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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캠페인 5화: 의심

11월 7일 플레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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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희숙은 살인사건으로 들어온 시체를 부검하던 중 기묘한 금속 조각을 발견하고 태영이 쓰던 칼을 생각합니다. 태영은 서울역에서 뭔가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낌새를 채고, 저승사자에게 개입하지 말라는 경고를 듣습니다. 두 사람은 서울역 광장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노숙자들이 사라진 현장을 조사합니다.
감상
다소 극적 추진력이 떨어지는 화였던 것 같습니다. 캐릭터 이야기를 어떻게 엮고 어떻게 플레이어 흥미를 이끌어낼 것인지가 이번 캠페인의 최대 과제인 것 같네요.

서울 캠페인 외전: 변상 계약

요약
웨어울프 환경보호 운동가인 알레한드로 페데리코와 이전에 그와 아마존 삼림 개발을 두고 적대했던 몰락 귀족 뱀파이어 프리스카 레 이스케에나르 보랑은 외국계 SN (Supernatural)이 자주 드나드는 이태원 주점 바 에볼루션에서 마주칩니다. 둘은 말다툼을 하다가 이내 치고받으며 78년산 샤토 라피트 병을 포함해 주점을 박살내 버리고, 주인장 서이화는 그들을 간신히 진정시키지요. 이화는 두 사람에게 변상을 위해 노력봉사를 하겠다는 계약을 받아내고, 두 사람은 두고 보자고 으르렁거리며 헤어집니다.
감상
정규 플레이어 두 분만 오셔서, 아무래도 플레이어 두 명으로 본편 진행하기는 좀 썰렁하다고 판단해서 (결국 이 다음 주에는 두 명으로 본편 진행합니다만) 본편에서 조금 벗어난 외전을 했습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본편보다 외전이 훨 낫군요(..) 논의해 가면서 하는 즉흥적인 진행이 제 취향에 좀 더 맞는다는 점도 있고, 프리스카와 알레한드로가 초점이 뚜렷하고 개성이 강한 인물이라 장면이 그만큼 재밌었던 점도 작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장면의 귀결에 대해 뚜렷한 생각이 없었는데, 기물을 파손해서 변상에 코꿰이는 게 어떻겠느냐는 좋은 의견을 삭풍님이 제시해 주셨고, 이방인님이 특1등급 와인인 78년산 샤토 라피트를 깨버렸다는 멋진 애드립을 하셔서 재미있는 플레이가 되었습니다.
정식으로 인물을 만들 시간은 없어서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면모와 기능을 채워넣게 했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첫 판정이 인물의 능력치를 너무 좌우하는 문제가 있군요. 게다가 두 참가자가 경쟁하는 구도라 더욱 경쟁적으로 군비증강(..)을 한 것 같습니다. 덕분에 둘다 희대의 전투괴물이 되어버린… 일이 꼬여서 본편의 주인공 일행과 맞붙기라도 하면 아~주 재밌겠네요. (휘파람) 이 플레이는 전투 규칙을 연습한다는 의미도 있었는데, 와인 랙을 넘어뜨린다든지 잔을 깬다든지 하면서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전투 자체는 참가자들이 별로 바라지 않은 이능배틀이기는 했지만, 가끔 먼치킨이 되어보는 것도 재밌죠.
알레한드로와 프리스카 두 사람은 개발과 보존이라는, 처음에 캠페인 설정하면서 생각했던 화두 중 하나를 대변하는 대립항이기도 해서 본편 캠페인에도 충분히 역할을 할 것 같네요. 얼결에 등장시킨 아이템 로보의 이빨도 본편 중에 써먹을 수 있을지도요. 좋은 조연도 건지고 플레이도 재밌었던,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세션이었습니다.

