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가드: 1152년 가을

어제 TRPG로 한 마우스 가드 (Mouse Guard) 플레이테스트입니다.

색슨, 켄지, 라이엄

왼쪽부터 색슨, 켄지, 라이엄

요약
생쥐 사회를 지키는 용감한 수호자 마우스 가드인 켄지, 세이디, 색슨, 라이엄은 실종된 곡물 장수를 찾아 마을 사이를 수색하다가 그를 발견해 바크스톤 마을로 동행합니다. 마우스 가드의 수장 그웬돌린의 귀띔대로 곡물상이 배신자인지 알아내고자 켄지는 그를 미행하고, 색슨, 세이디, 라이엄은 곡물상이 가장 오래 들른 지도장이 가게로 가서 지도장이를 심문합니다. 지도장이는 입을 열지 않지만, 그들은 마우스 가드의 본거지 로크헤이븐의 불법 지도를 가게에서 발견하지요.
곡물상이 마우스 가드에 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을지 모른다는 증거를 잡은 이들 마우스 가드는 마을을 서둘러 떠난 곡물상을 체포하고, 추궁하자 곡물상은 이미 로크헤이븐에 대한 공격 작전이 진행중이라고 실토합니다. 일행은 로크헤이븐을 습격하러 가는 군대를 피하고 뱀과 싸워가며 로크헤이븐에 먼저 도착해 위험을 경고하고, 몰려오는 반군에 대항해 로크헤이븐 방어전을 준비합니다.
감상
마우스 가드 만화 원작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 시나리오는 원작 첫편에서 따온 것입니다. 또한 원작 보신 분은 알겠지만 같은 시작, 같은 등장인물인데도 (혹은 비슷한–원작에서 세이디는 나중에 등장하죠) 어느 시점에서 결정적으로 갈라지면서 원작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됩니다. 그것이 RPG의 묘미인 의외성이겠지요.
세이디

세이디

마우스 가드는 한동안 관심은 있었지만 처음 해보았는데, 일단 판정이 재미있었습니다. 협동을 통해서 주사위를 더 받는다든가, 운명과 성격 점수 같은 자원을 관리한다든지, 본성을 기능 대신 굴릴까 판단하는 등의 게임적 재미가 쏠쏠했지요. 특히 중요한 심문과 전투에 사용한 갈등 판정 규칙은 상당한 극적, 전술적 재미가 있었습니다. 행동을 3개씩 미리 정하고 하나씩 드러내므로 상대의 선택을 미리 예상하고 유리한 선택을 하려고 머리를 쥐어짜는 과정이 흥미진진했습니다.
대신 행동 조합마다 효과가 다르고 (예를 들어 공격 대 공격은 각각 단독 판정, 공격 대 방어는 대항 판정 등) 행동 유형마다 붙는 가산점이 다른 갈등 판정은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꽤 복잡하고 어려운 규칙이기는 했습니다. 특히 일대 다수 판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고요.
또 마우스 가드 규칙의 좋은 점이라면 신념, 목표, 습성을 통해 인물과 세션에 방향성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색슨은 자기 칼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라는 신념이 있고, 습성은 위험하다 싶으면 무조건 칼을 뽑는 것입니다. (위에 그림에서도 칼을(…)) 그의 친구이자 순찰대장인 켄지의 목적은 곡물장수가 배신자인지 알아내는 것이었고, 순찰대의 막내 라이엄의 습성은 도움이 필요한 일에는 언제나 나서고 목적은 켄지와 색슨에게 인정받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각 인물의 개성이 표현이 잘 되었고, 인물 주도적인 세션이 되었다고 봅니다. 세션이 끝난 후에 서로 얘기해 신념을 지켰는지, 목표를 이루었는지 등을 판단해 포상을 하는 것도 참가자끼리 세션을 곰씹는 사회성을 촉진했고, 인물의 방향성을 살리기에도 좋은 방법이었다고 봅니다.
전반적으로 재미있는 플레이였고, 쥐들은 귀여운데 내용은 심각한 묘한 부조화(?)도 좋았습니다. 웃고 떠들면서 즐겁게 한 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마우스 가드는 앞으로 또 활용해보고 싶은 규칙이기도 하네요. 좋은 플레이 해주신 마나밍님, 승한군, 어린왕자님, 펠군님께 감사드립니다.
마우스 가드 1152년 가을 표지

7 thoughts on “마우스 가드: 1152년 가을

  1. Wishsong

    마우스 가드에서 여러 팀이 전투할 경우의 규칙을 다시 보니까… 이렇게 이해했어.

