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공화국의 그림자 외전 – 또 다른 그림자

이방인님과 동환님과 2화에 이어서 한 스타워즈: 공화국의 그림자 즉플입니다. 본 캠페인보다 10년 후 이야기로, 끝과 시작으로부터 몇 달이 흐른 시점입니다. 로그는 집에 가면 보충하지요.

요약

아우터 림의 프랄락시아 항성계에 있는 데오르 행성에 도착한 아를란과 멜리나는 얼마 전에 데오르에서 시스를 대거 몰아낸 정체불명의 포스능력자를 찾아다닙니다. 그러다가 멜리나는 묘한 포스 기척을 느끼고, 그들은 그 기척을 미행해서 가면을 쓰고 의수를 사용하는 포스 능력자와 대면합니다. 파다완 제쉬 로드레스 역시 마스터 자락스 토레이의 명으로 데오르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가 멜리나의 포스 기척을 따라와서 가면 쓴 검객과 대치합니다.

시체를 끝내 발견하지 못했던 전 나이트 로어틸리아 혹은 피나틸리아와 비슷하면서도 이질적인 가면 검객의 포스 기척과 목소리에 아를란과 멜리나는 심하게 동요합니다. 그러나 가면 검객은 로어틸리아나 피나틸리아 이야기에 대해 무슨 소리인지 모른다며 부인하고, 홀로크론 데이터카드를 제쉬에게 던져서 블래스터 조준을 어긋나게 하고 탈출합니다.

가면 검객이 제쉬에게 던진 홀로크론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항성계 외곽에 있는 버려진 소행성 채굴 기지의 위치와 접근 암호 등이 나타납니다. 아를란과 멜리나는 그 연구소로 바로 가기로 하고, 제쉬는 자락스에게 연락을 취합니다. 아를란이 이미 기지로 가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자락스는 전투선 두 척만을 이끌고 급히 쫓아갑니다.

우주선 ‘시커’를 타고 홀로크론에 나온 좌표에 도착한 아를란과 멜리나는 좌표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도착한 우주선 하나가 그 허공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지요. 10년 전 공화국을 파괴할 뻔했던 그림자 프로젝트가 이곳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그들은 멜리나의 포스 능력으로 방어 시스템을 돌파하고 기지에 들어갑니다.

기지에 들어간 두 사제는 연구소 인원이 학살당한 것을 목격하고, 그 중 상당수가 대피한 통제실 앞에서 가면 검객을 막아섭니다. 과거의 망령을 청산하고 있다는 가면 검객의 말에 멜리나는 10년 전 로어틸리아가 저지른 학살에 대해 추궁하지만, 가면 검객은 역시 모르겠다는 말로 일관합니다. 그리고 쓰러졌던 경비 하나가 블래스터를 쏘자 멜리나를 포스로 밀어내서 구해주고 출구로 도망치지요.

기지에 도착한 자락스는 10년 전과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그가 이끌고 온 전투선은 연구소에서 아무도 탈출하지 못하게 막을 것을 지시합니다. 그리고 멜리나가 외벽에 뚫은 구멍을 통해 기지로 들어가지요. 기지에 들어온 그는 막 도망쳐 나오는 가면 검객과 마주칩니다.

가면 검객이 자락스와 아를란과 멜리나에게 앞뒤로 포위당한 동안, 밖에서는 시스 전투선이 자락스가 이끌고 온 제다이들과 우주 전투를 벌이고, 신토넥스 경비대장이었던 시스 제이 톨란이 이끄는 돌격부대가 자락스에 뒤이어 기지에 들이닥칩니다. 그들이 세 제다이와 전투를 벌이는 동안 가면 검객은 다시 통제실로 향하고, 톨란 역시 뒤따릅니다. 자락스는 아를란과 멜리나에게 전투를 맡기고 이들을 뒤쫓지요.

제이 톨란 앞에서 피나틸리아의 말투와 성격을 보이며 가면 검객은 그와 대치하고, 자락스도 합류하면서 이들은 서로 다른 목적을 확인합니다. 가면 검객은 연구소를 몰살시켜서 그림자 프로젝트를 영원히 끝내는 것, 톨란은 그림자 기술을 손에 넣는 것, 자락스는 그림자 프로젝트를 없애되 인명 피해 없이 하는 것.

그러나 정작 통제실은 이제 비어있고, 자락스는 연구소에서 빠져나오는 탈출정을 시스 함선이 포획했다는 부하의 보고를 듣습니다. 제이 톨란은 연구원이 빠져나올 시간을 확보하고 우주에서 그들을 손에 넣으려고 부하들을 이끌고 들이닥치고, 가면 검객과 자락스의 주의를 끌고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좋아하는 것도 잠시, 가면 검객이 스위치를 하나 꺼내서 누르자 자락스의 부하들은 시스 함선이 사라진 방향에서 폭발이 있었다고 보고합니다. 멜리나 역시 수많은 생명이 우주공간에서 꺼져가는 것을 느끼며 충격에 빠지지요. 자락스는 가면 검객의 무자비한 방식을 탓하지만 그녀는 다시 탈출하고, 제다이들은 제이 톨란을 끌고 귀환합니다.

데오르로 돌아가는 길에 자락스와 아를란은 제다이인 것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생명의 무게를 말하는 자락스에 이어 생명을 구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하는 멜리나에게, 아를란은 제다이가 되든 되지 않든 스스로 하는 자유로운 선택이어야 한다고 당부합니다.

감상

이렇게 10년 후의 재회를 해보았습니다. 여러 가지, 특히 가면 검객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았지만, 그래서 그만큼 여운도 남은 플레이였던 것 같습니다. 가면 검객은 죽은 쌍둥이 곁에서 깨어난 로어틸리아 혹은 피나틸리아며, 자신도 어느 쪽인지 모른다는 게 다수설이지만요.