서울 캠페인 4화: 설명/외전: 습격

10월 24일 본편을 바탕으로 외전 회상을 한 액자식 플레이입니다. 로그 제공해주신 삭풍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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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절에 도착한 일행은 주지인 법현 스님에게 서지영 기자는 정림 본부 뒤편에서 습격당했는데 희숙의 남편 형준이 구출해서 이곳에 데려왔으며, 형준이 일행을 지켜보고 있다가 도와준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희숙은 여러 해 전, 남편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괴한에게 습격당했던 일을 회상합니다. 당시 수환은 병원에 가기 곤란한 사람을 아무것도 묻지 않고 현금만 받고 치료해주는 의사 (바로 희숙)를 찾아서 희숙이 사는 동네에 왔다가 희숙을 도와주고, 형준을 두 번 죽기 직전까지 두드려 팹니다(…)
현재로 돌아와 법현 스님은 형준이 희숙과 아이들을 해칠까 두려워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래도 불가에 귀의해서 상당히 자제심을 키웠다고 하지요. 자세한 이야기는 형준이 돌아오면 둘이 만나서 설명을 들을 것을 권하지만, 희숙은 망설이며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합니다. 서현은 굿을 하면서 엿보았던 형준의 모습, 죽은 혼이 몸에 부자연스럽게 묶여있었던 것을 회상하지만 법현 스님에게 에둘러 물을 뿐 희숙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합니다.
감상
역시 이능력 없는 완전 일반인이야말로 최강자군요(…) 수환의 전투력에는 정말 감탄했습니다. 전투 특화 인물인데다가 (가족을 잃기 전에 다녔다는 회사의 정체가 궁금하다!) 운명 점수도 넉넉해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군요. 자칫하면 형준이 맞아죽어서 회상 외전 때문에 현재의 플레이가 송두리째 달라질 뻔했어요. 희숙이 초자연계의 유명한 의사라는 점은 개인적으로 좀 더 활용해보고 싶은 설정이고, 의사로서의 능력 자체도 좀 더 등장시키고 싶습니다.
이번 화에는 희숙이 오랫동안 반응이 없어서 어떤 문제가 있나 삭풍님과 나중에 얘기했습니다. 그때 토로하신 어려움이 희숙의 인물성이 잘 안 잡히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오체스님과 비슷하게 사전 논의가 없어서 기대치를 알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끼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남편이 살아돌아오는 가능성을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일단 희숙의 컨셉은 남편의 죽음을 파헤친다는 쪽이었지 남편이 느닷없이 되살아나는 쪽은 아니기는 했으니까요. (으음 역시 다시 죽여야 (?))
지난화에 걱정했던 오체스님은 이번 화에는 대화 중심의 편안한 플레이라 그런가 잘 참여하셨습니다. 다른 캐릭터들과 잘 모르는 사이여서 그런지, 서현은 정보가 있어도 얘기해서 활용하게 하기보다는 혼자 알고 있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건 인물로서는 그럴 수 있는데, 그렇다고 서현이 그 정보에 입각해 다른 조치를 취하는 것 같지는 않아서 제공한 정보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생각도 듭니다. 컨셉 자체가 초자연을 피하는 인물인지라 뭔가 싸워볼가치가 있다는 신념이 있어야 적극적으로 협력도 할 텐데, 그 성장의 길이 잘 보이지 않는군요. 과거의 트라우마와 정면으로 맞대결을 시켜서 한 번 된통 흔들어놓으면 그렇게 할 수 있을지도요.

서울 캠페인 3화: 선택

10월 17일 본편 플레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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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정림 본부 뒤편으로 간 태영과 서현은 서기자의 핸드폰을 발견합니다. 서현은 집어든 핸드폰에서 읽은 기억으로부터 지하실에 뭔가 숨어있다는 것을 간파하는데, 그 순간 두 사람은 식인귀의 습격을 받습니다. 태영이 전투를 벌이는데 낯선 남자가 나타나 두 사람을 돕고, 모니터로 지켜보던 희숙은 죽었던 남편 형준을 알아보고 놀라서 달려옵니다. 한편 아미는 강한 부름을 느끼고 역시 본부 뒤편으로 달려나옵니다.

태영과 형준이 괴물과 싸우는 동안 서현이 식인귀에 붙은 피해자의 원령을 부려 식인귀를 묶고, 태영은 식인귀를 처치합니다. (뎅겅) 도착한 희숙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남편을 보고 어쩔 줄 모릅니다. 이때 지하실 문에서 이전에 아미의 학교에 나타났던, 화마가 된 해태가 불길을 몰고 나와 아미에게 자신의 주인이 되라고 요구합니다. 희숙은 해태를 쏴서 눈에 상처를 입히지만 아미는 화마의 말에 따르기로 하고 해태의 등에 올라타지요. (해치와 소녀? (…)) 형준은 희숙의 총을 빼앗아 아미에게 겨누지만, 어린아이까지 희생시킬 수는 없다며 태영이 막아섭니다.

소란 때문에 경찰과 소방서가 출동하자 일행은 형준이 지정한 근처 절에서 만나기로 하고 일단 자리를 뜹니다.

