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돈의 혼: 인물 제작

지난 일요일에는 어스돈의 혼 인물 제작을 했습니다. 꽤 쉽고 재미있게 하면서도 새롭게 인물 간의 관계나 설정이 생겨나서 좋더군요. 제작과 설정에 한 세션 할애하는 것은 진행을 잡을 때마다 하던 일이지만, 이번에는 제작 규칙이 이전에 고민했던 주인공 간 관계 설정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된 것 같아서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세기의 혼 (Spirit of the Century) 인물 제작은 크게 설정 잡기, 5기에 걸쳐 면모(주:인물에게 극적으로 중요한 내용을 표현하는 키워드. ‘힘이 세다’에서부터 ‘아문 라의 사제’까지 다양하며, 플레이 중 발동해서 관련 기능 판정에 가산점 등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부여, 기능 분배, 그리고 스턴트 넣기 4단계입니다. 원본 규칙의 5기 구성은 1기는 어린시절, 2기는 1차대전, 그리고 3~5기는 3편의 소설입니다. 소설 단계에서 각 참가자는 3기에 자신의 인물이 주인공인 모험소설의 내용을 대략 쓰고, 4기와 5기에는 왼편과 오른편 참가자의 주인공 소설에 찬조출현합니다.
이번 제작 세션에는 어스돈 (Earthdawn) 배경에 맞춰서 1기는 케어(주:이세계의 괴물들인 호러–뮈토스라고 생각하시면 됨–들이 침입하는 대재앙을 피하려고 만든 대규모 마법적 은신처)에서 지낸 어린시절, 2기는 케어 개방과 테라와 바르세이브의 전쟁, 그리고 3~5기는 그 이후의 모험들입니다.
이런 제작 단계를 따라가면서 어떤 모험을 같이 했을까 같이 생각하다 보니 인물 사이에 꽤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기더군요. 대재앙 이전부터 전해내려오는 보물을 두고 적으로 만났다가 동료가 된 키브와 카엘리스의 얘기는 중장기 캠페인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원이 충분히 될 것 같습니다. 캠페인의 중심이 될 만한 무게감이 있는 주인공 간 사연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번 인물 제작 세션은 수확이 컸다고 봅니다.
시트를 보면 대충 내용을 어떻게 끌어가면 좋을지 나온다는 점도 세기의 혼 규칙의 큰 장점입니다. 주요 설정과 인간관계가 나오는 면모가 극적 흐름의 방향을 보여준다면 기능과 스턴트는 풀어나갈 수단을 보여주지요. 예를 들어 키브는 호기심이 강하다는 면모가 있으니까 그 면모를 강제 발동해서 곤란한 상황에 빠뜨리고, 나오는 수단은 스턴트를 봐서 뭔가 잠긴 문을 열고 나가거나 전에 사귀어둔 친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죠.
여러모로 재밌을 것 같은 플레이입니다. 인물 중심의 극적이면서도 신나는 모험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규칙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기대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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