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과 석양의 도시 – 인물 제작 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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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여명과 석양의 도시 인물 제작 세션을 했습니다. 아사히라군의 하쉬르는 거의 완성한 인물이었고, 이방인님의 플로리앙은 면모 몇 개가 있었고, 뱀프군의 서카니우스 라이산드로스는 당시 아직 이름도 없이 구상만 있는 인물이었지요.

먼저 서로 얘기해서 어린시절과 성년의 면모를 4~5개 채운 후 각 인물의 소설을 구상하며 나머지를 채웠습니다. 세기의 혼에서는 인물 제작 단계에서 각 참가자가 자기 주인공이 주연인 소설을 하나씩 구상하고, 다른 두 인물의 소설에 찬조 출연합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사건에서 면모를 따옵니다. 따라서 인물 중 상당수가 (3인 참가라면 전원이) 이전에 함께 모험을 해본 상태가 되지요. 소설과 해당 면모는 다음과 같은 식으로 되었습니다.

소설 1: 황제의 죽음

주연: 하쉬르
찬조출연: 라이산드로스, 플로리앙

나흐만 제국 황제가 갑작스럽게 죽자 위문을 위해 사란티움에서는 사절단을 보냅니다. 새로 등극한 술탄 메흐디는 자신의 종용으로 아버지 술탄을 죽인 이복동생 하쉬르에게 시켜 사절단의 귀족 라이산드로스를 암살할 것을 명령합니다. 하쉬르는 성공적으로 잠입하지만 라이산드로스가 목에 건 성녀 테레지아의 십자가에 하쉬르의 단검이 걸려 라이산드로스는 목숨을 건지고, 라이산드로스가 검을 뽑자 중과부적인 것을 깨닫고 하쉬르는 재빨리 도망칩니다.

도망치던 중 하렘의 노예인 네야가 본의아니게 길을 막자 하쉬르는 네야를 죽이려 하지만, 사절단을 호위하는 용병단 단장 플로리앙이 석궁으로 견제해 네야를 구해줍니다. 대신 하쉬르는 놓쳐버리지요. 술탄은 모르는 일이라고 딱 잡아떼지만, 이 일로 라이산드로스는 나흐만 제국을 믿을 수 없다는 확신이 서고, 하쉬르는 암살자로서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낍니다.

면모

하쉬르
– 형과는 서로 목에 칼을 대고 있다.
– 아샤신이 된 것을 후회하다.

라이산드로스
– 나흐만에 대한 불신
– 테레지아의 십자가

플로리앙
– ‘저 암살자… 참으로 만만치 않은 녀석이군’
– 이 여자 (네야)와는 만날 때 마다 싸우게 되는군.

소설 2: 왕녀를 위하여

주연: 플로리앙
찬조출연: 하쉬르, 라이산드로스

나흐만 선대 술탄의 비이자 파노니아 왕녀인 마리사는 술탄의 서거 후 새 술탄 메흐디 2세에게 간청해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사란티움의 황제 루키아누스 11세는 새 술탄의 존경을 받고 있는 왕녀가 나흐만과 화평의 열쇠라고 판단하고 파노니아에 마리사를 달라고 청혼합니다.

혼담이 성사하자 그는 플로리앙의 롱기누스 용병단을 포함한 병력을 파노니아에 보내 마리사를 호위해 오게 합니다. 나흐만에서부터 왕녀의 수행원 자격으로 따라온 하쉬르 역시 파노니아에서 같이 출발하지요. 형인 술탄의 명령대로 사란티움 권력의 중심부에 잠입하고자.

그러나 파노니아와 사란티움령 사이 루블라스 평원에서 왕녀 일행은 마기아로스 귀족이 이끄는 병력의 습격을 당하고, 왕녀를 내놓으라는 적의 요구를 플로리앙은 콧등으로도 듣지 않고 삼면이 포위당한 채 총병과 석궁병으로 거점을 방어합니다. 냉혹하게 판단해서 부하의 생명을 희생시켰다가 혼자 몰래 흘린 눈물을 왕녀에게 들키기도 하지요. 위험천만한 상황 내내 하쉬르는 왕녀의 곁을 떠나지 않고 호위합니다.

한편 사란티움의 수도 루키아노플에서는 황녀의 도착이 늦어지는 것을 걱정하다가 마침내 소식이 도착하자, 수비대장 라이산드로스는 급히 기병대를 모아 루키아노플에서 루블라스 평원까지 3일만에 달려가는 기적을 달성합니다. 그리고 루블라스에서 방어 거점이 막 무너지려는 찰나 극적으로 도착해 상황을 반전시킵니다. 이 공으로 황제는 라이산드로스에게 보검 제피리온을 하사하고, 마리사 왕녀는 성대한 혼인식을 올리고 사란티움의 황후가 됩니다.

면모

플로리앙
– 냉혹한 전술가
– 처음으로 눈물을 들킨 여자, 황후 마리사.