감상

이전 두 화보다는 진행이 나았는데, 역시 가장 큰 미스는 한 시간 동안 계속 달리기만 한 희숙(..) 플레이 중 시간상으로는 2라운드쯤 되었는데 오알로 하다보니 실시간은 1시간이나 되어버렸네요. 원래 전투 중 전력이동은 운동신경 결과실력만큼의 구역을 이동하는 게 맞기는 한데, 그대로 적용했다가 삭풍님이 지루하셨겠어요. 역시 규칙이란 필요하면 적당히 무시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식인귀는 생각보다 좀 싱거운 상대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뭐 오알이라 전투를 오래 끄는 건 지양하고 싶기도 하고, 주인공이 시원스럽게 해치우는 게 좋긴 하죠. 전투귀신 태영이 잘 해치워서 활약을 확실히 했습니다. 앞으로는 사회나 정신적 판정도 폭넒게 활용해서 다른 강점이 있는 인물도 활약할 기회를 주어야겠습니다. 형준을 막아선 태영의 선택이나 해태에게 부상을 입힌 희숙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몰고올지도 흥미진진하군요. 살아돌아온(?) 남편과 희숙이 어떻게 될지도…

해치 마스코트

이런 해치를 쏠 수 있어요?ㅠ


한편 서현을 맡으신 오체스님은 많이 조용하시다 싶뎌니만 계속 선언을 쎴다 지웠다 하신 모양이라 안습(..) 이전에 역할극 얘기도 했었지만, 오체스님은 아주 새로운 상황보다는 사전 논의를 해서 반응을 미리 생각해두시는 것을 편안해하시니까 앞으로는 어느 정도 배려를 해야겠습니다. 예고를 하든지, 사전 논의를 하든지 말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아직 하지 않은 플레이를 두고 큰 윤곽 외에 이래보자 저래보자 상세하게 정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논의의 범위 참조), 사전 논의를 얼마만큼 할지는 상호 조율할 수 있겠죠. 어쩌면 무당 능력은 급박한 액션 상황에 사용하려고 생각하신 게 아니라서 당황하셨을 수도 있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이 얼결에 휘말린 상황이라 별로 극적 동력이 없었을 수도 있고요.

일행이 모일 절 ‘호원사’는 실은 최근에도 문제가 된 봉○사입니다만 (쳇 캠페인에 좀 써먹었더니만 왜 갑자기 소란이…), 이미 동네가 대한민국에 없는 삼정동이라고 뻥을 쳐놓은 터라 새삼 본명 까기가 좀 그렇네요. 그렇다고 명동성당 같은 곳은 본명으로 나오는데 그렇게 유명한 절을 굳이 가명 쓰기도 좀 웃기고… 뭐 왠만하면 그냥 절이라고 하겠습니다.

서울 캠페인 외전: 부활

10월 10일 플레이입니다.

요약
4년 전, 27세의 체육교사였던 유태영은 약혼녀 최민아의 죽음에 대한 원한 때문에 재벌가 아들 정혁을 습격했다가 총을 맞고 사망합니다. 그랬던 그를 저승사자는 저승 오관대왕과 계약한 암살자가 되는 조건으로 살려주고, 태영은 검시대 위에서 깨어나서 법의관 곽희숙을 혼비백산하게 합니다. 희숙은 갑자기 부활한 태영의 총상을 치료해준 후 그를 도와줄 수 있을 만한 사람에게 보내지요.
검시실 사진

이곳이 주무대

감상
참가자가 두 분밖에 없어서 태영의 3기 모험을 소재로 한 외전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이게 지금까지의 캠페인 세션 중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극적 긴장감이 살아있고 완급도 괜찮아서, 이번 세션이 엄청 뛰어났다기보다는 이 캠페인이 전반적으로 안습이라(..) 거의 기권승 비슷하게 최고의 세션이었습니다. 비록 기본 윤곽은 시트에 다 나와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면 한결 상황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앞뒤 맥락을 맞추어야 하는지라 생각지 못한 세부사항들이 나오는 의외성이 있더군요. 예를 들어 이미 박힌 탄환은 어떡할겨 하는 문제라든지, 초자연 세계에는 이런 식으로 병원 못 가는 부상을 치료해줄 의사가 필요할 텐데 희숙이 제격이라든지 하는 얘기가 나와 설정이 더욱 풍부해졌습니다. 이 논의의 결과는 삭풍님이 희숙의 면모에 반영하시기도 했고요.
이번 세션의 결과 캐릭터 파악이 될 때까지 몇 세션은 외전 체제로 가기로 했습니다. 각 인물의 3기 모험은 다른 PC와 함께한 모험인 만큼, 이번 태영 이야기처럼 다른 인물과 실제로 함께 플레이를 해보면 인물 간 응집력을 확보하기도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고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제일 재밌었던 부분은 물론 희숙이 태영 재살해를 고려하는 대목이었습니다만 (음?), 수명동자와 태영의 대화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냉소적으로 말하는 녀석들을 원래 좋아하기도 하고, 죄지은 자들을 천수대로 살게 두면 또 새로운 죄인이 나온다는 논리도 나름 이해는 할 수 있거든요. 위험한 논리라는 생각은 변함없지만 말입니다. 옳고 그름이 반드시 딱 떨어지는 것이 아니니까 사는 게 복잡한 거겠지요. 서울 캠페인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을 초자연이라는 프리즘으로 보면서 그런 문제들을 함께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전에 파토나 안 나면 다행이지만요. (흑)

서울 캠페인 2화: 실종

10월 3일 플레이입니다. 밀린 로그 따라잡는 중!

