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온라인 미니컨벤션?

Story Games 쪽에서 이 글 (영문)을 보고 떠오른 생각인데, RPG인들이 모여서 얘기하고 놀다가 원하면 플레이도 할 수 있는 공간이 정기적으로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금요일과 토요일 밤마다 열리는 IRC 대화방이라든지요.

물론 지금도 IRC나 다이스&챗 잡담방이 있는 걸로 알고 저도 한두 번 그런 식으로 사람이 모여서 플레이한 적도 있습니다. (영혼의 우물, 오티엘 밴드 이야기 등) 하지만, 목적이 잡담이나 무한잠수(?)가 아닌 플레이 쪽에 맞춰져 있어서 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높은 공간, 말하자면 정기적 온라인 미니컨벤션 성격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가제 ‘RPG의 밤’ 정도? RPG뿐만 아니라 온라인 보드게임이나 카드게임도 할 수 있을 테고요.

채팅방에서 언제나 문제가 되는 건 고정적 정보 전달입니다. 예를 들어 RPG의 밤을 위해 사람들이 채널에 모인 상태에서 몇 명이 의기투합해서 IRC 채널이나 다이스&챗 방을 열어서 플레이를 시작했다고 하죠. 그렇게 하면 새로 들어온 사람은 남 잠수하는 모습 혹은 빈 방만 구경하다가 슬그머니 나가기 쉽습니다. 즉, 이벤트가 진행중이어도 찾아갈 수 없는 일이 생기죠.

그래서 그런 부분은 게시판하고 연계하면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IRC 채널 방제에 ‘(게시판 글 링크): 오늘 RPG의 밤 이벤트 목록’ 하는 식으로 입력해 놓고, 방에서 갈라져 나가는 사람들은 댓글로 IRC 채널, 다이스&챗 방 등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적어놓고 사람이 더 필요하다든지, 인원은 다 찼지만 관전 환영이라든지, 몇 시에 끝났다든지 하는 식으로 현재 상태에 따라 글을 편집할 수 있겠죠. 본 채널에서는 잡담이나 구인 등을 할 수 있을 테고요.

이런 미니컨벤션 형태의 이점이라면 인디 RPG 생체실험 대상 획득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는 부담 없이 가끔만 들러도 단편이나 단기 플레이를 안정적으로 구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뜻과 시간대가 맞으면 여러 세션을 진행할 수도 있을 테고, 장기 캠페인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겠죠. 짧은 플레이 중심이 되므로 플레이테스트 등 실험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있고요. 그 외에 RPG인들이 폭넓게 서로 만나고, 생각을 나누고, 플레이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보가 잘 된다면 초보자들이 찾아와서 RPG의 뜨거운 맛(?)을 볼 수 있을지도요.

한계라면 TRPG도 아니고 ORPG인 만큼 하루 저녁 플레이로는 많은 이야기를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있습니다. 특히 인물 제작이 복잡한 규칙이라면 진행할 사람이 인물을 미리 만들어 온다든지 하는 부담을 지지 않으면 단편 플레이는 어렵겠죠. 해결책으로는 다이스&챗의 황실 특수 수사대 플레이처럼 캐릭터를 만들어 놓고, 모이는 사람끼리 그때그때 등장 인물이 달라지는 옴니버스 방식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 온라인 미니컨벤션은 RPG인들이 모이고 플레이를 찾을 수 있는 좋은 만남의 공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하면 기존 잡담방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방법이고요. 추가적으로 필요한 요소라면 홍보, 그리고 안정적으로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게 꾸준히 시간을 공지하고 같은 시간에 방을 여는 관리 정도겠죠.

8 thoughts on “정기 온라인 미니컨벤션?

  1. nefos

    최대문제는 그 시간에 ‘내가’ 참가해야할 필요성의 부재. 팀원들끼리 시간맞추기도 힘든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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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로키

    아무래도 팀이 없는 사람들과 실험체가 고픈 사람들(..)이 애용하게 되지 않을까요. (왠지 뒷골목 분위기?) 아마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진행자 공급 부분이겠죠. 그래서 즉석에서 할 수 있는 플레이, 서술권 분산이나 진행자 없는 플레이가 어울릴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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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yst

    최근에 오프라인 일일 플레이를 하다 로키님의 아이디어를 보니 온라인 컨벤션도 괜찮을 것 같다 싶어서 글 올립니다. 먼저 온라인 컨벤션은 다이스앤챗이란 사이트 내에서 실행해야할 프로젝트 같습니다. 그쪽에 팀도 많고 온라인으로 하는 사람들이 주로 모여있으며, 인적 자원 구하기도 쉽다고 여겨집니다. 계획을 좀 구체적으로하면 특정한 날에 모임을 가진다고 몇 주전부터 공지를 하고 온라인 컨벤션을 여는 것입니다. 일단 다이스앤챗의 각 팀이 온라인 컨벤션날 개장 시간에 맞춰 각 팀별로 방 하나씩을 엽니다. 이 각 방을 마치 오프라인 컨벤션의 팀부스화 하고, 각 팀마다 미리 그날 몇시부터 몇시까지 어떤 이벤트를 한다-라는 식으로 게시판에 시간표를 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각 시간대별로 담당자가 미리 한명씩 상주해있어서, 부스에 오는 손님(즉 대화방에 들어오는 사람)에게 이벤트를 하는 것입니다. 이벤트는 일일 플레이도 있겠고, 룰 설명회도 있겠으며, 기타 잡담시간, 팀 광고, 캠페인 설명, 자료 보내주기(?), 퀴즈 등등 다양하게 짤 수 있을 겁니다. 이런 기회가 많아질 수록 RPG의 저변 확대를 넓힐 수 있다고 봅니다.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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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재미있어 보이네요. 그런데 팀 단위로 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팀에 따라서는 그 시간이 플레이 시간이라면 정기 플레이를 하지 않고 참여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면 팀 단위로 하는 이벤트의 전체적인 목적은 RPG 소개 내지는 팀 소개 같은 게 될까요? 이벤트의 목적성을 생각해서 형태도 그에 맞게 하면 더욱 초점이 확실한 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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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yst

    그러고보니 오알팀은 티알팀에 비해서 결합력이 좀 부족한게 아쉬운 점인것 같습니다. 이벤트에서 하는 일들은 인디 RPG룰 소개, 팀원 끌어들이기, 일일플레이등이 있겠지만, 크게 보자면 결국 RPG의 활성화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이들을 이 방면으로 끌어들여야 할 것 같네요. 맨날 오는 사람들만 오고 보이는 사람만 보이는 행사는 별로 비전이 없거든요. 제 생각에는 팀단위로 활동하는게 계획성있는 활동이 되지 않나싶습니다. 굳이 팀이 아니라더라도 각 개인이 책임을 지고 짜임새있게 활동할 수 있다면 그것도 이상적이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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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로키

      사람이 모이는 문제는 역시 원래 말씀하신 것처럼 홍보를 좀 세게(?) 해야 할지도요. TRPG 사이트뿐 아니라 각종 판타지 커뮤니티까지 말이죠. 단순한 잡담방 + α가 아니라 본격적인 컨벤션이라면 행사라든지 이것저것 신경써야 할 것 같습니다. 온라인 컨벤션이 하나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어떤 식으로 조직할지는 잘 감이 안 잡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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