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과 석양의 도시 외전 – 어머니의 향기

지난주 플레이 이후 아군과 진행한 외전입니다.

1136425764.html
요약

야심한 시간에 황후에게 불려간 하쉬르는 사란티움의 정세에 대하여 마리사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황후는 황제가 자신을 믿지 못하고 의심한다 해도 황제의 등뒤를 지키고 싶은 심정을 토로하며, 하쉬르를 무리해가며 방어 시찰에 넣은 것은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도시의 방어태세를 듣고 싶어서이기도 했고 황제를 떠보는 의미도 있었다고 털어놓습니다. 하쉬르는 황제를 떠보는 위험에 대해 경고하지요.

황후는 니키아스가 남기고 죽은 그림자 전쟁, 도시의 뒷골목에서 벌어지는 정보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하쉬르에게 루키아노플의 나흐만 정보망과 그 수장인 아라크네아의 뒤를 캐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쉬르는 어떻게 자신을 그렇게 믿느냐고 극구 사양하다가 결국 자신이 나흐만의 황자인 것을 털어놓습니다. 자신이 바로 그 아라크네아에 보고하는 처지인 것은 얘기하지 않지만요.

마리사는 하사나의 아들이냐며 반가워하고, 어머니와 멀리 떨어져서 서로 보고싶어하고 걱정하는 그의 상황에 가슴아파합니다. 그리고 그에게 하사나가 준 출국 선물이었던, 어머니의 쟈스민 향이 나는 손수건을 선물합니다.

감상

굉장히 감성이 풍부한 플레이였던 데다가 하쉬르가 충격선언까지 해서 더욱 재미있었죠. 사란티움의 위험한 정세와 전에 석한군과도 얘기했던 그림자 전쟁 설정, 그리고 하쉬르와 마리사라는 인물의 내면을 더 깊이 알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술탄의 하렘에서는 숨죽이고 있는 듯 없는 듯 살았던 마리사가 황후가 된 후에는 키네니아와 더 닮아가는 모습을 보며, 확실히 지위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쉬르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벼락선언과 결정적인 순간에 한 줄기 눈물이 가슴 찡한 RP였습니다.

이전에 아군과도 한 얘기지만, 숀 펜이 정치 얘기를 하면서 ‘터프가이는 시종일관 차가워야 한다는 엉터리 연기 조언’을 비웃은 글 (영문, 두 번째 문단)이 있었죠. 아군의 RP는 따스한 인간다움이 터프가이의 진짜 바탕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지킬 것이 있는 터프가이가 정말로 강하고 터프하니까요. 무조건 냉소적이고 무자비한 게 아니라, 필요할 때는 차갑지만 인간적인 감성 또한 풍부한 남자야말로 어른스럽고 멋진 사나이죠. (그래서 세 PC는 모두 멋진 싸나이!)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