요약
화재가 난 삼정동 정림 본사 앞으로 나온 일행은  방송국에서 나온 서현 일행과 마주칩니다. 서지영 기자가 연락이 되지 않아 곤란해하는 그들을 보고, 서현과 인연이 있었던 태영은 도와주겠다고 제안합니다. 정림에서는 본부 앞 도로까지 소유권을 내세워 촬영을 금지하고, 희숙은 정림이 주변 상인들에게도 입막음을 한 것을 확인합니다. 호연은 휴대폰 추적 자료를 이용해 서기자가 정림 본부 뒤편으로 접근한 것을 확인하고, 호연과 희숙이 모니터링하는 동안 서현과 태영은 서기자가 갔던 길을 쫓아 정림 본부 뒤편에 접근합니다. 그곳에서 서현이 떨어진 핸드폰을 발견한 순간 두 사람은 습격을 당합니다. 길 건너에서 이 모습을 CCTV 모니터로 지켜보던 희숙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는데…
영동대로 모습

대충 이런 동네

감상
가끔 보면 마치 생니 빼듯 괴로운 세션이 있지요. 저에게는 이 세션이 그랬습니다. 다른 분들도 지적했듯, 일행이라지만 일행으로서 행동할 만한 극적 동력원이 부족해서 영~ 맥이 빠지고 억지로 끌고가게 되더라고요. 일행으로 행동하기 어려운 것이 현대 도시물의 특징이기도 하고, 역시 뭔가 개연성을 만들어주지 않으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엮어보자 하고 적극적인 제안을 하시는 분도 두어 분 정도이고 말이죠. 고정 일행식 진행을 탈피해서 필요에 따라 인물을 바꿔가면서 하는 캐릭터 풀 방식으로 바꾸지 않으면 계속 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아니면 억지로라도 팀을 짜는 건데, 그건 좀 인위적인 것 같고요. 진행의 무리에 가려서 그냥 상대적으로 문제가 안 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룰적인 부분은 무난했던 것 같습니다.

서울 캠페인 1화: 소집

요약
오관대왕과 계약한 암살자 유태영, 가족을 죽인 괴물을 찾아헤매는 진수환, 기억을 잃어버린 해커 연호연 3명은 변호사 윤상진의 호출을 받아 그의 사무실로 갑니다. 남편의 죽음의 진실을 쫓고 있는 법의관 곽희숙은 부검하는 변사체에해 미심쩍은 것이 생겨 윤변호사에게 전화했다가 스피커폰으로 모두와 이야기하게 되지요.
윤변호사는 요즘 서울에 큰 불이 잦은 가운데 초자연의 거물급 집단인 정림 인터내셔널 본부에마저 큰 불이 났었다는 것을 알립니다. 그런데 정림에서는 그 사실을 숨기고 있으므로 뭔가 정림에 큰 타격을 입힐 만한 정보가 숨어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4명은 각자의 이유로 조사를 위해 일단 화재현장으로 나갑니다. 한편 정림 이사장의 딸인 중학생 아미오빠에게 화재 소식을 듣고 불안을 느낍니다.
스크린샷

법무법인 초원 주변은 대충 이런 느낌의 동네 (협찬: 네이버 지도)

