생각에 시달리지 말아요. 불평하지도, 남 탓하지도, 걱정하지도 말고, 기쁨에 빛나는 자신을
상상하세요.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니까요.”

– 사이너 당주 다리우스 더 베일

철학

Darius

사이너 당주 다리우스

모든 존재, 모든 개인은 고유한 개성이 있습니다. 멀티버스를 풍요롭게 하는 것은 바로 이 무한한 다양성입니다. 따라서 사인 오브 원 (Sign of One) 당파는 멀티버스의 중심이 자아라고 믿습니다. 즉 모든 세계는 개개인의 상상력에서 나오며, 자아 없이는 멀티버스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사이너의 역사는 수세기 전, 릴리스라는 여성이 맹독을 품은 거미에게 물렸다가 오직 상상의 힘으로 살아났을 때부터 시작됩니다. 이후 긍정적인 상상력의 힘을 주장하며 시작되었던 사이너 당파는 사이퍼와 블리커 당파의 저항에 부딪히게 되죠. 특히 블리커의 반대는 매우 극렬해서, 사이너에서는 블리커 당주 노베이를 오직 상상의 힘으로 죽이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실제로 노베이는 어떤 사인(死因)도 밝혀지지 않은채 갑자기 의문사합니다.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블리커는 사이너에 대한 감정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이후 사이너의 철학은 다소 변질된 면이 있어서, 긍정의 힘으로 개개인의 삶을 향상시킨다기보다는 멀티버스의 주역으로서 위세를 세우고 싶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되었죠. 또한 그들의 ‘상상’을 현실화시키는데 있어서 암살자나 치유사 등을 몰래 동원하는 일도 볼 수 있습니다.

당원

사인 오브 원은 직업과 종족, 성향에 관계 없이 누구나 들어갈 수 있습니다. 사이너는 시길의 당파 중 종족 구성이 가장 다양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법도 및 중도 성향인 사람들은 그들의 철학을 받아들이는데 때로 어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떤 사이너들은 몽상가적 기질을 보이고 또 어떤 사람들은 매우 날카로운 관찰력의 소유자이지만, 모든 사이너가 가진 공통점은 편견 없는 열린 마음입니다. 멀티버스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모든 의견에 일단 귀는 기울이는 자세가 갖춰져 있죠. 반면 현실은 상대적이고 자기 마음에 달렸다고 믿는만큼 자기중심성에 쉽게 빠지는 약점도 있습니다.

사인 오브 원에 들어가려면 멀티버스를 자신의 상상력으로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야 합니다. 먼저 미래에 대한 자신의 상상을 본부에 등록해둔 다음에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지면 당원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평당원은 회당에서 심부름과 서기 일 등을 하면서 자신의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을 수련합니다.

당원 승급도 마찬가지로 미래에 대한 예측이 현실이 되었을 때 이루어집니다. 정당원은 당파에서 내리는 임무를 수행하고 강연이나 경비를 맡기도 합니다. 그중 가장 능력을 인정받은 당원은 당파의 장기 정책에 집중하는 정책 연구회의 일원이 됩니다.

간부급은 당주의 개인 비서, 당파 지부 경비, 임무 지도 등을 합니다. 집중력을 갈고 닦은 이들 고위 당원은 사이너 정책 연구회의 주축이기도 합니다.

영향을 미치는 플레인

사이너 당파는 비스트랜드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곳에는 ‘꿈의 집’이라고 불리는 당파의 지부가 있어서, 시길에 있는 본부와는 차원문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한때 버려진 저택이었던 꿈의 집은 당파에서 재건해서 사용하고 있고, 책임자는 나이든 티플링 팔라딘인 사라쥬입니다. 고위 당원인 사라쥬는 대단히 날카로운 지각력과 놀라운 기억력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죠.

시길에서의 본부

시길에서 사이너의 본부는 시길의 법이 만들어지는 회당입니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이 건물은 활기찬 서기 구역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기, 안내원, 심부름꾼들이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용병들이 근처의 고급 여관에서 쉬거나 새 장비를 마련하거나 돈을 바꾸는 곳이지요. 진기한 물건들이 돈많은 사람들에게 팔리고, 변장한 데바에서 솜씨좋은 도둑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움직입니다.

The Hall of Speakers

회당의 모습

회당은 풀밭이나 뜰 없이 주변을 둘러싼 고급 주택가에 우뚝 서 있습니다. 우아한 첨탑과 정문에 선 거대한 철제 입상 때문에 바로 눈에 띄는 이 타원형의 대리석 건물은 양끝에 있는 두개의 문–발언자의 문(1)과 사이너의 문(2)–을 통해 입장할 수 있습니다.

어느쪽 문으로 들어가든 로비는 밝고 넓습니다. 대리석 벽 자체가 빛을 품은듯 환하고, 높다란 천장으로도 빛이 들어오지요. 내부는 항상 북적거립니다. 방문객들은 사이너 당파에서 임대하는 회의장이나 아파트로 향하기도 하지만, 그중 다수는 발언자의 연단이라고 불리는 큰 회의장이 목적지입니다. (3) 발언자의 문 로비에 들어서면 이미 정면의 연단에서 벌어지는 토론을 똑똑히 들을 수 있습니다.

