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국의 그림자 종결

공화국의 그림자가 56화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당분간 리플레이를 제대로 정리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일단 간단하게 적어놓겠습니다.

결말

마스터 아카마르의 죽음이 한 시대의 끝을 알리는 가운데 센과 로크락은 그림자 함선을 한곳에 모아놓고 의회가 중계 위성으로 지켜보는 동안 폭파시켜서 그림자 프로젝트를 끝냅니다. (결자해지!) 자락스는 그림자 프로젝트의 공백 대신 제다이의 피로 아우터 림을 안정시키기로 결심하고 다룬 오르가나에게 제다이를 외곽으로 내모는 데 도움을 요청합니다. 쟈네이딘과 함께 가고 싶으면서도 끝내 말은 꺼내지 못하고, 그와 쟈네이딘은 이별의 아쉬움을 나눕니다.

한편, 펠로스는 어린 레이안 (미래의 레반)의 포스 재능에 흥미를 느끼고 가르침을 주어서 깊은 인상을 심습니다. 임신한 미셸은 케드릭과 함께 공의회를 떠나 둘이 난민들을 이끌고 그들을 정착시킬 행성을 찾아나서고, 자락스의 계획대로 제다이가 대거 아우터 림으로 떠나는 날 펠로스와 자락스는 심상찮은 대화를 통해 서로 첨예하게 다른 세계관을 확인합니다. 미래의 대립을 암시하며… 단투인에서 린라노아와 이스니르는 스승들의 묘를 참배하다가 난민들이 탄 우주선이 상공을 지나가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파판 8 표절!)

감상 감회!

예, 끝났습니다..ㅠㅠ 본편 횟수로는 56화이지만 외전까지 치면 70화에 더 가까울지도요. 본편보다 역사가 더 긴 콘체르토까지 치면 뭐…(먼산) 포도원의 제다이 첫 플레이가 2007년 1월 28일이었으니까 본편만 해도 거의 딱 1년 반을 했군요. 이렇게 긴 캠페인을 끝내본 것은 처음이라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끝을 본 건 5화 (Virginia Dreams, 도쿄의 달)나 7화 (라이테이아 전기), 10화 (Babylon Babes) 하는 식이었고 기간도 길어야 몇 달이었는데, 이번에는 횟수와 기간만큼이나 규모도 크게 다르군요.

초기에는 제목도 달랐듯 기획한 내용도 행성에서 행성으로 옮겨다니며 도덕적 딜레마에 직면하는 제다이들 얘기를 다룬 옴니버스물이었는데, 첫 행성을 끝내면서 플레이한 내용과 인물들의 인연이 어떻게 얽히고 또 얽혀서 결국 공화국의 운명과 미래를 건 싸움이 되었습니다. 엄청난 수의 인물 군상의, 그리고 공화국 자체의 도덕적, 내적 갈등을 재미있게 지켜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결국 공화국의 그림자의 진짜 이야기는 그 인물 군상 간의 갈등, 그리고 인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죽은 형에 대한 다룬 오르가나의 애증과 열등감이 공화국 군국화들 부채질했듯 마스터 아카마르의 위기감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성격이 그림자 프로젝트를 만들어냈고, 피나와 틸 자매의 과거에 있는 비극은 결국 시스의 코루선트 침공이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생각과 행동이 충돌하고 또 같이 흐르면서 벌어지는 인물 중심의 극은 어떻게 보면 서로 반대인 두 가지 장점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각 조연 (NPC)을 잘 아는 만큼 그들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어서 어느 정도 캠페인상 사건을 예측하고 계획할 수 있었다는 점. 이야기를 미리 짠다기보다는 인물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그에 대해 또 다른 인물은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있었으니까요.

두 번째 장점은 일단 주인공들을 그 속에 떨구어서 상황이 확 달라져도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이었습니다. 미리 짜놓은 이야기가 틀어진 것이 아니라 인물들이 반응할 상황이 달라진 것뿐이었으므로 인물들에 대한 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황에 반응해서 행동하는 것을 서술하기만 하면 됐죠. 그렇게 계속 일어나는 연쇄 반응이 결국 인물 중심의 극을 이끌어간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최대한 뻔해지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주요 조연은 대부분 주인공 배경에서 나왔거나 주인공과 인연이 깊었던지라 조연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참가자들의 관심도도 높았던 것 같고, 그만큼 더 주인공을 캠페인 중심에 놓을 수 있기도 했습니다. 인간관계의 촘촘한 그물망과 걸리는 게 많은 사회구조 속에서 개별 인물뿐만 아니라 그들이 속한 사회도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플레이 운용상으로는 개인적으로 참가자들의 성실한 참여가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이렇게 긴 기간 동안 거의 100%에 가깝게 전원이 출석하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 (비록 수술이니 군대니 하는 같잖은 이유도 빠지긴 해도 (??)) 수험, 취직, 귀국 등 계속 변화를 겪으면서도 전원이 시간대와 참여를 꾸준히 유지해온 것이 캠페인 종결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설정과 플레이 중 참가자분들이 보여주신 창의력 못지않게, 그 창의력을 펼칠 수 있도록 매주 꾸준히 모여주신 부지런함과 약속을 끝까지 지킨 성실성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1년 반 동안 매주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신 동환님, 아카스트님, 이방인님, 그리고 마지막 몇 화의 관전/참여에 나와서 마지막을 함께 장식해주신 콘체르토 참가자분들 아군과 오체스님에게 모두. 가상의 인물 간의 인연이 공화국의 그림자의 이야기였다면 우리들이 때로 부대끼고 때로 함께 웃으며 서로 알게 된 이야기가 공화국의 그림자 캠페인의 이야기겠죠.

쓰다보니 또 길어지네요. 더 자세한 얘기는 차차 하도록 하고, 참가자분들과 그동안 공화국의 그림자를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m(__)m 모두 포스가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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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thoughts on “공화국의 그림자 종결

  1. Asdee

    멋지게 대단원의 막을 내리신 것 축하드려요~!

    사실 저런 중장기 캠페인, 특히 OR은 중간에 흐지부지되거나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정말 마지막까지 잘 끝맺은 것 같네요. 헤헤- 같이 플레이하신 분들의 열심도 대단하시고요. +_+)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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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예, 하나 제대로 끝낸 느낌이에요. ^^ 말씀대로 초반을 넘기면서 꽤 헤맸는데, 그 고비를 넘으면서 많이 배운 것 같고요. 참가자들의 성실성과 진행자의 악바리 정신으로 마침내 끝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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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rches

    수고하셨습니다 ;ㅅ; (엔딩, 엔딩, 엔딩.. 목이 메여서 다른 말이 안 떠올라요.. 마음같아서는 기나긴 장문의 포스팅이라도 작성해서 트랙백하고 싶으나 이번 주말까지는 이런저런 일로 이리저리 치일 것 같고..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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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오체스님도 수고하셨어요..ㅋㅋ 나중에 한가해지시면 글을 써보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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