감상
이전에도 제 마스터링에서 나타난 문제였지만, 1:1에 시간이 너무 흘러서 나머지 참가자가 재미가 없는 점이 이번에도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오랜만의 장편 진행이라 잘해보고 싶었는데 슬펐습니다ㅠㅠ 처음에는 ‘어,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 싶더니 나중에는 저도 당황스러워서 그냥 개별진행 부분을 빨리 끝내자는 생각으로 막 밀어붙였어요. 그런 진행 미스가 속상해서 리플레이도 사실 올리기 싫었지만, 반성한다는 의미에서라도 꾹 참고 올려봅니다.
그래도 굳이 변명을 해보자면, 시간을 오래 끌기는 했지만 각 인물의 인물성을 단독으로 조금은 잡아보고 나서 단체로서 진행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판정 역시 처음이신 분도 있어서 혼자 하는 단순한 형태로 먼저 해보고 싶었고요. 진행이 늘어진 점은 아쉽지만, 제 판단에 따른 대가려니 해야죠.
어쩌면 가장 문제가 되었던 점은 이런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거나 더 좋은 방법이 있나 의논 한 마디 없이 바로 시작해버린 점이 아니었나 합니다. 진행자가 판단을 잘못하는 것이야 이해할 수 있어도, 참가자한테 상의 한 마디 없이 남의 개별 플레이를 구경하라고 강요하는 건 참가자를 무시하는 처사로 보일 수 있으니까요. 어쩌면 5화에 걸친 긴 설정과 인물제작 과정 끝에 또 뭔가 의견을 구하면 참가자에게 지나친 부담을 지우고 또 시간낭비한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아 마음이 급했던 것도 같네요. 앞으로는 시작 전에, 아니면 뭔가 잘 안 돌아간다 싶을 때 참가자 의견을 구해야겠습니다. 진행자가 그거 하나 알아서 못하고 참가자를 귀찮게 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역시 제 스타일대로 의논을 해가면서 진행해야 잘 될 것 같아요.
또 아쉬운 점이었다면 기껏 과거 모험과 찬조출연까지 다 해놓아서 서로 인연을 만들어 놓았다가 정작 시작할 때는 윤변 전화로 만사형통하는 소집이었습니다. 여기도 뭐 나름 이유는 있는 게, 거기서부터 얘기를 이어보려고 하면 만나기까지 시간이 더 흐를 거라고 판단했거든요. 그리고 그때의 과거 모험은 현재와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거니까~ 하고 스스로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의 모험은 태영의 3기 모험에서 실마리를 얻은 것이기도 하고요.
이번에는 일단 급한 대로 일행을 만들어 활동하게 했지만, 앞으로는 일행 개념에도 변화를 주어보고 싶습니다. 이번에 불량법의관 희숙이 직장에서 스피커폰으로 회의에 참여한다든지 하는 게 그 방향으로 약간 나아간 거지만, 앞으로는 일행이 서로 다른 장소에 있어도 빠른 장면 전환과 서로 결과가 얽히는 판정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머리를 쥐어짜는 짓입니다만(..)
어쨌든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긴 설정 끝에 드디어 캠페인 시작입니다! 다음주에도 또 뵈어요^^
덧: 서울시 강남구에는,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서울시 어디에도 삼정동이라는 동은 없습니다. 정화여고라는 곳도 서울에는 없고요. 대구에는 있지만, 이름만 같을 뿐 전혀 다른 곳입니다. 법무법인 초원이라는 곳도 실존하지 않는 등 (있다 해도 우연이에요!), 서울역이나 올림픽 경기장 같은 엄청 유명한 곳이 아닌 이상 앞으로도 지명과 명칭은 실제가 아닌 허구입니다.

남대문 시장의 큰손 박물군자 이야기

요즘은 도서관에서 서울 지리와 민담 자료를 찾아보고 있는데, 손에 잡히는 대로 펼친 민담집에서 전에 본 적 없는 이야기를 발견했습니다. 지금 책이 앞에 없어서 (엄청나게 육중해서 집에까지 가져오기가 좀…) 기억을 더듬어 제 표현대로 적습니다. 원래 민담이란 그런 거기도 하니까요.

남대문 시장 사진

오늘날의 남대문 시장

조선시대에 남대문 시장에는 성은 박, 이름은 물군자라고 하는 (아무래도 뻥카 같지만…) 큰 상인이 있었어. 이 사람은 물건 가격이나 가치라면 모르는 게 없이 훤히 꿰둟고 있어서 있어서 온 시장 장사치가 찾아와서 가격을 묻지 않았겠어. 박물군자가 물건 가격을 정확하게 알려주니까 속임수 당하는 일이 없고, 파는 사람하고 살 사람 중개도 해줘서 박물군자는 돈도 많이 벌었고 신용도 참 좋았지.
박물군자가 얼마나 물건값을 잘 아느냐 하면, 한번은 어떤 사람이 누가 알아볼까 시험해 보려고 짚에다가 댓 냥을 집어넣고 꼬아서 시장 바닥에 버렸어. 시장 바닥에 버린 짚을 아무도 눈여겨볼 리가 없는데, 박물군자는 지나가다가 떠억 멈춰서더니 이야, 저 짚을 줍는 사람은 다섯 냥 벌겠다 했다는 거야.
어쨌든 그런 사람이야. 그러다가 어느날 밤, 박물군자는 큰 거래를 성사시키고 취기도 좀 오른 채로 집에 가고 있었어. 기분도 좋겠다, 평소하고는 다른 길로 집에 들어가기로 했지.
걸어가다가 보니 길가에 다 무너져가는 폐가가 하나 있었어. 그런데 왠걸, 사람도 안 살 거 같은 집인데 안에서 어떤 여자가 너무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솔직히 얼마나 소름이 끼쳤겠어. 나같으면 그대로 도망갔을 것 같은데, 박물군자는 좀 귀기울여 봐도 귀신이 아니라 사람 곡성 같아.