10년 전의 인물들을 다시 불러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새로운 인물인 제쉬 정도를 제외하고는 이름 있는 인물은 전부 본편 캠페인이어서 더더욱 동창회(?) 느낌이 났죠. 활극 중심인 내용 와중에도 본편 캠페인의 중심을 이루었던 철학적, 도덕적 대립이 핵심을 이루고 있는 점이 즐거웠습니다.

세 제다이는 연구원을 학살하는 가면 검객을 막아서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녀의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는 점은 잔인한 진실이기도 합니다. 그림자 프로젝트만큼 위험한 기술의 존재마저 지워버리려면 시설과 데이터뿐 아니라 사람까지 사라져야 하는 게 사실이니까요. 관련 인원은 전부 죽었고 기지는 뒤따라온 자락스 부하들이 폭파했을 테니 아마 공화국에 대한 그림자 프로젝트의 위협은 여기에서 끝난 듯합니다. 과거의 망령을 청산하는 과거의 망령의 결단으로 말이죠. (그러나 만달로리안과 시스와 스타포지는 건재 (묵념))

제목인 ‘또 다른 그림자’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그림자 프로젝트의 부활을 뜻하고 있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자신 그림자와 같았던 베오나드 코티에르의 후계자격 가면 검객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말이지요.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짙다고 하던가요. 다수의 평화 뒤에는 언제나 자신의 영혼을 내놓을 준비가 된 그늘 속의 공로자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 선택관계를 부인하고 원칙을 타협하는 것을 거부하는 자락스 같은 사람도 분명 있고, 또 있어야 하지만요.

캠페인 시간상 10년이 지나서 많은 것이 달라졌는데도 여전한 것도 많았습니다. 자락스는 이 양반이 나이를 먹긴 먹었나 싶을 정도로 하는 짓이 똑같고, 아를란은 여전히 삽질하고, 제이 톨란은 여전히 안습이고요. 자락스나 아를란처럼 개과천선하는 인물도 재미있지만, 톨란처럼 변함없는 시스도 어찌 보면 오히려 유쾌합니다. 탐욕스럽고 기회주의적인 인물이지만 크게 악인이라는 생각은 안 든달까요. 앞으로도 뉘우침 없이 이기적인 길을 걸어주기를 왠지 응원하고 있는 저였습니다.(…)

본편 캠페인 때는 활약할 나이가 아니었던 신진 파다완 멜리나의 모습도 흥미로웠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출중한 재능, 대담한 판단력과 행동력 (벌써부터 고생길이 훤한 아를란에게 묵념을), 그리고 어려서 받은 가혹한 충격에도 흔들림 없는 원칙을 보면 분명 뛰어난 제다이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10년이 안 돼서 다시 닥쳐올 전란을 생각하면 훌륭한 제다이는 하나라도 더 있어야겠죠.
즐거운 플레이 함께해주신 동환님과 이방인님께 감사드립니다. 비록 캠페인은 끝났지만, 함께한 세계의 생명력은 변함없이 지속하겠죠. 머나먼 옛날의 머나먼 우주에서, 언제까지나.

2 thoughts on “스타워즈: 공화국의 그림자 외전 – 또 다른 그림자

  1. 이방인

    오랫만에 즐거웠습니다(…) 뭐 처음에는 버벅이고 헤메고 그러기도 했지만 역시 호흡 맞춘 기간이 길다보니 중간쯤에는 뭐(…) 독똑해진 버전의 아를란도 흥미로웠고… 오랫만에 만나는 제이 톨란, 청소년 버전의 멜리나 크레이네… 아무래도 전에 로키님과 말했던 대로 켐페인에 대한 흥미도가 하강곡선을 그리기 전에 정상에서( ? ) 그만둔 탓에 끝난지가 1년이 가까워진 켐페인에 외전이 붙고 단편 플레이가 붙고 할수 있는 거겠죠.

    나름 오랫만에 사람좀 살려보려 노력한 자락스였습니다만 역시 정답은 그냥 싹 밀어버리는거였다는게 조금 안습(…)
    그렇다고 해도 자락스라면 별다른 좌절이나 포기가 없이 그 사실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인정 한채 다음에 똑같은 상황이 또 와도 같은 방법으로 같은일을 시도할껍니다.
    물론 자신의 실패로 인해 스러져간 생명들은 자기 어께에 하나도 빼놓지 않고 짐처럼 올려놓은채 말이죠.
    참으로 피곤한 인생이라고 할만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그러니까 영웅인 것을요(…)

    오랫만에 즐거웠습니다. 왠지 로키님의 마지막 말대로 이 세계의 생명력은 영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다음번에도 시간이 맞고 한다면 다른 이야기를 또 진행해볼수도 있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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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룰 없이 역할극으로 활극을 진행할 수 있을 만큼 손발이 맞는 참가자는 저도 손에 꼽을 정도죠. 그러면서도 그 속에서 각 인물의 개성이 부각되어서 즐거웠습니다. 마스터가 된 자락스가 이상이 전혀 꺾이지 않았으면서도 이전보다 훨씬 많은 생명을 책임지면서 그 무게를 느끼는 성숙도가 엿보이는 점에서도 캠페인과 연관성과 격세지감이 동시에 전해져서 재밌었고요. 아를란도 성숙했지만 역시 삽질맨이라는 일관성이..(…)

      다음에 또 단편플 하고 1:1이라면 오르가나 내외가 첫아들(…)을 코루선트로 데려오는 대목 같은 건 어떨까 해요. 다룬이 ‘역시 피는 못 속이지요, 큰아버지가 제다이였으니’ 따위 소리를 해도 자락스가 사람을 살리겠다는 신념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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