Hall of Speakers

회당 1층 평면도

발언자의 연단에서 벌어지는 토론은 보통 대회의장 양옆의 회의장에서 결론이 납니다. (4, 5) 발언자의 명단에 있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와서 공청회나 토론회를 열지요. 발언자의 명단에 오르고 남을 명단에서 떨어뜨리는 것은 또다른 당파간 갈등의 장입니다.

시길의 법과 정책을 결정하는 발언자 회의는 각 합법 당파에서 보낸 대표자로 구성되며 (당주나 기타 고위당원), 언제나 사이너인 주재자가 공개 토론을 주재합니다. 공청회가 있은 후에는 발언자 회의가 회의장에서 투표로 사안의 가부를 결정합니다.

발언자 연단과 복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양옆으로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볼 수 있습니다. (6, 7) 사이너의 문 쪽에도 똑같은 계단이 있고 (8, 9), 회랑을 따라가다 보면 역시 가끔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10, 11 등) 이들 계단을 올라가면 문이 쭉 늘어선 복도에 다다릅니다. 이들 문 뒤에는 회의장, 당원 아파트, 그 외 사이너에게 아파트를 임대한 사람들의 거주공간이 있죠. 계단을 계속 올라가면 회당의 꼭대기층인 10층까지 갈 수 있습니다.

다시 1층으로 돌아와서, 사이너의 문 쪽은 당파의 영역이지만 사이너의 문 양옆을 지키는 경비 외에는 보안은 거의 없습니다. 대담한 사람이라면 당주의 방으로 숨어들 수도 있겠지요. (12) 별로 볼 건 없다는 후문이지만. 그리고 거대한 정원으로 나와 (13) 당파의 화합장을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14) 그 건너편에는 연회장이 있습니다. (15)

회당에서 가장 신비한 곳은 당파 창립자인 릴리스의 무덤입니다. (16) 회당의 방이 대부분 그렇듯 타원형인 이 방은 묘하게 살아있는 느낌이 드는 붙임기둥이 줄지은 종유석 같은 느낌이 드는 천장 돌림띠를 받치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는 높다란 천장에서 비쳐내리는 마법의 빛이 거대한 바다진주로 깎은 유골 단지를 비추고 있습니다. 이 단지에는 릴리스의 유골이 들었다고 전해집니다. 이곳에서는 몇몇 사이너가 밤낮으로 지켜선채 창립자에 대해 생각합니다. 릴리스에 대한 생각이 잠시라도 멈추면 창립자가 역사에서 사라질까 저어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창립자 없이는 사이너 또한 없기 때문입니다.

적과 동맹

사이너와 센세이트는 철학에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종종 동맹이 되곤 합니다. 낯선 곳에 떨어진 프라임이 종종 자신이 모든 존재의 중심이라는 생각에서 위안을 얻으며 사이너의 철학에 이끌리기도 하지요. 하모니움은 사이너의 철학에 반감을 느끼며, 특히 블리커는 사이너와 가장 극명하게 대립합니다.

혜택

사이너는 세계가 자신의 내부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에 환상에 잘 속지 않습니다. 모든 환상 마법에 대해 내성을 굴릴 수 있습니다. 정당원 이상부터는 상상의 힘으로 현실을 바꿀 수 있습니다. 상상 판정은 지능-5 혹은 지혜 -5로 굴리며, 한주에 한번 이상 시도할 경우 두번째 시도부터는 누적적으로 -5가 붙습니다. 성공하면 자신과 같은 레벨의 마법사 혹은 사제가 사용할 수 있는 주문을 어느 것이든 쓸 수 있습니다.

제한

종종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인 사이너는 남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따라서 반응판정과 충성 판정에 -2를 받습니다.

플레인스케이프 길잡이 3-5. 더스트맨

A Player’s Guide to the Planes에 당주선언문 (The Factol’s Manifesto)의 내용을 상당량 첨가해 더스트맨 안내문을 써 보았습니다. 이번에 하는 캠페인의 두 주인공 중 하나가 더스트맨이고 해서… 너무 자세하게 쓰느라 정말 지치는군요. (헥헥) 사이너 길잡이는 언제 다 쓰지? (…)

철학

더스트맨의 신조는 ‘넌 이미 죽어있다…’ (퍽퍽)

시길에서 가장 오래된 당파인 더스트맨은 플레인의 모든 존재는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죽음의 단계를 밟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프라임은 그 길의 초입에 있고, 플레이너는 조금 더 나아갔으며, 청원자들은 거의 끝에 다다랐고, 언데드들은 열정과 지각력에서 정화된 순수한 상태에 도달했죠. 그리고 궁극적인 목적은 모든 감정과 집착을 버리고 진정한 죽음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비록 모든 존재가 이미 죽음의 단계를 밟고 있기는 하지만 죽음은 생각없이 저절로 일어나는 과정이 아닙니다. 자신이 있는 죽음의 단계를 진지하게 고찰하고 음미함으로써 이해해야 제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몸은 죽더라도 지난번에 제대로 밟지 못한 죽음의 단계를 또 반복해야 할 것이고, 그건 시간낭비일 뿐입니다. 죽음은 존중해야 할 진리이지,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하인이 아닌 것입니다.