이게 무슨 일인가, 이상타 싶어서 가려고 해도 발이 안 떨어지네. 그래서 다 허물어진 대문 앞에 가서 이리 오너라~ 불렀지. 몇 번 부르니까 옷은 남루하지만 기개가 꼿꼿하고 품위있는 노인이 나와.
박물군자 왈, 내가 지나가다 보니까 이 집 안에서 어떤 부인이 우는 소리가 들려서 무슨 일인가 좀 알고 싶어서 들렀다고 했어. 노인은 남이 알아서 좋을 것 없는 집안일이라고 정중히 보내려고 하는데, 우리의 박사장은 그냥 안 간 거지. 사람이 서로 돕고 살아야지, 도움을 주면 나중에 도움도 받고 좋은 거 아니냐고 설득하니까 노인이 그것도 그렇다고 들어오라고 그랬어.
밖에서 봐도 쓰러져가는 집이었지만 안에 보니까 정말 귀신나오게 생겼데. 을씨년스러운 집안에 사람이라고는 노인하고 노부인밖에 없는데, 아까 통곡하고 있던 건 부인이었어.

사정을 들어보니까 노인은, 아 부르기 쉽게 김대감이라고 하자. 김대감은 평생 청렴한 관리였는데, 부부 슬하에 자식이 없었어. 은퇴해서 나라 녹을 그만 먹게 되고 나니, 축재해놓은 것도 없고 돈이 없어진 거지. 그래서 하인들은 다 도망가고, 모아놓은 돈도 다 쓰고 그나마 있는 물건 다 팔아 끼니를 때우다 보니까 이제 정말 아무것도 없는 거야. 부인이 말하길, 자기는 자식도 못 낳아준 칠거지악을 했는데 이제 영감이 굶어 돌아가시게 생겼으니 너무 가슴이 아파 울고 있었대.

박물군자는 이 노후대책 대실패 커플을 어떻게 살려볼 길이 없나 궁리를 하지. 집안에 뭐 하나라도 더 팔아서 돈을 만들 물건이 없나 하고 둘러보는데, 하도 팔아먹었던지라 장대를 휘둘러도 걸릴 게 없어.
그러다가 김대감이 깔고앉은 방석이 눈에 딱 들어오는거야. 삽살이 털로 만든 방석인데, 앉아있으면 엉덩이가 뜨뜻해진다나.

박물군자가 벌떡 일어서면서 그 방석 나 좀 줘보라고, 이걸로 돈 만들어오겠다고 그래. 노부부는 이 낡은 방석이 무슨 돈이 되냐고 그러는데, 이미 봤겠지만 박사장으로 말하면 조르기가 특기인 사람 아니겠어. 내가 알아서 해드리겠다며 박물군자는 그나마 김대감 할아버지 엉덩이 뜨뜻하게라도 해주던 방석을 들고 날르지. 김대감하고 마님은 왠 미친놈인가 했을 거야.

