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돈의 혼 외전: 여관 혈투

어스돈 (Earthdawn) + 던전 (Donjon)의 어스돈존을 어스돈 + 세기의 혼 (Spirit of the Century)으로 바꿔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석한군 주인공 제작을 못해서 세혼판 키브와 그바라그가 미완인 채로 과거 외전 겸 규칙 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요약
도적 키브와 전사 그바라그가 호러와 싸워 그바라그의 옛 연대장의 검을 얻은 후, 두 사람은 여관에 투숙합니다.지붕에서 기척을 감지한 키브는 지붕으로 올라가고, 옛 스승인 괴도 클레르몬트와 마주칩니다. 클레르몬트는 키브에게 그바라그가 얻은 검을 훔쳐올 것을 요구하지만, 키브는 친구의 물건은 손대지 않는다며 거절합니다. 그러자 클레르몬트는 대화로 키브의 주의를 돌리면서 담뱃불로 신호를 보내 부하들이 그바라그가 있는 여관방을 급습하게 하지요.
그바라그가 도적 길드원 셋을 상대하는 동안 클레르몬트는 키브를 지붕에 잡아놓습니다. 그바라그가 수세에 몰리자 키브는 스승의 경계를 뚫고 방으로 되돌아갑니다. 그바라그가 뿌린 등잔 기름에 뒤덮인 암살자들을 키브는 촛불로 위협해 쫓아내고, 클레르몬트가 그바라그를 인질로 잡으며 위협하지만 밖에사람들이 몰려들자 키브의 권유대로 물러납니다.
감상
주로 세기의 혼 전투 규칙을 시험해보는 용도였는데, 꽤 재밌게 했습니다. 때리고 때리는 전투 규칙보다 훨씬 다양하고 입체적인 플레이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흙을 뿌려서 눈을 안 보이게 한다거나, 단검을 던져 경계해서 못 움직이게 한다거나, 칼을 겨눠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식의 다양한 행동을 막기와 책략 (Maneuver) 등의 규칙으로 다룰 수 있는 점이 다채로운 진행을 이끈 것 같습니다. 공격과 책략의 구분이 때로는 애매해서 이건 정립을 해봐야 할 부분이기도 하네요.
면모 강제 발동도 인물의 내면 및 특징을 사건과 연결시키기에 좋았습니다. 애당초 사건의 발단부터가 키브의 면모를 이용한 것이어서 승한군이 페이트 점수를 받았고, 전투 중에는 ‘친구를 버리지 않아!’ 면모를 강제 발동해서 키브가 위험을 무릅쓰게 할 수 있었죠.
그 외에도 단역 규칙, 면모 발동으로 판정에 가산점 등 활용할 수 있는 게 많아서 즐거운 전투였습니다. 제가 전투를 재밌어하는 일이 별로 없는데, 세기의 혼에서는 규칙을 좀 더 숙지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전반적인 진행도 면모를 통해 인물 연관성을 확보하면서도 즉흥성과 의외성이 살 것 같고요. 여러모로 기대하고 있는 캠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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