당원

더스트맨에는 모든 종족과 직업, 성향이 입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죽음의 신을 섬기는 사제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당파 자체의 성격이 그렇고 해서 초기 성향이 어땠든 간에 갈수록 중립으로 수렴되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요. 종족상으로는 인간이 가장 많으며, 인간 외에도 명이 짧은 종족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정체성을 혼란을 겪는 종족인 티플링과 플레이너 하프엘프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Skall

당주 스칼

당파의 숙명론적 철학에도 불구하고 더스트맨은 절망하거나 우울해하지 않으며 (그건 감정이니까), 고위 당원일수록 감정을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이들은 시길에서 제일 재미없는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고, 그런만큼 큰 기복 없이 다른 당파들과 공존하는 편입니다. 유독 센세이트만 더스트맨을 무시하지 못하지요.

감정을 버리되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한다는 점에서 더스트맨 당파가 극도로 주지주의적인 성격을 띈다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더스트맨에는 마법사나 사제 등 학구적인 당원이 많습니다.

당원의 대부분은 시체안치소 일꾼이나 시체수집인으로 일하는 평당원입니다. 평당원이 되려면 증인 앞에서 멀티버스의 모든 존재가 그렇듯 자신도 삶을 이미 떠났다는 지식을 밝히기만 하면 됩니다. 평당원도 열정을 버리려 하고 다소간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진정한 죽음은 아직 멀기만 하지요.

보다 가능성과 능력을 보이는 평당원은 정당원으로 뽑힙니다. 이중 제일 낮은 계급은 5급 당원으로, 이들은 경비로 일하고, 당에서 내리는 임무를 수행하고, 장례식에서 수행원으로 봉사합니다. 5급 당원이 되려는 당원은 자기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해서 소유와 집착에서 놓여나며, 친구나 가족과도 화해와 작별의 시간을 가집니다.

여기에서 두각을 보인 당원은 5급에서 4급으로 진급하며, 그 후로는 4급에서 1급으로 바로 승급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때 행해지는 비밀 의식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1급 당원은 당주와 간부들이며, 2급과 3급은 자유의지가 있는 강력한 언데드들이라는 소문입니다.

영향력을 미치는 플레인

더스트맨 당파는 내차원계의 음의 에너지 차원에 영혼의 요새라고 불리는 성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음 에너지 차원은 모든 생기를 빨아들이는 어둠과 공허의 차원인지라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만.

시길에 있는 본부

시체안치소

시체안치소의 위용

시길의 빈민가인 하이브에 위치한 시체안치소는 블랙셰이드 골목과 넝마주이 광장 사이에 위치한 건물입니다. 우중충하고 지저분한 주변 거리에는 싸구려 선술집과 하숙집이 널려 있으며, 종종 시체수집인들이 시체를 찾아 순찰합니다.

불길하고 위협적인 느낌의 나즈막한 건물인 시체안치소에는 창문 없는 곁건물이 다수 딸려 있으며, 돔의 중심에서는 뾰족한 버팀대가 다수 뻗쳐나옵니다. 250명까지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일반적으로 본부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당원은 한번에 50명에서 200명을 넘지
않으며, 따라서 숙식을 제공하는 본부 중에서는 가장 한산한 편입니다. 하지만 탑에 있는 당파 사무실은 낮 내내 바쁘며, 밤에는
언데드가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자유의지가 있는 강력한 언데드는 공공 장소를 꺼리는 편이지만, 좀비와 스켈레톤
같은 약한 언데드가 종종 당파의 일꾼으로 봉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시체안치소에서 언제나 소독약 냄새가 진동하는 것도 이들
때문입니다. (더스트맨은 의외로 깔끔한 사람들이지요.) 하지만 아무리 청소하고 닦아도 오래된 먼지 내음은 남아있으며, 부패와
퇴락의 냄새가 희미하게 깔려 있습니다.

시체안치소에는 차원문도 상당히 많습니다. 더스트맨은 안치소에 들어온 시신들을 이들 문들 통해 다른 차원의 무덤으로 보내거나 불의 원소 차원으로 보내 화장시킵니다. 더스트맨이 아니었으면 시길에는 산 사람이 설 자리가 없어지겠지요.

정문 앞에는 노천 기념비가 서 있어서, 당파에서는 수수료를 받고 이곳에 새겨진 망자 명부에 죽은 사람의 이름을 새겨줍니다. 기념비에는 수세기에 걸쳐 수천, 수만의 이름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지요. (1)

정문을 지나 (2) 계단을 올라가면 시체안치소 정문 홀이 나옵니다. 늘 먼지 한점 없이 깨끗하게 유지하는 이 홀은 당파가 중요한 손님이나 장례 행렬을 맞이하는 곳으로, 의식 거행의 용도로만 사용됩니다. (시신 자체는 건물 뒷편의 작은 후문으로 들여옵니다.(3.1)) 이곳에는 늘 낮에는 다섯명, 밤에는 두명의 당원이 경비를 서고 있다가 시체안치소에 볼일이 있는 방문객들을 안내합니다. (3)