이 낡은 개털 방석을 들고 박물군자는 그대로 남대문 시장으로 돌아가서 잘 아는 도매상네 집으로 가. 그리고 밤이 늦었는데 상인을 막무가내로 깨우네? 부르기 편하게 도매상은 이사장이라고 할게. 이사장이 아니 박사장 이 시간에 왠일인가 하니까 박사장이 이사장님 이 방석 좀 사셔야겠습니다 하는 거야. 아니 그런 다 떨어진 방석을 사다니? 이사장은 황당한 거야. 얼마에?
그러니까 이 천하의 물건값을 모르는 거라고는 없는 박물군자 하는 소리, 백 냥만 주십쇼 그래. 오늘날로 치면 그게 1억원이라나.
오밤중에 일어난 이사장, 그대로 뒷목잡고 쓰러지실 뻔하지. 아니 이 사람아, 누가 그런 방석을 백 냥을 주고 사? 여기서부터 박사장 다시 매달리기 작전 들어간다. 이사장님, 제가 언제 허튼소리 하는 거 보셨습니까? 제가 언제 값을 속이데요? 이거 사면 이사장님 가게 잘 되실 걸 아니까 제가 특별히 팔려고 하는 겁니다.
그 그건 맞지 박사장.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이사장님이 이 방석 안 사시면요, 그대로 가져다가 저 건너편 최사장님께 팔 겁니다. 그럼 최사장님네가 잘 되고 이사장님네는 안 될 텐데, 그래도 정말 괜찮으세요? 그때 가서 후회하시나 안하시나 두고 봅시다.
원래 사람이란 게 말이야, 자기가 잘 된다는 소리에는 주저를 좀 해도 자기보다 남이 잘 된다는 말에는 벌써 아랫배가 슬슬 아파오잖아. 이사장은 결국 항복해버리지. 알았네 알았어, 내 자네를 믿고 그리 하지. 틀림없는 거겠지?
어디 이를 말씀입니까, 싸장님. 저 그러면, 지금 선금으로 석 냥 주시고 나머지는 내일 이러저러한 곳에 있는 집으로 갖다주시는 겁니다. 정말 후회 안하실 겁니다. 방석은 꼭 잘 보관하셔야 합니다.
이사장은 좀 입맛이 썼겠지만 그게 최사장한테 안 간 것만 해도 어디야. 박물군자는 계약금 세 냥을 챙겨다가 당장 굶고 있는 김대감 내외가 먹을 음식부터 사서 그 집으로 돌아가.
음식 싸들고 다시 나타난 박물군자를 보고 노부부는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르는데, 박사장은 일단 밥부터 먹고 보자고, 이러고도 돈이 남았다고 거스름돈을 드리지. 그리고 셋이서 야참 먹은 후에 돈 만든 게 이게 다가 아니고 내일 아흔일곱 냥이 들어온다고 하니까 김대감네는 반신반의해. 세상에 어떻게 그 낡은 개털 방석으로 백 냥을 만들어?
그런데 정말로 다음날에 이사장네서 보낸 돈짐을 지고 찾아와서 아흔일곱 냥 계산해서 주고 가네. 노부부는 상상도 못한 돈을 만져보고 서로 눈이 이만해져서 보고 있는데, 박물군자가 그래. (집에서 재워줬거나 아니면 아침 일찍 김대감네로 출근했나봐.) 대감님, 마님, 이 돈 그대로 쓰시면 얼마 안 가서 또 굶습니다. 장사를 해야 합니다. 저도 밀양 박씨로서 양반으로 태어났지만 남대문 장사치로 살아가고 있는데, 제가 점포 하나 얻어드리고 다 가르쳐드릴 테니까 돈을 불려서 노후대책 좀 해보시렵니까?
김대감하고 마님은 막, 우리 은인한테 무슨 토를 달겠냐고. 시키는 대로 다 하겠다고 그러지. 그래서 그날부터 두 노인네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거야. 그 뒤에는 박물군자의 노하우가 있으니 성공은 따논 당상 아니었겠어?
그렇게 몇 년 열심히 장사를 하니까 아흔 일곱 냥 초기투자액을 불리고 불려서 무려 삼만 냥을 번 거부가 되어있던 거야. 두 부부가 당장 일 관두고 평생 쓰기만 해도 다 못쓸 만큼 돈을 번 거지.
그러자 박물군자가 두 사람에게 물어봐. 김대감님, 마님, 두 분께서 이제 삼만 냥이 있으신데, 이 중에서 일만 냥 떠나보내도 생활에 지장은 없으시겠지요?
김대감네가 그래. 이만 냥이면 두 늙은이 은퇴해서 평생 써도 한참 남고, 박사장이 사실 돈 다 벌어준 은인인데 당연히 시키는 대로 해야지 하고 아주 혼쾌하게 대답을 하지.
박물군자가 끄덕끄덕…하더니 하는 말이, 그렇다면 지금부터 제가 시키는 그대로 하십시오. 사람을 보내서 남대문의 이러저러한 도매상을 하는 이사장님네로… 하고 쑥덕쑥덕 지시를 해.
다음날, 남대문 도매상 이사장네에 박물군자가 놀러와 있는데 누가 찾아와서 물건 좀 사자 그래. 뭘 찾으시냐 하니까 여기서 보관하고 있는 개털 방석이 필요하다는 거야.
으잉, 방석? 이사장님은 그런 물건이 있었는지도 잊어버리고 있었던 거지. 그러니까 박사장이 아 왜 그때 그거 있지 않습니까 해서 찾게 시키는데, 아무래도 다 낡은 방석을 백 냥에 사고 입맛이 썼던지 대들보 위에 대충 쑤셔넣고 있었던 모양이야.
직원 시켜서 내리게 해서 보니까 방석은 낡다 못해 곰팡이 슬고 군데군데 썩었어. 그런데 찾아온 손님이 이 물건을 꼭 만 냥에 사야겠다는 거야. 그리고서는 사태 파악이 안 된 이사장이 황당하게 보는 동안 준비해온 만 냥을 내려놓고 그 방석을 들고 가버린 거지.
이사장님 너무 놀라 뒷목 잡고 쓰러지시게 생겼는데, 옆에 박물군자가 태연하게 한 마디 하지. 그러게 내가 뭐랬습니까? 그 방석을 사야 이사장님이 잘 된댔지요? 그래서 남대문 상인들이 역시 박물군자의 말은 틀림이 없다고 다들 감탄을 했대.
여러모로 박물군자 이야기는 우리나라 민담으로서는 특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지식이 일천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소설이나 설화에 상업이 소재로 등장하는 일은 좀처럼 없고, 허생전에서처럼 등장하는 일이 있을 때에도 투기와 사재기 같은 부정적인 각도인 것 같거든요. 반면 박물군자 이야기는 신용과 정직성, 정당한 대가 등 상업적 가치를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고, 청렴한 공직이라는 유교적 삶을 오히려 굶어죽기 딱 좋다고 꼬집고 있습니다.
박물군자 자신도 양반 태생의 상인이라는 설정으로 보아서는 양반 계층이 몰락하고 상업이 조금씩 발달한 조선 후기에 나타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다른 가능성이라면 일본 이야기가 일제시대 때 건너와서 우리식으로 변형이 되었을 가능성도 있고요. 혹시 아시는 분 있나요?
박물군자 이야기가 우리나라 설화가 맞다면 알려지지 않은 건 참 아쉬운 일입니다. 너도나도 고시와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거나 돈과 권력에 집착하는 시대에, 박물군자 이야기에 나타난 정직한 상업, 베푸는 상업은 정말 소중한 모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참 기분좋게 읽은 이야기라서 조금이라도 알려볼까 하여 이렇게 올려봅니다.

