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RPG를 곤란하게 하는 행동유형 7가지를 나름 적은 일이 있었습니다만, 이전에 성일님 지적도 있었듯 ‘나 저 사람 싫어’로 끝나면 발전이 없죠. 물론 RPG 팀 구성하기와 같은 글을 통해 서로 스타일이 맞고 안 맞는 사람을 가려내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으니 방법론이 아예 없다고 보지는 않습니다만, 문제 행동유형 글 자체는 건설적인 얘기라기보다는 거의 살풀이에 가깝기는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집 방식만으로는 플레이 중 생기는 모든 문제에 대응할 수 없기도 합니다. 모집을 신중하게 한다 해도 모집 단계에는 알 수 없었던 문제가 나중에 드러날 수도 있으니까요. 플레이 중 참여자 사정이 달라졌을 수도 있고, 참여자 사이에 악감정이 생길 수도 있고, 성격이 잘 안 맞을 수도 있고요.
플레이 중 문제가 생길 때는 여러 가지 대안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잘 얘기해서 해결한다든지, 플레이를 끝낸다든지, 문제가 되는 참여자를 축출한다든지. 그러나 종종 얘기를 꺼내기 자체가 어려운 일이 많고, 그래서 문제를 회피한 결과 감정은 상하고 플레이는 재미없어지는 일도 상당히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저도 그런 일이 많았고요.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방법론으로 플레이 중 생기는 민감한 문제에 대응하고,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관계를 손상하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대화법을 몇 부로 나누어서 소개해볼까 합니다. 내용은 더글래스 스톤 (Douglas Stone) 외 2인 著 ‘어려운 대화 (Difficult Conversations)’를 기반으로 합니다. RPG에 적용하고 있지만 방법론 자체는 어떤 대화에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죠.
글의 구성은 다음과 같이 할 예정입니다. 제가 쓴 이전 요약본을 참조한 것이라 책을 참조하면서 또 달라질 수 있겠지만요.
- 세 가지 대화
-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 서로 다른 관점
- 의도와 결과의 차이
- 원인 제공
- 감정에 대한 대화
- 정체성 대화
- 대화를 시작하기
- 제3의 관점에서 시작하라
- 문제 해결을 향한 공동 접근
- 대화와 경청
- 정보수집을 위한 질문
- 바꿔 말해서 명확화하기
- 상대의 감정 인정하기
- 진의를 이야기하기
- 주도적 문제 해결
- 결론과 정리
RPG란 결국은 인간관계인 만큼 인간관계와 대화의 기술을 활용하고 발전시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무슨 만병통치약은 아니고 이런 것을 고려하면 한결 부드러워진다는 얘기 정도지만요. 놀이 중 발생하는 문제가 왜 건드리기 어려운 소재인지, 그리고 어려운 대화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대화로 바꿔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볼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