장례 행렬은 정문 홀을 지나 중앙 홀 (4) (더스트맨 집회에 주로 사용)을 통해 망자를 기념홀 (5) 혹은 대기실에서 (6) 마지막으로 기립니다. 다음 1층의 주변을 두르고 있는 매장실 중 하나로 이동하지요. (7~13) 검은 판석에서 냉기가 올라오는 이 어둡고 조용한 방들에는 주요 프라임 세계와 중립 외차원 (아르카디아, 메카누스, 아케론, 림보, 이스가드, 판데모니움)으로 향하는 많은 차원문이 열려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정문 홀의 경비 외에도 여섯명의 더스트맨이 당원 외 출입금지 구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경비실에서 경비를 서고 있습니다. (14) 이곳을 지나면 나오는 기록실에는 매장 기록과 당원 명부가 있으며 (15), 다른 문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당파 도서관에는 죽음에 대한 철학, 언데드, 장례 풍속, 매장지, 죽음과 사령을 다루는 마법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책들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16)

시체안치소 반대편에는 또다른 당원 외 출입금지 구역이 있어서 이곳에는 부엌 (17), 식당 (18), 휴게실 (19), 기숙사 (20)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층계를 올라가면 또 기숙사와 휴게실이 있지요. (21, 22)

더스트맨의 작업이 대부분 이루어지는 곳은 시체안치소 2층의 중심부입니다. 접수실 (23)에서 시체를 인수받아 기록하고 분류한 후 옆에 있는 방부처리실 (24)로 보냅니다. 매장 준비실 (25, 26) 역시 2층에 있고, 그중 하나는 감옥에서 이어지는 차원문이 있습니다. 효율적인 머시킬러들은 죽은 수감자들을 직통으로 시체안치소로 보내곤 하죠. 2층에 있는 특별 매장실 (27~30)에는 선과 악의 외차원으로 이어지는 차원전이문이 있습니다.

Mortuary 2nd

시체안치소 2층

2층 서쪽 동에는 집회실 (31)이 있어서, 이곳에서 당주의 비서관이 회의를 주재하곤 합니다. 검은 벽과 마호가니 가구, 동으로 만든 거대한 더스트맨 상징이 인상적인 집회실 옆방은 트레반트 비서관의 사무실입니다. (32) 윤기나는 나무 가구와 놋쇠 장식, 부드럽게 드리운 휘장으로 고급스럽게 장식된 사무실은 마치 관의 내부를 연상시킵니다. 거의 시길에 모습을 보이는 일이 없는 당주 스칼 대신 비서관이자 더스트맨 2인자인 트레반트가 당파의 행정과 사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고 있지요.

같은 동에 있는 무기고에는 약 100명이 무장할 수 있을만한 무기와 갑옷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33) 트레반트의 사무실 옆에는 거의 항상 비어있는 당주 집무실도 있습니다. (34)

시체안치소의 꼭대기층인 3층은 돔형 지붕 바로 밑의 큰 공간입니다. 주변을 두른 회랑에는 원소의 내차원들로 가는 차원전이문이 있고 (35), 당주의 거주공간도 있습니다. (36) 반대편 동에는 마법실험실 (37)과 경비실 (38), 죽음의 신들에게 제례를 드리는 예배당 (39)도 있습니다.

Mortuary 3rd

시체안치소 3층

마법실험실에는 연금술 재료와 각종 시약 재료가 비치되어 있으며, 좀비들이 경비를 서고 보통 당파의 마법사들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경비실 한쪽 벽에는 경계 지대의 도시 카오스로 가는 영구 차원문이 있고, 여섯 명의 경비가 지키고 있습니다. 검은 돌로 만든 제단이 한가운데를 차지한 예배당의 벽은 보랏빛과 푸른색의 휘장이 덮여 있고, 구석에는 화로들이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밤낮으로 사제들이 의식을 거행하며, 더스트맨의 대사제인 오리디 말레핀도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적과 동맹

블리크 카발과 둠가드는 더스트맨의 비관적인 신조에 공감을 표합니다. 페이티드 역시 그들의 숙명론에 일부 공감하지요. 반면 더스트맨의 삶에 대한 부정은 사인 오브 원의 가르침에는 역행하며, 센세이트 당파는 특히 더스트맨과 심하게 대립합니다. 또한 생사에 대한 신념이 너무 극단적이어서 대개의 프라임 역시 더스트맨의 철학을 꺼립니다.

더스트맨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당은 있을 수 없지만, 고위 당원들조차 센세이트, 가즈맨, 그리고 사이너의 무의미한 활동에는 가끔 약간의 연민을 느끼곤 하지요. 삶과 자아라는 거짓에 집착하는 그 모습이라니. 페이티드, 하모니움, 아나키스트 역시 너무 많은 것을 원하고, 너무 열심히 노력하고, 너무 강렬한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더스트맨에게 선호받지 못합니다.

머시킬러도 생각만큼 더스트맨의 호응을 받지는 않습니다. 비록 죽음을 긍정하긴 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들이 이미 죽었다는 사실만큼은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또한 정의에 대한 지나친 열정과 죽음의 과정을 가속시키는 행동도 더스트맨의 가르침과는 어긋납니다.

거브너, 인뎁, 사이퍼는 모두 지식을 중시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배움을 쌓아가다 보면 필연적으로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게 된다는 것이 더스트맨의 신조이니까요. 아타르와 카오시텍트는 희망없는 태도는 좋지만 지나치게 열정적입니다. 더스트맨이 존경이라는 감정을 가질 수 있다면 아마도 그 대상은 둠가드와 블리커일 것입니다. 이들 세 당파는 멋진 절망의 연맹을 이룹니다.