서울 캠페인 설정회의 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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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에는 결국 인물 제작을 2세션째 해서 우려했던 대로 설정 회의만 5화를 했습니다. 제가 주중에 완성을 유도해보려고 했는데 저도 목요일까지 바빴고, 특히 과거의 모험 설정과 상호 찬조출연 같은 부분은 모이지 않고는 안 되더군요. 다행히도 이번에는 진행이 비교적 빨라서 면모는 다 됐고, 기능과 재주, 이능력은 각자 넣고 저는 약간 상담을 하는 정도이니 다음주에는 무난히 플레이를 시작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죠? (부릅)) 과정이 어렵기는 했지만 인물 사이에 연관이 생기고 설정 중심으로 되는 게 마음에 드는군요.
플레이 준비는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준비라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배경과 인물 모두 설정이 탄탄해서 그런가 의욕이 나는군요. 이전에 썼던 메모를 보고 참가자들하고 얘기하면서 발상도 이것저것 떠오르기도 하고, 어제는 서울 관련 자료를 뒤지느라 오후 내내 책에 파묻여 지냈습니다. 그렇게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그런가, 참가자분들에게 장난처럼 심한 얘기를 하기도 하는 건 고쳐야 할 점인 것 같습니다. 몇 시간쯤 머리쓴 다음에는 지쳐서 더 그런 것 같으니 가끔 휴식도 취해야겠고요.
다음주에는 드디어 대망의 플레이 시작입니다. 그에 앞서 판정 규칙을 열나게 번역하고 있으니 끝나면 공지 올리겠습니다. 모두 좋은 추석연후 지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뵈어요~

드레스덴 파일 캠페인 설정회의 4회 (!)

설정 회의가 좀 길어지고는 있습니다만,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인물 얘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 시작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어서 이번 주에는 제가 열심히 참가자분들을 쪼며 거진 완성을 시켜봐야겠군요. 적극적으로 말 걸어서 논의하시는 한두 분 말고는 제가 쫓아다녀야 해서 조금 지치긴 하네요. 궁금하거나 막히시면 위키 게시판으로든 메신져로든 먼저 물어봐주시면 한결 빠른 진행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이거 한 번 정한다고 불변인 게 아니니까 너무 부담 느끼지 않으셔도 됩니다. 특히 처음 2~3 세션 동안은 캐릭터 변동을 폭넓게 허용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역시 잘 모르겠으면 상의하시라는 거~ RPG는 의사소통의 놀이니까요.
어쨌든 쫓아다니며 재촉하는 것도 쉽지는 않군요. 설정이 길어진 것도 제 욕심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이래서 마스터링은 할 짓이 못 되나보다 불현듯 생각하면서도 또 정신을 차려보면 주인공 설정을 어떻게 살려볼까 골몰하고, 도서관에서 지리와 민담 자료를 찾고, 밤 늦게까지 규칙을 번역하고 있는 저는 어떻게 된 사람일까요. 순간순간 힘든 마음과 뭔가 다들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멋진 것을 만들어보고 싶은 열정은 분리할 수 없이 함께 가는 것 같습니다.
좋은 진행자란:

후우...

자, 그럼 다음주에도 뵙겠습니다. 손발이 잘 맞는다면 다음주에는 플레이를 시작할 수도 있겠고, 아니면 설정회의 5화가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