하쉬르
– 왕녀의 수호자
– 절망적인 상황을 처음으로 ‘함께’ 이겨내다.

라이산드로스
– 질풍의 기사단
– 제피리온의 주인

소설 3: 운명의 밤

주연: 라이산드로스
찬조출연: 플로리앙, 하쉬르

나흐만의 위협이 강해져만 가자 루키아누스 11세는 동서방 쟈드 교회를 통합하여 서방에 원군을 청할 생각을 하고, 서방의 세레니아에 유학을 다녀와 그들의 문명을 견식한 바 있는 라이산드로스도 이에 찬성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대다수는 동서방 교회 통합을 반대합니다.

이 상황에서 라이산드로스의 친구이자 처남인 니키아스는 여론을 타고 친 통합파를 비난하고, 플로리앙은 루키니아플을 뜨려고 하다가 네야에게 얻어맞고 혼납니다. (…) 니키아스가 이끄는 반통합 세력은 라이산드로스와 플로리앙을 하룻밤 사이에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심지어는 니키아스가 모르는 사이 나흐만의 사주로 라이산드로스에 대한 암살 시도도 벌어지지만, 이는 하쉬르가 막아냅니다.

결국 플로리앙의 롱기누스 용병단과 라이산드로스의 질풍의 기사단은 협공을 물리치고 승리합니다. 쿠데타 시도가 실패한 니키아스는 자결하고, 이 소식을 들은 라이산드로스의 처이자 니키아스의 여동생 에이레네는 쓰러지고 맙니다.

면모

라이산드로스
– 우정에는 우정, 검에는 검
– ‘나의 사랑, 에이레네’

플로리앙
– 롱기누스 용병단
– 내가 만나봤던 유일한 [진짜]귀족. 라이산드로스

하쉬르
– 드러나서는 안 되는 혈통
– 라이산드로스의 그림자

이런 식으로 소설 면모를 채우고, 기능은 거의 참가자들이 알아서 넣었고 스턴트는 저와 상의해서 주인공을 완성했습니다. 한 줄 대사와 그림으로 시작하는. 하쉬르에서 시작한 시트 양식은 왠지 모든 주인공뿐 아니라 조연 시트에마저 표준이 되었지요. (그저 대항해시대를 찬양할 뿐.)

이렇게 캠페인 시작 전부터 이미 인물의 모습과 인간관계에 대한 감이 잡히니까 굉장이 몰입감이 듭니다. 이미 주인공 간에 확고한 관계가 있기도 하고요. 그런 점이 세기의 혼, 특히 소설 규칙의 효용이겠지요.

어제는 거의 하루종일 이 얘기를 하면서 주인공과 조연을 다듬고 캠페인에 대해 생각했고, 다음주에는 아마도 소설 몇몇 장면을 시범 갈등 판정으로 돌려본 후에 다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캠페인을 시작할 것 같습니다. 많이 기대가 되네요.

3 thoughts on “여명과 석양의 도시 – 인물 제작 세션

  1. orches

    – 여러분, 여기 무서운 시스로드들이! 어서 제다이들을 불러야 되요.

    위키에 올려진 시트, 배경들과 같이 리플을 읽었습니다. 다들 너무 매력적인 인물들이예요. 더불어 시간이 흐를수록, 특히 2부에서 어떤 식으로 변할까 기대하면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켈켈켈)엠에센이나 아알씨가 제대로 돌아갔다면.. 라는 생각이 무럭무럭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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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훗훗 이럴 줄 알고 펠로스와 자락스를 미리 포섭해 두었습..(음?)

      감사합니다.^^ 재밌는 캠페인이 될 것 같아요. 오체스님도 하고 싶은 인물과 이야기가 보이시면 저랑 M$N 외전 하셔도 좋죠. 제가 하는 장기 캠페인은 원래 본편보다 외전이 알짜배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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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rches

    그렇죠. 외전이 알짜배기(?)

    저같은 경우는 메흐디 2세의 이복동생이 은근히 끌립니다. 가끔 사신으로 파견되서 메흐디의 의사를 전달하고 눈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나흐만에서도 샤란티움에 사신을 보낼 일이 있을테니 pc들과 마주친다는 떡밥도 꽤..

    헬라의 공주(라지만 헬라의 모델이 모델인지라 따지고 보면 도시국가 영주 따님)인 그의 어머니에게 여기저기서 청혼이 들어왔는데, 가장 위협적인 나흐만에 지참금으로 황금을 가지고 시집왔다는 설정을 살포시 넣어보구요. 형제들에게 무시당하거나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하쉬르랑 미묘하게 다른 것 같은 건 착각입니..)

    어릴 때 말에서 떨어져서, 살기는 했으되 평생 다리를 절룩거리며 살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나흐만의 법률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불완전한 육체를 가진 이는 술탄의 지위에 오르지 못하다고 되어 있다면, 술탄이 된 메흐디가 강력한 경쟁자가 될 형제들을 제거하거나 축출할 때에도 무사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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