혜택

더스트맨에게 주어진 능력은 당파 능력 중 가장 특이한 축에 속하는데, 망자 평화조약 (The Dead Truce)라고 불리는 이 계약은 고대에 더스트맨과 언데드 사이에 체결된 것입니다. 더스트맨이 먼저 언데드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언데드 역시 더스트맨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일단 더스트맨이 공격하면 언데드도 이 조약을 무시합니다. 망자 평화조약은 더스트맨에게만 적용되기 때문에 그의 동료는 정상적으로 공격받을 수 있으며, 더스트맨이 동료를 지키기 위해 언데드를 공격하면 역시 조약은 깨집니다.

4급부터 더스트맨은 언데드를 부리는 위험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외부인이 알면 순식간에 더스트맨에 대한 적개감이 고조될 것이기 때문에 이 능력은 당파의 기밀사항입니다.

제한

더스트맨의 부활 성공률은 반으로 떨어집니다. 부활마법 자체가 그들의 신조에 반대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지요.

…그건 그렇고, 발렌타인 데이에 하필이면 더스트맨 얘기를 올리다니 저도 참 악취미라는 생각이. (..) 어쨌든 핑크와 하트가 난무하는 이 배경은 발렌타인 데이를 축하하고 있는 겁니다! (진짜루! ;ㅁ;)

레이디의 그늘 1화 – 시체안치소

과거의 그늘 + 플레인스케이프 캠페인 레이디의 그늘 (Shadow of the Lady) 1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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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사인 오브 원 당원인 멜은 당파 본부인 스피커즈 홀에 있던 중, 사인 오브 원 당주이자 좋아하는 여자인 다리우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도 말도 못걸고 쳐다보기만 합니다. 그때 다리우스를 수행하던 사이너 간부 하나가 그에게 하이브 구역의 시체안치소에 있는 더스트맨 팩터 트레반트에게 편지를 전하라는 심부름을 시키지요.

한편 더스트맨인 아게나는 시체안치소에서 좀비 일꾼들과 함께 장례식 뒷정리를 한 후 회의에 참석합니다. 그곳에서 더스트맨의 포교 활동을 고아원의 아이들에게까지 확장한다는 팩터 트레반트의 방침에 반발한 그는 포교를 무리하게 늘리는 것보다는 시체안치소에서 일하는 망자들의 처우에 신경써야 한다고 역설하고, 그의 주장에 더스트맨들은 술렁입니다.

시체안치소를 향해 시길의 빈민가인 하이브의 거리를 걷던 멜은 깡패들에게 딱 걸립니다. 그는 사이너답게 상상력의 힘으로 이들이 도망치는 것을 상상하고, 그 순간 골목에 칼날로 둘러싸인 여자 그림자가 드리우지요. 깡패들은 레이디 오브 페인의 그림자에서 정신없이 도망치지만 멜은 시길에 온지 얼마 안돼서 뭘 모르는데다(..) 호기심이 동해서 도망치지 않습니다.

알고 보니 그림자는 핍이라는 하프엘프 고아의 장난이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쾌활한 꼬마인 핍은 멜에게 하이브를 안내해 주겠다고 합니다. 먼저 멜이 일부터 처리하고 하이브를 구경하기로 한 두 사람은 시체안치소로 향합니다. 그리고 시체안치소 앞문을 지키고 있던 아게나와 조우하게 되지요.

편지를 트레반트에게 전하라고 보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핍은 아게나에게 망자 계약서 (나중에 죽으면 자기 시체가 부활되어 시체안치소의 일꾼 좀비로 쓰이는 것을 허락하는 매매계약)를 써도 되냐고 해서 아게나와 멜을 놀라게 하고, 왜 자기 시체를 팔려느냐는 아게나에게 핍은 친구가 아파서 돈이 필요하다고 대답합니다. 친구는 자신이 도와줄테니 망자 계약서는 잊어버리라고 아게나는 핍을 타이르고, 아이들에게까지 이런 얘기를 하고 다니는 더스트맨의 현 방침에 불쾌감을 느낍니다.

이때 더스트맨 하나가 나와서 팩터 트레반트가 멜과 아게나를 보자고 한다고 전하고, 두 사람은 트레반트를 만나러 갑니다. 트레반트는 더스트맨과 사이너 당파가 협력해서 물질계로 가는 차원문을 찾으려고 한다며 두 사람이 협력해서 이 문의 위치를 찾은 후 위치를 보고하라고 합니다. (우히히히 껴맞추기..(..)) 트레반트는 이 물질계 세계가 ‘문의 도둑’이라는 신의 지배하에 있었다고 언급하고, 그 이름에 아게나는 품 안의 단검이 진동하는 것을 느낍니다. 다리우스 당주가 멜을 이 일에 적격으로 판단했다는 트레반트의 말에 멜은 그저 싱글벙글.

트레반트와 얘기하고 나오면서 아게나는 핍에게 망자 계약서 얘기를 했던 더스트맨을 꾸짖고, 핍과 멜은 핍의 아픈 친구인 렌에게 가보기로 합니다.