    예시로 마우스 가드 A, B팀 대 뱀의 전투를 들께.

    내가 이해하는 한도내에서 다수 팀의 갈등 판정을 설명하자면(책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부연설명을 붙여서.)

    1. 양 측은 전투 전술을 짠다.
    2. 양 측은 전투 전술을 공개한다.
    3. 만일 같은 측에 있는 두 팀(A, B팀)이 공동의 적을 목표로 전술을 펼쳤을 때, 두 팀의 전술이 적(뱀)의 전술과 어떤 관계인지를 파악한다. 관계는 3가지 중 하나이다.

    1.
    두 팀의 전술이 모두 적의 전술에 대해 대결 판정일 때 : 예를 들어서 방어+책략 vs 공격. 이럴 때는 두 팀의 전술인 방어나 책략 중 한가지만 선택한 후, 다른 팀이 이를 도와주는 식으로 +1D를 더해서 대결 판정한다.

    이때, 대결판정으로 인해 나온 결과는 두 팀이 모두 공유하는 것임(102쪽 팀워크 규칙 참조!) 만일 위의 판정에서 뱀이 1차이로 승리할 경우, A, B 팀 모두가 1점씩 피해를 입음!

    2.
    두 팀의 전술이 모두 적의 전술에 대해 단독 판정일 때 : 예를 들어서 페인트 + 책략 vs 책략. 위와 마찬가지로 페인트와 책략 중 한가지만 선택한 후, 다른 팀이 이를 도와주는 식으로 +1D를 더해서 단독 판정을 한다.

    위 와 마찬가지로, 적의 단독판정으로 인해 나온 결과는 두 팀이 모두 공유하는 것임! 만일 뱀이 책략 판정에서 1 이상 성공이 나와서 우리 편 다음 판정에게 -1D를 줄 때에는, A, B팀 모두가 다음 판정에서 -1D를 받게 됨! 최악의 조합일지도 모르는 페인트+페인트 vs 공격 같은 경우가 나올 경우, 양 팀 모두 판정을 하지 못한 채 공격만 받게 됨!

    3.
    마 지막으로, 한 팀의 전술이 대결 판정이고, 다른 팀의 전술이 단독 판정일 때 : 예를 들어서 책략+페인트 vs 페인트. 두 팀은 각각 그 목표에 대해서 제각기 판정을 하고, 그 결과 역시 팀마다 따로 받게 됨. 예시의 경우, A팀과 뱀은 책략 vs 페인트(대결굴림), B팀과 뱀은 서로 페인트 단독 판정을 해서 그 결과는 각각 받게 됨!

    Reply
  2. 구네

    오, 마우스 가드라..
    흥미로운 룰이군요!

    매번 로키님 덕분에
    세상은 넓고 룰은 많다는 걸 깨닫습니다(..)

    Reply
  3. Asdee

    행동 3개를 정하고 하나씩 드러낸다든지, 조합에 따라 단독판정 혹은 대결판정이 된다는 점은 Burning Empires 쪽의 논쟁/전투 규칙과도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얼마나 비슷한지는 봐야겠습니다만…

    언제 기회되면 Burning Empires의 흥미로운 규칙들도 소개해봐야겠네요. 😀

    Reply
    1. Wishsong

      마우스 가드 제작자가 바로 Burnging Empire, Burning Wheel을 만든 루크 크레인이야. 사람들 평가로는 마우스 가드가 버닝 휠을 좀더 간단하고 깔끔하게 정리한 규칙이라고 하네.

      Reply
  4. orches

    마우스가드.. 오늘도 새로운 룰을 알게 되었네요. 플레이 상당히 재미있으셨을 것 같아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용은 심각해보이는데.. 쥐들이 무척 귀엽네요 +ㅅ+

    Reply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