플레인스케이프 길잡이 2. 플레인의 구성원들

플레인스케이프 길잡이 중 두번째 부분입니다. 플레인스케이프 박스세트 중 A Player’s Guide to the Planes의 골자에 A DM’s Guide to the Planes 내용을 일부 추가했습니다. 

구성원의 종류

플레인을 구성하고 있는 존재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프라임

프라임 물질계에서 태어나 어떤 이유든지 플레인으로 나온 존재들을 말합니다. 프라임들은 보통 인간, 엘프, 드워프 등 친숙한(..?) 종족들입니다. 물질계의 자기 세계밖에 모르고 살아온 이들은 세속적이고 세련된 플레이너 (아래 참조)들에게는 그야말로 ‘촌뜨기’ 취급받지요. 하지만 동시에 플레인에서 살아있다는 건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므로 함부로 건드리면 큰일나는 수가 있습니다.

프라임들은 또한 플레이너에게 없는 몇가지 이점도 있습니다. 프라임은 소환, 추방 등 차원 기반 마법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고향 물질계와 영혼이 은빛 줄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마법을 사용해 이 은빛 줄로 물질계에 연결된채 정신만으로 아스트랄계 여행을 떠날 수도 있죠. 그리고 그러다가 혹시 아스트랄계에서 죽더라도 이 줄에 의지해 자기 육체로 돌아옵니다.

플레이너

플레인에 나와있는 존재들 중 대부분은 외차원계, 경계 지대, 시길 등에서 나고 자란 플레이너입니다. 기스제라이, 바리오르 (아래 참조) 등 플레인에서만 발견되는 존재들도 있지만, 인간, 엘프, 드워프 등도 얼마든지 프라임이 아닌 플레이너일 수 있습니다. 그냥 보고는 모르는 거죠. 이 경우 조상은 프라임이지만 이후 플레인에 정착해 후손들은 완전히 플레이너가 된 것입니다.

플레이너는 프라임과 달리 고향 플레인에 연결되는 은빛 줄이 없으며, 소환, 추방, 보호와 같은 차원 기반 마법에 약합니다. 또한 프라임과는 달리 게이트를 볼 수 있습니다. 프라임에게는 그냥 평범하게 보여도 플레이너에게는 게이트의 윤곽이 빛나는 게 보이는 거죠.

하지만 아마도 제일 큰 차이는 태도와 관점의 차이일 것입니다. 외차원계와 그 통로라고 할 수 있는 경계지대 및 시길은 신, 도덕 등 물질계에서 추상인 것이 곧 현실이며, 철학과 신념을 단지 주장할 뿐 아니라 살아가는 세계입니다. 천사와 악마가 한 테이블에 앉아 토론을 벌일 수도 있는 극도의 다양성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그만큼 위험하고 방심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플레이너들은 강인하고 철저하며,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다소 냉소적인 데가 있습니다. 정신 바싹 차리지 않으면 플레인에서는 오래 살아남을 수조차 없고, 각자가 살아가기에 급급하기 때문에 남에게 도움을 별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또 별의별 걸 다 봐왔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놀라지도 않죠. 이러한 도회적이고 세속적인 태도야말로 플레이너 최대의 특징일 것입니다.

청원자

플레인의 구성원 중 다수는 죽은 플레이너 혹은 프라임의 혼과 자기 성향에 맞는 외차원에서 재구성된 육체를 가진 청원자입니다. (위에서는 플레이너가 다수라며! (..) 대충 외차원에는 청원자가 제일 많고 경계 지대와 시길에는 플레이너가 제일 많다는 뜻으로 이해하겠..)

청원자는 생전의 대체적인 성격과 말투, 흥미 등은 그대로이지만 생전의 기억은 사실상 전무하며, 많아봤자 가끔 스쳐가는 단편적인 이미지 정도입니다. 청원자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이 믿는 신과 존재가 융합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있는 외차원을 떠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죠. 자기 차원을 떠난 상태에서 또 죽으면 완전히 존재가 소멸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차원에서 죽어도 그건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적어도 차원에 융합되기는 하니 완전소멸보다는 나은 것이죠.

청원자가 자기 플레인을 떠나는 경우는 신이 명령했을 때 뿐입니다. 예를 들어  신이 군대가 필요하면 종종 머릿수를 채우는 건 청원자들이죠. 청원자들은 죽음을 바라지는 않지만, 신에게 자신의 가치를 보이기 위해서라면 그 위험을 무릅쓸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모든 시련이 곧 시험이기 때문입니다.

청원자는 캠페인 주인공일 수는 없지만, 플레인의 평민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농부, 여관 주인, 경비 등등. 다만 자신이 사는 차원과 융합한다는  궁극의 목적이 있다는 점에서 보통의 평민과는 구분됩니다.

대리인 (대리자)

신에게 선택받아 특별한 능력을 부여받은 플레이너, 프라임, 혹은 청원자를 말합니다. 주로 대리인의 능력을 부여받음과 동시에 그 신이 선호하는 종족–예를 들어 천상의 데바나 사악한 러터킨–으로 변화되지만, 드물게 원래 형태를 유지한채 능력만 부여받기도 합니다. 대리인은 완전한 하인이며, 따라서 자기 성향의 한도 내에서 무조건적으로 신에게 복종하며 그 신의 성향을 철저하게 반영합니다. 대리인은 조연 중 능력상 엘리트격인 인물들입니다.

원문에서는 Power라는 말을 쓰지만 deity라는 말 또한 쓰니 편의상 신이라고 하겠습니다. 신들은 강대하고 거의 절대적인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거주하는 외차원계의 일 자체보다는 프라임 물질계에 더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입니다. 신이 가진 힘은 물질계 신도들의 신앙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힘 없이는 죽을 수도 있겠지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완전히 죽으려면 어떤 물질계 세계에도 단 한명의 신도조차 없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완전히 죽기 전에도 손님(..?)이 너무 없으면 극도로 약화되어, 외차원계에서 내던져진채 힘없이 아스트랄계에 떠돌게 될 수 있습니다. (아스트랄계에는 이런 죽어가는 신의 몸 위에 기스양키들이 도시를 짓고 살아가기도 하죠.) 이런 상태로 영원히 살아가거나 서서히 쇠퇴해서 다른 어떤 궁극의 신이 다스리는 영역으로 떠나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더더욱 신들이 기를 쓰고 물질계에서 밀고 당기는 신경전을 계속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해도 신이 직접적으로 다른 신과 싸우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일단 한 신이 무한한 힘을 개방하기 시작하면 다른 신들도 뒤를 따를 수밖에 없을 테고, 그랬다가는 모든 세력 균형이 엉망이 될테고
대규모의 파괴행위 때문에 얻을 것이 없으니까요. 따라서 신들은 보통 대리인과 신도들, 혹은 불쌍하게 속은 사람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 뜻을 실현합니다.

또한 신들이 외차원계의 신도를 무시하는 것도 아닙니다.  외차원계의 신도들도 종종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힘을 받는 것이죠. 드물게 유한자가 신에게 직접 임무를 수임받기도 하며, 큰 영예라는 점은 둘째치고라도 거절의 댓가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런 부탁은 보통 기꺼이 수락됩니다.

주인공 종족들

플레이너: 바리오르, 기스제라이, 하프엘프, 인간, 티플링
프라임: 드워프, 엘프, 노움, 하프엘프, 하플링, 인간 등 물질계 캠페인 종족들

바리오르

외차원계의 선 성향 차원에서 볼 수 있는 종족으로, 인간과 양 혹은 염소를 합친듯한 모습입니다. 대체로 인간 크기에 염소의 몸과 인간의 상체와 팔을 하고 있습니다. 머리는 인간과 동물의 합성으로, 수컷 바리오르는 산양 뿔이 있습니다.

바리오르는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흔히 셔츠, 블라우스, 조끼, 가죽벨트 등을 걸치지만 옷을 입어야 한다기보다는 개인취향인듯 합니다. 또한 털을 물들이거나, 자르거나, 밀거나 하는 등 털맵시에 신경을 쓰고, 종종 뿔에서 보석을 매달거나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에 보석을 엮거나 하죠.

bariaur

이렇게 생긴 분들

바리오르는 사람에 따라서는 무책임하다고 할 정도로 태평하고 대담해서, 모험을 찾아 여행다니는 일이 잦습니다. 영구적으로 정착하는 경우는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바리오르 도시나 마을은 찾아볼 수 없죠. 대체로 자기들끼리 무리를 이루는 성향은 있지만, 모험욕이 강한 개체들은 혼자서 혹은 동료와 함께 여행을 다닙니다. 비교적 정착된 바리오르는 양떼 방목, 초목지대의 수호 등 목가적인 생활을 선호합니다. 그렇다고 도시에 바리오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일이 있거나 호기심 때문에 방문하는 것이죠.

대개의 바리오르는 이스가르드 차원에 거주하며, 비스트랜드, 아보리아, 엘리시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혼돈 선 성향이나, 바리오르 PC는 악 외의 어떤 성향도 될 수 있습니다. 사교적이고 활달한 바리오르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친절하지만 아무나 믿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용감한 전사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거인족을 싫어해서 일부러 공격하는 일이 잦습니다.

바리오르는 성별에 따라 능력 수정치가 다릅니다. 바리오르 남자들은 강인하고 건강하지만, 신중성과 민첩한 움직임은 조금 떨어집니다. 또한 뿔을 천연의 무기로 사용합니다. 바리오르 여자들은 지적이고 지혜롭지만 힘과 민첩성에는 벌점을 받습니다. 뿔은 없지만 대신 예민한 청각과 후각 때문에 기습을 잘 당하지 않으며, 마법에 천연의 저항력이 있습니다. 모든 바리오르는 적외선 시각이 있으며, 모두 채식성이어서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나는 일입니다.

기스제라이

“기스제라이건 기스양키건 알게 뭐야? 다 똑같은 놈들이지.”
– 고(故) 유판 리스

이 신비로운 종족은 혼돈의 림보가 고향이지만, 본래 주물질계의 기스라는 곳이 기원입니다. 역사는 거의 잊혀졌지만 마인드 플레이어 (mind flayer), 그리고 동포 종족이라고 할 수 있는 기스양키에 대한 증오만은 여전합니다. 본래 기스제라이와 기스양키는 같은 종족이었지만, 동족간 피를 흘린 간극 끝에 다른 종으로 갈라졌습니다. 그 원인은 오래전에 잊었지만 피의 복수는 계속되지요.

기스제라이의 외모는 인간과 매우 흡사하지만, 인간보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합니다. 또한 얼굴 생김새가 더 날카롭고 얼굴도 더 길지만, 제일 큰 차이는 아무래도 잿빛에서 고양이같은 노란색까지 보이는 눈이지요. 엄격하고 금욕적인 인상의 기스제라이는 밝은 색 옷을 입거나 보석으로 치장하거나 웃는 일이 없습니다. (적어도 남이 보는 앞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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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시텍트의 카란 당주

마인드 플레이어와 기스양키 외에는 다른 종족을 특별히 싫어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쉽게 가까워지지도 않습니다. 필요한 말만 하는 과묵한 종족이지요. 음유시인에게 기스제라이는 최악의 관객으로 꼽힙니다. 한마디로 예술적 감각이 없어보이는 사람들이랄까요.

하지만 이런 기스제라이에게도 위험하고 강렬한 격정은 있습니다. 우선 위에서도 나온 기스양키에 대한 증오가 있죠. 기스제라이와 기스양키가 자발적으로 협력하는 일은 없으며, 협력하기보다는 서로 죽이려고 들기 십상입니다. (그렇다고 왠만해서는  증오 때문에 목숨을 내던지지는 않습니다.)

둘째로 기스제라이는 종족의 보전이라면 집착에 가깝게 헌신합니다. 아마도 기스양키와의 오랜 분쟁 때문이겠지요.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드러낼까 저어해서 림보에 있는 기스제라이 요새들에 대해서 매우 말을 아끼며, 이 과묵함은 기스제라이 종족의 다른 활동에도 적용됩니다.

마지막으로 기스제라이에게 스포츠가 있다면 아마 일리시드 사냥일 것입니다. 젊은 기스제라이는 종종 라크마 (rrakkma)라고 불리는 수렵대를 결성해 플레인을 누비며 마인드 플레이어를 사냥합니다.

기스제라이는 지적이고 민첩하지만, 지혜와 힘은 조금 떨어집니다. 적외선 시각이 있으며, 특히 마법에 천연의 저항이 있어서 때로는 마법 물품도 그 기스제라이에 있어서는 영구적으로 마법력을 잃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준법만 아니면 어떤 성향이든 될 수 있습니다. 클래스는 전사, 마법사/전사, 마법사, 도둑으로 제한됩니다. 기스제라이는 고대의 마법사 왕을 신으로 섬기며, 사제는 없습니다.

티플링

멀티버스에서 혈통이 순수한 존재는 많지 않으며, 겉보기와 혈통이 일치하는 존재는 더더욱 많지 않습니다. 티플링이 그 대표적인 예이지요. 티플링에게 조상에 대해 묻는 것은 권할만한 일이 아닙니다. 듣기 좋은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는 드물 테니… 혈통의 일부는 인간, 일부는 ‘다른 것’인 티플링들은 플레인의 고아들입니다. 플레인의 손길이 닿은 (plane-touched) 인간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날카로운 인상, 조금 지나치게 형형하다 싶은 안광, 지나갈 때 나는 은근한 재 냄새… 이러한 것들이 티플링에게 보일 수 있는 특징입니다. 어떤 플레이너도 티플링을 인간으로 착각하지 않으며, 프라임도 처음 한번만 하는 실수입니다.

tiefling

젊은 가이드 카일리


티플링은 자신의 혈통에 대해 자부심과 수치심이라는 이율배반적 감정을 품고 살아갑니다. 티플링 특유의 문화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대부분은 혼자 움직이지요. 몇몇은 인간 사회의 주변부에서 살아가면서 일견 점잖은 사회의 모순과 부패를 고발하는 시인과 예술가가 되기도 합니다. 모험욕이 강한 개체들은 멀티버스 중에서도 미개척지를 탐험한다든가 잊혀진 마법을 탐구한다든가 하는 경우도 보입니다.

인간은 티플링을 믿지 않고 내심 두려워하지만, 그러면서도 이유도 모른채 매료됩니다. 플레인의 손길이 닿은 이들은 종종 티플링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 증거도 없이 비밀 음모와 끔찍한 동맹의 의심을 받곤 합니다. 그래서 일찍부터 삶이란 불공평하고 무자비하다는 것을 깨우치게 되지요. 그 결과 남에게 고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더 공격적이 됩니다.

티플링은 다른 사람, 심지어는 다른 티플링도 믿지 않으며 종종 바로 적으로 간주해 버립니다. 잘 알게 되기까지는 절대 친구로 받아들이지 않고, 친구로 인정한 후에도 완전한 신뢰를 주는 경우는 없죠. 대를 잇는 복수 따위는 하지 않지만, 타인에 대한 생각 없이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킨다는 개인주의자들입니다.

tiefling

게이트키 판매업자 알루비우스 ('루') 할머니

tiefling

카오시텍트 변호사 '나이'

티플링은 지적이며 묘한 매력을 풍기는 종족이지만 힘과 지혜는 떨어집니다. 법도 선 외에는 모든 성향이 가능합니다. 적외선 시각 능력이 있으며, 하루에 한번 어둠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냉기 공격의 피해는 반으로 줄어들며, 불, 전기, 독 내성에 가산점을 받습니다.
tiefling

사이퍼즈 당파의 리스 당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